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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미스터리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드 황후는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듯, 왕관을 쓰기 직전 런던 시민들의 원망을 사고 말았다. 인간성을 좀 장착하면 좋으련만,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 상관없는 일이겠지. 스티븐 왕이 모드 왕후의 볼모가 되어 있어서 언제 풀려날지 모르겠지만 풀려난다고해서 전쟁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이 내란은 언제쯤 끝이 날지 모르겠다.
황후의 같은 편이었던 주교와 서로 대치중에 애꿎은 사람들만 죽어가고 주교는 대놓고 수녀원을 향해서 불화살을 쏘았다고 한다.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면 망가뜨리는 자신의 신념을 확고하게 전달하는 주교다. 캐드펠과 휴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정보를 주고 받는다.
하이드 수도원이 파괴되면서 그곳을 떠나 피신처를 찾은 두 수사가 수도원에 도착했다.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에는 저 두건만한 것이 없다. 몸이 성치 않은 휴밀리스 수사와 그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피데일리스 수사에 대해서 무성한 소문 그리고 부수도 원장이 흡족할만한 사실이 드러난다.

휴밀리스 수사는 한때 십자군 전쟁의 영웅으로 그때 입은 상처로 인해 곧 죽을날을 받아둔 사람이었다. 그런 몸 상태로 그동안 버티어 왔다는게 대단할 정도 였다. 그에게 약혼자가 있었는데 그 여인을 찾기 위한 끈질긴 추적이 시작된다. 휴밀리스 수사는 약속은 생명처럼 여기는 사람이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3년전 그의 약혼녀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지 못해서 맘이 편치 않았다. 정말 그녀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내란에 휘말려서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를 첫눈에 사랑하게 된 휴밀리스 이전의 그의 부하가 그녀를 끝까지 찾아보겠다고 한다.
예로부터 수도원은 어려운 일에 처한 이들을 도와주고 쉬었다 가기에 좋은 곳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수도원장님과 캐드펠 수사와 같은 분들만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과 늘 그렇듯이 다 좋을 순 없다는 생각이다. 부수도원장은 나쁜일이라면 기가막히게 냄새를 맡고 제롬수사와 함께 나름 명분을 가지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수도원을 지키고 있다. 그들만의 정의는 그저 그들만의 사적인 이유일뿐이지만 말이다.

이번에는 피데일리스 수사가 뭔가 숨기고 있는 사실을 빠르게 눈치챘다. 위대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캐드펠 수사는 늘 정의롭고 진실한 사람들의 편에서 빠르게 움직여준다. 신의 전령사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어떤일이든 타이밍이 너무 중요하다. 자칫 무슨일이 벌어질까봐 걱정되었지만 지혜로운 사람들은 어려운 난관을 이토록 훌륭하게 잘 넘어선다. 그래서 다행이었고 훌륭한 마무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