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퍽퍽 하고 나무가 살갖을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 구둣발이 뼈에 닿는 소리를, 이에 닿는 소리를, 배를 차였을 때 차마 소리가 되어 나오지 못하는 신음을, 시멘트에 부딪힌 머리뼈가 으스러지는 숨죽인 소리를 부러진 갈비뼈 그 뾰족한 끝에 찔려 폐가 찢어져서 숨넘어갈 듯 피가 꾸르륵 솟는 소리를,
시퍼레진 입술에 접시처럼 휘둥그레진 눈으로 아이들은 느끼긴 했으나 이해할 수는 없는 무언가를 넋이 나가 바라보았다. 경찰들의 군더더기 없는 행동, 분노를 깊게 가라앉힌 심연, 냉철한, 흔들림 없는잔인함, 그 모든 것의 간결함.
그들은 병뚜껑을 열고 있었다.
아니면 수도꼭지를 잠그고 있었다.
오믈렛을 만들기 위해 달걀을 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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