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리학의 힘 P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11가지 비밀
전우영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 뒤에 나오는 P의 의미가 무얼까 생각했다. 표지에 나오는 것을 보면 PERSON, PEOPLE, PSYCHOLOGY 이다. 간단하게 번역하면 개인과 사람들과 심리학이 될 것이다. 저자는 P라는 문자 하나로 세 가지를 함축적으로 담아내었고, 이 책이 다루고자 하는 내용을 알려준다. 저자가 알려주는 비밀은 모두 11가지고, 그 속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낯익다. 거기다가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기에 진도마저 술술 넘어간다. 사례 중심으로 설명하다보니 절로 고개를 끄덕이는 횟수가 늘어난다.
11개의 단어로 심리학을 설명한다. 성공, 욕망, 가치관, 범죄, 연합, 미신행동, 사랑, 발달, 해석, 휴식, 고백이 바로 그것들이다. 성공은 베컴의 그 유명한 페널티킥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그의 불안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 불안을 잠재운 사람들의 사례가 이어지는데 대부분 알고 있던 일화들이라 반가웠다. 이후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동일시하려는 욕망을 다루고, 부모의 가치관을 닮으려는 문근영의 기부활동을 지난 후 무차별 살인사건으로 알려진 벨트웨이 스나이퍼 사건을 다룬다. 이 사건은 한 편의 스릴러 단편을 읽는 재미를 준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무차별살인은 그 당시 공포가 그대로 전해준다. 이 사건은 동일시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 유명한 파블로프의 개 연구를 통해 다시 만난 신경숙의 <깊은 슬픔> 속 한 장면은 처참하고 잔혹하면서도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고전적 조건형성의 원리인데 매 맞는 아내가 왜 그런 반복을 계속하는지 알려준다. 자극일반화 현상에서 동안의 장단점을 설명한다. 미신과 징크스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불안을 없애기 위해 한 행동들이 떠오르고, 스포츠 스타들의 반복적인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을 통해 각인과 애착을 설명하고, 왜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것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을 통한 심리실험은 사람들의 일반적 성향을 알게 한다. 발달의 장으로 넘어가면 아동의 인지발달이 단계별로 진행된다는 이론을 알려주고, 사람들이 흔히 다른 사람의 행동 원인을 그 사람의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고자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하나의 예로 보여준다. 이 사례를 읽으면서 순간 뜨끔했다. 역지사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여행과 독서란 말에선 고개를 끄덕인다.
스트레스와 휴식을 다룬 장을 보면서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졌다. 스트레스가 흔히 만병의 근원이란 말도 하는데 적당한 스트레스가 삶의 긴장과 활력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하지만 사람과 상황에 따라 그 강도가 다르다는 것도 새겨두어야 한다. 김득구와 홍수환의 사례는 극단적일 수 있지만 너무 팽팽한 줄은 끊어진다는 사실처럼 휴식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이 휴식은 다음에 올 스트레스 등을 견뎌내는 힘을 만든다.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 억압은 참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욕먹으면 오래산다는 말에선 누구는 영생불사할 것이란 농담이 생각나 빙그레 웃었다. 그러나 화병에 가서는 우리의 부모 등이 얼마나 참으면서 병을 만들었는지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나쁘고 부정적인 것들을 털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기존에 읽었던 심리학 책이나 이야기들이 중복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쉽고 빠르게 읽히고 재미있다. 사례 중심이다 보니 재미있다. 그렇지만 개론적인 접근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책들에서 다룬 것들을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을 등장시켜 풀어내어 처음 심리학을 만나는 독자들이 거부감이 없게 만든 것은 큰 장점이다. 대중 심리학 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책이 나왔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