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교사 도전기 - 아이들이 꿈꾸는 희망 교육 Social Shift Series 6
웬디 콥 지음, 최유강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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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소득 지역의 아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게 하기 위해서 이 책의 저자는 Teach For America(미국을 위한 교육, TFA)를 설립하게 된다. 프린스턴 대학의 졸업논문으로 TFA를 선택하고 그녀는 겁없이 이일에 덤벼들었다. 나중에 이야기하지만 저자 역시 22살의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가 아니였다면 결코 시작하지 못했을꺼라고 한다. 저자 역시 안될꺼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졸업한 학생들 500명을 교사로 뽑아서 여름캠프 8주동안 교육을 시키고 저소득 지역으로 2년동안 교사활동을 하게 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TFA를 시행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그녀는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서 가지 않은 곳이 없을정도라고 한다. 많은 유명인사들에게 편지를 쓰고 직접  찾아가서 TFA의 비전을 설명하고 시도했다. 그녀의 열정적인 모습에 기부를 해준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녀와 스태프들은 처음하는 여름캠프 기간동안 실질적인것을 가르쳐주지 못했고 사람들의 불만은 커져갔다. 가장 큰 문제는 내부의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그녀는 스태프들의 월급 20만 달러를 지급해 주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게 되었다. 쉬지도 못하고 여러사람들을 만나 TFA의 비전을 설명하고 기부금을 받기 위해서 노력했다. 기쁜일이 생겼어도 자축할만한 여력이 남아 있지 않을정도였다. 혼자서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니 내부에는 신경쓰지 못하고 그녀의 몸은 지쳐만 갔다. 내부의 심각한 문제들로 인해 스태프들은 일을 그만두겠다고 통보 혹은 협박을 한다. 다행스럽게 그녀를 스카웃하려고 했던 쪽에서 현명한 컨설팅을 해주어서 TFA의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재정적인 부분을 정한 후에 계획을 시행했어야 하는데 그동안 금액을 설정한 후에 기부금을 모으기에 급급했기에 힘들게 TFA는 고비고비를 넘겨서 왔다. 저소득 지역으로 전파된 교사들은 그 어떤 교사들보다 더 열성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처음엔 많은 문제들로 삐꺽이던 TFA는 점차 안정을 찾게 된다. 그녀 역시 이젠 자신이 모든일을 하지 않고 다른 스태프들에게 위임을 하면 하면할수록 더욱 안정을 찾아갔다. 교육은 짧은 시간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제 20년이 되어가는 TFA이 해낸 일들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여러번의 위험을 극복하고 이젠 TFA는 매년 1000명의 TFA 교사를 선발하여 각 학교로 선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많은 대학생들이 TFA를 지원하고 봉사를 하길 원했다. TFA가 위기에 쓰러지지 않고 버틸수 있었던 것은 TFA의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비롯해 그녀와 함께한 스태프들은 이 일은 '실현될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 해나갔기 때문이다.

 

계속된 강행군 속에서 그녀는 꿋꿋하게 버티어 나갔다. 실로 대단했다. 자신의 꿈을 향해서 당차게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빛나보인다. TFA를 통해 배출된 교사들은 그전에 비해서 많은 학습창출과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 나중엔 일인교사로 유명인사들이 학교에 가서 강의를 해주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힘든 환경속에서도 부유한 아이들의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기쁜일인지. 우리나라에도 모든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교육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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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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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의 플루트 음악이 이 책속에서 강렬한 기운을 뻗친다. 음악이 듣고 싶은 마음에 시공사에 들렀는데 도통 찾질 못했다. 무서운 이야기의 첫장을 쓰기가 매우 망설여지고 찜찜한 마음을 어쩔수 없다던 저자의 글을 읽고 나니 도대체 무슨 사건이길래 그런것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이 책에는 혈연으로 얽혀있는 세가문이 등장하고 두명의 형사와 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코스케라는 명탐정이 등장한다. 솔직히 전에 책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사건에서 코스케의 역할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전부였다. 명탐정의 뛰어난 추리력도 감각적인 순발력도 보여주질 못했다. 코스케란 인물은 명탐정으로 어설퍼 보이기까지 했다. 470페이지의 분량중에서 본격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은 100페이지 분량이었다. 계속되는 암시들과 냄새만 피우고서는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했다. 지루한 감이 없진 않았지만, 저자의 글솜씨는 그런점들을 무난히 넘기기에 훌륭했다.

 

 츠바키 가문의 대표인 츠바키 히데스케의 실종과 자살, 그후로 그가 작곡한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의 음악이 흘러나오면 모든 사람들을 공포에 도가니에 몰아 넣었으며 살인이 일어난다. 세 가문은 아키코를 중심으로 자신의 가문인 츠바키 가문, 그녀의 오빠인 신구 가문, 그녀의 외외종조부 가문 다마무시 가문이 등장한다. 전쟁으로 인해 세 가문은 츠바키 가문에 함께 살고 있다. 코스케는 주어진 암시를 따라 조사를 다닌다. 뭔가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알뜻 말뜻하다. 잔잔한 냄새를 풍기는 가운데 확실해진 것은 범인은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중 한명 이라는 것이다. 츠바키는 1947년에 일어난 천은당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도 자신의 알리바이를 말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말하지 못했다. 츠바키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음에도 열흘이 지난후에야 입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알리바이가 성립되던 시간의 여행길에 무엇을 알아보러 갔던 것일까? 츠바키는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할 끔찍한 일을 알아버린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이 책을 읽어 봐야겠지만 말이다.

 

 일본에선 이런 스타일의 책을 종종 보았다. 정말 이런일은 가히 충격적이고 끔찍한 일이다. 누군가가 별여놓은 일때문에 시작된 일이었다. 어쩌면 처음 그일이 시작된 후부터 끔찍한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일이였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범인인 그사람이 안쓰럽기도 했다. 많은 사람을 죽였지만, 그를 미치게 만든것 역시 인간이였으니까. 실마리를 풀기에 조금은 지루한 감도 있었다. 50년대에 쓰여진 책이라서 그런지 섬뜩한 느낌은 오로지 듣지 못한 그 곡조와 사람들의 긴장감이였으니까 말이다. 데가와 형사의 조사자료에 의해서 사건의 결말은 뚜렷이 드러난다. 정작 뚜렷해진건 아무것도 없고, 저자의 말대로 마음이 찜찜하기만 하다.

 로코코(유명한 탐정)말처럼 살인사건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일어났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다는 건 너무 잔혹하고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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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패션 아이콘
제르다 북스바움 외 26인 지음, 금기숙 외 옮김 / 미술문화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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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질 샌더, 주름잡힌 라일락 색드레스(부분), 광고 캠페인>

 

20세기의 패션 아이콘.  내게는 멀게 느껴졌던 세계 1차 전쟁과 2차 전쟁을 거치면서도 패션의 흐름은 주춤하는 기색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전쟁중에 먹고사는 것이 문제인데 패션이 무슨 상관일까 싶기도 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중요한 3요소 <의, 식, 주>중에서 ’의’ 는 단연코 중요한 문제인데 말이다. 사회경제에 따라서 패션의 흐름이 달라지고 변화한다. 시대별로 다양한 패션의 흐름을 읽으면서 현재에도 쟁쟁한 디자이너들의 명성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들, 패션과 디자인은 오랜세월을 따라 흘러 왔으며 현재에도 미래에도 우리의 삶과 공존할 것이다. 여성이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초기에는 답답했던 코르셋과 드레스로 무장해야 했고, 전쟁중에 남편들이 전장터로 떠났을때에는 생계를 위해 일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패션의 흐름은 변화한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패션은 우리의 생활속으로 찾아든다. 건축의 양식이 변화듯이, 패션의 양식 역시 거추장스러운면들을 거부하기도 하고 다시 장식들의 아름다움을 그리워 하고, 다시 생활속의 편리함으로 들어가 단순함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패션으로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고 어른들의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 거부하고 반항하기 시작한다. 어른과 청소년 사이에는 커다란 장벽이 존재하고 있는걸까? 생각해보면 어른들이 좀 더 너그럽게 청소년들을 이해해 줄 수도 있을텐데. 서로가 자신의 입장만 부르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험적이고 다소 충격적인 의상들도 신선했다. 우리나라에 처음 미니스커트가 도입되었을때,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고 한다. 윤복희씨가 TV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등장했는데 많은 어른들은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살을 다 내어놓고 다니다니, 망측스럽다고 말이다. 옛날 TV를 보니 통금시간도 있었고 경찰들이 미니스커트 길이도 단속하는 장면을 보니 불과 몇십년 전인데 다른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패션은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일이였다. 패션도 많은 과도기를 거치며 성장하고 지금의 모습까지 오게 되었다. 경제가 힘들면 미니스커트를 많이 입는다던데 4계절 내내 미니스커트 열풍인지 오래되었다. 

 
재미있고 창의적이고 다소 충격적이며 모던하며 섹시한 그리고 입기에는 불편해 보이지만 스타일은 멋져보이는 20세기의 패션 아이콘들을 만나 보았다. 패션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혹은 없다해도 읽어보면 재미있는 책이다. 패션의 아이콘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흐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명품이라 불리우며 사랑받고 있는 샤넬, 구찌, 루이뷔통, 디오르, 이브 생 로랑, 베르사체에 대해 관심이 간다면 이 책을 들어 보시길~ 다양한 패션들과 쟁쟁한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만나 볼 수 있다. 그 당시에 디자인들이 크게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 지금은 21세기인데도 과거 기본적인 스타일이 아직도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모든것이 그러하지만, 패션의 유행 역시 주기를 따라 돌고 돈다. 전에 중성적인 이미지가 사랑받아 한동안 모든 사람들이 중성적인 이미지에 휩싸인적이 있었고 미소년이 유행하던 시절 뒷모습은 여성스러운 분들이 많았었다. 패션은 그 시대의 전반적인 문화를 대변하고 우리를 미치게 만들며 사랑스러운 추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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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철학이다 - 에이나 외버렝겟의 행복론
에이나 외버렝겟 지음, 손화수 옮김 / 꽃삽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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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무엇일까?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과거의 기억 중에서 행복한 기억들은 많게 느껴지지 않는다. 왜 행복한 기억보다 아팠던 기억이 더 생생할까?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행복한기억은 살아온 동안의 큰 파장을 주지 않았기에 희미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린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했던 기억들, 가족들과 즐거웠던 기억들이 지금의 그대로 옮겨 온다해도 그때만큼 행복할 것 같지않다. 행복에 크기를 따질 순 없지만,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행복의 크기와 횟수가 잦아 듬을 느낀다. 어쩌면 세월에 행복이 묻혀 버린건지도 모른다. 사막의 뜨거운 태양아래 금방이라도 타죽을것처럼, 행복의 오아시스는 해가 갈수록 찾기가 어렵다. 증발해 버렸는지도.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나아가는 것 역시 행복하기 위한 일이다. 우리의 목표치를 이루었을때 과연 행복할까? 행복은 물처럼 잡은것 같지만 빠져나가고 공기처럼 허공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의대생도 정작 의사가 된 순간 행복은 찰나, 그때부터 다시 인생은 시작된다. 참 아이러니 하다. 잡은것 같은데 놓친것 같은 기분이라니 말이다. 행복이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리 힘들지 않을것이다. 붙잡아서 우리곁에 꽁꽁묶어 두면 될테니 말이다. 사람마다 많이 가졌지만 불행하다고 하고 조금 가졌어도 행복한 사람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지만, 모든것을 다 가진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역시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그건 우리가 표면적으로 보았을때 많은 부를 누리면 행복할꺼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로또라는 대박행운이 찾아 왔을때 우린 행복할꺼라 생각되지만, 로또 때문에 생기는 불행들 또한 많았었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도 마음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우릴 더 조롱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행복도 불행도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니 수행을 하는듯한 기분이 든다.

 

만일 인간으로서 만끽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상적인 것이 가끔은 절망적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것은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실감의 부재가 그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절망감과 실망감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쉽게 포기하도록 만든다.

 

결국 행복은 어떤 조건이 아니다.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다. 바로 내 안에 행복이 있는데도 다른 것을 쫓느라 바빠서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동안 생각해 본다. 부처님의 중간토막쯤으로 태어나지 않고서야 무수한 조건들에 대해서 어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을까? 무소유의 의미는 알겠지만, 실천할 자신은 없다. 아직도 모자라는 것이 많은데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것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욕심은 더한 욕심을 부린다. 한단계 올라가면 두단계 올라가고 싶고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우린 행복이라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게 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디까지 목표치를 이루어 낼 수 있을지는 노력여부에 달려있겠지만, 계속해서 마음의 도둑이 들어서 자꾸 가지못한 길에 대해서 심려하고 걱정하게 된다.

 

자신의 행복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자신이 어떤 식으로 삶을 받아들이고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중점을 두고 생각해야 한다. 무언가를 소신있기 지키는 일은 쉽지 않지만 한 인간으로서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뚜렷한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나의 삶에 의미를 두고, 나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행복은 결국 나의 내면의 진실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 못할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해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자뻑에 걸린다 해도, 약간은 미쳐 보인다 해도, 어떠리 나 자신이 이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존재이니까. 어차피 타인은 그냥 지나가는 엑스트라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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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 티베트에서 보낸 평범한 삶, 그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
쑨수윈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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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평범한 티베트인들의 삶을 일 년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연출을 맡게 된다. 거기에서 티베트의 사람들의 삶과 마주하는데 다른 나라의 전통을 이해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무당 체텐과 그의 두형들, 그들 삼형제의 아내 양드론, 그들의 아버지 밀라, 그들의 네 자녀 릭진씨네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저자 역시 어린시절엔 마오쩌둥이 신이고 철저하게 공산주의자로써 교육받아 왔기에 할머니의 종교나 삶에 대해서 무시했었다.

더 넓은 세계를 돌아보고 난 후에 그녀는 다른 사상이나 문화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지만, 불교에서 환생이라는 의미는 아직도 의문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종교를 받아들이고 불교가 역사속에서 숨쉬고 있기에 환생이라는 의미가 새로울것도 이해하지 못할것도 없었다. 체텐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티베트에선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잘라 맹금류에게 보시하는 조장을 한다고 한다. 그녀는 조장을 촬영하길 원했지만, 선뜻 말을 꺼낼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장례비용을 대주고 다른 이의 조장을 촬영하게 된다. 조장사들은 도끼로 죽은이를 크게 나눈 후 으깨는 부분에서 엄청난 이질감과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독수리들을 불러서 살점들을 던져 주었다. 그순간 무섭기도 했지만, 뭔지 알수없는 엄숙함이 밀려온다. 티베트에서는 전역을 통들어 경작할 수 있는 땅은 1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매장은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선 생각지도 못할일이였다. 그들은 살면서도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보시를 몸소 실행하고 떠나간다. 티베트의 조장은 자칫 죽은이의 가족들을 빛더미에 내몰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램프 수백개를 49일 동안 밥낮으로 피워야 하고 영혼은 죽음을 7번 경험하기에 영혼을 인도하기 위해 7일마다 의식이 반복된다고 한다.

 

티베트에선 학교 다니는 일 역시 쉽지 않다. 국비인 중고등학교가 있는데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순간 티베트인임을 잊고 중국인이 된다. 티베트어는 일주일에 1시간정도 배우고 집에도 못가게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티베트어를 잊고 그들이 살아온 고향을 잊어버린다고 한다. 중국의 탁월한 언어말살정책이 잘 먹히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뛰어난 티베트의 아이들 뽑아다가 새로운 인간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티베트의 지배계층이 되는것이다. 체텐의 큰형네 막내딸 체양이 제일 머리가 좋은데 국립학교에 들어가고도 남지만, 그 아이는 현명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고 있었다. 티베트인들의 문제였지만, 우리나라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재는 모국어가 영어로 바뀌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까지 든다.  영어를 위해서 조기 유학을 가고 한글은 몰라도 되지만, 영어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식이다.

 

체텐은 무당으로써 마을에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었다. 사람의 병을 돌보고, 우박이 내리지 않게 우박 방지사로  결혼 적령기에 있는 사람들의 짝을 찾아준다. 우박 방지사로 하는일을 촬영하는 내내 알수없는 주문들을 외우는 체텐이였다. 정말로 한번도 우박이 내리지 않았냐고 묻자, 없었다고 한다. 티베트의 문명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다른 마을에서는 고사포를 사용해서 우박을 방지 한다고 한다. 시범을 보여준다던 두 사람은 포를 잘 쏘지 못해서 어쩔줄 몰라 자꾸만 말이 길어지기만 한다. 말이 길어지니 변명처럼 들려서 웃음이 나왔다.

 

티베트의 결혼은 체텐의 말에 의해 두 남녀의 운명이 좌지우지 된다. 두 사람의 사주가 좋지 않으면 결혼할 수 없고 만남이나 사랑보다는 체텐의 말에 의해서 맺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저자는 체텐의 말 한마디에 결혼이 성사된다는 것에 화가 치밀었던 모양이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지 말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과거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체텐(무당)의 말이 신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티베트는 일처 다부제로써 체텐의 삼형제는 한 아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가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우리가 접해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볼때면 경이롭다. 그들역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방식이 얼마나 낯설고 이상해 보일까? 중요한것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이 발을 딪고있는 현재에 충실하게 사는것이다. 티베트 사람들이 그들의 배가 세상풍파를 만나 난파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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