병명은 가족 - 어느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걸까?
류희주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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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은 때때로 정신질환을 낫게 해주는 둥지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정신질환을 촉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가족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이자 사회의 시작이기도 하다.

가족 안에서 배우고 익히고 습득한 모든 것들이 사회생활에 밑거름이 된다.

그러니 어쩜 모두가 갖고 있는 크고 작은 병들은 가족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류희주는 기자였다가 정신과 의사가 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자 정신과 의사가 되어 환자들과 상담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우리가 중독된 것은 일이나 섹스, 알코올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거칠게 말하면 중독이 되면 분비되는 쾌감의 물질 '도파민'에 홀리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모든 중독은 도파민 중독이라고 할 수도 있다.(중략)

도파민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분비되면 조현병의 원인이 된다.

도파민은 원활한 운동 기능에 관여한다. 도파민 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은 파킨슨병이다.

 

 

양조장 집 아들로 태어나 알코올중독으로 병원에 실려간 아버지를 보고 자란 남자는 결국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되었고

그의 의붓딸은 약물 중독자가 되었다.

피가 섞이지 않아도 가족으로 사는 동안 서로의 문제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이 그들에게는 서로 다른 중독증이 생겼다.

 

거식증은 보통 10대 중후반에 처음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늦어도 20대. 굉장히 빠르지 않은가. 말하자면 젊은 병이다.

 

크래커를 잘게 잘라서 결국은 버리는 거식증 환자.

170cm의 키에 50kg가 조금 넘은 몸으로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사람.

거식증에 걸린 딸 때문에 엄마는 우울증에 걸렸다.

자기 통제감과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게 거식증 환자들의 전형이라고 한다.

뚱뚱이 거울로 자신을 재단하는 거식증 환자는 음식을 거부함으로써 부모로부터 독립된 자아를 느끼게 되는 만족감도 덤으로 얻는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그릇된 인물상을 심어주고 있다.

바비인형 같은 몸매의 소유자만이 매력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회의 의식이 거식증 환자를 키워내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시기인 거 같다.

 

망상증에 빠진 남편 때문에 병원을 찾은 할머니는 결국 치매에 걸리고, 자신을 낳아준 친모를 죽도록 팬 지적장애를 가진 남자의 이야기는 가슴이 아프다.

요즘 많이 듣는 병명은 공황장애이다.

이 책에도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별거를 택한 아내와 그 아내를 잊지 못한 남자에게는 공황발작이 찾아온다.

이 글을 쓴 저자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오른팔이 맥없이 떨어지는 현상을 겪는다.

키보드를 두드릴 수도, 밥숟가락을 들 수도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

수술까지 했지만 완전한 치료는 되지 않았다.

 

우울과 불안의 터널을 지나다 보면 결국 이런 생각에 다다른다. 내 마음 하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데, 무엇이 내 뜻대로 될까. 그래서 우울과 불안은 인간을 비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겸허하게도 만든다.

 

 

마음이 몸을 지배할 때 우리에겐 병명 없는 병이 생긴다.

마음의 병은 몸을 고장 내고 우리에게 그걸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음 들여다보길 거부하고 다른 경로로만 병명을 찾는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진 마음의 병은 어떤 건지를 생각해 봤다.

내가 내 주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가 있었는지

그걸 지적당할 때 이유 없이 화를 냈다면 그건 나에게 아직 치유가 덜된 상처가 있다는 뜻이다.

그 원인은 스스로만 알뿐이다.

그걸 외면만 하다가는 결국 표면으로 뛰쳐나오게 되어 있다.

병이 더 깊어지기 전에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법을 배워야겠다.

 

사실.

요즘 책도 싫고, 글 쓰는 것도 싫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다 싫은 지경에 있다.

그 이유가 뭔지 생각하는 것도 싫어서 그냥 멍하니 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읽는 시간도 그래서 더 오래 걸렸다.

그래도 이 책으로 한 가지를 얻은 게 있다면 마음이 힘든 걸 온몸으로 비명을 지르기 전에 알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나 자신의 탓이든

내 주변인의 탓이든

무언가가 나를 힘들게 하는 탓이든

그 '탓'을 찾아내어 스스로를 구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가족이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그 건강한 가족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의 가장 작은 단위인 '나' 와 많은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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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2-20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변두리 로켓 고스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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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씁쓸한 반전이 다음 번 이야기를 기다리게 한다. *

이 세상에서 최후에 살아남는 건 정당한 비즈니스뿐이야. 난 그렇게 믿고 살아왔어.

 

쓰쿠다제작소는 거래처 데이코쿠중공업에 로켓 발사에 필요한 밸브를 납품하고 있다.

최대 거래처인 데이코쿠중공업이 로켓 발사에서 손을 떼려고 하는 지금 쓰쿠다제작소에는 또 한차례 시련의 바람이 분다.

로켓 발사 중단이 기정사실화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농업용 트랙터 트랜스미션 개발에 뛰어들기로 한 쓰쿠다제작소는

기어 고스트의 트랜스미션 제작에 참여하기로 한다.

 

이번 이야기의 중심은 기어 고스트에 있다.

쓰쿠다제작소의 위기를 대체하기 위한 트랜스미션 밸브 개발에 쓰쿠다제작소의 손을 들어 준 기어 고스트가 위기에 몰리면서

비즈니스의 도리란 어떤 것인지.

조직의 리더가 어느 것에 기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의 밥줄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점점이 느끼게 된다.

게다가 쓰쿠다제작소의 재무를 담당하는 도노무라는 300년 가업인 농사가 자기 대에서 문을 닫을 위기에 직면하고 고향으로 내려갈 준비를 한다.

 

역경을 딛고 일어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야기의 조마조마함은 자꾸 페이지를 넘기기 바쁘다.

비슷한 스토리 안에서 자신이 가진 생각을 하나씩 하나씩 엮어 내는 이케이도 준의 솜씨는 읽는 와중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되새기게 만든다.

 

"만년에는 경영이 점점 악화됐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직원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고생스러운 가운데서도 빚을 갚고 퇴직금을 지불할 수 있을 정도의 저금은 남겨두셨죠. 당신은 사치를 부리기는커녕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보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제 자랑입니다."

 

과거에 발목을 잡혀 스스로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삶을 선택한 이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을 정도를 지켜서 놓치는 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아무렇지 않게 빼앗을 궁리를 하는 이

비겁한 술수를 마다하지 않고 손쉬운 길을 택하는 이

 

이 모든 인물들이 엮어 내는 이야기는 단순한 줄거리 안에서 빛을 내는 중이다.

사양길에 접어든 농업을 택한 이의 의중과 위기에 처한 농업을 위해 앞으로의 인생을 바칠 거라는 사람의 연설 앞에서

식량위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농업의 가치를 전하고 싶어 하는 이케이도 준의 마음이 엿보인다.

 

정도를 지키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꾸짖는 변두리 로켓.

각자의 뜻이 맞아 의기투합했던 청춘은 6년 만에 서로의 길을 달리한다.

그들의 다음 행보가 어떤 이야기를 끌어올지 궁금하다.

 

이번 편은 다음 편을 위한 전주곡처럼 느껴진다.

진짜 이야기는 변두리 로켓 네 번째 이야기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변두리 로켓 고스트가 이케이도 준이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의 서문이라면

이 뒤에 이어질 이야기는 이 변두리 로켓 시리즈의 진면목을 보여줄 거라 멋대로 상상해 본다.

 

회사도 사람과 똑같거든. 손해와 이득 이전에 도의적으로 올바른지가 더 중요하지 않겠어?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없으면 애당초 사업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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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 삶과 책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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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내 두 가지 주요 작업을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볼지 모른다. 미국 중산층 지식인 /아내/주부/세 아이의 엄마라는 직업과, 작가라는 직업을 말이다. 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게 쉽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해당하는 인생의 만년에 선 나는 그 두 가지가 어쩔 수 없이 부딪치긴 하지만 양립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많이 포기하지도 않았고, 예술을 위해 인생을 희생하거나 인생을 위해 예술을 희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인생과 예술이 서로를 풍요롭게 하고 깊이 떠받쳐주었던 탓에, 돌아보면 다 하나처럼 보인다.

 

 

SF의 거장 르 귄을 소설이 아닌 글로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이 책은 생전의 르 귄이 강연한 글들과 에세이 서평들을 모은 책이다.

그래서 그분의 평소 문학에 대한 생각과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어떻게 읽었는지, 일상의 모습들을 알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제안은 이것뿐이다. 괴로워하지 말고, 단절하라! 기업들이 얼마나 소란을 피우고 괴롭히고 광고로 우리를 묻어 버려도, 소비자에게는 언제나 저항이라는 선택지가 있다.

 

전자책과 종이책에 대한 르 귄의 이야기는 요즘 들어 전자책과 종이책을 혼합해서 읽고 있는 나에게는 지침서가 되는 말 같았다.

종이책을 선호한다면 온갖 꼬임에 넘어가지 말고 단절하라!

 

카테고리나 장르로 문학을 판단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에요.

 

 

SF 작가라는 타이틀로만 거론되는 르 귄은 장르문학으로 분류되는 것들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장르란 서점이나 도서관의 분류를 위한 편리함이지 이미 문학은 모든 종류의 이야기들이 합쳐지고 있기에 장르문학이라는 분류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말한다.

 

소설은 경험 없는 사람에게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최고의 수단을 제공합니다. 아니, 소설이 경험보다 훨씬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소설은 감당할 수 있는 크기에 이해할 수 있는 허구인 반면 경험이란 그냥 사람을 뭉개고 지나가서 수십 년 후에야 그게 어떤 일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이해하면 다행이죠. 소설은 사실에 기반한 심리적 도덕적 이해를 제공하는 데 탁월해요.

 

 

가끔 소설만 읽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는데 르 귄의 이 말을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소설은 간접 경험의 산물이자 사실에 기반한 심리적 도덕적 이해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아주 유용한 것이다.






나는 감탄스럽지 않은 책에 서문을 쓰거나, 강한 흥미를 느끼지도 않는 작가에 대해 길게 쓰거나 하지 않으므로, 여기 모은 글들은 내가 어떤 소설을 좋아하는지 슬쩍 보여준다.

 

 

 

르 귄의 서평들은 솔직하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언급했는데 그중에 마거릿 애트우드의 도덕적 혼란에 대한 서평이 눈길을 끌었다.

 

 

[도덕적 혼란]은 단편 열한 편으로 구성된다. 이것이 단편집일까, 픽스업일까, 스위트일까? 나는 스위트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스위트에서 가장 흔하게 쓰는 시멘트일 장소는 여기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이 단편들은 중심에 단일한 주동인물을 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여성은 파악하기 어려우며, 변할 수 있고, 약간은 불안정하기도 하다. 이건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이니 당연하다.

 

 

애트우드는 결코 동시대 많은 작가들처럼 역겨운 잔인성에 탐닉한 적이 없다. 그녀는 예상 가능한 경로를 피하고, 능숙한 필치와 건조한 재치로 쓴다.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에 대해 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작가는 이런 작가야.

이 작가의 생각은 주로 이래.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고 얘기한 적이 많다.

하지만 작품 속에 작가의 생각과 철학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작품이 작가의 모습을 전부 투영하는 건 아니다.

르 귄의 글을 읽고 있자니 자신이 쓴 작품으로만 평가당하는 걸 아쉬워했다는 생각이 든다.

문학작품이 아닌 장르 소설에서만 그녀를 우대한 사람들의 평가에서, 자신의 작품이 문학의 대열에 끼이지 못한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거 같았다.

 

최근 들어 장르문학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당당하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바탕에 르 귄의 작품이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는 사실을 그분은 아셨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미 가고 없는 그분의 글을 뒤늦게 읽게 되는 시간.

목록에만 두었던 그분의 책들을 이제는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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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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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퀸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 365일

 

안타깝게도 앞으로 365일 동안은 그럴 수 없어. 1년간 날 위해 희생해줘야겠어. 네가 나를 사랑하도록 온 힘을 다해 뭐든 할 거야. 만약 네 다음 생일까지도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보내줄게. 오해하지 마. 이건 제안이 아니야. 넌 거부할 수 없어. 이건 통보야.

 

 

시칠리아 마피아 가문의 수장 돈 마시모.

그는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는 동안 한 여인의 환영을 본다.

그 여자의 초상화를 그려서 방방마다 붙여놓고 언젠가는 만날 거라는 생각을 하던 돈 마시모.

그의 눈에 꿈에 그리던 여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는 그 여자를 납치한다.


 

남자친구와 친구 커플과 함께 여행을 온 라우라는 무심한 남자친구 때문에 생일날 화가 나서 뛰쳐나왔다가 마시모에게 납치를 당한다.

그리고 그에게 제안을 받는다. 1년간 그의 곁에 있을 것. 1년 동안 같이 지내고도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보내주겠다는 게 마시모의 설명이다.

마피아 가문의 수장과의 사랑이라니!

게다가 그 남자는 키가 190이 넘고 아주 잘빠진 근육질 몸매에 화려한 기술(?) 여자의 혼을 쏙~ 빼놓는 남자다.

 


이 남자는 정말이지 모순으로 가득한 존재였다. 온화한 야만인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표현이 딱 맞는다. 위험하고, 거침없고, 반항을 용납하지 않지만 동시에 너무나 자상하고 섬세한 남자. 이 모든 점이 혼합된 이 남자는 무섭지만 매혹적이었고, 그래서 자꾸만 알고 싶어졌다.



라우라는 그를 거절하고 그에게 앙칼지게 대항하지만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점점 마시모에게 빠져드는 라우라.

그들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일까? 아님 육체적인 사랑뿐일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보다 더 격렬한 행위들이 자주(?) 언급되는 이야기는 남주인공이 마피아 수장이라서 더 쫄깃하다.

사람 한 명 죽이는 걸 눈도 깜짝하지 않는 남자의 사랑을 받고, 그 남자의 돈을 펑펑~ 써도 되는 상황이라면 당신은 사랑에 빠질 수 있나요?

 


동명의 영화 원작이기도 한 이 소설은 영화를 봤음에도 영화가 원작 소설의 절반도 채 담지 못했다고 생각된다.

그만큼 화끈한 수위를 자랑하는 이야기는 마시모가 또 다른 마피아 가문의 수장 여동생과 사귀는 사이였다는 사실이 둘 사이의 걸림돌이 될 것이기에 그만큼 쫄깃해진다.

마시모의 전 여친 안나는 느닷없는 마시모의 결별 선언이 바로 라우라 때문이라는 걸 알고 그녀를 죽일 거라 협박한다.

게다가 안나의 오빠가 마시모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총격에 의해 사망했기에 이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조마조마하다.

 


<<365일>>, <<오늘>>, <<또 다른 365일>> 3부작인 이 소설은 폴란드 작가 블랑카 리핀스카의 소설로 이 3부작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가 되었다.

할리퀸에서는 합법적인 매력남들이 여성의 마음을 훔치는데

365일에선 합법적이지 않지만 합법적으로 보이는 매력남이 라우라의 마음을 훔친다.

하지만 라우라는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반항적이며, 자유분방해서 조신한 여성 캐릭터는 아니다.

돈 마시모와 라우라의 사랑은 어떻게 완결될지 다음 편의 이야기들이 빨리 나와주길 바란다.

 


앉은 자리에서 호로록~ 읽을 수 있는 강렬한 이야기. 365일!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딱! 한 번만 읽을 일은 없을 365일!

절찬 판매 중입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절찬 상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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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세계사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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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과 개척의 역사는 인간의 DNA에 새겨져 있다.

그것이 이제 인류의 관심을 우주로 향하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세계사라고 하면 언제나 서양 역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종교와 전쟁 그리고 수많은 왕조의 몰락 위주로 공부를 해왔다.

그래서 당연하게 이 책도 그런 맥락에 조금 색다른 시선을 부여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은하계 관찰자 입장에서 본 지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가 아닌 지구 자체의 역사와 같다.

인류의 시작은 언제나 가볍게 지나가는 시선이었는데 이 책에선 상당한 비중을 들여 다루고 있다.

인류는 자연을 극복하고, 끝없이 이동을 하며 세상에 널리 퍼졌다.

그리고 자연을 길들여 정착하는 법을 익혔다.

그 이후로 인류는 식량을 개발하고 동식물을 길들였으며 예술의 재능을 펼치며 문화를 일구어 나갔다.

은하계 관찰자 입장에서 본 지구의 역사는 여태껏 알고 있던 세계사의 범위를 엄청 확장 시켜 놓았다.

단순하게 인류의 변천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인류의 번성으로 인해 유래 없이 지구상의 모든 종들은 멸종을 당하거나 하나의 종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겪은 것을 보여준다.

인류의 입맛에 들지 않은 동식물은 멸종되었고, 인류가 좋아하는 종들만 살아남았다.

한때 중세 후기에만 발병했다고 여겨진 페스트가 더 이른 시점에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페스트는 후기 청동기 시대에 지중해 동부 사람들을 긴밀히 연결한 상업 경로와 전쟁 경로를 따라 퍼져나갔을 것이다.

문명의 발달로 상업이 발전하면서 더불어 전염병도 같이 이동했다.

기후변화와 전염병은 인구 감소를 유래했고, 인구 감소는 전 세대에 비해 더 건강한 인류를 만들었다.

이 대목이 현재 우리의 상황과 맞물려서 되풀이되는 역사처럼 지금 현재도 넘치는 인구수를 줄이기 위해 자연이 인간 중에게 내리는 징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변화와 전염병이 휩쓸고 지나가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인류의 발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행성은 역사상 최초로 단일 종(호모 사피엔스)이 지구 표면의 변화를 좌우할 정도로 생물권을 통제하게 되었다. 불과 200년 만에 우리 인류는 지구를 바꾸는 종이 되었다. 우리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우리가 이해하든 못하든, 향후 십수 년간 인류의 활동은 향후 수백 년간 지구에 심대할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인류가 이룬 수많은 것들이 인류에게는 업적이 될 테지만

인류로 인해 사라진 수많은 종들에겐 멸종의 증거가 될 뿐이다.

지구인의 관점이 아닌 우주인의 관점에서 본 지구의 역사는 최근 20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

산업혁명이 가져온 인간의 편리는 결국 많은 동식물의 터전을 잃게 만들었고, 나아가 미래 인류의 터전까지도 아슬아슬하게 만들고 있음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우리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앞으로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 옥스퍼드 세계사.

뭔가 좁고 고만고만한 이야기만 읽고 보다가

갑자기 방대하고 광활한 이야기를 접한 기분이라 새로운 관점이 생긴 기분이 든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방대한 종을 이루고 있는 인류가 지금 이 시점에 자신을 돌아볼 시선을 갖게 해준 옥스퍼드 세계사.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었을 때도 새로운 개념을 갖게 해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이 옥스퍼드 세계사를 읽고 나니 사피엔스는 이미 한물 간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집에 한 권쯤 두고 어른 아이 모두가 한 번쯤 읽어 보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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