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더 읽을 필요가 없었다. 자신의 손자를 괴롭힌 아이들이 하늘의 벌 대신 현실의 벌로 단죄되기를 강력히 원한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두메시지 다 발신 시각이 오전 다섯 시 30분경으로찍혀 있었다. 그 이른 시간에, 타인에게 저런 장황한 메시지를 보내는 이의 머릿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이런 사람과도 이성적인 대화라는 것이 가능할까 세영은 잠시 생각했다. - P15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누가 보냈는지 아직 모르는 물건이었다. 종이 쇼핑백은 흰색의 미끈한 유광 재질이었고 아무런 무늬가 없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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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난 영어로 시를 써본 적이 없는데?
저는 반문했습니다. 그러자 오릿이 말했습니다. - P111

그럼 시를 쓰지 않을 때의 나는 박스 뚜껑을 닫고 잠자는 사람인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 P87

오릿이 말했다. - P71

어제는 코토미의 책을 읽다가 잤다. 코토미에게 할질문을 줄이기 위해서? 혹은 코토미에게 할 질문을 만들기 위해서? 둘 다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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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섬나라다.
반도가 아니다. 삼면이, 삼면만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
이 형용모순이 우리의 지독한 현실이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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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오미림은 왕의 지시에 따르는 동시에, 시녀에게별걸 다 시켜 먹는 왕자 공주 같았고. - P67

"여보, 우리 수림이가 밥을 할 줄 아네요. 김치찌개 맛있어요. 밥을 먹고 기운을 차려요. 당신은 역경을 이겨 내는 멋진 여자잖아요." - P69

"난 이 집에서만 모지리였어." - P75

나는 더 이상 원더 그랜디움 103동 1504호 모지리가 아니다. 1군들이 다 말아먹은 시즌 마지막 경기, 눈부시게 등판한 구원투수랄까. - P79

순례 주택 사람들은 자꾸 꿈같은 얘길 한다. 1군들을대평가하고 있었다. 어려운 순간을 스스로의 힘으로 돌파하려고 애쓰는, 본인들과 비슷한 사람일 거라고 - P90

나는 옥탑방을 나섰다. 두려웠다. 1군들 때문에 나까지 거북 마을 사람들이랑 멀어질까 봐. 진하, 병하 오빠, 원장님, 박사님, 길동 씨 부부, 사장님…………… 멀어져도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93

가슴이 찌르르했다. 이 넓은 지구에서 나는 어떻게 순례씨를 만났을까.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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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그머니 201호 도면을 들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구조선 ‘순례 주택‘이 가까이 왔다는 소식은 조금 천천히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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