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편안한 죽음 을유세계문학전집 11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강초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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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인 제목이다. 삶을 사랑하는 한 죽음은 편안한 것일 수 없다. 어머니의 고통받는 육신과 그 안에 담긴 영혼의 변화를 지켜보는 작가의 예리한 성찰이 돋보인다. 그는 선언한다-죽음은 하나의 부당한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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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자의 성별이 지정되지 않은, 언급되지 않은 책을 보고 싶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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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수영 대회가 열릴 거야! - 우리 아이 첫 성교육 그림책 스콜라 창작 그림책 22
니콜라스 앨런 지음, 김세실 옮김, 손경이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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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존재 파이팅! 책을 보던 다섯살 아이가 호기심을 보인다. 엄마아빠가 잠자리에 든 후 뭘 하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데, 유아에게는 적절한 수준인 듯. 난자에게는 눈코입을 그려주지 않은 게 서운해 별하나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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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12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영을 잘하고 수학을 못하는 게 정자의 특성이었던 지라 그게 서운했어요. 난자의 특성 안나왔어요. 시무룩..

독서괭 2021-07-12 15:49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랬어요. 너무 정자의 역할만 강조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난자가 생성되고 매달 생리를 하고 이 부분이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 정자 부분이 더 이야기 만들기는 쉽고 재미있겠습니다만..

잠자냥 2021-07-12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게 그런 내용이군요! 전 정말 수영대회 뭐 그런 동화인줄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7-12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럼 난자는 눈코입도 없고 별 특성도 없는....?? ㅠ_ㅠ

다락방 2021-07-12 15:48   좋아요 1 | URL
이게 정자 입장에서 진행되는 얘기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처음부터 계속 정자만 나오는지라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쫌 써운하긴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12 15:51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정말 수영대회인 줄 아셨군요 ㅋㅋ 너무 정자 위주예요. 해설인가에서 ˝난자 ‘조이‘가 문을 열어주었다˝고 하여 난자의 주체적 역할도 언급했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일단 의인화된 정자와 비교할 때 의인화가 안 됐어요 이름만 붙여주고..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 성소수자 혐오를 넘어 인권의 확장으로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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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를 마쳤다. 그동안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희미한 관심만 있었을 뿐인데, 현재 한국사회의 성소수자 관련 문제를 총망라한 한권의 책이 있어 반갑다. 2019년 말에 발간된 책이니 그 사이 변화가 있었을텐데, 아직 갈길이 멀지 않았나 싶다. 작년 코로나에 감염되는 바람에 아웃팅 당했던 한 사람의 예만 보더라도 우리 사회의 인식이 아직도 부정적인 듯 하다. 변희수 하사의 죽음은 또 어떤가. 그래도 용혜원 의원이 군형법의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의 폐지 법안을 발의 추진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사회에서 동성애는 서구에서 '수입된' 퇴폐적인 성적행위로 비난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퀴어 반대시위는 한국인의 고유한 미풍양속을 지키는 애국적 행위나 미국이나 유럽의 종교적 타락에 맞서는 한국 보수 기독교의 고유한 성전으로 선전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퀴어가 갑자기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것에 당황한 일부 시민들은 시기상조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즉 커밍아웃, 성전환, 공인된 동성애적 실천, 동성 간 결혼 등은 개인의 자유주의적 선택권을 옹호하는 민주주의가 발달된 서구사회에서나 가능한 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시민이나 국민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한 성취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정작 그 민주주의의 상징 안에 당연히 삭제되어야 할 존재로 퀴어를 상상한다. - 김현미, '퀴어운동과 민주주의: 퀴어 죽음정치의 종언', 206쪽


 이 책 후반부에 실린 글들 중에는 김현미 교수의 위 글이 인상적이었다. 아래의 글은 읽다가 뜨끔했다. 나 역시 '그들'에 대한 시혜적 입장에 서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 돌아보게 되었다.



다시 말해 '동성애자는 원래 그렇게 태어난다'고 인식하며, 그 점을 인지하여 '우리'가 '그들'을 받아들이자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들 모두 동성애에 열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이성애의 배타적,우월적 지위를 구성하는 공통점이 있다.  - 김현미, '퀴어운동과 민주주의: 퀴어 죽음정치의 종언', 208,209쪽


 충격적이고 슬펐던 것은 조수미 교수의 퀴어문화축제에 관한 글이었다. 2018년의 인천퀴어문화축제- 고작 3년 전에 이런 엄청난 인권유린이 이루어졌다니. 무서운 일이다.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떤 증오의 원천을 가져 이런 폭력을 자행한단 말인가. 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에서 딸이 겪었던 폭력이 떠오른다. 2017년에 출간된 이 소설 속 모습이 현실과 얼마나 비슷한지 소름이 돋는다. 


뒤늦게 도착한 축제 참가자들은 광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반동성애시위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소지품이 빼앗기거나 망가지고, 피켓으로 맞고, 옷이 찢어지고, 목이 졸리고, 손톱에 긁히거나 물리는 등 신체적 폭력과 아이와 노인을 앞세운 몸싸움에 휘말렸다. 부모님이 낳은 것을 후회한다거나 태어난 것이 재앙이라는 등의 모욕과 레즈비언인 여성에게 남자 맛을 보여줘서 고쳐주겠다는 위협을 하고, 장애인 참여자들을 에워싸고 휠체어를 넘어뜨리기도 했다. (...) 또한 성소수자들이 아우팅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이들은 참여자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촬영을 했다.  - 조수미, '"우리가 여기에 있다!" 2018년 인천퀴어문화축제', 273쪽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수미 교수가 가하는 일침을 들어보자.


만약 성소수자의 노출과 애정표현 같은 모습이 불편하다면, 그래서 표현을 막거나 음지로 돌려보내고 싶다면, 사실은 지금까지의 '편함'이라는 것이 다수의 '편함'을 위해 소수자의 권리나 실존을 희생한 결과가 아니었는지, 그런 사회는 과연 윤리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조수미, '퀴어문화축제: 가시성과 자긍심의 축제, 263쪽 


우리가 항상 민주주의 민주주의 외치며 자유의 영역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될 부분에까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민주주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제한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완전히 배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반성해볼 필요가 있겠다. 


재생산적 미래주의는 특정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상상할 때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데 필수적인 환경 등 아이를 중심적인 기호로 등장시킨다. 사회는 출산, 양육, 아동의 삶의 질, 그들이 새롭게 만들어갈 연속의 역사 안에서 미래를 상상한다. 우리의 현재적 욕망을 투사하고 미래와 연결하는 기호로서 아이가 사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상상은 너무나 정당한 것으로 믿어지기에 깨질 수 없다. 모든 주의(-ism)가 그렇듯 재생산적 미래주의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균열을 막기 위해 관습화된 방식으로 아이라는 상징을 끌어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는 ‘바로 여기서‘의 행동과 규범 및 정치질서를 규정하는 데 동원된다. 이런 강한 신념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이성애 커플의 사회적 역할과 기여를 최고의 가치로 승인한다. - 김현미, ‘퀴어운동과 민주주의 퀴어 죽음정치의 종언‘, 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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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7-1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꼭 읽어보겠습니다!

독서괭 2021-07-12 14:50   좋아요 1 | URL
반가운 말씀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1-07-1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께서 이렇게 책 추천해주심으로써, 시선의 유연성을 ˝같이˝ 높이는 큰 일 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꼭, 이 책 찾아볼게요^^

독서괭 2021-07-12 18:06   좋아요 0 | URL
앗 이렇게 과분한 칭찬을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7-14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여태까지 큰 탈 없던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들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독서괭님께서 언급하신 성소수자 문제를 비롯해서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독서괭 2021-07-14 13:54   좋아요 1 | URL
네. 겨울호랑이님 말씀대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고 이에 귀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을 테지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가 누리는 특권을 발견하고 싶으면, 자신의 집단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험을 알도록 노력하라.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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