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에, 표현해 주신 감정에 대해 그런 감정과 아무리 거리가 있는 답변을 드린다 해도 일단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 관례인 줄 알고 있습니다. 고마움을 느껴 마땅한일이겠고요. 제가 고마움을 느낄 수만 있다면 지금 감사를표할 겁니다. 그러나 불가능하군요. 저로서는 한 번도 당신의 호감을 원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분명 당신께서도 정말 마지못해 제게 호감을 품으신 거고요. 제가 누구에게는 고통을 주었다면 미안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전적으로 제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고,
어쨌든 그 고통이 오래 가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 대한 호감을 오랫동안 스스로 인정하시지 못하게 만든 감정이 있으신 데다 이제 제 설명을 들으셨으니, 고통을 극복하시기가 어렵지 않으실 거예요."
- P269

"근데, 난 말이야, 그분을 단호하게 싫어하는 것으로 남다르게 똑똑하게 굴려고 했던 거야. 아무 근거도 없이 말이야. 그만큼 혐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천재를 발휘할 힘찬 박차를 얻게 되고, 위트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지. 욕만 바가지로 퍼붓기만 하고 정당한 말은 하나도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계속 비웃다 보면 가끔씩은 뭔가 재치 있는 말이 얻어걸릴 때가 있게 마련이지."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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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충하는 두 가지 욕구 사이에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앞에 차려진 모든 가설들을 지극히 회의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는 것과 아울러, 새로운 생각에도 크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여러분이회의에만 머문다면, 여러분은 어떤 새로운 생각도 보듬지 못하게 됩니다. 새로운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이 세상을 비상식이 지배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괴팍한 노인네가 될 것입니다. (당연히 여러분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많이 있겠지요.)
다른 한편으로, 귀가 가볍다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마음을 열면, 그리고 회의적인 감각을 터럭만큼도 갖추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가치 있는 생각과 가치 없는생각을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모든 생각들이 똑같이 타당하다면 여러분은길을 잃고 말 것입니다. 결국 어떤 생각도 타당성을 갖지 못할 것이겠기에 말입니다.
칼 세이건 "회의주의가 짊어진 부담" , 패서디나 강연, 1987.
- P7

회의의 필요성은 차치하고, 회의주의가 혹평을 받는 까닭은, 부정하는 방법을 써서 잘못된 주장을 제거해 버리기만 한다는 인상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 책이 그 점을 아주 훌륭하게 보여 줄것이다. 적절한 폭로는 모든 것을 무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신하는 설명 모델을 찾기 위한 것이다. 그 대체 모델이 바로 훌륭한 도덕성과 결부된 이성적 합리성이다. 이 두 가지는 세상에 이제껏 알려졌던 선善을 실현할 가장 막강한 도구가 되어 줄 짝이다.
- 스티븐 제이 굴드의 서문 - P15

현실이 견딜수 없게 압박해 오면, 우리는 쉽게 미혹되어, 점술가와 손금쟁이, 점성술사와 심령술사에게서 확신을 보장받으려 한다. 삶의 크나큰 불안들을 완화한답시고 던져진 약속과 희망의 말들이 맹습을 해 오면,
우리가 가진 비판 능력은 무너지고 만다. 우리가 죽어도 진짜 죽는게 아니라면, 굉장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근사하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
회의주의자들 역시 그런 욕망에 사로잡힌다는 점에서, 믿는 자들과전혀 다를 바가 없다. 이는 인간의 오래된 욕구에 해당한다. 다음 끼니를 장담 못할 만큼 삶이란 게 불확실했던 세상을 살았던 우리 조상들은 사후 세계와 영적 세계에 대한 믿음을 개발했다. 그래서 우리가마음이 약해지거나 두려움에 빠지면, 사후 세계에 대한 약속을 받는것만으로 증거가 지극히 보잘것없는데도 희망을 얻을 수 있다. 나머지는 모두 미혹되기 쉬운 인간성의 몫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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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일 거야."
"맙소사! 그렇다면 그거야말로 불운 중에서도 최악의 불운이게! 미워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알고 보니 괜찮은 사람일 거라니! 아예 악담을 하려무나."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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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일 거야."
"맙소사! 그렇다면 그거야말로 불운 중에서도 최악의 불운이게! 미워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알고 보니 괜찮은 사람일 거라니! 아예 악담을 하려무나."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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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 개체군의 유전자를 분석할 때 항상 같은 현상을 발견한다. 원래 개체군보다 이들의 후손이 유전적 다양성 면에서 더 빈약하다. ‘창시자 효과‘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흔히 몇 안 되는 선구자가 이주를 시도하므로 발생한다. 이 선구자들은 원래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 가운데 극히 일부만 가져온다. 일단 한번 정착하면 이들은 자기들끼리 번식하니까 이들이 낳은 새로운 개체군은 유전적으로 초기 개체군보다 다양성이 더 빈약할 것이다. 창시자 효과는 연달아 이주할 때 한층 더 심해진다. 이때는 유전적 다양성이 이주하는 길에 점점 감소할 것이다. 호모사피엔스는 나머지 지구를 차지하고자 아프리카를 나왔지만 아프리카에서 멀어지면서 유전적 다양성이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연구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P194

리벳이 실험으로 얻은 결과는 더 당혹스럽다. 운동 준비 전위는 움직이기 거의 1초 전에 활성화하기 시작한다. 우선 여기까지도 겉으로 보기에는 충격적일 게 없는데, 두뇌 활동이 명령을 내릴동작보다 선행하는 게 논리적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 동작하겠다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운동 준비 전위가 500밀리초이상 먼저 올라가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즉 여러분의 뇌는 여러분이 움직여야겠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기 전에 활성화한다.
- P214

다행이건 불행이건 간에 힉스 보손은 규명되었다. 따라서 누가봐도 내 생각이 틀렸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긍정주의자다. CERN에서 관측한 입자가 힉스 보손의 모든 특성을 다띤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면 확인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남아 있다.
이 작업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새로운 실험을 해야 하니 놀랄 일들이 벌어지리라고 예상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 입자가 만약 이론물리학자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새로운 입자라면?
그렇다면 틀림없이 기초물리학 연구에 다시 활력이 돌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줄을 쓰는 지금 이 순간, 심지어 새로운 입자가 발견되었다는 뜬소문이 들리기에 아직 모든 희망이 가능성을 잃은 건아니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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