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년들의 말처럼 이제 청춘이 해야 할일은 불안과 외로움에 대한 탐구다. 그것을 탐구하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관계는 화폐에 선행한다는 것, 삶은 곧 관계의 지도 라는 것을, 물론 이때의 관계란 명성과 이익을 도모하는 ‘인맥‘ 이 아니라, 공감과 소통을 전제로 하는 ‘인복‘을 의미한다. 인맥은 불안을 부추기지만, 인복은 불안을 치유해준다 ‘인맥 쌓기‘ 에서 ‘인복 누리기‘ 로!
청년 연암이 바로 그러했다. 연암은 사람을 좋아했다.
어렸을 적엔 친구들과 같이 집을 짓기도 했고, 청년이 된 이후엔 여행과 공부, 술 등 모든 것을 친구와 함께 했다.
관계에 대한 탐구가 시작된 것도 그즈음이다.
‘귀에 대고 소곤거리는 것은 지당한 말이 아니요, 남에게 누설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것은 깊은 사귐이 아니요, 우정이 얼마나 깊은지를 드러내는 것은 두터운 벗이아니다. •••(중략)•••사람을 사귀는 데는 서로 알아주는것이 가장 중요하고, 즐겁기로는 서로 공감하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지. 그리고 속 좁은 사람의 불만을 풀어주고 시기심 많은 이의 원망을 진정시켜주는 데에는 우는것보다 더 빠른 게 없어.
- 박지원 저, 김명호 역,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마장전), 56~60쪽
‘저자에서는 이익으로써 사귀고, 면전에서는 아첨으로써사귀는 법이다. 따라서 아무리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도세 번 손을 내밀면 누구나 멀어지게 되고, 아무리 묵은원한이 있다 해도 세 번 도와주면 누구나 친해지기 마련이야. 그러므로 이익으로써 사귀면 지속되기 어렵고, 아첨으로써 사귀면 오래갈 수가 없지.
대단한 사귐은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아도 되고, 두터운벗은 서로 가까이 지내지 않아도 된다네. 다만 마음과마음으로 사귀고, 그 사람의 덕을 보고 벗을 삼으면 되는 것이야. 이것이 바로 도의로써 사귄다는 것일세.‘
- 같은 책, (예덕선생전), 67쪽 - 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