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가 분노를 억제하라고 말했을 때, 인간이 지니고 있는 한 자질을 없애려고 그랬던 것은 아니다. 만약 인간이 분노라는 힘을 더 이상 가지지 못하게 되면, 진리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만한 능력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성전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신의 말씀을 영광되게 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무함마드는 사탄을 위해서 봉사하며 비난받아 마땅한 목적을 지닌 분노를 비판한 것이지, 신과 하나가 되고 그를 위해서 봉사하는 분노는 찬양받아 마땅하다. 이렇게 칭찬받을 만한 분노야말로 무함마드의 자질 가운데 하나였다. 마찬가지로 그가 욕망을 억제하라고 했을 때에도 그것은 욕망을 완전히 제거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에게서 강렬한 욕망을 완전히 제거한다면, 그는장애인이나 열등인이 되고 말 것이다. 욕망이 대중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서 용인될 수 있는 목적에 사용됨으로써 인간이 신의 명령에 기꺼이 순종하는 적극적인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무함마드의 참뜻이었다. - P206
종교법과 관련된 모든 종교적 직책 — 예를 들면 예배, 판관, 무프티(mufti), 성전, 시장감독관 등은 ‘대(大)이맘‘, 즉 칼리프의 관할하에 있다. 칼리프는 말하자면 거대한 근원이나 포괄적인 토대와 같은 것이어서, 모든 종류의 직책은 그 가지이며 그 아래에 포섭된다. 그 까닭은 칼리프위가 광범위한 관할성, 성속을 불문하고 무슬림 공동체의 모든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간여, 성속 양면에걸쳐 종교법을 집행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 P220
무슬림 공동체에게 성전은 종교적인 의무이다. 왜냐하면 이슬람의 포교는 보편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사항이고, 또 모든 사람을 반드시 설득이나 강제에 의해서 이슬람으로 개종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칼리프의 지위와 군주의 지위는 이슬람 안에서 통합되어, 그 지위를 담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그 두 가지에 모두 동시에 쏟을 수 있게 된다. 이슬람이 아닌 다른 종교 집단들은 보편적인 포교의 의무가 없고, 따라서 방어를 위한 경우가 아니라면 성전도 그들의 종교적 의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다른 종교에서 종교적 사무를 관장하는 사람은 정치권력과 전혀 무관하다. 그들의 경우, 왕권은 어떤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 종교와는 무관한 방식으로 그것을장악한 사람의 수중에 들어간다. 즉 왕권은 연대의식 -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이것은 본질상 왕권의 장악을 추구한다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지, 이슬람의 경우처럼 다른 민족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해야 할 의무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단지 자기 민족 내부에 종교를 확립하는 정도의 의무가 있을 뿐이다. 모세와 여호수아가 죽은 뒤 이스라엘 사람들이 약 400년 동안 왕권에 관심을가지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자기들의 종교를 확립하는 것이었다. - P234
군주란 그 개인으로서는 나약한 한 인간에 불과하고 과중한 업무를 안고 있기때문에, 동료들의 도움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생활에 필요한 물자나 다른 모든 수요의 충족을 위해서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또한 신께서 그에게 백성으로 위탁하신 인간들, 즉 그와 동일한 종에 속하는 인간들에게 대해서 정치적 지도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것들도 필요하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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