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제안들 35
스타니스와프 이그나찌 비트키에비치 지음, 정보라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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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키에비치는 1927년 말에 <탐욕>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다. 이 작품은 작가에게 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근현대 소설사, 무르익은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문학사에 작지 않은 탑 하나를 세우게 하지 않았을까. 심지어 지난 세기말의 퇴폐주의적 또는 악마숭배적 묘사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데, 나는 이것이 비트키에비치가 아직도 세기말 주의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19세기 토마스 드 퀸시의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이나 미하일 불가코프의 <모르핀>을 통해 유추할 수 있듯이 당대까지는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던 ‘약물에 대한 관용’의 덕을 본 상태에서 글을 썼기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한 가지 감정이나 상황, 또는 사물에 관해 실로 무지막지하게 장황한, 게다가 독자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사법이 쏟아지는 문장을 읽을 때의 난처함을 매우 자주 실감할 수밖에 없다. 불어, 독어, 영어, 노어, 여기에 자국어인 폴란드 말까지 섞어 정말 유창하게 쏟아내는 말장난까지 합쳐지면 대략 난감하기 그지없다.

  책의 115쪽에 푸트리찌데스 텐키에르 라는 이름의 마흔두 살의 천재적이지만 공식적으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심한 장애인 작곡가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좀 길더라도 인용해보자.


  “스타인웨이 피아노에 다가가―연주하기 시작했다. (오, 세상에, 어떻게 연주했는지!!!) 마치 땅 밑의 인간 내장이 하늘로 폭발하는 것 같았으나, 그것은 지상의 하늘이 아니라 진실로 무한하고 공허한 우주적인 무의 하늘이었고, 그곳으로부터, 형이상학적인 돌풍의 구름들로부터, 납작하고 기어 다니는, 불타는 불모의 비밀의 가장 밑바닥까지 무너졌다. 세상의 결속은 삐걱거렸다. 멀리서부터 죽음의 안도감이 반짝였는데, 그것은 눈앞의 무한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초(超)신적인 고문의 바퀴에 시달려 망가진 무명의 신들의 부드러운 점으로 변한 죽음이었다.” (115~116쪽)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주에 관한 직접적인 묘사가 이것의 두어 배쯤 더 진행하고, 이어서 주인공 게네지프의 다양한 인식의 전환으로 이어지다가 지금 연주하는 텐키에르의 작곡 작업까지 계속되고, 문제는 비단非但, 위에 인용한 피아노 연주 상황이 아니더라도, 도대체 작가가 지금 무엇을 주장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자주” 벌어진다. 이리하여 독자는 환장할 지경이 된다.

  당신이 이 책을 구입했다면, 푸트리찌데스 텐키에르가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하는 115쪽까지 읽을 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할 것이다. 저 지점까지 읽었다 해서 좋아하지 마시라. 이제 책의 11.5%에 도달했을 뿐이니. 그렇다고 실망할 것도 없다. 다만 시간이 문제지 당신은 장황하게 펼쳐지는 다중인격 소유자와 대체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이 얼마나 허망하게 결말을 맞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만일 피아노 소리와 인류 역사의 사실상 마지막 작곡가인 텐키에르의 연주를 듣지 못하고 일단 책을 책꽂이에 꽂는다면, 당신이 다시 이 책을 읽어볼 것이라는 생각은 접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 책은, 적어도 6백쪽 정도 까지는 문장을 분리해 주어, 목적어, 서술어를 탐색해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분명하게 약쟁이였을 비트키에비치의 코카인에 빠진 형이상학적 문장을, 다시 얘기하건대, “해석하는 대신 직관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나는 그랬다. 나는 6백쪽, 6백쪽? 어쩌면 7백쪽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정말로 주장하는 바와는 상관없이 문장 속 구절과 단어들의 조합이 비록 구체적이지 않지만 마치 하늘에 뜬 구름 모습을 보고 닭장 속 암탉이 알을 두 개 낳았는지 세 개 낳았는지 짐작하는 것처럼 읽었다. 그래도 실망할 필요가 없는 것이, 8백쪽을 넘어가면서 어느새 작가의 문장과 표현이 익숙해졌는지 “직관적”보다는 더 향상된 책읽기가 가능했다. 소위 길이 보이더라는 말씀. 그리하여 한 번 더 읽으면 초독보다 훨씬 부드럽게 읽히겠지만, 아이고 어머니― 편히 쉬시기를― 그럴 마음이 지금은 눈곱만큼도 없다. 눈곱만큼도 없을 정도로 오랜만에 책 한 권 읽느라고 똥을 쌌다. 그것도 푸짐하게.

  이렇게 쓰고 보니, 거 참. 나야 일개 독자로 그저 읽기만 하는데도 이렇게 고생을 했는데, 이 작품을, 그것도 서문까지 합해 천 쪽이 넘는 길고, 길고, 또 길고 긴 데다가 문장까지 오리무중의 험한 “폴란드 어” 텍스트를 우리말로 번역한 역자 정보라는 이 고생을 해서 번역료 얼마를 받았을까? SF 소설에 관심이 없어 그렇지 역자 정보라가 <엽기 토끼>인가 <낭만 토끼>인가, 확인해보니 <저주 토끼>가 맞는데 이걸로 부커-인터내셔널 숏 리스트에 오른 작가란다. 하여간 이이도 <탐욕> 번역하느라고 얼마나 똥을 쌌을까? 팔자다, 팔자.


  평소의 독후감을 염두에 두면, 늦어도 지금쯤이면 작품의 줄거리가 조금 나와줘야 한다. 이 길고 읽기에 고통스러운, 그러나 기념비적인 장편소설을 정말로 읽을 독자가 있다면, 소설의 줄거리는 책방의 미리보기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정도로 끝을 내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면 저자와 역자가 조금 기분 상할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아참, 출판사 워크룸프레스도, 스토리는 분량과 비교해서 그리 복잡하지 않아 책의 9쪽에 실린 “이 책에 대하여”에 쓰인 내용이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고 최대로 많이 줄거리를 소개한 것일 터이다. 그래 지금은 줄거리나 작가 소개보다는 이 책이 어떤 면에서 독특한지에 관해 중점을 두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알랭 로그브리예와 나탈리 사로트 같은 프랑스 누보로망 계열의 작가를 떠올렸다. 로그브리예와 사로트가 사물과 순간을 포착해 완전히 건조한 상태에서 하이퍼 레알리즘 적 묘사를 한 것과 유사하게 비트키에비치는 등장인물의 유동적인 감정과 상태, 상황을 최대한 자세하게 표현하려 한 것 같았다. 누보로망 작가들과 달리 이이는 다분히 약물에 의존한 지경에서, 혹은 그 지경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보이는데, 실로 무수한 단어들을 기총소사하듯 난사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저 골치 아픈 누보로망 작가를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이제 열아홉 살이 된 주인공 게네지프의 아버지가 죽음을 맞아 장례식을 치루었으나 작가는 장례식 따위는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에 그걸 설명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잘라 말할 때였다. 그 다음이 게네지프가 자기 엄마보다 더 나이가 많은 이리나 브시에볼로도브나 티콘데로가 공주와 처음으로 이성간 섹스를 하기 위해 담을 넘다가 담장 위에 방범용으로 꽂아 놓은 깨진 유리조각에 손바닥을 심하게 베어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후에 공주가 치료를 해준다거나 따로 처치를 했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듯 작가가 곧바로 잊은 것일 거라고 짐작했을 때였다. 그러다가 저 뒤, 868쪽에 이르면 괄호를 치고 이런 선언을 한다.


  “우리 문학을 망치는 이 저주받을 자연 풍경과 분위기 묘사는 그만하자. 이런 배경에선 본질적인 것들을 만들어 낼 수가 없고 감상적인 이런 장면들 때문에 정교한 심리를 간과하게 된다.”


  이게 비트키에비치 소설, 적어도 <탐욕>의 진리일 것이다. 이 바탕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갖 사고를 치는 게네지프의 심리, 행동 변화가 중점이 된다. 게네지프는 책 속에서 여러가지 애칭으로 불린다. 지프치오, 지페크, 지프카, 지풀카, 지폰 등등. 슬라브 소설책을 처음 읽을 때 곤혹스러운 점 가운데 성명이 이름-부칭-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걸 아시아인 입장에서 보면 자기 마음대로 막 섞어 부르는 것 같은 점과, 많고도 많은 애칭 때문에 정작 누굴 지칭하는지 헷갈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선 주로 지프치오가 많이 쓰이고 가끔 게네지프와 지프치오는 같은 육체의 다른 인격으로 바뀐다. 그리하여 분명 같은 사람이지만 호칭을 바꿈으로 인격 변화를 설명하기도 한다.


  “나중에 그(게네지프)는 지프치오의 얼굴로 기어 나와서 그의 낯짝으로 기어들어 가 주둥이에 달라붙었고 모두들 이 젊은 생도의 눈에 나타난 이상한 표정에 놀랐다―이미 그것은 그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을 알지 못했다―그것은 이전의 인격과는 공통점이 아무것도 없는 바로 그 ‘후[後]심리적 인격이었다.” (755쪽)


  위의 인용은 게네지프가 처음으로 살인한 바로 직후에 그를 묘사한 것이다. 첫 살인? 그러면 나중에 누구를 또 죽이느냐고? 그렇다. 누구인지는 알려드리지 않겠지만 하여튼 그렇다.


  작품은 당시 시각에서 미래 소설로, 세계는 전부 공산화되었고, 폴란드만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하여 폴란드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경계를 이루는데, 이걸 의인화하자면 후심리적 인격인 게네지프 역시 하나의 경계라고 할 수 있을 것.

  여기에 중국이 새로운 공산주의의 대표주자로 등장해 키릴 황제가 다스리는 러시아의 모스크바까지 진격해 점령을 해버리고 이어서 폴란드까지 침공한다. 어떻게 중국이? 중국이 한자어를 버리고 알파벳을 받아들여 새로운 문자를 사용하니 이제껏 자신들이 만들어 왔던 놀라운 문화와 문명, 이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력까지 전 세계를 압도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의견이 놀라웠다.

  곤혹스러웠지만 한편 즐거웠던 책 읽기였다. 아무리 천 쪽이라지만 그깟 천 쪽을 읽기 위해 일 주일을 통째로 헌납해야 했던 즐거운 “고뮨”. 지금 말한 ‘고뮨’은 ‘고문toture’이다. 그런데 왜 ‘고뮨’이라 썼는지, 정말 알고 싶으시면 책을 읽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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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7-08 07: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카인에 빠진 형이상학적 문장이라...^^
환각상태에서 1000쪽의 분량!;;
읽으려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리뷰 첫머리에서 누보로망을 떠올렸는데... 역시 그렇군요.;;

Falstaff 2022-07-08 07:46   좋아요 3 | URL
읽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진도도 무척 느리게 나가더군요. 읽으면서, 이런 거 좋아하는 것도 팔자다, 팔자. 여러번 자조했습니다. 흑흑.....

mini74 2022-07-08 0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작가이름조차 읽기 힘들고 길군요 ㅎㅎ 전 이런 책이 있구나하는 걸로 하다가 독자가 환장할 지경이 되는 책이란 도대체 뭔가 궁금증이 생깁니다 거기다 옮긴이가 저주토끼의 정보라작가님이네요 !!!

Falstaff 2022-07-08 15:09   좋아요 1 | URL
하여튼 좀 특별한 경험이 될 겁니다. 힘차게 함 도전을 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전 책임지지 않습니다.
역자 정보라는 또 교정작업을 한 출판사 편집부 직원들이 얼마나 똥을 쌌는지 애닲아 하더라고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2-07-08 1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으셨군요. 전 그냥 고이 모셔두기만....ㅎ 리뷰 읽으니까 여름에 읽으면 죽겠는걸요? ㅋㅋㅋ

Falstaff 2022-07-08 15:11   좋아요 1 | URL
옙. 근데요, 언제 읽어도 비슷한 상황까지는 갈 거 같더라니까요!
뇌가 마구 얽히는 느낌이, 햐 참, 며칠 지속되는 겁니다.
ㅋㅋㅋㅋ 사셨으니 함 경험해보셔요. ㅋㅋㅋㅋㅋㅋㅋㅋ

VALIS 2022-07-08 1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결말부를 읽고 나면 이거 지금까지 고의로 읽기를 방해하려고 이렇게 썼나 싶기도 하네요 ㅋㅋ..

Falstaff 2022-07-08 15:13   좋아요 1 | URL
본문에도 썼다시피 애초에 스토리 중심으로 읽으시면 진도 빼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거 같네요.
모두 2부로 되어 있는데요, 1부, 450쪽까지가 불과 사흘에 걸쳐서 일어난 일일 정도로 약빤 문장이 충만해 있답니다. ㅎㅎㅎ

- 2022-07-08 12: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러니까 이 책은 약빨고 쓴 책이라는 거죠? ㅋㅋㅋㅋ 궁금하네요ㅋㅋㅋㅋㅋ (약이? 책이?)

Falstaff 2022-07-08 15:14   좋아요 3 | URL
옙. 진짜로 약 빨고 쓴 게 확실한 듯해요.
읽는 도중 뇌에 경련이 일어나 책 덮고 쐬주 병 깐 것도 며칠 된답니다.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8-10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골드문트님~

Falstaff 2022-08-11 06:40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그레이스 님도 축하합니다!

mini74 2022-08-10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골드문트님 저도 축하드려요 *^^*

Falstaff 2022-08-11 06:42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미니 님도 축하합니다! ^^

새파랑 2022-08-10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골드문트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Falstaff 2022-08-11 06:42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새파랑님도 축하합니다! ^^

이하라 2022-08-10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골드문트님^^

Falstaff 2022-08-11 06:43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이하라 님도 축하합니다! ^^
 
휴식의 정원 대산세계문학총서 125
바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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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진巴金. 쓰촨 성 청두 출신으로 루쉰魯迅, 라오서老舍와 더불어 중국 근대문학의 문호라고 일컫는다 하는 작가. 쓰촨四川 성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일찍이 중국의 시선, 다른 건 모르겠고 시 쓰는 거 하고 술 마시는 거 가지고 신선의 반열에 오른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흰고양이–검은고양이 론을 들고나와 대나무 장막으로 불린 중국의 개방을 선도하고, 죽은 다음에 화장을 해 대만 해협에 골분을 뿌려 통일 중국의 꿈을 기린 키 작은 거인 덩샤오핑鄧小平을 배출한 지역이다. 이 사람들은 태생이 쓰촨 성이다. 비록 출신은 다른 곳이지만 쓰촨 성, 특히 성도省都인 청두成都에서 천하 패업의 꿈을 이룰 기틀을 마련했지만 결국 한 여름 밤의 몽정으로 허무하게 끝나버린 인물로는 유비, 제갈량, 장비, 황충, 조운, 마초 등 촉한의 영웅들이었으나,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에게 쓰촨, 하면 역시 사천 탕수육, 사천 짜장 등으로 대표하는 저렴하고 매운 중국식 먹거리일 듯.

  바진은 1904년에 봉건 관료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나, 20세기 만을 살다 갈 것으로 추측했지만, 천만의 말씀. 신해혁명으로 인한 청 제국의 몰락, 5.4 운동, 중일전쟁, 국공합작과 내전,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문화혁명, 죽의 장막, 개방을 모두 거치고 대망의 21세기를 맞아 백세가 넘은 2005년에야 천국의 즐거움을 맛보기로 결정했을 정도로 오래 살았다. 스무 살 때 베이징 대학에 지원했지만 폐병 진단을 받아 입학 시험도 치루지 못하고 요양생활을 하게 되면서 무정부주의에 심취하게 된다. 그래도 원래 있는 집 아들이라 2년 후인 23세 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이때부터 바진이란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휴식의 정원>에 등장하는 중요한 조연 야오궈둥이 청두 출신 해외유학파로 대학에서 3년간 교수로 재직하고 2년간 공직에 근무하다 조기 퇴직한 30대 부르주아인 것이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게, 원래 다 해봐야 제대로 쓸 수 있는 거거든.

  책의 앞날개를 보면 이이의 본명이 리페이간(李芾甘)이라 나온다. 반면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중국시사문화사전엔 리야오탕(李堯棠)이라 실려 있어 독자를 헷갈리게 하는데, ‘페이간’은 옛 시절 사람들이 흔하게 쓰던 소위 자字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고산, 율곡, 추사, 백범, 미당 등의 호號를 사용했듯이 중국에선 의례 자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이 작품 <휴식의 정원>은 1944년, 샤오산과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그의 나이 마흔에 발표한 것으로 장편소설은 1946년을 끝으로 더 이상 쓰지 않았으니, 이걸 후기 작품이라 하기에는 백 살이 넘어까지 산 사람한테 우습기도 한데, 그럼 뭐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것이 상수이리라. 제목 “휴식의 정원”의 원제는”게원憩園”이다. 여기서 한자어 게憩는 ‘쉴 게’, “휴게실” 할 때의 게 자. 책의 ‘일러두기’에 쓰여 있기를 “이 책은 巴金의 憩園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라고 해서 별 생각 없이 憩를 ‘정’으로도 발음을 하는지, ‘정’으로 발음한다면 그 때는 무슨 뜻인지 궁금해 하마터면 미칠 뻔했다. 역시 문자는 우리나라 문자가 세계 제일이다.

  하여간 중국 사람들 내력 찾으면 복잡하기가 짝이 없다. 이 사람의 무정부주의 등 할 얘기 더 있는데 하고 싶은 말 다 하면 책 얘기는 언제 하나. 그만 하자.


  소설은 1인칭 관찰자 시점이다. 그리고 대단히 작위적이다.

  화자 ‘나’는 대학을 겨우 반 년 다니다가 학비를 대주던 숙부가 죽는 바람에 학업을 중단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해 그간 여섯 권의 (‘크게’라고 말할 정도로는)주목받지 못한 작품을 발표한 30대 중후반의 작가. 여태 상하이에서 활동하다가 여차저차하여 16년 만에 대후방이라 불리는 고향 청두에 들러 이름만 비까번쩍한 싸구려 ‘국제호텔’의 어둡고 좁은 방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대체로 오전에 소설을 쓰고 오후엔 청두 시내를 산보하는 루틴을 지니고 있는데 며칠 되지 않아 시내에서 소학교, 중등학교, 대학교 동창을 만난다. 이이가 바로 저 위에서 소개한 바 있는 야오궈둥, 유학파, 대학교수 3년, 공직 2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부모로부터 거액과 7~8백 무畝의 논마지기를 유증 받아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다 때려치우고는 스스로 얼리 리타이어를 이룬 룸펜 부르주아 인텔리겐치아다. 1무가 30평이니 750무 잡고, 22,500평. 대강 110 마지기. 게다가 땅 한 평 팔지 않고도 청두 시내의 큰 정원이 딸린 저택을 한날 한시에 딱 현금을 주고 샀을 정도로, 은행 금고 아래에 깔린 돈이 위에 쌓인 돈에 눌려 숨을 못 쉴 정도이다.

  야오궈둥. 중국에선 자신보다 나이가 많거나 같은 이들 중에서 친한 사람에게 앞에 늙을 로老(라오) 자를 쓴다. 그래 앞으로는 야오궈둥을 ‘라오야오’라고 칭한다. 이 라오야오가 ‘나’를 보고는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당장 ‘나’를 자기 집, 비까번쩍하기 이를 데 없는 저택의 아랫사랑으로 들이고는 쓰고 있는 소설이 완성될 때까지 머물게 한다. 라오야오는 청두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인 자오(趙) 씨 집안의 외동딸한테 장가를 들어 아들 (아명)샤오후(小虎)를 두었지만 아내가 일찍 저 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그래 자기보다 열 살 이상 어린 젊은 아내를 새로 얻어 둘이 지극히 사랑하며 살림을 꾸미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다 좋을 수 있나. 자오 집안의 안주인인 샤오후의 늙은 외할머니는 움딸이자 샤오후의 새엄마 완자오화(萬昭華)를 미워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줄창 어린 샤오후를 끼고 있으려 해서 학교도 나날이 결석이고 가끔 가더라도 땡땡이가 다반사였다. 그것도 그럴 수 있다 싶은데 문제는 외사촌들과 어울려 하는 짓이라고는 개망나니 짓에 어린 놈이 노름이고, 온갖 투정을 다 받아주어 아이가 갈수록 망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설 읽기로 세상의 위안을 삼고 있던 어린 아내 완자오화 앞에 이이가 좋게 생각하던 소설가 ‘나’가 등장했으니 야릇한 관계가 몽실몽실 피어날 수도 있으리라, 하고 김칫국 마셨다면 아서라, 얼른 꿈에서 깨는 게 좋다.

  왜 책의 제목이 <휴식의 정원>이냐 하면, 친구따라 들어간 친구의 저택 대문 상부 문틀에 큰 글씨로 “게원憩園”이라 쓰여 있고, 이 정원이 실로 크고 아름다워 가벼운 산책이 가능할 정도이며 작품이 끝날 때까지 중요한 관계를 맺을 청년 양(楊)도령과 친분을 맺기 때문이다. 양도령은 저택을 판 집안의 셋째 아들이 낳은 둘째 아들이다. 복잡할 거 없다. 대가족이 살다가 할아버지가 죽자 네 형제네가 집을 팔아 재산을 나누고 분가한 것이니. 당시 셋째 아들만 죽자고 집을 파는 걸 반대했지만 하여튼 그렇게 됐다. 이 셋째 나리의 둘째 아들이 저택의 정원에 들어와 동백꽃을 꺾어 가지고 가려는 장면에서 ‘나’와 관계가 시작되고, 양도령과 양도령의 아버지, 룸펜 부르주아로 하는 일이라고는 노름과 여색밖에 없던 한량으로 말년이 고단하게 된 양도령 집안의 내력을 알아가게 된다.

  눈치 채셨나? 라오야오의 외아들 샤오후가 나이를 먹는다면 혹시 모른다. 라오야오의 기대대로 성장하면서 심성이 저절로 곧아져 바른생활 사나이로 변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약 59배의 확률로 양씨 댁네 셋째 나리처럼 파락호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작품은 이렇게 두 가족, 선량한 심성을 가진 어린 아내 완자오화와 파락호 예비소년 샤오후를 둔 라오야오 가족, 헌신적인 효자 양도령과 파락호 출신이며 바야흐로 본격적인 말년 불행을 맞이하고 있는 셋째 나리를 둔 양씨 가족을 대비시키면서 1940년대 중국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양념처럼 마음씨 좋고 아름답기까지 한 완자오화의 대사를 통해 소설이 사회와 독자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더 노골적인 대사도 나오지만 그래도 조금 비유적인 완자오화의 말을 인용해보자.


  “세상사가 기쁨보다 슬픔이 더 많고, 무엇 하나 뜻대로 되는 게 없다는 건 잘 알아요. 하지만 소설가는 세상을 좀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잖아요. 눈물 흘리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모든 이가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을요.”


  ‘나’는 부르주아나 영웅들의 삶 대신 천민 프롤레타리아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주로 그들의 처참한 죽음이란 비극으로 결말짓는 소설가이지만, 라오야오와 양씨 가족, 거기다가 완자오화의 영향을 받아 결말을 바꾼다는데, 흠,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 웃펐다. 아무리 작가라도 자기가 쓰는 작품의 주인공을 자기 마음대로 죽이고 살리고?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이 작품에서? 알려드릴까? 따뜻해서 뭉클한 결말도 있고 역시 별로 개연성 없는 (그래서 작위적인) 처참한 죽음의 결말도 있다. 진짜다. 결말이 두 개다.

  하여튼 내가 읽기로는 야오가문과 양씨 가문의 절묘한 대비와 자기가 쓰고 있는 소설의 결말을 짓는 것 등, 처음부터 끝까지 현대중국의 문호 바진의 (작위적) 작품 구성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몰라도, 촌스러웠다. 다만 내용도 없고 아는 것도 없이 주둥이만 발랑 까진 독자의 감상이니 선택은 알아서 하시라. 단, 이건 분명히 하자. 난 일독을 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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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7-05 0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 내용 보다도 작가와 작가 출생지 등에 얽힌 다른 얘기가 더 재밌습니다.😁

Falstaff 2022-07-05 16:31   좋아요 0 | URL
ㅎㅎㅎ 고맙습니다. 저 위 명단에 관우가 빠졌습니다. 그이는 형주를 지키기 위해 한 번도 청두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육손, 여몽의 꾀에 빠져 죽고 말았거든요. ^^;;
 
켈트의 꿈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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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사가 이번엔 한 에이레 사람의 전기를 썼다. 로저 케이스먼트. 이 책을 쓰기 7년 전에도 페루 태생의 화가 폴 고갱과, 스페인-프랑스 혼혈 외할머니이자 노동조합 운동가이자 여성주의 운동가 플로라 트리스탕을 모델로 한 <천국은 다른 곳에>를 쓴 적도 있으니 별난 일은 아닐 터. <천국은….>을 통해 플로라 트리스탕이라는 여성 운동가를 처음 알았던 것과 같이 <켈트의 꿈>을 읽으면서 로저 케이스먼트를 알게 됐다.

  로저 케이스먼트는 1864년 9월, 더블린 교외 샌디코브에서, 8년간 인도에 주둔하던 영국기병연대 출신이자 자신의 아버지, 아들과 이름이 같은 로저 케이스먼트 대위의 딸(아그네스)-아들(찰스)-아들(톰)에 이은 네 번째 아이로 태어난다. 케이스먼트 가문은 18세기 이래 북아일랜드의 신교도적이고 친 영국적 지역인 얼스터의 중심지 앤트림 카운티에 정착한 앵글로-아이리시 프로테스탄트로, 얼스터 지역은 벨파스트의 서남쪽에 위치해 현재도 아일랜드 공화국의 영토가 아니라 영국 영토에 속해 있다. 당연히 성공회적 분위기에서 성장했으며, 우리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하여 지배를 받을 당시 일본인들이 조선 땅에서 누렸던 우월한 지위 비슷한 것을 태어나서부터 은근히 향유했을 것이다. 이 가족이 살던 북부 에이레의 정반대, 섬의 최남단에 터를 잡고 살던 앵글로-아이리시 프로테스탄트 가문 가운데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윌리엄 트레버.

  로저 케이스먼트 대위는 영국사람이 아니라 가톨릭을 믿는 에이레 여인 앤 젭슨과 결혼했는데, 앤은 혼인을 위해 개신교로 개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아들 로저가 네 살이 되던 때, 웨일스에 살고 있던 형제를 보러 갔다가 자식들로 하여금 가톨릭 영세를 받게 한다. 이렇게 로저 케이스먼트는 가톨릭 영세를 받은 성공회 교도가 되며, 이건 그의 삶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을 때 중요한 기재로 작용하지만 여기에 밝히지는 않겠다.

  그러니 주인공 로저 케이스먼트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약간 혼돈이 생겼을 수도 있다. 반half 잉글랜드, 반 에이레 인. 반half 성공회, 반 가톨릭. 이러한 가치의 혼돈은 천생 잉글랜드 사람이었던 아버지 로저, 할아버지 로저 케이스먼트와 완전하게 다른 길로 접어서는 첫번째 핀트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자, 뜸은 그만 들이고 무엇이 다른지 확 말해버리자.


  로저 케이스먼트는 전직 영국의 영사로, 아프리카 콩고와 페루의 아마존에서 현지인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과 살인행위, 수탈, 인신매매, 신체절단, 기아를 비롯한 노예상태가 각각 벨기에 레오폴드 2세와 영국에 법인을 둔 고무 채취 회사에 의하여 저질러지고 있음을 문명국 진영인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폭로해 식민지 내 원주민의 인권보호에 혁혁한 공을 세워 1911년에 기사Sir 작위를 받았고 (영국의 왕에게 작위를 받는다는 것이 내키지 않아 작위 수여식에는 병을 핑계로 참석하지 않기는 했지만), 외무부에서 퇴직할 당시엔 일찍이 김대중 대통령도 받은 바 있는 성마이클-성조지 훈장도 서훈받는다. 그러나 콩고와 아마존에서 유럽 제국에 의한 식민지 점령의 실체를 진저리치게 절감한 케이스먼트는 영국 외무부를 사퇴하기 이전부터 에이레 독립 단체에 깊숙하게 관여하기 시작했던 바, 유럽 국가에 의한 유럽 지역의 식민지는 통치 중에 피식민지 국민들에게 가하는 학대의 잔혹성만 비교적 가벼울 뿐 기본적으로 그들이 아프리카나 아마존에서 원주민을 학대하며 갖은 부를 독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진리를 체득한 때문이었다.

  어머니 앤 젭슨은 로저가 아홉 살 때 죽고 만다. 아버지 케이스먼트 대위는 이에 몹시 상심해 네 아이들을 자신의 작은 아버지에게 맡기고 호텔에서 숙식하며 고통과 고독에 반 미치광이 생활에 접어든다. 영매, 카드점, 유리구슬을 통해 죽은 아내와 교신에 열을 올리다가 로저가 갓 열두 살이 됐을 때 결핵으로 아내를 따라가고 마는데, 종조부는 3년을 더 학교에 보내고는 이제 더 이상 케이스먼트 대위로부터 보조금 없이 교육을 시킬 여력이 없어 이모네 가족이 있는 리버풀로 이사한다. 여기서 평생 가슴 속 연인과 비슷한 친구로 지낼 외사촌 누이, ‘지’라는 애칭으로 부를 거트루드 베니스터와 친하게 되고, 이모부가 오래 근무했던 영국-서아프리카 상선회사 엘더 뎀프스터 라인에 입사한다. 케이스먼트 대위는 로저가 어렸을 때부터 군대 시절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던 바, 백인이 밟아본 적이 없는 대자연의 통로를 개척한 일, 이 과정의 고통을 온몸으로 용맹스레 인내한 것, 자연의 장애물을 제거한 모험 등에 흥미가 많았던 로저 케이스먼트는 처음엔 회계일을 하다가 서아프리카에 세 번 다녀온 후, 회사를 그만 두고, 마치 프랑스 시인 랭보처럼 훌쩍 아프리카로 떠나버린다.

  로저 케이스먼트가 처음 생각했던 식민주의는 여전히 석기시대에 살며 때때로 식인의 습관마저 버리지 못한 원시상태의 원주민들에게, 원주민들을, 노예제와 식인이라는 악습을 끝내고, 아프리카 부족들을 야만의 상태에 가두었던 우상숭배와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키는 것, 소위 3C, Christianity, Civilization, Commerce, 기독교, 문명, 무역이란 삼성위를 바탕으로, 콩고 영토에 무역을 개방하고, 노예제도를 철폐하고 이교도들을 문명화 하며, 기독교화 하기 위한 선한 행위였다.

  로저는 빅토리아 호수 부근에서 행적이 사라진 위대한 인도주의자 탐험가인 리빙스턴을 다시 발견한 웨일스 출신의 미국 기자이자 사실상 냉혹한 원주민 탄압자였던 헨리 모턴 스탠리에게 열광하여 그의 수하에서 일하는 것으로 아프리카에서 첫 발을 뗀다. 얼마 안 있어 스탠리의 정체를 확인한 로저는 그에게,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로 인해 대장은 때때로 회한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십니까?”라고 질문하고,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자기 땅에서 원주민에 가한 무자비한 폭력을 전 세계에 고발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 동시에 콩고 현장과 원주민에 가하는 폭력에서 조국 에이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에게 조국은 케이스먼트 가문의 성공회-잉글랜드가 아니라 어머니 앤 젭슨의 에이레였기 때문에.


  이 책은 7백 쪽을 넘어가는 장편소설이다. 위에 쓴 것은 첫번째 파트인 “콩고” 까지를 아주 짤막하게 소개한 것에 불과하다. 이제 이 작품에 관해 말해보자. 아주 솔직하게 쓰겠다. 가끔 솔직하게 쓰면 생각지도 못한 저 음침한 구석에서 돌멩이가 날아와 눈두덩과 관자놀이를 때리는 경우가 있기도 한데, 엣다 모르겠다, 한 번 더 돌 맞고 아프다 싶으면 이까짓 독후감 냅다 지워버리고 또 한 석 달 책 안 읽으면 된다.

  영어에 능숙하신 분은 이 책을 읽는 대신 위키피디아에서 “Roger Casement”를 검색해보시는 건 어떻겠나. 능숙하지 않은 분은 자동 번역기를 돌리거나 하다못해 나무 위키를 보시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을 듯하다. 그게 정가 25,000원, 적지 않은 돈과 7백 쪽이 넘는 분량을 읽기 위해 시간을 투여하는 것보다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정말 많은 공을 들인 것처럼 보인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예컨대 콩고, 벨기에, 아마존, 아일랜드, 페루, 뉴욕, 런던, 스페인의 각지에서 숱한 사람과 도서관을 돌며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시대별로 정리한 다음, 그래도 빈 곳은 자신의 상상력을 사용해 적절하게 작품을 썼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위대한 인권주의자이며 실천가, 민족주의자, 혁명가이면서 반역자이기도 했던 파란만장한 삶을 마친 로저 케이스먼트. 이이를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이렇게 묘사한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체격, 그윽한 회색 눈, 검은 곱슬머리, 맑은 피부, 고른 치아, 절도 있고 신중하고 깔끔하고 친절하고 자상. 아일랜드 억양이 두드러지는 영어를 구사해 놀림감이 되기도 함. 진지하고 끈기있고 말수가 적은 소년. 지적인 준비가 잘 돼있지 않지만 노력파. 내성적인 성격. 금욕적인 습관 때문에 친구가 거의 없음. 골초.


  로저 케이스먼트가 체포되고, 가택수색에서 일기장이 발견되고, 일기장 안에서 당시는 물론이고 향후 50년 동안 혐오범죄 가운데 하나였던 동성애적 취향이 드러나, 동성애를 향한 성적 갈등의 해소에 관한 약간 쑥스러운 이야기를 억지로 결점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케이스먼트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자신의 신념을 위하여 추호도 뜻을 굽히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갖춘 정의남.

  일생을 통해 단 한 번, 전범국가 독일과 연합해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한 투쟁을 펼쳐야 한다는, 판단의 오류를 겪었을 뿐인 무결점의 사나이. 그를 위한 연대기. 이를 위해 꽉 짜여진, 그래서 독자는 그냥 읽어주기만 하면 될 뿐 책을 읽으며 결코 머리 굴릴 기회를 주지 않는 친절함. 그리하여 주인공 로저 케이스먼트는 자신의 신념에 관하여 조금의 의심도 없는데, 세상에 이런 인간도 있는가. 나는 전기물이 아닌 “현대” 소설로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게 뭡니까? 그래도 명색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인데 말이지. 왜? 아예 논문을 쓰시지 그랬을까?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띈 문장 하나.

  “삶은 갑자기 소극笑劇으로 바뀌는 연극처럼 부조리한 것이 아닐까?”




* 요사가 아닌 다른 작가가 이 책을 썼다면 별 넷을 주었을 것이다. 그의 전작들로 한껏 고양된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점이 나로 하여금 별 하나를 더 깎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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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7-01 0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사가 쓴 ‘소설’ 얘기 맞지요??
요사에게 던질 짱돌을 찾아야….

Falstaff 2022-07-01 06:01   좋아요 1 | URL
ㅎㅎㅎ
주인공을 너무 전형화 시켜서 오히려 반감이 생기더라고요. 아예 내놓고 전기나 평전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쓰기엔 또 소설가 특유의 창작욕이 내버려두지 않았던가 봅니다.
뭐 짱돌 씩이나요. 혹시 사셨어요? 그럼 몰라도.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7-01 0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고 이 책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안타깝네요. 요사 예전 책이나 찾아봐야겠네요. ㅠㅠ

Falstaff 2022-07-02 08:08   좋아요 1 | URL
ㅎㅎ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그렇지 객관적으로 보면..... 특히 3부에서 더 그런데, 재미 없어요. ㅋㅋㅋㅋ

coolcat329 2022-07-01 0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저 케이스먼트라는 아일랜드 독립운동가의 전기소설이군요.
이 책 비싸더라구요. ㅎ
요사가 썼기에 세개! 작가에 대한 골드문트님의 애정이라고 봐도 되겠죠?

Falstaff 2022-07-02 08:09   좋아요 2 | URL
옙. 그렇습니다.
제가 요사를 많이 좋아합니다. 번역해 나온 그의 책은 거의 다 읽었거든요.
전 <천국은 다른 곳에>가 제일 좋았답니다. ^^

포스트잇 2022-07-01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사가 왜 이 인물의 전기소설을 쓰고 싶었을까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봐야겠습니다.
궁금하고 기대하는 책을 먼저 읽어보신 분들의 이런 소중한 후기, 고맙습니다.^^

Falstaff 2022-07-02 08:12   좋아요 1 | URL
요사의 특기 가운데 하나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독재자들을 한 명씩 돌려 까는 거였는데 이젠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하여튼 페루를 비롯한 그곳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 거 같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원주민 학대를 지적하고, 반식민주의와 독립을 주장한 로저 케이스먼트라면 당연히 요사가 주목할 만한 인물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레이스 2022-07-01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안사고 기다렀는데... 일단 빌려봐야겠네요^^
이런 리뷰 넘 감사해요 ~

Falstaff 2022-07-02 08:13   좋아요 1 | URL
옙. 대출해 읽는 게 갑입니다!!!! ㅋㅋㅋ
 
전쟁론 - 전면완역개정판 카이로스총서 41
카알 폰 클라우제비츠 지음, 김만수 옮김 / 갈무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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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 필립 고트리프 폰 클라우제비츠는 1780년에 태어나 약간의 학교 교육을 받고 12세에 입대한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완전히 소년병이지만 당시 유럽의 명문가에서는 흔한 일이었으며, 이런 전통은 20세기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이어져 13세인가 14세의 소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도 군사학교에 입학해 다니다가 도무지 견디지 못하고 2학년 과정을 마친 다음에 중퇴를 하고 만다. 그의 첫 장편소설 <도시와 개들>에 실탄 사격을 포함한 각개전투 훈련 장면도 나온다.

  더구나 클라우제비츠의 소년기로 말하자면 아홉 살 때인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여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자유, 평등, 그리고 인권 사상이 주변국으로 전파되는 것을 틀어막기 위하여 1792년에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연합군을 결성해 프랑스와 전쟁을 벌일 당시였다. 혁명의 분기점은 1793년.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머리통이 몸과 분리되자마자 영국의 지원(약속)을 받아 왕당파 랑뜨낙 후작의 지휘 아래 저 유명한 방데 내전이 벌어지고 (빅토르 위고의 마지막 작품 <93년> 참조), 영국 해군의 지원을 받은 왕당파 프랑스 해군이 툴롱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성공하지도 못한 채 공화군의 코르시카 촌놈 나폴레오네 디 부오나파르테, 프랑스어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장군으로 승진시키기만 한다. 이런 와중이었으니 그간 숱한 전쟁 끝에 건강한 남자들은 이미 다 죽어 자빠진 터에 12세면 어떻고 13세면 어떤가, 그저 배꼽 아래에 꼬다리만 달렸다 하면 총과 칼을 주고 전쟁터로 밀어 넣을 수밖에.

  실제로 클라우제비츠는 13세에 마인츠에서 처음으로 전투에 참여했고, 이후 몇 년 간 라인 전투에 투입되어 복무한다. 그가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워 소위 출세가도를 달렸다면 당대의 고전인 <전쟁론>을 쓸 지성을 갖추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6세 때인 1796년부터 1801년까지 좀 한가한 부대에 배치 받아 거의 독학으로 프랑스 혁명과 전쟁사, 정치 등을 공부하다가 1801년에 베를린 군사학교에 입학해 04년엔 수석으로 졸업한다. 그러나 상대는 당대 최고의 전략가인 보나파르트. 클라우제비츠는 1806년에, 마렝고 전투, 아우스터리츠 전투와 더불어 나폴레옹의 3대 승전이라고 일컫는 예나 전투에 프로이센의 아우구스트 왕자의 부관으로 참전했다가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쌍코피를 줄줄 흘리고 포로로 잡히는 바람에 파리에서 1년을 머물며 견식을 높이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온갖 전쟁터, 심지어 러시아 군대에 합류해 대 나폴레옹 전까지 두루 겪은 클라우제비츠는, 아는 것이 많은 인간들이 가끔 그렇듯이, 자기가 속한 군대에서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해서 전선에 배치되는 영광과 거리가 먼 베를린 일반 군사학교의 교장으로 12년 동안 근무하는데, 여기서 이 <전쟁론>의 대부분을 집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12살 소년병이 50세의 완숙한 나이가 된 1830년, 보병 출신 클라우제비츠는 드디어 폴란드의 브레슬라우에 있는 포병부대 감독관으로 발령을 받았지만 적군의 총탄이 아니라 고열과 설사로 북유럽을 덮었던 콜레라에 걸려 몇 날 며칠 동안 피똥을 싸다가 1831년, 쉰한 살의 나이로 숟가락을 놓고 만다. <전쟁론>을 미완성 유작으로 남겨 놓은 채. 하긴 당시에 쉰한 살이면 살 만큼 살긴 했다.


  클라우제비츠는 19세기 초의 시각으로 “현대전쟁”과 “최신 전쟁술”에 관한 책을 썼다. 원래 해군이 되고 싶어했던 보나파르트와 달리 오직 육군 경험만 있는 클라우제비츠 입장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병력은 보병, 포병, 기마병, 이렇게 세가지였다. 소총은 1분에 8발 정도를 발사할 수 있었고, 규격이 비슷해서 적군으로부터 탈취한 대포에 아군의 포탄을 장전해 발사할 수도 있었다.

  무슨 말씀이냐 하면, 이젠 클라우제비츠가 주장하는 전략, 전술, 전투, 전투력, 방어, 공격 같은 것이 거의 쓸모가 없어졌다는 거다. 지금은 GPS와 항공기, 미사일을 통해 오차 1미터 미만의 정밀 타격으로 목적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괴하고, 전세계의 TV 시청자들이 파괴와 학살의 장면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시대 아닌가 말이지. 이 당대의 고전은 옛 시절,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교련 수업을 받던 때에나 어울릴 텍스트. 하지만 색인까지 1,128쪽, 정가 55,000원. 본전 생각나서 꾸역꾸역 다 읽었다.

  이 책의 전제사항은 문명국과 문명국 간의 전쟁이다. 쉬운 이야기로 유럽 국가 간의 정치적 다툼을 가장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할 때 왕실과 귀족 등의 계급이, 한편으로 죽어 자빠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탈을 피할 수 없었던 평민들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은 채, ① 적의 국경에 있는 영토 일부를 점령하든지 ② 적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서 이쪽의 어떠한 평화협정에도 따르게 하려는 목적으로 적에게 무제한적 폭력을 무자비하게 구사하는 행위이다. 유럽 인종들 가운데 소위 명예를 아는 귀족이나 부르주아의 경우, 흔히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선택하는 것이 결투이듯, 전쟁이란 나라 간 대규모로 확대된 결투일 뿐이다. 그렇게 인식이 박혀 있으니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툭하면 서로 전쟁을 벌이지 않았겠는가 말이지.

  다른 전제사항은 적도 아군과 마찬가지로, 아니면 적어도 상당히 유사한 수준의 전투력과 군대의 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이다. 즉, 카를 폰, 귀족들만 쓸 수 있는 관사 von에서 보듯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모든 전쟁은 문명적인 인간들 간의 다툼일 뿐, 유럽 제국주의자들에 의하여 벌어진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살육, 점령, 식민통치 전쟁에 관하여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들은 클라우제비츠의 생각으로 말씀드리자면 아직 인간으로 진화하기 직전으로, 인간과 가장 유사한 포유동물일 뿐이기 때문이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이 책에서 당시의 현대 전쟁에 관하여 서술을 했으니 훌륭한 최고 지휘관의 모델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가 프로이센 사람이라 예의상, 그리고 사실 전쟁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기도 한 18세기의 전쟁 영웅 프리드리히 2세, 프로이센에선 프리드리히 대왕이라 숭앙하는 전쟁광을 첫번째 모델로 했고, 당연히 19세기에 가장 많은 인간의 목숨을 거두어 간 인간, 혁명이란 춤은 프랑스 인민들이 추었지만 혁명의 영광을 홀랑 따먹어버린 코르시카 촌놈 출신의 자칭 황제 부오나파르테를 두번째 모델로 삼았다. 이들이라고 모든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아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사적인 의미가 아니라 전쟁의 결과와 그 결과를 만든 원인에 초점을 맞춰 전쟁을 수행하는 동안의 위험, 육체적 고통, 불확실성, 우연, 최고 지휘관의 재능, 전쟁 천재의 활약, 전쟁 중의 지성 등을 설명한다.

  그러나 다시 말하거니와, 클라우제비츠가 이제(19세기 초엽)는 다시는 2차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당시의 마라톤 전투가 일어날 수 없다고 했듯이, 2백년 후인 지금은 다시는 프리드리히 2세의 호엔프리트베르크 전투나 보나파르트의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 이제 전쟁이라고 하면 이미 죽고나서 근 80년이나 흐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경구가 훨씬 더 와 닿는다.


  “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가 사용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4차 세계대전의 가장 중요한 무기는 돌과 나무 막대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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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6-28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연 써주신 글을 읽어 보니
18-19세기 당대의 전쟁론은
드론이며 각종 최첨단 현대
무기가 등장한 현재에 적용
시키기가 무리이지 않나 싶
습니다.

그저 왕년의 고전으로 보면
될 듯 합니다.

나폴레오네 부오나파르테는
확실히 운빨이 쵝오였던 사
내인가 봅니다.

Falstaff 2022-06-29 06:04   좋아요 1 | URL
오, 나폴레옹은 운빨보다 전쟁을 통해 한 세기에 가장 많은 젊은이들을 살해한 천재적인 사이코패스로 기록되어야 할 거 같아요. 이때 건장한 남자들이 몰살을 당해서 프랑스 남자의 씨알이 작아졌다는 말도 있습니다.

바람돌이 2022-06-28 1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값을 보니 본전생각이 안날수 없을듯요. ㅎㅎ 저 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보는것도 재밌긴 하겠는데 역시 분량은 확 부담이네요. ㅎㅎ

Falstaff 2022-06-29 06:05   좋아요 1 | URL
이 책은 권해드리고 싶지 않네요. 무엇보다도요, 지루합니다. ㅎㅎㅎ

그레이스 2022-06-28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값 아까워서 읽어야하는데 분량이나 내용면에서 주저하게 되는 책이예요!^^

Falstaff 2022-06-29 06:06   좋아요 1 | URL
그러니 안 사고 도서관 가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사서 안 읽는 것보다 얼마나 좋습니까. ^^
 
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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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민음사 2005년 판으로 읽었는데요, 주저하지 마시고 읽으셔요! 아직 아옌데 삼부작을 시작하지 않으셨다면 <운명의 딸>, <세피아빛 초상>, <영혼의 집> 순서로 읽는 것이 제일 좋을 듯합니다. 무엇보다 이래야 작품의 시대 순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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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06-25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혼의 집만 읽었는데 골드문트님 얘기하신 순서대로 2권 읽고 다시 읽어보면 되겠네요! 2009년에 읽어서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백년의 고독만큼 강한 인상만!

Falstaff 2022-06-25 21:30   좋아요 3 | URL
저도 영혼의 집 읽고, 이거 뭥미? 마르케스의 수양딸이야? 했었더랬습니다. ㅋㅋㅋ

moonnight 2022-06-25 12: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혼의 집만 읽었는데요. 순서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관함에 넣습니다. 읽고싶어요!

Falstaff 2022-06-25 21:31   좋아요 4 | URL
그게 작품을 쓴 순서가 아니고요, 소설 속 일가의 연대기 순서라는 의미입니다. ^^;

coolcat329 2022-06-25 13: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알겠습니다! 기쁘게도 하나도 안 읽었습니다. ㅋ

Falstaff 2022-06-25 21:35   좋아요 4 | URL
아옌데 삼부작, 무지 재미나요. 얼른 읽어보셔요.
이사벨이 칠레 민주화 대통령으로 피노체트 일당에 의하여 총 맞아 죽은 살바도르 아옌데의 조카인 건 아시죠? 삼부작은 거기까지 진행한답니다.
칠레 현대사가 애초에 목적인 듯했어요.

coolcat329 2022-06-25 21:41   좋아요 4 | URL
네~알고 있습니다. 골드문트님 특별 추천이니 꼭 읽어보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독서가 한량 심씨 2022-06-25 22: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 수 배워갑니다.

Falstaff 2022-06-26 08:45   좋아요 1 | URL
에구, 부끄럽게시리..... ^^;;

바람돌이 2022-06-25 22: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쁘게도 하나도 안읽었습니다. 골드문트님 순서 외워야지.... ^^

Falstaff 2022-06-26 08:4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재미난 책입니다. 소위 환상적 ˝리얼리즘˝ 계열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mini74 2022-06-27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피아빛만 가지지 못한 ㅎㅎ 이 순서대로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골드문트님 *^^*

Falstaff 2022-06-28 08:39   좋아요 1 | URL
옙. 정말 재미난 삼부작이예요. 차차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

잠자냥 2022-07-11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걸 제가 이제야 봤네요. 이사벨 아옌데 처음이라 순서대로 읽어도 좋았을 것을... 그러나!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엄청나게 재미나더군요.

Falstaff 2022-07-11 11:32   좋아요 1 | URL
그죠, 그죠? 이거 무척 재밌지요? ㅎㅎㅎㅎ 으쓱으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