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한 시대를 뒤흔든 33인의 삶을 분석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으로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다이애나, 톨스토이, 루소, 사르트르, 알튀세르 등 33인의 삶을 ‘정신분석’이라는 렌즈로 살펴본다.

 

 

 

 

 

 

 

 

 

 

 

 

 

 

 

 

 

 

 

사람들의 일생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경제적 형편, 부모의 성향, 부모와의 관계, 어릴 때의 특별한 경험 등 성장 시절의 환경이나 특징이 어른이 된 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그래서 성장 시절의 삶을 모르고선 한 사람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인간이란 자신이 처한 환경과 인간관계와 여러 경험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존재인 것이다. 즉 인간이란 자신의 천성만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를 통해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톨스토이의 경우엔 10세가 되기 전에 부모를 모두 잃었는데 그래서 그는 죽음의 문제에 대해 집착하게 되었고 그런 그의 집착은 작품 속에서도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일 것이다. 또 어린 나이에 겪은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단란한 가족의 행복을 맛보며 자라지 못해서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그의 염세주의적인 태도도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만을 통해서 얻은 교훈과 지혜만으로 삶을 산다면 어리석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덜 어리석기 위해서, 현명하기 위해서 우리에겐 타인의 삶을 살펴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유익하다. 타인의 생애를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안목을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33인의 삶을 한 권에 담다 보니 각각 한 사람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하지만 이 점은 한 사람의 삶을 한 권에 담은 책과 비교하면 당연할 일일 것이다. 나는 그런 단점보다 여러 명의 삶을 비교하며 한꺼번에 읽을 수 있는 장점에 무게를 두고 읽었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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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저, <절망은 나의 힘>은 카프카가 쓴 일기, 편지, 산문 등의 글에서 뽑아 쓰고 이에 대해 일본 번역가인 가시라기 히로키가 그의 글마다 설명을 덧붙인 것으로 인간 카프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변신>, <소송> <성(城)>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된 카프카의 배경에는 그의 어두운 정신세계가 있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카프카는 희망보다는 절망에, 낙관보다는 비관에 친숙한 삶을 살았다. 카프카처럼 절망과 비관에 친숙한 삶을 산 작가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어두운 정신세계를 가진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어두운 정신세계가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사람을 만들기 때문일 것 같다.

 

 

<절망은 나의 힘>, 절망 속에서 사는 사람도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같아서 책 제목이 맘에 든다. 실제로 카프카는 그의 절망감과 열등감이 문학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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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이애나의 삶

 

 

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에 따르면 다이애나의 삶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다이애나는 20세 때에 33세의 찰스 왕세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신혼 초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찰스는 다이애나에게 성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둘은 말다툼이 잦았다. 특히 둘째 아들 해리를 낳고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더 나빠지기 시작했다. 찰스 왕세자는 과거의 옛 연인인 카밀라 볼스를 다시 만나기 시작했으며, 다이애나 역시 그녀의 승마 코치인 제임스 휴이트와 염문을 뿌렸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하게 된다.

 

 

다이애나의 어린 시절은 평범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녀가 8세 때에 부모는 이혼을 했고, 그녀가 15세일 땐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재혼하였다. 다이애나로서는 부모 양측 모두에게서 배신과 버림을 당한 셈이다. 그녀는 계모를 미워해서 함께 살기를 거부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을 오가며 지냈다. 이처럼 혼란스럽고 갈등적인 상황에서 성장한 그녀였기에 어려서부터 매우 공격적이며 충동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찰스와 여왕이 시기할 정도로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시절에도 그녀 자신의 내면은 모호함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정서적 혼란을 겪었다. 미국의 전기 작가 샐리 스미스는 다이애나가 경계성 인격장애를 지닌 것으로 보고, 그녀의 우울증, 정서적 불안정, 편집증, 폭식 등을 주된 증세로 지적한 바 있다.

 

 

1997년 그녀는 아랍계 부호의 아들인 바람둥이 도디 알 파예드와 함께 파리에서 차를 타고 가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다.

 

 

다이애나의 삶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녀는 20세에 찰스 왕세자와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음에도 그 이후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영국의 왕세자비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것으로 인생이 완성되지 않았던 것. 오히려 그때부터 파란만장한 새 인생이 펼쳐졌다. 누구나 자신이 열망하는 위치에 오르는 수가 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오를 수 있으나, 그것으로 인생이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다이애나의 삶을 읽고서 카프카가 쓴 다음의 글이 떠올랐다.

 

 

 

 

인간의 근본적인 연약함

 

인간의 근본적인 연약함은 승리를 쟁취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모처럼 손에 넣은 승리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 프란츠 카프카 저, <절망은 나의 힘>에서.

 

 

 

어떤 직업을 갖는 게 목표인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과 결혼하는 게 목표인 사람도 있고, 어떤 계획을 실천하는 게 목표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목표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다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게 아니다. 목표가 이뤄진 다음에도 삶은 계속되는 것이므로. 모처럼 손에 넣은 승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으므로.

 

 

 

 

2. 톨스토이의 삶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모순 덩어리’인지를 알고 있다. 그 점을 나타내기 위해 작가들이 쓴 소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인간이 ‘모순 덩어리’임을 보여 주는 삶을 산 작가가 있다. 바로 톨스토이다. 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에서 조명한 톨스토이는 말과 행동이 다른 모순적인 삶을 살았다.

 

 

이 책에 따르면 톨스토이는 인도주의에 입각한 비폭력 무저항주의자라 할 수 있다. 그는 50대에 극심한 회의론에 빠져 그 후로부터 죽을 때까지 극단적인 금욕주의와 무소유사상 및 비폭력주의에 바탕을 둔 이타적인 기독교 신앙에 몰두했다.

 

 

톨스토이가 내세운 신앙적 지침은 다음의 다섯 가지이다. “첫째, 화내지 말라. 둘째, 간음하지 말라. 셋째, 맹세하지 말라. 넷째, 악에 대해 폭력으로 대항하지 말라. 다섯째,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 이 다섯 가지 실천 도덕이야말로 그가 내세운 톨스토이즘의 핵심이 되는 지침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라고 강조하는 것과 다르게 그는 아내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는 결혼 초기에는 행복한 시간이 있기도 했지만, 말기로 갈수록 "결혼이란 단지 무덤에 불과한 끔찍스런 재앙"처럼 불행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특히 그가 가족을 위한 아무런 대안이 없이 자신의 영지를 농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의 엄청난 저작권 수입조차 추종자들에게 넘겨주고자 해서 아내 소피아와 큰 마찰을 일으켰다. 더욱이 말년엔 톨스토이 사상의 열렬한 추종자이던 블라디미르 체르트코프가 이들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 이간질함으로써 부부 사이가 더 악화되어, 톨스토이는 82세에 병든 몸으로 가출하여 폐렴에 걸려 조그만 시골 역에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딸들이 결혼하는 것에 대해 ‘결혼은 무덤이요 지옥이라며 끝까지 반대하는 입장을’ 보일 만큼 결혼에 대한 환멸감을 표시했다. 그가 쓴 일기를 보면, 결혼 초부터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톨스토이는 여성혐오증이 있는 금욕주의자로서 대중에겐 금욕적 생활 태도를 요구하였으나, 이와 모순되게도 무려 12명의 자식들을 둘 만큼 왕성한 성욕을 보였다. 또한 그는 인간은 사랑이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음을 주장하였으나, 이와 모순되게도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았으며 자신보다 총명하고 행복한 사람들에 대해 강한 질투심을 지녔다. 한마디로 톨스토이의 인생은 모순으로 가득 찬 인생의 한 전형이었다.

 

 

톨스토이의 삶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는 41세에 <전쟁과 평화>를 그리고 49세에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하여 발표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자리를 굳힐 수 있었음에도 그 이후 극심한 염세주의 및 우울증에 빠졌고 행복한 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다. 가고 싶지 않은 인생의 곁길로 들어서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의 삶을 읽고서 카프카가 쓴 다음의 글이 떠올랐다.

 

 

 

 

인생의 곁길로 새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곁길로 새는 일이다. 원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었던가. 뒤돌아보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 프란츠 카프카 저, <절망은 나의 힘>에서.

 

 

 

우리는 앞으로 로또 복권에 당첨이 되는 것과 같은 행운을 갖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90퍼센트 이상이 실패한 삶을 산다는 통계가 있듯이, 자신이 바라던 위치에 도달했다고 해도 그것 자체가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교훈이다. 오히려 이때가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는, 인생의 갈림길에 놓이는 중요한 때이므로. 자신이 가고 싶었던 길로 가느냐 아니면 가고 싶지 않았던 곁길로 새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으므로.

 

 

 

 

3. 이 글을 쓰면서 든 생각

 

 

우리는 성공과 행복의 관계에 대하여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바라던 방향으로 무조건 성공만 하면 행복한 삶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성공과 행복을 다른 각도로 보면 그 둘의 다른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성공해야 행복한 삶이 되는 게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 삶이 된다는 것을.

 

 

그래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중요한 건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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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2-1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에 있어서) 성공이 아니라 행복에 중요성을 두려면,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어두운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스스로 행복해질 수가 없는 모순을 낳는군요.

페크pek0501 2013-02-19 20:33   좋아요 0 | URL
아하하... 마립간 님.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사람이 오히려 안 행복한 것 같아요. 그 반대로 생각 많지 않고 낙천적인 사람이 즐겁게 사는 듯해요. 우리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살아요. ㅋㅋ
저는 요즘 대충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한답니다. 그냥 대충 대충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는...
첫 댓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크아이즈 2013-02-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절망은 나의 힘 - 제목 한 번 맘에 듭니다.
기형도가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중얼거렸을 때 혹 이 책이 곁에 있었던 건 아니겠지요. ㅋ
날마다 절망이고, 날마다 흔들리고, 날마다 타협하는 저는 제 내면의 풍경을 누가 스캔이라도 할까 두렵습니다.
성공보단 행복이란 그 말에 위안을 삼으며 추천 날리고 도망갑니다.^^*

페크pek0501 2013-02-19 20:38   좋아요 0 | URL
호호~~ 고마운 님아... ㅋㅋ
저는 열등감은 나의 힘, 이라고 외치며 살겠사와요.
오늘 외출했었는데 겨울바람이 찼어요. 우리의 마음은 봄이길 바랍니다. ^^
님으로부터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

마태우스 2013-02-1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카프카는 왜 자기 작품을 그리도 부끄러워했을까요. 태워버리라고 했던 것 같은데..
2) 다이애나는 그래도 많은 것을 누리고 산 사람인데, 의외로 추앙받더라고요. 사실 전 그게 지금도 미스테리예요. 물론 좋은 일도했지만, 음음... 오드리헵번과는 좀 다른 경우 같던데...
3) 저는 실패 안하는 10%가 될 거예요. 되게만 좀 해주세요^^ 벌써 복권산지 10년째, 꼬박꼬박 샀으니 언젠가 되겠죠?^^

페크pek0501 2013-02-21 13:36   좋아요 0 | URL
아, 반가운 마태우스 님!!!!!!!!!!

1) 세계적으로 탁월하다고 인정받게 된 작가들 중엔 그런 작가들이 많더군요. 글의 눈높이가 높아서가 아닐까요. 또 글에 대한 높은 안목으로 자신의 글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잘 알아서가 아닐까요. 누군가가 말했듯이(니체였던가? 모르겠음) 자기 작품에 만족하는 사람은 싸구려 예술가뿐인지도 모르겠어요.

2) 그녀가 추앙 받는 건 워낙 국민들의 인기를 받고 있었던 터에, 왕세자비의 지위를 잃을 수 있는 이혼을 과감하게 하고 나서 세계 곳곳을 다니며 여러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인 듯해요. 또 남편의 외도로 인해 그녀가 받은 상처에 대한 국민들의 연민도 작용했을 듯하네요. 이것 말고도 그녀가 얻은 인기엔 그녀의 미모와 매력도 영향을 미쳤을 듯...

3) 으음~~ 저는 님이 (소액은 괜찮지만) 거액의 복권 당첨이 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아요. 그 돈을 지금은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지만 또 그걸 실천할 수 있지만, 아마 큰돈이 생기면 논문을 열심히 쓰지 않을 걸요. 그리고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일이 생기면 ‘당장 학교를 때려치울까’하는 생각으로 갈등하는 시간이 생길 것 같고 그 갈등은 님을 불행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모아 가는 그 즐거움을 잃을 수 있어요. 월급을 푼돈으로 여기게 될 테니까요.
또 친구를 잃을 수도 있어요. 아마 친구들과 식사하면 자동으로 님이 내야 할 것이고 한 번이라도 안 내면 그 친구가 섭섭해 할 거예요. 복권에 당첨까지 됐는데 짜게 군다고... 한마디로 인간관계가 피곤해지죠. 그래서 남들에겐 복권 당첨을 비밀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할 거예요.
저는 자신이 노동한 대가로(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수입을 얻는 게 참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도 막상 복권 당첨의 행운이 오면 기절하게 좋아하겠지만요...ㅋㅋ)

(님 덕분에 제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감사~~^^)

마태우스 2013-02-23 14:28   좋아요 0 | URL
3번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요, 저는 아내랑 복권이 됐을 때에 대비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무지하게 많이 했어요. 돈은 건드리지 않고 이자만 가지고 뭔가를 할 거구요, 지금까지 그냥 살던대로 살 거예요.주위 사람들에게 절대 비밀로 할 거예요. 전 의외로 입이 무거울 땐 무겁답니다. 뭐, 훈련과 실제는 다를 테지만, 그래도 훈련을 전혀 안한 사람과는 다르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페크언니, 되도록 좀 도와주세요. 오늘밤 추첨입니다^^

페크pek0501 2013-02-25 20:05   좋아요 0 | URL
제가 뭐 힘이 있나요... 후후후~~~ 입이 무거우시군요. 그래도 당첨되면 저에겐 알려 주세요. 두 분이 어떻게 그 돈을 쓰고 사시는지 궁금하거든요. 참고로 저도 입이 무겁습니다. 으음~~ 오늘밤 추첨인 것도 궁금... 앞으로 추첨인 것도 궁금... 꾸준히 10년째 사셨다니 언젠가 될 것 같아요. 행운을 빌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3-02-2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나 배우자와 불화한 작가들이 많죠.안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죠.작픔에 감동했다가 그 작가의 생애를 알고 막장드라마 같아서 충격을 받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저는 그 정도는 감안하고 읽습니다.저는 오히려 막장드라마 같은 생을 산 작가들에게 흥미가 있습니다.

페크pek0501 2013-02-25 20:09   좋아요 0 | URL
막장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아봐야 삶이 뭔지 조금 알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좋은 소설을 쓰려면 고통의 쓴맛을 봐야 한다는 거죠.
다양하게 느끼고 깊이 느끼려면 막장드라마 같은 인생이 최고죠.

그런데 님은 오랜만에 방문하시는 것 같군요. 반갑습니다. ^^

2013-02-26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3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G. 버나드 쇼 저, <쇼에게 세상을 묻다>

 

 

 

 

 

 

 

 

 

 

 

 

 

 

이 책은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버나드 쇼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말년의 역작. 이 책에서 저자는 일생 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현대 사회의 정치적인 모든 것을 낱낱이 드러낸다. 버나드 쇼의 표현대로라면, "무지한 노인네가 그 동안 공부하고 일평생 세상사람들과 부딪히고 냉엄한 현실을 겪으면서 가까스로 알게 된 기초적인 사회정학을 그것조차 모르는 더 무지한 사람들과 나누려는 시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셰익스피어 이래 최고의 극작가"이자 영국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사상가로서 버나드 쇼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도 숱하게 인용되는 그의 명언들이 과연 어떤 사상적 맥락 속에서 탄생한 것인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알라딘, 책소개)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차례’에 나와 있는 다음의 문구를 읽고서 끌렸기 때문이다.

 

“현명함은 경험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비례한다.”

“도둑질은 도둑이 하면 죄가 되지만 금융가들이 하면 능력이 된다.”

“의지와 지식이 있는 한 사람이 의지도 지식도 없는 열 사람을 항상 이기기 마련이다.”

“세상에 황금률 따위는 없다는 것이 바로 황금률이다.”

“우리 사회는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를 모두 필요로 한다. 낙관론자가 비행기를 발명하면 비관론자는 낙하산을 발명한다.”

 

 

이 책을 사고 뿌듯했다. 정치, 경제, 종교, 문화 전반의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내는 버나드 쇼의 입담을 감상하는 일은 즐겁다. 세상을 통찰한 버나드 쇼(1856~1950)의 시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밑줄긋기

 

 

 

우리 중 최고라는 사람도 99퍼센트는 군중에 속하고 1퍼센트만 적임자에 속한다. 그래서 자기가 아는 몇 가지가 다인 줄 알고 자기가 모르는 수많은 것들은 받아들일 여유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자만’이라는 천박한 질병에 시달린다. 나는 몇 가지는 매우 잘한다. 하지만 그 밖의 분야에서 구제불능의 얼간이나 다름없는 내 모습을 보며 나의 자부심은 산산조각나고 만다. 결국 군중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은 나 자신의 권리를 옹호하는 셈이다. - 51쪽~52쪽.

 

 

 

 

 

 

 

현재 신문을 보면 한 가구당 소득은 주당 40실링인데 그 중 14실링이 임대료로 나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땅주인이 너무 많은 몫을 가져간다고가 아니라 자기들 수입이 너무 적다고 불평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주의 권리는 집행관과 브로커, 경찰, 심지어 모든 육해공군의 비호를 받기 때문이다. 임대료를 내고 남은 돈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할 수 있어야 노점 상인들도 임대료를 낼 수 있게 된다. 부자 의원들의 재산은 노동자들에게 임대료를 받고 그들을 저임금으로 고용한 결과다. - 65쪽~66쪽.

 

 

 

 

 

 

 

지금의 우리 사회처럼 생산수단이 사유화되고 소득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는 계급사회로 가기 마련이다. 계급사회에서는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직업을 선택할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당한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무능력과 실패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둥근 구멍에 네모난 말뚝을 끼우려는 사회적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다보니 나타난 결과다. - 83쪽.

 

 

 

 

 

 

 

만약 은행고객들이 금융이 무엇인지, 그리고 은행은 어떻게 해서 호화로운 건물을 사용하면서 고객들에게 그렇게나 많은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면, 아마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시민으로서의 자질이다. 그러나 학창시절에 기껏 배우는 것이라고는 사어가 된 라틴어로 유베날리스의 외설스러운 풍자시를 읽는 것뿐이다. - 145쪽.

 

 

 

 

 

 

 

군인들이 모두 전쟁에 찬성하고 민간인들은 전쟁에 반대할 것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그 반대가 진실에 더 가깝다. - 225쪽.

 

 

 

 

 

 

 

H.G. 웰스는 우리 젊은이들이 영웅적인 모험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강력히 설득하면서 지혜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그러한 기회가 없다면, 젊은이들은 정치적 잘못을 저지르거나 헛된 스포츠에 인생을 낭비할 것이다. ‘악마는 노동을 게을리 하는 자에게 해코지한다’는 격언은 ‘자질이나 재능을 썩히고 있는 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 228쪽.

 

 

 

 

 

 

 

우리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전쟁과 우상화된 정복자 개념뿐만 아니라 실제 전쟁을 치르는 살아있는 인간을 하나의 인간 유형으로서 고찰해야 한다. 우리가 흑인, 유색인, 황인, 백인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인종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명화된 사회에는 군인, 경제인, 종교인, 과학인 등이 존재하고 정치가는 이들 각각에 대한 지식과 연구가 필요하다. 어떤 이유로든 이들을 공통된 인간성으로 뭉뚱그려 생각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킨다. - 228쪽.

 

 

 

 

 

밑줄긋기는 요기까지...

더 읽지 못했으므로...

 

 

 

..........................................................

설날을 쇠러 2박 3일, 지방에 갔다옵니다.

여러분, 설날 즐겁게 보내세요.

저도 즐겁게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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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2-1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언냐도 설 잘 보내셨나요?
저도 오늘에서야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비밀 댓글 ㅋ) 무플 방지에 제가 먼저 앞장서야 했는데 한 발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들렀답니다. 뭐 댓글 없어도 글만 좋음 됐지 넘 신경 쓰시지 마시어요. 우리가! 있잖아요^^*

페크pek0501 2013-02-14 12: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아휴, 웃겨요.
우리가 있잖아요, 라는 말에 감동해요. 아주 좋은 말이에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요즘 팜 님의 잘 나가는 글발을 축하드립니다.^^

종이달 2022-05-20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5-24 12: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사랑이란 그렇게 말이 많은 게 아니야. 못해준 것만 생각나는 것이 사랑이라구. 그걸 당신이 알기나 해?” - 신경숙 저, <감자 먹는 사람들>에서.

 

 

 

 

 

그가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려 놓으면 좋겠다, 가 사랑일까 아니면 그를 위해 내가 밥상을 차려 놓고 싶다, 가 사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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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3-02-08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는 받는 사랑이고, 하나는 주는 사랑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소통하는 게 사랑이겠죠. 그런데 그게 늘 쉽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인간의 사랑은 외사랑이거나 짝사랑이 대부분은 아닐지...ㅋ

부족한 저를 살뜰히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3-02-12 13:16   좋아요 0 | URL
댓글을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다렸어요,님이 예전처럼 활동할 기운을 갖게 되시길... ㅋㅋ

아마 제가 숨어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면 님도 저와 똑같이 했을 겁니다. 그렇게 믿어요. 자주 봤으면 좋겠어요. 얼마나 반가운지...
 

 

 

 

1.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이것은 G. 버나드 쇼의 말을 인용해서 쓴 것으로 박범신 저, <은교>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을 변형해 다음과 같이 써 본다.

 

 

“늙음은 늙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가엾다.” - pek0501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는 것은 죽을 나이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늙은이가 되어 죽음을 향해 한 발자국씩 다가가는 것도 가여운데, 주름살이 생기고 흰 머리가 생기는 ‘늙음’까지 얹혀 주다니…. 잔인한 세월이여.

 

 

 

 

 

2.

처음 30세가 되었을 때 ‘3’이라는 숫자에 기절할 뻔했다. 내가 30대에 들어서다니, 이러면서... 처음 40세가 되었을 때 ‘4’라는 숫자에 기절할 뻔했다. 내가 40대에 들어서다니, 이러면서... 지금도 내 나이의 숫자를 생각하면 기절할 것 같다.

 

 

이런 나를 보고 60대나 70대의 사람들은 “뭐, 그 정도의 나이 가지고 그래. 그 정도면 젊은 축에 드는 거야.”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60대나 70대의 사람들도 30대에 들어섰을 때, 또는 40대에 들어섰을 때 나와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것이다.

 

 

“누구나 자기 나이에 대해서만 심각한 법이다.” - pek0501

 

 

 

 

 

3.

이곳 알라딘 서재에는 추천 수와 댓글 수가 유난히 높은 블로거들이 있다. 그런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내가 봐도 잘 쓴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의 글에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글 쓰는 수준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글을 보는 안목도 높아져서 자신의 글에 결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걸 어떻게 알았을까. 내 경험을 통해서 알았다. 예전에 잘 썼다고 생각한 글이 지금 보면 형편없는 글로 생각된다. 내 글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진 것이다. 글을 많이 쓰면 쓸수록 글을 보는 눈은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느끼는 일이 많으리라.

 

 

그러니까 글을 잘 쓰는 인기 블로거에게 악성 댓글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만약 인기 블로거에게 찬물을 끼얹고 싶은 심리로 악성 댓글을 쓰는 경우라면 말이다. 왜냐하면 이미 스스로 자신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을 테니까. (이것, 나의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4.

시를 쓰는 친구와 전화 통화로 한두 시간쯤 수다를 떠는 일이 있다. 책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전화를 했다. (그 친구의 이름을 A라고 하자. 내 이름을 B라고 하자.)

 

 

친구 : 내가 글 써야 할 게 있어서 묻는 건데, 내가 묻는 말에 한참 생각하지 말고 바로 대답해야 돼.

나 : 알았어.

친구 : A 하면 떠오르는 건?

나 : 시.

 

 

우리는 깔깔깔 웃었다. 그 친구가 물어본 사람들 열 명 중 다섯 명은 나처럼 ‘시’라고 대답을 했단다. (그 친구는 산문을 쓰기도 하는데 시를 더 많이 쓴다.) 그러니까 그 친구의 이미지는 ‘시’였던 것이다.

 

 

그 다음엔 내가 물었다. ‘나’하면 떠오르는 게 뭔지 궁금했기 때문.

 

 

나 : 나도 물을게. B 하면 떠오르는 건?

친구 : 방대한 독서량.

 

 

우리는 또 깔깔깔 웃었다. 그 친구가 덧붙여 말했다.

 

 

친구 : 너한테 책에 대해 물으면 뭐든 척척 대답하잖아.

 

 

그런데 재밌는 건 다른 친구들의 반응이다. 이런 걸 묻진 않았지만 학교 동창생들은 내가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이렇게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니가 글을 써? 블로그가 있어? 되게 안 어울려.”

 

 

내가 글 쓰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글쟁이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깔깔깔 웃고 만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책을 읽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책 얘기를 하지 않으니까.

 

 

누구나 상대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한 사람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시각이 제각각이다.

 

 

 

 

 

5.

얼마 전, 똥을 밟은 적이 있다. 개똥인 것 같다. 거리를 걷다가 바로 내 앞에 똥이 있는 게 보였는데, 피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냥 관성으로 걷다가 밟고 나서야, 아 조금 전 똥을 분명히 보았는데 밟다니, 이랬다. 엠피쓰리로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걷다가 당한 일이다.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저, <새로운 무의식>에 따르면 모든 감각은 ‘무의식의 체’를 거친 뒤에야 의식에 입력된다. ‘무의식의 체’로부터 의식에 입력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똥을 보았으면서도 밟았다는 얘기다.

 

 

친정에 가는 길이었는데 똥을 밟아 불쾌했다. 그날 부모님과 점심을 먹는데 똥 밟은 일 때문에 비위가 상해 점심을 맛있게 먹질 못했다. 그 똥은 거리에 며칠째 그렇게 있었다. 만약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이 개똥을 치우지 않은 부주의로 내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 사람을 비난하고 싶었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게 우리가 꼭 지켜야 하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길을 또 걷게 되었는데 똥이 없어졌다. 생각해 보니 바로 그 전날에 내린 비 때문이었다. 비가 똥을 치운 것이다. 사람들은 거리에 침을 뱉기도 한다. 그런데 비가 한 번 내리고 나면 거리에 있던 침마저도 없어진다.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만 비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세상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비’였다. 비가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를 알겠다.

 

 

지금 비가 오고 있다. 세상을 청소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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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2-0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이가 들면서 집착이 줄어들었습니다. 젊음의 패기를 잃어버리는 것에 대가인데 만족합니다. '지혜의 탄생'에서는 지혜의 정점을 50대로 잡으니, 저는 50대의 인생도 기대가 됩니다.

페크pek0501 2013-02-01 14:50   좋아요 0 | URL
예, 저도 50대의 인생도 60대의 인생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을 좀 더 알아가게 될 것이므로 정신도 성숙해지고 글도 성숙해질 테니까요.

비에 바지가 흠뻑 젖어 들어왔어요.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빗속을 걸으며 이 글에서 고칠 데가 몇 군데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냥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방금 몇 군데 고쳤답니다. 언제쯤 완벽하게 쓸 수 있을런지...

제 목표가 첫 댓글을 받는 것인데, 마립간 님 덕분에 목표달성했어요.
그래서 안심하고 퇴장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이 글, 오늘 아침에 급하게 써서 올린 글이야요. 새 글을 올린 지가 좀 돼서...)ㅋ

잘잘라 2013-02-02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 끝~~~!!! 좀 아까 비가 그쳤어요. 상쾌한 밤이예요. ^^

페크pek0501 2013-02-04 14:23   좋아요 0 | URL
상쾌한 밤이면 멋지요. 아침은 아침대로 밤은 밤대로 비가 오고 나면 멋져요.
하늘의 선물이죠.

감기몸살 걸렸어요. 저 환자예요. ㅋㅋ
님도 감기조심하시길...
이 하찮은 글에 댓글을 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다크아이즈 2013-02-0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글에 만족못한다는 말에 백만 개의 별을 답니다.
제 글에 만족한다는 사람들을 가끔씩 보는데 그런 사람들은 순수하기 때문에
글 쓰기에 스트레스는 덜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태어난 저 같은 자는 이런 씨잘데기 없는 고민이 있었기에 그나마 버티는 게 아닌가 하고 위로 삼을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옛날에 쓴 글 읽어 보는데 어쩜 그리 하자투성이인지요. 확 덮어버렸습니다!!!
오늘 쓴 글은 내일이면 또 확확 덮어 버리고 싶어지는 걸요. 이것도 병입니다.ㅠ

페크pek0501 2013-02-04 14:27   좋아요 0 | URL
백만 개의 별... 님은 스케일이 크시다...
저는 글을 올리고 나서 며칠 뒤에 보면 그 글이 후져서, 뭐 이런 걸 올렸나, 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십 몇 년 전엔 제가 쓴 글에 감탄을 하곤 했어요. 너무 잘 쓴 것 같아서요. 웃기지 않습니까.

감기몸살 걸렸어요. 저 환자예요. ㅋㅋ
님도 감기조심하시길...
이 하찮은 글에 댓글을 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1. 시간의 순환 :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거짓말일 가능성이 많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고 나면 또 하나의 목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깐 동안 만족할 수는 있겠으나 그 만족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만약 만족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권태’라는 손님이 찾아와서 ‘만족하는 시간’을 끝장내어 버린다. 행복한 시간 뒤에 불행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게 우리의 삶이다. 만족과 권태의 순환 그리고 행복과 불행의 순환이 있는 삶을 초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다. 시간이 만들어 내는 삶의 굴곡에 크게 흔들리지 않아야 잘 살 수 있다. 여러 곡선의 삶의 고갯길을 넘어지지 않고 잘 가야 하는 것이다.

 

 

 

 

 

2. 제자리걸음의 시간 : 시원하게 뚫린 길을 가고 싶었으나 내가 가고 싶은 길엔 곳곳마다 장애물이 놓여 있다. 그 장애물을 뛰어넘느라 몸이 지쳤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자리걸음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제자리걸음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시간’ 때문이다. 나는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데 시간은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 내가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나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데 시간은 흐르기 때문에 제자리에서 나이만 먹는 게 불안하고 초조한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늙음’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고, ‘늙음’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자리에 이르는 걸 의미하니까.

 

 

 

 

 

3. 심리적 시간 때문이다 : 이번 새해를 맞이하면서 '시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 부모님도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가는 것 같다고 한다.)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간다고 느껴지는 걸까.

 

 

스티브 테일러 저, <제2의 시간>에 따르면 그것은 ‘심리적 시간’ 때문이란다.

 

 

....................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점점 빨리 흐르는 듯 느껴질까? 독일에서처럼 새로운 경험을 하면 시간이 ‘길게’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한창 재미있을 때 시간은 쏜살같이 흐르고, 지루하고 초조할 때에는 더디게 늘어질까? 왜 시간은 사고, 위급한 상황, 환각 상태에 있을 때나 완전히 몰입한 운동선수, 정신분열과 같은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유난히 천천히 흐르고, 심지어는 멈춰버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일까?” - 알라딘 제공.

 

 

“자주 언급되는 이론은 나이가 들수록 일정 기간의 시간이 전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면서 시간의 속도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1877년 폴 자네Paul Janet가 가장 처음 제기했다. 19세기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 사람이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느끼는 일정 기간의 시간의 길이는 인생 자체의 총 길이에 따라 변한다. 10살 아이에게 1년은 살아온 삶의 10분의 1이고, 50세의 남자에게는 50분의 1이다. 만약 태어난 지 1개월 밖에 안 된 아이라면 일주일은 무려 살아온 삶의 4분의 1에 해당하므로 일주일이 영원히 계속 되는 긴 시간으로 느껴질 것이다.” - 알라딘 제공.

....................스티브 테일러 저, <제2의 시간>에서.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시간의 빠름’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 ‘10살 아이에게 1년은 살아온 삶의 10분의 1이고, 50세의 남자에게는 50분의 1이다.’라는 설명은 일리가 있긴 하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해석해 보았다. 해야 할 일들이 줄을 서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일의 속도가 느려져 ‘시간의 빠름’을 느끼게 되는 거라고.

 

 

독서로 예를 들면 이렇다. 한 달에 다섯 권을 읽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이삼십 대의 사람들에겐 젊기에 그 계획의 실천이 쉽지만 사오십 대의 사람들에겐 나이가 들어 눈의 피로가 생기고 체력도 약해져 읽는 속도가 느려져서 다섯 권을 다 읽지 못한 채로 한 달이 후딱 지나가 버리고 만다. 그래서 아직 다섯 권을 읽지 못했는데 벌써 한 달이 가 버렸네, 하면서 ‘시간의 빠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가 경험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예전에 비해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것.) <제2의 시간>에서 조언하는 것은 현재에 충실하라는 것. 그래야 삶을 풍부하게 느끼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를 불확실한 미래에 정신을 쏟지 말고 현재의 시간을 최대한으로 만끽하란다. 예를 들면 샤워를 할 땐 딴 생각을 하지 말고 샤워의 상쾌함에만 집중하라는 것이다. 나의 경우엔 커피를 마실 땐 꼭 신문을 보는 습관이 있는데, 커피를 다 마셔버리고는 ‘어, 벌써 다 마셨네. 신문을 읽느라 커피의 맛을 음미하지도 못했는데.’하고는 아쉬워한다. 다음부턴 커피를 마실 땐 커피의 맛을 놓치지 말고 커피의 맛을 음미하는 것에만 집중해야겠다.

 

 

또 하나의 조언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라는 것. 그래야 시간의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익숙한 생활을 반복해서 하면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단다. 나의 경우엔 집에서 책만 읽으며 지내는 것과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여행을 하는 것을 비교하면 전자보다 후자가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것처럼 느껴진다.

 

 

아, 알겠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경험은 없고 매일 반복되는 생활로 단조로워져 그날이 그날로 생각되어 오늘과 내일의 경계가 없어져 버려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으로 느껴지나 보다.

 

 

 

 

 

4. 시간이 답이었다 : 나의 마음의 감옥에 갇혀 버린 것들이 날개 달린 새처럼 날아가 버렸다는 것을 어느 순간 알았다. 그래서 홀가분해졌다. 진작 날려 버리고 싶었지만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시간’이 답이었다. 마음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흐르게 하는 건 다름 아닌 ‘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가니 마음도 흘렀다. 마음의 감옥에 갇혀 버린 것들에게 애써 날개를 달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시간의 위대한 점은 한 순간도 정지하지 않고 지나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슬픔이라도 치유하는 건 ‘시간’이고, 어떤 고통이라도 그 끝은 있게 만드는 것도 ‘시간’이다.

 

 

....................

삶이라는 투수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커브볼을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우리를 향해 가끔씩 던집니다. 이럴 때 절망하지 말고,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여름더위가 지나가듯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힘내야 합니다.

.................... 혜민 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156쪽.

 

 

 

 

 

 

 

 

 

 

 

 

 

 

 

 

 

시간이 흘렀다는 건 시간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 시간이 힘듦을 치료하는 ‘약’이 될 수 있기에 잃어버린 시간에 대해서 억울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 시간은 앞으로도 가지게 될 테니까.

 

 

 

 

 

5. 중요한 건 시간 관리 : 얼마 전, 한 일간지를 통해 알랭 드 보통의 인터뷰 기사를 봤다. 그는 아이디어가 조용한 곳에서 샘솟기 때문에 침대에 들어갈 때에도 펜과 메모지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매일 쓰려고 노력한단다. 영감이 오길 기다린다면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일기장에 이렇게 적어 놓았다.

- 항상 연필과 노트를 옆에 두고 살 것.

- 가능하면 매일 쓰려고 노력할 것. 하루에 한 문단이라도 쓸 것.

 

 

나는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결국 영감은 오지 않고 서재에 글을 올린 지가 오래됐다고 느끼고는 급하게 글을 쓰는 방식으로 할 때가 많았다. 글을 매일 쓰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알랭 드 보통에게서 배운다. 그의 작가적 성공은 재능보단(재능도 있겠지만) 노력의 결과라고 봐야 할 듯하다.

 

 

 

 

 

 

 

 

 

 

 

(나는 그의 책을 좋아한다. 위의  세 권을 읽었는데 다 좋았다. 아래의 읽지 않은 책 중에서도 하나씩 골라 사 볼 생각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잘하는 것을 딱 하나를 말하라면, ‘시간 관리를 잘하는 것’이 아닐까. 알랭 드 보통도 시간 관리를 잘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이렇게 책을 많이 낸 것을 보면.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자원과 같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시간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겠다. 각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시간의 가치가 달라지므로.

 

 

 

 

 

*** <참고사항> ***

 

참고로 시간에 관한 책으로 이런 책도 있다.

 

톰 체트필드 저, <인생학교 | 시간>

 

 

 

 

 

 

 

 

 

시간에 관한 책을 읽는 일은 그 시간을 쓰고 사는 자신을 읽는 일이고, 자신의 삶을 읽는 일이고, 세상을 읽는 일이 될 것 같아 관심이 간다. <제2의 시간>과 <인생학교 | 시간> 중에서 어느 것을 구입할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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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1-24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시간관리가 답이었군요.
어느 하나에 집중할 것, 기록할 것, 다양한 경험을 할 것.
이렇게 세 가지 마음에 담아가요^^
저도 커피 마시며 다른 것 두세 가지 하다가 보면 커피는 한 방울도 안 남고
내가 언제 이걸 다 마셨지? 그럴 때 있거든요. ㅎㅎ 먹을 땐 먹는 것만, 읽을 땐
읽는 것만. 잘 땐 자는 것만. 그렇게!! ㅎㅎ 자면서도 잡념에 잔 건지 안 잔 건지ㅜㅜ

페크pek0501 2013-01-26 15: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도 그래요. 잠잘 땐 잠만 자고 싶은데, 온갖 상념이 머리를 점령할 때가 있어요.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 같아요.
첫 댓글에 감사드려요. 첫 감동이네요. 긴 얘기는 다음에 님의 서재에서... 지금 무지 고단해 잠을 자야 할 것 같아요. 눈이 감겨요. 어제와 오늘 바빴거든요. ㅋ

다크아이즈 2013-01-24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의 위대한 점은 한 순간도 정지하지 않고 지나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슬픔이라도 치유하는 건 ‘시간’이고, 어떤 고통이라도 그 끝은 있기 마련이다. - 이런 단상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페크님, 그래서 만날 감탄하면서 보는 페크님 글.
지금 보다 더 많은 알라디너들이 페크님 글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저^^*

매일 써야 조금이라도 는다는 말 공감하며 또 들를게요. 페크 언냐^^*
앗, 위에 프레님도 납시었다. 방금 놀러 갔다 왔어요. 흐흐~~


페크pek0501 2013-01-26 15:26   좋아요 0 | URL
페크 언냐, ㅋㅋㅋㅋ 아, 분하다. 작은 차이로 언니 소릴 듣다니...
제가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데...
처음 서재활동을 할 때 외롭고 서글펐어요. 젊은이들 사이에 끼어서 말이죠.
그런데 이젠 저와 동갑인 분도, 저보다 두 살 많으신 분도, 두 살 적은 분도 알아서 좋습니다. 제 또래이기에 반갑고 위안이 되어요.
님을 또 알아서 좋습니다.
님은 좋으시겠다. 저보다 젊어서... ㅋㅋ

잘잘라 2013-01-2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을 좋아하지만 오늘은 특히 마음에 와닿아요. 마음의 감옥이라는 표현, 저도 오늘 종일 생각했거든요. 침맞으러(손이 따뜻한 의사선생님이 인자한 목소리로 꼭 사흘 연속 치료받으러 오라고 당부하셔서 오늘도 갔어요.) 가는 길에, 요즘 마음 감옥에 갇히는 일이 너무 잦다는 생각을 하다가, '내 마음 감옥은 싱겁게도 맞는 열쇠가 많다. 걷기, 잠자기, 노래하기, 춤추기, 그림그리기...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열쇠를 집을 수 있다.' 제 생각은 여기까지였어요. 페크님 글을 읽으며 깨달았어요. 그런걸 하면서 흘러가는 시간이 진짜 열쇠였다는 것을요. 올레~!!!

페크pek0501 2013-01-26 15:29   좋아요 0 | URL
아, 이 댓글은 뭔가요. 페이퍼 같은 댓글이라서 여러 번 읽게 만들어요.
열쇠... 멋진 표현인데요.
제 페이퍼의 글보다 더 좋은 글이에요. 히히~~

oren 2013-01-25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빠르게 간다고 느껴지는 걸까'라는 물음에 대해 제가 발견한 가장 인상적인 대답도 덧붙여 봅니다.
* * *
젊은이의 입장에서 보면 인생이란 하나의 끝없이 긴 미래로 보이며, 노인의 입장에서 보면 극히 짧은 과거에 지나지 않는다. 인생의 모든 사물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작아 보인다. 청년시절에는 그처럼 크게 보이던 인생이 꿈과 같이 덧없고, 다만 급격한 현상의 무의미한 교체로 생각되어 허무와 무상이 뚜렷이 들여다보이고 또 마음에 스며든다.

청년시절에는 시간이 가는 것이 무척 더디다. 그러므로 일생의 4분의 1은 행복한 시기고 또 가장 길게 생각되는 부분이며, 그 동안에 기억하는 일들은 어느 시기의 기억보다 훨씬 많다. 자기의 생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때 누구나 그 4분의 1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그 밖의 4분의 3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 기간은 계절에 있어서 봄과 마찬가지로, 인생에서도 해가 너무 길어 지루하게 생각될 정도지만,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면 낮이 무척 짧아지는 대신에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노년기에는 왜 과거의 생애가 그처럼 짧게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조금도 소중할 것 없는 대부분의 불쾌한 일들이 기억에서 사라지고, 극히 작은 부분만 남아있기 때문에 그 내용이 빈약해지고 길이도 짧아지는 데서 오는 것이다.
- 쇼펜하우어, 『삶의 예지』中에서

페크pek0501 2013-01-26 15:31   좋아요 0 | URL
이번에도 좋은 글을 들고 오셨네요.
그러고 보면 여러 사람이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썼군요.
저도 어느 책에서 같은 주제로 쓴 글을 읽었는데, 이 페이퍼엔 넣지 않았어요.
글이 길어지는 게 싫어서요. 다음에 기회 봐서 올려야지, 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