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의 환상 동물원 1 - 전설의 수호자와 검은 사냥꾼
다나카 도모후미.오카 아스시 지음, 아리타 미스히로 그림, 현승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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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작 동화에 참여한 작가들의 이력이 화려하다.

<도라에몽>과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각본가들.

<포켓몬스터>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리다 미스히로.

개인적으로 이 이름들은 모르지만 가끔 어린이 채널을 통해 이 애니들을 본다.

원작들이 워낙 유명해서 이 창작 동화에 더 관심이 갔다.

그리고 조금씩 읽었는데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아 금방 다 읽었다.

물론 분량이 많지 않고, 일러스트가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간결한 이야기 속에 캐릭터를 잘 녹여내어 재밌었다.


세계관 설정은 간단한 편이다.

신화나 전설 속에 등장하는 현실에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특수한 선글라스를 끼면 이 환상 동물을 볼 수 있다.

당연히 보통 사람들은 환상 동물들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구가 동물 이야기 시간에 페가수스를 말했을 때 나온 반응에서 알 수 있다.

이런 환상 동물을 사냥하는 밀렵집단이 있는데 이름이 헤르한트다.

반면에 이 환상 동물을 돌보는 환상 동물원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 단체가 대립하지만 동물원이 더 강한 듯하다.


두 어린이 주인공 구와 텐카는 환상 동물원 원장이 흘린 선글라스를 줍는다.

이 안경을 통해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환상 동물을 보게 된다.

첫 에피소드이자 첫 환상 동물인 페가수스를 본 것이다.

이 아이들이 선글라스를 주은 것을 안 환상 동물원 원장 겐지 씨가 나타난다.

수상한 아저씨가 자신의 선글라스를 돌려달라고 하자 아이들은 주저한다.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환상 동물의 세계로 이 아이들을 이끈다.

이때 이 두 아이들의 특별한 능력들이 힘을 발휘한다.

텐카는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가졌고, 구는 환상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

우연이 겹치면서 이 둘은 환상 동물원에 관심을 가진다.


환상 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동물원의 사육사로까지 발전한다.

둘은 평소라면 그냥 무심코 지나갔을 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본다.

친구의 수영장 괴담 문제를 풀어내고, 자신들이 품은 갓파의 존재를 안다.

사육사가 되어 마주한 케르베르스와 대결은 애니의 재미난 놀이처럼 다가온다.

갑자기 꺼진 불을 보고 불을 먹는 정령의 존재를 깨닫는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각 환상 동물의 특징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기에 환상 동물 밀렵집단이 헤르한트와의 대결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물론 이런 것들은 신화 전설 속 환상 동물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내었기에 가능하다.

환상 동물을 포켓몬 도감처럼 풀어낸 것은 낯익고 반가운 편집이다.

시리즈의 기초를 다져 놓았으니 이제 어떤 이야기들이 더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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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신도윤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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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작가다. 첫 장편소설 줄간작이다.

첫 장편이지만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잘 풀어나간다.

곳곳에 섬세하게 심리를 묘사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오컬트 호러 장르의 방식을 살짝 비틀어 진행한다.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마을 주민들의 독실한 믿음이 숨긴 이면을 파고든다.

안정적이고 신실한 믿음이 어디에서 기원한 것이 보여줄 때 공포가 조금씩 피어난다.

중반까지만 놓고 보면 조금 밋밋하고 이 종교의 실체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중반 이후 사이비 종교 같은 이곳에서 실제 영접을 경험한 후 분위기가 바뀐다.

사기 같았던 신의 영접 효과가 사실이 되면서 이 마을 사람들의 독실한 믿음이 이해된다.

그리고 이장 등이 왜 그렇게 영광의 방을 닫아두었는지 알려줄 때 서늘해진다.


이준은 어릴 때 화재 사고로 부모와 여동생을 잃었다.

힘들게 보호 시설을 다니다 임용 고시에 합격했다.

첫 발령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산골 마을 한사람 마을이다.

내비게이션도 제대로 찾아오지 못하는 오지인 마을이다.

마을 밖 슈퍼 주인의 도움으로 이 마을을 겨우 찾아올 정도다.

그런데 그 슈퍼 주인은 그 마을에 가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그 이전에 이곳에 있던 선생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정보가 흘러나온다.

한사람 마을 이장은 이준을 반기고, 하룻밤 머물 집을 제공한다.

원래 발령일보다 빨리 왔는데 마을 사람들 도움으로 집을 손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도 왠지 모를 찜찜함이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학교의 풍경은 평범한 시골 학교의 모습 그대로다.

많지 않은 학생수, 그에 비례해 근무하는 선생님들.

산골 마을이다 보니 아이들이 공들여 키우는 작은 동물들도 있다.

교장과 친구인 체육 선생은 술 숙취 때문에 문제가 많다.

그냥 놓고 보면 평범한 시골 학교 풍경인데 이 마을의 종교가 서늘하게 다가온다.

선생들을 비롯해 학생들도 모두 마을 교회에 다니는 독실한 신자들이다.

그냥 교회가 아닌 매주 핏물이 떨어지는 제물을 들고 간다.

이 섬뜩한 장면을 보면서 그 제물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제물의 정체는 정육점에서 산 고기일 뿐이다. 뭐지?

그리고 목사이자 이장의 초대로 교회 모임에 참여가 가능해진다.


신자들의 독실한 믿음과 제물 때문에 교회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

기도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지만 교회 입구에서 차단당했던 이력이 있었다.

이장의 초대는 그가 가진 의혹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기회는 학교에서 벌어진 애완동물 살해 사건 이후 생겼다.

제물 때문에 토끼를 죽인 학생과 이것이 문제가 되는 교회의 가르침.

사이비 종교처럼 보이지만 교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공권력을 불러와 해결한다.

탈법적인 어떤 것도 권유하지 않고, 평범한 종교 생활을 권유하고 있다.

밖으로 드러난 신도들의 생활은 특별한 것이 전혀 없다.

매주 들고 가는 피가 떨어지는 제물을 제외하면.

그리고 모든 신도들이 바라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신의 영접 기회.

이 기회를 얻은 사람이 받는 기적은 모든 신도들의 가장 큰 바람이다.


자신의 눈으로 봤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경이로운 기적.

왜 모든 신도들이 추첨의 시간을 바라고 선택받기를 기도하는지 알려준다.

사기라고 생각한 것을 실제 경험한 후 신의 존재와 능력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 마을에 있었던 기적의 홍수 사건은 신의 존재를 부각시킨 동시에 다른 사건을 불러왔다.

이 기적의 실체를 알게 된 이준은 자신의 가족을 되살리려는 욕심을 부린다.

이 탐욕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어 나간다.

숨겨져 있던 공물의 진짜 의미를 알아채고 사건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탐욕이 불러온 비극, 비밀의 폭로, 탐욕의 충돌 등으로 진짜 공포가 펼쳐진다.

마지막 장면은 생략된 이야기와 공포가 스산하게 진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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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비행 소년들 - 베일에 싸인 관리자 ‘팅커벨’의 목적은 무엇인가?
마츠무라 료야 지음, 조아라 옮김 / 할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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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범죄와 갱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최근 이 소설보다 갱생을 정면에서 다룬 책은 보지 못했다.

한 번 저지른 범죄에 대한 갱생을 평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살아 있는 동안은 ‘갱생 중’이란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할 때 놀랐다.

이 정도 결의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다.

삶이 얼마나 많은 유혹으로 가능한지 알기에 더욱 그렇다.

달라진다는 건 어렵다.”란 문장은 진심으로 경험한 사람에게 더 와 닿는다.

한때의 잘못 등으로 소년원 등을 다녀온 청소년들의 진짜 모습을 담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 현실의 어려움과 순간적으로 무너질 뻔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혼자 아니고 자신과 같은 사람이 함께하면서 그 위기의 순간을 벗어난다.


모두 다섯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즈노 하노는 소년원을 나와 달라진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처음 선택한 직장이 그녀와 맞지 않아 상당히 고생한다.

미성년자가 이자카야에서 일하면서 겪는 일은 성희롱과 낯선 일들뿐이다.

고되고 지친 그녀가 쉴 수 있는 곳은 비행소년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소녀들은 매춘을 하고, 약을 흡입하지만 하노에게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곳이다.

어느 날 하노가 친구에게 약을 전달받았는데 그 안에는 약 대신 초대장이 들어 있다.

가상공유공간인 네버랜드로 들어오는 방법이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다.

속는 셈치고 이곳에 접속해서 그녀를 초대한 팅커벨과 다른 아이들을 만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밋밋한 이 공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작은 바람을 들어주고,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네버랜드의 일원이 된다.


하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갱생의 무게에 짓눌려 조금씩 엇나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키기 싫어 억지로 힘들게 일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런 일상의 반복과 털어놓을 대상이 없는 현실이 삶을 더욱 무겁게 했다.

실수처럼 다가온 초대장이 그녀의 삶을 변화시킬 때까지는 그랬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음 청소년으로 넘어간다.

그는 절친과 함께 탄 오토바이 사고로 친구가 죽게 되면서 소년원에 갔다.

무면허, 오토바이 도난 등이 엮인 흔한 청소년 범죄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드러난 것과 다른 사실들이 많이 있다.

친구의 죽음이 이런 사실을 함구하고, 모든 죄를 자신이 지려고 한다.

그는 친구 부모님께 매번 속죄의 편지를 쓰지만 그 편지는 찢어질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네버랜드 친구들은 그에게 좋은 동료가 되어 한 발 나아가게 한다.


이야기는 이렇게 한 사람씩 넘어가면서 사연을 털어놓는다.

네버랜드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면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끔찍한 범죄다.

하지만 그 사연을 듣다 보면 갱생하려는 노력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들은 결코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부정하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이 소설의 재미와 가치는 바로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교훈적으로 풀어내지 않는 것이다.

정면에서 마주하고, 힘들면 도움을 받아 한 발 앞으로 내딛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팅커벨의 정체와 사연이 나왔을 때 의문 몇 개가 풀렸다.

왜 팅커벨이 네버랜드를 그렇게 운영하는지, 초대장은 어떤 기준으로 발행하는지.

미스터리 요소와 함께 나에게 낯선 공간과 삶 속으로 데려갔다.

무거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이 부분들도 논의의 대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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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킹덤 20 : 찬란하게 빛나는 나날 - 오리지널 레벨업 코믹북 쿠키런 킹덤 20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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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킹덤 시리즈 20권이자 마지막 권이다.

생각한 것보다 빨리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 2~3권 더 나올 줄 알았다.

약간 급한 마무리인 듯하지만 앞에 나온 영웅 쿠키들이 총 출동한다.

전편에서 깔아둔 설정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약간의 아쉬움 속에 끝났다.

하지만 용감한 쿠키의 새로운 모험이 펼쳐질 것 같은 여운을 남겨 기대하게 된다.

새로운 쿠키런 시리즈가 나온다면 솔깃할 것 같다.


용감한 쿠키 일행은 어둠마녀 쿠키의 성으로 달려간다.

어둠마녀 쿠키는 세인트릴리 쿠키를 보고 굉장히 반가워한다.

어떻게 세인트릴리 쿠키가 감초괴물들을 굴복시켰는지 그 비밀이 밝혀진다.

세인트릴리 쿠키는 어둠마녀 쿠키의 양심이자 분리된 쿠키다.

이 양심이 떠나면서 어둠마녀 쿠키의 힘은 더 강력해졌다.

어둠마녀 쿠키는 자신이 바라는 바를 거침없이 말한다.

이 속에는 자신의 부활을 도왔던 쿠키들의 소멸도 같이 담겨 있다.

쿠키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려주는 에피소드를 참고하면 좋다.


다크초코 쿠키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카카카오 쿠키.

오랜 세월 살아남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딸기잼 마법검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이 검을 들고 싸우면 광전사로 변해 적을 모두 죽일 때까지 싸운다.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적인 상황이 만들어지고, 부성애가 발휘된다.

양심을 없앤 어둠마녀 쿠키의 힘은 너무나도 강력하다.

세인트릴리 쿠키도 상대가 되지 않고, 용감한 쿠키 일행과 힘을 합쳐도 어렵다.

하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영웅 쿠키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어둠마녀 쿠키와 싸운다.

힘이 다해 위기에 처했을 때 새로운 쿠키가 나타나 그들을 돕는다.


이 싸움의 결과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쉽게 예측할 수 없고, 재미는 바로 여기서 나온다.

위기와 닥쳐도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물러서지 않는 투지.

나보다 친구를 도와 적을 물리치려는 협동심.

서로 돕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열정.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세상의 멸망을 막으려는 희생정신 등이 어우러져 있다.

어둠마녀 쿠키와의 마지막 대결은 절대 힘을 개인과 개인들의 연대와의 싸움이다.

한 개인은 힘이 부족할 지 모르지만 개인이 뭉친 연대는 그 힘을 넘어선다.

완결 기념 특별 페이지 속에서 반가운 쿠키들을 만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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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강하다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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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 달리라는 소녀가 강하다는 의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주인공 이름이 ‘강하다’이고, 달리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다.

읽으면서도 한동안 강하다라는 이름이 어색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하다의 말과 행동에 빠져들었다.

고3 여고생이 마주한 암울한 현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멋지게 해내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성공 여부가 아닌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데 주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좀비가 된 상황도 왠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 나이부터 경로우대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하다는 이혼한 엄마와 외할머니집에서 산다.

이혼 때문에 태전시로 이사를 왔고, 달리기로 스트레스를 푼다.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고, 다른 아이들의 시선에는 별 관심이 없다.

같은 반에는 이은우라는 잘 생긴 친구가 여학생들의 아이돌이다.

하다는 이은우에게 별 관심이 없는데 우연히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서 만난다.

하지만 둘은 아는 척을 하지 않고 데면데면하게 보낸다.

태전시에는 어느 순간부터 노인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하다의 학교에서도 경비원이 폭주를 하면서 사람들을 공격한다.

학생들은 공포에 질려 좀비를 외치며 달아난다.

이 흐름 속에 은우는 넘어져 전혀 도망치지 못한다.

이것을 본 하다가 은우를 엎고 학교 밖으로 달린다.


그날 밤 방송에서 태전시 봉쇄 이야기가 나온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좀비화 때문에 그 이하의 사람들은 시밖으로 나오라는 것이다.

봉쇄된 곳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하다는 할머니 혼자 두고 떠날 수 없어 남기로 결정한다.

할머니는 혹시 좀비가 된 자신이 손녀들 공격할까 걱정이 된다.

사람들은 차를 타고 도시밖으로 달아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남는 사람들도 있다.

하다는 이렇게 남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한다.

그 중 하나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시가 봉쇄될지 모르기에 음식을 모은다.

하지만 아직 아파트 밖으로 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좀비에 둘러 쌓인 사람이 죽는 것을 봤기에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할머니는 이 아파트와 동네에서 마당발로 생활하셨다.

아기가 우는 소리가 들리자 다른 층에서 좀비가 온다고 난리를 친다.

할머니와 함께 그 집을 찾아가 그 집의 딱한 사정을 듣는다.

산후 조리 중 봉쇄가 일어났고, 도시밖으로 나가지 못한 엄마와 아기가 있었다.

할머니는 아기 엄마에게 먹을 것을 해주고, 하다는 청소를 도와준다.

하지만 아기 엄마의 말라버린 젖은 아기를 먹일 수 없다.

아기 엄마는 하다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다. 분유를 구해달라는 것이다.

하다와 할머니가 보기에 말도 되지 않는 부탁이다.

하다는 할머니 몰래 가능성을 연구하고 분유를 찾아 밖으로 달려나간다.


강하다는 달리면서 좀비가 된 노인들을 피하고, 식량과 필수품을 구해온다.

하다의 모습을 보고 응원하는 주변 사람들도 있다.

아직 이 도시에 머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부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홀로 이 도시에, 아파트에 남겨진 사람들을 두고 밖의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하다는 할머니와 함께 은우, 지혜 이모와 사랑이, 지민 등을 식구로 만든다.

이 과정은 각자도생의 환경 속에서 연대와 새로운 가족의 개념을 만들어낸다.

노인들만 좀비가 되는 현실, 봉쇄된 도시 속 생존자들을 방치한 정부 등이 엮인다.

암울할 것만 같은 환경이지만 그 속에서도 연대와 사랑으로 웃음 꽃은 피어난다.

길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의미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달리는 강하다, 멋지고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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