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12월 내맘대로 좋은책!

 
"파이의 반전, 파이의 선전, 파이 화이팅!"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몇번을 썼다 지웠다 반복했다.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정작 입밖으로 내어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는 경우가 있다. 이 소설도 그렇다. 그저 솔직하게, 짧게 말하자. 어린 소년(파이)이 사나운 호랑이와 함께 22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한 이야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가 사랑하는 가족을 한순간 잃고, 언제 자기를 해칠지 모르는 호랑이와 공존 아닌 공존을 하면서도, 끝끝내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한 소년의 이야기라니.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3일에 끊어 읽었다. 사실 끊어 읽는 독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소설의 경우. 3부로 나뉘어진 이 책의 1부는 예상 외로 길다. 태평양에 홀로, 아니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난파한 이야기는 100여 페이지가 넘어가야 비로소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 3부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알지 못했다. 그저 재미있네, 흠. 이러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머리를 감다가 깨달았다. 아, 바로 그런 내용의 소설이었구나! 뒤통수를 퍽 얻어맞은 느낌(사실 아직도 얼얼하다). 이 소설의 구성이 의미하는 바,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라는 말의 의미. 살면 살수록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는 우리네 삶을 지탱하는 '무엇'의 의미. 그러니까 희망, 혹은 이야기의 기능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책을, 소설을 계속 읽는 이유. 뭐, 이런 것들에 대한 선명한 깨달음이랄까. 아주 수월하게 빠르게 읽히면서도 그 안에 삶이 있다. 역시 정말 훌륭한 작품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씌어지는 법이다. 새삼 생각한다. (알라딘 입사 후 내 마음을 뒤흔든 몇 권의 책 중에 차오원쉬엔의 소설과 <내 생애의 아이들>이 있었다. 결국 또다시 소년(들)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오랜만이다. SF를 읽으며 인식의 변화, 아, 세상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란 것은. 이야기는 단단하고, 구성도 흠잡을 데 없다. 한눈 팔지 말고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지적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책. (공대생 개그 중에, '정의'라는 단어를 들으면 문과생은 'justice'라는 영어단어를 떠올리고 공대생은 'definition'을 떠올린다는 예가 있다. 정말 그렇다. 전형적인 문과생인 나로선 '네 인생의 이야기' 중 페르마의 최단시간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오, 이런 식의 인식이 가능하군, 하며 놀랐다. 과학과 종교가 잇닿을 수 잇는 지점이 무엇인지 얼핏 알 것도 같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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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 최악의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매일매일 새로운, 아니 같은 일에 치인다. 추리소설은 너무 많이 나온다. 새 작가 대신 뜬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만난다.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감동이 필요하다. 글,이란 걸 쓴지가 너무 오래 되었다. 마음은 각박하고 친구와 지인 사이에 놓인 사람이 주변에 가득하다.(불편하다) 정작 필요한 샌들 대신 다른 소비를 계속 한다. **번째 생일은 조용히 지나가고 동료들과 우리끼리만 알 수 있는 농담을 나누며 흐드러지게 웃는다. 고작 열명 안쪽의 인원밖에 웃기지 못하는 농담이라니, 조금 슬프다. 문제는 이게 눈을 가리고 하는 게임이라는 것. 시계의 톱니바퀴인 것마냥 의미를 찾지 못한다. 집착하지 않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에 여전히 걷고 있다. 나는 아직도 포기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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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Fithele > 책장을 덮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게 만드는
핑거포스트, 1663 1 - 네 개의 우상
이언 피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서해문집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작년에 [다빈치 코드]를 필두로 역사추리/스릴러 붐이 일어서 개인적으로 편애하는 장르의 책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그 바람에 [옥스퍼드의 4증인]이라는 이름으로 이전에 나왔다가 막상 구하려고 보니 절판됐던 이 물건도 예전 제목과는 전혀 비슷하지도 않은 이 제목을 달고 재간되었는데... 그 많은 소설에 대한 한탄아닌 한탄으로 빠지기 전에 얼른 결론만 말하면, 많은 역사 소설이 초유의 베스트셀러였던 [장미의 이름]의 이름을 선전 문구에 달고 나왔어도 그 이름값을 하는 책은 드물었다. 알라딘 마을 분들의 추천을 받고 재간을 사서 읽기 시작한 이 [핑거포스트 1663]도 그 베스트셀러의 이름을 등에 업고 있었기에 구입을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다른 리뷰어들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름값은 물론이고, [장미의 이름]과는 전혀 다른 재미를 선사해 주어서 비교당하는 게 아까울 정도였다. [장미...]가 그 엄청난 박학과 중세 유럽의 문화 전반을 이용한 세밀하고 멋진 묘사로 가득한 대신 얘기 타래를 풀어 나가는 형식 자체는 너무나 솔직한 본격 미스터리인 데 반해, 이 책은 비록 사건의 내용은 거창하지 않고 묘사는 간명하며 역사 왜곡의 기미까지 보이고 있는데도 서로 다른 4 사람의 동일한 사건에 대한 증언, 이라는 그 독특한 형식 때문에 "푸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별이 10개가 허용된다면 10개를 주고 싶어지는 책으로 그 퀄리티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거나 다름없는 게 신기할 뿐이다.

이런 독특한 구성으로 인해 독자가 얻는 재미는 고전 미스터리에서 얻는 "누가 로저 래빗을 죽였나?" 보다는, "누구의 말이, 무엇이 거짓말인가?" 라는 문제를 풀어 나가는 재미. 첫 진술, 즉 마르코 다 콜라의 진술이 그렇게 눈길을 끌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당한 사건은 실제 단순하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해 보이고, 본토인의 반응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영국의 역사적 인물들의 기행은 한국에서 번역판을 읽는 문외한에게는 생소해 보인다. 작가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는지 이태리인의 눈으로 본 영국의 꼴사나움(?)을 묘사하여 이야기를 양념하고 있고, 번역본에도 실존인물 리스트를 잠깐 소개하여 이해를 돕는 배려를 했다.

어쨌든, 진정한 재미는 잭 프레스콧의 진술로부터 시작된다. 콜라의 진술을 머릿속에 넣은 독자는, 당분간 프레스콧의 진술에만 의존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교묘한 글쓰기 탓에 프레스콧이란 사람은 자신이 적고 있는 자화상과는 상당히 다른 인물이라는 사실을 주지하기 때문에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명과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환각 내지 음모론으로 가득찬 안개 덮인 가시밭길을 뚫고 손톱만한 '진실'이라도 건지기 위해 머리를 쓰기 시작한다. 물론 그 진실이란 "누가 그로브 박사를 죽였나?" 라는 의문, 앞서 나온 증인이 한 진술의 진위 여부, 그리고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대로 "4대 우상"에 사로잡힌 인간의 오해, 편견, 권위에 기대는 경향, 맹목 등으로 인해 손가락 사이로 흘러 없어졌는지도 모르는 잃어버린 퍼즐 조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술의 진위를 가리며 퍼즐 조각을 찾아 헤매는 독자에게 있어 첫 증인 콜라를 제외한 나머지 세 증인이 털어 놓는 스토리가 마치 수면 아래의 빙산이 그 위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것처럼 황당한 스케일로 부풀어 올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가장 재미있었고 책장이 휙휙 넘어가던 파트는 대부분이 음모론이나 다름없어서 꼭 실존 인물이 나오는 무협지나 야사 같던 월리스 박사의 증언이었다. 마지막 장의 제목은 다른 우상이 아니라 자칭 이정표(Fingerpost)인데, 베이컨의 논지를 따라 진상을 밝혀도 얻을 게 없을 사람이 진상을 밝힌다고 자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당한 경험 탓에 상당히 수상쩍게 읽힐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함을 자아낸다. 

게다가 그 진상이란 것도 역시 앞서 말한 인간의 편견과 경험이라는 절대 벗을 수 없는 옷에 싸여 있으니 더욱 황망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이 소설 전체가 "진실이란 무엇인가"라는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한 거대한 농담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제목에도 언급했듯이,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권당 몇백 페이지가 넘는 긴 책을 고통스럽게 읽은 기억도 싸악 잊고 머리 속에 들어 앉은 퍼즐 조각에 빠진 데가 없는지 다시한번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 이유도 그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전 2권에 한 권당 만원이 넘는 가격이 압박이라면 압박인데, 새로 나온 보급판 2권 세트는 조금 싸졌기 때문에 구입은 그 쪽을 추천하고 싶다. 번역이 상당히 잘 되었기도 하지만 이 정도로 글을 간명하면서도 교묘하게 쓸 수 있는 작가라면 다른 저서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미술사 시리즈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 

한 가지 옥의 티가 있다면 역자 후기를 1권에 합본해 놨는데, 멋모르고 넘어갔다가 2권의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서 조금 김이 샜다. 역자 분이 시대 배경 내지는 이 책의 주제인 "우상" 이야기를 자세히 적어 주셨기 때문에, 완전히 다 읽고 난 다음 후기가 읽혀서 독자가 그동안 해 온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실제로 본인도 2권의 책장을 덮고 나서 1권의 후기를 다시 들쳐 보았다.

ps. 5백만 권의 장서가 있다는 보들리안 도서관이 영국 작가들에게 미친 영향을 콜린 덱스터에 이어 여기서도 실감했다. 당신들은 축복 받으신 거예요......

 

책 없이 못사는 사람, 친구가 놀러와도 책을 붙들고 놓지 못하는 사람을 '책벌레'라고 합니다. 사각사각, 책을 갉아먹는 상상을 해봅니다. 물론 실제로는 아주 맛이 없겠지만, 책은 정말 훌륭한 영혼의 양식이지요. 당신이 책벌레라면 열광할, 책에 미친 사람의 이야기들, 그리고 언제나 일방적으로 읽히기만 하던 책들이 입을 열어 털어놓는 수다를 한번 들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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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 직원인 내가 도서정가제 법안에 대해 말해봤자, 그건 너희쪽 입장이야 라는 말밖에 못들을 거라 참고 있었는데, 도저히 못참겠다.  

엊그제 완전 도서정가제 법안이 국회에 안건으로 올라갔다. 내용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서정가제를 강화하여, 마일리지, 사은품 행사, 쿠폰, 구간.신간 구분없이 모든 종류의 할인을 일체 불가한다는 것. 추진하고 있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논리는 아래와 같다.

1. "책은 공공적이고 문화적인 속성상 일반 공산품처럼 무조건적인 할인경쟁이 적용되는 성격의 상품이 아니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

2. "할인경쟁이 얼핏 소비자들에겐 이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할인을 대비해 책값을 올리는 거품현상이 등장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팔리는 책만 취급하게 돼 다양성이 사라져 좋은 책이 나올 기회가 봉쇄될 우려가 크다."

* 법안을 발의한 우상호 의원은 "위기에 처한 출판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서정가제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개정안이 별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 공공적이고 문화적인 무엇은(책을 가리켜 '상품'이라 말하는 것을 무척 꺼리시는 모양이니) 할인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화도 연극 등등도 할인을 하는데 책은 다른가? 스크린쿼터처럼 일정 정도 보호가 필요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 현재도 도서정가제 실시 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도 상품 맞다. 도서관 서가에 꽂혀 극소수의 사람만 알아봐줄 수 있는 고귀한 무엇이 아니란 말이다. 많이 읽히고 널리 알려지기 위해 마케팅도 필요하고 홍보도 필요한 무엇이란 말이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책이 과연 '공공적이고 문화적'이기는 한가?

2. 책값이 오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상품들처럼 책값 역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상승하기 마련이다. 일전에 종이값 상승도 있었고, 전적으로 인터넷 서점의 할인 때문에 책값이 올랐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할인해 팔면 '팔리는 책만 취급하게 돼 다양성이 사라져 좋은 책이 나올 기회가 사라진다'니. 지나가던 개도 웃을 소리다. 어차피 정가제라 신간은 10% 밖에 할인 못한다. 어설픈 책 아무리 싸게 팔아봤자 절대 안 팔린다. 좋은 책은 결국 그 자신의 몫을 제대로 찾아가더라. 도서정가제 하면 '안 팔리던 좋은 책'이 많이 팔릴까. 그나마 팔리던 좋은 책들도 덜 팔릴 거다. 그리고 다양성을 해친다니. 우리는 매일매일 수권의 책을 훑어본다. 책 나름의 가치를 찾아 적절히 프로모션할 수 있도록. 인터넷 서점의 메인 도서는 매주 토요일자 신문의 북섹션처럼 담당자의 책 검토와 회의를 거쳐 선정된다. 좋은 책이 묻히는 일이 없도록 일종의 '미디어' 역할을 한단 말이다. 그리고 독자서평 역시 마찬가지. 누구나 매일 서점에 직접 나가서 신간을 체크할 수는 없는 일. 그런 정보를 걸러 제공하는 우리는 도서산업에 전혀 기여를 못하고 있단 말인가. 

* 무엇보다 화가 나는 건 위기에 처한 출판산업이 마치 인터넷 서점의 할인 때문인듯 말하는 태도이다. 왜 위기의 원인을 밖에서만 찾는가. 아무리 시장이 어렵다어렵다 하지만, 양질의 베스트셀러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업계 탓도 크다. 우리도 책을 사랑하고, 좋은 책을 찾아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잊을만 하면 인터넷 서점을 들쑤시며 책 더 싸게 팔지 못해 혈안이 된 장사꾼 취급을 하니 너무 화가 난다. 출판업계를 구제하기 위해 도서정가제를 개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니, 하. 그래봤자 중소 서점들 쉽게 못살린다. 그런 논리라면, 대형 마트 때문에 망해가는 동네 슈퍼마켓을 위해서는 왜 조치하지 않나. 완전 도서정가제 실시해봤자 어차피 대형 오프라인 서점만 잘될테고, 이미 자리를 잡은 상위 인터넷 서점은 큰 타격 없을 거다. 그리고 이 법안 개정에서 '소비자'의 입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직 서련의 입장만 있을 뿐.  오프라인 서점에도 쿠폰북/회원제 마일리지가 있고 일반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에서도 쿠폰/도장 등의 수단을 이용하는데, 우리는 그냥 책만 등록해놓고 알아서 사가세요. 손놓고 있으란 말인가. 인터넷 서점 수익률이야 개선되겠지만, 이렇게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것이 올바른 시장의 발전방향이라 할 수 있는가. 온라인 서점은 점포 비용이 안 들기 때문에 거기서 발생하는 이익을 고객에게 일정 정도 돌려주는 측면에서 추가 할인이 가능해진다. 소비자 입장에서 당연하기도 하고. 그것도 불만인가. 그래 봤자 결국 파이만 줄어들 거란 말이다. 제기랄.

(너무 화가 나 횡설수설 쓴 글이라 내일이면 삭제할지도 모르니, 혹시라도 퍼가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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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sea 2005-04-0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공공적이고 문화적인 무엇은~" : 책 안 읽는 사람들이 이런 소리 잘 하죠. 책 안 읽는 사람들이 책을 고상한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어디 높은 곳에 올려두려고 해요. 책마다 저마다의 마땅한 자리가 있는 것인데 그런 걸 모르고서요. 책을 정말 사랑하는 것은 좋은 책들이 제 자리 찾아서, 더 넓게 퍼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말이죠.. 어떤 상품의 가치는 결국 독자들의 마음 속에 각기 자리잡는 것인데, 답답합니다.

2) "할인해 팔면 팔리는 책만 취급하게 돼 다양성이 사라져 결국 좋은 책이 나올 기회가 사라진다" : 그럼 정말 베스트만 갖춰 놓고 파는 동네 서점들부터 문 닫으라고 하세요!  가까운 동네 서점 옆에 두고 굳이 교보나 영풍 나가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모르는군요. "다양한 종류의 책을 비교해가면서 여유있게 고르고 싶다." (주인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이거 아닌가요?

인터넷 서점 인문사회 인문사회 담당인 제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고 열통터지는 발언입니다. 저 위에서 "공공적이고 문화적인 무엇" 이라고 말하는 책의 주요 대상일 인문사회 분야의 책들 일수록, 출판사에서는 더더욱 인터넷서점 홍보에 중점을 둡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들 출판사에서는 그나마 인터넷 서점이 책의 진가를 알아주는 독자분들을 만나는 거의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초판의 나머지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과 도서관 납품이죠.)

별도의 영업력 없이도, 정말 책만을 갖고서도 메인 화면에 올릴 수 있는 곳, 편집자 추천도 받고, 독자 서평도 받으면서 책의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이 인터넷 서점이라는 겁니다. 지방 어디에 가서 동네 서점에가서, 초판 2천부 찍었다는 인문서 제목 말하고 찾아달라고 해보세요. 그 책의 제목이 뭐냐고 물으면서(서점 운영하시는 분들이 책에 대해 몰라서가 아니라, 정말 그 책이 거기까지는 홍보가 안 된 탓에) 이름하고 연락처 적어두고 가면 알아보고 연락주겠다고 할 겁니다.

3) "할인경쟁이 얼핏 소비자들에겐 이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할인을 대비해 책값을 올리는 거품현상이 등장하고 있고" : 어느 상품이건 가격은 오르게 되어있죠. 일단 이에 대해 논하려면 인터넷 서점들이 생긴 이후 책 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다른 상품의 가격과 대비해서 상승폭이 어떤지, 종이라던가 인건비라던가 제반 비용의 상승폭은 어떤지 조목조목 밝힌 자료를 제시하세요. 그래야 토론을 하죠. 

경제학을 잘 모르는 제가,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경쟁이 있는 시장이라서 가격이 올랐다. 경쟁이 없는 시장이라면 다시 가격이 내릴 것이다. " 라는 논리는 어이 없네요. 완전 도서정가제 됐다고 합시다. 인건비, 제작비는 매년 오릅니다. 책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는 줄겠지만 그래도 시장은 분명하게 존재하겠죠. 그때 출판사들이 나서서 말합니다. "제작비 상승으로 지금의 가격으로는 도저히 출판을 할 수 없다." 그러면 가격 올리는거죠? 할인이 없으면 가격 거품이 꺼진다는 말은.... 참으로, 참으로 희한합니다.

4) 저 역시 무엇보다 화가나는 것은, 인터넷 서점을 바라보는 서련이나 언론의 시각입니다.

"문제는 이들 인터넷 서점들이 실제로는 이런 할인판매로 손해를 보면서도 책 의외의 다른 상품들을 팔기 위해 손님을 모으려고 책을 집객용 미끼상품으로 쓰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겨레, 2005년 4월 2일자] -> 길게 말할 것 없습니다. 알라딘을 이용하시는 고객분들은 이 이야기가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아실 겁니다.

"예스24, 알라딘 등 대표적인 온라인 서점도 책 판매 이외에 음반, 티켓, DVD, 의류, 화장품 등을 함께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로 변모해 도서부문 매출이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오히려 인터넷 구매에 익숙해진 독자층을 유지하면서 수익구조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경향신문 2005년 4월 2일자] -> 이런이런... 푸하하하. 인터넷 서점의 'ㄱ' 자도 모르시지요? 독자분들이 왜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지, 동네 서점의 어떤 점에 불편함과 부당함을 느껴온 것인지 역시 모르시지요?

* 완전 도서정가제를 추진하는 분들, 특히 온라인 서점의 할인 경쟁에 화살을 돌리시는 분들, 마치 그것 때문에 도서 시장이 죽어간다고 목소리를 높이시는 분들께 말하고 싶습니다. 인터넷 서점의 편집회의를 한번만 보시라고요. 우리는 좋은 책을 찾아 더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그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 입니다.

서련이나 온라인 서점이나 책의 사랑하는 정도는 누가 더 크거나 작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은 이렇게 다릅니다. 우리는 책이 보다 쉽게, 부담 없이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그 문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시장을 활성화 하는 데 있어 접근성을 높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출판 시장의 위기, 특히 인문시장의 위기는 다른 방향에서 짚어볼 문제입니다. 정말 독자층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독자들이 원하는 책이 부족한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어떤 책에 만든이의 주장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책에 생명력을 넣어줄 독자들의 시각, 눈높이를 세심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되짚어 물어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좋은 책 만들어 놨으니, 알아서 사가라, 이런 책도 못 알아보니 정말 답답하다." 는 식의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물어야 합니다.

우리의 '고상한'  책이, 할인 경쟁 때문에 죽어간다니...정말이지 이게 무슨 소리랍니까?


그루 2005-04-0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답하고 짜증만나는군요. 정말 할인이 없어지면 책의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렇게 가두어만 두면 책의 소비량이 더 줄어들 것이 불보듯 뻔 한데 저 치들은 뭘 보고 있는건가요..

글 지우지 마세요. too

2005-04-05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18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찌리릿 > 영구 완전도서정가제가 실시되야 출판계를 살릴 수 있다고?

문제. 다음 보기1, 2)번에 A, B, C, D를 대입하면 참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보기1)  A때문에 B이 생겨났다.
보기2)  C를 한다면 D이 생긴다.
 
A : 인터넷서점 할인
B : 출판계 다 죽는 현상
C : 완전도서정가제
D : 출판계가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
 
그렇다면 보기 1)2)가 "참"이 될 확률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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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다가 편집팀 동료가  "완전 도서정가제 실시된데요"라고 하길래, "에이~ 장난하슈~ 현 도서정가제가 2007년까진데, 아직 많이 남았는데, 또 개정이 되려고.. 게다가 이 법 자체가 원래 한시적으로 하려고 했던 법안인데.. 영구 완전도서정가제라니.. 말도 안돼~"하면서 뭔가 잘못 본게 아니냐며 웃으며 밥을 먹었다. 돌아와서 뉴스를 검색해보니... 이런.. 정말로 "완전 도서정가제"를 하려고 법안을 제출했단다. 아니,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가 언제 도대체 여기까지 이야기가 진전되었단 말인가?
 
내가 인터넷서점에 근무하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인터넷서점에서 일하기 전에도 반대였고, 내 머리로 암만 생각해봐도 '할인을 하지 말아야 출판업계가 발전한다'는 논리를 이해할 수가 없다. "책은 할인해서 파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라고 하는 말은 부분 긍정한다고 쳐도,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좋지도 않은 책, 필요하지도 않은 책, 할인만 한다는 더 좋은 책 놔두고 나쁜 책을 산다는 말인가?
 
신간 10% 할인이라는 한계도 없애고, 구간과 잡지까지 완전 정가제, 거기에다가 인터넷서점의 배송료까지 생기면, 정말로 안 팔리던 분야의 책들이 팔리고, 동네 서점들이 활기를 찾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전혀 아니다. 
 
인터넷서점 할인폭을 생각해서 책값을 높게 책정한다는데, 그건 그럴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정가제를 한다고 해서 출판사들이 책값을 더 내릴까? '아파트 원가 공개'처럼 '책값 원가 공개' 정책을 펼쳐서, 모든 출판사들이 책 한권 낼 때마다 원가를 공개한다면 모를까.. 이런 주장은 뻥에 가깝다.
 
영구 완전도서정가제, "완전히 영구같은 도서정가제"다. 
 
그리고, 사실 관계는 명확히 해야한다. 기자들 왜 이런지 모르겠다. 알라딘과 예스24에 '화장품몰'이 있기는 하고, 예스24의 경우 mp3플레이어도 팔지만,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 도서 매출 비중과 다른 부문의 매출은 비교할 대상도 아니고, 도서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도서 부문 매출이 줄었고, 대신 다른 상품을 팔아먹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도서를 판다'는 기사는 악랄한 사기다. 아니 어떤 미친 인터넷서점에서 화장품을 팔기 위해서 책을 할인해서 사이트 오라고 유혹할까...
 
그리고 아래 기사의 마지막에서 우상호의원은 "위기에 처한 출판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서정가제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만큼 개정안이 별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과연 누구와 누구와의 공감대인가? 과연 소비자, 네티즌들의 몇 퍼센트가 완전도서정가제에 찬성할 것인가? 과연 이것이 철없는, 한치 앞도 못 보는 어리석은 소비자기 때문일까?
 
과연 누구를 위해 해야하는 도서정가제일까? 오프라인 서점? 유통업자? 아니다. 모두 아니다. 다같이 죽자는 것인지? 과연 이렇게 해서 안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
 
누가, 우둔한 나를 위해, 도서정가제를 실시하면 인문/사회/순수과학 분야 도서가 많이 나오고 팔리며, 오프라인 서점도 많이 생겨나고 매출도 많아지고, 양서가 많아지는, 지금 보다 나은 출판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
 
단순히 인터넷서점 못될 것 같다고 화내는 게 아니다. 난 인터넷서점에 근무하면서 인터넷서점이 출판업계를 망치고, 사람들에게 할인율 높은 책만 사게하려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좋은 책을 잘 추천해서 많은 이들이 보게끔 만들고, 책 읽는 문화를 만들려 노력하지 않았다면 벼락을 맞아도 좋다.
오프라인 서점의 어려움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WinWin이 아닌 DieDie 게임을 뛰자는 당신들이 너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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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수술대 오른다
[한겨레 2005-04-01 17:42]
[한겨레] 출판계의 논란거리인 도서정가제(출판 및 인쇄진흥법)가 개정될 전망이다. 완전 도서정가제를 위한 출판및 인쇄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열린우리당 간사 우상호 의원의 발의로 이달 중으로 국회 상임위원회에 제출된다. 그동안 도서정가제 개정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다음달 6일 도서정가제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해 여론수렴을 거쳐,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되도록 전력투구하고 있다.

■ 도서정가제란?=도서정가제는 책을 출판사가 정한 가격대로 독자에게 판매하는 제도로 책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2003년 2월 도입돼 2007년까지 시행되는 한시법이다. 발행 1년 이내의 책에 한해 의무적으로 정가 판매를 하는 대신 인터넷 서점의 경우에만 1년 이내의 책을 10% 할인해 팔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책값을 고정시키는 이런 제도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채택하고 있다. 세계적 시장을 가진 미국을 빼면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출판 선진국들 대부분이 이 도서정가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 서점 변칙할인 금지 5년 한시법→항구적 법안
발행 1년 넘어도 정가 판매 출판사 할인신청 길은 터놔


■ 무엇이 문제인가=규정은 이렇지만 온라인 서점들이 ‘마일리지제도’(누적점수제)를 활용해 실제로는 1년 이내의 신간도 20% 이상 할인 판매하고 있고, 책 한 권을 사면 덤으로 한 권을 더 주는 ‘1+1’ 등의 변칙 할인제도 등도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들 인터넷 서점들이 실제로는 이런 할인판매로 손해를 보면서도 책 이외의 다른 상품들을 팔기 위해 손님을 모으려고 책을 집객용 미끼상품으로 쓰면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인터넷 서점과는 달리 책을 할인할 수 없어 경영위기로 몰리고 있는 일반 서점들이 도서정가제가 원래 취지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다 내용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서련쪽은 “책은 공공적이고 문화적인 속성상 일반 공산품처럼 무조건적인 할인경쟁이 적용되는 성격의 상품이 아니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할인경쟁이 얼핏 소비자들에겐 이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할인을 대비해 책 값을 올리는 거품현상이 등장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팔리는 책만 취급하게 돼 책의 다양성이 사라져 좋은 책이 나올 기회가 봉쇄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 어떻게 개정되나=변칙할인을 봉쇄하기 위해 사은품, 누적점수제, 할인쿠폰 등을 금지하는 조항이 신설돼 완전히 정가대로만 팔게 된다. 또한 발행 1년이 넘는 간행물은 10% 이상 할인해도 되는 현행 조항도 삭제해 구간 할인도 사라지게 된다. 대신 출판사쪽이 출판한 지 오래된 책을 할인해 팔기를 원할 경우 별도 심의기구에 신청하면 심의를 거쳐 깎아 팔 수 있도록 허락받는 길을 열어놓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이런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잡지도 이런 적용을 받게 된다. 또한 도서정가제를 5년 한시법으로 규정하던 조항도 삭제해 도서정가제가 항구적 법안으로 바뀌게 된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위기에 처한 출판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도서정가제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만큼 개정안이 별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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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홈쇼핑 할인금지’ 도서정가제 법안추진
[경향신문 2005-04-01 17:39]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은 1일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시행돼야 한다’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회장 이창연·이하 서련)의 제의를 받아들여 국회의원 23명의 동의를 받은 ‘출판 및 인쇄진흥법’ 개정안을 의안과에 접수했다. 오는 6일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연 뒤 문화관광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온라인 서점·할인점·홈쇼핑 등을 통한 도서의 할인판매를 완전히 금지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발행한 지 1년 이내의 신간은 온라인 서점에서 10% 할인혜택을 주고 1년이 지난 구간은 정가제의 제한을 받지 않도록 돼 있는데 할인혜택과 함께 신간·구간의 구별도 없애자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구매의 편의를 제외하고는 온·오프라인 서점간의 가격차별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창연 서련 회장은 “현행법에서 온라인 서점의 할인폭을 10%로 제한했으나 마일리지 제도, 무료배송을 감안하면 신간의 할인폭이 30%에 이른다”면서 “이는 출판산업의 기반을 붕괴시킬 뿐 아니라 할인을 고려한 책 가격 책정으로 오히려 오프라인 소비자에게 손해가 돌아간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상품에 비해 생명력이 긴 책을 구간·신간으로 구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서련측은 1997년 5,407개이던 서점 수가 지난해 9월 현재 2,205개로 감소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출판업계도 서련측 주장에 원칙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박맹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김혜경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도서정가제를 지지하며 서점유통망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대형출판사들이 온라인 서점이나 홈쇼핑 채널을 통해 구간·전집류를 대폭 할인판매해 큰 수익을 올리는 건 사실이지만 출판계 전체로 볼 때 책의 할인판매가 출판사간의 빈익빈 부익부를 가중시키고 장기적으로 출판산업에 도움이 안된다는 데 대한 공감대는 이뤄진 상태다.

2002년 현행 ‘출판 및 인쇄진흥법’ 제정 당시 도서정가제에 극력 반대했던 온라인 서점들도 잠잠해진 상태다. 초기에는 할인판매로 인해 오프라인 서점의 구매자를 끌어들였으나 경쟁심화로 수익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예스24’ ‘알라딘’ 등 대표적인 온라인 서점도 책 판매 이외에 음반·티켓·DVD·의류·화장품 등을 함께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로 변모해 도서부문 매출이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오히려 인터넷 구매에 익숙해진 독자층을 유지하면서 수익구조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 누구 맘대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인터넷서점까지 같이 싸잡아 비난을 받게하자는 의도인가?)

완전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 곳은 공정거래위원회, 규제개혁위원회와 소비자단체 쪽이다. 도서정가제가 소비자의 손해를 담보로 업계 이익을 보장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향후 도서정가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2003년 2월27일부터 시행된 도서정가제 조항은 5년 한시조항으로 올해부터는 실용서, 2007년부터는 학습참고서가 정가제 적용에서 벗어나도록 돼 있다.

출판계 관계자는 “일부 할인판매를 허용했던 현행 도서정가제에 동조했던 출판사들도 현재 완전 도서정가제 시행쪽으로 많이 돌아섰다”면서 “출판계의 의지에 따라 완전 도서정가제가 시행될 수도 있다”(==> 누구 맘대로 출판사들도 완전 도서정가제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하는가? 출판계의 의지에 따라 완전도서정가제가 시행될 수 있다고? 이런 답답한 양반들... ㅠ.ㅠ)고 말했다. 한편 문화관광부는 “경제관련부처, 소비자단체의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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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2 0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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