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바우어의 디자인과 장식이 오로지 미적 기능만 수행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건 바우어새가 바우어에서 무슨행동을 하는지 관찰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바우어가 구애를 위한 무대로 사용되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점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소품이 갖춰진 무대로, 구애 시즌에 암컷에 의해 평가되는 공연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 P295
일부다처제를 채택한 바우어새들은 모두 구애장소를 장식하며, 이러한 장식행동은 바우어가 존재하기 전에 진화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장식은 바우어새의 삶을 특징짓는 전형적 요소 중 하나로, 진화과정에서 어떤 바우어새 종도 이를 상실하지 않았다. 이는 장식이 암컷의 배우자선택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물론 장식의 내용과 방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했다. 수컷들이 수집하는 물건의 종류나 그것을 배치하는 방법은 종마다 다르게 진화해왔고, 때로는 한 종 내의 개체군 사이에서도 다르게 진화했다. 다양한 바우어새들이 장식물로 선택한 것은 열매에서 곰팡이까지, 꽃에서 깃털까지, 장과류에서 나비까지, 콩꼬투리에서 애벌레풍까지. 심지어 사탕 껍질에서 옷핀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다. 진입로형 바우어를 짓는 바우어새 중에는, 바우어 내벽을 (식물을 씹어 만든) 파란색, 녹색, 까만색 물감으로 색칠하는 종까지 있다.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것은 엄청나게 광범위한 미적 패턴이다.
이러한 장식물과 재료들은 암컷의 짝짓기선호와 함께 공진화한 수컷의 미적 선호의 결과물이다. 오로지 암컷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수컷은 자신만의 완전히 새로운 행동과 선호를 진화시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름다움의 수호자인 암컷의 주목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예술가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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