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번지 유령 저택 4 - 가면 쓴 우체국의 유령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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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전에 즐겨 썼던 편지지가 떠오른다. 미스터 뚱이였던가~ 편지지가 다양하게 꾸며져 있고 우유팩이랑 한약팩처럼 생긴 편지지도 있다. 참 다양한 매력과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이책이 신선하고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우선 부루퉁하게 생긴 부루퉁씨부터 시작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재치가 넘쳤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다고 할까.

 

부루퉁씨와 올드미스의 새로운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제는 진짜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우체국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면 쓴 우체국의 유령은 바로 올드미스의 절친인 팬텀이였다. 그런 이유로 인해서 '잘생긴 얼굴을 가면속에 숨기고서' 라는 글에서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순간순간 글에서 재치와 유머가 흐른다. 다만 주고 받는 편지속에서 약간 4권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식상한 감도 있었다.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실상은 우체국 지하실에 숨어사는 유령이다. 하여튼 이름이 비슷해서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고 그랬나 보다.

 

우체국의 위기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였다. 정보통신, 즉 휴대전화의 발달로 인해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휴대전화를 항시 휴대하고 있는 스마티 와이파이는 병이 깊어갔다. 휴대전화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강력조치에 들어갔다. 스마티와 드리미는 유령독감으로 인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편지를 주고 받는다. 평상시에는 자연스럽게 썼던 말투나 문자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살아 있을 때는 엄청 중요했던 것들이 지금 와서 보면 참 유치하고 별것 아닌데 말이야. 나는 죽은 뒤에야 나한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어. 그건 물건이 아니었지. 내게 가장 소중한 건 가족과 친구들이야. (132쪽) 올드미스의 말의 생명의 물처럼 느껴진다. 진리라는 것은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나 보다. 살면서 깨닫게 된다면 정말 행운아일꺼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닥치지 않으면 알아차리질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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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예언 - 키플링 미스터리 단편선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유지훈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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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유령이 자주 출몰한다고 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에 즐겨 보았던 <이야기속으로>가 떠올랐다.  이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다. 어떤 단편은 다시 생각해보게끔 만들어서 짧지만 다시 읽으면서 내용을 음미해보기도 했다.

 

얼굴을 보아하니 사악한 삶과 병마로 패인 주름과 흉터가 선명하게 각인된 늙은 나였다.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기절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겁이 없었으니까 내내 식은땀만 흘렸다. (62쪽)

 

 

<덩컨 패러니스의 꿈>에서는 젊은이였던 덩컨이 갑작스럽게 쭈글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위의 이야기처럼 다른 사람같으면 심장이 멎었을지도 모를일이였으나 본인은 겁이 없어서 식은땀만 흘렸다고 하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였다. 섬뜩한데 이런 연유로 인해서 웃고 말았다. 처키가 처음부터 무섭지 않고 웃겼던 게 다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였다.

 

공포는 보이지 않는 현상에 대한 두려움의 일종이지 않을까 싶었다. 분명히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그것이 유령인지 영혼인지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정한수를 떠놓으시고 하루를 시작하셨던 것처럼 우리곁에는 지켜주는 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악한 사람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보다도 눈앞에서 살아서 숨쉬고 있으면서도 무슨짓이라도 서슴치 않고 할만한 사람들이 내겐 더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첫번째 단편인 검은예언은 재미가 없었다. 단편이라기 보다는 시작하는 이야기에 가까웠다. 하여튼 그 다음편 부터는 무지 재미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어서, 모처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공포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그리고 심장이 약하셔도 무난할 듯 하다. 왜냐하면 고전이니까.

 

여인숙에서는 유령이 눈에 잘 띈다. 일단 포착되면 그들을 주목해 봐야 한다. (133쪽) 무슨 연유로 그들을 주목해야 하나 싶었지만 작정하고 찾아보면 있나 보다. 왠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구석구석 뒤져보고 말도 걸어 보고 싶었을텐데. 요즘에는 좀 무서울 것 같다. 시대가 달라져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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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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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 등장하는 '아야미'의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왜 아야미일까도 생각해 보았다. '아야'해서 아야미인가 하는 우습지도 않는 허탈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보았다. 아야미는 몇해전에는 배우였고 지금은 극장에서 일하고 있다. 아야미는 자신이 젊다고도, 이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누군가의 눈에는 아리따운 한송이 꽃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극장장의 말로는 자신은 투명인간, 즉 잊혀져가는 인간이라고 한다. 그는 아야미도 자신처럼 될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이 극장도 이제 곧 문을 닫게 되고 아야미는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위기의 상황이다. 극장장이 보기에는 그런 그녀가 답답해 보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두 사람이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고독'과 '혼자' 그리고 '외톨이' 그리고 '설득'이라는 단어가 한길을 향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 누군가를 설득하지 못하면 자신은 혼자가 되어 고독하게 늙어가고 말것이라는 것. 극장장 역시도 그 누군가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그것의 결과가 지금인지 조금 앞에 두어져 있는 미래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에 설득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설득당하지 않고 혼자임을 자처하게 된다.

 

일상에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었다. 비오는 창가에 앉아서 뜨거운 수증기를 마구 뿜어 내면서 그안에 무언가를 쓰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라디오가 없는데 극장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를 아야미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그 소리를 감지할만큼 예민하지도 관심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나른한 일상을 그러면서도 차분해 보이는 입술을 타고 나오는 말들은 섬세하기도 하지만 평소에 보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생각을 주었다. 그런 문장과 말들이 내게는 느낌있게 다가왔다. 어느 순간 '툭'하고 눈물이 떨어질때, 그 눈물의 근원이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릴때처럼.

 

아야미의 직업처럼 저자의 글에서 극적인 면이 묻어났다. 이 순간 금방이라도 떠나버릴것처럼, 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버릴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이라는 의미로 끝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삶에는 마치 나병처럼, 고독 속에서 서서히 영혼을 잠식해 들어가는 상처가 있다……." (121쪽) 어떤 글인지 모르게 불쑥 가슴속에 들어와서 씹고 또 씹어도 나중에 또 씹고 씹어져서, 혹은 단물이 아까운 것처럼 어딘가에 붙여 두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자음과 모음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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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서 벗어나도 괜찮아 - 낯선 곳에서 주워 담은 청춘의 조각들
신소현 지음 / 팜파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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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 낯선곳에서 길을 잃어 버렸다. 그때 얼마나 두려웠는지, 버스를 타고 종종 지나가던 길이였는데 매번 보아왔던 시골풍경이 거기서 거기인지라 몰라 보았던 것이다. 내게 길은 늘 그런 의미였다. 거기서 거기, 여기서 여기, 저기나 여기나 매 마찬가지였다. 낯선곳에서의 충격은 여전히 다른곳을 두렵게 만들었다. 길치의 가장 큰 문제는 표지판이나 없어지지 않을만한 건물을 찾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여기나 저기나 있을 법한 편의점이나 찾고 어디서나 볼만한 낯익은 건물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만다. 지금이야 표지판으로 인식하긴 하지만 여전히 머릿속은 띵하고 갈길을 잃어 버린 어린아이처럼 굴고 만다.

 

여행으로 새로움이나 창조의 길이 열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낯선곳에 머물면 현기증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고 있다. 다행히도 나같은 사람이 있어서 산과 강이 덜 힘겨워한다는 것에 크나큰 위안을 얻고 있다. 이런식의 합리화도 괜찮은걸까?? 하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타인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나름의 재미를 느꼈다. 그래 그런 곳이 있구나, 그런 재미가 있구나, 타지에서 비빔밥을 먹으면 눈물이 날 것만 같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떡해서라도 해외를 나가야 한다면 고추장과 김치를 사수하리라. 뭐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겐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니까.

 

길 위에서 모든 진리가 펼쳐진다는 말이 떠올랐다. 여행자에게 여행은 그런 의미이리라. 내게는 매번 투덜거림의 연속이였고 지글지글한 자갈밭과 비슷했다. 얼마전에 차를 타고 돌고 돌아서 절벽으로 차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자체에 기적을 맛보며 최대한 긴 노선으로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다. 이보다 더 멀리 갈수는 없으리라. 이정도 시간이라면 좀 오바해서 전국일주의 한 노선은 이미 훑지 않았을까 싶었다. 지나가면 그래도 추억이 되고 신선함이 되기도 한다. 역시 투덜거림의 추억이랄까.

 

여행은 그토록 소원하던 소통의 의미인것도 같다. 더 큰 세상을 만남으로써 다른 사람을 만나보며 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간다. 이 책을 덤으로 나도 묻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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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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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감쪽같이 속아 버렸다. 어쩌면 그녀도 그에게 속았는지 모른다. '속았다, 이건 사기다.' 싶었다. 생판 모르는 남남끼리 만나 결혼해서 사는 건, 동화속에서 '오래토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는 거리가 멀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그토록 오래 자도 눈에 눈꼽도 끼지 않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유지한다니 이 역시 동화일수밖에 없다. (실제로는 미라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시작부터 약간 실랄하게 느껴졌다. '에이미'는 무한하게 참고 있어 보였다. '에이미'는 모든 소녀들의 동경의 대상이였고 영원토록 공주님이였으니까 말이다. 그런 공주님과 닉은 그다지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닉은 외모만 왕자님이였으니까. 무엇때문에 그녀가 그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리스너'처럼 누군가의 속마음을 엿듣는 것만 같다. 상대방의 속 마음을 알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그건다 부질없어 보였다. 알아서 좋은 것 보다는 모르는 편이 나을테니까 말이다. 닉의 마음은 매우 구체적이고 불편한 심경이였다. 그녀를 사랑해서 한 결혼이었건만 때로는 미치도록 미워질때가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의 불편한 심경이 고스란히 글속에 담겨있었다. 정신 없었고 산만했다. 결혼 5주년 기념일 '에이미'는 여전히 숨박꼭질을 좋아했다. 기념일마다 그녀는 그런 행사를 즐겨했다. 그녀가 사라져 버렸고 그의 심경은 복잡미묘했다. 플래쉬가 터지고 인터뷰도 하고 그런 상황속에서 닉의 모습에서는 슬픔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가 하는말을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사라진지 며칠이 지나지 않는 날들의 이야기가 200페이지를 넘게 빼곡하게 차고 흘렀다. 서로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조금씩 실체가 벗겨지고 있었고 그의 본 마음도 드러나고 있었다. 그의 잘못도 있었지만 그녀 역시 못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기울기에 따라서 이야기는 달라질게 뻔해 보였다.

 

 

북카페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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