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를 처음부터 다시 읽으면하루를 망칠 것 같아 눈물이 나려 한다 - P105

칠이 벗겨진 사람이 되는 거지.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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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역설은 또 있다. - P181

두 발에 모자 제대로 쓰고두 손 모을 일이다. 두 눈 감고 두 귀 활짝 열어놓을 일이다. - P123

물의 맛을 입안에 오래 데리고 있을 테다. - P105

죽음이 죽어서죽음과 동떨어졌다.
죽음이 죽음과 멀어졌다. - P130

그대를 빼앗긴 시간이시간 위로 엎어지고 있었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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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평 살림을 14평으로 줄이는 일은 예상보다 더 힘들었다. 엄청나게 팔고 버렸지만 여전히 많았다. 집 크기에 비해옷, 책, 그릇, 신발이 넘쳤다. 꾸역꾸역 살림을 집어넣었다.
사는 데 필요한 물건이 있는 게 아니라, 물건 더미에서 살곳을 찾는 느낌이었다. 끝내 못 들여놓은 아빠 책상은 1층주차장에 두었다. - P111

"엄마 덕분에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잖아."
엄마가 잠깐 손을 멈추더니 뒤돌아서 나갔다. 우는 것 같았다. - P115

"왜 못 하게 해. 동거녀, 좋잖아. 뭔가 아직도 꽤 근사한남자랑 연애하고 막 같이 살 가능성이 남아 있는 느낌이잖아?" - P117

"어른이 왜 솔직해? 마음을 좀 숨겨. 솔직히 말하는 인터뷰한 다음에 아파트 카페에서도 쫓겨났잖아. 거북 마을 사람들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아? 왜 진하한테는 길고양이랑 빌라촌 애들 얘길 같이 했어. 진하는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아?" - P127

안방과 내 방 사이에 거실이 사라지면서, 벽걸이 에어컨냉기에 의지해 네 명이 잠들어야 하는 열대야를 보내면서,
많은 걸 엿듣게 되었다. - P135

"제 용돈은 그만 주셔도 돼요. 저 알바할 거거든요. 이건잘 쓰겠습니다. 감사해요." - P151

이사 온 지 사흘이 되었다. 화장실이 하나라 순서를 정해씻어야 했다. 방이 넷, 화장실이 둘인 곳에 살 땐 겪지 않았던 불편함이었다. 대소변을 참기 힘들 땐 402호 화장실을이용했다. 그리고 어떤 책에서 본 구절이 떠올랐다. 마음대로 못 먹는 것보다, 마음대로 못 싸는 게 가난이라는 - P157

"진하 엄마는 인상이 저래서 미용실을 어떻게 하니?"
엄마가 물었다.
"실력으로."
내가 대답했다. - P164

진하가 약을 올렸다. 할 말이 없었다. 진하 말이 맞으니까.
진하의 비결은 ‘달력종이‘였다. 달력종이 뒷면에 리모컨을크게 그려 놓고, 사용법을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 준 것이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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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더 읽을 필요가 없었다. 자신의 손자를 괴롭힌 아이들이 하늘의 벌 대신 현실의 벌로 단죄되기를 강력히 원한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두메시지 다 발신 시각이 오전 다섯 시 30분경으로찍혀 있었다. 그 이른 시간에, 타인에게 저런 장황한 메시지를 보내는 이의 머릿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이런 사람과도 이성적인 대화라는 것이 가능할까 세영은 잠시 생각했다. - P15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누가 보냈는지 아직 모르는 물건이었다. 종이 쇼핑백은 흰색의 미끈한 유광 재질이었고 아무런 무늬가 없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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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난 영어로 시를 써본 적이 없는데?
저는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오릿이 말했습니다. - P111

그럼 시를 쓰지 않을 때의 나는 박스 뚜껑을 닫고 잠자는 사람인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 P87

오릿이 말했다. - P71

어제는 코토미의 책을 읽다가 잤다. 코토미에게 할질문을 줄이기 위해서? 혹은 코토미에게 할 질문을 만들기 위해서? 둘 다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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