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길티플레져가 불가능한 사람…은 바로 나다.


어제 이 책을 읽는데 이런 내용이 나오지 않겠어요? 얼른 찍어두었죠. 

쟝쟝님께 먼댓글로 바칩니다ㅎㅎ 

* 하지만 비혼자만이 겪는 문제라는 편견은 노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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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2022-06-21 0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다른 책이 있을까요?

독서괭 2022-06-20 17:31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이신지..^^;

단발머리 2022-06-20 16: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아!
먼댓글로 바칠만하네요.
핵심은 *에 있고요!

독서괭 2022-06-20 17:31   좋아요 4 | URL
토요일에 쟝쟝님 글 읽고 일요일에 이 부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소름 돋았게요? ㅋㅋㅋ

- 2022-06-20 17:43   좋아요 4 | URL
그렇다고 스물 세명과 사랑에 빠진적은 없었는데 왜냐하면… …

단발머리 2022-06-20 18:15   좋아요 3 | URL
그만 좀 웃겨요!! 😆😆😆

- 2022-06-20 17: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길….

독서괭 2022-06-20 17:30   좋아요 4 | URL
아드리아랑 통하셨어요 ㅋ

- 2022-06-20 17:37   좋아요 3 | URL
… ……… ………. 모든 것이 구차해진다….. 핵심 앞에서 모든 것이……..
(그러나 결혼을 해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ㅋㅋㅋ 결혼 제도야 말로 모순ㅋㅋㅋ)

독서괭 2022-06-20 17:43   좋아요 4 | URL
별반 다르지 않은 것까지는 아닌 것 같고 케바케인 것 같습니다. 결혼 하든 안 하든 핵심을 잘 얻어내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고.. 그런 거죠 뭐.. 다만 결혼하면 좀더 일이 쉽긴 합니다 ㅋㅋㅋ

- 2022-06-20 20:17   좋아요 6 | URL
후후.. 이반지하 님에 따르면. 자본주의하에서 부자가 아닌 사람에게 좋은 섹스는 없다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미디어가 유포하는 환상인 것입니다!!!!! 저는 핵심을 신포도로 해결하였습니다. 승리! 승리다! 정신 정신 승리다!!!와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울러 전 과학 기술의 진보를 믿습니다. 머지 않아 간편한 오르가슴 알약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이러다 페미니즘 sf 한편 쓰겠네 ㅋㅋㅋㅋ)

다락방 2022-06-20 17: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다들 아직 젊어서 그래요. 내 나이 돼봐요. 섹스 따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20 17:30   좋아요 3 | URL
아니, 다락방님, 아직 열정이 넘치시는 줄 알았는데...

- 2022-06-20 17:40   좋아요 3 | URL
전 봄에 기록을 갱신하는 러너가 되어요… (여름이 다가오면 기록에 의미 부여하기가 귀찮아지죠) 그러고 보니 다락방님 요즘 요가 뜸하시더라고요… 역시 운동이 답입니다!;

독서괭 2022-06-20 17:43   좋아요 3 | URL
오오 기록 갱신! 멋지네요. 전 겨우내 쉬다가 근육이 다시 사라져서 ㅠㅠ 다시 첨부터 달리기를 시작..은 했으나 자주 못하고 있네요 흑

- 2022-06-20 17:52   좋아요 3 | URL
저도 겨울엔 뛰는 시늉만해서 기록이 원상복구되요 ㅋㅋㅋㅋㅋ 즉 봄에 외롭다는 뜻 ㅋㅋㅋㅋㅋ 봄에 조심해야해 ㅋㅋㅋ

잠자냥 2022-06-20 20:29   좋아요 4 | URL
뭐야 쟝쟝 요즘 욕구를 운동으로 해소하는ㅋㅋㅋㅋㅋㅋ

- 2022-06-20 20:35   좋아요 4 | URL
네 ㅋㅋㅋ 요즘 제가 아침에도 운동하고 밤에도 가끔 해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작년 봄에 달리기 하다 ㅋㅋㅋㅋㅋ 무릎 나감 ㅋㅋㅋㅋ 외로움은 그런 것 입니다 ㅋㅋㅋㅋ (피눈물나는 4b를 얼떨결에 실천하는 실천적 삶되겠음ㅋㅋㅋㅋ)

독서괭 2022-06-20 21:38   좋아요 2 | URL
외로우면 뛴다고 하더니 봄에 많이 외롭군요??

- 2022-06-20 21:44   좋아요 1 | URL
네… 경험을 따져보니까 ㅋㅋㅋㅋ 이유는 모르겠…. 걍 이거 마시고 나랑 사귈래? ㅋㅋㅋㅋㅋ 상태가 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ㅋㅋㅋ 내 머릿속에는 지우개가 있닼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조심합니다 ㅋㅋㅋ 운동 열심히 합니다 ㅋㅋㅋ

페넬로페 2022-06-20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드리아는 평생에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데 이런 구절을 보면
음, 역시 남자란, 쯧쯧~~
어쩔 수 없군~~
이런 생각이 들어요^^

독서괭 2022-06-20 17:47   좋아요 3 | URL
어우, 그 사라만 주구장창 사랑하는 건가요? 하긴 애초에 사라한테 하는 이야기로 설정되어 있으니,,
남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쿨럭
그러고보니 아드리아, 학생 스물세명이나 만났다니 문제 많은 선생이네요!

건수하 2022-06-20 19: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게 핵심이 아닌 사람도 있는걸요 ㅎㅎ 어쨌든 비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에 한 표 더 ^^

- 2022-06-20 20:22   좋아요 3 | URL
수하님의 행복한 성생활을 응원합니다! 핵심은 아니지만 좋은 섹스는 하면 좋지 않을까요? ㅋㅋㅋ 제 경우는 거기까지 가는 것이 산넘고 물건너야 해서, 그냥 신포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ㅋㅋㅋㅋ (큼큼 ㅋㅋㅋ) 인생 모든 것을 다 충족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20 21:42   좋아요 2 | URL
그게 딜레마 같아요. 다수의 여성들에게는 거기까지 가는 게 산넘고 물건너는 힘든 과정인데.. 산넘고 물건널 가치까지 있는지 의문이다.. ㅋㅋ

- 2022-06-20 21:48   좋아요 2 | URL
남자놈들은 산넘고 물건너기 귀찮아서(그건 너도 마찬가지 잖아!!!) 성매매를 한다고 하더군요? 아 부인이 있어도 한다던데? 아 여친이 있어도 한다던데? ‘서울시’ 룸살롱 1968개 vs ‘전국’ 롯데리아 1338개

건수하 2022-06-21 01:30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 원래 몸보단 정신의 비중이 큰 사람이기도 하고,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이제 다 귀찮네요.
그냥 책 읽고 페미니즘 얘기 하고 하는게 훨씬 재밌는 것 같아요 ㅎㅎ
(좋은 섹스를 못해봐서 그런가?;;)

- 2022-06-21 01:59   좋아요 2 | URL
몸과 정신의 이분법 노농! 하지만 지적인 활동과 대화와 페미니즘 댓글 놀이가 도파민을 뿜뿜 하게 하죠!! 이 맛을 알아버리면, 돌아갈 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규칙적인 섹스가 똑똑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ㅋㅋㅋ (제 우울할땐 뇌과학 페이퍼를 참고하세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6-21 08:53   좋아요 2 | URL
/쟝쟝님 그니까 요즘 몸의 중요성을 조금씩 깨닫는 중이에요 ㅎㅎ (노화가 느껴져서 특히)
똑똑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요?! 어쩌지 계속 책 읽어야 하는데... 산넘고 물건너며 노력해봐야 할까요?;;
꼭 파트너가 있어야만 똑똑해지는건가... (우울할때 뇌과학 페이퍼 읽고 왔어요)

그냥 산책하고 달리고 외국어 공부할게요 ㅎㅎㅎ

잠자냥 2022-06-20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 ㅅ 는? ㅋㅋㅋㅋㅋ

- 2022-06-20 20:3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그만놀려!!!! 😑

scott 2022-06-20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이 앞서 올리신 포스팅 웹소의 일부 내용인줄 알았써요 ㅎㅎㅎ

독서괭 2022-06-22 19:4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스콧님, 이런 재밌는 부분이 가끔 나오는 게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댓글저장
 
로맨스 소설을 생각한다

수하님이 로판을 읽으시는 것 같기에 말을 좀 얹고 싶었던 마음 + 먼댓글이라는 걸 얼마전 다른 서재에서 보고 한번 써보고 싶었던 마음이 합쳐져,

드디어 먼댓글 기능을 써보게 되었습니다..ㅋㅋ 

인용해주신 아래 부분이 최근 웹소의 로맨스/로판 경향과는 좀 다른 것 같아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웹소 끊은지 1년 되어서 최최근 경향은 아닐 수 있는데다가 수하님이 읽으시는 것들과 경향성이 다를 수도 있으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인기 있는 로맨스 소설은 평범한 주인공에게 무지갯빛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우리의 평범성을 값지고 특별한 것으로 보이게 한다. ...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던 흔한 인물이 사랑의 힘으로 단숨에 빛나는 별이 되는 것,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져 남달리 사랑받는 것, 우리에게 설렘의 감각을 일깨우고 충만감을 안겨주는 로맨스 소설의 힘이다.  

- <평균의 마음> 1부, '인기있는 로맨스 소설의 비결' 중

위 인용문은 아무래도 웹소설이 아니라 전통적(?) 로맨스 소설이나 이성애 사랑을 다룬 문학에 관한 것이 아닌가 싶다. 

2년 여간 카카페를 이용하며 내가 파악했던 웹소의 로맨스/로판의 메인 스트림은 '평범한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주로 읽은 건 로판이므로 아래에서 얘기하는 건 거의 로판 관련이다). 미모는 말할 것도 없고, 특별하거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여주가 대부분이다. 불운한 처지에 놓여 고생하는 여주들도 있지만, 부유한 고위 귀족인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이 부분이 나는 많이 의아했다. '나'를 주인공에 이입하여 이런 '평범한 나'가 완벽한 남자로부터 사랑받는 걸 꿈꾸고 싶다면 평범한 여주를 내세워야 하는 게 아닐까? 왜 사람들은 처음부터 다 가지고 태어난 금수저 여주, 혹은 그런 소설 속 캐릭터에 빙의하는 여주가 나오는 로판을 읽는 것일까? 


내 나름대로 찾은 답은 이거다.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 나 자신을 가지고 완벽한 로맨스를 꿈꾸는 건 글렀다. '완벽한 로맨스'를 꿈꾸는 게 아니라 '완벽한 나' 또는 회귀하여 완벽해지는 나를 보고 싶다. 빙의물과 회귀물이 그토록 유행하는 이유가 그거 아닐까. 별거 없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걸로는 모자라다. 나 자신이 대단해지고 싶다. 그런데 현실의 내가 대단해지기에는 애초에 금수저도 아니고 능력의 한계도 있는데다가, 생활에 너무 지쳤다. 그래, 지.쳤.다. 


웹소설의 미덕은 현실과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걸 모두 잊게 해주는 데 있다. 잠시 다른 세계로 가자. 그곳에는 거울을 볼 때마다 거슬리는 뾰루지들도 없고, 개수대에 쌓여 있는 설거지감도 없으며, 전세살이의 설움도 없고, 두둑한 배를 두드리며 소파에 정물화 된 남편도 없다(웹소의 독자들 중에는 기혼자가 많다). 그곳에는 단지 거대한 음모, 암투, 목숨을 건 사랑, 아름다운 남자들이 있을 뿐이다. 아무리 심각한 위기에 처한 여주라 해도, 매일 청소에 빨래에 음식하고 애들과 씨름하는 나의 현실과 비교하면, 하녀들 시중받아 목욕하고 향유 바르고 드레스 골라 입고 티타임 하고 가끔 하인/하녀들에게 너그럽게 대하면(주로 빙의물에서) 좋은 주인이라고 칭송받을 수 있는(대부분 로판이 계급사회- 주로 유럽 중세와 비슷함-를 배경으로 한다. 대체로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1도 없다는 것도 재밌는 점이다) 그곳은 부러울 만 하다. 


웹소가 결코 문학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나는 문학이 세계와 인간의 본질을- 그것이 제아무리 더럽고, 추잡하고, 찌질하다 할지라도- 직시하면서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건져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웹소는 직시하지 않는다. 도피한다. 웹소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부분(애초에 빙의니 회귀니가 비현실적이지만 그건 차치하고)은 두 가지다.


1. 남주의 캐릭터

 - 이건 뭐, 잘생기고 몸 좋은 건 기본, 싸움도 잘해야 하고 머리도 좋아야 하고 요리도 잘해야 하고, 밤일도 잘해야 하고(이거 되게 중요하게 취급됨;;) 여주에게 한결같아야 하고 등등. 그 비슷비슷한 조건 속에서 이 남주만의 특징과 매력을 창조해내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다. 외모가 무척이나 강조된다는 점이 또 문학과의 큰 차이다. 특징이 아니라 완벽함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2. 사랑의 모습 

 - 문학 속 사랑과 가장 큰 차이. 로설/로판 속 사랑은 한치의 부족함도 허용하지 않는다. 오해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등등의 과정이 물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사랑의 마음은 한결같아야 한다. 특히 남주는. 여주는 흔들릴지언정 남주는 그러면 안 됨. 가장 중요한 것, 웹소 속 관계에는 '짜증'이 없다. 분노, 슬픔, 좌절, 질투, 그런 거 다 있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관계를 망치는 요소인 '짜증'이 없다. 짜증은 딱히 상대에게 잘못이 있는 게 아닌데도 나의 힘든 상황이나 안 좋은 감정을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발생한다. 여주에게 짜증내는 남주를 좋아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 짜증 없음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생활 없음'이다. 로설도 좀 그렇지만, 특히 로판에서는 생활의 냄새가 없다.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소소한 일들, 밤늦게 퇴근했는데 어질러진 집안, 윗집에서 쿵쾅대는 발소리 같은 거 말이다. 


최근 로판에서는 페미니즘적 요소들도 상당히 보인다. 애초에 여성이 주체적으로 전면에 나서는 것이니 여성주의적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남자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성공하는 똑똑한 여주들, 심지어 로판만이 가능케 하는 전투능력에서 남주를 앞질러버리는 여주도 등장한다. 그런 소설을 읽으며 현실의 암울함에서 도망갈 수 있다. 그걸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웹소를 문학이라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웹소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거기에는 그 나름대로의 미덕이 있다. 가끔 기대 이상으로 잘 써내려간 작품을 만나면 기쁘다. 하지만 그 한 작품을 만나기 위해 버려지는 시간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웹소를 끊었다. 

내가 좋아했던 작품들은(기억이 잘 안 나서 찾느라 애먹음) 

여주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것 - <에보니>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 나가며 발전하는 사랑의 모습을 그려낸 것 -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며 맞춰나가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 것 - <다행인지 불행인지>, <너의 의미>

그러고보니 로판에 제목 이상한 거 진짜 많은데 내가 좋아했던 작품들은 대체로 제목이 무난하네? 

















혹시나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이중 하나만 꼽아 추천하라면,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를 꼽겠습니다. 

<에보니>는 좀 웅장하고(로판 읽으며 운 유일한 작품), <다행인지 불행인지>랑 <너의 의미>조금 소소하고 귀엽고 즐겁습니다.

길티 플레저건 뭐건 어떤가요, 지친 우리에게 잠시 휴식을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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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맨스 속 남주 분석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06-18 09:34 
    이 글은 웹소설보다는 로맨스물에 대한 것이다. 나는 네이버 연재로 웹소설을 딱 하나 읽어봤는데(이름도 기억 안 남), 무료로 공개되는 것이었다. 수요일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새 글이 올라왔는데, 아이들 수영장에 집어넣어 놓고 수영장 앞쪽 의자에 앉아, 쉬지 않고 ‘새로고침’을 누르다가 ‘New’가 뜨면 반갑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야한 장면도, 충격적인 장면도 별로 없어서 좀 싱거운 느낌이기는 했는데, 기다리고 읽는 시간은 마냥 즐거웠다. 그 후로
  2. 로맨스… 길티플레져가 불가능한 사람…은 바로 나다.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6-18 13:27 
    독서괭님이 나한테 도피하지 않는 강한 정신이라고 했는 데.... 인정하는 바다. 자 도피하지 않은 강한 정신이 얼마나 병들었는지 써보겠다. 신자유주의에서 살아가(남)기위해 푸코를 읽는다… 고 말하면 사람들이 웃던데, 나는 진심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푸코의 사상을 한마디로 “나는 바보가 싫다”로 요약했는 데, 처음엔 이게 뭔 소린가 했는 데… 뭐랄까 읽을 수록 그것이 푸코의 핵심 사상 같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의 이상한 뒤틀린 태도(?)정도로 요약이 될
 
 
단발머리 2022-06-17 13: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크흐흐흐 간만에 읽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페이퍼 감사해요! 저도 할 말 있건만 지금 밖이라서요 ㅋㅋㅋㅋㅋ 난중에 이 글을 먼댓글로 페이퍼 작성해 볼게요.
웹소설의 미덕은 … 이랑 그 다음 문단 넘 좋아요! 제가 선생님으로 모셔도 될까요? 😘😘😘

독서괭 2022-06-17 14:44   좋아요 5 | URL
아닛 재밌다는 말도 좋은데 심지어 유익하다고 해주시다니 ㅋㅋㅋㅋ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단발머리님 꼭 먼댓글 작성해주세요. 먼댓글 릴레이!! 재밌네요!!
무슨 선생님인가요? 저 이제 웹소설 안 읽어서 더 나올 게 없습니다 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4: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바쁘실텐데 이렇게 빨리 글이 올라오다니! 넘 반갑고 기뻐요 ㅎㅎ

제가 인용했던 <평균의 마음>은 일반 로맨스 소설 얘기한 것이 맞고요.
제가 읽고 있던건 중세 귀족에 회귀 빙의물 ㅎㅎ 그런걸 로판이라고 하는군요!

웹소설의 미덕은~ 뒷부분을 읽으며 제가 최근 스트레스 받았을 때 왜 웹소설을 읽게 되었는지 알게됐어요 ㅎㅎ
생활의 냄새가 없다! 남주가 한결같을 수 있는 이유는 남주의 신하들에게 스트레스를 팍팍 풀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저는 어릴 때도 로맨스에 딱히 관심이 없었던지라 로맨스 아니라도 재미있는 소설이면 되는데. 딱 그럴 때 적절하게 웹소설 광고가 눈에 띄거나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잘 보던 스릴러는 이다혜 작가의 <아무튼, 스릴러> 보고 나니 읽으면 마음이 무거워서요..

제가 봤던 웹소설들은 여주들이 좀 한결같이 우울한 상태(라고 해도 생계가 어렵거나 하진 않지만)에 있다가 타개책으로 남주를 만나거나 남주랑 잘해보거나.. 하면서 갑자기 다른 남자들한테도 주목을 받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 인용문과 나름 겹치는 부분이 있다 생각했어요 ㅎㅎ

제가 많이 보진 않았고 <루시아>, 그리고 얼마 전에 <결혼 장사> 라는 걸 봤고요.. (제목 너무 이상) 얼마 전에 본 건 알라딘에서는 검색이 안 되는 카카페에 있는 아직 완결 안된 거였어요. 다음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이 페이퍼를 찾아와서 소소하고 귀여운 웹소설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지말고 여성주의 책읽기 책 읽으면 더 좋고)

이생망이라니. 저는 요즘 페미니즘 책읽기 하면서 삶이 더 즐겁거든요. 알라딘 서재를 발견해서 또 좋고요. 이번 생 생각보다 괜찮다 ㅎㅎ

독서괭 2022-06-17 14:53   좋아요 4 | URL
수하님 덕에 제가 글을 하나 썼네요 ㅋㅋ
수하님 이제 보니 웹소설 초심자이시군요?! 전 이미 좀 읽으신 줄 알고. 로맨스판타지, 줄여서 로판입니다. 근데 가끔 로맨스1도 없는데 단지 여자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로판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들도 있어요.
제가 로판을 주로 읽었던 이유는 생활의 냄새가 1도 없다는 게 컸어요. 정말 도피성 ㅎ 현로라고 하는 현실배경로맨스는 거기도 생활의 냄새가 많지는 않지만 로판보다는 아무래도 좀 있거든요.
저는 로판을 보지만 사실 로맨스에 크게 이입하거나 남주에 빠져서 보지는 않아요. 그런데도 일반 판타지가 아니라 로판을 보는 이유는 일단 주인공이 여자이기 때문이고, 여주의 성장드라마를 보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연애세포가 거의 죽은 것 같아요.. ㅠㅠ
<루시아>는 저도 봤습니다. 재밌죠 ㅋㅋ 여주가 우울한 상태인 쪽이 있고 통통튀는 발랄함으로 우울한 남주를 휘두르는(?) 쪽도 있습니다. 제가 추천드린 소설들이 수하님 취향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별로는 아닐 거예요.
이생망 ㅋㅋ 이게 진짜로 망했어, 좌절모드, 이건 아니고 가볍게 ‘이번 생은 망했지~그러니 아등바등 할 필요 없어~‘ 뭐 이런 마인드라던데, 저는 로맨스쪽으로는 애 낳은 유부녀 되고 나서는 망한건 아니고, 끝났다고 생각하므로- 아니 남편을 사랑하긴 하는데 저런 강렬한 로맨스는 아니니까요 ㅋ - 현실과 1도 겹치지 않는 로판물을 읽었나 봅니다.
저도 이번 생이 좋습니다. 딴 데 갈 생각은 없습니다 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5:57   좋아요 2 | URL
네 많이 보진 못했어요. 조아라는 아예 안가고 (가면 못 나올거 같아서요 ㅎㅎ)

저도 성장물, 약간의 페미니즘 양념 좋은데.. (아마 여성 작가가 많겠죠?)
그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판타지 아닌 현대 로맨스 물도 시도해보려 합니다 ㅎㅎ

로맨스는 원래도 관심이 없었으나 결혼하고 나니 더 그렇긴 해요.
127세까지 산다는데, 이러다 한 사람하고 100년 살 수도 있겠어요.. 어후.
(딱히 불만은 없으나 왠지 억울한 느낌)

독서괭 2022-06-17 17:25   좋아요 1 | URL
와 조아라 아직도 있나요? 전 거의 카카오페이지에서만 봤어요.
성장물에 페미니즘 양념이라면 로판 쪽이 많습니다. 제가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현대로맨스는 좀더 전형적인 것 같더라구요. 직장상사와의 로맨스, 알고보니 재벌2세(3세).. 아무래도 소재가 다양하기 어려운 듯요. 현대로맨스+회귀물은 한편 본 적이 있어요.
딱히 불만은 없으나 왠지 억울한 느낌에 공감이요 ㅋㅋㅋ

건수하 2022-06-17 20:05   좋아요 1 | URL
조아라 말만 듣고 가본 적이 없어서… 근데 아직 있는거 같더라구요. 저도 카카페에서 봐요 ㅎㅎ

직장 상사에 재벌…. 로판이 나은거 같기도 하고요 @.@

잠자냥 2022-06-17 14: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짜 웹소설이랑 로맨스 읽는 분이 이렇게 많구나! 깜놀하면서 난 왜 연애 세포가 없는...(건 아닐 텐데)가? 왜 웹소설, 로맨스 소설, 할리퀸 문고 이런 거에 관심이 통 없는 걸까, 심지어 <오만과 편견> 이런 류 문학도 잘 못 읽겠..... 왜죠? 대체 왜?? 전생에 무슨 로맨스왕이었는가..... 로맨스에 질린 것인가....?

암튼 괭 님 이 글 재밌어요. 로(맨스)알못 자냥이가 읽기에도 아주 재미난 글이었어요~

독서괭 2022-06-17 14:59   좋아요 6 | URL
저도 연애 세포 별로 없습니다.. 로코 드라마도 별로 이입을 못하고요, 멋진 남자들에게 별로 설레지도 않아요 ㅋㅋ 전 결혼하고 애 낳으면서 사라진 건데, 자냥님은 원래 별로 없는..? 그렇군요. 낭만적 이성애 로맨스를 중심으로 다루면 별로 흥미가 안 가신다는 거죠? 저도 지금은 그렇습니다. ㅋㅋㅋ
그럼에도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해요~^^

건수하 2022-06-17 16:00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은 애인이 있으셔서 (실제 로맨스가 있어서) 그러신 것은 아닐까요?

저도 연애세포 그닥에 할리퀸은 지루하다 생각했는데,
얼결에 결혼하고 나니까 이제 소개팅이 안 들어오네? 하며 뭔가 아쉽다 느꼈거든요.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다르달까... :)

- 2022-06-17 20:39   좋아요 2 | URL
와... 저도............. 저도 못봐요.. 저는.. 고등학교 다닐때 그... 귀여니 엄청 유행했을 때.. 것두 못봤어요 ㅜㅜ 그나 저나 웹툰도 안보는 제겐..... 로판.. 로판이라는 세계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아마 볼 일 없을 거예옄ㅋㅋㅋㅋ.. (저 역쉬 오만과 편견도 못보는 사람이라 ㅋㅋㅋ 잠자냥님앜ㅋㅋ 동지!!!) ......... 전 로맨스도 없어요!!!!!!! .................. 아 퍽퍽해. 내 인생 닭가슴살이야. 왤케 퍽퍽하니........내가 살아있는 생불인가...... 갑자기 왜 이러고 사는가 싶다... ㅋㅋㅋ.......

잠자냥 2022-06-17 21:25   좋아요 2 | URL
쟝쟝 앗, 나도 웹툰 1도 안 보는데….! ㅋㅋㅋ

독서괭 2022-06-17 21:37   좋아요 2 | URL
쟝쟝님은 안 볼 줄 알았어요. 소설도 별로 안 보잖아요 ㅎ 저도 웹툰은 거의 안 봅니다.
도피하지 않는 강한 정신이라 생각해요..! 강하다 그대!👍

- 2022-06-17 21:56   좋아요 1 | URL
도피하지 않는 강한 정신이라뇨 ㅋㅋㅋ 저는 각종 향정신성약물 중독자로…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잠… 요즘엔 그 대상을 책과 산책 달리기 카페인 잠으로 바꿨을 뿐입니다…)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감정을 즐기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ㅋㅋㅋ 돌이켜보면 썸타는 것도 귀찮아서 걍 직진하거등요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6-17 1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웹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고 원작이 있는 만화나 소설이 영상화된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원작이 있을 때 영상물이 괜찮으면 원작을 다시 가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장르는 다 무협&판타지이고 주제는 환생인 경우가 많았어요. 두 번 세 번 태어나도 당신을 사랑하겠다 뭐 이런 것이요^^; 시간여행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저는 현대물을 많이 보지는 않아서 그런 경우는 잘 없고요^^

<삼생삼세 십리도화>나 <경여년>은 드라마가 재밌었지만 원작도 그만큼 훌륭해서 좋았거든요~ 결국 두 개는 책을 샀네요ㅋㅋ

제가 잘 보지 않는 장르이지만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건수하 2022-06-17 17:35   좋아요 2 | URL
아, 경여년 재밌다고 추천 받은 적이 있어요. 화가님 덕분에 기억났어요 ^^

거리의화가 2022-06-17 17:42   좋아요 3 | URL
네 수하님~ 경여년 무지 재밌습니다.ㅋㅋ 사실 무협 장르이지만 주인공이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한계를 느끼면서 성장해가는 스토리가 기반이라 호불호가 크게 없을 것 같아요~ㅎㅎ

독서괭 2022-06-17 21:39   좋아요 2 | URL
오 화가님은 무협장르를 좋아하시는군요! 전 무협은 거의 안 봐서.. 무협로맨스의 시초격인 <연록흔> 정도밖에 안 봤습니다ㅎㅎ 경여년은 검색하니 드라마부터 나오네요~ 소설도 재밌군요?

거리의화가 2022-06-17 21:55   좋아요 2 | URL
네 괭님 경여년 드라마가 워낙 유명합니다 근데 문제는 드라마 2편이 나와야 하는데ㅠㅠ 완결이 안됐어요ㅋㅋㅋ 언제 나올지 모르겠네요

독서괭 2022-06-19 22:39   좋아요 0 | URL
경여년 드라마 찾아봤다가 넘 길어서 포기요 ㅋㅋㅋㅋ

mini74 2022-06-17 18: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희땐 할리퀸이었는데 ㅎㅎ요즘은 자주 보진 않아요. 옆에 분이 자꾸 오징어로 보이고 승질나서 ㅋㅋ 현실은 오징어와 꼴뚜기인데 말이죠.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가벼운 맘으로 마실 갔다 오는 느낌이죠

햇살과함께 2022-06-17 21:03   좋아요 3 | URL
저도 할리퀸에 한동안 빠져서 ㅎㅎ 중학교 때 수업시간에 몰래 보느라 아주 스릴있었는데요~

잠자냥 2022-06-17 21:26   좋아요 3 | URL
오징어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17 21:40   좋아요 2 | URL
오징어.. 꼴뚜기.. 🤣🤣🤣 전 학창시절엔 순정만화였어요. 성인 된 후에 로설에 입문..

단발머리 2022-06-18 09: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저 먼댓글로 글 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건 주말 되시길요^^

독서괭 2022-06-19 22:40   좋아요 0 | URL
으흐흐 단발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기억의집 2022-06-18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먼저 읽어야지 싶어서 웹소나 웹툰을 읽을 시간이 없는데… 사실 웹소같은 주제의 책은 소설이 나오면서 같이 나왔을 걸요. 제인 오스틴도 읽을 거리를 찾는 여성 독자층을 위해 썼다가 정말 위대한 소설로 지금까지 읽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책에 대한 책 읽다보면 20세기에 로맨스 소설 작가가 제법 많었고 인기도 많어서 부도 축적 했다고 해요. 단지 로맨스 소설이라도 제인 오스틴같은 시대가 변해도 살아 남을 수 없는 뭔가가 없어서 한때 인기만 끌고 다 사라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웹소설중에서 나중에 살아 남는 소설이 진정 승리자겠죠. 요즘은 다 웹소 읽어서..제 딸도 리디북스 정기 결제 해서 보더라고요. 제 카드에 매달 리디 북스 금액 이만원 찍히는 거 보면.. 웹소 시장 거대할 것 같어요!!

독서괭 2022-06-19 22:44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읽고 싶은 책이 한가득인데 웹소가 은근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서(전 캐시 결제 거의 안 하고 기다리면 무료로 끈질기게 기다려서 보는 편이라 짜투리 시간만 소비하지만요..) 끊었더니 확실히 책을 더 보게 되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거의 로판으로 2년 이상 팠더니 비슷비슷해서^^;; 더 이상 볼 마음이 안 생깁니다.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책에 재미를 느끼기 전에 웹소부터 접한 세대는 긴 문장, 긴 호흡을 견뎌낼 수 있을지.. 약간 걱정스럽네요. 웹소 중에도 괜찮은 것들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짧은 시간에 빠르게 술술 읽히고 다음 결제를 유도하는 형태라서..
기억님, 웹소나 웹툰 안 읽으실 수 있으면 안 읽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ㅎㅎ

- 2022-06-20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극단적인 n이라서 웹소는 안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는 데요, 현실에서 페미니즘이 화학 작용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로판에 대한 분석 너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ㅋㅋㅋㅋㅋ 제가 다락방님의 로맨스 소설 리뷰나 독괭님의 리뷰가 제가 쓴 선동적(?) 글보다 훨씬 귀하다고 여기는 지점이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 s는 새우깡 먹다가 진리 깨달아버리더라? ㅋㅋㅋㅋ 암튼 짜증 없는 사랑에 대해서 저는 조금 오래오래 생각할 것 같습니다. 짜증없는 사랑이라…. 저야말로 사랑을 이데아로 알고 있는 바보인 것 같다 (눈물…)

독서괭 2022-06-19 22:47   좋아요 0 | URL
S는 새우깡 먹다가 진리 깨닫는다니 ㅋㅋㅋㅋㅋㅋㅋ 넘 웃긴데요. 어쨌든 새우깡과 관련 없는 진리는 별로 깨닫지 않는 것 같습니다 ㅋㅋ 로설들 보면 거기 나오는 사랑의 모습과 현실의 사랑의 모습이 너무 괴리가 커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그렇게 안 되잖아요..? 사랑의 이데아라는 말씀이 딱이네요. 그런 한도끝고 밑도끝도 없는 사랑을 한번 듬뿍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거 아닐까 싶습니다. 현실에서도 사랑이 막 시작할 때는 이데아에 가깝긴 하지요.. 지속이 어려울 뿐..
댓글저장
 

​스무살 전후에 이미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남자는 누구나 야동을 본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야한동영상'은 그 범주가 매우 넓다. 그건 예술영화의 한 장면일 수도 있고, 포르노일 수도 있고, 불법촬영물일 수도 있다. 그걸 다 퉁쳐서 '야동'이라고 하면서 관대하게 보는 말들을 들어 왔다. 은연중에 나도 불법촬영물을 제외한, 촬영 및 유포에 당사자가 동의한 영상은 보건 말건 당사자의 자유라고 생각해 왔다. 너무 이상한 것- 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동,청소년이 등장하거나 너무 잔인하거나 그런 거?- 만 아니면, 그리고 거기에 중독만 되지 않는다면 내 파트너가 보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행히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안 보거나, 적어도 나에게는 숨겼지만. 
하지만 여기서 포르노 반대를 외치는 알라디너님의 글을 읽고,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이게 그냥 개인의 자유로 치부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리고 <페이드 포>에서 성매매를 직접 경험한 레이첼 모랜이 아주 분명하게 포르노에 반대해야 할 이유를 정리해준 부분을 만났다. 길지만 매우 인상적이므로 인용해 본다.


어떤 여성들은 포르노에 반대하지 않지만, 나는 반대한다. 성적으로 노골적인 포즈를 취한 채로 사진 찍히는 경험을 해봤기에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 뒤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산업 안팎으로 여성을 막대하게 훼손하는 모욕적이고 착취적인 산업이다.
포르노를 건전하게 보이려는 시도로 포르노가 성적 자기 결정의 한 방식이며, ‘성적으로 힘을 실어준다‘라고 한다. 내게는 발가벗겨져 사진 찍히고 자세를 취하는 행위가 발가벗겨져 일방적으로 성행위당하고 자세를 취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었다. 그 당시에 여섯 명 정도의 아이들과 함께 일했는데 그 아이들 모두 10대 중후반이었다. (...)
나와 같이 그곳에 있었던 열입곱 살 소녀 한 명(아동 성학대 생존자)은 집주인이 그 아이와 계속 잠자리를 시도했기 때문에 임신해서 집을 떠났다. 그 아이는 나이 든 남자들한테 계속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할 거라면 차라리 돈을 받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우리 가운데 많은 아이들이 도달한 공통의 결론이었다.
사회적으로 더 권력 있는 남성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은 줄곧 수그러들지 않았고, 도망칠 수 없었기에 우리에게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착취를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했다‘라고 표현하는 일이었다. 성매매를 ‘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뒷받침될 수없는 이유는 우리가 성적인 이유가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적인 요소는 즐길 수 없었고 견뎌야 했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더라면 업주에게는 빈 업소가, 성구매자들에겐 빈 필름이 남았을 테다.
카메라 반대편에 서봤기에, 솔직히 말해 현재 포르노를 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과는 관계를 맺고 싶지도 않고, 맺을수도 없다. 포르노를 불쾌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설득하려는 어느 누구도 용납하지 말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인간됨을 지키는 일은 때때로 무엇을 수용할지에 대한 경계를 세우는 일을 필요로 한다. 나는 스트
립과 포르노가 초래하는 폐해와 수모를 겪었다. 무해한 산업이 아니다. 구별 지을 수 있는 산업도 아니다. 성매매라는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들이다. 이 체제는 그 정점과 핵심 모두에 상품화를 배치함으로써 여성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저하시킨다. - <페이드 포> 126-128쪽

포르노를 보면서, 성매매를 하면서, 여자를 인간으로 보는 것이 가능할까? 
거기 있는 여자들과 거기 없는 여자들을 정확히 구분지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우습다. 그 경계 자체가 분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둘을 다르게 보는 내심에는 자신의 더러운 부분을 감추려는 무의식이 있다. '거기 있는 여자들'은 '그렇고 그런 여자들'이니까 내가 함부로 해도 되고, 내 더러운 욕구를 마구 풀어도 된다. '거기 없는 여자들'이 해주지 않는 것들을 그들은 해주니까. '거기 없는 여자들'은 남자들의 욕구를 다 채워주지 못하는 대가로 거기 가는 남자들을 수용해야 한다. 어쩔 수 없으니까. 남자들의 욕구는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니까. 

​뭐? 그럼 성매매 안 하고 포르노 안 보는 남자들은 자연스러운 욕구가 없다는 말인가? 관계를 맺는 것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정서적 친밀감을 무시해버리는 것이 자연스러운가? 사자도 교미를 할 때 다정하게 애무한다. 정서적 친밀감이 제거된 섹스, 특히 상대가 원하는지를 무시한 채 이루어지는 섹스는 폭력이지 에로가 아니다. 무조건 여자랑 할 기회가 되면 하는 게 '정상'이고, 못 하면 '줘도 못 먹냐'며 고자라고 놀려대는 일부 남성문화는 섹스를 인간 대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그냥 자기 성기의 능력을 시험하는 장으로 여기는 것이다. 거기에는 인간 여자는 없다.
포르노와 성매매는 원래 있던 자연스러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들이 본래 없던 폭력적 욕구를 만들어 낸다. 더 새롭고 더 자극적인 욕구에 익숙해질수록 종전에는 만족스러웠던 섹스는 불충분해진다. 그렇게 중독으로 이어진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행동이 성매매라는 사실과 거리를 두려 하는 몇몇 구매자들은 우리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야깃거리였고, 때로는 술을 마시러 가서 구매자들이 접시 밑이나 잔 받침에 돈을 끼워 넣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떤 남자들은 그렇게 해야만 했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만끽해야만 했다.  - <페이드 포>,141쪽 
이야말로 성매매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자신과 인생을 공유하는 여성에게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이성적으로 기대를 할 수 없는 변태 성향을 다른 계층의 여성에게 떠넘기려는 남성의 고집이다. 여성들은 존중과 경멸, 품위와 천박, 존경과 비난이라는 두 부류로 구별되게 나뉜다.  - <페이드 포>, 145쪽 
아니, 그러니까,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거냐고...
<페이드 포> 10장의 '고급 창녀 신화'는 몹시 흥미로웠다. 고급이나 저급이나 성매매인 건 똑같은데, 그 사이에 위계가 생기고 성매매 여성들 스스로도 그것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특하게 가장 하급으로 취급되는 거리 성매매에서 시작해서, 안마, 업소(룸살롱 같은 걸 말하는 듯), 에스코트 에이전시라고 일컬어지는 가장 고급 버전까지 골고루 경험했고 자유롭게 업종을 오갔는데, 오히려 착취의 측면에서는 에스코트가 제일 심하다고 보았다.  

'고급' 성매매 시장에서 겪었던 경험들만큼 '고급' 같지 않은 일은 없었다. 섹스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데 품격이 있을 리 없고, 성매매가 일어나는 환경이 상관있을 리 만무하다.  - <페이드 포>, 152쪽 
고급 창녀 신화는 대체로 그 신화를 믿으려고 섹스에 큰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들의 욕망과 맞닿으므로(성매매의 다른 신화들과 같이) 계속 지속된다. 많은 성구매자들이 에스코트 에이전시에 전화하면 고급의 질이 집 문 앞에 도착할 거라 짐작하고 싶어 하며, 그 질에는 고급의 여자가 부착됐을 거라는 생각이 뒤따른다. 고급 창녀의 개념은 성매매 시장을 극대화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고, 그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파되었다. 삶의 모든 부분에 계급적 편견이 존재하듯이 에스코트 성매매 여성들은 자신들이 거리 성매매 여성들보다 어찌됐던 더 낫다고 하는 그 개념을 믿는다.  - <페이드 포>, 157쪽 


우리나라에서는 에스코트 여성 비슷한 개념으로 '텐프로'가 있다. 한때 '강남 돌아다니면 눈에 띄는 예쁜 여성들은 다 텐프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레이디 크레딧>에서도 텐프로로 표상되는 성매매의 서열화에 대해 분석한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있는 여성에게만 욕정을 느낌(그렇다고 자신에게 암시함으로써 자신의 성욕이 평범한 남성의 성욕과 다르다는(더 고급이라는) 것을 자신에게(그리고 다른 남성에게)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참고한다면 텐프로라는 업소를 통해 ‘고급‘으로 인정받는 것은 결국 구체성을 상실한 여성 접대부가 아니라 그곳을 이용하는 남성 고객이다.
(...) ‘텐프로‘는 마치 결코 닿을 수 없는, 범접할 수없는 어떤 곳을 나타내는 대명사다. 그러므로 텐프로는 언제나 그보다 낮은 등급의 외부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흥업소는 텐프로에서 노래방까지 각 분류의 업소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서열화되고 군집을 형성한 채 표상된다. 또한 텐프로를 중심으로 한 업소의 서열화는 여성의 가치가 외모를 기준으로 서열화될 수 있다는 관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언제나 텐프로와 비교해서 ‘부족분‘만을 드러낸다.  - <레이디 크레딧>, 227쪽​

사실 현재 성매매 산업의 재구조화 국면에서 여성들의 위계화된 ‘몸 가치‘, ‘사이즈‘에 따라 업소가 세분화 등급화되어 있다는 생각은 전후 관계가 뒤바뀐 것으로 그 자체로 여성혐오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성격을 갖는다. 여성들은 이러한 생각 속에서 자신의 몸가치를 확인하고 언제나 결여된 존재로서 순응해야 한다. - <레이디 크레딧>, 232, 233쪽​


참 성매매 하면서도 지가 고급이고 싶다 이거지.. 거 참 재밌는 욕망이다. 

텐프로라는 걸 설정해서 고급지고 싶은 구매자들 끌어모으고, 여성들에게는 너도 텐프로 될 수 있다며 성형 부추기고.. 진짜 이 세계 돌아가는 꼴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 

<페이드 포>는 밑줄 그을 곳이 많아서 진도가 빨리 안 나간다. 찬찬히 읽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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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15 17: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포르노산업 다루는 다큐를 보고 ㅠㅠ 성희롱과 무시 및 폭력이 난무하고 결국 약물중독이나 에이즈 등으로 불안하고 힘든 삶 속에서 자멸하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산업구조상 빠져나오기도 교묘하고 낙인이 찍히면 다른 일을 하기도 힘들고 ㅠㅠ 열일곱 소녀 이야기 넘 속상하네요. 텐프로같은 소리하고 있네란 소리가 정말 저절로 나오네요 ㅠㅠ

독서괭 2022-06-16 09:44   좋아요 2 | URL
으 다큐도 보기 힘들 것 같네요ㅠㅠ 성구매자보다 성판매자 쪽이 더 낙인이 찍히고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건 정말 이상한 것 같아요. 도덕적 잣대는 성판매자가 아니라 성구매자에게 적용되어야 하겠고.. 성판매자는 구조적 문제 해결이 없으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게 참 무서운 일입니다ㅠ 열일곱 소녀 진짜 속상하죠? 똑같이 성적으로 착취당할 바에는 돈을 받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만들다니, 참담합니다ㅠㅠ

다락방 2022-06-15 1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이드포 인용해주신 부분 다 기억이 나네요. 저도 책 한 권에 밑줄 긋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오늘 독서괭 님의 이 글은 왜 읽는데 자꾸 울고싶어지나 모르겠습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그리고 써주셔서 감사해요, 독서괭 님.

독서괭 2022-06-16 09:45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을 몰랐으면 제가 이 책을 알지 못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자가 ‘산문적 말더듬증‘을 경험하며 써나갔다고 하던데, 읽는 사람도 휘릭휘릭 읽을 수도 없고 읽어서도 안 되는 책 같아요. 계속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청아 2022-06-15 18: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던 성매매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이
거의다 이 책으로 해소가 되었어요. 읽다보면 화도나고 눈물도 나지만 레이첼 모렌 글을 참 잘쓰더라구요. 성매매를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일먼저 읽어봐야할 체험적 글쓰기의 본보기라고 생각해요.
괭님의 읽기를 응원할께요~♡

독서괭 2022-06-16 09:47   좋아요 2 | URL
정말요, 미미님. 체험적 글쓰기의 본보기라는 말씀이 딱이네요. 개인적 체험에서 온 주관적인 느낌들과 객관적 분석이 이렇게 잘 결합되어 있는 글은 보기 드물 것 같아요. 비범한 인물 같습니다. 그 세계에 빠져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결국에는 성공적으로 빠져 나온 것도 정말 대단하고요. 응원 감사해요!!^^

건수하 2022-06-15 1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천천히 꾸준히 읽고 계시군요. 저도 요번달은 시작 안하고 읽던 책 마저 마무리해야겠어요 (다음달은 다행히 읽었던 책이니 따라잡을 수 있을듯)

페이드 포 꼭 읽어야겠어요.

독서괭 2022-06-16 09:47   좋아요 4 | URL
<페이드 포> 꼭 읽어보세요~ 전 <레이디 크레딧>과 함께/연달아 읽으니 더 좋더라구요.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니 수하님도 다른 책과 함께 천천히 읽어보세요~^^

책읽는나무 2022-06-15 22: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 구매한 책이 <포르노랜드> 라는 책이 한 권 포함되어 있었어요. 아마도 여름 아니면 가을쯤 읽을 것 같은 책이긴 한데..이 책을 읽기 전에 괭님 리뷰하신 이 책도 읽어 봐야겠구나?싶기도 하구요~
헌데 읽으면서 또 가슴 답답함을 느끼겠죠?ㅜㅜ

독서괭 2022-06-16 09:49   좋아요 4 | URL
책나무님, 저도<포르노랜드> 여성주의 책읽기 목록에 있는 거 봤어요! 다락방님이 여러 차례 추천하시던 책 같은데, <페이드 포>의 포르노 부분 읽으면서 저도 그 책을 생각했어요. 그때 더 깊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읽으시면 답답하고 괴롭고 그렇지만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레이스 2022-06-17 0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동은 성행위를 폭력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아서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게 하므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특히 십대의 경우 그런 왜곡된 배움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폭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2-06-17 12:02   좋아요 2 | URL
네, 정말 요즘 아이들이 야동 등 이상한 영상을 일찍부터 접해서 원래 성이라는 건 그런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ㅠㅠ

잠자냥 2022-06-17 14: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 괭님 글 실력 포텐 터진 듯하옵니다.

독서괭 2022-06-17 14:59   좋아요 2 | URL
어이쿠, 과찬 감사합니다^^
댓글저장
 


좋아하는 알라디너님이 선물을 보내 주셨다. 어젯밤 늦게 도착했는데 아침에야 보고(9시부터 자버린 사람..) 너무 궁금해서 뜯고 만져보다 굳이 회사에 들고와 점심시간에 조금 읽어봤다. 


소망이 있다면, 남은 삶의 시간에도 그렇게 살아 있는 것이다. 손끝에 닿는 타자기의 감촉과 백지 위에 그려나가는 검은 문양, 글을 쓰는 마음을 제외한 모든 것이 사라지는 이 고유한 세계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 시간만큼은 한 점 의심없이 내가 살아 있는 시간이고, 여전히 나를 살아 있게 하며, 이끌고 나가는 시간이다. 여기에 담긴 모든 글이 나의 나침반이자 항해였고, 나의 선장이었으며 선원이었다. 삶이 거기 있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거라는 사실을 안다.

  _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 쓰는 사람 정지우

- 9쪽 


'저자의 말'을 딱 읽었는데, 마지막에 '아이가 걷기 시작할 무렵'이라는 부분까지 읽으니 좀 감이 왔다. 

이 책을 좋아할 수 있겠다는 감. 책을 선물받았을 때 걱정이 이 책이 별로이면 어쩌지, 라는 것인데 크게 걱정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아이 키우고 생활인으로 살면서도 내 이 고유한 세계를 지켜나가겠다는 다짐을, 나도 배워보련다. 하긴 나도 작년부터 알라딘 서재를 나름 열심히 꾸려가면서 내 세계를 보존해 나가고 있다. 나에게 알라딘이라는 세계의 비중이 꽤나 크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나는 페이스북 잠깐 하다 탈퇴했고, 트위터 안 하고, 인스타그램 몇몇 팔로우 하려고 가입해서 아주 가끔 들여다보기만 하는 사람인데, 북플도 나름 SNS이긴 하지만 다른 데랑은 너무 성격이 달라서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미친 책쟁이들, 아휴, 제가 많이 좋아합니다 ㅋㅋ 


선물과 함께 카드도 왔는데, 감동적! 고맙습니다♥ 아껴서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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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6-14 16:5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얽.. 선물이랑 카드랑 너무 센스 터지네요.. ㅋㅋㅋㅋㅋㅋ (주책)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물 보내면서 저도 이 책 꺼내서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3년만에 읽어도 여전히 좋은 책이더라고요.

scott 2022-06-15 00:30   좋아요 3 | URL
장쟝님 이런 센쑤!👍
따숩,,,
૮₍´。ᵔ ꈊ ᵔ。₎ა

건수하 2022-06-14 17: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공쟝쟝님이 보내주신 거고… 설마 독서괭님이 공쟝쟝님의 후배이신 건 아닌거죠? :)

선물과 카드 센스 터집니다 22

- 2022-06-14 17:23   좋아요 5 | URL
제가 알라딘 생활은 후배일지도? 저 고양이 프로필 사진으로 봐서는 독괭님 꽤 오랜 유저 같은 데...ㅋㅋㅋㅋ 제가 프사좀 바꾸라고 부탁해도 절대 안 바꾸는 분.. 무튼 저는 ˝이 미친 책쟁이들 좋아한다”다는 고백에서 심장이 나댔어요 ㅋㅋㅋㅋㅋ. 수하님도 저도 사랑 받는 것 같습니다 (찡긋- ㅋㅋㅋ)

독서괭 2022-06-14 17:38   좋아요 4 | URL
센스 터집니다, 네 ㅎㅎ 저도 봤어요, 쟝쟝님이 페이퍼로 후배한테 선물했단 얘기 하신 거 ㅋㅋ 그 후배는 제가 아닙니다. 알라딘 생활로 따지자면 제가 훠얼씬 선배일 겁니다. 별 의미는 없지만요 ㅋㅋ
네, 두분 많이 좋아합니다. 저 사랑한다고는 안 했어요? ㅋㅋㅋ

- 2022-06-14 17:42   좋아요 5 | URL
괭// 응 사랑 잘못쓴 거 알고 바꿀까? 했는데 또 콕 찝어서 ㅋㅋㅋ 암튼 나댔던 내 맘은 사랑이니까 ㅋㅋㅋㅋ 푸하하하하하하하하
수하// 아 그 후배는 ㅋㅋㅋㅋ 저는 완전 따른 후배입니다 ㅋㅋㅋ 그놈 시키 잘 사나 모르것네 ㅋㅋㅋ

건수하 2022-06-14 17:44   좋아요 4 | URL
미.. 미친… ㅋㅋㅋㅋ
근데 왜 기쁘죠? ㅎㅎㅎㅎ

독서괭 2022-06-14 17:51   좋아요 4 | URL
나댔던 내 맘은 사랑이라는 쟝쟝님 말씀하고 수하님의 기쁘다는 댓글에(미친이란 말에도 기쁘다는 걸 보니 수하님 틀림없네요 ㅎㅎㅎ) 씐나게 퇴근하겠습니다. 씐나는 하루~~^^

잠자냥 2022-06-17 14:29   좋아요 0 | URL
뭐야 쟝 이 사람 요즘 유튜브로 돈 좀 버는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2-06-14 17: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선물은 고저 사랑입니다 -

주변에 책 선물하는 사람들이
1도 없네요 ㅋㅋ

독서괭 2022-06-14 17:52   좋아요 3 | URL
저도 책 선물 잘 안 합니다. 취향을 맞출 자신이 없어서..^^;;
특히 매냐님처럼 딱딱 구해 읽으시는 분에게는 선물 어려울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2-06-14 1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카드 문구!!!
멋지군요.
저런 문구의 카드를 받아도 심장 나댈 듯~ㅋㅋ
그리고 글을 쓰라고 해서 전 또 다락방님이신가??
예상하고 읽었더니 공쟝님이셨구나??
ㅋㅋㅋㅋ
오늘 완전 촉이 다 빗나갔네요ㅋㅋㅋ
신기 효력이 바닥 났어요ㅜㅜ

근데 전 괭님 프로필 사진 왜 저 그림인가? 한 번씩 궁금했었는데....오늘 글을 읽다 보니 조금 괭님 성격을 알 것도 같군요?^^
sns에 크게 삶의 비중을 두지 않는, 아주 시크한 사람였군요?ㅋㅋㅋ
근데 실제 모습은 반대일 듯 한데 말입니다!!
이건 제 촉이 맞죠??^^

독서괭 2022-06-15 12:16   좋아요 4 | URL
책나무님, 음, 제가 프로필 사진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저 그림이 딱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절대 제가 게을러서인 것이 아닙니다.. 쿨럭
SNS에 대해 시크한 것은 아니고요, 별로 관심도 없는 사람의 별로 좋지도 않은 글에 좋아요를 눌러줘야만 할 것 같은 압박?? 내 글도 누가 읽어줘야 SNS에 올리는 의미가 있는 건데, 그럼 친구도 늘려야 하고 좋아요도 열심히 눌러야 하는데 말이예요.. 페북은 사진 공유되는 게 싫은 점도 있었고요.
알라딘은 일단 정말 좋아서 좋아요를 누르게 되니 좋고^^ 좋아요 압박도 별로 없고, 일단 책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친밀하게 느껴지고요, 또 제 글도 어떤 책 소개 페이지에 올라가니까 그냥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것 같고,, 그런 점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mini74 2022-06-14 22: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독서괭님 괭인데 왜 다람쥐? ㅠㅠㅠ 이 놈의 노안 ㅎㅎㅎㅎ 괭님 축하드려요. 책선물 거기다 맘에 들 것 같은 책선물은 넘넘 행복할거 같아요 ㅎㅎ

독서괭 2022-06-15 12:17   좋아요 3 | URL
미니님 다람쥐인 줄 아셨군요? ㅎㅎㅎ 뭐 다람쥐나 고양이나 귀엽기는 매한가지 아니겠어요?^^ 축하 감사합니다. 방금도 한꼭지 읽었는데 좋네요. 저도 이렇게 센스 있는 책선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 2022-06-15 1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선물도 멋있는데 카드도 근사하네요. 카드계의 BTS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드립니다, 독서괭님^^

독서괭 2022-06-15 12:18   좋아요 3 | URL
카드계의 BTS요??? ㅋㅋㅋㅋ 쟝쟝님 BTS래요 ㅋㅋㅋ 쟝쟝님이 아니라 카드지만 ㅎ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단발님^^

페넬로페 2022-06-15 1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선물은 하는것도, 받는 것도 둘다 좋아요~~
카드까지 알라딘 서재분답게 쓰셨네요
행복하시겠어요^^

독서괭 2022-06-15 17:46   좋아요 2 | URL
이런 취향저격 선물 넘 좋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요.
역시 서재에서는 선물도 책선물! ㅋㅋ 로페님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6-16 2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드 멋지네요~♡

독서괭 2022-06-17 12:02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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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크레딧 - 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
김주희 지음 / 현실문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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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가 얼마나 우리 가까이에 있는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최근 읽은 책들 중 이 책과 <페이드 포>처럼 성매매를 직접 다룬 책들 말고도, 소설 속에 성매매는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파친코>에는 성매매 여성이 두 명 등장한다. 한명은 고한수와 룸살롱에서 만난 여성인데, 고한수는 장례식장에 따라와 귀찮게 굴었다는 이유로 그 여성을 마구 때린다. 얼굴에 상처를 입은 여자는 더는 룸살롱에서 일하지 못하고 터키탕에 가게 될 것이고, 거기서는 5년 정도나 버티는 게 고작일 거라고. 이 부분에서 노아가 고한수를 잘라낸 것이 잘한 일이라고 진심 생각했는데... 노아야.. ㅠㅠ 다른 한명은 솔로몬(선자의 아들인 모자수의 아들)이 10대에 사귀었던 '하나'다. 하나는 아주 예쁘게 생긴 소녀인데, 어디에도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결국 성매매에 발을 들이게 된다.

<토지> 3권에서는 칠성이가 사형당한 후 마을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임이네가 거지꼴이 되어 세 아이를 데리고 돌아온다. 임이네는 밥 한 그릇을 얻기 위해 백정에게도 치마를 걷어 올리며, 악착같이 버텨왔다. 숱하게 칭얼대던 아이들은 절대로 울지 않고 불평하지 않게 되었다. 이 부분을 들으며 눈물이 울컥 나왔다. 한 순간이구나. 이 구덩이로 떨어지는 건. 

이 와중에 <나는 고백한다> 1권에서도 갑자기 아드리아의 아버지가 인신매매 성매매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등장한다. 아직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놈의 성매매, 최근 읽은 소설들에 다 나오네?? ​

살면서 어려움, 특히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떤 이들은 범죄에 손을 대게 된다. 폭력집단에 들어가기도 하고, 보이스피싱 조직같은 사기집단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은 성매매를 시작한다. 그건 우리 주변에 어떤 선택지처럼 열려 있는 구덩이 같은 게 아닐까? 평소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나만 안 빠지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피해다니지만, 곤경에 처한 순간 그것은 마지막 선택지처럼 손짓한다. 
하지만 성매매는 타인을 상처입히는 대신 자기 자신을 상처입힌다. 그래서 폭력집단이나 사기집단과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다. 동기가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건 똑같을지라도. 특히 어린/젊은 여성에게, 취업을 할 아무런 기반도 없고 집에서는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내 몸 하나로 살아가기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은 얼마나 유혹적일까.  


누군가 나 같은 여성들을 전력으로 비난할때, 조용히 혼자 생각한다. 당신도 나였을 수 있고, 나도 당신이었을 수 있어, 세상은 아직 약쟁이로 변하지 않은 중독자들로 가득하지 않아? 라고. - <페이드 포>, 67쪽

<페이드 포>의 저자 레이첼 모랜은 10대에 집을 나와 쉼터-노숙생활을 거쳐 성매매로 유입된 케이스다. 집에 있을 수 없으면 쉼터에 계속 있으면 되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곳은 장기간 거주를 위한 숙소가 아니고 어디에나 권력을 휘둘러 근거없는 규율을 강요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자유를 갈망하던 저자는 노숙을 택한다. 그러나 노숙이 어디 쉬울까? 저자는 "마음속에서 빈궁을 자유로 탈바꿈했지만 그 꾀가 오래가지 않았다. (...) 나의 자율성은 취약했고, 내 자신은 더욱 취약했기에 그땐 자유가 빈궁으로 탈바꿈했다고 느껴졌다."(91쪽)고 표현한다. 이제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저자의 눈에 거리의 성매매 여성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그걸할 정도로 충분히 강할지도 몰라. 잠자리가 소파일지 벤치일지도 모르는 이 방황에 끝을 낼 수 있어. 빌어먹을 음식이나 담배를 끊임없이 열망하고, 잘하지도 못하는 도둑질을 하지 않아도 될 거야. 이걸 할 수 있을 만큼 강하기만 하다면 다 끝낼 수 있어.‘ 그런 방식으로 성매매를 용기의 문제로 변형시켰고 그 후로 돌이킬 가망이 없어졌다. - <페이드 포>, 93쪽

이렇게 성매매 유입이 '용기의 문제', 즉 단 한번의 용기로 빈곤과 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마법으로 여겨지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일단 그 세계에 유입되고 나면 그 속에서 일종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고 느낀다. 

 16세 이래 10년 이상 성매매 업소에서 일한 경험을 그는 ‘자유‘라는 단어로 요약한다. 이때 ‘자유‘는 ‘남부럽지 않게‘ ‘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기쁘게‘ 돈을 쓴 것으로 증명된다. 더 엄밀하게 말하면, 이때의 ‘자유‘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할 수단을 갖게 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자유‘를 경험할 수 있었던 업소 생활은 곧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친구에게 사주고 싶은 것을 모두 살 수 있었던 시기다. 비록 10년 넘는 업소 생활 동안 돈은 한 푼도 모으지 못했지만, 최소한 지출은 마음껏 해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레이디 크레딧>, 359쪽

이들이 이처럼 ‘자유‘를 추구하고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이유는 성매매 산업 안에서 구속적 인물과 장치들이 보이지 않게 변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 그간 포주와의 대면적 관계에서 발생해 포주에 의해 조절되던 부채 관계는 새로운 금융 기법과 다양한 대출상품의 등장으로 비대면적 비인격적인 형태의 부채 관계로 전환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들은 인격적 예속 상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재무 상태를 관리하는 주체로 거듭났다고 스스로 정체화하게 된다. - 361쪽

해마다 터무니없는 비율로 인상되어 지금에 이른 대학 등록금은 2013년 한 해 56만 명의 대학생 채무자를 만들어냈으며, 그 결과 여자 대학생의 경우 거대한 인구 유입을 필요로 하는 현재의 성매매 산업에 주요한 인입 집단이 되었다. 이전 시대와 같은 방식의 ‘마이킹‘이나 ‘선불금을 동원하지 않아도 이미 ‘빚이 있는 젊은 여성‘인 이들이 업소의 타깃 집단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동시에 이 여성들, 자신의 대학 공부를 위한 비용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결심으로 자신의 ‘몸 가치가 가장 높은 시기에 강남 유흥 업소에 진입해 스스로 ‘기회‘를 만든 이들을 누구보다 ‘합리적인 계산을 하는 이 시대 ‘젊은 여성 채무자‘의 도덕적 형상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280, 281쪽


성매매에 대해 생각할 때 고민이 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1. 포주에 의해 업소에 얽매여 강압적으로 이루어지는 전형적인(?) 모습의 성매매가 아닌, 언뜻 자발적 또는 자의적으로 보이는 ​개개인의 성매매(조건만남 등)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전자는 당연히 피해자로 구성되어야 할 것 같은데, 후자는? 자발성/자의성을 근거로 "그게 왜 나쁘냐"며 옹호하는 입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2. 성매매 여성들의 씀씀이가 크다면서 '여성들이 사치를 위해 성매매를 한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 - 씀씀이가 크다는 것이 사실임을 전제할 때 - 어떻게 반론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은- 폭력으로 잡아두는 포주가 없어도- 왜 성매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가. 

이 책이 내게 어느 정도 답을 준 것 같다.

1.  애초에 내가 성매매에 관해 도덕적 입장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발생한 고민임을 깨달았다. 이 책에 따르면 성매매를 바라보는 여성주의적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성매매를 '노동'으로 정의하면서 자발적 노동 의지를 강조하는 입장과 성매매를 '폭력'으로 정의하면서 '성매매피해 여성'을 만들어내는 구조적 강제요인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26쪽).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반복하여 강조한다. 기존의 단순한 전제로 성매매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도덕적이거나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돈이 굴러가는 경제의 흐름 속에서 성매매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포착해야 한다고 말이다.

도덕의 회복을 통해 성매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기존의 여성주의 전략을 문제 삼는 이유는 이들을 고루한 도덕주의자라고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다만 여성주의가 개인의 도덕적 조정에 몰두하는 것은 오히려 여성들의 몸과 노동을 자본축적의 주요한 수단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에 공모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 <레이디 크레딧>, 49쪽

그러나 반성매매 운동이 사회복지 실천으로 한정되는 상황은 비판적으로 사유할 필요가 있다. ‘성매매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성매매피해의 증거로 박제되어 잔여적 사회복지의 대상자로 단정되는 순간, 우리는 성매매 여성들의 피해가 만들어지는 그 경험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성매매 문제는 여성 문제가 아니라 다시금 개인의 문제가 된다.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졌던 전제들을 다시금 질문해보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실은 이미 알려진 지식 체계에 의해 구성되기 때문이다(조순경, 2000 182). 또한 경험은 이미 해석인 동시에 해석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경합적이며, 그러므로 언제나 정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Scott, 1991). - 75쪽

검찰은 불순 세력의 축출을 통해 안전한 사회를 (재)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성매매 업주는 금융권에여성들의 선불금 서류를 안전 보장의 장치로 제출하고 대출을 받아 업소를 운영하고, 이 사회는 그것을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경제행위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안전한 사회가 가능할까? - 153, 154쪽


2. 이건 내가 성매매를 둘러싼 경제의 흐름에 무지했기 때문이다. 독립하기 위해 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또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등등의 이유로 돈이 필요한 여성들은 은행의 '아가씨대출'을 통해 급전을 얻는다. 여성의 몸을 담보로 한 이 대출은 성매매라는 수익 창출의 수단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신용을 여성에게 부여한다. 

내가 ‘돈을 중심으로 업소 경험을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하면 여성들은 돈을 빌리고, 상환이 밀리고, 재대출을 하고, 고소당하고, 돈을 탕진하고, 이사 다니고, 각종 사기를 당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러한 과정 동안 여성들은 성매매 산업 구성원과 다양한 종류의 ‘부채 관계‘로 얽히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성노동을 해야만 하는처지에 놓인다. 부채의 종류를 막론하고 유일하게 수익을 만들어낼수 있는 물적 담보는 이들 여성의 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매매내부채 문제의 중심에 있는 고리대금은 채무자 여성들을 매춘여성으로 고정시키는 대표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 <레이디 크레딧>, 116쪽


처음에는 누구나 빨리 빚을 청산하고 이 생활도 청산할 계획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나름대로 계산한 부채와 지출과 비용은 언제나 현실에서 더 크다. 고객에게 '초이스'를 받기 위해 성형수술비, 꾸밈비, 옷대여비 등이 경쟁적으로 지출된다. 한번 커진 지출 규모를 줄이기는 어렵다. 열심히 하다가 몸이 축나서 결근하면 결근비 명목의 빚이 얹어진다. 업소나 사채업자나 대출은행이 여성이라는 담보물을 인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물건으로 여겨 계산에 넣듯이, 여성 스스로도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그렇게 단순 계산한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기계가 아니고, 이 게임에서 여성은 지게 되어 있다.

여성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서 가장 많은 손님을 만나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하고자 강박적인 노력을 기울이지만 몸의 물리적 한계로 이러한 계획은 언제나 좌절된다. 자신을 중심으로 빠르게 순환하는 돈의 회로에서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여성들은 부채상환의 도덕률이나 채권자에 의한 채무 상환의 압박 때문에 또다시 부채를 끌어오게 된다. 때로는 업소나 사채업자가 현금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결근비‘를 메우도록 하거나 이자를 채근하므로, 여성들은 ‘몸 노동‘의 유한성에 직면하는 동시에 오히려 더욱 일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 P347


<페이드포>에서는 여성이 성매매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이유를 정서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여준다.


이런 삶의 방식에 빠져있는 여성들이 느끼는 ‘타자성‘은 너무도 강해서 사회구성원들과 자신을 전혀 다르게 여기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나 실행 가능성조차 느끼지 못하게 된다. - <페이드 포>, 33쪽

점점 더 분리되고 홀로 고립돼 더욱 우울해진다. 일반 대중들로부터 갈수록멀어지고 급락은 계속된다. 계속, 계속, 그리고 계속.
위와 같은 모든 요소들이 결합돼 성매매라는 하위문화를 만들어내고, 성매매 여성들은 이 문화에 전적으로 속하며, 성매매라는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말이 ‘거래‘라는 말보다 훨씬 더, ‘직업‘이라는 말보다는 확실히 더 적합한 단어다. - 35쪽


구덩이는 분명히 거기 있다.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게 점점 커지고, 깊어지고, 많아지도록 방치하거나 외면하거나 공조한 책임이, 나에게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특별히 도덕적이어서도 아니고, 특별히 잘나서도 아니고, 그냥 운이 좋아서 아직까지 그 구덩이 근처에도 가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듯하게 포장되어 합법을 끼고 돌아가고 있는 이 성매매 금융시장, 그 더러운 속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다. 


 성매매여성 중 행복한 여성은 한 명도 보지 못했고 그 후로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내 경험상 ‘행복한 창녀‘란 없다. - <페이드 포>, 108,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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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13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열려있는 구덩이란 말 정말 적절한 비유네요 독서괭님 ㅠㅠ

독서괭 2022-06-13 17:4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미니님. 계속 그 생각이 들더라구요. <돌이킬 수 있는>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다락방 2022-06-13 17: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 님의 리뷰를 읽노라니 독서괭 님이 이 독서를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진행하셨을 거라는 느낌이 오네요. 레이첼 모랜의 책은 같이 읽기에 더할나위 없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책 독자적으로도 좋지만요.

결코 읽기 쉬운 책이 아닌데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독서괭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독서괭 2022-06-13 17:41   좋아요 2 | URL
정말 무거운 책이었습니다. 비교적 쉬울 거라 예상하며 시작했지만 ㅎㅎ 내용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닌데 마음이 많이 무거워지더라구요. 레이챌 모랜 책 너무 좋은데 이 쪽은 읽기가 더 힘드네요ㅠㅠ 그래도 조금씩이지만 끝까지 가보렵니다.
저야말로 이렇게 좋은 책을 함께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려요 다락방님!!^^

거리의화가 2022-06-13 17: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만약 4년제 대학을 갔더라면 얼마나 더 오래 이를 갚기 위해 뼈를 갈며 생활했을까 생각해봤어요. 이 책 읽는 내내 과거가 떠올라 어떤 감정으로도 표현이 안되더군요. 자본주의, 돈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금융, 시스템의 연계. 결코 단순하게 말할 수 없고, 선택할 수도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서괭 2022-06-13 17:44   좋아요 2 | URL
학자금 대출채권도 팔린다는 이야기가 충격적이었어요 ㅠㅠ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참..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벌 만한 수단이 대학생에게 딱히 있을 리 없고, 단기간에 벌어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성매매라는 결론이 나버린다니,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ㅠㅠ 이 세계가 복잡계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참 어렵네요,, 화가님 감사합니다.

- 2022-06-14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또 많은 생각을 하다가 말고 그랬던 것 같아요. 나의 많은 경험들 그 끝에, 아니 어쩌면 정 중앙에 성매매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성매매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으면 페미니즘을 안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레이디 크레딧은 처음 읽기 좋은 책인 듯 합니다.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한 착취를 담보로 굴러가는 이 더러운 시장을 더 똑똑히 들여다 보는 용기 내는 독서, 함께 이어가도록 하자구요!

독서괭 2022-06-14 17:4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성매매가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지 몰랐어요. 이 책을 더 많은 분들이 읽으면 좋겠어요. 성매매를 윤리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금융의 측면으로 바라보려고 많이 애쓰셨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많은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거리유지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용기 내는 독서~ 좋네요! 함께 힘내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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