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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2년 처음 출간된 이후 두 번에 걸쳐 개정판을 내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모르겠다.
두 번의 개정판을 거치면서 바뀐 곳은 어디일까? 하는 호기심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정판들은 문장의 일부를 손보고, 가감하는 것에 그친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문단을 다듬고, 문장 일부를 삭감하고, 단어를 시대상에 맞추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변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오탈자나 큰 문제가 있는 대목이 아니라면 그대로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아마 영화화가 되면서 개정판도 같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본다.
처음 이 소설의 제목을 읽고 조금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길고, 입에 잘 달아 붙지도 않고,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머리 한 곳에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만 늘 하고 있었던 수많은 소설 중 한 권이 되었다.
그러다 기회가 왔고, 읽으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실연의 아픔, 상처, 고통과 치유의 시간들.
그 사이를 채우는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각자의 사연들.
이 기발한 조찬모임이 만들어진 이유 등이 시선을 끌었다.
그 조찬모임이 끝난 다음 두 남녀의 진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각자의 연애사와 헤어지게 된 이유까지.
소설 속 두 주인공, 사강과 지훈은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다.
이들이 만난 장소에 대해서는 후반부에 나온다.
사강이란 이름은 <슬픔이여, 안녕>의 작가 이름에서 가져왔다.
이 이름을 보고 프랑스 작가와 여배우가 동시에 떠올랐다.
사강의 아버지는 아내와 딸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고 자식을 하나 낳았다.
사강은 스튜어디스로 살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몇 번의 연애, 차는 쪽이 아니라 늘 차이는 쪽이었던 그녀.
그녀가 먼저 찬 이유가 흘러나오고, 그녀는 더 큰 실연을 안고 있다.
SNS에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을 보고 신청한 것도 이 실연 때문이다.
이 조찬모임은 조찬을 먹고 실연의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실연의 기념물을 들고 와서 서로 교환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조찬모임에 참석했고, 물건을 교환했다.
사강의 이야기가 기본적으로 흘러나오는 도중에 지훈의 연애사가 나온다.
10년 동안 현정과 사귄 긴 연애의 시간,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이별.
컨설팅 회사에서 기업 교육을 담당하는 지훈.
뛰어난 강의 실력은 스타 강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강의가 끝난 후 여성들이 그에게 애인 있는지 물을 정도의 외모도 겸비했다.
하지만 실연의 고통은 그의 삶을 뒤흔든다.
수많은 과속 딱지와 집안에 쌓인 수많은 라면 봉투들.
이 조찬모임을 기획한 미도의 이야기는 생존을 위한 것이다.
그녀의 과거사는 간결하지만 힘든 청춘의 극한의 보여준다.
이 모임의 의도는 결혼정보회사의 비밀 프로젝트다.
하지만 모든 모임은 의도와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소설의 재미는 이 의도와 각자의 연애사가 엮이고 다르게 흘러가는 부분이다.
뻔한 로맨스가 아닌 실연의 상처와 그 극복의 과정을 세밀하게 다룬다.
그리고 자신들이 잘 몰랐던 실연의 기념품이 지닌 의미가 새롭게 되살아난다.
실연을 극복하는 과정은 어떤 의미에서 자신들의 성장을 다루는 시간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는 도쿄의 시간이 동일본대지진 이후란 부분이다.
영화에서 암흑에 둘러 쌓인 도쿄의 풍경을 어떤 식으로 풀어낼 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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