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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NHK 드라마 원작 소설이다.
작가는 올해 172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인터넷 검색하니 작년에 다른 출판사에서 두 권 출간했다.
도쿄 히가시신주쿠고등학교 야간반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예전에는 야간학교가 많았는데 현재도 많은 지 잘 모르겠다.
일본에 아직도 야간고등학교가 있다는 부분에서 먼저 놀랐다.
책 속에서도 나오지만 야간고등학교보다 검정고시가 더 쉬울 텐데 말이다.
단순하게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서라면 이들은 야간고등학교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작가는 이들이 야간고등학교에 온 이유도 같이 풀어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작가도 지구행성물리학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전문가다.
모두 일곱 장의 이야기 속에 여섯 화자를 등장시켰다.
1장과 7장의 화자는 야나기다 다케토이다.
다케토는 자원재활용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 야간고등학교를 다닌다.
그가 바라는 것은 학교 공부를 한 후 트럭 운전 면허증을 따는 것이다.
그와 함께했던 친구들은 자퇴한 후 마리화나 등을 팔면서 살아간다.
학교에 자주 나오지만 학교 생활이나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
이런 그에게 후지타케란 과학 선생이 다가온다.
그는 다케토가 어린 시절부터 가졌던 자연 현상을 과학실험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그가 불량품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바로잡아준다.
다케토가 계속 나올 것이고 예상했다.
이 예상과 달리 다음 화자는 필리핀 혼혈 고시카와 안젤라다.
안젤라는 다케토 등이 마미라고 부르는 중년의 아줌마다.
남편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어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한다.
그녀 또한 야간학교를 계속 다닐까 하는 고민을 하는 중이다.
같은 반 아이를 도와주다가 사건에 휘말려 퇴학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다 다케토와 후지타케 선생이 하는 실험을 보고 참여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일흔네 살의 나가미네 쇼조와 열여섯 살의 나토리 가스미도 참여한다.
나가미네는 장로로 불리던 노인으로 수업 중 질문이 많고 열심히 필기하는 인물이다.
가스미는 성공한 엄마 밑에서 뛰어난 언니와 비교 당해 문을 닫은 아이다.
각 장마다 이들의 사연이 흘러나오고, 작은 갈등이 일어난다.
세대 간의 갈등, 주간반과 야간반의 갈등과 오해, 학생들 자신의 문제 등.
수많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과학 실험의 열정과 의자가 한 발씩 나아가게 한다.
이 과학부의 활약은 한 개인의 노력과 실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다케토의 성장과 나가미네의 기술과 안젤라의 도움과 가스미의 아이디어와 관찰력이 덧붙여졌다.
물론 여기에는 후지타케 선생의 과학 지식과 도움도 무시할 수 없다.
후지타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과학부를 만들었는지는 그의 사연으로 드러난다.
학계의 권위적인 모습, 학력 차별, 미국에서 경험한 신선한 동료의식 등.
이 사연은 깨어질 뻔한 과학부를 다시 뭉치는 역할을 한다.
야간반 학생이 아닌 화자는 후지타케 이외에 주간반 학생 가나메가 있다.
그의 사연도 시선을 끌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그가 야간반 과학부를 만난 후 혐오와 멸시의 감정들이 사그라들고 성장한다.
마지막 장에 그와 가스미가 콤비를 이루는 모습은 그들의 반응만큼 재밌다.
그의 프로그래밍 능력은 가스미를 통해 발현되고, 데이터 축적이 더 이루어진다.
과학 연구에서 기록의 중요성은 창의성만큼 중요하다.
과학부 학생들이 다른 학교의 풍부한 데이터를 보고 놀라고 부러워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같이 연구하는 과학부라도 충돌하고, 갈등이 일어나는 장면이 그대로 나온다.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님도 보여준다.
하지만 진심을 드러내고, 한 발 서로 물러나면서 그들은 앞으로 나아간다.
뛰어난 가독성과 과학 실험이 주는 재미, 각각의 사연 등이 멋지게 어우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