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 서재의 방문자 수가 5만 명을 훌쩍 뛰어넘은 날입니다. (현재 50015명으로 되어 있군요.)

 

 

어느새 방문자의 수가 5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5만 명을 기록하는 그 지점에서 그 순간을 기념할 만한 글을 올리려 했는데, 미처 준비하지도 못한 채 5만 명을 뛰어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가기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 예전에 올렸던 글을 하나 골라 올립니다. 이 글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올립니다만, 혹시 이 글을 읽었던 사람이라도 이 글을 올린 지가 1년이 넘었으니 또 읽어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은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입니다.

 

 

 

 

제목 : 패배할 땐 웃기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만, 늘 과묵한 내가 갑자기 즈베르꼬프하고 격투를 벌인 일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휴식 시간에 친구들과 미래의 정부(情婦)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햇볕을 쬐고 있는 강아지처럼 들뜨기 시작하더니, 자기는 영지 마을의 계집애들을 하나도 그냥 놔 두지 않겠다, 그건 - droit de seigneur(귀족의 권리)이므로 만약에 농부들이 건방지게 반항한다면 그 따위 텁석부리 악당들은 모조리 곤장을 먹인 후에 인두세를 곱절로 물리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얼빠진 동료들은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나는 달려들어 격투를 벌였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마을 계집애들과 그 아버지들을 동정해서가 아니라 이런 풋내기에게 모두들 박수를 보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운 좋게 이겼지만, 즈베르꼬프는 바보이긴 해도 쾌활하고 활달한 성격이었으므로 허허 웃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실은 나의 승리도 완전한 것은 못 되었다. 마지막으로 웃은 것만큼 그가 덕을 본 셈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저,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이 글은 자신이 상대의 웃음 때문에 완전한 승리자가 되지 못함을 말하고 있다. 상대편에서 보면 그 웃음 때문에 완전한 패배자가 될 뻔한 것을 면한 것이다. 그 웃음이란 바로 마음의 여유인 것이다. 즈베르꼬프는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 네가 이겼다. 네가 이겼다고 인정해 주지. 그런데 그게 뭐 대단한 건가.'

 

그런 마음의 여유가 ‘허허’ 웃게 만든 것이리라.

 

 

(혹시 여러분은 누군가로부터 창피를 당하거나 자존심이 상하는 일에 처했을 때 그래서 패배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 때,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뛰면서 그 상대에게 분노를 느껴 화를 벌컥 낸 적이 있습니까? 그럴 땐 화내는 대신 시치미 떼고 웃어 버리는 겁니다. 오히려 그것이 자신을 초라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일 수 있으니까요.)

 

 

 

 

 

 

..............................

이 글을 고른 이유 :

삶이란 한 번씩 찾아오는 패배감을 견디며 살 때가 많은 것이므로.

그들만의 축제를 부럽게 바라보는 구경꾼이 된 느낌으로 살 때가 많은 것이므로.

 

 

 

.............................

추신 : 나는 언제 패배감이나 구경꾼이 된 느낌을 갖는가

- 내 나이의 숫자를 생각하면서 세상의 무대 뒤로 퇴장한 느낌이 들 때.

- 거울로 예전에 비해 생기를 잃은 얼굴을 보면서 ‘이렇게 늙어 가는구나’하고 생각할 때.

- 돈을 버는 일엔 으레 스트레스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 스트레스에 대한 해결책이 없고 그저 감내해야만 한다고 느낄 때.

- 나보다 훨씬 늦게 서재 활동을 시작한 분들의 서재에서 내 서재의 세 배쯤 되는 하루 방문자의 수를 볼 때.

- 추천 수와 댓글 수가 나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서재를 볼 때.

- 고등학생인 걸로 아는 블로거가 쓴 글이 나보다 더 잘 쓴 글로 느껴질 때.(그가 누구인지 짐작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가끔 내 서재에 댓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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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3-01-19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만 명 돌파했다는 페이퍼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오만이군요! 축하드립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13-01-20 12: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 위의 추신이라고 글을 추가했는데, 누굴 말하는지 아시지요?
님을 응원하겠습니다. 멋져요.

이진 2013-01-20 17:44   좋아요 0 | URL
와하하... 페크님 감사해요!
저러한 쓰디쓴 패배감은... 패배감이랄것도 없는 구경꾼이 된 느낌은 저도 매일 느낍니다. 그게 과해지면 외로움이랄까요. 그래도 페크님이 계셔서 오늘은 밝네요. 감사드려요 ㅎㅎ

다크아이즈 2013-01-20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페크님, 추카드립니다.
단기간에 이런 목표 달성한(?) 이는 페크님 말고 또 있을까요?

페크pek0501 2013-01-20 12:51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여기까지 오는 데 4년 걸렸어요. 천천히 기어가고 있어요.
구차달 님, 소이진 님, 팜 님... 세 분의 발전 속도는 날아가는 수준이라서
제가 가장 뒤처질 거예요. 그래도 화를 벌컥 내지 않겠습니다.
허허~~ 웃겠습니다. 즈베르꼬프처럼요.
으음~~ 여러분들은 날아가고 저는 기어가도 이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3-01-2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분 모두 고맙습니다. 조금 전에 페이퍼 끝에 추신의 글을 추가했어요.

그냥 패배감이나 구경꾼이 된 느낌이라고 하면 어떤 걸 말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까, 해서요.ㅋㅋ

잘잘라 2013-01-20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57번째 다녀갑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

페크pek0501 2013-01-22 14:20   좋아요 0 | URL
저는 50100번으로 들어왔어요. 크하하하하~~
반가워용. ^^

oren 2013-01-2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문자수 5만을 돌파하신 걸 축하드려요. 그리고 '목적이 달성되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조금 진전시킨 것으로밖에 느끼지 않기를' 바랍니다. ㅎㅎ
* * *
아테네인은 적을 격파하고 끝까지 승리를 이용하며, 패배하더라도 최소한의 후회만 합니다. 나라를 위해서는 자기 몸을 자기 것으로 생각지 않고 희생하며, 나라를 위해서라면 일을 수행할 때 그 목적을 결코 남의 일로 여기지 않습니다. 책상 위의 계획일 뿐 행동에 옮겨지지 않은 일도 그들은 사실상 손실로 계산합니다. 게다가 계획이 현실화되고 목적이 달성되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조금 진전시킨 것으로밖에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일이 중간에 틀어져 좌절하게 되면 그들은 다른 계획으로 그 손실을 보충합니다. 아테네인은 결정사항을 곧 실천에 옮기므로, 그들만이 목적을 희구하는 동시에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노고도, 위험도 꺼리지 않고, 이 모든 것에 생애를 걸고 노력하며, 시종일관 발전에 쫓겨 현재를 즐길 여유조차 없습니다.
- 투키디데스,『펠로폰네소스 전쟁사』 中에서

페크pek0501 2013-01-22 14:21   좋아요 0 | URL
"책상 위의 계획일 뿐 행동에 옮겨지지 않은 일도 그들은 사실상 손실로 계산합니다."
- ㅋㅋ 저에게 하는 말처럼 들려요. 이렇게 따지면 저는 늘 손실을 보고 사는 셈입니다. 계획대로 되는 게 거의 없거든요.
자주 갈등을 느낍니다. 게으른 자유를 누리며 무능하게 살까, 부지런을 떨며 유능하게 살까?
저는 게으르고 유능하게 살고 싶은데, 그건 불가능하니 그 두 가지 사이에서 갈등을 합니다.
현재 게으름의 자유에 빠져 지내고 있어요. 애들이 방학이라 저도 방학처럼 살고 있어요.
늦잠을 자는 버릇까지 애들을 닮아 있어요.

오렌 님처럼 직장 다니시면서 글을 자주 올리시는 분을 보면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에요.
새해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으니 손실이라 간주하고 앞으로 분발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

지난 달,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갔다. 내가 다니던 미용실이 그날 쉬는 날이라서 눈에 띄는 다른 미용실에 들어가 머리를 잘랐다. 그곳 원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머리를 자르기 전에 거울로 내 단발머리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 머리 어디서 자르셨어요? 오른쪽과 왼쪽의 머리 길이가 다르잖아요. 잘못 자른 거예요.”

 

 

나는 “아, 그래요.”라고만 말했다. 그가 퉁명스럽게 한 말에 내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그 원장은 내 머리를 잘랐던 사람의 미용 기술을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의 미용 기술을 과시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 그 미용실에 다니지 말고 자신의 미용실에 다니라는 뜻으로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남을 깎아내리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정약용 저, <정선 목민심서>에 이런 글이 있다.

 

 

 

 

‘전임자와 후임자의 교대’에는 동료로서의 우의가 있어야 하니, 내가 내 후임자에게 당하기 싫은 일은 나도 나의 전임자에게 하지 않아야 원망이 적을 것이다.

 

전임자의 흠이 있으면 덮어주어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또 죄가 있으면 도와주어 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정약용 저, <정선 목민심서>, 99쪽.

 

 

 

누군가를 탓하는 말을 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을 것 같다.

 

 

 

 

 

 

 

 

 

 

 

 

 

 

 

 

 

 

2.

예전에 살던 아파트에선 매달 ‘반상회’라는 게 있었다.(요즘은 이런 게 없는 것 같다.) 반상회가 열린 그 집에 들어서니까 거실에 운동기구가 있었다. 러닝머신과 비슷한 것이었는데(이름은 잘 모르겠다.) 새로 샀는지 새것으로 보였다. 그날 모인 동네 사람들은 그 운동기구에 대해 집 주인에게 한마디씩 물었다. 얼마인지, 매일 이것으로 운동하는지, 이것으로 운동하면 살이 빠지는 효과가 있는지 등등.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이 운동기구의 단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바꿀 수 있으면 다른 운동기구로 바꾸는 게 좋다는 말까지 했다. 그 얘기를 들은 집 주인은 기분이 상했는지 표정이 좋질 않았다.

 

 

내가 블루베리 한 박스를 구입한 적이 있다. 안구건조증이 있어서 컴퓨터 화면을 많이 보면 눈의 피로를 느끼는데, 블루베리가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한 음식으로 좋다는 것을 신문에서 읽고 구입한 것이다. 블루베리 한 박스를 들고 오다가 집 부근에서 이웃 사람을 만났다. 그는 블루베리를 들고 있는 나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블루베리를 사셨군요. 요즘 가짜가 많다는데.”

 

 

나는 “아, 그래요.”라고 말하고 미소 짓고는 그냥 돌아섰다. 돌아서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요, 이미 샀는데, 나더러 어쩌라고요. 가짜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블루베리를 먹으라는 말인가요? 그게 당신이 바라는 건가요? 이 밥통 님아!’ ㅋㅋ

 

 

<탈무드>에 이런 글이 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선의든 악의든 거짓말을 하게 된다. 탈무드에서는 다음 두 가지 경우에 거짓말을 해도 좋다고 말하고 있다.

 

첫째, 어떤 사람이 이미 사 놓은 물건이 어떻냐고 물을 때다. 설령 물건이 나쁘더라도 좋다고 말해도 된다.

 

다음으로 갓 결혼한 부부를 만났을 때다. 이 경우에는, “부인이 아주 미인이십니다. 두 분이 아주 잘 어울리는군요. 행복하게 사십시오.”라고 거짓말을 해도 좋다.

 

- <탈무드>에서.

 

 

 

누군가가 이미 사 놓은 물건이 나쁜 물건인 경우에 그리고 결혼식을 올린 신부가 미인이 아닌 경우에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라도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는 건,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인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오래된 책이라 다른 책을 골라 넣었다.)

 

 

 

 

 

3.

‘배워서 남 주나’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어떤 것이든 배우고 나면 남에게 유리하게 하는 게 아니라, 다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니 열심히 배워 두라는 뜻의 말이다. 그런데 배우면 자기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유리하게 한다. 이것을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배우지 않으면 남에게 해를 끼친다.’라고. 요즘 책을 읽으면서 한 생각이다.

 

 

‘해서는 안 될 말’을 나도 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는 것을 지금 기억해 놓기로 한다. 그래서 말할 때 신중하기로 한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죄를 지으며 산다. 나만 해도 그렇다. 과장하여 말하면 다음과 같다.

- 오늘 샤워하면서 물을 많이 썼다. 지구의 귀중한 자원을 소비한 죄를 지었다.

- 오늘 쓰레기를 많이 버렸다. 지구를 더럽힌 죄를 지었다.

- 오늘 한 시간 동안 산책을 하면서 수십 마리의 개미를 밟았다. 여러 생명을 죽이는 죄를 지었다.

- 오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해서 죄를 지었는지도 모른다.

 

 

살면서 물을 쓰지 않을 수 없으니 이것은 할 수 없는 일이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 없으니 이것도 할 수 없는 일이고, 개미를 밟지 않을 수 없으니 이것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노력하면 될 것 같다.

 

 

죄를 하나도 짓지 않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죄를 덜 짓고 살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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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1-17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읽을 때마다 인간에 대한 통찰과 사유의 깊이, 사람에 대한 배려 등을 느끼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읽을 수 있음에.
해서는 안 될, 사소한 말들부터 스스로를 점검합니다. 왜냐면 저도 타인으로부터 그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페크pek0501 2013-01-18 12:48   좋아요 1 | URL
저도 실수, 실언 많이 하고 삽니다.
부족하고 어리석은 존재가 인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를 관찰해도 알 수 있으니까요.
인간에 대한 통찰, 사유의 깊이... 이것 제가 좋아하는 말만 나열하셨잖아요.
ㅋㅋ 님의 글도 제가 좋아합니다.

잘잘라 2013-01-18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저는 단골 미용실이 없고 그냥 눈에 보이는 곳에 가는데 저런 말 들으면 거기는 기억했다가 안가려고 노력해요. 물론 기억력이 나빠서 몇 달 있으면 또 가는 수가 많지만요. 히힛.

'죄가 있으면 도와주어 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참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13-01-18 12:49   좋아요 1 | URL
아, 오렌만이에요, 메리포핀스 님.
기억력이 나빠서 또 찾아가는 미용실 얘기, 재밌어요.
자주 뵈어요. ^^ 방문 고맙습니다.

oren 2013-01-18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썼던 댓글을 또다시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페이퍼네요. ㅎㅎ
"빈말은 친구를, 진실은 증오를 낳는다"

페크pek0501 2013-01-18 12:52   좋아요 1 | URL
"빈말은 친구를, 진실은 증오를 낳는다"
- 이 말, 꼭 기억해 두고 싶은 말이에요.
빈말은 칭찬을 뜻할 것 같고, 진실은 조언이나 충고 또는 악담 같은 것이겠지요.
옳은 것보단 더 중요한 건 함께 행복하기, 라는 걸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oren 2013-01-18 21:45   좋아요 1 | URL
저 대목을 조금 더 길게 인용해 봐도 좋을 것 같아서 덧붙여 봅니다.

* * *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 친구가 《안드로스에서 온 아가씨》라는 연극에서 한 말도 진실이라네.

빈말은 친구를, 진실은 증오를 낳는다.

우정을 해치는 증오가 진실을 말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라면 진실은 달갑지 않은 존재이지만, 죄를 짓는 것에 관대하고 친구가 파멸을 향해 돌진하는 것을 못 본 체하는 빈말은 더 나쁜 것이라네. 그러나 무엇보다 나쁜 것은 진실을 외면하고 빈말에 장님이 되어버리는 본인이네. 그러니 이 문제에서는 항상 충고는 너무 신랄하지 않아야 하며, 그리고 질책에는 모욕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배려해야 한다네. ······

친구가 말하는 진실이 들리지 않을 만큼 진실에 대해 귀가 닫혀 있는 사람은 구제받을 가능성이 없다네. 그것에 대해 카토가 한 말은 늘 그렇지만 참으로 핵심을 찌르고 있네.


"어떤 사람에게는 친절한 친구보다 신랄한 적이 도움이 된다. 적은 가끔 진실을 말해주지만 친구는 결코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충고를 들은 자가 걱정해야 할 것은 걱정하지 않고,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을 걱정하는 것도 우스꽝스러운 일이지. 잘못을 저지른 것은 괴로워하지 않고 비난받았다는 사실에만 괴로워하는데, 이것은 반대로 잘못한 것을 괴로워하고, 그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것을 기뻐해야 하는 것이네.

- 키케로, 『우정에 대하여』中에서

페크pek0501 2013-01-19 20:44   좋아요 1 | URL
아, 고맙습니다.
오늘 오전에 학교 논술 수업이 있어서, 하고 와선 점심을 먹자마자 잠이 들었어요. 왜 수업만 하고 오면 잠이 쏟아지는지ㅋ... 그리고 요즘 잠이 많아졌어요.

맨 마지막 문단이 꼭 기억해 두고 싶은 글이네요.
"~이것은 반대로 잘못한 것을 괴로워하고, 그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것을 기뻐해야 하는 것이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이에요. 인간의 잘못됨을 깨닫게 해 주는 글...
또 뵈요...
 

 

 

 

여러분은 불안할 때가 없는가. 초조할 때가 없는가. 걱정이 많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은 없는가.

 

신문에서 이런 광고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불안하십니까. 초조하십니까. 우리 의원을 찾아 주세요.”

 

 

이런 문구를 보면 예전엔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뭐가 그렇게 불안하단 말인가.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면 되는 거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불안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따져 보면 걱정이 많은 것이다.

 

 

큰애는 대학교를 졸업하면 취직할 수 있을지, 좋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지, 결혼생활을 마찰 없이 잘할 수 있을지, 경제적 문제는 없을지, 직장에 다닐 텐데 애를 낳으면 애를 누가 키울지 등등. 작은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 등등. 남편은 담배로 인해 병이 생기지 않을지 등등. 아주 걱정이 많다. 연로하신 부모님에 대해서도 걱정한다. 그러고 보니 다 가족에 대한 걱정이다.

 

 

그렇다면 가족이 없는 사람은 걱정이 없을까. 그런데 혼자 사는 친구가 삶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해서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이 아프면 누가 보살펴 줄지를 생각하면 암담하다고 한다. 그래서 맘대로 아플 수도 없단다. 쓸쓸한 건 둘째 치고,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경제 문제와 건강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느껴진단다.

 

 

정약용 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 이런 글이 있어 밑줄을 그었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이다. 완전히 반해 버렸다.)

 

 

....................

저녁 무렵에 숲 속을 거닐다가 우연히 어떤 어린애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숨이 넘어가듯 울어대며 참새처럼 수없이 팔짝팔짝 뛰고 있어서 마치 여러 개의 송곳으로 뼛속을 찌르는 듯 방망이로 심장을 마구 두들기는 듯 비참하고 절박했다. 어린애는 금방이라도 목숨이 끊어질 듯한 모습이었다. 왜 그렇게 울고 있는지 알아보았더니 나무 아래서 밤 한 톨을 주웠는데 다른 사람이 빼앗아갔기 때문이었다. 아아! 세상에 이 아이처럼 울지 않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저 벼슬을 잃고 권세를 잃은 사람들, 재화를 손해 본 사람들과 자손을 잃고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른 사람들도 달관한 경지에서 본다면, 다 밤 한 톨에 울고 웃는 것과 같을 것이다.

....................정약용 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67쪽~168쪽.

 

 

다산이 말하기를, 달관의 경지에서 본다면 자손을 잃고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른 사람들마저도, 다 밤 한 톨에 우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산은 넷째 아들이 네 살로 요절했다는 기별을 듣고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애통한 심경을 편지에 적어 보내기도 한다. 이 편지엔 “너희들 아래로 무려 사내아이 네 명과 계집애 하나를 잃었다.”라는 글도 있다.)

 

 

달관의 경지에서 보지 않더라도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나도 밤 한 톨에 울고 웃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시간에 한정되어 이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미래의 시간을 생각하면 그 무엇도 밤 한 톨로 여겨지지 않는다. 삶의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결국 밤 한 톨 빼앗긴 것에 불과하다는 말에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다. 때로 글 한 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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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1-0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을 하면 걱정을 낳으니,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 하고
딸아이가 '생각'을 할 수 있기를 빌어요.

페크pek0501 2013-01-10 15:16   좋아요 0 | URL
걱정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겠지요.
언제나 마음의 자세가 중요한 듯해요.
아이들은 자신이 바라는 직업을 가지라고 권하고 있답니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감사드립니다.

다크아이즈 2013-01-09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페크님 기다렸지요.
다산은 팔수록 매혹적인...

페크pek0501 2013-01-10 15:19   좋아요 0 | URL
기다려 주시는 분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으하하~~~)
실망한 뒤엔 그것보다 조금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테니 그것도 괜찮은 거겠죠?
감사합니다.
 

 

 

 

1. 감사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 :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늘 마음에 어떤 아쉬움이 담긴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 때문일까. 여느 때와 다른 감회로 마음이 들썽거리기도 한다. 또 그렇게 한 해가 갔구나, 하면서. 왜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가는 걸까, 하면서.

 

 

돈을 벌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살림을 하고, 이 세 가지를 하면서 일주일을 보내는데, 그러면 세상은 일주일의 단위로 돌아간다고 느껴진다. 이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즐거웠던 일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었다. 특히 글을 지속적으로 쓰게 된 것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므로 책과 함께한 시간들은 내게 아주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책이 있었기에 이곳 서재를 가질 수 있었다. 서재를 가져서 1)매일 똑같은 뻔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2)이웃 서재 님들의 글을 읽으며 많이 배울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3)이웃 서재 님들과 소통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이런 감사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는다.

 

 

 

 

2. 책과 연인의 공통점 : 흔히 새 연인에게 끌리는 것은 지금의 연인의 단점을 새 연인은 갖고 있지 않으며 또 지금의 연인에게 없는 다른 매력이 그에게 있어서다. 아직 서로를 잘 모르는 새 연인에겐 단점은 보이지 않고, 그저 장점만 부각되어 눈에 띄어서다. 오직 새 상대에 대해 갖는 아름다운 환상으로 인해 신비롭게 느껴져 설렘만을 갖는 것이다. 여기서 ‘연인’을 ‘책’으로 바꿔 써도 무방하리라. 새로 갖게 되는 책은 늘 셀렘이란 그림자를 달고 나타나기 마련이다.

 

 

 

 

3. 새해에 첫 번째로 설렘을 준 책 : 새해에 첫 번째로 설렘을 준 책은 다산의 책이다.

 

 

 

 

 

 

 

 

 

 

 

 

 

 

 

 

 

 

정약용 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창비

정약용 저, <정선 목민심서>, 창비

 

 

다산의 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하게 출간되어 고르기가 힘들었는데, 책을 받고 보니 두 권 다 탁월한 선택을 한 것 같다. 역시 창비 출판사는 믿을 만하다.

 

 

사실 이 두 권의 책은 내가 구입한 게 아니라 서재의 ㄱ 님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다. 얘기하자면 이렇다. 알라딘에서 해마다 각 서재에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댓글을 남긴 다섯 명을 알려 주는 게 있는데, 그 다섯 명 안에 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ㄱ 님이 그 다섯 명에게 감사의 뜻으로 책을 선물하겠다며 두 권의 책을 고르란다. 비밀댓글로 책의 제목과 주소와 이름을 적으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두 권의 책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다시 말해 내가 좋은 일을 했더니 복을 받았다는 얘기다.)

 

 

선물을 받은 두 권의 책을 열심히 읽어서 좋은 페이퍼를 쓰기로 하겠다. (될지 모르겠지만, 두 권의 책으로 좋은 페이퍼를 쓰고 싶다.)

 

 

마음 좋은 ㄱ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4. 새해에 갖는 마음가짐 : 2013년에 갖는 마음가짐을 위해 혜민 스님의 글에서 뽑았다.

 

 

 

 

 

 

 

 

 

 

 

 

 

 

 

 

 

....................

“혜민 스님, 장차 법정 스님처럼 큰스님 되세요.”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법정 스님이 아닌 혜민 스님이 되고 싶어요.” “누구처럼 되기 위해 살지 마세요.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내가 되세요!”(95쪽) - 오직 자신이 되라는 말.

 

“이 세상 최고의 명품 옷은 바로 자신감을 입는 것입니다.”(154쪽) -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옳은 말보다는 그 사람을 향한 사랑과 관심입니다.”(157쪽) - 사랑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말.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앞에 있는 분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행복을 추구하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가끔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잊지 마십시오. 내가 옳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같이 행복한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225쪽) - 같이 행복하라는 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사람과 잘 모르는 사람만이 있을 뿐입니다.”(231쪽) - 자신을 잘 알라는 말.

....................혜민 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좋은 글을 발견하면 필사를 하든지 암기할 정도로 여러 번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혜민 스님의 글은 저절로 여러 번 읽게 만든다.

 

 

 

 

5. 이런 생각으로 글을 쓰겠다 : 누군가가 내게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하는 질문을 한다면 사유가 깊은 글을 쓰고 싶다고 대답하겠다. 그런데 사유가 깊은 글을 쓰려면 ‘삶의 통찰’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삶의 통찰’이란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어디서 읽은 글이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은 그 태양을 맞히지는 못하겠지만, 해바라기를 향해 쏜 화살보단 더 멀리 간다.”

 

 

이것을 내가 재구성하여 이렇게 쓴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은 태양에까지 갈 순 없지만 화살을 쏘지 않았을 때보단 태양 가까이 간다.”

 

 

태양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 이런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며 글을 쓰겠다, 2013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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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1-0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먼저 pek0501님께 감사드립니다. 2012년 제게 댓글을 많이 주신 5분 중의 한 분이십니다.

페크pek0501 2013-01-08 14:36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럴 수가요. 으음~~ 정말 놀랍습니다. 뜻밖이에요.
올해도 그 자리를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ㅋㅋ
마립간 님의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숲노래 2013-01-08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도 책도 이야기도 모두 즐기면서
2013년 하루하루
아름답게 여미시리라 믿어요.

페크pek0501 2013-01-10 15:00   좋아요 0 | URL
늘 아름다운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좋은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프레이야 2013-01-0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산의 책으로 올해 시작하신 페크님^^
방긋*^^* 제게 댓글 주신 5위 안에도 페크님이 들어있어요.
감사해요.^^ 전 어떤가요, 페크님에게요? 히히~

페크pek0501 2013-01-10 15:06   좋아요 0 | URL
히히~, 역시 프레이야 님도 제 서재의 댓글 5위 안에 든답니다.
그런데 저는 님의 서재에 5위 안에 든다는 게 의외라는 생각이 들어요.
님은 댓글 수가 많은 인기인이라서 제가 낄 줄 몰랐거든요.
으음~~ 아마도 제가 폭 넓게 다니는 다수 체질이 아니고, 다니는 데만 다니는 소수 체질이라서 그런 듯해요. 말하자면 집중공략형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남들에 비해 많은 서재를 다니지도 않고 많은 댓글을 쓰는 편도 아니고 그저 몇 군데 집중공략을 한답니다. 그랬더니 여러 곳에서 5위 안에 드는 자랑스런? 일이 일어나지 뭡니까.

결심했어요. 올해에도 5위 안의 자리를 지키기로...ㅋㅋ

다크아이즈 2013-01-09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충분히 사유 깊은 글을 쓰고 계신걸요.
구뢔서 저 포함 님 광팬들이 많구요.
오늘도 실망시키지 않는 저 말들의 내공 좀 보소~~

페크pek0501 2013-01-10 15:09   좋아요 0 | URL
팜 님 때문에 저 병 났어요. 팜 님의 어떤 댓글에 제 단상시리즈를 기다린다고 하기에 급하게 두 편 써서 올렸더니 그만 병이 났어요. 두통에다 감기 기운이 있어 오늘도 많은 시간을 누워 지내야 돼요. 책임져잉... 저, 순진하단 말이에요. (ㅋㅋ농담임...) 순진한 건 맞고요. ㅋㅋ

다음부턴 새 글을 올린 지가 오래됐다고 급하게 써서 올리지 않고 조금씩 매일 써 가는 습관을 길러야 되겠단 생각을 했어요.
팜 님처럼 한 명의 독자라도 제 글을 기다려 준다면 저로선 무척 행복한 글쟁이가 될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도 본 듯해요. 자신을 알아주는 한 명의 독자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oren 2013-01-09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민스님의 말씀은 자꾸 들어도 새로울 때가 있네요. 그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들은 '별로' 다가오는 게 없었는데, 페크님이 뽑아주시니 달리 느껴져요. ㅎㅎ
* * *
"나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미 당신을 위해서 나 자신을 바꿀 수 없고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면, 우리는 서로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당신이 마땅히 그렇게 하도록 애쓸 것이다. 나는 좋고 싫음을 감추지 않을 것이다. ······ 당신이 고결한 사람이라면 나는 그대를 존경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친절을 가장하여 당신과 나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진실하긴 해도 그것이 나와 같은 부류의 진실이 아니라면 당신은 당신의 친구를 찾아라. 나는 나의 친구를 찾을 것이다. 이것은 이기적인 마음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겸허하고 진정한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우리가 아무리 오랫동안 거짓 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진실하게 살게 되면 그것은 당신이나 나에게 좋은 일이요, 또한 모든 사람에게도 이롭다." - 랄프 왈도 에머슨,『자신감』 中에서

페크pek0501 2013-01-10 15:11   좋아요 0 | URL
좋은 글 인용에 감사드려요.
저 역시 오렌 님의 인용 글은 새롭게 다가와서 책을 펼치게 된답니다.
소로우의 <월든>에서 뽑아 놓으신 글도, 어 이런 구절이 있었나? 난 못 봤는데... 그러면서 책을 펼쳐 보았답니다. 새롭게 읽히더군요.
오렌 님에게 많이 배워 제가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알게 된 인연에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에 바라는 것, 네 가지가 있다.

 

 

 

1. 몰입하는 즐거움이 있기를 : 어떤 것에 몰입해 본 사람은 안다. 몰입함으로써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첫째 즐겁다는 것. 몰입해서 즐겁기보단 즐거워지기 때문에 몰입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게 옳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몰입의 즐거움이란 게 있다. 그리고 몰입함으로써 얻어지는 두 번째의 것은 잡념이 없어진다는 것. 걱정, 불안, 두려움 등으로 인해 생기는 쓸데없는 잡념이 우리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이럴 때 ‘몰입’은 머릿속의 그것들을 말끔히 없애 준다.

 

 

..........

좋은 삶은 몰입(flow)을 일으키는 근원들로 이루어진다. 좋은 삶은 먼저 자신의 대표적인 강점이 무엇인지를 안 뒤에 그것들을 더 활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재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의 일, 연애, 친구관계, 여가, 육아를 재편하는 것이다. 거기에서 얻는 것은 많이 깔깔거리며 웃는 성향이 아니라 몰입니다. 자신이 지닌 최고의 강점을 더 많이 펼칠수록 삶은 더 많은 몰입으로 충만해진다.

 

나처럼 브리지 게임을 좋아하거나 우표를 수집한다면, 에우다이모니아를 지닐 수 있다. 즉 몰입에 빠질 수 있다.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마음의 과학>에서.

..........

 

 

 

모든 일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활 속에는 하기 좋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몰입의 즐거움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하기 싫은 일마저 가볍게 해치울 수 있다. 예를 들면 직장에 다니기 싫은 사람이 블로거 활동에 취미가 있어서 퇴근한 뒤의 블로거 활동으로 활력을 얻는다면, 그만두고 싶은 직장을 계속 다니면서 즐겁게 살 수 있다.

 

 

책을 읽는 것에 몰입하든지 글을 쓰는 것에 몰입하든지 블로거 활동에 몰입하든지, 그 어떤 것에 몰입함으로써 얻는 즐거움은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몰입의 즐거움을 많이 느끼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2.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요령이 필요할 때가 있다.

 

 

...........

“나를 배신하고 떠난 그 사람, 돈 떼어먹고 도망간 그 사람, 사람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나에게 했던 그 사람,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서 정말로 철저하게 나를 위해서 그를 용서하세요.”(51쪽) “내가 살려면 그래야 하니까 그를 잊고 내 삶을 살아야 하니까 나도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그를 용서하세요.”(52쪽) - 용서하라는 말.

 

“누구를 미워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그 사람을 닮아가요. 마치 며느리가 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도 세월이 지나면 그 시어머니 꼭 닮아가듯. 미워하면 그 대상을 마음 안에 넣어두기 때문에 내 마음 안의 그가 곧 내가 됩니다. 그러니 그를 내 마음의 방에 장기투숙시키지 마시고 빨리 용서한 다음 바로 쫓아내버리세요.”(55쪽) - 미워하지 말라는 말.

 

“상대가 나를 칠 때 지혜로운 이는 굽힐 줄 압니다. 받은 대로 똑같이 치면 옳을 수는 있으나, 똑같은 놈 취급당하며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해요. 억울해도 참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납니다.”(57쪽) - 억울해도 참으라는 말.

 

- 혜민 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서.

..........

 

 

 

연인 사이에서 변심한 여자가 결별을 통보했다고 해서 그녀를 죽이고 마는 남자들이 있다. 이런 사건을 신문에서 접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좀 좋은 남자를 만나지. 왜 하필 그런 범죄를 저지를 만한 남자를 만났을까.’ ‘애초에 좋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런 불행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배치하기’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좋은 사람들만을 알고 지내는 것, 이건 참 중요한 요령인 것 같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둘러져 있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일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이것 쉽지 않다. 물건에서 불량품을 가려내듯 어떻게 사람을 가려서 사귈 수 있겠는가. 어느 정도 사귀어 봐야 아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누가 좋은 사람인지를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

 

 

용서하라고, 미워하지 말라고, 억울해도 참으라고 혜민 저자는 말하지만 이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예전엔 나 하나 참으면 모든 일이 순조로워진다고 여겨 웬만해선 참으려고 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 생각은 다르다.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내 마음에서 그를 잘라내고 싶다. 굳이 옆에 두고 속 끓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 않는가. (실제로 어떤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로 소화불량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다.) 그래서 때론 ‘사람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새해에는 내가 용서해야 하거나 미워하지 말아야 하거나 억울해도 참아야 하는 그런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게 실망을 주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마음을 준 만큼의 것보다 더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 나의 욕심일 테지만, 내가 마음을 준 만큼만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괜찮겠지. 딱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인간이란 자신이 남으로부터 받은 것보단 자신이 남에게 준 것을 더 크게 생각하고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어서, 내가 상대로부터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어야 상대는 서로 주고받은 게 비슷하다고 여길 것이니, 이건 참고 사항이다.

 

 

불확실한 시대에 불확실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사람으로부터가 아닌 생활 자체로부터 생기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이렇게 어려운 삶을 살기에 이따금 우리는 누군가가 전하는 위로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자신의 마음을 다독거려 주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날에 언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차 한 잔과도 같은 말 그리고 마음에 부는 태풍을 잠재워 줄 수 있는 부드러운 말을 주고받는 그런 훈훈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

 

 

 

 

 

 

 

 

 

 

 

 

 

 

 

 

 

 

 

 

 

 

3. 화를 다스릴 줄 알기를 : 누군가에게 화를 내면 그 순간엔 속 시원할지 모르나 그 후유증이 남기 마련이다. 그 화로 인해 상대가 느끼는 마음의 상처나 불쾌감을 헤아려 보게 돼서 생기는 후유증도 있지만, 자신이 화를 낼 때의 추한 모습이 떠올라서 생기는 후유증도 있다. 자신의 인격의 밑바닥을 들켜 버린 듯한 느낌이 후회를 낳기도 한다.

 

 

..........

인간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 태어나고 화는 서로의 파괴를 위해 태어난다. (…) 인간은 낯선 사람에게까지 도움을 주고자 하고, 화는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까지 공격을 퍼부으려 한다. 인간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마저 희생시키고, 화는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마저도 위험에 빠뜨린다.

 

화가 당신을 버리는 것보다 당신이 먼저 화를 버려라. 그동안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우리 자신도 괴롭히는 고통을 안겨준 화. 우리는 좋지도 않은 그 일에 귀한 인생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가! 화를 내며 보내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짧은가!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 <화에 대하여>에서.

..........

 

 

 

세네카에 따르면, 화의 최대 원인은 “나는 잘못한 게 없어.”라는 생각이다.

 

 

사람들을 둘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의 허물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으로. 자신의 허물을 모르는 사람은 타인의 허물을 들춰내며 화를 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 된다. ‘나는 안 그러는데, 당신은 왜 그런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허물이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자신을 제대로 알고 살기, 이것 참 중요하다.

 

 

화를 잘 내는 사람과 마음이 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화를 낼 때의 그 추한 모습에 정이 떨어져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는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마저도 위험에 빠뜨린다.”라는 세네카의 말은 ‘정이 떨어지게 만드는 위험’에 빠뜨린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화를 잘 다스리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4. 사랑으로 행하기를 : 딴 일에 정신이 팔린 상태에서 밑반찬을 만든 적이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밑반찬은 맛이 없었다. 반찬을 만드는 일에도 ‘정성’이란 양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작은 일 하나에도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

그대들은 일이란 저주이며 노동은 불운이라는 말을 언제나 듣습니다. 허나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그대들은 일함으로써 이 땅의 머나먼 꿈의 한 조각을 이룰 것입니다. 그 꿈은 태초에 태어날 때부터 그대들에게 주어진 몫이었으니, 그대들이 쉬지 않고 일할 때 진정 삶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일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길은 삶의 깊숙한 비밀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 허나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열망이 없는 한 삶은 진정 어둠에 불과하며, 지식이 없는 한 모든 욕망은 맹목적인 것입니다. 모든 지식은 노동이 없는 한 헛된 것이며, 모든 노동은 사랑이 없는 한 공허한 것입니다. 사랑으로 일할 때 그대들은 스스로를 감싸 안고, 서로가 서로를 감싸 안으며, 신까지 감싸 안을 것입니다.

 

- 칼릴 지브란 저, <예언자>에서.

..........

 

 

 

‘모든 노동은 사랑이 없는 한 공허한 것.’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느끼는 것인데, 내가 건성으로 수업하는 날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수업하는 날을 비교하면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효과적인 수업이 된다. 어떤 일이든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행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사랑으로 행하는 일이 많은 새해가 되길 바란다.

 

 

 

 

 

 

 

 

 

 

 

 

 

 

 

 

 

....................................................

 

(후기)

 

 

이 글이 2012년에 올리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이곳의 방문자들이 새해에도 꾸준히 방문해 주셔서 (글을 많이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는 제가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랑 고백’이 있다고 합니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당신은 내가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어요.”)

 

 

이것을 변형해서 이렇게 써 봅니다.

 

 

 

“이곳의 방문자들은 내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게 만들어요.”

 

 

 

이곳 알라디너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많은 2013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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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12-30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2년 한 해 동안 댓글을 남겨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꾸우벅)
여러분이 있어서 행복한 한 해였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년에 뵙겠습니다.

페크 올림.

숲노래 2012-12-3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서로 좋은 사랑을 주고받으면서
하루하루 아름답게 빚는다고 느껴요

2012년 한 해에도 즐겁게 애쓰셨어요~

페크pek0501 2013-01-02 17:00   좋아요 0 | URL
예, 고맙습니다. 답글이 늦어서 미안합니다. 신정이라 딸 노릇 하느라 바빴어요. 친정에서 만두를 직접 만들어 만둣국 먹었답니다. 구정엔 며느리로 바쁠 예정이에요. ㅋ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가족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늘 좋은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3년에도 즐겁게 애쓰겠습니다.

프레이야 2012-12-3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다짐 네가지 모두 제게도 적용해야할 것들이에요. 정리가 되네요, 덤으로요. 매사 사랑으로 행하는 하루하루 ^^ 새겨봅니다. 고마워요. 새해 복된 일 맞으시길요~~

페크pek0501 2013-01-02 17:00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고맙다고 하시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
님을 알게 되어 좋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새해 복된 일 많으시길...

마립간 2012-12-31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ek0501님은 알라딘에서 (5)사랑과 정성으로 행하고 계시기 때문에 (2)좋은 사람과 좋은 인연을 만들고 계십니다. 내년에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3-01-02 17:01   좋아요 0 | URL
예, 마립간 님. 내년에도 서로 좋은 글로 만나길 바랍니다.
글은 곧 그 사람이다, 라는 말이 가끔 두려워서 글쓰기에 속력을 내지 못할 때도 있지만요... 좋은 새해 되세요.
자주 뵙기를...

마녀고양이 2012-12-3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도 꾸벅..... ^^
고운 일 담뿍 누리시는 새해 맞이하셔염~~~

그리고 2012년 마지막까지도 좋은 페이퍼 감사합니다.
사랑, 애정, 배려, 역지사지, 공감.... 그런 단어들을 들을 필요가 없는 새해가 되기를 제게 바래봅니다. 왜냐하면 그런 단어가 많이 들리는 것은, 그만큼 필요하다는 의미일테니까요. 충족된 욕구는 겉으로 더이상 드러나지 않는다지요. 제가 이런 단어를 많이 쓰는 것은 아직도 제게 저런 것들이 절실하다는 의미일테구요. 올해, 저는 분노와 외로움이 조금은 줄어든 한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풀어낼만큼 풀어내고 지랄을 하니까, 줄어들기도 하는군요... ^^

페크pek0501 2013-01-02 17:04   좋아요 0 | URL
달여우 님.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공부하시는 님을 볼 때마다,
나도 그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제 일에 치여 타인에게 눈을 돌릴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다 함께 가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구나, 실감했지만 그래도 우리 희망을 잃지 말자고요.
타인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많다는 건 좋을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는 증거일 터...
새해 더 명랑하게 더 환하게 웃으며 살아요.^^

노이에자이트 2012-12-3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네카의 말이 설득력 있군요.참지 못하고 모두 화만 내다가는 버럭공화국이 되겠죠.

페크pek0501 2013-01-02 17:06   좋아요 0 | URL
세네카의 놀라운 통찰이 멋집니다. 그 옛 시대에 이미 이뤄진 그의 통찰을 보고 배웁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제가 님을 좋은 이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크아이즈 2012-12-3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구구절절 저를 위한 말씀 같아 오,이런이런~~하면서 읽어내려 갔네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선 스스로 좋은 친구가 되어주면 된다는 제 친구의 명언처럼
페크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귀엽고 사랑스럽게(?!)제 가슴을 후립니다.

새해에도 페크님의 저 가슴 밑바닥부터 끌어올린 단상 시리즈 기다릴게요. 건강하시고 더욱 이뻐지시길...^^*

페크pek0501 2013-01-02 17:08   좋아요 0 | URL
팜 님,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 주라, 이건 제가 가슴에 새길 문구네요.
단상 시리즈는 새해에도 계속됩니다. 달리 쓸 글이 없어서요.ㅋㅋ
님도 예뻐지시길... 고맙습니다.

아이리시스 2012-12-3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계셔서 저도 늘 든든했어요. 표현은 자주 못했지만 올 한 해 감사했어요. 한 해 정리 잘하시고 페크님 항상 건강하게 서재 오셔서 좋은 글 많이 보여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3-01-02 17:09   좋아요 0 | URL
아이 님도 아는구나. 내가 예쁘게 봐 주고 있다는 것을...ㅋㅋ
아이 님도 계속해서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제가 꼭 지켜 보겠습니다.
(저도 님처럼 긴 글을 쓰고 싶어요... 새해에는...)

oren 2013-01-0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한해 동안 페크님 덕분에 즐거웠어요.
2013년에도 늘 즐겁고 아름다운 나날들 만들어 나갈 수 있길 빌어요~

페크pek0501 2013-01-02 17:1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오렌 님 덕분에 힘을 얻기도, 배우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순오기 2013-01-0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 올라온 글을 늦게 보는 바람에 댓글을 많이 남기지 못했지만,
뒷북이라도 좋은 글 읽고 추천은 꾹꾹 눌렀습니다.^^
새해에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고 건강하시기를....

페크pek0501 2013-01-02 17:13   좋아요 0 | URL
아, 순오기 님. 뒷북이라도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많이 바쁘신 걸 잘 아니까 방문해 주실 적마다 그저 황송하게 감사할 뿐입니다.
추천은 저도 꾹꾹... 그러나 한 번만 누르겠습니다. 제가 워낙 스케일이 작아서... 가족 모두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