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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책을 받아든 순간 포근함을 느꼈다. 친숙한 느낌의 그림과 따스하게 다가온 글이 무지 좋았기 때문이다.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였다. 때론 진지하고 어렵지 않고 쉬우면서도 깨달음을 주는 책이였다. 어릴적에는 내가 가진것이 더없이 소중하고 값지게 느껴졌었다. 깨질까봐 조심조심 아껴두어야겠다고 생각한것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서글퍼서 청승맞게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있었던 적이있다. 정말 소중한건 변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덕이 심해서 좀처럼 가만히 있질 못한다. 강산이 변하듯이 자연스러운 감정일지도 모른다. 자책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종종 그런적이 있었다. 내가 잘못해서 그런것이라고, 나때문이라고 그런 마음을 가질때면 몸도 마음도 편치 않았다. 있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나 자신을 힘들게 하면서 얻어낸것은 마음의 상처뿐이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나 자신을 아프지 않게 하는 방법을 배워간다. 나이를 헛먹은게 아니라면 나에게도 지혜라는 것이 조금씩 생기는 모양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새삼 느끼는 거지만,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나의 얼굴에서도 꽃이 피어나고 피폐해진 모습이기도 하고 거울을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신기하고 재미있다. 사랑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엔 몰랐던것들이 현재에는 조금씩 알아나가고 있다. 무엇을 알아나가고 있냐고 묻는다면 누군가가 날 사랑해주는건 당연한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는 진리말이다. 사랑받아온 사람들은 그걸 잊고 사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나역시도 그랬었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그 순간이 언제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정말 다행이다. 소중한것을 지킬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서서히 침몰하게 되어있다. 그 감정이 순간적이거나 폭발하는 것이 아닌 이슬비에 옷 젖듯이 시간이 흐르면서 무겁게 젖어든다. 그것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을것이다.
사랑할 수 있을때 많이 사랑하고 표현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인듯 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표현하거나 말하는것이 서투를수 있다. 예행연습이 필요하듯이 인생은 실전이지만, 조금씩 노력하고 연습하면 더욱 나아지리라 생각된다. 뛰어가야지 남보다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어쩌면 한걸음씩 걸어가는게 더 나은건지도 모른다. 빠르다는건 그만큼 주변을 둘러볼 시간이 적으니까 말이다. 현재를 선물이라 생각하고 행복하게 사는것이 정답이겠다 싶다. 벌써 난 어제와 별다를것 없는 오늘에 감사하면서도 투덜거리고 있다. 그렇지만, 놀랄만한 일이 벌어진다면 사양하고 싶다. 현재 투덜거릴수 있는것도 행복한 일상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