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갇힌 남자 스토리콜렉터 8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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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한 번 더 얻었어. 어쩌면 내가 아직 살아 있는 동안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아니라도 괜찮아. 당신이 해내기만 하면 난 무죄로 기억될 테니까.


몰리의 생일을 맞아 고향을 찾은 데커는 가족이 묻힌 묘지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데커가 처음 형사가 되고 맡은 첫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잡아넣은 호킨스가 데커를 찾아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췌장암으로 언제 죽을지 몰라서 종신형인 그가 사면을 받아 나온 것.


데커는 의심의 여지없는 사건이어서 그의 무죄 주장을 믿지 않았지만 호킨스가 데커를 만난 뒤에 살해당하자 자신의 첫 사건에서 어떤 실수를 했는지 되짚어 보게 된다.



살인범을 찾아내는 건 내 유일한 일이야. 그자들이 어디 있든 간에.


13년 전의 기억을 꺼내어 보며 아무도 살지 않는 사건 현장을 찾아 간 데커는 호킨스를 겨냥하는 실질적인 증거들이 너무 눈에 빤하게 드러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다년간 경찰로서의 경험이 13년 전의 자신의 실수를 찾아내는 순간.

이미 죽은 호킨스는 데커의 마음에서 더 이상 범인이 아니게 된다.


데커가 사건을 다시 재수사하기로 결심하면서부터 그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죽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데커 역시 죽음의 고비를 여러 번 마주치게 된다.

지난번 베런빌에서 머리를 가격 당한 후 알 수 없는 증상들이 나타나 데커를 괴롭혔는데 그 후유증이 데커를 괴롭힌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대가로 감정의 공감대를 잃어버린 데커는 진실에 갇힌 남자 편에서 서서히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된다.

시리즈 5번째인 이 진실에 갇힌 남자에서 데커가 가장 '말'이 많았다는 건 안 비밀~

수다스러워진 데커가 조금 익숙지 않으면서도 미더워지는 건 아마도 인간적인 면모들이 보이고

그가 사람들의 말을 10(?)지 않고 되받아 주는 걸 보는 재미가 있어서인 거 같다.


그러나.

데커의 주변 사람들은 언제나 고생을 하기 마련.

FBI의 명령 체계를 번번이 거부하는 데커를 커버해 주기가 더 이상 버거워진 보거트는 데커에게 최후통첩을 하고 정식 FBI가 된 재미슨은 본부로 돌아간다.

외롭게 혼자 과거의 망령들과 싸워야 하는 데커에게 예전 파트너였던 랭카스터는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고 말한다.

이 총체적 난국 앞에서 데커는 어떻게 13년 전의 사건을 풀어낼까?


호킨스의 몸에 새겨진 세 가지 문신.

흔한 문신들 사이에서 전혀 알 수 없는 문신이 데커의 눈길을 끈다.

호킨스에겐 암에 걸린 아내와 마약중독자인 딸이 있었다.

아내는 사망하고 마약에 빠진 딸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를 찾아간 데커는 약에 절어있던 13년 전의 그녀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미치 가드너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호킨스의 딸.

열심히 아버지의 존재를 지우고 새로운 모습으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누리고 있는 미치 가드너.

과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그녀는 좀체 입을 열지 않고, 호킨스 사망의 용의 선상에 있는 사람들은 자꾸 죽어간다.

이 작은 마을의 비밀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발다치의 남자 에이머스 데커.

모든 것을 기억하는 저주 같은 재능을 가진 남자 데커.

어떤 진실 앞에서도 정공법을 택하는 남자 데커.

데커가 아니었다면 절대 알아낼 수 없었던 사건.


이번 사건도 독자의 상상을 능가하는 필력을 보여준 발다치.

그렇게 끔찍한 일들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역시 발다치의 이야기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야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결국

돈에 영혼을 판 사람들이 저지른 일들이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뿌리는지를 깨닫게 된 이야기.

진실에 갇힌 남자.


눈에 빤하게 보이는 것들을 믿지 말라.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아.

노련함만이 알아낼 수 있는 것. 그것을 간과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러고 보니 모든 증거가 꼭! 범인을 지목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이야기였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게 되면 당장 잃는 게 많아 보일지 모른다.

그것 때문에 대부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버틴다.

결과적으로 그럴수록 더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은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되는 법이다.


진실에 갇힌 남자는 바로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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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에 있어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 수상작 웅진 모두의 그림책 35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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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뱀의 긴 꼬리가 잠든 소년을 툭툭 친다.

그 느낌에 잠에서 깬 소년은 뱀의 꼬리를 꼬집는다.

그리고 아주 멀리에서 터져 나온 비명 소리가 소년을 여행으로 이끈다.




뱀의 몸은 온 세상을 휘어감은 채로 계속 뻗어 있었다.

소년은 뱀의 몸통을 따라서 가보지 못한 곳으로 비명 소리가 난 곳을 찾아 무작정 걷는다.



이렇게 널 보니 참 반가워. 아무도 여기까지 온 적 없거든. 친구도 없이 혼자 너무 오래 있었나 봐.


외로운 뱀에게 소년이 찾아왔다.

먼 길을 마다 하지 않고.

그리고 소년은 외로운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무슨 소리야. 네 주위에 얼마나 사람이 많은데.

뱀이 알지 못하는 사이 자신이 지켜주었던 사람들과 동물의 이야기를 소년은 들려준다.

뱀은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그들에게 당신들로 인해 세상이 안전하고, 평화롭다는 걸 말해주는 소년의 얘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어느 으슥한 동굴 속에서

혼자 외롭게 지냈던 뱀에게 스스럼없이 찾아와 말을 건네준 소년.

온 세상을 가로지는 구불구불한 뱀의 몸통이 세상의 굴곡진 삶들을 대변해 주는 거 같다.

음지에서 남 모르게 희생하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이 더 밝아진다는 사실을 새삼 알려주는 책이다.


그림책은 어떤 시각으로 보는 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그림책에서 받게 되는 영감이 강렬할 때가 종종 있다.


내가 여기에 있어.


외로운 사람들에게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소년이 찾아갈 것만 같다.

그들에게서 외로움을 덜어 내 줄...



2020 볼로냐 라가치상 스페셜 멘션 수상작

내가 여기에 있어.


어디에 있든

우린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이유만으로도 마음에 온기가 퍼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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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 세 편의 에세이와 일곱 편의 단편소설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미현 옮김 / 이소노미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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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이상 원래의 우리가 아닙니다. 기분 좋은 저녁 시간, 네 시와 여섯 시 사이에 집을 나서면 우리는 친구들이 알고 있는 우리의 본모습을 벗어던지고 익명의 뚜벅이들로 이뤄진 거대한 공화국 군대의 일원이 됩니다.


런던의 거리를 산책하기 딱 좋은 시간을 울프가 알려주었다.

겨울날 네 시와 여섯 시 사이에 집을 나설 것.

낯선 뚜벅이들 사이에서 아무도 모르는 나조차도 모르는 나로 걸을 것.


온 사방이 책입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모험 의지가 우리 안에 충만합니다. 중고책은 야생의 책이지요. 떠돌이 책입니다. 온갖 깃털로 만들어진 둥지로 중고책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서관에서 길들여진 책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책을 보는 시각도 남달랐던 울프.

세 편의 에세이는 제각각 다른 사람이 썼다고 해도 믿을 만큼 서로 다른 느낌을 준다.





원고용지가 저렴하다는 사실이 여성이 다른 직업으로 성공하기에 앞서 작가로서 성공한 이유입니다.


집안의 천사를 죽이고

자기 안에서 솟아나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조차도 숨죽여야 했던 그때.

울프는 그렇게 자유를 박탈당한 채로 서서히 침몰해간 것이 아니었을까.

그 시대 그 어느 여성들보다도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는 시간들이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마치 정신은 살아 있는데

온몸이 마비된 느낌이었을 테니.


이렇게 우리는 서점을 슥 훑어보다가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누군가와 변화무쌍한 깜짝 우정을 나눕니다. 이를테면 이 작은 시집 말이에요. 멋지게 인쇄되었고 저자의 초상이 섬세하게 새겨졌어요. 그는 시인인데 물에 빠져 불시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홀연히 어느 해 서점에서 발견했던 시집의 시인처럼 울프도 그렇게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진리는 있는 법. 다들 입 밖에 내길 두려워하는 그것은 바로 행복이란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공짜로 행복을 얻을 수도 있다. 아름다움도 그렇다.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던 그녀는 초상이라는 글에서 그녀 다운 시선을 나눠준다.

각각의 인물들의 어느 한 단면을 집어서 묘사한 초상.

작가적 시점에서 바라본 그들은 지나가던 사람일 수도 있고, 늘 보던 사람일 수도 있고,

어느 지루한 파티에서 보았던 사람일 수도 있고, 평소에 심술궂은 마음으로 바라보았던 사람일 수도 있다.

울프의 상상력이 빚어낸 인물들의 속내. 초상을 읽는 묘미다.


벽에 나 있는 못 자국을 바라보며 온갖 생각을 하는 울프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

자려 하면 할수록 꼬리에 꼬리는 무는 생각처럼 벽에 난 구멍 하나를 보면서 온갖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

결국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볼 뿐이다.

버지니아 울프조차도! 그녀가 보고 싶은 대로 보았다.

그 못 자국의 실상은 전혀 다른 것이었고 어쩜 그건 울프의 재치였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남긴 유산은 그녀의 글들이었다.

어쩜 그녀의 또 다른 일기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레너드를 사랑했고, 그만큼 또 다른 것을 사랑했을 수도 있으니.


울프는 많은 걸 사랑했고

또 그만큼 많은 걸 스스로 버렸다.

지금 이 시대에 울프가 살았더라면 자유로웠을까?

그리고 뭇사람들에게 이해받았을까?

어쩜 지금 세상에선 그런 모든 것들이 무의미했을 지도 모르지.

이해받기를 원한 게 아니라 아무런 관심도 받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었던 한 마리 여린 새는

날아가는 대신 추락을 택했다.

스스로의 날개를 꺾어 버린 버지니아 울프.


그녀를 읽기 전 나는 울프가 21세기에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시대를 앞서 태어나서 이해받지 못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녀를 짧게 읽고 나서 그 섬세함의 정신은 21세기에서도 버티기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수한 댓글들이 쏟아내는 그녀에 대한 말.말.말. 들을 견뎌내지 못했을 테니.


일탈은 최상의 즐거움이에요. 겨울의 거리 유랑은 최고의 모험이지요.


그녀는 삶의 일탈을 택했다.

최상의 즐거움과 최고의 모험을 떠난 버지니아 울프. 였다 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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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소
아이바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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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차례 경제적인 이유가 국민 건강보다 우선되었다. 비밀주의가 정보 공개의 필요성보다 우선되었다.

그리고 정부관료는 도덕이나 윤리적 의미뿐 아니라, 재정적 또는 관료적 정치적 의미를 가장 중요시해 행동했다.


건강 악화로 한직으로 물러난 형사 다가와.

그에게 과장 미야타가 2년 전 미해결 살인강도 사건을 맡긴다.

정체불명의 복면 괴한이 술집에서 2명을 살해하고 돈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었다.

외국인 소행이라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범인의 흔적을 알 수 없는 미궁의 사건을 맡은 다가와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탐문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 사건은 초등 수사부터 잘 못 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 강도 사건인 줄 알았던 사건.

두 피해자 간에 아무런 연결도 없을 거 같았던 이 사건이 다가와에게 맡겨지는 순간부터 그 결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정육 부분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거대 체인 마트로 성장한 옥스 마트.

도시 외곽에 커다란 쇼핑몰을 지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변 상권을 모두 죽이고 홀로 독식하는 대형 체인점 옥스 마트.

그로 인해 소도시는 폐점된 가게들로 삭막해지고 도시 외곽의 쇼핑몰만 휘황찬란한 빛을 유지한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파로 인해 사람들의 씀씀이가 적어지고 줄어든 소비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옥스 마트도 고비를 겪는다.


어딘지 모르게 우리가 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끝이 어떨지도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읽으며 구역질이 나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미해결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다가와와 옥스 마트의 비리를 파헤치려는 인터넷 신문 기자 쓰루타.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은근 쫄깃하다.


제목 비틀거리는 소의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이 오면 정말 한동안 고기는 거들떠 보고 싶지 않게 된다.

고기류가 들어간 가공식품은 더더욱...

좌우지간 비밀 엄수를 최우선으로 해. 상대는 일반인이 아니아.

일본 최대 유통업체의 후계자이자 현직 장관의 조카라고.


정의의 편에서

힘없는 자의 힘이 되어 줄 누군가가 꼭!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 역시 믿을 게 못된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기업.

그 기업의 약점을 잡아서 자기 배를 불리려는 사람.

소신껏 자신의 일을 하고자 했던 사람.

발품을 팔아서 겨우겨우 진범을 찾아내는 형사.

소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자기들만 쏙~ 빠져나가는 대형 체인점의 비리를 파헤치려는 기자.

이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였다.


나는 이 이야기에서 그들의 이름을 달리하면 바로 우리나라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틀거리는 소를 믹서기로 갈아서 다른 식품 첨가물을 마구 넣어서 먹거리로 파는 인간들.

서로의 약점을 쥐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모종의 거래를 하는 인간들.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고 말로만 뱉어 놓고 결국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는 인간들.


하나의 묻힐 뻔한 사건이 어마어마한 진실을 품고 사라졌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진실은 언제나 고개를 들고일어나나 보다.


BSE.

광우병.

비틀거리는 소.


비틀거리는 소들이 인간의 식탁을 점령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 당장 어떤 일이 눈에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후유증은 언제나 나중에 일어나니까.


우리의 먹거리는 안전할까?

우리가 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안전할까?

우리가 먹는 가공식품의 재료들은 정말 안전할까?


이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만든 이야기다.

그 일이 지금도 여전한지 우리는 항상 감시의 눈길을 멈추면 안 된다.


예전부터 해오던 생각이지만.

먹는 걸로 장난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형벌은 그자가 만든 음식을 매일 주는 것이다.

자신도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돈 받고 팔아먹는 인간성처럼 더러운 게 또 있을까!


대형 쇼핑몰에 갈 때면 마음이 풍족해진 듯한 착각에 빠져 있었어. 실상은 대기업에 좋을 대로 돈을 뜯기고, 연출된 환상에 사로잡혀 있던 건데도 말이야. 이 상점가처럼 제 분수에 맞게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게 제일 아닐까?

마지막 다가와의 말이 가슴에 사무친다.


결국 우리는 예전의 조금 불편했지만 서로의 눈빛을 볼 수 있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대기업의 그늘에 가려져 사라지고 있는 것들을 되살릴 힘도 결국은 소비자에게 있는 것이니까.


때론 현명한 선택은 불편을 감내하는 것이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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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축의 전환 -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마우로 기옌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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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세상에서 가장 놀랍고도 상식을 거스르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후진국'과 낙후한 지역들이 종종 미래를 향한 최고의 전망을 제공하는 반면, 우리가 '선진국' 혹은 발전했다고 생각하는 지역들은 기존 사고방식이나 행동에 사로잡혀 과거와 결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순간적인 도약'을 하면 낙후한 지역도 오랫동안 진행된 혁신들을 단번에 뛰어넘어 앞서가는 지역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


먼 미래가 아니다.

앞으로 10년 이후를 말하는 것이다.

코로나가 세상을 10년 앞당겼다고들 하는 이 시점에서 마우로 기옌의 이 책은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에 대비하게 하는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마우로 기옌은 글로벌 트렌트 및 국제 비즈니스 전략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다.

이 책은 그가 10년 후 세계에 관한 그간의 연구를 정리한 것으로 오늘날의 흐름이 앞으로 모든 분야에 걸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다각도로 이야기해 준다.


2030년이 아주 멀게 느껴지는데 사실 우리는 그 10중에 1년을 벌써 살아내고 있다.

그러니 2030년은 아주 멀리에 있는 숫자가 아니라 이미 우리 코앞에 다가와 있는 숫자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때의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은 같지만 아주 다른 시간이 될 것이다.

강산 말고 어떤 게 변하게 될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사회와 경제생활에서 여성의 역할이 변화하여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고, 전 세계적인 출생률 저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여성들은 점점 더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던 나라들의 출생률이 저하되는 가운데 그 변두리에 있는 나라들의 출생률은 증가하고 있다.

그들이 머잖아 빈곤한 인력을 가진 나라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고 오래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노동력이 빈곤해지는 나라들은 예전의 삶을 누릴 수 없음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나노 기술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젊은 세대의 욕구와 필요에 따라 주도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금 나타나는 놀라운 혁신과 발전의 상당 부분은 60대 이상 노년층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세대 간의 조화가 미래를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노년층의 인구가 젊은 인구를 앞지른 세상에서 어떻게 그것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잘 파악하고 활용해야 한다.

예전보다 젊은 노인세대들과 함께 나아가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과학기술이 소비와 화폐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바꿀 것이고

여성의 부가 증가하여 남자들에게 의존하던 시대는 옛일이 될 것이며

새로운 중산층들의 출현은 새로운 세상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우리도 한 번쯤 예상해봤을 문제들이다.

막연한 문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준 책을 읽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된다.

내가 살게 될 2030년은 2020년과 다를 것이고, 지금 보다 나이 든 나는 급격한 변화에 잘 대비하며 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책이 예측한 10년 후엔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변할 거라 말한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읽어 두어야 하는 책이다.

대충 앞으로 어떤 것들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모르고 맞이하는 것과 알고 맞이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결국 도태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내가 원하던 원치 않던 세상은 매분 매초 변하고 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빨리 알아채기 위해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을 한 번쯤 읽어두는 것이 내게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우리가 아는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결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것도 영원히.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계속 변화에 적응하며 변해가야 한다.

앞으로 10년간 나도 세상을 따라 잘 변화하자는 다짐을 해본다.

잘 살기 위해 잘 변해야 하는 건 지금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숙제다.


2030 축의 전환.

이미 지각 변동은 시작되었다.

변화를 체감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10년 후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수평적 사고로 익숙함을 던져버리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시기이다.

낡은 관습과 사고방식은 멀리 던져두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시작할 때다.

고민과 행동을 함께 해나가는 사람이 되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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