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아주 일찍 저절로 눈을 떴다. 바둑이가 온 날부터 나는 매일 밤 길어야 네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있었다. - P75

어린 개가 오기 직전 그의 개명 안건을 놓고 치열한회의(라고 쓰고 격한 의견 대립이라고 읽는다)에 돌입했다. - P77

나는 소설 속 인물에게 하듯이, 루돌, 루돌, 루돌 하고입속으로 이름을 여러 번 동글려보았다. - P80

내가 너를 알고 싶은 만큼 너도 그렇구나. 너도 나를 알고 싶구나. 그렇구나. 나는 그의 마음을 가만히 받아들였다. 우리에겐 주고받을 게 아주 많이남아 있음을 알았다. - P87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노력을 많이 하셨나봐요." - P92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런데요, 루돌이도 굉장히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 P92

그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을 원초적인 흙의 냄새는 이머나먼 곳의 흙냄새와 얼마나 비슷하고 얼마나 다를까.
루돌아, 너는 무엇에 이끌려 이토록 사무치게 바닥에몸을 문대는 거니. - P104

걸을 힘 없는 노견을 ‘펫 웨건(개모차)‘에 태워 산책길에 나서는 견주의 마음을 나도 불과 얼마 전까지 몰랐다. - P121

루돌이는 오자마자 아주 빠르게 자랐다. 어마어마하게먹고 어마어마하게 잤다. 자고 일어나면 다리가 훅훅 길어지고 몸집이 확확 불어나 있었다. 열흘 만에 본 이웃이그새 다른 강아지를 또 데려온 게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 - P131

"너무 속상해하지 마. 그러면 루돌이가 슬퍼하잖아." - P148

"반려견 가능하다고 되어 있던데요?"
"소형견만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만."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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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알 수 없는 건 그럴 위험성에 대비해 내가 언제까지 24시간 감시 카메라가 된 심정으로곁에 지키고 있어야 하는가였다. - P42

"먼저 어디가 막혔는지 찬찬히 찾아봐야죠.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작할 겁니다." - P47

"저, 그러니까, 우선 만져야 할 것 같기는 한데요." - P53

"나무가 되십시오. 그 자리에서 " - P61

바둑이의 꼬리가 천천히 흔들렸다. 낯선 장소에서 이 아이가 우리를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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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어떤 일이 있을까.
오늘 그리고 내일 또 내일에는.

. "할 수 있는 거 하나 더 있잖아. 쓰는 거."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개 키우는 얘기를 쓰고 싶어서라기보다 다른 얘기는 도저히 쓸 수가 없어서. - P13

"아, 어쩜 좋니."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보편적인 정도의 인류애를 지닌 인간이라면 누구나그랬을 것이다. 보호소는 집에서 아주 먼 곳이었다. - P23

그렇다. 누가 온다는 것은 정말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방금 누군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개‘의일생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 P31

큰 강아지가 아니었다. 바둑이는 ‘작은 개‘였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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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꽤 비싸다던데. 모아둔 돈 다쓴거 아냐?"
"그건 아니고." - P254

우미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짧은 침묵. 은정은 공백을참지 못하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너뿐이라고, 대학 동기들은 모른다는 답이 돌아왔다. - P255

‘느껴봐. 이게 생명이야.‘ - P258

순전히 머릿속으로만, 그렇게 말을 걸었다. - P259

"2세."
"오, 뭔가 세련됐다." - P262

P.S. 우미 누나~♡이새 건강하게 나으세요! - P264

일부 우아한 사람들은 이렇게 정리하기도 했다. 원래 그런 사람들 중에 좀, 이상한 사람이 많지 않아? 그러니까 멀쩡하지 않은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 말야………… - P272

"말했잖아. 내가 원한 건 딱 하나라고. 유리의 아이를 갖는 거." - P273

이 소설을 쓸 땐 내게 최애가 없었다. 지금은 최애가 있고, 얼마 전 계간 『문학동네』에도 최애의 이야기를 실었다. 한 가지 두려움이 있다면 이런 이상한 소설을 쓰는 팬이 있다는 게 그애들에게 폐가 될까 싶다는 거다. 그래도 내가 이런 소설을 썼다는 건변함없다. 내 사랑이 사랑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헤어질 걸 알면서 연인의 이름을 적듯 미래를 저당잡혀 적는다.
엔시티 위시 고마워요.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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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들이 앉아 서로 토해내는 신음을 듣는 곳,
중풍 환자가 몇 가닥 남지 않은 마지막 을씨년스런 머리카락을 흔드는곳,
젊은이가 창백해지고 유령처럼 마르다가 이내 죽는곳,
무슨 생각만 해도 곧 그득한 슬픔이 밀려오는 곳……………존 키츠, 나이팅게일

황폐한 공동묘지에 있는 무덤 주위에는 전에 뉴욕에서 함께광고일을 하던 동료 몇 사람이 모여 있었다. - P9

하위는 감정 때문에 쉰 목소리로 아내에게 말했다. "내 어린아우인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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