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정과 세리를 대학교에서 만났다 우리는 자주 우리였고 서로의 뿔을 아꼈다 - P90

소음이 가득했던 날들아무도 망가뜨리지 않았는데 저절로 망가지던 스물 - P90

얘들아 우리는 우스운 소문이 되자그런 건 해독하지 않아도 돼 - P91

머리카락도 매일 조금씩 자라는데잘 자란다거나 잘 산다는 것은 어렵다 - P93

끈질기게 서로를 왕복했잖아같은 출발점에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면서도 - P97

젖은 편지지에만적을 수 있는 마음이 있었다 - P100

우리가 지금은 살아 있어서우리가 태어나기도 전 죽은 사람 노래를다 듣네 - P102

비싸지만 못 사 먹을 정도는 아니고사치스럽지만 우리 그렇게 낭만 없지 않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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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가 「스무드」를 극찬했어요.
그래요?
구 안쪽에 무언가 숨겨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 P104

듀이, 이틀 만에 한국 사람이 다 되었네요 - P104

‘캐리커처‘라는 표현이 흥미롭습니다. 캐리커처화가는 대상의 거시적 특성을 재빠르게 캐치하고, 흉터나 점, 수염 등의 세밀한 부분을 무심히 툭툭 찍어놓죠. 제가 인물을 그리는 방식도그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 P109

저는 소설을 쓸 때 현실 속 저와 먼 인물,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을 주로 그립니다. - P109

소설을 쓸 때는 관장하는 자가 아닌 관찰자로서 인물을 바라보려 합니다. 인물에 이입하다가도 제가 관찰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거리를 두면 객관이 생겨요. - P111

아이러니는 대다수의 문제가 위에서 아래로흐르지만, 정작 아래에 고인 문제들은 위에 닿지 않는다는 사실 같습니다. 위는 저들만의 바운더리이고, 철저히 봉쇄되어 있으며, 지극히매끈하죠. - P113

그럼에도 인간을 이해해보려는 필사의 과정이 우리를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는생각합니다. - P117

서현은 중고 서점에서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놓인 소파를 보았다. 파란색 패브릭 소파였다. 얼룩진 부분 없이 깨끗한 3인용 소파가 공터 앞에 놓여 있었다. 서현은의아해하며 소파를 앞뒤로 살폈다. 폐기물 스티커 같은건 붙어 있지 않았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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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다고만 한다 - P70

기괴함의 반대말은 무엇인가요평범함인가요 - P71

내 우주선에는 카뮈가 살아이방인의 닉네임을 달고서 - P73

나는 나를 한 톨도 세어보지 못했는데바깥이 수북해질수록우리의 미래는 비좁아져간다 - P75

감동 그리고 따뜻한 시선과 관심・・・・・받겠냐? - P81

그래 한국인한테는 밥이 보약밥 잘 먹고시 쓰든 말든 오래 살아 - P81

창밖을 내려다보면 여름의 한가운데인데제설차가 멈춰서 있다그것이 이상하지가 않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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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도 아까 대기실에 있는 배우 보셨죠? 전 글렀어요. 살찌려면 그분처럼 아예 확쪄야 하는데, 여자 배우중에 제일 답 안 나오는 게 애매한 돼지 같아요." - P25

세번째로 임신했을 때는 태명을 지어주지 않았어요.
또 상처받기 싫어서요. - P31

"......그 말을 들으니 나는 화가 나."
은화가 정면을 주시하며 과장된 어조로 덧붙였다.
"그 여자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 P35

차에서 내린 은화의 희끗한 머리 위로 그보다더 흰 눈이 정직하게 내려앉았다. 아득한 과거가 숨을헐떡이며 달려와 마침내 그녀를 따라잡았다. - P42

‘항시적으로 배우인 사람이 아닌 배우로 사는사람들에 관해 그리는 소설‘이라는 선생님의멋진 요약에 조심스럽게 밑줄을 그어봅니다. - P47

이들에게 오디션은 각각의 배역에 어울리는 인간 내면의 서사즉 서브텍스트를 발견하는 자리였던 셈입니다.
그 서브텍스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인격체를 형성하는 것이 아마 무대에 선 배우가 하는 일일테고요. - P49

대단히 차별적이군. 한국은 이런 나라인가.
이런 작은 나라에 갤러리가 딸린 아파트가 있고, 그갤러리에 큐레이터까지 상주해 있다는 것부터 의아했으나 리에게는 내색하지 않았다. - P67

What the..... hell?
도시 전체가 동선이 복잡한 갤러리 같았다. 한군데에정신 팔면 순식간에 다른 길로 접어들었고 그렇게 길을헤매다 보면 삽시간에 풍경이 뒤바뀌어 있었다. - P79

자, 나를 보세요.
미스터 김은 사포처럼 검고 얇은 종이에 밥을 감싼 뒤단번에 삼켰다. 젓가락 대신 손을 사용해 그것을 먹기도했다. - P89

알 수 없습니다.
미스터 김이 한국어로 무어라 웅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말소리가 뭉개져 명확히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의 묵음을 나는 이렇게 유추해보았다.
하지만 안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겠죠. - P93

나의 대통령입니다!
그의 표정은 단연 오늘 하루 중 가장 밝았다. 말보다마음이 더 앞서는지 흥분된 어조로 존경, 친애 같은 단어를 두서없이 쏟아내기도 했다. - P99

이곳은 ‘이승만 광장‘입니다.
아버지에게 사진을 전송한 뒤 메시지를 덧붙였다.
[저 지금 이승만 광장에 있어요. 아주 좋은 사람들과 함께요]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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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멍을 쑤시다 물쿤 하고 배암을 잡은 늪의 피 같은 물이끼에 햇볕이 따가웠다 - P26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 P27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P17

흙담벽에 볕이 따사하니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 P25

어데서 서러웁게 목탁을 두드리는집이 있다 - P29

아침 볕에 섶구슬이 한가로이 익는 골짝에서 꿩은 울어산울림과 장난을 한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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