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저, <고종석의 문장>. 읽고 있는 책이 두 권 있어서 이 책을 나중에 읽으려 했다. 그저 맛만 보려고 책을 펼쳤는데 읽다 보니 손에서 놓지 않게 돼 계속 읽게 되었다. 웃게 만드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책 참 재밌다. 흡인력이 있다. 이틀을 읽었더니 어느새 300쪽이 넘어 버렸다. 읽은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에 대한 글이 있다. 흥미로워 소개한다.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뽑아 보는 것.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고종석 저자는 어떻게 뽑았을까?

 

 

 

 

저도 예전에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라는 글에서 제가 좋아하는 한국어 단어 열 개를 꼽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고른 낱말 열 개는 ‘가시내’ ‘서리서리’ ‘그리움’ ‘저절로’ ‘설레다’ ‘짠하다’ ‘아내’ ‘가을’ ‘넋’ ‘그윽하다’였습니다. 좋아하는 말이 있으면 글을 쓸 때 그 말을 더 자주 쓰게 됩니다.

 

- 고종석 저, <고종석의 문장>, 305쪽.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김수영 시인은 어떻게 뽑았을까?

 

 

 

 

김수영이라는 시인 다 아시지요? <풀>이나 <사랑의 변주곡>같은 시로 유명한 분입니다. 김수영 선생도 생전에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라는 산문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양반이 꼽은 낱말 열 개가 뭐냐 하면, ‘마수걸이’ ‘에누리’ ‘색주가’ ‘은근짜’ ‘군것질’ ‘총채’ ‘글방’ ‘서산대’ ‘벼룻돌’ ‘부싯돌’이었습니다.

 

- 고종석 저, <고종석의 문장>, 307~308쪽.

 

 

 

 

나도 뽑아 봤다. 나는 두 낱말 이상이 모인 것도 포함하였다.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 개’를 내가 뽑은 것.

 

 

‘해 질 무렵’ ‘쏜 살 같이’ ‘비 오는 풍경’ ‘저녁 산책’ ‘가을비’ ‘우산 속’ ‘가로수’ ‘허수아비’ ‘예술가’ ‘우리들의 젊은 날’

 

 

이런 것도 덧붙이고 싶다.

 

 

‘눈부신 아침’

‘숲 속의 빈 터’

‘한여름 밤의 꿈’

‘새벽이슬이 맺힌 나뭇잎’

‘일요일 낮의 평화로운 동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이건 어느 노래 가사에 있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해 질 무렵’

 

 

여러분도 뽑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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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4-08-0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아름다운 우리 말이라 ㅋ 한번도 생각을 못 한 거 같아요 게다가 써 볼려고 해도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요 아하하
이런 빈곤한 우리 말 실력 ㅡ..ㅡ
저는 뭐 반항하다 저항하다 이런 류 인데 왠지 우리 말이 아닌 듯한 이 느낌...
단어라는 게 쓸려고 하면 생각이 잘 안나요 ㅎ 표현이 빈곤해 지는 것도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 거 같아요
날씨가 폭염이에요 불 태우는 태양 아래에서 도서관 가는 길에 댓글 남깁니다 후후

페크pek0501 2014-08-02 15:16   좋아요 0 | URL
이 무더운 여름 어떻게 지내시나요?
으음~ 님 나름대로 피서법을 찾으신 듯합니다. 도서관에 가는 것...
도서관은 에어컨으로 시원하겠지요.
어제와 오늘 무지 덥네요. 마지막으로 찌는 듯한 더위가 아닐까 해요.
7일이면 벌써 입추와 말복이랍니다. 6월부터 더위로 고생한 우리에게 앞으로 남은 며칠이 마지막 관문인 셈... 힘내자고요...
곧 나가봐야 하는데 끔찍하군요. 해가 진 다음에 도서관에서 나오시길...
반가웠어요. ^^

루쉰P 2014-08-02 21:37   좋아요 0 | URL
예 지금 해가 졌는 데도 나가지 않고 있어요 ㅎ 에어컨을 떠나 아스팔트 길을 가려니 두려움이 앞서네요. 하하하하
오~~마지막 관문이군요. 얼른 폭염이 가면 좋겠어요. 땀에 쩔어 길을 다니니 정말 힘들더군요. ㅋ 오늘도 즐겁게 마무리 하세요 ㅋ

페크pek0501 2014-08-03 14:29   좋아요 0 | URL
폭염을 견딘 사람들에게 어제 비 선물이 내려졌어요. ^^

잘잘라 2014-08-0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지금 생각나는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무, 구름, 바람, 들판, 곡식, 친구’예요.
봄만 빼고 다 두 글자라니 너무 즉흥적이네요.
음.. 가시내, 은근짜, 쏜 살 같이 같은 그런 말을 한 번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늘 재미있는 숙제를 내주시는 페크님.. ㅎㅎ

페크pek0501 2014-08-02 15:19   좋아요 0 | URL
봄 여름 가을 겨울... 참 예쁜 낱말이라는 걸 지금 알았어요.
은근짜에 대한 뜻 풀이가 책에 나와 있는데 의외예요. 찾아보세요...
남들과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들이 바로 작가들이라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숙제로 여기시니 감사합니다.
입추와 말복이 코 앞이니 이 더위 잘 이겨냅시다. 반가운 메리포핀스 님!!!!!!!!!!!

잘잘라 2014-08-03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근짜, '은근히 ~하다' 할 때 '은근하다'라는
말과 관련이 있는 말이겠거니 했어요. 찾아보니 아이고.. -.-;;
아무튼 은근히 비는 내리는데 은근히 잠은 안 오고,
아무리 그래도 은근히 날이 밝아 오리라 믿고,
은근히 숙제를 즐기는 1인이랍다!

페크pek0501 2014-08-03 14:30   좋아요 0 | URL
저는 은근히 님을 좋아하는 1인이지요. ^^

노이에자이트 2014-08-1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건전한 남녀관계에 대한 우리말 중 재밌는 게 많지요.논다니,샛서방, 시앗,되모시 등 등이 그것입니다.특히 되모시라는 단어를 알고 얼마나 웃었던지...그래서 제가 종종 시간 보내기 위해 국어사전 아무 데나 펼쳐 읽는 괴벽이 생긴 지 꽤 된답니다.

페크pek0501 2014-08-13 11: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이혼하고 처녀 행세를 하고 있는 여자가 되모시이군요.
처음 알았어요. 멋진 말이군요. 유부녀가 처녀 행세를 하기도 하는데...

국어사전을 펼쳐 있는 괴벽은 없애지 마시고 계속 갖고 사시길...
그래서 님이 글을 잘 쓰는 거군요. ^^

 

 

 

1. 사랑이란 : 연애를 하면서도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사랑이란 그 사람이 행복하길 기도하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시몬 베이유 : “인간의 사랑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달콤한 쾌락들 중 하나 :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가 모르는 가운데 봉사하는 것.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72쪽.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가 모르는 가운데 봉사하는 것.

 

 

그 차원에까지 오르려면 얼마나 성숙한 정신을 가져야 할까?

 

 

인간의 감정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화한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사이가 나빴던 젊은 부부가 노년엔 서로를 아끼며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인간에겐 감정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니. 

 

 

 

 

 

 

2. 말로 갚는 빚 : 이사로 인해 속상한 일이 있다. 내가 가장 아끼던, 내 재산 목록 1위라고 할 수 있는 ‘책장’에 흠집이 생겼던 것. 그 책장은 같은 걸로 세 개를 이어서 붙여 놓아 긴 책장의 모양으로 우리 집 거실에서 벽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다. 세탁기나 화장대에 흠집이 생겼다면 그렇게까지 속상하지 않았을 텐데, 하필 책장에 흠집이 생겨 속상했다. 과장해서 말하면 며칠 동안 가슴이 찢어졌다.

 

 

속상한 마음으로 열흘 넘게 보내다가 이삿짐 센터에 전화를 해서 책장에 흠집이 생겨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이삿짐 센터 사장이 이런 말을 한다.

 

 

“미안합니다.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제가 똑같은 걸로 사 드려야지요.”

 

 

그러면서 웃는다. 이 한마디에 내 기분이 풀려서 나도 함께 웃었다. 만약 그 사장이 내게 짜증을 냈다면 더 속상할 뻔했다.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제가 책장과 똑같은 색으로 칠해 드릴게요.”

 

 

페인트인가? 책장과 똑같은 색으로 칠하는 방법이 있었구나. 그런데 칠하고 나면 더 흉해질 것 같아 괜찮다고 말하고 끊었다. 평소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고 살자고 생각하던 터라 더 이상 전화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내 마음속은 편해졌다.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했다.

 

 

그 사장은 말로 천 냥 빚을 갚았다.

 

 

버나드 쇼 :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마라. 그들의 취향이 당신과 똑같은 것이라는 증거는 없으니까.”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46쪽.

 

 

‘남이 네게 해 주기를 바라는 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하라.’라는 말은 알고 있어도 버나드 쇼의 이런 말은 처음 본다. 

 

 

인간은 각자 다르니까 내가 바라는 것과 상대가 바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래도 난 상대에게 상대가 나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을 하겠다. 이것이 확률적으로 볼 때 기분 좋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으니까. 말 한마디를 친절하게 하는 게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나을 것 같으니까. 

 

 

책장의 흠집은 내 삶의 역사가 아니겠는가. 그건 그것대로 놔두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건 그 사장의 친절한 말 때문이었다.

 

 

 

 

 

 

3. 원칙만 중요할까 :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일수록 원칙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자식에게 이렇게 말하는 부모가 있다.

 

 

“학교를 갔다 오면 반드시 숙제부터 하고 놀아.”

 

 

꼭 그래야 할까? 숙제는 하고 싶은 시간에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티브이 드라마를 보지 마. 쓸데없어.”

 

 

꼭 그래야 할까? 티브이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즐거움 하나를 잃고 사는 게 아닐까?

 

 

“건강에 좋지 않으니 커피를 마시지마.”

 

 

꼭 그래야 할까?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참느라고 스트레스가 생기는 게 건강에 더 나쁜 게 아닐까?

 

 

결국 전 시장이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다. “원칙을 갖고 있다는 것도 좋고 그걸 고집한다는 것도 좋아. 그렇지만 따지고보면 때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즐거운 일도 해줄 줄 알아야 하지 않겠어?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109쪽.

 

 

무엇이 옳다는 고정 관념이 오히려 사람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융통성이 필요하다.

 

 

 

 

 

 

4. 인간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 같은 생각을 하는 여러 작가들을 본다.

 

 

혹독하게 추웠던 금년 겨울 동안의 우리 마을 정육점 주인 생각이 난다. 그는 그의 ‘냉방’, 즉 거대한 냉장고 속으로 피신한 결과 견딜 만한 기온(영상 5도)에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185쪽.

 

 

큰 추위(고통이나 불행)를 겪고 나면 웬만한 추위(고통이나 불행)쯤은 어렵지 않게 견딜 수 있게 된다는 말 같다.

 

 

그 기사에 따르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가장 강한 성인들은 병약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니체가 한 말이 그대로 증명되었다고 하겠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공격은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그는 말했었다. 면역학의 원리가 그러하다. 즉 백신은 나에게 죽지 않을 정도의 공격을 가함으로써 나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81쪽.

 

 

니체도 투르니에도 ‘불행은 인간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는 걸 읽는다. 프루스트도 알랭 드 보통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읽는다.

 

 

“행복은 몸에 좋지만, 정신의 강인함을 발달시켜주는 것은 바로 슬픔이다.” 이 슬픔은 우리가 더 행복한 시절이라면 회피했을 일종의 정신적 체육 활동을 거치도록 해준다. 실제로 그의 말에 담긴 암시란, 우리가 정신 능력의 발달에 진정한 우선순위를 둔다면, 우리는 만족보다는 오히려 불행한 채로 있는 편이 더 나으리라는, 그리고 플라톤이나 스피노자를 읽는 것보다는 오히려 괴로운 연애를 추구하는 편이 더 나으리라는 것이다.

- 알랭 드 보통 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95쪽. 

 

 

우리의 정신을 성장시켜 주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불행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불행은 왜 정신을 성장시켜 줄까? 다음의 글이 답이 될 수 있겠다.

 

 

가령 자동차가 잘 움직인다면, 무슨 이득을 바라고 우리가 굳이 그 기계의 복잡한 내부 작동에 관해서 배워야 할까? 연인이 충성을 맹세한다면, 우리가 왜 굳이 인간의 배신행위의 역학에 관해서 숙고해야 할까?

- 알랭 드 보통 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95~96쪽.

 

 

일이 바라던 대로 풀린다면 고민(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일이 바라던 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고민(생각)하게 될 것이다. 생각을 많이 할수록 생각이 깊어지니 정신이 성장한 사람이 되겠다.

 

 

그러고 보면 나쁜 일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이다. 나쁜 일이 꼭 나쁜 일이기만 하다면 불행에 처했을 때 우리를 위로해 줄 생각 하나를 잃는 것이다.

 

 

 

 

 

 

 

 

 

 

 

 

 

 

 

 

 

 

 

 

 

 

 

 

 

 

 

5. 한 페이지 넘기기 :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쓴 글이 있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우리 자신이 의식적으로 전혀 개입하지 않은 채로, 삶이란 ‘여러 시기들’의 연속이다. 규칙적으로 하나의 시기가 끝나면 또 하나의 시기가 시작된다.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 심각한 병, 직업의 변화, 이사, 절교 등등. 흔히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는 것을, 분위기가 변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170쪽.

 

 

내 삶을 돌아보니 늘 걱정을 달고 산 것 같다. 이 걱정이 끝나고 나면 저 걱정이 그 자리를 대신했던 것 같다. 지금도 걱정이 있는데 하나가 아니고 둘이 아니고 셋이나 된다. 이 세 가지의 걱정이 끝나는 날이 오겠지. 좋게 끝나든 나쁘게 끝나든 언젠가 매듭이 지어질 것이니.

 

 

 

 

 

 

6. 그냥 좋아서 하는 것 :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쓴 글이 또 있네.

 

 

이처럼 뒤늦게 아껴가며 알을 품는다고 해서 과연 무슨 결과가 있을지는 지극히 의심스럽다. 하지만 누가 알랴? 아마도 이 어미새는 과묵한 자 기욤의 글을 읽은 바 있는지도 모른다. : “꼭 희망이 있어야 무슨 일을 기획하는 것은 아니며 꼭 성공을 할 수 있어야 끈기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171쪽.

 

 

“꼭 희망이 있어야 글쓰기를 기획하는 것은 아니며 꼭 성공을 할 수 있어야 글쓰기를 끈기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 페크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글쓰기이다. 즐거운 취미 생활이 딱히 없어서 하는 일이 글쓰기이다. 그러므로 희망을 운운할 필요가 없다. 성공을 운운할 필요도 없다.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를 운운할 필요도 없다.

 

 

내게 이런 걸 운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리석다.

 

 

 

 

 

 

7. 여름을 느끼며 : 저녁 7시 전후. 해가 지고 나서도 어둠이 내리지 않아 낮처럼 밝지만 햇볕이 없어서 서늘함의 환상을 주는 게 좋고 실제로 한 줄기의 바람이 서늘함을 싣고 와서 좋다. 나처럼 여름의 매력을 아는 사람의 글을 읽는다.

 

 

일 년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인 이 7월이 끝나가는 것을 보는 슬픔. 당당하면서도 젊음 가득한 이 달은 백합꽃으로 절정에 이르고 보리수 향기가 풍기는, 여름 중에서 으뜸가는 달이다. 8월은 꼼짝도 하지 않는 여름. 서서히 가을의 부패를 향해 기울기 시작한다.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 183쪽. 

 

 

일 년 중 가고 나면 가장 섭섭한 달이 내겐 8월이다. 마치 나를 버리고 떠난 연인 같은 여름. 매년 9월이 오면, 떠나 버린 여름과의 작별에 아쉬움을 느끼곤 한다. 아쉬움의 증상이 심해지면 가을을 탄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여름을 느끼기 위해 저녁마다 산책을 한다. 저녁 바람이 시원하게 얼굴을 스칠 때마다 여름을 만끽한다.

 

 

어느 제과점 앞 벤치에 다정하게 앉아 담소하는 연인들의 모습.

젊어서 예쁘고 행복해 보인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생각에 잠겨 걷는다.

어제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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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 2014-07-2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면일기 참 재미없게 읽었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까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페크pek0501 2014-07-22 11:38   좋아요 0 | URL
벌써 읽으셨군요. 저는 이렇게 늦습니다.
외면일기 재미없는 것 맞습니다. 재미있는 책과 비교하면요. (세상엔 재밌는 책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이 작가처럼 나도 써 보자'라는 마음을 갖고 읽어서 흥미롭게 읽은 것 같아요. 다음 페이지엔 어떤 글이 나올까 기대하며 읽었어요. 배우려고요.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저 또한 노벨문학상을 받은 어떤 작품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넙치 님.
좋은 하루 되세요. ^^

야클 2014-07-2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전에 이렇게 좋은 글들 읽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페크pek0501 2014-07-22 11:40   좋아요 0 | URL
과분한 말씀이군요...
야클 님의 유머를 배우고 싶은데 되질 않네요.
유머를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른 것 같습니다.
좋은 여름 되세요. ^^

마립간 2014-07-22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 ; 과학의 지식도 변하는 마당에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따라서 사랑도 움직이는 것이겠지만, '마립간의 정의'에 따르면 ; 사랑의 전제 조건은 최소한 천년동안 변하지 않아야 사랑이라 부를만 하다고 합니다.

원칙 ; 저의 인간의 이해 없이 지켜온 원칙 - 제 선택했다기 보다 유전적으로 그리고 유아시절 양육에 주어진 것에 가깝습니다.

그냥 좋아서 ; 제가 수학공부를 하는 것은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고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페크pek0501 2014-07-22 11:41   좋아요 0 | URL
천년 동안 변하지 않아야 사랑이라 부를 만하다... 멋진 말 같습니다.

저에게 글쓰기도 삶이 주는 위로입니다. 독서도 위로입니다. ^^

blanca 2014-07-22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삿짐 센터 사장분 응대 방식이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해 주기,라는 어려운 원칙을 그래도 보여주네요. 이사하느라 힘드시진 않으셨어요? 저도 이사할 때 직원들이 흑 탁자 위 유리를 깨어 당황했었던 기억이--;; <외면일기> 인용하신 대목들이 너무 좋네요. 알랭드보통 책은 읽었는 데도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 색다른 깨달음이 듭니다.

페크pek0501 2014-07-22 11:46   좋아요 0 | URL
그 분이 공감과 친절을 보여 주셨죠.
이사, 힘들죠. 이사하는 것보다 그 전에 집 보러 다니는 것, 그리고 우리 집을 남에게 보여 줘야 하는 것 등을 비롯, 신경 써야 하는 문제들이 더 힘들죠.
큰일 해냈다는 느낌이에요.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여름이네요. ^^

단발머리 2014-07-2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부분도 좋고, 페크님이 써 주신 내용도 좋아요.

“꼭 희망이 있어야 무슨 일을 기획하는 것은 아니며 꼭 성공을 할 수 있어야 끈기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 구절 때문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 제가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 흐흑

페크pek0501 2014-07-23 12:50   좋아요 0 | URL
그 구절이 참 좋죠. 읽는 순간 눈이 멎었어요.
기욤이란 사람의 말이라는군요. 투르니에가 인용을 잘 한 거죠.
좋은 문장을 인용하는 능력, 저도 키우고 싶군요. 글이 살아요.
그러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겠지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요...

루쉰P 2014-07-22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행이 인간의 삶을 도와준다는 건 무지하게 공감해요. ㅋ 사실 어떨 때는 불행의 기준이 무엇일까?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는 때도 있어요.
담배값만 있어도 행복할 때가 있고, 20만원이 있어도 불행하다고 느낄 때가 있거든요.
흠...어려워요. 어려워 ㅋ

페크pek0501 2014-07-23 12:51   좋아요 0 | URL
불행의 기준이나 행복의 기준은 주관적이죠.
같은 환경에서도 행복을 느끼기도 불행을 느끼기도 하니까요.
담배 값과 20만원의 문장, 좋습니다.
저의 경우, 뭔가 알기 시작하면 어려워지더라고요.
좋은 하루 보내시길요...


세실 2014-07-22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이삿짐센터에서 아이 책상 유리를 깼는데 그냥 씩씩거리고 말았어요.
차라리 잘 되었다 하는 느낌? 여름날 팔에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었거든요.

저도 소나기와 태양이 공존하는 뜨거운 7월이 좋아요^^
8월은 페크님께 마치 나를 버리고 떠난듯한 여름같은 느낌......이라니 캬 좋다요^^
전 8월 까지는 여유롭다가 9월부터는 왠지 심숭생숭해 집니다.

페크pek0501 2014-07-23 12:54   좋아요 0 | URL
차라리 유리를 깼다면 저는 괜찮겠어요. 새로 사면 되니까요.
평소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던 책장에 흠집이 생겨서 제 마음 찢어졌어요. ㅋㅋ

이 집이 시원해서 여름이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나무가 많아 푸른 잎이 뜨거운 열을 빼앗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9월이 오면 이 해가 다 가는 느낌. 연말을 향해서 시간이 빠르게 달릴 것 같은 느낌. 그래서 한 살 더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서글퍼져요.
이 여름을 즐기자고요. ^^

stella.K 2014-07-2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나를 버리고 떠난 연인 같은 여름.
언니 마음이 어떤지 알 것 같아요.ㅎㅎ
그런데 저 개인적으론 5,6월과 9, 10월을 좋아하죠.
쾌적한 날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언니도 저랑 같이 9, 10월을 좋아해 보지 않으실래요?ㅋ

책장 세 개를 이어붙이셨다니 부럽네요.
그 이삿짐 센터 사장 정말 괜찮은 분 같네요.ㅎㅎ


페크pek0501 2014-07-23 12:56   좋아요 0 | URL
알고 보면 저는 사계절을 다 좋아해요.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매력 있어요.
책장... 으음~ 2005년에 이걸 장만하고 얼마나 기뻐하고 감탄을 했는데요. 제 자랑거리랍니다.
책이 가득 꽂혀 있는데 참 잘생겼어요. 폰으로 사진을 찍어 두기도 했죠. 킥킥~~

노이에자이트 2014-07-3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나 결혼이 익숙해져서 습관이 되어버리면 사랑 그 자체엔 아무래도 무관심하게 되죠.가끔 가다 이게 사랑인가? 하고 자문해보기도 하고요.그렇다고 기나긴 결혼생활 내내 열정이 지속된다면 힘들어 살 수 없을 겁니다.

페크pek0501 2014-08-01 16: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열정이 지속된다면 힘들어서 병이 생길 거예요.
사랑인지 아닌지는 어떤 일이 생길 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상대가 아플 때 대신 아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든지 할 때처럼요. ^^

프레이야 2014-08-1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나드 쇼가 남긴 말은 매번 놀랍네요.
남에게 선물을 하는 경우에 저 말은 딱 들어맞지요.
낭패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담 금일봉이 나을까요? ㅎㅎ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은 저도 무척 좋아하는 책이에요.
<외면 일기>는 담아둡니다. 입추가 지난 지 일주일 되었네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14-08-14 17:27   좋아요 0 | URL
아, 이 댓글을 이제야 봤답니다. ㅋㅋ
잘 지내시나요 프레이야 님?

그러게요. 이젠 여름이 완전히 물러나겠어요. 오늘은 서늘하더라고요.
이젠 반바지에서 긴 바지를 입어야 할까요?

특별히 해 놓은 것도 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아 가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아, 나이 먹기 싫은데... 곧 연말이 될 것 같아요. 이 해도 다 간 것 같은 느낌... 이에요.
우리 가을 잘 보냅시다. 또 봐요. ^^
 

 

 

1.

몇 년 전, 숲 속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 친구네 집에 간 적이 있다. 그때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숲이 보이는 아파트가 뭐가 좋단 말인가. 밤에 숲을 보면 적막할 텐데. 우리 집처럼 찻길이 가까이 있어서 움직이는 자동차를 볼 수 있는 게 좋지. 적막하지 않고 활력을 주잖아.’라고. 이 생각을 다른 친구에게 말하기도 했다. (찻길엔 밤 깊은 새벽에도 차가 다녀 적막하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찻길의 아파트에서 다른 곳의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보니 뒷산이 있는 집이었다. 부엌에서 숲이 보였다. 거실에서 부엌으로 갈 적마나 큰 창을 통해 푸른 숲이 큰 그림처럼 눈에 들어와 절로 감탄하게 된다. 와우 멋져라, 하고. 밤에 봐도 숲이 적막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안방에서 거실로 나오면 숲의 새들의 소리가 아침을 연다. 어떤 때엔 ‘뻐꾹’ 하고 새소리가 나기도 하고 매미 울음소리가 나기도 한다. 잠자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이 집은 나에게 어떤 집인가, 하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내 대답은 이렇게 되리라.

 

 

아무리 더워도 푸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게 만드는 집. 푸른 나무들이 내 눈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 여름이 덥다는 사실보다 우위에 두고 푸름을 만끽하게 만드는 집.

 

 

우리 집이 숲 속의 집이라니까 한적한 시골을 연상케 하는데 사실 우리 집은 예전에 살던 역세권 번화가에서 많이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이사 온 이 집에서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만 가면 은행, 병원, 극장, 각종 가게 등이 줄지어 있는 역세권 번화가이다. 의외로 서울엔 산이 많고 이 집처럼 뒷산을 끼고 있는 아파트가 많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2.

며칠 전, 친구가 전화를 해서 우리 집에 오겠다고 하자 내가 이런 말을 했다.

 

 

“응 와서 봐. 깜짝 놀랄 거야. 숲 속에 있는 아파트야. 마치 설악산에 있는 별장 같아.”

 

 

전화를 끊고 나서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나, 이중인격자 같잖아. 한 입으로 두말하다니. 

 

 

몰랐다. 이 집에 살게 되면서 별장 같다고 감탄하는 며칠 동안, 내가 숲 속의 아파트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숲을 보면 적막하다는 이유로 싫어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또 생각나는 게 있다. 오래전에 내가 찻길에서 떨어진 아파트에 살 때가 있었는데 그때 산책하면서 찻길 가까이에 있는 아파트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차 소리가 시끄럽지도 않나? 어떻게 이런 데서 살지?‘ 그리고 이 생각을 아마 누군가에게 말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막상 차 소리가 들리는 아파트에 살고 보니 불편한 줄 몰랐다. 창문을 닫으면 차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기껏해야 여름 석 달 정도만 문을 열고 살 뿐이었는데 창문을 열어 놔도 차 소리에 익숙해져서인지 시끄러운 줄 몰랐으니.

 

 

이 글의 핵심은 이렇다. 차 소리가 들리는 아파트가 싫었는데 내가 살아 보니까 좋아졌고, 숲이 보이는 아파트가 싫었는데 내가 살아 보니까 좋아졌다는 것.

 

 

결과적으로 나는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마다 진실했다. 내게 죄가 있다면 마음의 진실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내가 한 말을 잊어버리고 그것과 다르게 느낀 대로 말했다는 게 죄라면 죄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을 무조건 신뢰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간이기에 한 입으로 두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시간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걸 어쩌란 말인가.

 

 

지인에게서 들었다. 두 딸 중 한 애가 행동이 굼뜬데 자기가 그런 편이라 혼내지 않고 넘어간다고 한다. 만약 자기가 행동이 굼뜬 편이 아니라면 그 애가 자기한테 많이 혼나면서 컸을 것이라고 한다.

 

 

(여러분도 그걸 아시는지요?) 인간은 어떤 사람에게서 자기와 닮은 점을 보면 그것이 나쁜 점이라고 해도 관대해진다는 것을. 왜냐하면 자기와 닮아서 이해하게 되니까요.

 

 

결론은 뭐냐고요?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을 나는 이해한다, 가 되겠습니다요. 왜냐고요? 내가 그런 적이 있으니까요. 나를 통해 인간의 어떤 점을 이해하게 되었으니까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비유적으로 말해 ‘이중인격자’라고 한다. 마음속과 다르게 말하는 사람이 이에 해당하겠다. 그럼 나처럼 시간에 따라 또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말하는 사람도 이중인격자인가? 아마 이런 나를 관찰한 사람이 있다면 그렇다고 할 것 같다.

 

 

 

 

 

 

3.

왜 인간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가?

 

 

이에 대해 내 나름대로 해석해 봤다.

 

 

해석 1) 인간은 늘 변하기 때문.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내게 묻는 사람이 있다면,

 

 

“감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늘 똑같은 감정이라면 그게 인간이니?”라고 대답하겠다.

 

 

“그러나 사람의 맘은 고정적이 아닙디다. 유동적으로 환경을 따라서 늘 변합디다.”

- 최서해 저, ‘전아사’에서.

 

 

내가 찻길에 있는 집을 싫어하다가 찻길에 있는 집에 살게 되자 좋아지고 숲이 있는 집을 싫어하다가 숲이 있는 집에 살게 되자 좋아진 것은 인간의 감정(또는 생각)은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고 늘 변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해석 2) 인간은 자기만족에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

 

 

자기 자신이나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스스로 흡족하게 여기는 것이 ‘자기만족’이다.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도 자기만족에 빠져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필립이 보기에, 빈민 계급을 돕는 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도 같은 처지에 빠지면 괴로우리라 생각하고 그 상황을 개선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그 상황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전혀 괴롭지 않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환기가 잘 되는 커다란 방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영양가 없는 음식을 먹고, 혈액순환이 나쁘기 때문에 추위를 많이 탄다. 그래서 커다란 방에서 오히려 썰렁한 느낌을 받는다. 석탄도 되도록 아껴야 한다. 한 방에서 여럿이 자더라도 전혀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아니하며 오히려 그 편을 더 좋아한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425~426쪽.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 간섭하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것이다. 남편에게 일정한 일자리만 있으면 그것으로써 생활에 불만이 없을 뿐 아니라 거기에도 낙이 없지 않다. 잡담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고, 하루의 일을 끝낸 후 맥주라도 한 잔 들이켤 수 있다면 기분이 최고이다. 거리에 나가면 즐거운 위락 거리가 얼마든지 있고, 뭔가 읽고 싶으면 <레이널즈>지나 <세계의 뉴스>를 읽으면 된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426쪽.

 

 

내가 찻길에 있는 집을 싫어하다가 찻길에 있는 집에 살게 되자 좋아지고 숲이 있는 집을 싫어하다가 숲이 있는 집에 살게 되자 좋아진 것은 인간은 자기만족에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해석 3) 인간은 ‘생각’과 ‘실제’가 다르기 때문.

 

 

어떤 이가 그의 생각과 반대가 되는 행동을 한다고 느낄 때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한다.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이상해.”

 

 

왜 인간은 자신의 생각(또는 철학이나 가치관)과 다른 행동을 할 때가 있을까?

 

 

평소의 생각으론 전쟁에 출정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뜻밖에도 전쟁에 출정하는 결정을 한 사람이 있다. 그의 ‘생각’과 ‘실제’는 달랐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을 이처럼 제 삶의 철학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평소의 헤이워드라면 야만인들이 서로를 살육할 때 한 걸음 비켜서서 미소를 띠고 지켜봐야 마땅하지 않는가. 사람이란 어떤 알 수 없는 힘의 손에 놀아나, 이리 하라면 이리 하고 저리 하라면 저리 하는 꼭두각시와 같다. 그러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성을 동원하기도 한다. 정당화가 불가능하면 이성 따위는 무시하고 행동해 버리고 만다.

“사람이란 이상해요. 난 선배님이 기병을 지원해 전쟁에 나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거든요.”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304~305쪽.

 

 

내가 찻길에 있는 집을 싫어하다가 찻길에 있는 집에 살게 되자 좋아지고 숲이 있는 집을 싫어하다가 숲이 있는 집에 살게 되자 좋아진 것은 (나의) ‘생각’과 ‘실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내가 한 입으로 두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인간은 늘 변하기 때문.

2) 인간은 자기만족에 빠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

3) 인간은 ‘생각’과 ‘실제’가 다르기 때문.

 

 

이 세 가지가 인간의 특성이기도 하겠다. 나는 나를 통해 인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1>, <인간의 굴레에서 2>

 

 

 

이 소설을 읽으며 인간에 대해 많이 배웠다. 내가 알기론 소설가는 인간에 대해 자신이 통찰한 무엇을 보여 주기 위해 소설을 쓰는 사람이다.

 

 

 

 

 

 

 

...........................................................

아무것도 아닌 일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느낀 것’을 쓰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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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4-07-1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이면서, "아으, 나는 한 입 갖고 두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더라!" 하면서 살아왔음을... 오늘에야 깨달..았다기보다는 인정을, 하고 갑니다. ㅎㅎㅎ

페크pek0501 2014-07-18 22:14   좋아요 0 | URL
호호~~ 저도 인정... 제가 그렇더라고요. 여름의 매력에 푹 빠지다가 여름이 싫다고 했다가 겨울이 오면 역시 겨울이 운치가 있어 좋지, 이런답니다. 진실의 얼굴이 많다는 게 문제죠.

아, 그런데 메리포핀스 님. 왜 새 글을 올리지 않는 거죠? 제가 몇 번이나 들렀는데 말이죠. 뭐 저도 일상에 치여 자주 글을 올리진 못하지만요...
난, 님의 글을 기다리는 1인이어라^^

세실 2014-07-17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떄 그때 달라요~~~~
사랑도 변하고, 시대도 변하고...그리고 나도 변하는거죠^^
그저 성급하게 '싫다!'는 표현을 덜하면 될듯 하옵니다,
나두 페크님 집에 놀러 가고 싶어라~~

페크pek0501 2014-07-18 22:18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멋진 말, 기억할게요. 싫다는 말을 덜 하기!

우리 이 해 안에 보기로 했잖아욧. ㅋㅋ 서울에 오시면 연락 주시길...
우리 집에서 세 정거장만 가면 지하철역인데 거기서 지하철 타면 서울역까지
15분 안에 당도합니다. 이만 하면 기동력 있죠?

그런데 난 세실 님의 얼굴을 사진으로 봐서 대충? 아는데 님은 내 얼굴을 모른다는... ㅋ

노이에자이트 2014-07-1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모르던 대상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을 직접 경험하면서 깨가는 과정이라고 여기면 될 듯합니다.한 입으로 두 말 한다는 차원은 아닌 것 같습니다.오히려 새로운 깨달음이라고 해야 할 긍정적인 과정이죠.

페크pek0501 2014-07-20 18:51   좋아요 0 | URL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

제 생각엔... 님이 말씀하신 것이 제가 말한 3)번에 해당하는 것 같은데요...

3) 인간은 ‘생각’과 ‘실제’가 다르기 때문.

잘 모르던 대상에 대해 선입견(생각)을 먼저 갖고 그 다음에 직접 경험을 하게 되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새롭게 깨달은 사실(실제)을 알게 된다 - 고 봅니다.
그러니까 제가 한 입으로 두 말하게 된 이유는 선입견(생각)과 깨달음(실제)이 다르기 때문- 이 되겠습니다. 님과 같은 뜻의 얘기죠.

핵심은 누군가가 저의 이런 모습을 관찰했다면 "당신은 왜 한 입으로 두말하나?"하지 않겠느냐, 는 것입니다. 이것에 대한 저의 변명의 글이죠.
그래서 위의 글 1번에서 "이 생각을 다른 친구에게 말하기도 했다."라고 쓴 것이고,
2번에선 "그리고 이 생각을 아마 누군가에게 말한 적이 있을 것이다."라고 써 놓았죠. 이렇게 말한 나의 모습을 누군가가 봤다면 한 입으로 두말한 사람이 된다는 뜻에서요. 그렇게 된 저를 한번 분석해 봤답니다.

님처럼 그런 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은데, 나의 -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아서 변명의 글처럼 써 봤어요.

선입견을 깨가는 과정, 좋은 표현 같네요.
저, 산책하러 나갑니다. 님도 해질 무렵의 시원함을 만끽하는 하루 되세요. ^^

마태우스 2014-09-1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현실만족형이라 늘 다좋다고해요 서울살땐 서울이좋고 천안사니 천안이좋네요 아내는 저더러 발전이없는스탈이라지만 그덕에 행복지수가높아요ㅅㅅ

페크pek0501 2014-09-21 21:03   좋아요 0 | URL
행복지수가 높은 게 최고, 라고 생각합니다.
복이라고 여기시길... ^^
 

 

 

알라딘 제공으로 알라딘과 함께한 나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로그인해서 보았다.)

 

 

 

 

지난 15년, 알라딘과 함께한 당신의 기록입니다.

 

 

당신은 알라딘과 함께한 4,375일의 기간 동안

566권 158,549 페이지의 책들을 만났습니다.

 

 

 

           

             당신이 만난 책들을 모두 쌓는다면 아파트 3.96층 만큼의 높이입니다.

 

 

 

           

             당신은 알라딘 회원 중 14,160번째로 많은 페이지의 책을 만났습니다.

 

 

 

내가 14,160번째로 책을 많이 봤다는 건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구매리스트를 보니깐 여태껏 내가 알라딘에서 414권을 샀다.

2002년 7월 1일이 책을 주문한 첫날이었다.

참고로 말하면 내가 서재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건 2009년 1월이다.

 

 

 

내가 처음으로 주문한 책은 무엇일까? 나도 궁금했는데 이런 책들이었다고 한다.

 

 

 

 

 

 

 

 

 

<한국소설묘사사전> 1~6권

 

 

 

(오잉? 내가 그땐 소설을 쓰려고 했나 봐. ㅋ)

 

 

 

 

 

 

 

 

 

<좋은 수필 읽기와 평설>  

<수필 창작과 읽기>

 

 

 

(오잉? 수필도 쓰려고 했나 봐. ㅋ)

 

 

 

다음은 내가 가장 자주 만난 작가들이라고 한다.

 

 

조병무

조앤 K. 롤링

알랭 드 보통

헤르만 헤세

위기철

마스다 미리

황선미

강준만

복거일

반덕진

무라카미 하루키

공지영

이은성

서머셋 모옴

요네하라 마리

조지 오웰

토마스 만

박지원

이태준

오 헨리

 

 

 

다음은 내가 가장 자주 만난 분야의 책들이라고 한다.

 

 

한국소설

책읽기/글쓰기

동화/명작/고전

영미소설

 

 

...........................................

 

 

 

내가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하기 시작한 건 12년이 넘었고,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쓰기 시작한 건 5년이 넘었다.

 

 

 

지금 이 시각(낮 12시)의 기록도 다음과 같이 옮겨 놓는다.

 

 

 

서재지수 : 39400점

마이리뷰: 23편

마이리스트: 0편

마이페이퍼: 249편 TOP3

즐겨찾기등록: 124명

오늘 18, 총 75444 방문

 

 

 

으음... 즐찾이 124명이나 되었구나.

총 방문자 수는 3만명이 되더니, 5만명이 되더니, 이젠 7만명이 넘었구나.

언젠가 10만명이 되겠지. (큰 욕심이 없는 페크는 이것에 만족한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글 열심히 쓰겠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알라딘.

 

 

알라딘의 1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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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7-2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멘트가 압권이네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알라딘!'
정말 맞는 말 같아요.ㅋㅋ

페크pek0501 2014-07-22 11:5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제가 첫 주문으로 그런 책들을 구입했다고 해서 놀랐어요.
제가 가장 자주 만난 작가들과 자주 만난 책들이라는 것도요.
기록이란 이렇게 중요한 거네요.
반가운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마태우스 2014-09-1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찾이 125라뇨 즐찾이 글의가치에비해 너무적은 알라디너 1위신듯 한편한편이 예술인데 다들 예술시러하나봐요

페크pek0501 2014-09-21 21:02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마태우스 님이 알라딘에서 저에 대해 가장 과대평가 하시는 알라디너 1위이신 듯...
제가 기대이하라서 쬐송(죄송)합니다.
저는 글을 적게 올린 것에 비해 즐찾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여러분은 가장 매력적인 계절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는지요?)

 

 

내가 느끼기에 가장 매력적인 계절은 여름이다. 왜냐하면 열기를 뿜어내던 낮이 자취를 감추고 해질 무렵의 시간이 되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때 무엇에 홀리듯 내 마음이 사로잡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세상 빛깔을 보며 산책을 하면 좋으리라. 나는 더위 때문에 여름을 싫어하지만 이런 시간만큼은 그 어느 계절보다 매력적임을 안다. 오늘 나는 둥근 테이블이 있는 의자에 앉아 해질 무렵의 창밖 풍경을 보았다. 곡선으로 꺾어진 길을 음미하였다. 길에 있는 푸른 나무들을 음미하였다. 푸른 나무들을 오가는 새들의 소리를 음미하였다. 새들의 소리가 있는 해질 무렵의 시간을 음미하였다. 이 시간이 2014년 7월 10일임을 음미하였다. 나쁜 남자는 싫지만 매력적인 데가 있듯이, 더운 여름은 싫지만 매력적인 데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

해질 무렵에 내가 본 세상의 표정을 글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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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4-07-1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남자가 인기가 많다고 하더군요. 무조건 잘 해 주는 남자는 매력이 없데요. 후후후
전 나쁜 남자 스타일은 되지가 못 해요. 무조건 잘 해 줘야 되지 않나란 생각을 하죠.
제가 좋아하는 계절이라? 전 사계절을 딱히 싫어하는 계절도 너무 좋아하는 계절도 없는 것 같아요. 그 때 그 때 적응하기 때문이죠. 후후후 나란 남자 멋진 남자.
하지만 저 역시 여름의 저녁은 무척 좋아해요. 낮의 더위가 사라지고 해 떨어진 저녁은 마음의 여유를 준다고 할까요?
도서관에 있다가 밤 11쯤 나가는 데, 그 때 바람과 하늘이 무척이나 좋아요 ㅋ
전철역은 덥지만 말이죠.

페크pek0501 2014-07-11 14:13   좋아요 0 | URL
저는 착한 남자가 좋던데... 나쁜 남자에게 끌려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님은 착한 남자일 듯... ㅋ

님도 여름의 저녁을 좋아하시는군요. 길가 파라솔 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 여름의 낭만을 즐길 수 있죠. 딱 한 번 그렇게 해 봤네요.
요즘은 주로 그런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으로 대신하죠.

저도 도서관에서 나왔을 때의 여름 밤을 기억합니다. 도서관에서 스트레스 만땅이었다가 밖에 나오니 뜻밖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내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보내겠지요. 경이로웠죠. 날씨에 반할 때가 있는데 바로 그런 때입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은 여름, 그러나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할 때가 있는 계절도 여름, 입니다. ^^

마립간 2014-07-1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을 (상대적으로)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봄, 가을, 겨울 계절에 부담때문입니다. 봄은 졸업과 신학기, 가을은 스산함, 겨울은 연말연시 때문에,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느끼게 하고 저의 우울증을 자극합니다.

제가 비교적 좋아하는 여름의 약점은 더위가 아니고 벌레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드니 벌레의 약점보다^^ 여름에도 시간의 흐름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하네요.

페크pek0501 2014-07-11 14:21   좋아요 0 | URL
우울증 성향이 있는 사람에겐 여름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연인과의 이별도, 사별도 아마 여름에 당할 때가 덜 슬프지 않을까 싶어요.
가을과 겨울은 그 계절 자체만으로도 쓸쓸함을 느끼게 하잖아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늦여름인데 - 8월 말 한 주와 9월 초 한 주- 이때 날씨가 참 맘에 들뿐 아니라 또 한 해가 이렇게 가는 구나, 하는 시간을 흐름을 느끼게 되어 이상한 맘 - 사춘기 소녀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답니다. 매력적이죠. 해질 무렵에 느꼈던 것과 비슷해요. 하루가 갔구나, 하는 기분...

여름이 가고 나면 마치 한 해가 다 저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푸른 나무들이 제 눈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덥다는 사실보다 우위에 두고 만끽하려고 합니다.
더위 때문에 푸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덜 느끼지 않도록 의식하고 삽니다.
우리 여름을 즐기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