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En Mer
앙리 세아르에게 최근에 사람들은 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1월 22일, 불로뉴쉬르메르. 얼마 전 끔찍한 불행이 닥쳐와 2년 전부터 큰 시련을 겪어 온 해안지방 주민들을 경악케 했다. 자벨 선장이 이끄는 어선 한 척이 항구로들어오던 중 서쪽으로 튕겨 나가 선창 방파제에 부딪힌 것이다. 구조선이 구조에 나서 구명 로프를 던져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 네 명과 견습 선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사건 이후 악천후가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은 비극적인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한다. - P295
각성 Réveil
3년 전 결혼한 뒤로 잔은 시레 골짜기를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녀의 남편은 그곳에 방적 공장 두 개를 갖고 있었다. 그녀는 자식 없이 남편과 단둘이 나무들이 우거진 저택에서 행복하고 조용하게 살았다. 공장 일꾼들은 그곳을 성이라고 불렀다. - P303
보석 Les Bijoux
직장 상사 집에서 열린 야회에서 한 아가씨를 만난 뒤 랑탱 씨는 올가미 같은 사랑에 꽁꽁 묶였다. 그 아가씨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지방 세무 관리의 딸이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와 함께 파리로 왔고, 괜찮은 청년과 결혼할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그 구역의 몇몇 부르주아 가정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 모녀는 가난하지만 존경할 만했고, 성품이 침착하고 온화했다. 특히 그 아가씨는 현명한 남자들이 인생을 함께하기를 꿈꾸는 전형적인 정숙한 유형의 여자 같았다. 수수한 아름다움에 천사처럼 수줍어하는 매력이 있었고, 입술을 떠나지 않는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는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 주는 듯했다. - P311
발터 슈나프스의 모험 L‘Aventure de Walter Schnaffs
로베르 팽에게점령군과 함께 프랑스에 들어온 이후, 발터 슈나프스는 자신이 남자들 중에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몸이 뚱뚱해서 겨우 걸어 다녔고, 헉헉 숨을 몰아쉬었으며, 평평하고 살찐 발 때문에 지독히도 고통받았다. 그는 유순하고 너그러웠으며, 통이 크거나 잔인한 데가 전혀 없었다. 금발 머리 아가씨와 결혼해 몹시도 사랑스러운 네 아이를 둔 그는매일 밤 아내의 애정과 소소한 돌봄 그리고 입맞춤을 절박하게 그리워했다. 그는 일찍 잠자리에 들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먹고 맥주홀에서 맥주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감미로운것들은 모두 삶과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포, 소총, 권총, 검에 대한 특히 총검에 대한 본능적이면서도 이론에 기초한 엄청난 증오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 위험한 무기를 자신의 퉁퉁한 배를 방어할 만큼 충분히 민첩하게 다룰 자신이 없었다. - P322
오르탕스 여왕 La Reine Hortense
아르장퇴유 사람들은 그녀를 오르탕스 여왕이라고 불렀다. 그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녀가 명령을 내리는 장교처럼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했기 때문일까? 그녀가 키 크고 골격 좋고 성격이 강압적이었기 때문일까? 그녀가 멍청한 하인, 닭, 개, 고양이, 검은머리방울새와 앵무새등 그녀에게 소중한 존재들을 당당히 지배했기 때문일까? 그녀는 동물들을 애지중지하지 않았다. 다른 여자들처럼 가르랑거리는 고양이의 부드러운 털을 만지며 상냥한 말을 건네지도 않았고, 유치한 애정을 쏟지도 않았다. 자신의 짐승들을 권위 있게 지배할 뿐이었다. 그녀는 그들위에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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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탕스 여왕이 비통한 목소리로 외쳤다. "안 돼, 안 돼. 난 죽기 싫어죽기 싫다고! 내가 죽으면 내 아이들을 누가 키워? 누가 그 아이들을 돌봐? 누가 그 아이들을 사랑해 줘? 안 돼, 난 죽기 싫어! 죽가......" 그런 다음 침대에 벌렁 나자빠졌다. 그게 끝이었다. 몹시 흥분한 개가 깡충거리며 방 안을 뛰어다녔다. 콜롱벨이 창가로 달려가 동서를 불렀다. "어서 와요. 어서 오라고 방금 그녀가 간 것 같아요." 그러자 심 씨가 할 수 없이 의자에서 일어나 망자의 방 안으로 들어와서는 우물우물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군." - P334
여행 En voyage
귀스타브 투두즈에게 객차는 칸에서부터 만원이었다. 승객들은 수다를 떨었다. 모두들 서로아는 사이였다. 타라스콩을 지날 때 누군가가 말했다. "바로 여기가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곳이에요." 그러자 사람들이 그 수수께끼 같은 살인사건에 대해, 붙잡히지 않는 범인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범인은 2년 전부터 이따금씩 여행자의 생명을 빼앗았다. 각자 자신의 가설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내놓았다. 여자들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갑자기 기차 문에 사람의 얼굴이 나타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유리창 너머의 어두운 밤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악당과의 만남에 관한 특급열차안에서 광인과 일대일로 대면한 일에 관한 수상쩍은 인물 앞에서 몇 시간을 보낸 일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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