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대체로 관대한 편이다. 자기 자신에게 관대한 것처럼 그렇게 남에게도 관대하다면 모든 다툼의 반 이상이 해소되지 않을까?

 

 

 

 

 

 

 

 

 

 

 

 

 

 

 

 

 

 

<담론>의 저자는 자신이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일 때에 있었던 일 하나를 소개한다. 그것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그곳에선 화장실을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한다. 문틀과 문짝이 이가 맞지 않아서 조심하지 않으면 꽝 하고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밤중에는 소리가 더 크다. 그런데 밤마다 꽝 소리를 내는 젊은 녀석이 있었다고 한다. 아침마다 욕먹으면서도 밤마다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그에게 찬찬히 타이르며,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놓지 말고 천천히 나와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그가 “그걸 누가 몰라요? 다 사정이 있으니까 그런 거지요.”라고 말하더란다. 사연인즉 이렇다. 그는 야간 절도 전문으로 주로 후생주택단지를 주 무대로 삼고 있었는데, 들키면 일단 지붕으로 올라가서 지붕에서 지붕으로 달아난다. 지붕을 여러 채 건너뛰어 쫓아오는 사람을 확실하게 따돌린 다음에 땅으로 뛰어내린다. 그런데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부러지고 그 자리에서 잡힌 것이다.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해 지금까지도 앉았다 일어나면 다리에 마비가 오고 통증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마비된 다리를 끌고 나오다 보면 늘 변소 문을 놓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정을 이야기하지 그러냐’고 했더니 그의 대답이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없이 사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사정을 구구절절 다 얘기하면서 살아요? 그냥 욕먹으면서 사는 거지요.”라는 대답.

 

 

...............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대개 먹물들은 자기의 사정을 자상하게 설명하고 변명까지 합니다. 못 배운 사람들은 변명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짧은 것이라 하더라도 자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사람이 아예 없습니다. 그냥 단념하고 욕먹으면서 살 각오를 합니다. 나는 그의 그러한 태도가 바로 춘풍추상이라는 고고한 선비들의 윤리의식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사정은 잘 알지 못합니다. 반면에 자기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세심한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 그렇게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는 추상같이 엄격하고 자기에게는 춘풍처럼 관대합니다. ‘대인춘풍 지기추상’이란 금언은 바로 이와 같은 자기중심적 관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변소 문 꽝 닫는 사람의 경우도 그 행위만으로 단정할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불가피한 사연이 있으리란 춘풍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325~326쪽)
- 신영복, <담론>에서.
...............

 

 

이런 글 참 좋다. 그런데 과연 남을 대할 때 춘풍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을까?

 

 

...............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입니다.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반면에 자기를 갖기는 추상같이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대체로 반대로 합니다. 자기한테는 관대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까다로운 잣대로 평가합니다.(324쪽)
- 신영복, <담론>에서.
...............

 

 

기억해 두고 싶은 글이네. 소설을 한 권 읽고 나서 생각할 거리를 서너 개 얻는다면, 에세이를 읽고 나서 생각할 거리를 삼사십 개 얻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요즘 소설보다 에세이를 주로 읽는 이유다.

 

 

...............
반대로 자기는 자기 자신의 사정을 일일이 설명하려는 생각을 단념해야 합니다. (...) 구구절절 자기 사정 늘어놓는 사람치고 썩 좋은 사람 별로 없습니다. 자기변명 없이 욕먹으면서도 침묵하는 사람 중에 좋은 사람이 더 많습니다.(326쪽)
- 신영복, <담론>에서.
...............

 

 

여기서 반론 하나 제기하고 싶다. “반대로 자기는 자기 자신의 사정을 일일이 설명하려는 생각을 단념해야 합니다.”라는 구절에 대해서다. 나는 자기 자신의 사정을 일일이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오해가 없기 때문이다. ‘말 하지 않아도 알겠지.’라고 여기는 건 금물이다. ‘침묵은 금이다.’로 보지 않고 ‘침묵은 오해를 낳는다.’로 본다. 설명하지 않아서 상대가 모를 땐 설명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2.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다음 한 줄의 문장으로 알아봤다. 이 책의 저자는 유머가 있는, 낙천적인 사람일 것이라고. 그리고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저자가 좋아졌다.

 

 

...............
물론 나는 소문난 골초다. 담배를 피우다 죽는 것이 평생의 바람이다.(49쪽)
- 커트 보니것, <나라 없는 사람>에서.
...............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다. 최소한 건강염려증엔 걸리지 않겠지.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 중 하나가 건강에 관한 한 두려울 게 없는 사람이다. 나는 무슨 병인지 알아보기 위해 검사하러 병원에 갈 때마다 간이 콩알만 해지는 사람이라서. 건강염려증에 걸리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으로 여기는 사람이라서.

 

 

건강 문제에 대해 스트레스가 별로 없는 사람은 그 한 가지 면에서만 보면 복된 인생을 사는 사람 같다.

 

 

그런데 혹시 저자는 건강에 관한 한 겁쟁이여서 두려움을 떨치려고 괜히 한 번 이런 글을 써 본 것은 아니겠지?

 

 

 

 

 

 

3.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 인생은 무엇이냐고? 인간은 죽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이런 것을 아는 게 뭐 그리 중요할까. 사는 동안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요하겠지.

 

 

...............
소아과 의사인 아들에게 인생이 무엇이냐는 무거운 질문을 던지자 닥터 보니것은 늙어빠진 아버지를 보고 이렇게 대답했다. “아버지, 그게 무엇이든 우리는 서로 도우면서 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아요.”(69쪽)
- 커트 보니것, <나라 없는 사람>에서.
...............

 

 

 

 

 

 

 

 

 

 

 

 

 

 

 

 

 

 

 

 

 

 

4.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탈피하기 : 얼마 전 TV를 통해 실내 동물원에서 아이들이 토끼와 거북이와 새를 만지며 노는 장면을 봤다. 아이들이 동물을 안기도 하고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이런 체험학습이 교육 효과가 크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그보다 동물들이 받을 스트레스를 걱정했다. 우리도 누군가가 건드리면 싫을 때가 있는데 동물들이라고 해서 사람이 만지는 게 늘 좋지만은 않을 것 같아서다. 동물들도 졸릴 때가 있겠고 쉬고 싶을 때가 있겠고 짜증이 날 때가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동물이라는 이유로 언제든 불시에 인간에게 놀잇감이 되어야 하는 처지에 있는 것이다. 

 

 

이런 글이 떠올랐다.
 


...............
전번에 가족들과 충주호에 갔을 때, 딸아이가 벌이 자기를 괴롭힌다고 자꾸 쫓아냈다. 나는 농담 삼아 “이곳은 벌의 땅인데 네가 왜 벌한테 그러느냐”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처럼 우리는 월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월권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해도 우리가 사는 땅이 조금은 더 평화로울 수 있을 것이다.(208쪽)
- 이성복, <고백의 형식들>에서.
...............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5. 보는 이의 위치에 따라 다른 것 : 어느 날 당신에게 만 원이란 돈이 생긴다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만 원에 대해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겠다.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만 원이 어디예요? 우리 애 참고서 한 권 살 수 있는 돈인데.”라고. 그는 학부형이었던 것이다. 피자를 즐겨 먹는 사람은 “만 원이면 피자 한 판의 돈이네.”라고 말할 수 있겠고, 사우나를 즐겨 하는 사람은 “만 원이면 사우나를 가서 음료를 마시면 딱 될 돈이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알라디너라면 “만 원이면 책 한 권 값의 돈이네.”라고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만원의 가치를 달리 매기는 것은 만 원을 보는 이의 위치(또는 처지)가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식탁 위에 있는 컵을 그림으로 그리려고 하면 내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컵 모양을 다르게 그리게 된다. 내가 컵의 왼쪽에 있느냐 오른쪽에 있느냐에 따라 컵의 모양이 달라지고, 컵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느냐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느냐에 따라 컵의 모양이 달라진다.

 

 

다음의 글을 읽고 생각해 봤다.

 

 

...............
같은 언덕을 두고 보는 위치에 따라 ‘오르막’이라 하거나 ‘내리막’이라 하듯이 그것이라는 ‘비밀’ 또한 드러난 차원에서는 ‘있는’ 것이 되고, 숨겨진 차원에서는 ‘없는’ 것이 된다.(195~196쪽)
- 이성복, <고백의 형식들>에서.
...............

 

 

비밀이 드러나면 비밀이 있는 것이 되고, 비밀이 숨겨지면 비밀이 없는 것이 된다. 그 반대로 말해도 되지 않을까? 비밀이 드러나면 (이미 비밀이 아니므로) 비밀이 없는 것이 되고, 비밀이 숨겨지면 비밀이 있는 것이 된다.

 

 

 

 

 

 

 

 

 

 

 

 

 

 

 

 

 

 

 

 

 

 

 

6.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이유 : 초록빛 나뭇잎들이 내 눈에만 예뻐 보이나 했는데, 며칠 전에 놀러 온 친구가 요즘 나뭇잎이 예뻐서 한참 들여다봤다고 말한 걸로 보아 우리 나이엔 그런 게 느껴지는 모양인가 보다 했다.

 

 

나뭇잎이 예뻐 보이다니... 

 

 

젊었던 이삼십 대엔 몰랐다가 나이 들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건 아마도 두뇌가 한가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삼십 대엔 아름답게 여겨지는 게 많았다가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가 아닐까? 이삼십 대엔 멋있어 보이는 이성이 눈에 들어오고, 멋있어 보이는 옷이 눈에 들어오고, 멋있어 보이는 자동차가 눈에 들어오고 그랬는데,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들에 시들해지니까 두뇌가 한가해져서 자연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는 얘기이다. 맞는 얘기인가?

 

 

(우리 애들만 봐도 알겠다. 자연 따위엔 안중에 없고 다른 것들에 관심이 많으니.)

 

 

 

 

 

 

 

7.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자 : ‘가장 행복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물음에 내가 답한다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자’라고 답하겠다. 부유하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졌고 사회적 지위가 높으며 외모가 준수하기까지 한 사람이라도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욕심은 끝이 없는 길에 들어서게 만들어서 만족을 모르게 하기 때문.

 

 

...............
내가 전적으로 찬탄할 수 있는 사람은 치욕을 겪었던, 행복한 사람뿐이다. 그는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경멸하고 오로지 자기 자신 속에서 위안과 행복을 길어 올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158쪽)
-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에서.
...............

 

 

치욕을 극복하고 행복해진 사람은 행복을 거머쥔 사람임에 틀림없다. 누가 봐도 행복해 보이는 상황에 있는 사람이 행복을 거머쥔 사람이 아니고.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이란 무엇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이다.

 

 

 

 

 

 

 

8. 뭔가 보여 주기 : 나는 대학에서보다 대학원에서보다 평생교육원이나 문화센터에서 문학 강의를 들으며 배운 게 훨씬 많다. 강의를 들으며 다니는 게 재밌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러 강의를 들었다. 그러던 중 어느 소설 강의에서 인상 깊게 들은 말이 있다. 뭔가 보여 주기 위해 소설을 써야 한다는 것. 뭔가 보여 줄 게 없으면 소설 쓰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 이 말은 이주일 코미디언이 ‘뭔가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한 말과 겹치면서 내 뇌리에 각인되었다.

 

 

이렇게 고쳐 쓸 수 있다. ‘글을 쓰려면 뭔가 보여 줘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글을 쓸 때면 마음이 저절로 무거워질 때가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일부러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해 싱겁게 써도 괜찮다며 스스로 위로하기도 하고, 창피해 하지 말고 뻔뻔하게 쓰자며 다짐하기도 했는지 모르겠다.

 

 

에밀 시오랑도 말하지 않았던가.

 

 

...............
만일 책을 쓴다면, 감히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것들을 말하기 위해서만 써야 할 것이다.(42쪽)
-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에서.
...............

 

 

<변신>의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도 말하지 않았던가.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고. 우리에게 필요한 책은 충격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실 충격을 주지 않는 책이라면 어떤 독자에겐 시간 낭비가 될 수 있겠다.

 

 

 

 

 

 

 

 

 

 

 

 

 

 

 

 

 

 

 

 

 

9. 뭔가 보여 주는 글이란 : 그렇다면 뭔가 보여 주는 글이란 어떤 글일까?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 같은 글이란 어떤 글일까?

 

 

이런 글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것과 다르게 해석한 글.
독자의 고정관념을 깨게 해 주는 글.
독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알려 주는 글.
무엇보다도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 글.

 

 

그 예가 될 만한 글을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골라 봤다.

 

 

...............
재소자들의 문신은 대개 서툴고 조악합니다. 이런 문신이나마 넣는 이유가 벌레들의 문양과 다름이 없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호락호락하게 보이면 살아남지 못합니다. 감옥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바깥에서도 그런 환경에서 살아오기도 했습니다.
교도소 재소자들의 문신은 자기가 험상궂고 성질 사나운 인간임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위악’僞惡입니다. ‘위선’僞善과는 정반대를 겨냥하고 있습니다.(266쪽)
- 신영복, <담론>에서.
...............

 

 

...............
위악이 약자의 의상衣裳이라고 한다면, 위선은 강자의 의상입니다. 의상은 의상이되 위장僞裝입니다. 겉으로 드러내는 것일 뿐 그 본질이 아닙니다. 우리가 자주 보는 시위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있습니다. 붉은 머리띠, 문신입니다. 단결과 전의戰意를 과시하는 약자들의 위악적 표현입니다. 강자들의 현장은 법정입니다. 검은 법의法衣의 엄숙성과 정숙성이 압도합니다. 시위 현장의 소란과 대조적입니다.(268쪽)
- 신영복, <담론>에서.
...............

 

 

...............
어느 감방이든 감방마다 ‘싸가지 없는 사람’이 반드시 한 명씩 있습니다. (...) 드디어 그 친구가 출소하고 나면 참으로 행복한 밤을 맞이합니다. 앓던 이 빠진 듯 시원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행복한 날도 며칠뿐, 어느새 그런 사람이 또 생겨납니다. 다시 우리는 그 친구의 만기 날짜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나가면 또 생기고, 나가면 또 생기고...... 여러 사람을 보내고 난 다음에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처한 힘든 상황이 그런 표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당사자인 그에게 그만한 결함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우리가 처한 혹독한 상황이 그런 공공의 적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여러 사람을 보내고 나서 뒤늦게 깨달았던 것입니다.(300~301쪽)
- 신영복, <담론>에서.
...............

 

 

 

 

 

 

 

10. 하지만 가치 없는 글은 없다 : 이곳 ‘알라딘’을 좋아한다.

 

 

이곳 ‘알라딘’을 좋아하는 이유를 세 가지만 말하면 이러하다.

 

 

첫째, 여러 님들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있어 좋다.
둘째, 책 이야기가 있어 좋다.
셋째, 여러 님들의 글에서 배울 게 많아 좋다. (뭔가 보여 주는 글이 아니더라도.)

 

 

꼭 뭔가 보여 주는 글만 써야 할까? 뭔가 보여 주는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안 될 땐 글을 쓰지 말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글은 그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시하다고 할 만한 글을 내가 썼다면 그 글도 가치가 있다. ‘이 정도라면 나도 쓸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가질 이가 한 명쯤은 있을 것 같으니까.

 

 

내가 알라딘의 여러 서재를 돌아다니며 느낀 것을 열거해 봤다.

 

 

“A 님의 글은 공감을 줘서 좋다.”
“B 님의 글은 위안을 줘서 좋다.”
“C 님의 글은 어떤 자극을 줘서 좋다.”
“D 님의 글은 정보와 지식을 줘서 좋다.”
“ㅌ 님의 글은 생각할 거리를 줘서 좋다.”
“F 님의 글은 나를 돌아보게 해서 좋다.”
“G 님의 글은 재미가 있어 좋다.”
“H 님의 글은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서 좋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것.

 

 

이 세상 모든 글은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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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0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1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5-06-10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자신의 사정을 일일이 설명하고 다른 사람의 사정도 일일이 헤아려 준다면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고 보여질텐데..... 근데요, 잘 설명하기도 잘 헤아려주기도 힘드네요.
그게 혼자가 아닌 둘이서 하는 행동이라서 그런가 봐요. 아마도 그래서 때론 입을 다무는게 아닐까 싶고, 그러다보면 불통과 오해와 갈등이 따라오게 되네요. ^^

원래, 벌이 살던 곳.... 이라는 말이 참 좋아요.
헤아림이 있네요, 저도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15-06-11 14:1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잘 설명하기도 잘 헤아려 주기도 어려운 일이에요.
같은 말에 대해서도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르니 그것도 문제예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통, 공감인 것 같아요.

저도 자기 생각에 갇혀 있지 않고 타인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로그인 2015-06-11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히 읽었습니다. 페크님. 제 자신에게 두고 두고 읽어주고 싶은 글들이 많아서,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

페크pek0501 2015-06-11 14:12   좋아요 0 | URL
그게 바로 책이 주는 위안이죠. 제가 쓴 인용문이 좋아서 그런 것 발견하는 재미로
책을 읽는 것 같아요.

좋은 책엔 마음을 사로잡는 글이 있기 마련이라 역시 책밖에 없구나, 그런답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

세실 2015-06-1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론은 독서클럽 토론도서라 책상에 있는데 빨리 읽고 싶어 집니다.
˝없이 사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사정을 구구절절 다 얘기하면서 살아요? 그냥 욕먹으면서 사는 거지요.” 그렇구나....그럴수도 있군요. 갑자기 먹먹해집니다.

구구절절 자기 사정 늘어놓는다는 의미는.....자기 이야기만 한다는 얘기로도 들려요.
관계에서 일방적인 한사람의 넋두리로 대화를 끌어간다면 쉽게 지치거든요. 전 그런면에서는 참을성이 부족해용.

알라딘에서.....영혼없는 `읽고 싶어요, 읽었어요`만 가득한 서재만 아니라면 참 좋은 동네죠. 헤~~


페크pek0501 2015-06-12 14:35   좋아요 0 | URL
세실 님, 잘 지내나요? 메르스 공포가 그쪽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으면 생존력이 약해진다고 하니 이번 여름은 더워도
싫어하지 말아야겠어요.

<담론>의 단점은 두껍다는 거요. 흐흐흐~~~ 하지만 두껍기 때문에 다 읽고 나면 많이 뿌듯하다는 게 장점이죠. 무릇 글이란 이렇게 써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기죽었지만 저를 기죽게 만드는 책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예전에 저자의 다른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나서 여러 번 들춰 봤는데
이 책도 그렇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어요.

운동하고 점심 먹고 나니 이 시간이... 시간에 바퀴가 달렸나 봐요. 청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있어요. 아, 할일 많아서 싫어라. ㅋ

2015-06-12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2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06-1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G 할래요! 글구 1771번째 좋아요 감사드립니다.사실 제가 신영복님의 담론에 대해 욱하는 감정이 있어요. 제 책의 포인트는 천단위인데 비슷한 시기에 나온 신영복님의 책은 십만을 훌쩍 넘더라고요. 그게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질투도 났답니다. 그래서 ˝난 안사!˝ 이랬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사야겠다 싶네요. 저를 돌아보게 하는 말도 많고....근데 두껍다고요. 흠흠. 다시 생각해봐야겠군요^^ 님 글에서 동물들 얘기가,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 또 마음에 와닿네요. 님의 글은 A부터 H까지 다 있는 듯!

2015-06-12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5-06-13 17:32   좋아요 0 | URL
가장 좋은 G를 선택하시다니... ㅋㅋ 제 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에겐 천칠백대의 좋아요는 천문학적인 숫자입니다. 깜짝 놀랐어요. 제가 이렇게 정보에 느립니다.
하루에 2만 명도 들어오는 블로그를 가지고 계시다니... 이 알라딘 서재에 비할 바가 아니군요.

신영복 님에 대해선 질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수감 생활을 20년이나 하신 분이라서요. <담론>은 철학적, 사유적 글이 많아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 마태우스 님이라면 아마 금방 읽으실 거예요. 참고로, 427쪽임. ㅋ

2015-06-13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친구 신청’에 대해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며칠 뒤에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해 줬다.

 

 

..........
안녕하세요.
알라딘 고객센터 ○○○입니다.

 

1. 기존의 즐겨찾는 서재에 친구 신청하셔도 즐겨찾기 리스트에서 삭제되지 않습니다. 즐겨찾는 서재에서는 친구 신청한 서재를 그룹핑 관리할 수 있습니다.

 

2. 즐겨찾는 서재 등록이 친구 신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좀 더 상호적으로 소셜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친구 신청으로 변경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친구신청을 하게 되면, 상대방이 내가 신청한 것을 북플 알림이나 서재 팔로워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서로 친구 신청하여 친구가 되면 친구 공개글을 확인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기도 합니다.

 

친구는 서로 친구 신청한 사람을 뜻하며, 팔로잉은 내가 친구 신청한 사람(내가 즐겨찾는 서재와 동일)이며, 팔로워는 나에게 친구 신청한 사람(나를 즐겨찾는 서재와 동일)을 뜻합니다.

 

더 나은 서비스 해드릴 수 있도록 언제나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알라디너 대부분이 알고 있을 듯합니다만, 저 때문에 잠시 헷갈렸던 분들을 위해 그대로 옮겼습니다.)

 

 

 

 

 


*
내가 기계치이다 보니 새로운 시스템을 활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아예 새 시스템에 접근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일찍 배운 것은 직업상 필요해서였고, 스마트폰만 해도 내 친구들 중에서 내가 제일 늦게 구입했을 정도다. 새 기기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싫어서였다.

 

 

‘친구 신청’ 시스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생긴 지 꽤 되었고 ‘친구 신청’을 한 분들이 늘어나는데도 보고만 있었지 나도 ‘친구 신청’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 나도 몇 분들에게 ‘친구 신청’을 했다.

 

 

그런데 내가 ‘친구 신청’을 한 분들 중 한 분이 내게 비밀 댓글로 묻는 것이다. 왜 자기를 즐겨찾기에서 빼고 다시 넣었냐고.

 

 

이런 물음에 대해 답할 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내가 기계치가 아니라면) : “저, 그런 적이 없는데요? '친구 신청'을 했을 뿐이고 ‘친구 신청’으로 즐찾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님의 착오이신 것 같아요.”

 

 

내가 기계치라면 : “모르겠어요. '친구 신청'을 했을 뿐인데 왜 ‘즐찾’에서 빠졌는지를요. 제가 알아보고 나서 말씀드릴게요.”

 

 

나는 물론 후자로 답했다. 기계치니까.

 

 

알고 있었다. ‘친구 신청’을 해도 ‘즐겨찾기’ 리스트에서 삭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런데 왜 나는 모르는 것처럼 그렇게 자신이 없는 대답을 했을까?

 

 

기계치였기 때문이다.

 

 

100 곱하기 100은 10000이다. 이것을 알면서도 수학에 자신이 없는 초등학생은 100 곱하기 100은 1000이다, 라고 누군가가 말하면 자기의 앎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 ‘그런가?’하고 갸우뚱거리게 된다. 내가 그런 경우다. 기계치라서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던 것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 ‘그런가?’하고 갸우뚱거린 것이다.

 

 

기계치로 산다는 건 불편한 일이다.

 

 

 

 

 


**
오래전, 직장에서 복사기를 처음 사용하게 되던 날이었다. 복사기 앞에 서자 주눅이 들었다. 도대체 이건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사용 방법을 알 수가 있어야지.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가 아니라,

 

 

‘복사기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였다.

 

 

이것저것 버튼을 눌러 봐도 복사기는 작동되지 않았다.

 

 

그때 구세주 한 사람이 나타났다.

 

 

“복사하시려고요? 제가 해 드릴까요?”

 

 

이렇게 고마울 수가...

 

 

그리하여 그가 복사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잘 보았다가 기억해 두기로 했다.

 

 

복사기 사용 방법은 간단했다.

 

 

1) 전원 버튼을 누른다.
2) 복사할 종이를 올려놓을 땐 글씨가 천장을 향하게 올려놓는다.
3) 복사할 수량을 설정해 놓는다.(25부를 복사하려면 숫자 2와 5를 누른다.)
4) 시작 버튼을 누른다.

 

 

알고 나면 무척 쉽다. 하지만 나는 불빛이 깜빡이고 있어서 복사기가 켜져 있는 걸로 착각하고 전원을 켜지 않은 채 복사할 수량을 누르는 것부터 했으니 문제였다. ‘왜 안 되는 거야? 아이 창피해.’ 이랬다.

 

 

이런 게 기계치의 설움이다.

 

 

앞으로도 기계치의 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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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6-0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계치가 불편하다기 보다 기계를 잘 다루는 사람에게 주눅드는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싶어요.
솔직히 저도 지난 겨울 동생이 인터넷폰을 선물해 줬는데
아직도 안 쓰고 있어요. 기계 하나 바꾸면 여러 가지 복잡한 절차가 있잖아요.
그게 귀찮고 새로 익혀야 하는 기능도 있고 재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쩌나
이런저런 이유가 많죠.

전 아직도 옛날 휴대폰 쓰고 있어요. 스마트폰은 아무리 생각해도 별 사용할 이유가
없더라구요. 몇년 전 조경란 작가가 자신은 옛날 휴대폰 그대로 쓴다고 해서
어찌나 동질감이 느껴지던지. 자신은 앞으로도 스마트폰 사용 안하게 될 거라고
하는데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어요. 글 쓰는 사람은 그렇게 어딘가 모르게
허술한데가 더 매력적이어요. 그죠?ㅋㅋ

페크pek0501 2015-06-07 11:47   좋아요 0 | URL
깜놀입니다. 님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작가들 중엔 많죠. 조정래 작가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원고지에 글 쓰는 작가로
유명하죠. 외국의 유명한 작가가 한 말이 있죠.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컴퓨터부터 없애라. 인터넷으로 시간을 빼앗기지 말라는 것이죠.

그런데 스마트폰이 유용할 때가 있어요. 바빠서 신문을 다 보지 못하고 출근할 때 가면서 폰으로 뉴스를 볼 수 있다는 거죠. 님이 올린 새 글도 제가 볼 수 있죠.
작은 화면 보느라 눈 피로해서 자제하는 편이긴 합니다만...ㅋ

2015-06-08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0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5-06-08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람치(얼굴치-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에다가 사람관계치입니다. 우리 나라 사회에서 살아가기에는 기계치가 훨씬 쉽습니다.

stella.K 2015-06-08 12:35   좋아요 0 | URL
헉, 얼굴치요...? 사람을 잘 못 알아 보는 뭐 그런 건가 보죠?
그런 게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근데 오히려 마립간님이 좋지 않나요? 사람관계치라 하시니 말입니다.
여자들은 지나치게 인간관계에 민감해서 말이죠.ㅠ

페크pek0501 2015-06-10 11:39   좋아요 0 | URL
아, 얼굴치, 그 표현 좋군요. 제가 얼굴치예요. 우린 동지네요.
3월 새학기가 되면 불편하답니다. 그 얼굴이 그 얼굴 같아서 말이죠. 구분을 잘 못해요.
정말 얼굴치예요. 남은 나를 알아보는데 저는 상대를 못 알아봐서 오해를 받는 일도 생기죠. 같은 얼굴치라서 반갑습니다.

사람관계치, 이것도 요즘 제가 좀 있어요. 점점 나이 들수록 사람관계에 서툴러져요.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가 꺼려진답니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게 편해요.
동지를 만나서 반가웠다는....

페크pek0501 2015-06-10 11:40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은 얼굴치가 아닌가 보군요. 좋겠습니다. 얼굴치이면 사회생활에선 손해죠.
어떤 때엔 상대의 얼굴을 기억해 놓으려고 빤히 쳐다본 적도 있어요.

cyrus 2015-06-08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복사기 옆에 복사하는 방법이 친절하게 붙여 있는데도 내가 사용하면 복사기가 고장날 것 같은 벌써 불길한 마음이 들어요. 이래서 기계 만지는 것이 두려워지고 기계치가 되는 것 같아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15-06-10 11:43   좋아요 0 | URL
하하~~ 님도 기계치인가요? 이렇게 반가울 수가...
글은 기계치 아닌 줄 알았어요.
우리 큰애는 어떤 기계든 척보면 아는 애인데 이렇게 말하더군요.
자기네는 기계 세대라서 잘 알고 엄마 세대는 기계 세대가 아니라서 기계치래요.
컴퓨터와 휴대전화와 함께 성장한 아이들과
뒤늦게 나이 들어 그런 것들을 처음 접한 사람들의 차이라는 거죠.
나를 위로하는 말로 한 것이지만 일리 있는 말인 것 같아요.

반가웠습니다. ^^
 



제가 어느 알라디너의 서재에서 ‘친구 신청’을 누를 때엔 그 알라디너가 제 서재의 ‘즐겨찾기’의 명단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지 않습니다. 명단에 많은 분들이 있어서 일일이 확인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제가 어느 님의 서재에서 ‘친구 신청’을 눌렀습니다. 그러면 친구 신청을 한 것 맞지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제 서재의 ‘즐겨찾기’에서는 그 님의 닉네임이 삭제되나요?

 

 

이런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어느 분이 제게, 왜 자기를 ‘즐찾’에서 뺐다 넣었는지가 궁금하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런 적이 없거든요. 다만 ‘친구 신청’을 눌렀을 뿐이거든요.

 

 

이에 대해 설명해 주실 분을 찾습니다. 댓글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혹시 제가 ‘친구 신청’을 누를 때마다 이렇게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셨던 건가요?

 

어떤 분은 친구에게만 공개하는 글을 올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친구 신청’을 해 놓으면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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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5-05-3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에 대해 문의해 보려고 알라딘에 전화했더니 오늘 주말이라 쉰다고 합니다.
알라딘 고객팀에 글을 써서 문의해 보려고 하니 답변이 늦을 것 같고요.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은 빨리 풀어야 좋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글을 올린 것입니다.

2015-05-30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31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30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31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30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31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5-05-30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잘 지내시지요? 저는 친구 신청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몰랐어요. 그런데 정말 오해가 될만 하네요. 저도 알라딘의 답변을 알고 싶습니다.

페크pek0501 2015-05-30 17:4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반가운 환영의 박수 짝짝짝 칩니다. 마음으로요.
님의 서재엔 자주 방문한답니다.

저도 친구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가 요즘 신청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친구에게만 공개하는 글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걸 모르다니... 그랬어요. (저도 앞으로 비밀스런 글은 친구 공개만 할까 합니다.ㅋ)

정보를 주는 댓글이 없어서 알라딘 고객팀에 문의를 한 상태입니다.
기다리는 중인데 답변이 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저도 앞으로 님의 서재에 댓글을 남길 용기를 갖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싫어하는 분이 계실까 봐 조심했답니다... ㅋ)

라로 2015-06-01 16:50   좋아요 0 | URL
어머낫!! 우리는 서로 그런 생각으로 조심을 했나봐요~~~^^;; 저는 님이 저처럼 수준 없는 사람 별로라고 생각하실까봐 조심했는데요~~~. 이렇게 반가와 해주시니 저도 용기가 막 생기네요!!! 저 말고 다른 오공주와는 친하게 지내시는데 저와는 그렇지 않아서 저를 싫어하시는 줄 알았거든요~~~^^;;;; 제가 많이 소심했군요!! 기뻐요~~~ 소외된 자가 아니 것 같아서요~~~. 님의 솔직함에 기분이 활짝 피어나는 것 같아요!! 즐거운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5-06-03 11:04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렇게 된 거군요, 서로...

수준 없다니요,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수준 없음은 바로 접니다.
도대체 수준이 높아지질 않아요.

어쨌든 둘이 마음의 통일을 이루었으니 기쁩니다.
새 역사의 첫 페이지가 열어지는 날입니다. 오늘은.
ㅋㅋ

2015-05-30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5-05-31 00:28   좋아요 0 | URL
님의 댓글에서 이해가지 않는 것 없습니다. 잘 쓰셨어요. 그리고 제가 생각한 것과 동일해요. 저는 혹시 제가 몰랐던 뭐가 있나 그랬어요.

˝친구추가를 하면 원래 즐찾에 있던 친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를 추가하고 상대가 받아들이면 서로친구로 등록이 되면서 즐찾에서 이동해오는 거예요.˝

이것 옮겼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 읽으시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친절하신 댓글, 저에 대한 배려... 깊은 감사 드립니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신경숙 작가도 이십 대엔 오정희 작가와 이청준 작가의 소설을 노트에 베껴 썼다고 한다.(내 기억이 맞다면.)

 

 

 

나도 예전 삼십 대 초반엔 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을 뽑아 노트에 베껴 쓰는 게 하나의 취미였다. <톨스토이 인생론>, <팡세>, <생활의 발견> 등을 베꼈고 박완서 작가의 여러 단편 소설을 베꼈다. 요즘도 마음먹고 베낄 때가 있지만 좋은 문장을 여러 번 읽는 걸로 대치하는 경우가 많다. 쓰는 게 시간이 걸리다 보니 손으로 베끼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베끼는 것이다. 손으로 베끼든 마음으로 베끼든 좋은 글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좋은 공부라고 생각한다. 창조적인 글쓰기는 모방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최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재밌게 읽었다. 술술 읽히는 책이라서 3일만에 다 읽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하는데,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 좋을 책으로 세 권을 권하고 있다. 책 세 권을 두세 번이 아니라 열 번 정도 읽어보기를 권한다고 한다.

 

 

 

저자가 권하는 책 세 권은 다음과 같다. 

 

 

 

박경리, <토지> : “어휘를 늘리는 동시에 단어와 문장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즐기고 익힐 수 있는 책으로는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1부 네 권만 읽어도 된다. 2부 다섯 권까지 읽으면 더 좋다. (...) 굳이 단어나 문장을 암기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읽고 잊어버리고, 다시 읽고 또 잊어버리고, 그렇게 다섯 번 열 번을 반복하면 박경리 선생이 쓴 단어, 단어와 단어의 어울림,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저절로 뇌에 ‘입력’된다. 그리고 글을 쓸 때 그 단어와 문장을 자기도 모르게 ‘출력’하게 된다.”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137~138쪽.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자유론>에서 밀은 단 하나의 질문을 다루었다. 어떤 경우에 국가나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한가? <자유론>은 놀라운 책이다. 우선 내용이 놀라울 만큼 훌륭하다. 개인의 자유와 관련한 중대한 쟁점을 철학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해명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점은 그 훌륭한 내용을 사회에 대한 기초 지식과 평범한 수준의 독해력만 있으면 누구나 어려움 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썼다는 것이다. 밀은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라도 지극히 평범한 어휘와 읽기 쉬운 문장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책을 거듭 읽으면 밀이 구사한 어휘와 문장, 그가 펼친 논리와 철학적 안목을 힘들지 않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자유론>과 같은 인문학 고전과 교양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145쪽.

 

 

 

칼 세이건, <코스모스> : “칼 세이건 박사는 <코스모스>에 1980년대까지 인간과 생명, 지구와 우주에 대해서 인류가 알아낸 거의 모든 것을 압축해서 담았다. (...) 비록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은 언론에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그것이 야기한 정치적 · 윤리적 · 사회적 논쟁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기초 지식을 제공한다. 여러 번 읽으면 책이 담고 있는 모든 개념, 어휘, 개념의 상호 관계, 새로운 과학적 사실에 대한 해석, 간결하고 품위 있는 문장을 한꺼번에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책 한 권이 때로는 기적이라 해도 좋을 만한 정신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코스모스>가 바로 그런 책이라고 생각한다.”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149~150쪽.

 

 

 

저자는 그밖에도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책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 놓았다.

 

 

....................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인간, 사회, 문화, 역사, 생명, 자연, 우주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개념과 지식을 담은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글을 쓰는 데 꼭 필요한 지식과 어휘를 배울 수 있으며 독해력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둘째는 정확하고 바른 문장을 구사한 책이다. 이런 책을 읽어야 자기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문장 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인이 쓴 것이든 외국 도서를 번역한 것이든 다르지 않다.

 

셋째는 지적 긴장과 흥미를 일으키는 책이다. 이런 책이라야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논리의 힘과 멋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문장에 훌륭한 내용이 담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면 지식과 어휘와 문장과 논리 구사 능력을 한꺼번에 얻게 된다.

 

- 유시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136~137쪽. 
....................

 

 

 

 

 

 

 

 

 

 

 

 

 

 

 

 

 

 

 

 

...............................................................
글쓰기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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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2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집을 읽다가 좋은 시를 발견하면 베껴 씁니다. 그런데 책 한 권을 통째로 베껴 쓰기는 잘 할 자신이 없어요. 제가 귀차니즘이 심해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15-05-29 17:05   좋아요 0 | URL
첫 댓글을 환영합니다!!!

아! 그래서 글을 잘 쓰시는 거군요. 님이 글 잘 쓰시는 비결이 뭘까 궁금했어요.
저는 여러 번 읽기를 시도해 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말한 대로요. 이 책을 잘 읽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어서예요. 이런 글쓰기 책은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아요.

감사합니다. ^^

stella.K 2015-05-3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그가 권하는 책은 좋긴한데 제가 읽기엔 벅찬 것들이군요.ㅠ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이우혁 작가 소설특강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토지>를 언급하긴 하더군요.
그 책은 하나의 세계를 다뤘다고. 하지만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저도 2권까지 읽었나 하고 포기했죠.ㅠ

페크pek0501 2015-05-31 00:22   좋아요 0 | URL
저도 <토지>는 읽기가 벅차 포기했던 책이에요. 저자는 앞의 네 권만 읽어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자유론>은 읽어 볼 만한 책이에요. 흥미로운 주제에다가 일단 두껍지 않아서요.

마태우스 2015-05-3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세권 중 코스모스만 읽었는데요, 너무 재미없어서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같은 저자가 쓴 콘택트는 정말 명작이던데, 역시 전 과학자 체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페크pek0501 2015-06-03 11:55   좋아요 0 | URL
하하~~
저는 자유론을 읽다가 말았답니다. 어느 정도 읽고 나니 핵심을 다 알아 버려서 말이죠. 다시 읽어 끝까지 읽으려 합니다. 자유론보다는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훨씬 재밌고 유익한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

2015-05-31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03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5월 26일

 

오후 5시가 넘은 시간. 학교 교문을 나오면서 찜찜했다. 아무래도 마음에 걸렸다. 파리 때문이다.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을 보내고 나서 창문을 닫고 교실 문을 잠그려는데 파리 한 마리가 공중을 날아다니고 있는 게 보였다. 이 교실은 내일이나 되어야 문을 열 텐데. 그러니까 그때까지 파리는 밖으로 나갈 수 없어 꼼짝없이 이곳에 갇혀 있어야 할 텐데. 파리 혼자서 뭘 한단 말인가. 얼마나 심심하고 지루할까. 밖에서 날아다니면 구경거리도 많을 테고 먹이도 찾을 수 있을 텐데. 여기 교실에선 구경거리도 먹이도 없을 텐데. 여기까지 생각하고 창문을 열어 파리가 밖으로 나가도록 팔을 휘저으며 애써 봤다. 안타깝게도 파리는 나갈 생각이 없는지 공중을 빙빙 돌기만 했다.

 

그다음에 내가 생각해 낸 것. 10분만 파리에게 시간을 주자, 그리고 파리가 밖으로 나갔는지를 확인하지 말고 퇴근을 하자, 였다. 파리가 끝까지 나가지 않는다면 나로선 어쩔 도리가 없는데, 찜찜해지는 게 싫기 때문에 확인하지 않기로 했던 것. 그리하여 나는 파리에게 10분의 시간을 주기 위해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왔고 바로 가방을 챙겨 교실을 나왔던 것. 물론 창문을 닫았고 교실 문을 잠갔다.

 

그런데 교문을 나오면서, 파리가 나가지 않고 교실 안에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도로 교실로 들어가기도 싫었다. 만약 되돌아가는 도중 누군가를 만난다면 이런 말이 오갈 것이다.

 

“왜 퇴근 안 하시고 오세요?”

 

“저... 파리가 교실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확인하러 왔어요. 파리가 답답할 것 같아서요.”

 

이럴 순 없지 않는가?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인다든지 특이한 사람으로 보이는 건 싫다. 

 

오늘 있었던 일을 지금 생각하니 잘못한 것 같네. 창문을 조금 열어 두고 나오는 건데. 그렇게 했어야 했다. 비가 들이칠 수 있어서 창문을 닫고 퇴근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게 문제다. 습관은 정말 무서워.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하니까.

 

제발 습관의 노예가 되지 말자. 깨도 될 때는 말이다.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생기면 비가 들이치지 않을 만큼 창문을 조금 열어 두고 오기.

 

 

 

 

 

 


5월 28일

 

낮에 욕실에 들어갔더니 파리 한 마리가 날아다닌다. 집안에 파리가 한 마리라도 있으면 신경 쓰인다. 혹시 밥 먹는 중, 음식에 앉아 비위 상하게 하는 일이 생길까 봐. 파리가 날아가지 못하도록 화장실 문을 닫아 놓고 재빨리 신문지를 가지고 왔다. 적당한 크기로 접어서 기다렸더니 파리가 욕실 벽에 앉는다. 이때다 싶어 신문지로 세게 쳤다. 파리가 바닥에 떨어졌고 죽은 걸 확인했다. 성공이다. 죽이긴 했지만 고통 없이 죽이기 위해 한 방에 죽을 수 있도록 세게 쳤다. 이건 파리에 대한 나의 배려다.

 

아, 가만있어... 그저께 있었던 일? 그 일을 까먹다니...

 

그저께 파리 한 마리가 교실에 갇혀 답답해할까 봐 걱정하더니 오늘은 파리를 죽인 거야? 내가? 이 두 가지 일을 한 사람이 나 맞아? 인간이 이렇구나. 이런 게 인간이었어. 모순 덩어리.

 

그저께의 ‘나’와 오늘의 ‘나’는 얼마나 다른가? 어느 게 나의 진짜 얼굴인가?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나. 어느 게 진짜 얼굴인지 모르는 나.

 

앞으로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을 나쁘게만 보지 않기로 한다.

 

어쨌든 두 파리에게 미안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파리 모두 밖으로 날아가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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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5-3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을 가르치시는군요. 논술인가요?ㅋ

2015-05-31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