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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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몇장 읽다가 '나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버렸어.'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나름의 발전을 보인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나만 몰랐었던 것인지, 하여튼 후자쪽이 맞는 것 같다.  첫장부터 사건의 시작을 알리듯이 전주곡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녀는 남자친구로부터 놀라운 말을 듣게 된다.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대략 누가 노리는지도 알 것 같다고, 이럴때 왜 이리 뜨뜻 미지근한건지 모르겠다. 무엇때문인지, 시시콜콜하게 물고 늘어졌어야 하는게 아닐까. 그녀의 남자친구는 살해 당한다.(주인공의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아서 대략 훑어 보았는데 모르겠다. 그래서 그녀라고 썼다가 실수로 그년이 되어 버려서 '헉' 어이없어서 웃음이 났다.) 

 

그녀는 추리소설 작가로써 탐정의 기지를 발휘하는 것도 같다. 책속의 주인공은 이름이 불릴일이 별로 없다. 친구 후유코도 이름을 잘 불러 주지 않고 명함을 내미는데 상대방은 "네 그렇습니까." 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도 용건만 말해 버린다.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성으로 불렀다가 이름으로 불렀다가 하는통에 잠시 헷갈리고 말았다. 그녀는 남자친구의 유품에서 뜻밖에 사실을 알게 되고 스포트 센터를 찾아가게 된다. 남자친구의 여동생이 그의 유품을 잘 싸서 그녀의 집으로 보냈다고 한다. 누군가가 그 짐을 노리고 티안나게 가져가려고 했지만 티났다. 훔쳐간 사람도 딱하다. 상자를 비슷하게 꾸며서 놔두고 갔어야지, 괜시리 호기심 생기게 만들면 어떡하나.

 

남자친구와 관련된 곳을 찾고나니 작년에 일어났던 사건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 그 명단을 추적해나간다. 그런데 뭔가 말해줄 것 같이 굴면 상대방이 살해 당하고 또 살해 당한다. 마지막의 결론을 알게 된 후에 어쩌면 그 사람들을 다 죽이려 했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별일도 아니게 끝나 버릴수도 있었던 일이였는데 일이 눈덩이처럼 커져버렸다. 그녀가 살인사건을 추적할수록 위험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를 위협해서 그만두게 하려고 했다. 어쩌면 그녀를 위협하기 보다는 또 다른 각본을 쓰는게 더 좋았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생각보다는 덜 똑똑한 것같아서 충분히 다른 각본이 가능했을텐데.

 

큰 사업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자신의 방해가 되는 장애물도 다른이의 손을 빌어서 자연스레 척척 해결해야 하는 영악함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순수하고 맑은 아이가 그 사실을 몰랐으면 좋겠다. 어쩌면 눈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추악한 진실을 보지 않았어도 되었으니까. 현실에서는 무엇이 나쁘다고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 만약에 이런일이 생긴다면 피해자를 나쁘다고 해야할까, 남은 자들을 비난해야 할 것인가. 살아 가면서 자신들이 한짓에 대해 고통받고 힘들어 했을 것이다. 범인이 그러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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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보았네
올리버 색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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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 언니를 따라서 수화를 배우러 간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언니가 하는 것은 다 따라하고 싶었던 나이라 언니가 어디를 가든지 껌딱지처럼 찰싹 붙어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거기도 빡빡 우겨서 따라갔던 것 같다. 언니는 수화에 관심이 많아서 한동안 배우러 다녔었다.

실생활에서는 휠체어 탄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다. 지금 이곳에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에는 죽음의 레이스라고 할만큼 위험천만하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휠체어를 움직여 주는 장치를 타고 내려갈 바에는 집밖을 나가지 않는편이 나을 정도다. 어떤 계단은 급경사라서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몸이 아프지 않은 사람도 살아가기에는 이땅은 그다지 넉넉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어렸을때 영어를 배우기에 급급해 하지 말고 수화를 배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태어날때부터 청력을 상실하는 아이도 있겠지만 사고로 인해 청력을 상실되거나 손상되는 경우도 있다. 수화가 단지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언어의 수단이기보다는 어릴때부터 놀이처럼 함께 배우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들이 들으면 무지 좋아할 소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수화가 언어로써 아이에게 매우 탁월한 능력을 갖추게 하기 때문이다. 생후 4개월된 아이가 말은 하지 못해도 수화로 우유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빠르게 습득할 수 있고 집중력을 길러주어 사고를 깊게 만들고 공간감적인 능력을 크게 향상 시켜준다고 한다. 어린이들은 금방 수화를 습득할 뿐만 아니라 즐거워한다. 그리고 수화의 습득과 더불어 읽기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실력이 크게 향상된다. (158쪽) 수화를 좀 더 큰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이지만 언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 버리지만 몸으로 배우는 수화는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기억 상실증에 걸려도 몸에 익숙한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어디가 불편한 것 그런것을 떠나서 아이들이 함께 자연스럽게 클 수 있으면 좋겠다. 재수없는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아이가 그러지 말라는 경우도 없으니까 말이다. 장애란 것이 갑자기 나에게도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선진국은 복지에 대해서 잘되어 있어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시설이 좋은지 알았지만 그것도 아닌가 보다. 버스안에서 두분이 빠른 속도로 수화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폭풍 수다로 느껴질정도로 두분의 손동작은 빠르게 움직였다. 무슨 이야기를 그토록 재미있게 하는지, 나도 그 안에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가 들리지 않아서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소리가 끊긴다고 해서 세상과의 단절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언어는 활기차다. 감정을 묘사하고 상상력을 발달시킨다. 강렬하고 멋진 감정들을 전달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언어는 없다. (45쪽) 가끔 말이 뇌를 거치지 않고 배로 나올때가 있는데 수화로 이야기를 하면 왠지 마음에서 나올것 같은 생각이 든다. 수화로 욕도 하고 거친 말들도 할 수 있지만(귀가 들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소리로 들리는 것과 손으로 말하는 것은 느낌이 다를 것 같다. 그렇다고 손으로 감자나 먹어라거나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올리면 소리는 없을지라도 기분이 좋을리도 없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이책을 통해서 귀가 들리지 않는 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이 본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우리들 속에서 그들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꾸는 것을 허락해주면서도 그들을 모든 면에서 우리와 동등한 존재로 받아들일 것인가? (225쪽) 이 책을 통해서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확실히 현실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만의 방식으로 직접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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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연기하라
로버트 고다드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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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를 나무라기는 좀 뭐했지만 책 표지의 남자가 마음에 안들어서 책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면 웃길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랬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그의 썩소의 의미가 다소 이해가 갔기에 책 표지는 내용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가 이 책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햇빛이 쨍쨍하더라도 다소 이상할 것도 없겠다 싶기도 했다. 날씨가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 또한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여튼 브라이턴 사람들은 원래 그러지 않는냐는 말이 종종 등장하는 걸 보면 그런걸 염두해 두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목구멍에 세 든 남자>라는 공연의 장남이자 주인공 역인 토비의 이야기는 별 다를것도 없이 시작되었다. 연극의 내용 또한 이 사건의 전주곡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연극은 실패작이라고 말하기에는 2%정도의 부족함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이 소설과 같은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내막은 모르지만 킁킁 뭔가 냄새가 나긴해도 권력의 소용돌이 속으로 파고들어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니 내용적인면에서 책표지는 매우 적절했다.

서류상으로는 부부 관계였지만 곧 이혼을 앞둔 전처 제니로부터 연락이 온다. 어떤 사람이 자꾸만 자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직접 와서 말을 걸지는 않지만 눈빛은 제니의 상점앞을, 그리고 그녀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그 사람이 토비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제니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토비에게는 다른 구실을 주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이제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토비가 데릭이라는 인물을 만나서 그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부터 조금씩 조금씩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데릭은 극적이기까지 해서 아마도 토비가 배우라는 점을 매우 적절하게 활용했는지 모르겠다. 턱밑만 간지러 줘도 알아서 다 해줄것만 같은 토비의 특성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여전히 제니를 무지막지하게 사랑하고 그녀가 결혼하려는 사람과 심하게도 관련이 있어서 토비가 절대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든다. 데릭은 토비의 전처인 제니가 결혼하려는 로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었다. 13년전에 문을 닫은 로저네가 운영하던 콜보 나이트라는 회사, 그리고 거기서 일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암으로 죽었다는 이야기, 조금만 더 파면 진실을 알 수 있을 꺼라는 막연한 궁금증과 제니에게 로저를 떼어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토비를 가만있게 만들지 않았다.

 

은연중에 나타나서 콘푸라이트의 호랑이 기운이 솓아나요 를 따라할 것만 같은 시드란 사람의 등장으로 사건에 대한 의문점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책은 한번 잡게 된다면 끝까지 읽어야만 한다. 내가 그러고 싶지 않을지라도 작가가 끝까지 따라오라고 하고 자꾸만 내게도 토비에게 그런것처럼 턱밑을 간지럽게 만든다. 내가 토비라면 궁금증이 일지라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곳은 지극히 평범한 현실이니까. 하여튼 토비가 달리니까 나 역시도 따라서 달리고 있었다. 어쩌면 누군가가 지령을 내린것처럼 토비는 토비가 가야할 길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초반에는 블록버스터급이 아니였다. 내 기준으로 블록버스터급은 5인 이상이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점점 블록버스터급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 책은 궁금증을 마구 불러일으키면서도 되돌아보면 별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마키아벨리 의정서>를 읽을때의 기분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불사르겠다는 주인공처럼 토비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져든다. 그리고 독자는 같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마구 발산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치닫게 된다.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이 이 안에는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이제는 경찰에게 쫓기는 숨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될때였다. 서서히 좁혀오는 거리안에서 옴싹달싹 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묘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했다는데에서, 별개 아닐지도 모르는 사건일수도 있었지만 흔하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결말이 궁금해졌다. 토비의 연기가 꽤나 좋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잘 짜여진 이야기가 한물간 연기자 토비를 비롯해서 여러 등장인물과의 관계를 매우 적절하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거기에 소스로 적절한 유머까지 겻들여져서.  은근한 부채질로 인해서 그 여파가 이리 커질 줄 알았더라도 멈추지는 못했을 것 같다.

 

"아내하고 몇 년 전에 갈라섰습니다."

"안타까운 예기구려. 사람들은 그런 걸 두고 산업재해라고 한다오."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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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3 - 유언장에 숨어 있는 비밀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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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책을 읽으면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가족은 무조건적이라거나 헌신적이여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때라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가족이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는 씁쓸한 생각등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세상 모든 사람이 등을 돌려도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줄 '가족', 하지만 때론 헛웃음 지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제일 먼저 돌아서는게 '가족'일수도 있다. 다행히도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고 있지만, 재미있고 유쾌한 동화를 읽으면서 '이건 뭔가?'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는.

 

쿠리쿠리 스멜이 남긴 유언장을 둘러싼 남매끼리의 피바람이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가 나온다. 피바람은 어른들 세계에서나 그렇고 43번지 유령 저택에서는 그런일이 벌어지지 않아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중이다. 사람은 죽을때나 되어야 변하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확실하게 깨어주며 쿠리쿠리 스멜가의 남매는 좋은 사람으로 변신해준다. '이렇게 쉽게 사람이 변해, 그게 말이 될까?'  세상에 말이 안되는 일이 꽤나 많이 일어나는 걸 보면 가능하겠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 확실하게 가족이 된 부루퉁, 올드 미스, 드리미 호프는 또 한번의 위기를 맞게 된다. 드리미는 자기를 쫓아 온 털복숭이 개를 키우고 싶어한다. 부루퉁은 자신이 개를 닮은, 개 같은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편지글에서처럼 동족이라 좋다고 말하지만 올드 미스는 고양이 같은 사람이라(견원지간인지라) 개는 싫다고 강력하게 말한다. 고양이 같은 사람은 웃기지 않지만 개 같은 사람은 웃기다. 우리는 상대방을 욕할때 개 같은 혹은 개xx라 하며 욕하곤 한다. 상대방을 높게 쳐주는 거다.(이말의 의미는...)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나가고 드리미도 개를 데리고 집을 나간다. 퉁과 올드미스도 이일로 싸우게 되고 합법적으로 가족이 된 공동묘지 삼총사는 또 이렇게 헤어지게 된다. 잠깐의 헤어짐이 오랜 관계를 유지시켜 줄때도 있다. 때론 헤어져 있는 시간이 약이 될때도 있고. 서로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부부도 주말 부부가 좋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쿠리쿠리 스멜이 남긴 어마어마한 재산을 서로 갖겠다고 두 남매는 변호사를 통해서 티격태격하지만 웃기게도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 듯 하다.(책속에서는 솔직하게 쓰고 있어서 두 사람이 어떻게 보면 귀여운면도 있었다) 미운정이 더 무섭다고 둘이 함께 싸우고 지내는 시간이 많았더라면 두 사람의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사람 나름이라고??)

 

쿠리쿠리 스멜은 생전에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였다. 자식들을 잘못 키웠다며 걱정하면서 생을 마감하신듯하다. 남매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기를 바란듯. 올드 미스 다음으로 쿠리쿠리 스멜이 두번째 유령으로 등장한다. 글자 처리가 눈을 매우 피로하게 했다. 재미있게 읽을 찰나에 집중력을 떨어 뜨리고 말았다.  겁나라 만나 식당의 메뉴판을 보니 나도 먹고 싶어졌다. 쿠리쿠리 스멜이 남긴 유치하지만 나름 고심한 수수께기도 있었고 깨알같은 재미가 책속에 담겨져 있다.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잖아요." 라는 말은 언제 읽어도 감동적인 것 같다. 말로 하지 않으면,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이라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말뿐만 아니라 사람은 눈빛과 행동을 통해서도 말을 한다. 상대방이알아듣게 말해야 한다는게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유치하지만 솔직하게 그게 매력적인게 아닐까. 꼬옥 안아주는 것, 그것도 매우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같이 놀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눌 형제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두 분도 알 게 될 거예요. (드리미가 쿠리쿠리 스멜가의 남매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쿠리쿠리 스멜 남매가 얼마나 행운인지 알게 되었다는게 이 책속에서 정말 행운적인 매력이였다. 중요한점은 아이를 개처럼 훌련시키면 안된다는 점. 아이를 진정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아는 것.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전에 어떤 지혜로운 유령이 말했듯이 때로는 보잘것 없는 푼돈도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닐 수있고, 작은 변화부터 실천하면 결국에는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법이지요.(111쪽)

 

 

(시공주니어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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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2 - 다시 뭉친 공동묘지 삼총사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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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이 끝나고 이제 2권이다. 1권으로 끝나기에는 무지 아쉬웠고 만화책처럼 약간의 감질거림과 적절하게 책이 나와 주고 있기에 이야기는 끊기지 않고 이어간다. 책장을 펼치면 일리노이 주 겁나라 시가 한눈에 보인다. 구석에 정신병원에서부터 43번지 주택도 보이고 고아원이랑 병원이랑 아래로는 상점과 은행 도서관 법원과 열쇠 전문점등등 다양한 곳이 등장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이곳이 나오려나 보다. 나에게도 이정도의 추리력이 있다. 추리력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가.

 

 

종이로 <일리노이 주 겁나라 시>를 만들수 있는 놀이가 나왔으면 좋겠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놀이를 무지 좋아한다. 어릴적에는 별로 없어서 하질 못했지만 지금은 생각보다 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무슨일이 펼쳐질까 궁금함에 책장을 빨리 넘겨보았다. 이번장에는 암호가 등장하는데 학창시절에 요상한 암호를 만들어서 친구들끼리 편지를 주고 받았던게 생각이 나서 재미있었다. 살짝 유치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로 참 매력이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유치하면 큰일나는 것만 같아져 버렸다. 아무래도 유치해지면 안되는 나이가 되어 버려서 그런것일까.

'그런 나이란 따로 없다.' 라는 말을 나에게 해주고 싶어졌다.

앞권의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훌륭하게 한번 훑어 주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조건 내 생각이 옳다고 믿는, 막무가내 데이터'씨때문에 사건이 시작된다. 아동및 청소년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 운동 본부의 이사장으로 있는 이 데이터씨가  드리미 호프가 부모의 보호아래 있지 않음이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제일 무서운건 독단적인 생각이다.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은 범죄행위다. 더욱 무서운것은 나이를 먹었음에도 여전히 독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다. 왠지 조금 아주 조금 찔리는 부분이 있다.

 

 

하여튼 지멋대로 데이터 요 인간때문에 부루퉁씨는 정신병원에 드리미 호프는 고아원에 가게 된다. 부루퉁씨의 솔직함이 반절의 책임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솔직한게 모든일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올드 미스라는 유령과 부루퉁씨가 드리미 호프를 맡고 있고 함께 책을 출판하고 있다고 하니 지멋대로 데이터가 당연히 부루퉁을 정신병원에 넣을 만한 상황이였으니까 말이다. 부루퉁씨의 좌절감에 빠진 모습을 보시라. 볼도 홀쭉해진게 야윈 모습과 한결 더 숱이 적어진 머리카락을 보니 나까지도 마음이 안좋을 지경이였다. 드리미 역시 그랬다. 부모라고 해서 다 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게,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는게, 참 서글픈 일이다.

 

 

부루퉁씨도 정신병원에서 탈출할 방법을 나름 모색하지만 탈출은 못하고 드리미가 좋은 수를 생각해 낸다. 원래는 올드 미스가 전에 쓴 추리소설을 발간해서 유령의 정체가 있음을 세상에 알릴 생각이였으나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가 상황에 좀 맞지는 않지만 원고가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라서 그 계획은 무산되어 버렸다. 안타깝다. 올드미스가 좀 더 나이를 덜먹어서 죽었더라면 기억력이 조금은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하여튼 올드미스가 이동 도서관 차를 직접 멋지게 몰아서 탈출 계획을 시도한다. 올드 미스의 책을 찾는 과정도 담겨있다. 아마도 데이터씨의 가장 큰 죄는 바로 이것이다. 할로윈 데이를 폐지하려고 했다는 거. 유령에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불태워 없애 버리겠다고 한 점. 그 안에 부루퉁씨랑 드리미한테 한 짓도 있었지만. 사탕 아니면 골탕을 준다는 아이들이 무지하게 좋아하는 놀이를 없앤다는게 말이 되냐고. 그것은 말이지 데이터 당신에게 휴일을 없애는 것과 같은 일이야.

 

 

다행스럽게 부루퉁과 올드 미스, 드리미 호프는 한가족이 되는데 성공한다. 법대로 보얀트 판사가 일을 잘 처리한 덕분이다. 법대로 보얀트 판사가 이세상에도 어딘가에 있겠지만 정말이지 법대로만 처리한다고 될일도 아니고, 세상일이 참 어렵다. 하지만 동화에서처럼 순순하고 재미있고 하여튼 작가의 뜻대로 나가는 일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번편도 재미있게 읽었다. 초등학교때 읽었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부루퉁씨도 가끔 글이 잘 써지지 않을때면 심통을 부리고 올드 미스도 깜빡 거림때문에 안경을 어디에 두었는지 알지 못해 짜증을 부릴때도 있고 드리미 역시 집을 나갈일도 생길것이다.

 

가족은 행복한 것만 함께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의 좋은 면도 아주 못된면도 감싸안고 사랑해줄 수 있는게 진정한 가족이니까. 뻔뻔하니 호프와 김팍새니 호프가 감옥에 들어간 것은 드리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부모니까.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도대체 당신이 무슨 권리로 사람들에게 어떤 책은 읽어도 되고, 어떤 책은 읽으면 안 된다고 하는 거야? (83쪽) 올드 미스의 이 한마디에 나 역시 속이 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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