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협주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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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과 함께 깊어진 복수의 결말은??!!]

 

어떤 죄를 지은 의뢰인이라도 반드시 승리하고 마는 무소불위의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 그는 30년 전 여자아이를 끔찍하게 살해했던 전과가 있습니다. 짐승의 마음을 가진 소년이었지만 교화를 통해 이제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느끼고 속죄를 위해 살아가는 변호사라고 할까요. 평판이 그리 좋지 않은 의뢰인들도 거절하지 않고 변호하는 탓에 사방에 적도 많지만 실력만큼은 확실합니다. 미코시바의 과거를 알게 된 사람들이 그를 징계할 것을 요구하며 보낸 8백 통이 넘는 징계 청구서. 그 와중에 그의 충실한 직원인 요코는 외국계 컨설턴트 도모하라 살해 누명을 쓰고 체포됩니다. 요코의 변호를 맡고나서야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된 미코시바는 요코의 본적과 과거를 조사하던 중 요코가 자신과 같은 지역 출신임을 알게 됩니다. 그가 '사하라 미도리'를 살해한 바로 그 지역이요.

 

시리즈의 4권인 [악덕의 윤무곡] 이후 무려 4년 만에 돌아온 미코시바 레이지입니다.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속 주요 캐릭터를 대부분 애정하지만 저에게 미코시바 레이지는 특별해요. 완전히 미워할 수도, 그렇다고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기도 힘듭니다. 과거의 죄를 속죄하는 인간이라면 어떤 범죄를 저질렀어도 용서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여전히 고개를 젓게 되지만, 또 미코시바를 보고 있으면 속죄하는 인간의 가능성을 인정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으로 초조하게 미코시바 사건 파일을 들여다보면서, 결국에는 어쨌든 그가 재판에서만큼은 시원하게 이겨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요즘 독서 정체기를 겪고 있는 저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듯, 전개가 시원해요. 자신을 짓밟으려는 인간들에게 말이든 행동이든 되갚아주기 위해 반격하는 미코시바의 모습은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그의 과거를 절대 없던 일로 할 수도 없고, 제가 만약 사하라 미도리의 가족이라면 끝까지 그를 용서할 수도 없겠지만 세상에는 음습한 악의를 지니고 아닌 척 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비겁한 짓을 해놓고 몰랐다는 둥 발뺌을 하고, 이것은 다 너의 잘못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의 면면을 확인하는 것은 괴로웠어요. 게다가 선량한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들의 심리라니요.

 

"선량한 사람을 왜 미워할까요?"

"자신은 선량하지 않으니까. 인간은 대부분 빛을 우러러보며 자신은 저렇게 될 수 없다고 절망하지. 선량한 사람들이 자기 수준으로 떨어지고 타락하기만을 기다리는 거야.

p 197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교차되어 벌어진 범행.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꼬인 이 사건 또한 미코시바의 손에서 너무나 쉽게 풀어집니다. '이혼 후 300일 문제'와 인터넷상의 무책임한 거짓 선동, 권리 남용 문제 등 사회 문제를 깊이 파고듬과 동시에 속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 재미와 가슴 뭉클함도 함께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결국 저는 또 이렇게 미코시바 레이지를 응원하고 맙니다. 그의 속죄가 계속되길 바라면서요!!

 

**출판사 <블루홀식스>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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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의 파수꾼 이판사판
신카와 호타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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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재든지 재미있게 만들어버리는 이판사판 시리즈!! 낯선 웨딩업계를 소재로 했지만 이번에도 당연히 재미있을 것이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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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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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거짓말로 인해 역사가 바뀌었다니,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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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만이라도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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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뜨거운 밤 뒤에 우리를 지탱해주는 평범한 삶]

 

자칭타칭 저는 공사다망한 사람입니다. 아이들을 낳고나서는 주로 아이들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더라고요. 주말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 오히려 직장에 있을 때 더 마음 놓고 쉴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가끔 한숨이 나올 때가 있죠. 시간이 등 뒤에서 나를 떠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 느껴보신 적 있을까요? 나는 천천히 가고 싶은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간의 급류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듯한 기분이요. 제가 요즘 그렇습니다아! 한 템포 쉬어가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글, 소소한 기쁨을 되새겨주는 글들이 좋더라고요,

 

마스다 미리를 좋아하는 독자들도 많은데, 저는 그럭저럭인 편이었어요. 그러던 것이 [엄마라는 여자], [아빠라는 남자]라는 책을 읽고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 그녀의 작품은 주로 에세이만 읽어왔던 저에게 마스다 미리의 '소설'이라는 것은 꽤 낯설었어요. 과연 어떤 소설이 탄생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었다가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했더랬습니다. [딱 한 번만이라도]는 일상을 그저 살아내고 있던 히나코와 야요이가 각자의 일탈을 경험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는 작품이에요.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돌싱인 언니 야요이와 파견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솔로로 생활해온 동생 히나코. 성격도 살아온 삶의 궤적도 서로 다른 두 사람이지만 딱 하나 공통점이 있지만 현실에 치여 꿈이나 환상을 꿈 꿀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 두 사람에게 화려한 삶을 사는 이모 기요코가 충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함께 180만 엔이 드는 브라질 패키지 여행을 떠나지 않겠느냐고요! 180만 엔이면 우리 돈으로 1800만원 정도. 그 동안 모아온 돈을 한방에 쏟아부어 브라질 여행을 떠난다? 저는 엄두도 못낼 것 같아요. 무엇보다 브라질이 동경하던 나라도 아니었고요. 히나코는 충동적으로 브라질로 여행을 떠나고, 그런 히나코를 어이없어 하면서도 야요이는 하루하루 예전의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의 목록을 정해 하나씩 실현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 있지만 같은 것을 찾아 헤매는 이들의 일탈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끝을 맺게 될까요.

 

두 사람을 보면서 나는 과연 일탈할 수 있을까, 지금 내 상황에서 일탈은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굳이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옆지기와 아이들만 두고 주말 호캉스를 떠나는 것, 원하는 물건을 앞뒤 재보지 않고 한 달에 하나라도 사보는 것-등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제 일상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거예요. 이 두 자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각각의 경험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엮이면서 핑크빛 미래를 꿈꿔보기도 하지만 현실은 잔혹한 면이 있기에 현실인 거니까요.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현실감을 주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범한 현실에서 약간의 일탈만으로도 새로운 기분이 들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열심히 이 삶을 살아내는 것. 누구나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누구에게나 각자의 짐은 있는 거니까요. 어쩐지 요시모토 바나나님의 작풍도 느껴지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제가 제 시간 속에서 적정 속도로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출판사 <소미미디어> 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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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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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고 소중했던 그 때의 여름]

 

8년 전 첫사랑인 아마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기리. 아마네가 단순 사고가 아니라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그 죄책감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살아온 거예요. 그의 시간은 8년 전 그 날에 멈춘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느 날, 기리 앞에 자신이 아마네의 여동생이라고 주장하는 소녀 유키네가 등장해서 아마네는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살해당한 것 같다고 말해요. 범인은 소꿉친구들 중 하나라는 충격적인 사실과 타임 리프를 통해 언니를 구해달라는 간절한 부탁까지요. 이게 대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의심되는 가운데, 유키네의 말대로 거듭 타임 리프 하게 되는 기리. 과연 그는 과거를 바꾸고 현재까지 변화시켜 아마네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사실 작품의 첫 이미지가 전혀 타임 리프스럽지 않아서(그렇다면 타임 리프다운 건 또 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만) '설마 진짜 타임 리프가 가능하겠어? 유키네가 비유적으로 말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타임 리프를 하더라고요!! 후회가 남아 있는 순간으로 타임 리프해서 그 후회를 없애고 나면 다시 현재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과거를 바꿨으니 돌아온 현재도 바뀌어 있겠죠. 처음에는 아마네의 죽음만을 막기 위해 타임 리프 했던 기리는, 사고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요. 아마네가 세상을 떠난 이후 절친한 친구들과 멀어지게 된 이유, 자신만 슬프고 힘든 인생이라 생각했지만 누구나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과거를 바꿀 수 있을지, 아마네의 죽음을 막고 현재까지 바꿀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차 기리와 기리의 친구들인 치아키, 야부코, 못치, 마리나도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중 어느 하나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리가 과거를 바꾸는 탓에 다른 사람이 희생당하는 현재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돼요. 열 여덟, 청춘이기에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었던 걸까요. 자신 뿐만 아니라 친구들 또한 고통스러웠음을 알게 된 기리가 결국 모두의 행복을 위해 눈물로 거듭하는 타임 리프를 보면서 가슴이 저릿해져왔습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별'은 바로 피터팬이 팅커벨과 사는 별이라고 하죠. 어른이 되지 않은 채 이대로 게속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었지만, 사고 이후 어쩌면 원치 않게 훨씬 빨리 어른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를 아이들.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로 피터팬이 찾아와주길 바랐던 유키네. 모두의 이야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진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합니다. 신비롭고 애틋한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에 일어났던 일. 그 때 그 시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싶지 않으세요??!!

 

**출판사 <모모>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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