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앨리엇은 초기 소설 「애덤 비드」 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선지자는 드물며, 숭고하리만치 아름다운 여성도 드물며, 영웅도 드물다. 그렇듯 희귀한 대상에 내 모든 사랑과 존경을 바칠 여유가 없다.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나와 같은 사람들, 특히 수많은 사람들 중 내 앞에 있는 몇몇 사람들, 내가 얼굴을 알고, 내가 손을 만진 적이 있고, 내가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길을 비켜 줘야 하는 그 사람들을 위해 사랑과 존경의 감정을 쏟고 싶다."
그녀는 후기 작품이자 아마도 최고의 명작으로 기억될 「미들마치」를 겸손한 삶을 살아간 사람들에 대한 경탄으로 마감한다. "그러나 그녀가 주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널리 퍼져 있다. 세상의 선을 자라나게 하는 일은 어느 정도 역사에 남지 않는 보편적인 행위들에 달려 있다. 당신이나 내가 그렇게 나쁜 일을 겪지 않을수 있었던 이유의 절반은 드러나지 않는 삶을 충실하게 살아낸 사람들덕분이고, 나머지 절반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 묻힌 사람들 덕분이다."
- P325

엘리엇은 사회 개선론자였다. 그녀는 한꺼번에 완전히 탈바꿈하는 변화를 믿지 않았다. 대신 서서히, 꾸준하게, 구체적으로 전진하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하루를 꾸려 가야 한다고 믿었다. 역사의 전진과 마찬가지로 인격도 날마다 노력을 기울여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조금씩 발전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독자들의 내적 삶에 느리지만 꾸준한 영향을 줘서 공감 능력을 확장시키고,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가다듬고, 경험의 폭을 좀 더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 의미에서 엘리엇의 아버지, 그리고 그가 대변하는 겸손한 이상은 그녀의 마음속에서 평생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다. 「애덤 비드」에서 그녀는 동네에사는 평범한 이웃을 찬양한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 비범한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자기 앞에 놓인 임무를 잘해내기 위한 양심과 기술을 갖고 애써 노력하는 정직한 사람으로서 조금씩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간다. 그들의 삶은 그들이 사는 동네를 벗어나는 곳까지 두드러진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떠나간 후에도 한두 세대가 지날 때까지 잘 닦여 있는 길과 몇몇 건물들, 광물의 활용과 농사법의 개량,
교구 내 부패의 개혁 등 여러 일들과 관련해서 그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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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목표를 찾아내고 몸이 짜릿했다. 나는 렌카에게 돌아갈수 없었고, 그녀의 세상에 더는 속해 있지 않았다. 계속 확장해가는 우주에서 우리는 다시는 서로에게 되돌아와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신발 사내는..
라디슬라프 자이츠, 그는 이런 물리법칙을 거역했다. 어떻게 된일인지 그는 되돌아왔다. 그는 나를 알았다. 그는 투마를 알았다.
나는 늘 그가 나에 관해서 알 거라고, 신문에서 봤다면 알 거라고생각했다. 내가 승리하는 걸 지켜보고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가 투마와 친구였다는 사실은 따로 독립된 우주를 열었다. 그 우주는 에너지가 폭발해 물질이 되는 무작위적인 사건에서 비롯되는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계획된 것이었다. 생쥐들이 신발 속으로 뛰어드는 가운데 제과점 안에서 잠이 들면서, 나는 어쨌든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일이 그가 꾸민 짓이라고 확신했다.
- P369

이 미래에는 체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계속해 상징이 되고 삶을 희생해 봉사한다. 다른 사람들은 고문을, 쿠데타를,
치유를 한다. 우리는 그저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고 저녁 식사 전에 술을 조금 마신다. 아무도 우리 것을 빼앗으려 애쓰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 우리는 보이지 않고, 더 느린 삶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의 신이다.
- P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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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하지 않은 것들과 무엇 때문에 맞서 싸우는가?
이것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아들이거나, 한 남자가 마흔 명의 아이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거나, 우유가 상해버린 걸 알게 됐을 때 "있을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우린 여기 있어"라고 소리를 지르고 웃는일, 혼돈 속에서 두려움 없이, 기대 없이 헤엄치지만 우리의 쇠약한 핏줄에 피가 돌도록 하는, 뒤틀리고 갑자기 떨어지는 스크루볼의 아름다움과 모든 변덕스러운 일에 감사함을 갖고 사는 것.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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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카와는 문득생각했습니다.
"그래, 시골에서살자.‘

- P4

친구를 배려하고 소중하게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부담이 된다면,
그 배려와 ‘소중함‘은 조금 거짓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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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셜은 절제되고 자기훈련이 잘된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동기부여와 보상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격려나 갈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들은 또 지독하리만치 혼자인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과 생각이나 감정을 공유하며 느낄 수 있는 해방감을 갖지 못한다. 이렇게 자족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완성되지 않은 존재들이다. 그중 운이 좋은 사람들은 한 명 혹은 두 명 정도 영혼의 동반자를 만나 자신을 완성하기도한다. 그러나 보통 절대 두 명을 넘어서지는 않아서, 심장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두뇌는 친구에게만 연다.
- P220

2차 대전 당시 활약한 장군들 중에는 맥아더와 패튼처럼 드라마틱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마셜과 아이젠하워를 비롯한 대부분의 장군들은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확하고 치밀한 조직력을 지닌 사람들이었지, 화려한 쇼맨십을 자랑하는 유형은 아니었다. 마셜은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을 쳐 대는 장군들을 경멸했다. 그는 또 단순하고 수수한 군복을 좋아했다. 오늘날 장군들이 즐겨 입는 장식적인 군복, 그러니까 자기 가슴이 무슨 광고판이라도 되는 것처럼 각종 훈장을 잔뜩 단 군복은 입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마셜은 엄청난 명성을 쌓았다. CBS 종군기자 에릭 세버레이드의 보도는 당시 분위기를 잘 보여 준다. "몸집이 크고 수수한 느낌을 주는 이 사내는 눈부신 지적 능력의 소유자인 동시에 비범한천재, 진실한 그리스도교 성인을 연상시킨다. 그가 내뿜는 제어된 힘의 분위기는 그 앞에 선 누구라도 약해지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임무에대한 그의 사심 없는 헌신은 공적 압박이나 사적 우정의 영향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  - P224

전기 작가들은 대부분 메리 앤(죠지엘리엇)이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해서 가슴 한가운데에 구멍이 생겼고, 평생 그 구멍을 채우려고 절박하게 몸부림쳤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일종의 자기도취적 성향도 작용을 한 것같다. 자신의 사랑에 대한 사랑, 자신의 숭고함에 대한 사랑, 자신의치열한 열정에 대한 사랑 말이다. 그녀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드라마를만들고, 그 안에서 탐닉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고, 자신의 감정적깊이를 음미하고, 자신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만끽했다. 스스로를 이 세상의 중심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끔찍한. 그러나 동시에 감칠맛나는 고통에 도취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자기 자신을 더 큰 우주의 일부이자, 더 긴 이야기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녀는 훗날 이렇게 썼다. "시인이 된다는 것은 그 어떤 미묘한 차이도 놓치지 않고 재빨리 포착해 내는 영혼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재빨리 감지해 내는 영혼의 안목은 섬세하게 질서 지워진 다양한 감정의 화음 위에서 노니는 손일 뿐이다. 지식이 순식간에 감정의 일부로 녹아들고, 감정이 불현듯 지식이라는 오르간으로 되살려지는 곳이 시인의 영혼이다." 메리 앤은 그런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에게 감정과 행동과 생각은 모두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열정을 쏟아부을 사람이 없었고, 그 열정을 규율하고 형태 잡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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