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어쩌다 킬러 시리즈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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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킬러 아니라구욧! 작가예요!

 

 

갑자기 살인 모의쯤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느껴졌다. 현실에서는 누군가를 죽이지 않는 것이 차라리 어려워 보였다. 토요일 아침 8시 30분에 초인종이 울리자 나는 사람 한 명은 우습게 죽이겠다 싶을 만큼 짜증이 치밀었다.

 

 

다들 이럴 때 있지 않나요?

진짜 누군가를 죽여도 시원치 않을 만큼 짜증스러운 때.

누가 찾는 것도, 찾아오는 것도 짜증 나고, 누가 나를 부르는 것조차 겁나 싫을 때.

 

핀레이 도너반.

이래 봬도 로맨스 스릴러 작가입니다.

선불을 받고 작품 준비에 들어갔지만 작품은 고사하고 그 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현관 입구에는 각종 청구서가 쌓이고, 남편은 부동산 중개인과 바람 나서 온 동네가 요란하게 이혼했습니다. 게다가 양육비는 쥐꼬리만큼 주면서 온갖 생색은 다 내는 스티븐 이 X자식!

이제 아이들 양육권까지 뺏어갈 태세네요.

이 와중에 보모는 연락 두절이고 에이전트는 그녀를 만나로 와서는 으름장을 놓습니다.

편집자에게 보여줄 작품을 내놓지 않으면 위약금까지 물어내야 한다고 말이죠.

근데 이상하게 옆에 앉은 여자가 힐끔힐끔 그녀를 쳐다봅니다.

 

"지난번 살인은 지나치게 상투적이었죠. 제 수법이 너무 뻔해지고 있나 봐요. 판에 박혔달까요."

"그러면 방법을 바꿔야죠."

 

 

이건 킬러들의 대화가 아닙니다. 작가와 에이전트가 작품에 대해 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마피아 회계장부를 주무르고 있는 남편을 가진 퍼트리샤에겐 귀에 쏙~ 들어오는 이야기였죠.

게다가 그 남푠이라는 놈. 아주 나쁜 놈이었습니다.

상습적으로 여자들을 약을 먹이고 성폭행하고 그 비디오를 증거로 돈을 뜯어내고 있었죠.

어떤가요? 죽어 마땅한 남자 아닌가요?

그래서 퍼트리샤는 핀레이에게 남편에 대한 살인 청부를 합니다.





어쨌든 한 사람의 착각으로 인해 졸지에 작가에서 킬러가 된 핀레이.

과연 핀레이는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 갈까요?

 

핀레이 도너번.

시리즈입니다.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드라마도 만들어질 예정이라네요.

그래서인지 책을 읽자마다 푹~ 빠져 읽었습니다.

도대체가 예상이 되질 않아요 이 이야기는!!

 

핀레이에겐 아이들 보모이자 조력자가 된 베로가 있습니다.

졸지에 '돈'에 이끌려 그녀들은 한 팀이 되죠.

배당은 6:4

퍼트리샤는 자기 일을 잘 처리해 줬다며 다른 사람을 소개해 줍니다.

알고 보니 그 의뢰인의 남편은 마피아 두목의 보디가드네요.

정말 어쩌자고 마피아와 연결이 되어 버렸을까요?

핀레이의 언니는 강력계 형사인데 말이죠!

게다가 그 언니가 오지랖 넓게 핀에게 소개해 준 남자는 바로 마피아 두목을 열심히 쫓고 있는 섹시한 형사였죠.

시시각각 사건의 범위를 좁혀 오는 형사 앤드루.

변장을 하고 자기 이름 대신 남편을 빼앗아간 테리사의 이름을 팔았던 핀레이는 경찰이 테리사를 범인으로 의심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 와중에 마피아 두목이 그녀를 찾아오죠.

도대체 이 이야기의 끝은 어디일까요? 이 궁금증에 마지막 페이지를 마주하는 순간~

 

 

다음 편을 빨리 만나고 싶을 만큼 강력한 한방을 남겨두고 끝났지 뭡니까!

 

그럴 줄 알았다!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간만에 막 흥분해서 읽었던 소설입니다.

마치 내가 핀레이가 된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웃 할머니! 뭔가 음흉하게 보고도 못 본 척, 못 보고도 본 척~ 온 동네 스피커 해거티 부인 활약이 또 대단할 거 같아서 기대 중입니다.

 

어쨌든 핀레이는 이 일을 소설로 쓰고 초고를 본 편집자는 대박이 날 거라 하면서 계약금을 어마어마하게 부릅니다.

졸지에 킬러에 잘나가는 작가가 된 핀레이.

사랑도 찾고, 돈도 벌고, 바람났던 전남편 확실하게 뭉개주고, 완벽한 팀원도 만난 핀레이.

과연 다음 편에서 그녀는 의뢰받은 남자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로맨스와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

뭔가 속 시원한 복수가 필요한 분.

죽이고 싶은 남자(?)를 가지고 계신 분.

읽고 나면 대리만족 확실합니다!

 

이 이야기 읽고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와 다르게 우리 집 양반이 생각났습니다.

.

.

.

 

잘해줘야겠다...

착한 남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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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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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그 매커보이가 돌아왔다!

 

 

내가 파커센터를 그리워하게 된다면 그건 아마도 나 자신이 파커센터 같기 때문일 것이다. 낡고 허약해진.

 

 

<시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잭 매커보이.

마이클 코넬리 작품 여기저기에 카메오로 출연해서 눈도장을 찍었지만 단독으로 나온 이야기는 시인 이후 두 번째다.

<시인> 사건 이후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잭 매커보이. 기자로서도 최전성기를 지나 이제는 한물간 기자가 됐다.

게다가 인터넷의 발달로 신문사도 편집부에 대량 해고를 통보했고, 잭 역시 그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해고된 날.

한 통의 전화가 그를 다시 명성 있는 기자로 부활시킬 수 있을까?

 

인수인계를 받을 안젤라를 2주 동안 교육해야 한다.

그가 LA 타임스에 몸담을 수 있는 기간이다. 그 기간 내에 뭔가 화려한 이력을 남기고 싶어 한다.

그런 차에 자신이 쓴 기사에서 어떤 실수를 발견하고 그게 자신의 마지막 기사가 될 거라는 예감을 한다.

안젤라는 잭을 돕고 싶어하고 그녀가 조사한 자료를 가지고 잭은 트렁크 살인이라 불리는 사건을 조사하다 유사한 사건이 더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바야흐로 연쇄살인범의 윤곽을 잡은 것이다!

 

지평선 위엔 수십억 개의 불빛이 빛나고 있으련만, 그 모든 빛을 다 모아도 어떤 인간들의 마음속 암흑을 밝히기엔 부족하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

 

 

허수아비.

 

사이버 보안회사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트렁크 살인이라는 트랩을 만들어 놓고 누군가 그 단어로 검색을 시작하는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살인범의 레이다에 안젤라라 잡힌다.

그녀의 흔적을 쫓던 허수아비는 잭 매커보이가 자신이 저지를 범죄를 추적하고 있다는 걸 알고 역습을 시작한다.

 

살인범의 흔적을 쫓아 라스베이거스로 출장을 떠난 잭은 신용카드가 정지되고, 휴대폰이 먹통이 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FBI 레이첼 월링턴에게 연락해서 자신의 의심점을 얘기하자 레이철은 뜻밖에 라스베이거스까지 잭을 쫓아온다.

그 덕에 목숨을 건진 잭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 빠졌는지 비로소 심각성을 인지한다.

그러나 허수아비는 잭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을 만들어 잭에게 선사한다.

 

보슈나 미키 할러 같은 카리스마는 없지만 무언가 기삿거리를 노리는 촉과 그것을 물고 늘어지는 끈질김이 잭 매커보이의 장점이다.

물론 엄청 정의롭거나 강단 있는 성격은 아니라서 주인공으로는 약한 게 아닌가 싶지만 세상의 모든 주인공이 강렬하기만 하면 재미없는 것도 사실이다. 잭 매커보이 같은 현실적인 캐릭터가 오히려 더 긴장감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불안하니까~

레이철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니~

 

보슈는 자신의 캐릭터를 영화에 빌려 줌으로써 멋진 집을 장만했고, 잭은 시인의 이야기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집을 샀다.

비록 해고되었지만 그는 집이 있었고, 저축한 돈이 있었기에 자신이 또 다른 소설을 쓰기까지 견딜 수 있을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허수아비는 그의 통장을 몽땅 털어 기부를 했고, 그의 침대에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남겨뒀다.

이제 잭은 그 어디에도 자신이 머물 곳이 없다.

 

게다가 자신을 도와준 레이철마저 FBI에 해고되고 허수아비는 온라인 속에서 두 사람의 인생을 박살 내기 직전이다.

사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마이클 코넬리가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세상의 변화와 그로 인한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위험에 대해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써냈다고 생각했다.

2009년도에 나온 이야기라 인터넷에서 벌어질 수 있는 범죄와 점점 쇠퇴하는 신문사의 모습이 한 시대가 사라지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범인을 알고 시작하고 범인이 잭 보다 몇 수 앞서가지만 속이 타지만 결국 허수아비는 자신의 별명처럼 허수아비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리페4로 처음 완독한 책이다.

나의 첫 리더기 적응 기간에 완독한 책이 마이클 코넬리 작품이고 읽고 싶었던 책이라 쉽게 적응해갔던 거 같다.

잭 매커보이 주인공으로 총 3편의 이야기가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번역판은 나오지 않은 거 같다.

 

코넬리 작품 시리즈들이 모두 번역 정체 상태인 거 같다.

기자에서 소설가로 전직을 결심한 매커보이의 다음 이야기를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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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호손 박사의 두 번째 불가능 사건집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에드워드 D. 호크 지음, 김예진 옮김 / GCBooks(GC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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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건을 해결한다고?

 

짧고, 재밌고,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들을 기가 막히게 해결하는 해결사 샘 호손 박사.

탐정도 아니고 형사도 아닌 샘 호손 박사는 바로 의사~

본업은 의사인데 의사 일보다는 형사 일을 더 잘 하는 샘 호손 박사~

"선생, 자네는 진짜 가는 길마다 시체를 끌고 다니는군!"

 

 

노스몬트의 치안을 담당하는 렌즈 보안관.

무슨 일이 생기면 후다닥~ 출동하지만 사건의 풀이는 모두 샘 호손 박사에게 떠민다.

왜? 불가능한 사건이니까!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의 심장에서 총알이 나오고

귀신 나오는 집 밀실에서 시체가 발견되고

법정에서 재판 도중 판사가 독살되고

방금 전 호수에 배 타고 나간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새로 병원이 개원하자마자 근처 풍차에서 연달아 불타는 사람이 생기고

뉴욕에 갔더니 뉴욕 공원에서 연쇄 살인이 벌어지고

분홍색 우체국에서 7명의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책상 위에 놓인 중요한 서류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렌즈 보안관의 결혼식 날 8각형의 밀실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도대체 이 작은 마을 노스몬트엔 왜 이렇게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날까?

 

샘 호손 박사 심심하지 말라고?

 

무려 900편의 단편을 쓴 에드워드 D. 호크가 들려주는 노스몬트 야화~

매번 이야기의 시작은 누군가가 찾아오고 나이 든 샘 호손 박사가 자신의 활약상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다만 그 상대방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게 함정~

이 시리즈의 1편을 안 봐서 모르는 건가?

 

딱 한 번 다른 사람이 찾아왔는데

샘 호손 박사 때문에 잡혀서 감옥에 다녀온 사람이 방문합니다.

그리고 대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당신을 죽여 버렸을 텐데. 지금은 너무 지쳤네요."

 

 

샘 호손 박사의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마치 세헤라자데의 천일야화처럼 느껴집니다.

정말 불가능한 사건들을 기가 막히게 척척 해결하는 해결사 샘 호손 박사.

짧은 단편들이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가볍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필요하신 분들

스릴을 느끼고 싶지만 심각하고 싶지 않은 분들

장르소설 무서워하시는 분들

추리소설 좋아하지만 시간이 없는 분들

정말 짬짬이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샘 호손 박사의 두 번째 불가능 사건집>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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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뮤지컬 대본집
한아름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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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대본으로 만난 영웅.

 

 

작년 말에 영화 <영웅>이 개봉했습니다.

뮤지컬로는 15년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도 뮤지컬도 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네요.

그런데 이렇게 뮤지컬 대본집으로 <영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대본과 영화 시나리오를 읽어 봤지만 뮤지컬 대본은 처음입니다.

그래서인지 조금 색달랐어요.

뮤지컬이라 노래하는 부분이 지문으로 남겨 있어서 그저 읽기만 하니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뮤지컬을 보신 분들은 대사를 보시면서 멜로디가 생각나실지도 모르겠네요.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부터 순국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입니다.

이 대본집엔 뮤지컬 장면들이 사진으로 담겼습니다.

그리고 영웅이란 노래의 악보고 같이 실려 있습니다.

 

대본집을 읽는데 마음이 심란해집니다..

이렇게 어렵게 지켜낸 나라인데...

수많은 목숨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바쳐졌는데 작금의 현실이 너무 개탄스러웠습니다...

 





마침 넷플릭스에서 <영웅> 영화를 상영 중이라 대본집 읽은 김에 영화도 봤습니다.

대본집에 실린 노래 가사가 멜로디를 입고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어요.

제가 그렇게 어떤 노래일까? 궁금했던 노래들이었습니다.

 

장면들도 뮤지컬 무대가 아니라 영화라서 더 현실감 있었고요

배우분들도 모두 연기력 출중하신 분들이 맡아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재판 과정부터 순국에 이르기까지 대본집 읽을 때도 그랬지만 영화를 보면서 더 몰입돼서 계속 울었네요..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8장에서 거사 후 여순 관동대법원 재판장에서의 씬에서 "누가 죄인인가?"를 외치는 가운데 안중근 의사가 조목조목 일본의 죄를 말할 때 정말 마음이 복받쳤습니다.

 

 

(레시타티브) 모두 똑똑히 보시오!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를 살해한 미우라는 무죄,

이토를 쏴 죽인 나는 사형!

대체 일본법은 왜 이리 엉망이란 말입니까!

한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나 조국을 위해 죽는 것

이것이 참된 영광이니 나 기꺼이 받아들이나

여기 계신 모든 분들 저들의 거짓과 야욕에 속지 마시고

그들의 위선과 우리의 진실을 세계에 알려주시오!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곳은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 중근에게 보낸 수의를 건네받을 때 들리는 노래입니다.

글로 읽어도 영화로 보아도 정말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안중근 의사의 시신은 일제가 철저하게 유린하여 아무도 모르는 곳에 매장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죠...

 

<영웅> 뮤지컬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이 땅에 살수 있는 이유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일 겁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 평안해서 때론 안이해진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영웅>속 인물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잘 지켜가야 할 이유가 생기는 작품입니다.

 

다음에 뮤지컬을 보러 가야겠습니다.

영화라도 봐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도 뮤지컬 대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대본을 앞에 두고 영화를 봤더니 더 생생한 느낌이었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지신 분들을 기억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뮤지컬도 영화도 여의치 않으신 분들에게 <영웅> 대본집을 추천합니다.

내 마음으로 무대를 상상해 보는 기분도 꽤 벅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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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류 속의 섬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동훈 옮김 / 고유명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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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리 잘해 내지는 못했군. 그렇지 않은가?

 

 

 

이 문장이 <해류 속의 섬들>을 그리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관통하는 문장인 거 같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의미로 다가올 문장이 아닐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들이 그려내는 배경과 상황과 인물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느리게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면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자극적이지 않은데 자극적이고, 격렬하지 않은데 격렬하다.

처절하지 않은 표현 뒤로 처절한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느끼지 못할 만큼의 상실감이 마치 후광처럼 토머스 허드슨의 머리를 물들인다.

 

황새치 잡이 6시간의 사투는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킨다.

어른 보다 더한 집중력으로 싸웠던 데이비드, 그런 아들이 자랑스러웠던 허드슨은 그 찰나의 순간을 그림으로 남긴다.

첫 부인과 사이에서 태어난 톰과 둘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데이비드와 앤드루.

이 세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허드슨은 그들이 떠나고 남을 자신의 공허함을 걱정한다.

이 아름답고 뜨거웠던 한때는 마치 <운수 좋은 날>처럼 그의 인생에 커다란 낙인이 되었다.

그 이후로 그에게 들려온 소식은 행복했던 시절만큼이나 처참했으니까...

 

 

"무언가에 부딪혔거나 무언가가 와서 부딪쳤겠지."

 

 

인생은 언제 무언가가 와서 부딪혔거나 부딪칠지 알 수 없다.

모든 행복한 한때, 그리고 특별히 더 행복한 한 때는 그다음에 올 상실의 고통을 위해 준비된 것일 뿐...

 

"슬픔에는 종말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그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슬픔을 술로 둔감화 시키려던 그 마음.

그림도 그릴 수 없는 그 마음.

고양이에게 위로를 받는 그 마음.

담담하고 간결한 문장들이 그래서 더 외롭고 슬픈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세상은 전쟁 중이고 허드슨은 바다로 나간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은 내내 그의 곁에 머물고,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거 같다.

그 죽음이 자살일지 사고일지 그냥 일어나는 일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지막까지 그는 바다에 있었으니까...

 

작품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무턱대고 읽었다면 허드슨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까?

읽는 내내 헤밍웨이와 허드슨을 동일시해서인지 작품을 온전히 그대로 읽은 게 아닌 기분이 든다.

 

헤밍웨이 자신이 전쟁 속에 잃었던 것들을 허드슨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그 의미를 느껴보게 만든 거 같다.

허드슨의 공허함과 상실의 고통은 독자로 하여금 그 고통의 수위를 가늠하게 한다.

그것은 곧 헤밍웨이 자신의 고통과도 같다.

전쟁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살아났어도 살아있지 못하게 하는 괴물이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 상태는 그 무엇으로도 표현될 수 없을 것이다.

헤밍웨이가 스스로를 거둔 것도 더 이상 그 무엇으로도 표현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읽는 내내 망망대해를 떠도는 기분이었다..

그도 쓰는 내내 그러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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