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괴 아파트 1 - 지하 12층의 수상한 가족
도미야스 요코 지음, 야마무라 고지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토토로를 보면서 숲의 정령도 살던 곳에서 살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멧돼지도 삶의 터전이 사라져 가니, 먹을 것을 구하러 어쩔 수 없이 도로나 민가로 내려옵니다. 사람도 멧돼지도 서로 무섭습니다. 뭔가 대책이 생겨서 서로 원만하게 타협하면서 살아가면 좋을 텐데요.
문서를 주고받고 땅을 사고팔지만 그곳이 땅 주인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예전부터 살아오던 그 무언가가 있을 테니까요. 숲이었던 곳에 원래 살고 있는 요괴들이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이곳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니까요. 누구든지 살던 곳에서 보장도 받지 못하고 쫓겨난다면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 요괴 중의 대표 책임자 머리커가 시청의 '도시 서비스 정책과' 창구를 찾아갔습니다. 정말 찾아가서 "내가 요괴다. 우리가 살던 곳을 지켜달라."라고 말할까요? 비슷하게 말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담당자는 어디서 헛소리를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다른 과로 보냅니다. 다른 과에서는 또 다른 과로 다른 과로 돌리고 돌립니다. 이럴 땐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우린 회전 초밥이 아니다. 그만 돌려라.'
다행히도 시청 지역 공생과의 직원 진정한 씨를 만나게 됩니다. 이름만큼 진정한 사람입니다. 마이커의 말을 듣고도 짐작하고 있었던 듯 해결책을 제시해 줍니다. 설마요. 저도 그 말을 듣고 믿지 않았지만 진정한 씨의 말을 따라서 살 곳을 가보았습니다. 지하 12층에 60평짜리 아파트 1채를 턱하니 주는 거 아닙니까? 다른 까마귀 요괴들과 갓파와 늑대 요괴들도 살만한 곳을 찾아 주었습니다. 그 대신 서로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아파트를 지켜주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파수꾼 요괴들이 되었지요. 실제 아파트 층수는 1층에서 12층까지만 있습니다. 지하 12층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전에도 이런 수많은 문제들을 진정한 씨는 해결해냈답니다.
푸른들 아파트는 대규모 아파트로 편의 시설과 병원까지 그 안에 다 있습니다. 푸른들 아파트 관리소장이 아파트에 사는 동안 민원을 해결해 주기로 합니다. 60평 아파트에는 요괴들의 총대장 머리커, 엄마 길쭉이, 거인 할배, 먹보할매, 아들 외눈이, 딸 마음이, 이름 삐딱이 요렇게 7가족이 살게 되었어요. 실제로는 진짜 가족은 아닙니다. 이번 기회에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각자 특기가 한 가지씩 있는데 이름이 힌트가 되겠습니다.
요괴라고 하니까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면 어떡하지, 혹은 사람들이 무서워하거나 잡아먹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습니다. 요괴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자 그곳에 적응하면서 지내기로 합니다.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지내서 놀랐습니다. 편견에 사로잡히면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요괴라고 다 무섭지만은 않겠죠. 아파트에 살면서 층간 소음에 시달리며 욕하기 바빴지 그분들의 입장을 생각하거나, 어떤 분들이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지 않았습니다. 예전 시골집에서는 거의 모르는 이웃이 없을 정도였는데 말이죠.
우리가 조금 더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다면 요괴 가족들이 인간 세상에 지혜롭게 어우러져 사는 것처럼 삶이 덜 팍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놀라운 일이 한가지 더 생겼습니다. 머리커씨가 진정한씨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두번째 이야기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