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적절한 질문은 대화의 윤활유

나로 인해 자리가 편안해지고 사람들이 좋은 느낌을 갖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편안한 주제에 대해 질문하거나 자신이 보기에 상대방이 잘 알고 있는 주제에 대해 질문한다.

질문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질문을 통해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기 위함이다. 상대방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이끌기 위해서다. 자신이 상대의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질문을 통해 보여주면 대화는 훨씬 부드럽게 흘러간다

사실 최고의 질문은 가장 단순한 것들이다. 누군가가 어떤 이야기를 꺼냈을 때 다음과 같이 질문해보자.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었어요?"
"다음에 무슨 일이 생겼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결했어요?"
"그럴 땐 어떤 느낌이에요?"

그리고 상대의 대답을 귀 기울여 듣고 진심으로 응답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기분과 맞춰갈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말을 해보라.
"와, 그런 일을 겪어냈다니 대단하군요. 정말 힘들었을 것 같은데!"
"진짜예요? 나도 거기에는 꼭 가보고 싶네요!"

상대방이 더 할 말이 있다고 느껴지면 더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한다. 눈맞춤을 하고 몸을 약간 기울여 흥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기의 경험을 이야기하기를 좋아해서 대화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당신과 대화하는 것을 상대방은 더욱더 편안해한다. 이런 식의 대화는 또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느끼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된 표정을 짓거나 감정을 가장하지는 마라. 상대방이 더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 편안하게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면 상대방도 당신의 이야기를 즐겁게 들을 자세가 된다.

8.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라

삶을 살아오면서 "Be yourself(꾸밈없이, 가식 없이 자신의 원래 모습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라는 뜻-옮긴이)"라는 말을 수없이 듣지만 이 말이 진정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아는가? 엄밀히 따지면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으로 존재한다. 어떻게 우리가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겠는가. 진정한 자아가 되라는 이 말은 사실 꽤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내면에서는 항상 진정한 자아가 될 수 있지만 때때로 외부 환경에 맞춰 살아가야 할 때도 있다.

자신만의 생각이나 의견, 믿음을 갖는 것에 대해서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다. 만약 자신이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이 말하는 모든 것에 동의하거나 맞춰가려고만 한다면 대화는 무척 지루해진다.

항상 대립을 일삼거나 논쟁거리를 찾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흥미를 느끼고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자세는 무척 중요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온전히 자신만의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한 감정을 친구들과 나누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의 말에 동조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대화의 상대방과 이견이 있고 그에 대해 원만한 토론을 하는 것은 나쁠 것이 없다.

자신의 모든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동조하는 식이라면 개성이 빛나기보다는 그냥 묻혀서 보이지 않게 된다.

9. 전형적인 스몰토크 대신 가벼운 칭찬과 질문으로

항상 칭찬과 질문이 가장 좋은 시작점이다. 칭찬은 긴장감을 해소하고 질문을 통해 의견을 구하면서 상대방이 말하도록 이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만나 커피를 마시는데 그가 흥미로운 가방을 들고 왔다면 가방이 좋아 보인다고 말한다. 가방에 관심을 표현하고, 어디서 샀는지를 물어본다. 처음 가보는 레스토랑이라면 상대방에게 전에도 와봤는지 또 추천할 만한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본다. 이런 주제들은 생각이 필요한 진지한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색함을 깨기 좋고 대화가 부드럽게 흘러가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다음 상대방에 대해서 궁금했던 점을 생각해보고 그에 대해 질문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영화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평소에 궁금해하던 것을 물어보거나 아니면 영화계에서 일하는 것은 어떤지 물어본다. 자녀가 있는 것을 안다면 애들이 잘 크고 있는지, 요즘 무엇에 흥미를 보이고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라. 이런 질문들은 부담스런 내용이 아니다.

가볍지만 무례하지는 않게 날씨나 교통상황, 어젯밤에 본 스포츠 경기나 드라마 등 일상 소재를 놓고 나누는 대화를 스몰토크Small Talk라고 한다. 날씨나 교통상황 같은 전형적인 스몰토크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려라. 누군가에게 "여기 자주 오나요?"라고 묻는 것은 대화를 시작하기에 너무 형식적인 질문이고 최근에 허리케인, 지진 또는 쓰나미가 닥치지 않았다면 날씨는 그저 날씨일 뿐이다.

그러니 상대방을 하품하게 만들 것 같은 소재로 대화를 시작하지 마라. 또한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질문은 피해야 한다. 이는 정치적인 이슈나 다른 민감한 주제는 꺼내지 말라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함과 웃음이다.

모든 사람이 낯선 이와 처음(혹은 처음 몇 번은) 대화를 시작할 때 조금씩은 부담스러워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여유 있게 이야기하고 적절한 호흡을 잊지 않는다.

대화는 즐거워야 하므로 스스로도 너무 긴장하지 않고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시작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어색해졌다면 웃어넘기고 계속 나아간다. 당황스러운 순간에 계속 머물러 있거나 어색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10. 상대방의 말을 미러링 하기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저번 주말에 아이스스케이트장에 있었다고 했는데 자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이제 새로 배워보려는 건가요?" 또는 "저번에 자신을 책벌레라고 하던데 최근에 읽은 좋은 책이 있나요? 저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 있는지…." 또는 "와인을 직접 만들었다구요? 얼마나 오래됐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이런 형태의 미러링은 상대방이 한 말의 중요성을 반복해준다.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들었고 흥미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만약 대화에서 자신이 너무 말을 많이 한 느낌이라면 이를 통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은 잘못 이해하고 있던 부분 또는 명확히 듣지 못했던 부분을 분명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11. "세상 모든 사람은 칭찬을 좋아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세상 모든 사람은 칭찬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칭찬의 방식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칭찬을 받은 보답으로 하는 칭찬은 대개 진실 되게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 자신에게 멋져 보인다고 말하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인생의 성과에 대해 구체적인 칭찬을 할 때 훨씬 더 기분이 좋다.

마찬가지로 웃음도 같은 방법으로 효과가 있다. 더 많이 웃을수록 실제 자신감이 더 커지고 행복감이 올라간다. 사회생활에서 많이 웃는 사람은 편안하고 만족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실제 또 그렇게 느끼게 한다. 게다가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미소 띤 표정을 지으면 상대방에게 긍정적 메시지를 많이 전할 수 있다.

12. 편안한 대화의 지름길, 웃는 얼굴

13. 험담은 대화를 불편하게 한다

누군가에게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좋아한다고 말하거나 그가 한 말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양 당사자 모두를 기분 좋게 한다. 이런 대화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긴다. 세상을 향해 미소를 보내라. 그러면 세상도 당신에게 미소를 보낼 것이다. 사람들을 좋아해라. 그러면 사람들도 당신을 좋아할 것이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대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화 상대방에게 다른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 또한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표현하려면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에 대해 대화한다. 자녀나 부모, 취미, 일 등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질문한다. 가장 중요하게는 구체적으로 그의 어떤 점이 좋은지를 이야기하는 데 주저하지 마라.

대화의 소재가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라. 대화 상대와 자신이 모두 알고 있는 지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특히 더 그렇다. 자신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좋아하는 점을 설명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신의 인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음을 표현한다. 이런 긍정적인 자세는 대화나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 좋은 토대가 된다.

14. 공통점은 좋은 화젯거리

15. 대화를 시작할 때 유용한 최신 시사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지식이 지구상의 모든 낯선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공통점이라고 생각해보라. 세계의 모든 일들에 대해 낱낱이 파악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헤드라인이 어떤 내용인지만 알아도 대화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소재가 된다. 다른 사람이 화제를 꺼냈을 때 맞장구를 쳐줄 수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꼭 명심할 점은 주제가 무엇이든지 간에 잘 모르는 사항이라면 절대 아는 척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화할 때는 알아도 잘 모르는 척하는 것이 낫다.

누군가 당신이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말을 한다면 질문을 통해 관심을 보인다. 미리 알지 못했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든 일에 대해 전문가가 되거나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약간의 흥미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는 질문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과 동시에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마라. 자신의 성취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라.

만약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그는 아까운 시간을 들여 같이 자리를 함께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대화는 즐거워야 하므로 스스로도 너무 긴장하지 않고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시작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어색해졌다면 웃어넘기고 계속 나아간다. 당황스러운 순간에 계속 머물러 있거나 어색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고 인생의 성과에 대해 구체적인 칭찬을 할 때 훨씬 더 기분이 좋다.

그들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라.

누군가에게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을 좋아한다고 말하거나 그가 한 말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양 당사자 모두를 기분 좋게 한다. 이런 대화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긴다.

세상을 향해 미소를 보내라. 그러면 세상도 당신에게 미소를 보낼 것이다.

사람들을 좋아해라. 그러면 사람들도 당신을 좋아할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지 상대방에게 경탄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과의 대화를 행복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다.

앞서 배운 15가지 기술을 모두 꺼내놓는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고, 상대방에게서 칭찬할 점을 찾아 이야기하고, 주의 깊게 듣고, 진실 되게 반응하고, 가장 중요하게는 공통점을 쌓아나간다. 공통점을 찾는 것은 관계라는 여정을 떠나기 위한 티켓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웃음을 머금고 편안하게 데이트한다. 상대방도 당신만큼이나 불안한 마음 상태라는 것을 기억한다.

모두가 인간이다. 모두 인생을 통해 도전하고 시련을 겪는다. 모두 능숙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서툰 부분도 있다.

누군가 무례하게 굴고 상처를 준다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려라. 어떤 상황에서든 예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자존감과 행동방식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주지 마라. 당신의 생각과 감정의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삶을 살겠다는 결심이다.

누구나 실수한다. 모든 사람은 때때로 바보 같은 말을 한다. 우리가 만약 실수만 곱씹으며 산다면 인생의 즐거움을 어디서 찾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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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아리를 할 때는 카메라가 갖고 싶어서 6개월 정도 학교 매점에서 도넛을 팔았다." "1995년에 결혼해서 2003년 〈살인의 추억〉 개봉까지 굉장히 힘들었다. 대학 동기가 집에 쌀도 갖다줄 정도였다." "첫 영화 〈플란다스의 개〉 시사회 때 영화가 끝나기 전에 자막 올라가기 시작할 때 뛰쳐나왔다. 얼굴이 새빨개졌다. 너무 외롭고 창피했다." "영화 〈괴물〉 촬영 전에는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았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작업한 회사와 예산 때문에 결국 계약이 결렬됐다. 그때 자살하려고 했다. 자살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이미 촬영 일정은 발표가 된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되니 나 자신이 사기꾼처럼 느껴졌다."1

MBC 스페셜- 감독 봉준호

대학생이 자신의 꿈을 위해 학교 매점에서 도넛을 파는 거야 장려할 일이겠지만, 결혼 후에도 집에 쌀이 떨어질 정도로 꿈에만 미쳐 있다면, 더욱 부정적인 말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영화가 참담한 실패로 끝났고, 이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자신을 사기꾼처럼 느끼면서 자살 생각을 많이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면, "살기 위해서라도 꿈을 버리라"고 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의 정치학

제가 정작 관심을 갖는 건 ‘꿈의 정치학’입니다. 지금 우리는 학생이나 청년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해도 욕을 먹고, 아예 꿈을 갖지 말라고 해도 욕을 먹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회학자 엄기호는 "자본주의는 청춘들에게 ‘꿈’을 꾸라고 강요하고, 그 ‘꿈’을 실현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노동을 거의 공짜로 착취한다"며 "꿈은 자본주의가 청춘에 깔아놓은 가장 잔인한 덫이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너 하고 싶은 걸 해. 나는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폭력인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는 겁니다.4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세상 물정 모르거나 참 무책임한 말이 될 수도 있겠지요

꿈에 대해 어떤 취향을 갖고 있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 인간은 꿈 없인 살 수 없는 ‘꿈꾸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그 꿈을 확률을 앞세운 사회과학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건 제3자의 자유일망정 꿈을 가진 주체는 그럴 필요가 없지요.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매우 낮은 확률을 이겨냈으며, 실패한 꿈에 대한 책임은 제3자가 지는 게 아니라 꿈을 꾼 자신이 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회가 져야 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책임의 개인화’가 아닙니다. 사회가 어떤 책임을 지건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과 판단은 자신이 내려야 하며 그 책임은 자신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꿈을 둘러싼 논란은 대부분 제3자의 강요나 조언 때문에 빚어지는 것입니다. 꿈을 꾸는 모든 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끔 강요나 조언을 삼가는 게 필요합니다.

사실과 의견의 구분도 필요하겠지요. 13만 5,800분의 1 이하라는 확률은 제시해줄 수 있겠지만, 평범하게 사는 것이 좋다고 말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자살의 문턱에 서 있는 사람에게 "살기 위해서라도 꿈을 버리라"고 말할 순 있겠지만, 제3자가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을 알 길은 없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나는 밤에 꿈꾸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꿈꾼다. 나는 살아가기 위해 꿈을 꾼다"

미국 과학자 로버트 고다르
"어제의 꿈은 오늘의 희망이고 내일의 현실이기 때문에 무엇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가요? 꼭 성공해야만 하는 건가요? 삶은 연애와 비슷합니다. 누구의 강요나 압력이 아닌, 나 스스로 선택한 삶의 방식일 때에 진정한 사랑의 마음이 생깁니다.

미국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삶을 사랑하면 삶도 당신을 사랑해줍니다"라고 했지요.6 말장난처럼 들리지만, 잘 생각해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사랑해서 택한 주체적 삶의 방식이 어찌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미국 IT 미래학자 니컬러스 카
"데이터를 수집하는 효율적인 시간도 필요하지만 생각하는 비효율적인 시간도 필요하다. 휴대폰을 만지는 시간이 필요하듯 한가롭게 정원에 앉아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정말 모를 게 세상일인가 봅니다. 모든 면에서 선진국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라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무능하거나 무책임한 대처로 무너지는 걸 지켜보면서 흔들리는 게 하나둘이 아닙니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차이를 실감하면서 세상을 보는, 아니 나의 삶을 보는 시각도 그렇게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배움엔 끝이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새삼 "수렁 속에서도 별은 보인다"는 말의 무게를 실감하면서, 희망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더욱 잘해보자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이 책이 그런 희망과 의지를 북돋을 수 있는 ‘세렌디피티’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아무리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도 인용이 많은 글이나 책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역발상을 껴안기도 합니다. 많은 인용이 싫다면, 아예 인용 중심으로 특화된 책은 어떻겠느냐는 거죠. 다른 쓰임새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심정으로 독자들 앞에 다시 섰습니다만, 어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자기계발 베스트셀러인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인 스펜서 존슨도 『선물』(2003)이라는 책에서 비슷한 말을 했지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현재의 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지금이다!"11

"언제든 우리를 궤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수많은 외적 압박에 그때그때 대응하려다 보니 계획을 세우는 인간의 능력은 퇴화하고 있으며 계획을 지키는 능력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굳건히 발 디딜 곳을 찾기보다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는 자극과 지시에 끊임없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신세다."16

볼테르는 오랫동안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넘나들던 친구인 샤틀리에 부인에게 정식으로 사랑을 고백했지만 거부당하고 말지요. 그는 흐느껴 울면서 이런 편지를 씁니다. "사람은 두 번 죽소. 이제야 그걸 깨달았지. 누군가를 기쁘게 할 수 없거나 자신이 더이상 사랑스럽지 않을 때 그게 바로 참을 수 없는 죽음이오. 사는 걸 멈추는 것은 오히려 쉽소."17

영국 시인 프랜시스 톰슨은 "우리는 타인의 고통 속에서 태어나 자신의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고 했고,20 프랑스 정신분석가 피에라 올라니에는 "나는 고통스러워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지요.21 인간인 이상 고통은 피할 수 없다는 뜻인가요?

"우리는 행복이라는 것을 종종 고통이 부재하는 상태로 상상한다. 하지만 진실은 그 정반대이다. 견뎌낸다는 의미로,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24

"새로운 행복을 경험하게 되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이 가져야 한다. 일종의 쳇바퀴를 타는 셈이다. ‘쾌락’이란 쳇바퀴를. 행복을 유지하려면 계속 쳇바퀴를 굴려야 한다."

"재난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영원한 허상을 버려라. 그리고 재난은 모든 걸 ‘사회적으로 평등하게’ 쓸어간다는 생각도 버려라. 전염병은 쫓겨나서 위험 속에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사람들을 집중 공격한다. 에이즈도 마찬가지다."34

그러나 재난은 점차 정반대로 변하면서 계층이 나뉘어 있는 끔찍한 미래를 보여주었다. 경쟁과 돈으로 생존을 사는 세상 말이다."35

재난이 사람, 즉 사람의 계급을 차별하는 현상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런 계급의 차이를 넘어서는 재난도 있지요. 때로 재난은 국경도 넘어서고 앙숙들끼리도 손을 잡게 만듭니다.

"눈물이 우리의 공동 언어가 될 줄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그리스 아테네에서 터키의 텔레비전 방송사 기자가 마이크에 대고 외친 말입니다.

영어로 뜻풀이를 해보자면, ‘재난disaster’은 ‘별astro’이 ‘없는dis’ 상태를 가리킵니다. 망망대해茫茫大海에서 별을 보고 항로를 찾던 선원들에게 별이 사라진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지요. 마찬가지로 절망 속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은 개인은 극심한 혼돈과 무기력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 별을 바라보는 걸 멈출 수 있겠습니까? "수렁 속에서도 별은 보인다"는 말이 있지요. 우리가 빠진 재난의 수렁 속에서 ‘희망과 관용과 연대의 힘’이라는 별을 보면서 극복의 의지를 다져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삶의 방식도 찾아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왜 우리는 불안해하는 걸까요? "사람이 짐승이거나 천사였다면 불안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사람은 짐승이며 동시에 천사이기 때문에 불안을 느낄 수 있고, 불안이 클수록 더 위대한 사람이다."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의 말입니다.

‘불안이 클수록 더 위대한 사람’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요? 불안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말은 아닐까요? 그런 의문이 들긴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불안 관리’의 필요성입니다. "불안을 전혀 모르거나 혹은 불안에 파묻혀서 파멸하지 않으려면 누구나 반드시 불안에 대해 알아가는 모험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따라서 적당히 불안해하는 법을 배운 사람은 가장 중요한 일을 배운 사람이다."41

"태어난다는 행위는 불안을 최초로 경험하는 것이고, 따라서 출생은 불안의 근원이자 원형이다."42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오스트리아 정신병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말입니다.

"불안은 걱정이 아니다. 걱정은 불안이 아니다." 프랑스 철학자 베르트랑 베르줄리의 말입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걱정은 심리학적 상태이며, 불안은 존재론적 상태이다. 이 둘 사이에는 철학과 병리학 사이를 가르는 깊은 구덩이가 존재한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하이데거에서 사르트르에 이르는 실존주의적 사상들은 하나같이 ‘불안’을 토대로 사색을 전개했으며, 객관적으로 독립된 의식은 없고 오로지 살아 숨쉬며 반응하는 의식만이 존재함을 역설해왔다."45

"‘공연한 불안’에 대처하는 내 나름의 해결책은 걱정거리의 내용을 노트에 구체적으로 적는 일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말입니다.

"제목을 붙여 적다 보면 걱정거리는 ‘개념화’된다. 내 걱정거리의 대부분은 아무 ‘쓸데없는 것’임을 바로 깨닫게 된다. 아주 기초적인 셀프 ‘인지 치료’다. 간단한 덧셈과 뺄셈은 암산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복잡한 계산은 노트에 수식을 적어가며 풀어야 한다. 마찬가지다. 다양한 경로로 축적된 ‘공연한 불안’ 역시 ‘개념화’라는 인지적 수식 계산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 생각이 복잡할 때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이유는 바로 이 ‘개념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48

"어쩌면 불안은 사치인지도 모른다. ‘진짜’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았을 때에만 누릴 수 있는 감정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중세 유럽인들은 (현대인들과는 달리) 두려워해야 할 진짜 위협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불안해할 여유가 없었을지 모른다."49

세상 사람 모두가
서로를 두려워한다

노르웨이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 〈절규〉(1893)는 워낙 유명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그림입니다. 그는 실존의 고통과 공포를 예술로 승화시킨 이 그림에 대해 설명한 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친구들은 저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고 나만이 공포에 떨며 홀로 서 있었다. 마치 강력하고 무한한 절규가 대자연을 가로질러가는 것 같았다."50

뭉크가 느낀 공포의 정도가 심하긴 했겠지만, 공포는 인간의 기본 조건이라는 게 많은 사상가의 주장입니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공포라는 것은 인간의 타고난 감정이고 근본적 감정이다. 공포로부터 모든 것, 타고난 죄와 타고난 덕이 설명된다"고 했습니다.53 미국 정치학자 해나 아렌트는 "공포는 생존에 절대 필요한 감정이다"고 했지요.54

랠프 월도 에머슨
"당신이 두려워하는 일을 하라. 그러면 두려움의 죽음은 확실해진다"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공포는 미신의 주요 근원이며 잔인성의 주요 근원 중 하나이다. 공포를 정복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우리가 두렵게 생각해야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미국 제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933년 3월 4일 취임 연설에서 대공황 극복 의지를 밝히며 한 말입니다.

원조는 "두려움만큼 두려워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초월주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이지요.56 소로의 글은 1851년에 발표된 것인데, 이 또한 독창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 영국에서 비슷한 글들이 발표되었거든요. 1623년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1831년 군인이자 정치가인 아서 웰즐리도 거의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기억되는 건 오직 루스벨트뿐이지요.57

"두려움은 피하는 게 아니라 이해해야 할 대상이다." 인도 사상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입니다.

"도망치거나 통제하고 억압하려 하거나 저항하려 들기에 앞서 먼저 두려움의 실체를 이해해야 한다. 즉, 두려움을 그대로 바라보고, 연구하고, 맞닥뜨려야 한다."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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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만병통치 장 습관 - 평생 건강 책임지는 초간단 식습관과 운동법
에다 아카시 지음, 박세미 옮김, 김남규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잘 먹고 잘 싸는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장 건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걸 알게됐다

장이 건강하지 않으면
정신도 건강하지 못하다

분량도 짧고
그림도 잘 그려져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인데

왜 장이 건강해야하는지
장을 건강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간략하지만) 잘 나와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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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나 설사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물을 골라 마셔야 한다. 연수는 미네랄이 적고 칼슘과 마그네슘 농도가 낮아 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해낸다. 따라서 설사가 잦은 사람에게 좋다.

경수는 미네랄 함유량이 많고 몸에 대한 삼투압이 높아 장에서 쉽게 수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 결과 변이 부드러워져 변비 개선에 효과적이다.

건강한 장을 만들려면 식습관뿐 아니라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장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전신 건강이 무너진다. 불편한 장을 회복하는 일은 전신 건강을 관리하는 과정이 된다.

장은 공복일 때 연동운동을 하고 식사할 때도 운동을 해낸다. 몸 안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장의 움직임은 더뎌지고, 공복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식후 4시간부터 강한 수축이 시작된다

공복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장에게는 중요하다.

장은 수면 중에도 움직이므로 저녁 8시까지는 식사를 끝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4시간이 지난 밤 12시에 장이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하루에 여섯 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계속 앉아 있는 생활이 장에 해로운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담즙과 큰 관련이 있다.

간에서 만들어 담낭에 농축된 담즙은 소장에서 지나치게 늘어난 세균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담즙이 흐르지 않고 정체해 세균이 증식한다.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계속 앉아만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번에 몰아 운동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 틈날 때마다 자주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장이 피로를 느끼면 몸에 부담을 주는 활성산소가 생성된다. 이를 줄이는 데는 닭가슴살 샐러드가 효과적이다. 항피로 성분이 있는 이미다졸펩타이드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 과다 상태인 장이 잘 쉬기 위해서는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오랜 시간 동안 실내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맞으면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

즐겁고 행복한 감정이 장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뇌에서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자율 신경이 복구되면 장의 움직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을 늘리기 위해서는 틈틈이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그날 일어난 일, 느낀 감정을 일기로 쓰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고민이나 불안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느낀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자. 일주일에 세 번, 20분 정도는 경험한 일을 떠올리며 좋았던 점, 싫었던 점을 써보는 게 좋다. 스트레스가 줄고 장 상태도 개선된다

타액도 소화 기능 향상에 도움을 주므로 껌을 씹는 방법도 좋다.

잠들기 전, 스스로 칭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면 시간은 6~7시간이 적절하며 매일 같은 시간대에 잠드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5분씩이라도 숨이 조금 벅찰 정도로 운동을 하면 사망률이 14%까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효과를 보려면 한 번 운동할 때 최대 10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몸이 불편한 부분에 맞춘 운동을 하면 보다 효과가 높다.

다이어트 운동으로 인기인 스쿼트 동작은 대장 부근의 장요근을 단련하고 변을 내보내는 힘을 키운다. 또한 운동하면서 몸 전체 진동이 장에 전달되어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들어준다.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되는 마이오카인이라는 호르몬은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쿼트로 근육을 움직여 건강한 장을 만들자.

위암의 99퍼센트가 피로리균에서 비롯된다

괴로운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의 미래는 바꿀 수 있다.

불편한 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마사지도 효과가 있다

변비가 생기는 원인 중 하나는 나이가 들면서 골반저근이 쇠퇴하기 때문이다. 골반저근은 변을 내보낼 때 주로 사용하는 근육으로,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양 손바닥을 엉덩이 아래에 둘 때 손에 닿는 딱딱한 뼈가 좌골결절이다. 골반저근은 좌골결절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항문 주변의 근육을 의식하면서 조이고 푸는 동작을 천천히 반복하면 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하니 짬이 날 때마다 반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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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변화했는가?"

이 책은 지금까지 출간된 『심연』 『수련』 『정적』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책이다. 이 네 권의 책은 ‘위대한 개인’이 되기 위한 4단계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인간이 심연-수련-정적을 거쳐 승화의 단계에 이르면, 새가 알에서 지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듯, 나비가 애벌레의 습관을 유기하듯 이전의 상태에서 탈출해 전혀 새로운 존재가 되어 영원히 머물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그 새로운 색안경도 시간이 지나면 유기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알면 알수록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아인슈타인은 연구를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신비로 가득 차 있는 우주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경외뿐이라고 말한다.

승화는 과학에서 말하는 화학 변화처럼 고체 상태에서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기체로 변하는 한순간의 도약이 아니다. 승화는 어제와 달라질 오늘의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이자, 지속적으로 자신을 혁신하려는 용기 있는 도전이다.

내가 발견해야 할 별은 도달할 수 없는 저 먼 하늘에 있지 않다. 그 별은 스스로 두 발을 묶어 좌정하고 눈을 감으면 비로소 보이는 원석이기 때문이다. 그 원석은 지금 당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내일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어떤 유언을 남기고 싶은가.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제12권은 그의 유언장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면서 제1~11권의 내용 중 중요한 삶의 철학을 제12권에 다시 한 번 실었다. 제12권은 나머지 책들과 달리 주위 환경에 대한 관찰이 아니라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기 위한 삶의 회고다.

아우렐리우스는 58세의 나이로 로마 제국의 최전선에서 인생을 마친다. 그는 일주일 정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인생은 5막인 줄 알았건만 3막으로 종료되는 허무한 연극일 수도 있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가 세상에 올 때도 내 의도가 아니라 연출자의 의도대로 온 것처럼,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도 그 연출자의 의도대로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해야 할까? 나는 오늘 옳은 것을 말하고 진실을 말하는가? 나는 옳은 것을 가려내고 진실한 말을 생각해낼 수 있는가?

병든 몸이 다시 건강을 찾기 위해서는 몸을 구성하는 개별 세포들을 치료해야 한다. 문명과 사회가 썩었다면, 유일한 희망이자 치료는 개인일 수밖에 없다. 개별 치료가 공동체 전체 치료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지극히 사적이며 개인적이다. 개인만이 국가를 변혁시키는 유일한 통로이며 힘이다.
 

모든 것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신을 찾고 있다. 칼 융의 말처럼 오래된 신을 대치할 새로운 신을 찾기 위한 경계에 서 있다. 새로운 신이란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근본적인 원칙과 상징이다.

역경이란 내가 상상하고 준비한 환경이 아니라, 순진한 의도와 노력이 비참하게 무산되는 의외다.

지혜로운 자에게 역경은 기회다. 그는 그것이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예상한다. 그는 그 고통을 극복하려는 진정한 노력을 통해 자신도 놀랄 만한 인간으로 승화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안다.
 

가을에 열매가 풍성하게 맺혔다고 기뻐하면, 그 기쁨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춥고 배고픈 겨울이 찾아온다. 그 겨울이 온전히 지나가면 서서히 새싹이 돋아나 우리에게 희망을 선사한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뜨거운 여름에도 땀 흘리며 노력하게 만든다. 자연은 그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가을의 풍성한 수확으로 보상한다. 사계절의 순환은 고통이라는 신비가 만들어내는 순리이자 섭리다.

고통은 생명의 존재 방식이다. 고통이라는 관문을 거치지 않은 생물은 존재할 수 없다. 고통은 외부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동력이자 기반이다. 동물로 태어난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가 고통이다.

인간은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려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그리스어로 ‘조온 폴리티콘(zoon politikon)’, 즉 ‘도시 안에서 다른 인간들과 함께 사는 동물’이라고 명명했다.

인류학자들은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즉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스스로 자화자찬했다. 사실 인간은 자신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안다.

나는 인간을 ‘호모 파수스(Homo passus)’, 즉 ‘고통을 감수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고 싶다. 인류는 고통을 통해 자연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다른 동물들은 당장의 고통에 반응한다. 동물은 배가 고프거나 다쳤을 때, 신음한다. 인간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상상하는 ‘연민’과 미래에 다가올 고통을 상상하는 ‘안목’을 통해 생존해왔다. 연민과 안목은 인류의 정신적인 유전자이자, 인간을 온전하게 만들어주는 조각가의 정과 망치다. 인간은 자신이 언젠가 ‘없음’이 될 거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사는 유일한 동물이다.

고통은 나도 알지 못했던 실력을 발휘할 기회다. 우리 자신을 개조하기 위해 우리는 반드시 고통과 아픔이라는 잔인하지만 필수불가결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가 지른 불길 속에서 스스로를 태워 재가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겠는가? 우리가 겪는 지금의 이 고통은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훈련이다.

고통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진짜 ‘자신’을 일깨워 피조물로 살아온 우리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이 고통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 숙고할 절호의 기회다.

양심은 그것을 소유한 자가 소중하게 여겨 갈고 닦을 때 비로소 빛을 내는 원석이다. 그 원석에서 뿜어 나오는 찬란한 빛은 어둠을 걷어내고, 우리가 헤쳐 나갈 인생이라는 미지의 바닷길을 밝혀주는 등불이다.

한 인간이 자신의 심연에 존재하는 양심을 모르거나 무시한다면, 그는 불행한 자다. 그는 타인이 정해놓은 규율이 유일한 법이라 믿고 그것에 쉽게 복종하며 평생을 노예로 살 것이다.

인간은 두 가지 마음으로 갈등한다. 하나는 타인에게 순응하려는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양심에 기꺼이 복종하려는 마음이다

시민들이여, 당신들은 자신의 양심을 포기하고 국가의 법을 따릅니까? 그렇다면 인간이 왜 양심을 소유합니까? 저는 우리가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에 대한 존경을 장려하는 문화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제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의무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언제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일입니다.
단체(국가)에겐 양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양심 있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국가)는 양심을 소유합니다. 법은 결코 인간을 정의롭게 만들지 못합니다.

"목자들의 지팡이는 철퇴가 되고 목자들은 늑대로 변질된다"고 경고한다.

인간은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를 바라는 집단주의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집단을 장악하려는 소수는, 자신들이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낸 ‘교리’로 교묘하게 그들을 세뇌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는 최상의 집단 지위를 획득한다. 그 경계 안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을 ‘법’이라는 이름으로 다스린다.

인간은 외딴 섬에서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은 다른 인간들과 소통하고 이익을 도모해 공동체를 만든다. 그 공동체를 하나로 엮을 문명을 구축하고 문화를 향유한다. 공동체는 여러 사람들의 모임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이 존재할 때 만들어지는 전체다.
 

개인이 자립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의 양심을 갈고 닦아 스스로 훈련하지 않는다면, 그는 늑대를 따르는 양으로 전락해 비참한 운명에 처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깨어 있는 국민 한 사람이 곧 국가다. 양심의 발견이 깨달음이며, 양심의 훈련이 교육이다. 자신만의 양심에 복종하는 행위가 자유이며, 다른 사람의 양심을 경청하는 행위가 배려이자 친절이다.

경쟁은 그리스인들이 스스로에게 부과한 스트레스이자 역경이다. 그들은 동료 시민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현재의 자신을 초월해 신적인 자신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전정이란 쓸데없는 가지들을 미리 잘라내는 용기다. 이것은 스토아 철학자들이 ‘최악의 상황을 미리 상상하고 준비하는 마음’이다. 그들은 이 마음가짐을 라틴어로 ‘프리메디타치오 말로룸(premeditatio malorum)’, 즉 ‘최악에 대한 예모(豫謀)’라고 불렀다.
 

후기 스토아 철학자이자 제정 로마의 재상이었던 세네카는 여행을 계획할 때 미리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했다. 폭풍우가 갑자기 불어 닥칠 수도 있고 배가 파산할 수도 있다. 지혜로운 자에게는 예상 밖의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리석은 자는 막연하게 최선을 기대하지만 지혜로운 자는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준비한다.

한자 ‘전정(剪定)’은 바로 그런 의미를 품고 있다. 모든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고자 미리[前] 자신만의 무기[刀]를 들고 쓸데없는 가지를 치는 용기다.

행복이란 자신에게 허락된 이 무의미한 시간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놀이다. 행복이라는 영어 단어 ‘happiness’는 ‘우연히 일어나다’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 동사 ‘happen’에서 유래했다. 행복한 사람은 이 우연한 순간을 운명으로 여기고 최선을 경주하지만, 불행한 사람은 모든 것이 우연이라고 치부하며 그럭저럭 산다.
 

두려워하는 것 자체가 불행이다. 두려움은 아픔과 고통을 배가시킨다. 우리는 실제보다 그것에 대한 상상으로 더 큰 고통을 느낀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가 말한 것처럼,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심지어 공포 상태로 진입시키는 것은 어떤 것에 대한 우리의 판단과 생각이다. 해를 당할 거라고 상상하는 순간, 그 폐해는 우리를 엄습해 이내 우리를 질식시킨다.

자신이 바라는 원대한 자신을 발견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그곳은 육체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외부의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봐야 하는 내면의 가장 깊숙한 어딘가다. 그곳은 타인이 절대로 가볼 수 없는 장소다.

네 마음속을 깊이 파보라. 그 안에는 착함이라는 샘물이 있다. 깊이 파내려가다 보면 그것은 언제라도 밖으로 분출할 수 있다.
-『명상록』 7.59
 

그가 이 문장에서 사용한 첫 단어 ‘엔돈(endon)’은 누구나 지니고 있는 자신의 ‘내면’이다. 내면은 그 존재를 인정하고 응시할 때 조금씩 그 모습을 보여주는 신비한 자신이다. 이 내면에 존재하는 것이 ‘착함’, 즉 ‘최선’이다.

뒤이어 나오는 ‘아가토스(agathos)’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훌륭한 가치를 표현한 단어다. 아가토스의 의미는 ‘성품이 훌륭한/유익한/탁월한/정직한/행복한’ 등이다.

이 단어는 기원전 3세기 유대인들의 성서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칠십인역>에서 히브리어 ‘토브(tob)’를 번역할 때 사용한 그리스 단어이기도 하다. 특히 <창세기> 1장에서 신은 우주를 "보기에 좋았다"라고 말할 때마다 ‘아가토스’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인간의 내면에 있는 선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까? 아우렐리우스는 그 방법으로 ‘발굴하다’라는 동사 ‘스카프토(skapto)’를 사용한다. ‘발굴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 ‘excavate’가 이 단어에서 유래했다.

고고학자들이 땅속 깊이 묻혀 있는 유물을 발굴해내기 위해서는 정교한 도구가 있어야 한다. 스카프토는 유물을 상하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괭이로 땅을 파내려가는 마음이다. 불도저를 이용해 막무가내로 땅을 밀어버리는 행위가 아니라, 정성이라는 곡괭이로 자신의 보물을 찾기 위해 매일 조금씩 조심스럽게 파내려가는 행위다.

나의 내면 가장 깊숙한 심연에는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아가토스,
즉 최선이라는 샘물이 숨겨져 있다.

맑고 신선한 물은 산골짜기 가장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다.
샘물은 깊이 파내려갈수록 더 맑고 신선한 물을 공급한다.

샘물은 언제라도 나에게 줄 ‘최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샘물을 외면하고 엉뚱한 곳에서 나의 정신적이고 영적인 목마름을 해소하려 한다.

인간의 내면에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이 숨겨져 있다. 나는 오늘 무엇을 추구하는가?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이리도 허둥대는가? 나는 어디를 보고 있는가? 나는 내면에서 분출을 기다리고 있는 ‘최선’을 발굴하고 있는가? 그 샘물을 향해 깊이 파내려갈 도구를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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