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 어떻게 인생의 중심을 지킬 것인가
이진우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으로 삶을 성찰하고, 삶으로 철학을 살았던 고대 그리스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곧 사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스 철학에서 찾아낸 균형이라는 불멸의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다.

철학 하면 괜히 어려운 느낌이 들고, 나랑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엔 철학이 필요하다.

그 철학을 잃었을 때, 그 철학을 무시할 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문제는 그것을 잃었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철학 없이 살아가면서 수많은 중요한 것들을 방치한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생을 살게 된다.

그러고 싶은가?

자기만의 "왜"가 있는가?

요즘 들어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왜? 질문이자 호기심이자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에 나만의 "왜" 가 있다면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휘둘리지 않으면 균형을 잡을 확률이 더 커진다.

삶의 목적을 가질 때만 매 순간 부딪치는 문제들을 목적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목적은 내가 평생에 걸쳐 이루고 싶은 삶의 모습이다. 목적이 있어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기에 삶의 예술은 근본적으로 '균형의 예술'이다.

저자는 그리스 철학에서 균형을 찾는다.

균형은 곧 중용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인간종에겐 한가하게 철학을 논할 시간이 없다.

풍족하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바쁘게 시간을 보내지만 풍족해질수록 여유는 점점 사라지는 세상에서 살게 된다.

목적을 잃은 바쁨은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병들게 했다.

요즘 들어서 나만의 기준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뭔가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나를 재단하고 싶었다.

양쪽의 이야기보다는 내 구미에 맞는 이야기에만 귀 기울이면서 뭔가 나도 한쪽으로 쏠리는 성향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내 취미인 독서도 편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양하게 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이 책에서 나는 내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나만의 답을 읽었다.

개인적 어른을 떠나 사회적 어른이 되어가면서 균형을 잃으면 모두에게 민폐가 되는 어른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이 삐딱하게 몰려가는 세상에서 나라도 균형점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처럼 길을 잃고 답답한 어른들이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 한 편

산문 한 편

정갈한 시어가 마음을 보듬고 나면

구수한 글들이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23살에 등단하여 1000여 편의 시를 쓴 시인 정호승.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한때 이 문장을 가슴에 적으며 나날을 보낸 적이 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 문장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 담긴 싯구다.

정호승 시인의 산문과 시들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책이 나와서 참 다행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종을 묶어 놓은 이 시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가는 사람들에게

정호승 시인의 시와 산문은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된 사람들에게 버틸 수 있는 위로를 준다.

시인의 경험과 생각과 마음을 적은 글들 앞에서 나도 내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시와 산문으로 이루어진 정호승 회고록 같은 느낌이 든다.

간간이 담긴 사진들이 그분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산산조각이라는 시를 가슴에 품고 다닌다고 한다.

나도 자꾸 되뇌다 보니 알 수 없는 따스한 온기가 가슴에서 차오른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어떻게든 살아가기 마련인 인생이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이 난대로 살면 된다.

Why Not?

특별히 위로의 글귀가 보이지 않아도 위로가 되는 글이 있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이 제목 자체가 위로가 된다.

우리는 모두 외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처럼 서로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없는 시대이고 이 시련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시련이 끝나고 나서도 예전처럼 많은 걸 누리고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40년 넘게 시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던 시인의 이야기는

그것으로 마음을 다독이게 만든다.

연말과 새해를 맞이하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다.

새해에는 시로써 마음을 털어내는 시간을 갖고 싶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짧지만 함축적인 시어로 마음을 전하며 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종자 - 개정판 카프카 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한석종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조카는 이를테면 요하나 브루머라는 서른다섯 살 먹은 하녀에게 유혹당했어요. 유혹당했다, 라는 말을 써서 조카의 감정을 해치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달리 꼭 들어맞는 말을 찾지 못하겠군요.

보통은.

주인집 아들에게 유혹당한 하녀가 아이를 갖고 쫓겨나게 마련인데

카프카의 실종자는 35살 먹은 노련한(?) 하녀에게 유혹(?) 아닌 능욕 당해서 아이를 갖게 한 죄(?)로 부모에게 쫓겨나서 미국으로 추방당한 카알이 등장한다.

미국에 도착해서 트렁크를 들고 배에서 내리다가 우산을 놓고 온 걸 기억하고 트렁크를 모르는 남자에게 맞기고 우산을 찾으러 가다가 길을 잃는.

정말 답답하고 아무 생각 없어 보여서 짜증까지 유발하는 카알이라는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물론 그 이유로 카알은 우산 대신 화부를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미국의 상원 의원인 외삼촌까지 만나게 되니 어찌 보면 카알은 선견지명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카알의 인생이 그리 순탄한 건 아니었다.

외삼촌 덕에 편안함 삶을 영위하려나 싶었지만

외삼촌이 반대하는 폴룬더씨댁에 방문한 카알에겐 외삼촌의 결별이 선언된다.

다시금 트렁크와 우산만 남게 된 카알의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까?

그렇게 다시 쫓겨난 카알은 어느 여관에서 두 남자를 만난다.

똑똑한 척했지만 결국 카알은 두 남자에게 이용당하는 처지가 된다.

로빈슨과 들라마르쉬는 철저하게 카알을 이용한다.

이용당하는 줄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카알.

다 아는 거 같고

옳은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나아가지 않고 스스로를 현실에 묶어 놓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카알에게서 보인다.

한 발.

그 한 발만 다르게 내디디면 다른 삶을 향해 갈 수 있을 텐데.

고집스럽게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

이 작품은 아메리카라는 제목으로 처음 소개되었지만 이후에 카프카의 일기에서 실종자라는 제목이 쓰였으므로 실종자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성, 소송, 실종자 이렇게 카프카 고독의 3부작이 탄생한다.

미완으로 끝난 실종자.

어쩜 카프카가 결말을 내지 않고 미완으로 남긴 것이 카알에게는 더 희망적이지 않을까?

우리는 카알이 검사에 합격해서 아메리카에서 자리를 잡아 당당하게 뉴욕에 입성하여 외삼촌 앞에 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카프카가 정해 놓은 결말을 아무도 알 수 없음으로 나는 희망스러운 결말로 실종자를 이야기하고 싶다.

카알은 어린 나이에 여러 곳에서 추방당한다.

가족에게 추방당해 낯선 땅에 오고

그곳에서 역시 가족에게 추방당해 떠돌게 된다.

그러다 호텔 엘리베이터 보이로 잠시 안착하는 가 싶더니 잠깐의 근무 태만으로 인해 역시 추방당한다.

아마도 카알이 브루넬다 곁에 끝까지 남은 이유는 어떤 관계에 매듭을 짓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타의에 의해 추방 당했던 카알의 인생에 처음으로 일방적인 추방이 아닌 관계의 끝맺음을 할 수 있었던 게 바로 브루넬다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비로소 카알에게는 하나의 단계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카알의 다음 이야기가 지금처럼 어설프지 않을 거라 믿고 싶은 거다.

실종자.

어쩜 우리는 인생에서 어느 기간은 실종자로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동안이 세상에서 실종자로 살아가는 시간이다.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자신이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분별하게 되는 시간.

자신의 이름을 누구에게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시간.

사회로부터 어떠한 인정을 받게 되는 그 증명의 시간.

그것을 통과하지 못한 실종자는 아마도 카알처럼 닿지 않는 곳을 그리며 어디가에서 자신의 이름을 감추며 살아갈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실제 이름을 말하여 기록하도록 하는 것을 망설였다. 그가 여기서 하찮은 일자리라도 얻어 만족스럽게 일을 수행한 후에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알아서는 안 된다.

니그로가 카알 로스만으로 돌아오는 날이 있기를 희망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향수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걸 전부 빼앗아 먹었기 때문이에요. 얘가 전부 빨아 먹는 바람에 나는 이제 뼈만 앙상하다고요.

 

태생부터 온갖 냄새 속에서 죽음을 만날 수밖에 없었던 그르누이는 악착같이 살아남는다.

힘차게 생명을 이어가려는 아기.

영혼 없는 여자의 집에서 자라난 아이.

그리고 누구도 죽일 수 없는 아이.

 

 

 

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으면서 평범함에서 오는 오싹함을 느꼈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거 같다.

무취의 인간 그르누이.

그래서 그가 보이기 전까지는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

그것이 사람들에게 공포로 느껴진다.

 

 

우리 모두는 모두 자신의 체취를 가지고 있다.

그것으로 모두가 서로를 인식하며 산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을 우리도 모르게 맡아지는 상대의 체취로 아는 것이다.

그르누이가 공포스러워지기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그르누이에겐 아무런 체취가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그가 눈에 보이기 전에는 그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

그것이 그를 얼떨결에 피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그르누이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되는 이유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르누이를 괴물로 만드는 이유가 된다.

 

 

비릿한 냄새로 가득 찬 곳에서 태어난 그르누이는 냄새로부터 태어난 아이다.

어쩜 세상의 모든 냄새를 태어나는 순간 삼켜버렸는지도 모른다.

태생부터 남다른 그르누이의 인생 어느 순간도 따뜻한 적이 없다.

 

 

평범함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사람의 세계.

아마도 그르누이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무취의 인간.

존재가치가 없는 인간이라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그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만들어 낸다.

모든 향을 배합해서 자신을 가장 멋지게 만들어 줄 향수를 만들어 낸다.

 

 

향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앞에 두고 그르누이는 행복했을까?

마지막 장면은 강렬하다 못해 뇌리에 박힐 정도다.

 

 

간단. 명료. 깊이.

이것이 내가 쥐스킨트의 단편에서 느꼈던 것들인다.

향수에서는 공포와 절규를 느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공포와 절규가 아닌 쥐스킨트식의 공포와 절규는 책을 덮고 난 뒤에도 머릿속 어딘가에 남겨져 있다.

끈끈하게 매달려 있는 그 어떤 것처럼.

 

 

그가 병마개를 열었다. 누군가 거기에 서서 병마개를 여는 것.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첫 순간이었다. 그 남자는 작은 병의 내용물을 이리저리 흩뿌리기 시작했고, 그러자 갑자기 환한 불길에 휩싸인 것처럼 아름다움이 퍼져 나갔다.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는 더할 나위 없이 놀라움으로 가득했었다.

그때까지는 이런 장르적인 책을 만난 적이 없었기에.

20여 년이 지나서 다시 읽어 봐도 이 책을 능가하는 이야기는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그 어떤 장르적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해도 이 마지막 피날레를 잊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르누이는 사람이고 싶었을 뿐이다.

그저 보통 사람이길 바랐을 뿐인데... 그 보통이 되기 위해 치러야 했던 것들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로 사라지기로 했다.

영원히...

 

 

다양한 사람 속에서

다양한 사람으로서

다양하게 살고자 했을 것이다.

그게 장바티스트 그르누이의 마지막 결정이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2 - 셜록 홈즈 130주년 기념 BBC 드라마 [셜록] 특별판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마크 게티스 외 엮음, 바른번역 옮김, 박광규 감수 / 코너스톤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왓슨, 만일 내가 능력을 과신한다거나 사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부디 내 귀에 대고 '노베리'라고 속삭여줘. 그래주면 정말 고맙겠어.

코너스톤의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은 영국 드라마 셜록의 각본가 스티븐 모펫과 극중 셜록의 형 마이크로포트로 나온 배우 마크 게티스가 고른 셜록의 에피소드들이 담겼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 스티븐과 마크가 남긴 에피소드에 대한 짤막한 평과 뒤 페이지 전체가 블랙에 셜록이란 글자를 넣었다.

2번째 단편집엔 그 유명한 바스커빌가의 사냥개가 담겼고 셜록의 숙적 모리아티가 나온다.


홈즈가 실패하는 사건은 남들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홈즈가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우연히 진실이 밝혀지는 일도 간혹 있었다.

우연히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 노란 얼굴의 에피소드는 가슴이 찡해지는 사랑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아마도 곁을 두지 않는 셜록의 이성이 감성적인 부분을 간과했기에 미처 깨닫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모리아티는 런던을 주름잡고 있는데도 아무도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야. 그자가 범죄의 역사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이유지. (중략)

모리아티는 아주 악마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유전 성향을 타고났어. 그자의 혈관에 흐르는 범죄자의 피는 시간이 흐르면서 약해지기는커녕, 탁월한 정신적 능력 때문에 오히려 더 드세지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위험해졌어.

홈즈가 인정한 천재.

그 좋은 머리를 범죄에 사용하고 있는 모리아티.

그와 홈즈의 대결은 다 알고 있어도 볼 때마다 심장이 떨리고 긴장이 된다.


홈즈의 등산용 지팡이는 내가 떠날 때 봤던 그대로 바위에 기대어 있었다. 그러나 홈즈는 어디에도 없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헛수고였다. 들려오는 대답은 나를 둘러싼 절벽에 부딪혀 들려오는 메아리뿐이었다.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떨어진 홈즈와 모리아티.

양 방향에서의 천재들인 두 사람이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질까?


1편이 홈즈의 매력을 잘 얘기해 주는 에피소드로 엮었다면

2편은 홈즈의 가장 드라마틱 한 에피소드들로 엮은 거 같다.


홈즈의 변장술과 탁월한 연기력을 맛볼 수 있는 이야기들에서 이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셜록 홈즈의 매력을 맘껏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그 홈즈의 그림자 같은 왓슨의 담백한 이야기 속에 담긴 홈즈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모리아티와 마이크로포트의 등장으로 풍성해진 이야기와 명탐정 홈즈도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야기들은

홈즈를 좀 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어 준다.


홈즈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계획하여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것이 친구를 속이는 일이라고 해도.

범인을 잡기 위해 왓슨을 무능한 의사로 만들어 버리는 독설도 서슴없이 해버리는 셜록 홈즈.

그의 그런 기행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이해하는 왓슨은 아마도 문학 사상 가장 충실한 친구가 아닐까?


셜록 홈즈가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에 있는 거 같다.

21세기에 읽어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되고, 기발한 범죄와 그것을 파헤치는 셜록 홈즈의 활약은 몇 번을 읽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표지의 두 배우는 영드 셜록의 주연 배우들이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 두 사람의 조합을 능가하는 셜록은 나오기 힘들 거 같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두 사람의 모습으로 책이 읽혀서 더 즐거웠고, 잊을 수 없는 셜록의 음악이 귓가에 맴돌았으며

그로 인해 틈틈이 드라마 셜록의 에피소드를 찾아보았다.


셜록 홈즈와 왓슨이 대를 이어 살아나는 이유가 뭘까?

적절한 캐릭터의 안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로 빛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두 사람의 캐미.

언뜻 왓슨 박사의 존재가 셜록에 비해 미흡해 보이지만 결국 셜록 홈즈라는 인물은 왓슨의 손에서 창조되는 인물이다.

왓슨의 기록이 아니었다면 셜록은 이름을 알리지 못했을 것이다.


셜록 홈즈의 모험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서 코난 도일의 위대함을 느낄 뿐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