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가 되고 싶어 - 소중하니까, 열렬하게 덕질하는 10대의 네 가지 이야기
범유진 외 지음 / 북오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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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의 덕질에 대한 이야기다.

단순히 덕질만 파고들지 않고, 그들의 열정과 사랑과 문제점을 하나씩 연결시켰다.

많지 않은 분량이라 생각보다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과 관심을 둔 작가들이 함께 참여한 단편집이다.

처음 제목에 끌린 이유 중 하나가 ‘최애’인데 왜 이렇게 낯익은 지 서점에서 알게 되었다.

바로 최근 유명한 <최애의 아이> 때문이다. 한 번도 읽은 적 없는 만화다.

그리고 단편 네 편은 모두 예상한 것과 다른 결말로 이어졌다.

읽고 난 후 그 시절 내가 가장 사랑했던 것들이 지금도 가장 사랑하는 것임을 다시 알게 되었다.


범유진의 <최애가 되고 싶어>는 왕따와 덕질을 엮었다.

가희는 애니 속 주인공 장하리처럼 멋진 마법소녀가 되고 싶은 중학생이다.

초등학교의 소심한 자신이 다른 중학생으로 변하고 싶어 집과 떨어진 학교를 1지망으로 적었다.

새로운 학교에서 그녀는 인싸 아이들과 함께 재밌게 학교 생활을 한다.

그러다 자신에게 밥을 먹자고 한 친구의 취미를 알게 되면서 상황이 조금씩 바뀐다.

장하리를 생각하면서도 행동은 장하리처럼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의 유일한 취미 생활인 코스튬플레이와 장하리의 펜던트.

친구를 놀리기 위한 계획에 참여하지만 마음이 불편한 나.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펼쳐진다.


정재희의 <흑마법인 줄 몰랐어>는 고양이 학대와 덕질을 엮었다.

주인공은 유튜브로 자신의 덕질을 방송한다.

자신의 아지트가 있는 곳에서 고양이들의 사체가 계속 발견된다.

반친구들이 산에 들어와 길냥이들을 학대하고 죽이는 것을 알게 된다.

학교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일정 거리를 두고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유튜브가 알려지고, 오해가 쌓이면서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고양이 학대가 공동의 적을 만들면서 친구들과 뭉치게 된다.

자신의 덕질이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마지막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예상을 벗어났고, 살짝 다음 이야기도 궁금하다.


최형심의 <그림자의 집>은 덕질과 과거의 아픔을 엮었다.

미성년자에 위탁가정에 머무는 나는 폐가 탐방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한다.

화자가 그곳에 가입한 이유는 기억 속 집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재개발될 동네에 갔다가 홀로 이상한 경험을 한다.

이세계 같은 곳에 떨어져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서 기억의 조각들을 만난다.

그리고 자신의 그림자, 어두운 기억들을 내려 놓고 돌아온다.

이 과정에 자신이 어떤 삶을 경험했는지 조금씩 흘러나온다.

분량 때문인지 명확하지 않은 세계가 조금씩 집중력을 깨트린다.

마지막 장면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데 왠지 슬프다.


임하곤의 <시네필 능력 대결>은 덕질과 친구를 엮었다.

이 단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덕질도 스펙’이란 세찬의 부모님 말씀이다.

개인적으로 덕질은 좋아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물론 나의 덕질과 취향이 시대와 맞지 않은 부분이 많다.

세찬은 친구 유빈의 드라마, 예능 이야기가 괜히 거슬린다.

자신은 독야청청하고, 바쁘게 학원을 다니는 학생으로 포장했다.

유빈과의 대화 속에 영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왠지 익숙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감상을 그래도 읊은 것이다.

이 아는 척 때문에 대결이 펼쳐지는데 그 ‘척’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한때 열심히 덕질했던 영화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고, 그 시절의 내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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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성스러운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1
김보영 지음, 변영근 그래픽 / 알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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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품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의 지원으로 2018년 11월8일부터 12월14일까지 전시공간에서 열린 전시에서 시작했다.

김보영 작가가 다섯 편의 이야기를 쓰고, 변영근 일러스트레이터가 열 장의 수채화를 그렸다.

하늘에서 신이 내려왔습니다 / 그 신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이 문장에서 상상력이 발전하여 기이한 SF 한 편이 탄생했다.

 

다섯 이야기가 차별주의자인 신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담아 내었다면 일상의 영희는 뒤틀린 성차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신이 서울에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보여준 반응은 자신들이 보고자 한 바와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하나다. 남자.

이 남자란 부분은 오랜 세월 동안 남성들이 지배하고 확대해 온 차별주의를 공고히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분에서 기독교 논리가 상당히 들어 있는데 묘하게 비틀어 풀어낸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읽은 이야기는 냉동인간을 깨운 후 일어나는 로봇인류와의 이야기다.

평범한 남성이 신으로 불리는 것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성 차별을 당연한 듯이 내뱉는 장면은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로봇인류가 냉동인간의 부활을 신의 부활처럼 말하고, 인간이 내뱉는 모순을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장면은 너무나도 낯익다.

 

사실 김보영이란 이름과 가벼운 두께를 보고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분량 때문에 빠르게 읽은 것은 맞지만 예상하지 못한 전개와 논쟁 거리가 머릿속에서 강하게 움직인다.

신을 알파와 오메가로 풀어낸 것을 색다르게 해석해 소거되고 사라진 신들의 존재를 되살린 부분도 아주 인상적이다.

신의 파편이 본성을 일깨울 때 새로운 삶이 시작한다.

상당히 실험적이고 색다른 SF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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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기쳐라
이홍석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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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그 유명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패러디다.

내용은 제목에서 나오듯이 사기에 대한 이야기다.

수많은 사기 중에서 보험 사기를 다룬다.

이 보험사기단은 학교까지 만들어 놓고 보험 사기를 공부하고 연구한다.

보험금을 타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눈물 겹고, 치밀한 계산과 작전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런 단계로 넘어가기 전 주인공 노재수를 비롯한 사람들의 사연이 흘러나온다.

이 사연 덕분에 보험사기단의 행동에 동의하게 된다.

그리고 전설적인 보험사기꾼 백작의 존재는 또 다른 악당의 존재를 등장시킨다.


노재수. 이름부터 재수가 없지만 그는 선한 인물이다.

그에게는 기른 닭이 백숙이 되면서 생긴 트라우마가 있다.

이 트라우마 때문에 상당히 잘 나가던 MC였던 그가 방송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방송국 MC를 그만 둔 후 그는 알바와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자동차 추돌사고를 당한 후 합의금을 노리고 병원에 입원한다.

멀쩡한 그에게 병실 생활은 고역이고, 불안하다.

보험설계사 친구 명희의 말대로 2주를 버터야 하는데 쉽지 않다.

그가 목표로 하는 금액은 자신을 포함한 세 가족이 각각 2백만 원씩 받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가짜 환자들이 병원에 머물고 있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노재수의 보험 사기를 응원하게 된다.


그가 머무는 병동에는 오랫동안 병실에 머무는 능력을 보여주는 윤치영.

가벼운 접촉 사고를 당했지만 입원해 강한 인상을 남긴 이주삼.

왜 입원했는지 알 수 없지만 옷부터 때깔이 다른 정호연 등이 있다.

이들은 서로 친해지지 않고 겉돌지만 어느 순간 점점 가까워진다.

특히 이주삼이 스프레이를 들고 보험 사기를 말한 이후는 더욱 그렇다.

이주삼은 알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해 재수의 보험 금액을 천만 원까지 올린다.

자신의 일년 월세를 넘어선 금액을 잘 받았지만 아내 기자는 딴 생각을 한다.

성실하고 착한 그의 일상은 아내가 그를 버리면서 곤두박질친다.

만약 명희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의 삶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이미 앞부분에서 명희가 재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드러난다.


세상은 착하고 성실하다고 돈을 벌 수도, 편하게 살 수도 없다.

가족의 편안한 일상을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자동차 사망보험금 1억 원이다.

죽기 위한 노력은 생각보다 힘들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다시 만난 이전 병원 동료들과 새로운 돌파구는 새롭게 이야기에 활력을 부어준다.

작가가 탄생시킨 기상천외한 보험사기 학교는 그렇게 아주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치밀하고 전문적인 설계 과정과 훈련 등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착한 악당들의 보험 사기를 막기 위해 등장한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나쁜 보험조사관인 차설록인데 그의 기록은 정말 대단하다.

간이 콩알만 한 재수에게 차설록의 등장은 가슴 뛰고, 긴장감을 크게 불어넣어주는 일이다.

차설록은 보험사기에 대단한 실적이 있지만 백작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스스로 망가진다.


소설은 착한 주인공이 흑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다.

그 과정에 그를 도와주는 인물들이 나오고, 그들의 인간적인 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들이 저지르는 보험사기는 분명히 불법이고, 하면 안 되는 일이다.

이런 나쁜 짓을 읽는 동안 조금씩 희석시켜 나가는 것이 작가의 일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상당히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환상적인 설계가 ‘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할 뿐이다.

읽는 내내 과연 어디에서 반전이 펼쳐질까 생각했는데 반전이 없는 반전이다.

병원과 환자들의 사연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는 소설인데 더 욕심을 내었다.

마지막 백작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

뛰어난 가독성과 매력적인 캐릭터 등은 영상화 된다면 영화보다 드라마에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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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종말 탈출기
김은정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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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 왠지 산만한 느낌의 표지였다.

만화 같은 장면이 호기심을 불러왔다.

그런데 실제 내용도 만화 같은 부분들이 많이 있다.

캐릭터와 사건 등이 아주 비현실적이고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큰 재미를 준다.

화자의 눈높이를 초등학생으로 맞춘 것도 이 재미를 배가시킨다.

아이가 잘 모르는 단어와 상황 등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상황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 속에 각 집안의 문제들이 그대로 녹아 있다.

물론 그 대화가 오고가는 과정 속에 어른들의 시선이 끼어 있다.

대표적인 것인 최씨네 가족을 콩가루라고 부르는 것이다.


콩가루로 불리는 이 집안에 여섯 명이 살고 있다.

서열1위 외할아버지 최씨, 외할머니의 남동생인 뚜러정, 한때 큰 삼촌이었던 히메.

은둔형 외톨이 삼촌 척척. 싱글맘인 엄마와 여덟 살 딸아이이자 화자인 최한라.

이 여섯 명은 함께 살지만 함께 밥을 먹지도 않고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이 집안을 잘 아는 사람이 콩가루라고 부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어린 한라에게 이 콩가루 집안은 모험과 탐구의 대상이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쉽게 대답해주는 삼촌 척척.

자신의 방에 있는 책을 빌려주지만 요일과 시간 제한을 두고 있다.

빈 대지를 주차장으로 이용해 돈을 벌고, 한라의 용돈을 주는 할어버지 최씨.

한라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몰라 최씨라 부르고, 본명도 최가눔으로 알고 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엄마의 외삼촌인 뚜러정과 남동생이었던 히메는 어떤가.

태어날 때 남자였지만 여성으로 성전환한 히메의 외모와 덩치는 한라에게 의문이다.

히메가 엄마를 언니라고 부를 때 엄마는 질색을 한다.

뚜러정은 사진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외할머니의 동생이지만 중장비 기사다.

하지만 제대로 일을 하는 것 같지 않고 가족들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한라에게 아빠가 미국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데 사진 한 장도 없다.

가족 그림에 아빠가 빠진 이유는 아빠의 사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족들의 엇갈리고, 무관심한 일상들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다 한 할머니가 집에 와서 놀라운 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종말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족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 전 최씨가 빈 터를 높은 가격에 팔았다.

그 빈터에 배 모양의 콘테이너 건물이 들어섰다.

왠 사이비 종교 같은 시설인데 그 할머니가 지정한 피난처가 바로 그곳에 있다.

이전에 최씨가 홀로 MC를 보고, 주차장을 관리하던 그 건물의 지하다.

최씨가 팔아버린 땅이고, 새로운 주인에게 말한 후 그 건물 지하로 들어갈 수도 없다.

이제 콩가루 가족들이 힘을 합쳐 굴을 파야만 한다.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역할을 나누고, 재능이 발휘되고, 시간은 흘러간다.

그 시간은 한때 유행했던 2012년 12월 21일 종말론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소설 속 인물들에게 영험한 무당의 말은 반드시 믿어야 할 예언이다.

덕분에 우리는 이 황당한 소동이 의도하는 바를 쉽게 알 수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뒤로 가면서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장면은 재밌다.

남처럼, 아니 남보다 못한 관계였던 이 가족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한다.

이 과정에 각자의 사연이 하나씩 끼어들면서 왜 현재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는지 보여준다.

행복했던 순간과 엇나가기 시작한 순간들이 이야기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사건, 사고, 오해, 현실의 압박 등이 압축되고, 어느 순간 터진다.

터지는 순간 막나가지 않는 것은 한라의 존재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옆 기도원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들은 의문과 호기심을 불러온다.

마지막에 도달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장면들로 가득하다.

황당하고 웃기고 웃픈 사연들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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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대각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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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에 나온 작가의 소설과 다른 방식이다.

    판타지나 SF의 요소는 거의 배제된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개인과 집단을 대표하는 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 두 여성이 현대 세계사의 무대 속에서 맹활약을 한다.

    재밌는 점은 이 두 여성이 역사의 뒷무대에서 사건, 사고, 테러 등을 계획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 둘을 부각시키기 위해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 둘의 대결을 체스란 게임을 이용해 공간을 점점 확장한다.

    과한 부분이 있지만 현대사를 배우면서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전 소설에 비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부분이 많이 줄었다.


    모니카와 니콜. 둘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계다.

    모니카는 미국에서 편모 아래에서 자랐고, 니콜은 호주에서 편부 아래에서 자랐다.

    모니카는 극단적인 엘리트주의자이고, 사람들이 자신과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니콜은 사회주의를 외치는 부자 아버지의 영향으로 집단의 힘을 믿고 혼자 있기를 두려워한다.

    이 둘이 각각 자신의 동네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을 조금씩 실험한다

    빼어난 외모에 뛰어난 성적을 가진 모니카는 자신이 지는 것을 참지 못한다.

    평범한 외모이지만 집단에 집착하는 니콜은 한가지 실험으로 많은 양들을 죽음으로 이끈다.

    각각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둘은 하나의 게임에 빠진다. 바로 체스다.

    어린 나이에 뛰어난 체스 실력을 보유한 둘은 세기의 체스 대결이 펼쳐진 곳에서 처음 만난다.

    이 대결 이후 둘은 운명적으로 엮이고 꼬이고 서로를 죽이려고 노력한다.


    체스 플레이 방식도 둘은 다르다.

    니콜은 병사들을 움직여 상대를 압박하고, 모니카는 퀸 등을 이용해 승부한다.

    서로 다른 둘이 처음 만났을 때 그 승리는 모니카가 경험하지 못한 방식 때문에 니콜이 승리한다.

    이때 발작적으로 벌어진 모니카의 행동은 앞으로 둘 사이에 벌어진 운명적 대결을 암시한다.

    이후 둘의 대결은 역사의 사건과 테러 현장에서 계속 이어진다.

    불운과 악연의 고리는 계속 이어지고, 음모와 액션이 쉬지 않고 펼쳐진다.

    엘리트주의 내세운 모니카는 영국 M15를 거쳐, CIA로 간다.

    집단주의자 니콜은 IRA에서 처음 대외 활동을 한 후 KGB로 가게 된다.

    숙명적인 두 라이벌의 대결은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 현장에서 재밌게 이어진다.

    이 소설의 재미는 바로 과장된 역할 속 역사적 사실들에 있다.


    작가의 체스 사랑은 다른 소설에서도 자주 나오는 것이다.

    체스 게임에 세계관을 대입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재밌다.

    이런 설명은 이전에 바둑에서도 자주 봤지만 현재 바둑은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분야를 높이기 위한 표현 방식은 실제 게임을 하면 쉽게 와 닿지 않는다.

    물론 나의 실력이 너무 낮아 이런 표현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체스는 바둑보다 훨씬 전에 컴퓨터 앞에 무릎을 꿇은 게임이다.

    체스와 비슷한 게임으로 장기가 있는데 이렇게 화려한 수식어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작가가 의도적으로 둘을 띄우기 위해 체스판, 우매한 사람들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일정 부분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한 부분은 아쉽다.

    뛰어난 개인의 힘과 집단의 힘이라고 하지만 과정 속에는 두 천재만 부각된다.

    실제 이들의 아이디어를 현실에 적용하는 사람들은 민중들이다.

    뛰어난 가독성은 변함없고,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해석한 부분은 흥미롭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독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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