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무르>는 아내 ‘안느’와 남편 ‘조르주’가 주인공이다. 음악회에 다녀올 정도로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이들 80대 노부부가 갑자기 불행에 빠지게 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내가 중풍에 걸려 반신불수가 되더니 치매를 앓게 되는 상황에 처한다. 누구의 도움 없이는 밥을 먹을 수도, 용변을 볼 수도 없는 처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아내를 위해 남편은 온갖 정성을 들여 간병한다. 딸이 방문하기도 하지만 별 도움이 못 된다. 간병인을 써 보았으나 맘에 들지 않아 해고한다. 노부부는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저 고통 속에서 살 뿐이다. 간병을 하느라 애쓰는 남편과 달리 아내는 어느 날 먹기를 거부한다. 이에 화가 난 남편은 그녀의 뺨을 때린다. 남편은 점점 지쳐 가고, 아내는 통증이 있는 듯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결국 남편은 누워 있는 아내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켜 죽이고 만다.

 


자신이 이미 늙어서 언제까지 아내를 간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라 아내를 죽이기로 한 남편의 선택을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요즘 기대 수명이 증가했다고 해서 무조건 기뻐할 일이 아니고,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할 수 있을 때까지만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거동을 못하는 배우자와 그런 배우자를 지켜보며 간병하는 사람 중 누가 더 고통스러울까? 배우자를 간병하기가 힘들고, 비용 부담 때문에 배우자를 요양원에 보낼 수가 없을 때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는 용변을 볼 수 없을 때도 인간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본인이 원한다면 안락사를 합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이런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든 영화였다.  

      


....................

넷플릭스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영화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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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6-23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락사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24-06-24 10:32   좋아요 0 | URL
저도 안락사의 필요성을 느끼곤 했는데, 만약 안락사를 합법화한다면 장수하는 부모(95살쯤)에 대해 자식들이 은든히 안락사를 바라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부작용이 있을 듯합니다. 부모를 요양원에 보내고 매달 그 비용을 대는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되어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잉크냄새 님, 오랜만입니다. 반가웠어요.^^

2024-06-25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03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구름모모 2024-07-24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고 이 영화 시청중이에요. 강추한 이유 빠져봅니다.^^

페크pek0501 2024-07-24 17:00   좋아요 0 | URL
예, 구름모모 님. 누구나 노년이 있고, 부모의 노년을 책임져야 하는 경우도 있고 해서 공감 가는 영화일 듯해요.
어떻게 늙어 가야 하는지, 그리고 부모에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좋은 영화입니다.^^
 


영화 ‘69세’는 간호 조무사인 이중호(남성, 29세)가 환자 심효정(여성, 69세)에게 성폭행한 사건 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 사건은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일어났다. 나는 오십견을 앓은 경험이 있어 오십견을 앓고 있는 69세 여성이 힘이 센 젊은 남성의 성폭력을 막을 힘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피해자인 심효정은 고민 끝에 성폭력을 당한 것을 경찰에 신고하기로 한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가해자인 이중호는 경찰관에게 “성폭행 한 적이 없습니다. 서로 합의하에 했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한다. 이러한 가해자의 진술도 있고, 젊은 남성이 나이 든 여성을 성폭행할 리가 없다는 의문과 그녀의 부족한 기억력으로 인해 그녀를 치매 환자로 오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젊은 남성이 나이 든 여성을 성폭행할 개연성이 없다는 이유로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내가 이 영화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성폭행을 당한 여성을 대하는 주위 사람들의 태도였다. 지우고 싶은 나쁜 기억이 지워지지 않은 채 괴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피해자에게 주위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말하여 그녀에게 2차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경찰관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 대해 “친절이 지나치셨네”라고 말한 것은 한 여성이 성폭력을 당한 큰 사건에 대해 농담할 만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을 보여 줌으로써 여성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다. 또 수간호사가 여성 피해자에게 “조심 좀 하시지”라고 말한 것은 피해자가 마치 조심하지 않아서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말함으로써 여성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다. 



성범죄의 폭력성만이 아니라 우리가 쓰는 일상적 언어에서도 폭력성이 느껴질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 주는 좋은 영화였다.


















.................

나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를 보았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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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6-23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실환가요?
노인이 젊은 사람에게 성폭행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이런 일은 의외로 많이 묻힌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늙었는데 뭐 어떠냐는 식의 안일한 대처.

페크pek0501 2024-06-24 10:27   좋아요 1 | URL
스텔라 님은 많이 아시네요. 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실제로 피해자는 주위에서 믿어 주지 않은 것에 상처를 많이 받았고 결국 자살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노인들은 피해자가 되어도 창피한 마음에(그리고 남들이 그 나이에 뭐...이런 식의 생각을 해서) 신고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노인들을 노리는 이들이 있을 것 같네요.
성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 당하고 편히 살 수 있겠어요. 참 슬픈 현실입니다.

blanca 2024-06-24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봐야겠네요.

페크pek0501 2024-06-24 10:29   좋아요 1 | URL
예. 제가 속해 있는 영화 모임에서 선정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로 토론을 했었죠.
대사가 많지 않고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강추합니다.

2024-06-25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03 1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기 앞의 생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6
에밀 아자르 지음, 지정숙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창녀 출신의 로자 아줌마를 비롯해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을 보며 성장해 가는 모모. 14세 모모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떠했을까? 1980년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작가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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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6-23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시죠? 많이 덥네요.
이 책 정말 좋았는데 다시 읽을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ㅠ

페크pek0501 2024-06-24 10:21   좋아요 1 | URL
반가운 스텔라 님. 제가 한 달만에 글을 올렸네요. 시간은 왜 그리 빨리 가는 거죠?
저도 오래전 이 책을 사 놨는데 이번 해에 읽었죠. 재독하기 어렵다고 봐야죠.ㅋㅋ
 



1.












정운, <법구경 마음공부>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집착은 무서운 것이며, 위험한 것이다. 쇠에서 나온 녹이 쇠를 삭히듯이 사람은 자신의 집착으로 자기 스스로를 망치고 있다. 비구들은 어떤 공양물이든 풍족하기를 바라지 말고, 집착해서는 안 되느니라.”(89쪽)


수행자가 집착(번뇌)으로 인해 자신을 망치고 있으니, 집착을 버리라는 뜻이다. 이 게송이 세간에 던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법구경》 제42번 게송에서도 ‘상대방이 주는 피해보다 매우 심각한 것은 자신의 그릇된 마음’이라고 하였는데, 모두 같은 의미이다. 외부의 적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일어난 분열로 자신이 파괴되는 법이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도 “불행은 자기 자신에게서 만들어진다”라고 하였다.(89~90쪽)


니체도 같은 말을 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다.


“그러나 그대가 마주칠 수 있는 최악의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이다.”(110쪽)


책을 읽다 보면 표현만 다를 뿐, 뜻이 같은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2.












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하루키의 소설이다. 나는 왜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기 시작했던가 하고 조금 후회를 했다가 다음과 같은 시적 분위기가 풍기는 문장이 많아 후회를 하지 않게 되었다. 


너는 그런 사정을 띄엄띄엄 조각내어 들려준다. 오래된 코트 주머니에서 너덜너덜해진 무언가를 하나씩 꺼내놓는 것처럼.(28~29쪽)


너는 남색 교복 재킷에 마찬가지로 남색 플리츠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리본이 달린 흰색 블라우스, 흰색 양말에 검은색 슬립온 슈즈. 양말은 온통 하얗고 신발은 얼룩 하나 없이 깨끗했다. 친절한 일곱 난쟁이가 날이 밝기 전에 정성껏 닦아준 것처럼.(30쪽)


방은 따뜻하고 조용하다. 시계가 없어도 무음 속에서 시간은 흘러간다. 발소리를 죽이고 담장 위를 걸어가는 야윈 고양이처럼.(39쪽)


사랑이나 연애 같은, 요컨대 내면적인 마음의 움직임을 대놓고 글로 쓰기 시작하면 나 자신이 점점 막다른 골목으로 몰릴 듯한 기분이 들어서다.(41~42쪽)


그래도 그림자는 조금 저항했지만 곧 문지기의 억센 힘을 당해내지 못하고 내 몸에서 벗겨져나가, 힘을 잃고 옆 나무 벤치에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몸에서 분리된 그림자는 생각보다 훨씬 볼품없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낡은 장화처럼.(66쪽)


453쪽까지 읽었는데 다음의 문장이 시적 분위기가 압권이다. 


훗날 고야스 씨는 자신이 왜 일상적으로 스커트를 입는지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첫째로는, 이렇게 스커트를 입고 있으면, 네, 왠지 내가 아름다운 시의 몇 행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서랍니다.”(268쪽)

 



3.













 시요일 엮음,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오늘 뽑은 시..........


화양연화(花樣年華)

                                                                      김사인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나가지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주지 않지 어느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주지 않지. 


​눈멀고 귀먹은 시간이 곧 오리니 겨울 숲처럼 더는 아무것도 애닯지 않은 시간이 다가오리니 


​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겯고 꽃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64~65쪽)




4. 

돈이 우선시 되는 세상에서 돈이 되지 않는 일로 즐거움을 누릴 줄 안다면 복된 사람이 아닐까 한다. 돈이 되지 않는 일이란 가령 시를 읽는다든지 좋은 문장을 필사하는 것과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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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05-24 15: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돈이 되지 않는 자원봉사를 하고 왔고, 매일 드라마만 보다가 이제 겨우 정신차려 다시 책을 손에 들고 있답니다 ^^
김사인 시인의 시는 근래 제가 읽고 리뷰 올린 앤드푸 포터의 책 <사라진 것들>과도 통하네요. 책을 읽다보면 표현만 다를 뿐 이라는 말씀, 맞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4-05-25 11:17   좋아요 0 | URL
나인 님, 반갑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다니 훌륭하십니다. 저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급식을 위해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어요. 점심시간에 가서 아이들의 식판에 밥과 반찬을 퍼 주는 일이었죠.
사라진 것들, 저도 읽고 싶어 장바구니에 담아 놨는데 아직 구매하지 못했어요.
지금 친정에 가야 해서 나중에 그 리뷰를 읽어 보러 가겠습니당^^

모나리자 2024-05-25 1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좋은 책 많이 읽으시고 글쓰기도 많이 하셨군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를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말이 적으신 내용과
일치하는 듯합니다. 행복도 불행도 모두 자신이 창조하는 거라지요.
하루키의 신간, 그것도 아주 두꺼운 책을 읽으면서 보람을 얻으신 듯합니다.
남은 5월 잘 마무리 하시길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4-05-28 11:09   좋아요 2 | URL
모나리자 님, 오랜만이십니다. 반가워요. 제 눈에 안 보이길래 서재 활동을 쉬고 있는 줄 알았어요. 제가 북플로 새 글을 보거든요. 좋은 책이라기보다 독서 모임에서 한 달에 두 권 읽는 거라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죠.
요즘 제 마음을 사로잡는 말이 있어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이라는 말이에요. 자기 기분이 나쁘다고 남에게 함부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경우가 있잖아요. 가족 간 부부간 친구 간에 조심할 일이에요.
하루키의 책은 두꺼워서 언제 읽나 했는데 의외로 빨리 읽혀요.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내용이라 복잡해서 리뷰는 못 쓰겠어요.ㅋ 모나리자 님도 편안한 한 주 보내십시오.^^

서니데이 2024-05-25 2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작년에 하루키 신작 출간 소식을 들었을때 무척 기대하면서 우리나라 번역판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기억이납니다.
작년 9월에 한국어판이 나왔으니, 벌써 꽤 시간이 지났네요.
근데 책을 사두고 몇달 전에 읽어서 그런지 얼마전의 일 같아요.
작가의 나이가 있어서 앞으로는 점점 더 이런 장편신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날씨가 많이 더워졌고, 장미가 가득 피는 5월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5-28 11:1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여름입니다. 그제는 결혼식이 있어 다녀왔고 어제는 병원 갈일과 강좌 수강이 있었어요. 오늘도 나갈 일이 있네요. 이번 5월은 유난히 바쁘네요. 그래서 댓글이 늦었습니다.
하루키의 나이가 적지 않지요. 49년생이니까.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이 잘 늙지 않아 80세 넘어도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미가 참 예쁘죠?
늘 건강하시고,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서곡 2024-05-26 0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두 사진이 계절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곧 6월이네요 남은 시간 건강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4-05-28 11:15   좋아요 1 | URL
인트로, 의 뜻을 몰라 네이버에 다녀왔잖아요. 조금만 어려운 말 쓰면 제가 모른다니까요. 깔깔~~
덕분에 배웁니다.
아, 여름은 무섭습니다. 갱년기 시작된 이래로(이 끝나지 않는 갱년기!) 더워요. 원래 제가 땀이 없고 더위를 한 타는 체질이었는데 체질이 바뀌나 봅니다. 더위를 못 참겠어요. 책 속에 파묻혀 지내면 괜찮을거야, 하고 스스로 힘 내고 있어요. 좋은 주말 보내시길...^^

서곡 2024-05-28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죄송합니다 ㅎㅎㅎ 그냥 처음과 마지막이라고 적어도 됐는데 제가 멋부리고 싶었나봐요 ㅋㅋㅋ 오늘 잘 보내시길요~~

페크pek0501 2024-05-28 11:29   좋아요 1 | URL
하하~~ 괜찮습니당~~ 그래서 제가 배우게 되니까요. 앞으로도 좀 어려운 말 써 주세요.ㅋㅋㅋ

서니데이 2024-06-01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장미가 예쁘던 5월이 지나고 오늘부터 6월입니다.
요즘엔 6월부터 여름 느낌이 들 만큼 더워지는데,
건강 늘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6-07 12:30   좋아요 1 | URL
벌써 6월이네요. 시간 참 잘 가죠?
오랜만에 로그인해서 들어왔어요. 더위 때문에 올 여름도 후딱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가을이 와서 아쉬우려나...
서니데이 님도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하루하루 보내십시오.^^

2024-06-17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20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부처의 가르침















부처님 당시에 ‘끼사고따미’라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아장아장 걸을 무렵 아기가 그만 죽고 말았다. 자기 아이가 죽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여인은 죽은 아이를 안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아이를 살려달라고 애걸했다. 사람들은 점점 미쳐가는 그 여인에게 부처님을 찾아가 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여인은 부처님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면서 사랑하는 내 아이를 좀 살려달라고, 죽은 아이를 끌어안고 간청하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를 얻어오시오.”라고 한다. 이에 여인은 희망을 안고 죽은 아이를 안은 채 집집마다 두드리면서 물었다.

“혹시 이 집에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까?”

“돌아가신 분이요? 얼마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요.”

“아, 그래요?”

또 다른 집에 가서 “혹시 이 집에 누구 돌아가신 분이 있습니까?” 물으니 이번엔 “얼마 전에 내 조카가 죽었는데요.” 한다. 

- 원영,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77~78쪽.


* 이 여인은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서 겨자씨를 구할 수 있었을까? 


** 이 여인은 부처님이 자신에게 어떠한 가르침을 주시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어떤 가르침이었을까?


(부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맞혀 보십시오. 답은 맨 아래 7번에 있습니다.)



  

2. 행사가 많은 5월

5월인 이 달은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게다가 나의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며 두 애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결혼기념일에 남편에게서 꽃을 받았고,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가족이 외식을 했으며,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친구들과 만나 은사 님을 모시고 다섯이서 식사를 했고, 부처님 오신 날은 절에 갔다 왔다. 또 뭐가 남았나? 아이들의 생일이 남아 있다. 




3. 영화 모임

그저께는 영화 모임에서 제출하라는 영화 리뷰를 써서 이메일로 보냈다. 모임 구성원들이 4월에 회의를 거쳐서 5월에 보기로 정한 영화는 ‘69세’였다. 69세의 여성이 29세의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구성원들은 각자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하고 한 달 후에 만나 이 영화에 대해 두 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고 5일 안에 리뷰를 간단히 써서 제출한다. 만날 때마다 다음에 볼 영화를 정한다. 영화 모임은 월 1회, 구성원은 9명. 독서 모임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4. 하루에 3천 보 이상 걷기

‘하루에 3천 보 이상 걷기’의 밴드에 가입했다. 가입자는 걷기 운동을 하고 나서 걸음 수가 나와 있는 스마트폰 화면을 캡처하여 밴드에 올려야 한다. 인증 숏(인증 샷은 규범 표기가 아님)이 뭐라고 이 밴드에 가입한 날부터 걷는 날이 많아졌다. 많이 걸으면 피로를 느껴 오히려 병이 날 수 있으니, 내 체력으로 매일 걷는다면 4천~5천 보가 적당할 것 같다. ‘하루에 3천 보 이상 걷기’의 밴드이지만 1만 보 이상의 기록을 보여 주는 인증 숏을 찍어 올리는 사람이 많다. 



 


5. 시 필사

하루에 시 한 편을 골라 필사하여 사진을 찍어서 밴드에 올리는 걸 계속하고 있다. 내가 매일 하지 않으니 어제가 겨우 41일차였다. 그래도 시 41편을 필사했다니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오늘 뽑은 시..... 


뻘 같은 그리움

                                                문태준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조개처럼 아주 천천히 뻘흙을 토해 

내고 있다는 말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었다는 

얘기


그 풀들이 돌을 슬쩍슬쩍 밀어올리고 있다는 얘기


풀들이 물컹물컹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얘기 








6. 시간만 보내며 살 수는 없다

야망 같은 것은 없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뭔가 붙잡고 살지 않으면 그냥 시간이 가고 그냥 늙을 것만 같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는 일만 남은 것 같다. 그래서 글쓰기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자 시간을 아껴 쓰려 한다. 시간이 소중해지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인생의 허망함, 부질없음이 느껴질 때가 있어 야망을 품고 살되 안달복달하지 않으려 한다.

 


 


7. 답

그제야 여인은 깨닫게 된다. 죽음에 당면한 것은 자신의 가정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죽었고, 현재도 죽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난 후, 그녀는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은 물론, 자기 삶에 대한 태도까지 달라졌다. 더 이상 육신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 원영, <이제서야 이해되는 불교>, 78쪽.


부처님이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를 얻어오시오.”라고 했으나 ‘아무도 죽은 적이 없는 집’은 찾을 수 없었기에 여인은 겨자씨를 얻어 올 수 없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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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5-17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월이 되어서 그런지, 오늘 오후에 지나가면서 보니까 담장에 장미가 예쁘게 피었어요. 벌써 그런 계절이 되었는데, 바빠서 대충 사느라 잘 모르고 지나가네요. 나무들은 초록색이고 빛이 닿을 때마다 반짝이는 것 같은 좋은 시기입니다.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가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 더 가치가 커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것을 생각하려고 하고요. 늘 바쁘다는 말을 조금 덜 써야겠다고도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5-18 10:05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 님, 굿모닝!
기후변화로 꽃이 빨리 피기도 하고 빨리 지기도 했는데 그래도 장미는 5월에 볼 수 있어 좋았어요. 5월의 장미, 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아서요. 여러 봄꽃이 다 지고 난 뒤 장미꽃이 보이니 다시 새 봄을 맞은 기분이 듭니다.
님도 주말 잘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stella.K 2024-05-20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올리신 건 알았는데 오늘에야 읽게 됐네요.ㅠ
오래된 부부들 결혼기념일이라고 선물하고 그러지 않는가 본데
언니는 금슬이 좋으시네요. 부러운데요?
좋은 계절에 결혼하시고 출산도 하셨는데 아무래도 5월은 좀 버겁죠? ㅎㅎ
저도 뭐라고 붙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합니다.

페크pek0501 2024-05-24 13:21   좋아요 1 | URL
이해합니다. 어떻게 올린 글마다 바로 읽을 수 있겠어요. ㅋㅋ
금슬이 좋다기보다 그냥 무난하게 사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착하답니다. 이혼도 의욕과 열정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배우자를 학대하거나 폭행하지 않는 한, 부부들 대부분은 그럭저럭 사는 것 같아요.
붙들 게 없이 살면 어떤 허전함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은 배우자도 자식도 채워 줄 수 없는 것이죠.^^

yamoo 2024-05-23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이 인상깊네요^^

그나저나 사진 풍경이 정말 좋네요. 계절감을 만끽할 수 있는 사진들 같아요. 좋은 계절에 혼인하셨네요.

맞아요. 나이가 들면 뭔가 붙잡지 않으면 시간이 허망하게 빠져나가고 모든 것이 부질없어 진다는 생각이 지배합니다. 그래서 뭔가 집중할 꺼리를 만들어 놔야해요. 저는 그나마 그림을 시작하게 되서 너무 만족하고 있습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4-05-24 13:25   좋아요 0 | URL
요즘 불경 서적을 봅니다. 의외로 재밌습니다.
꽃보다 더 예쁜 것이 나뭇잎의 빛깔이 아닌가 싶어요.
친정어머니를 보니 늙을수록 붙들고 사는 것이 꼭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