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깐의 본명은 동관이며 성은 조이다. 그럴싸한 자호(字號)가 있을리 없고 이름난 조상도, 남긴 후손도 없다. 동관이라는 이름이 똥간으로 변한 데는 수다한 사연이 있어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똥간이와 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 똥깐이를 낳고 똥깐이를 만들고 똥깐이를죽이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일부로 평범한 사람 조동관을, 자신들과는다른 비범한 인간 똥까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똥깐이 살다 간 은척읍에서 세 살 먹은 아이부터 여든 먹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동관을 칭할 때 똥깐이라고 하지 않은 사람은없었다. 그러나 똥까이 보고 듣는 데서는 아무도 그를 동관으로도, 똥깐으로도 부를 수 없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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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숀 맥다니엘, 내 삶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류의 농담 같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뭐, 이런 농담이랄까.
- P5

사랑한다."
나는 가만히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말을 이끌어 낸다.
"저도 사랑해요. 아빠."
제발 그렇게 말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부디 아빠에게 들리기를 희망하면서!
하지만 누가 먼저 다시 말을 하기도 전에 타닥, 타닥 타닥,
느낌이 온다. 이제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른다. 발작이 서서히 내 몸을 휘감고 돌기 시작한다. 아빠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무엇이 됐든 다음 순간 나는 자유롭게 날아오를 것이다. 어차피 아빠가 어느 쪽을 택하든 나는 하늘 높이 날아오를 것이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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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만 더 추가적으로 논급하자.
이러한 유형의 공격은 우리가 다른 장소에서 잃은 것을 다시 만회하기에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부 지역의 정복에 분주한동안 적도 다른 장소에서 동일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우리의 계획이 압도적 중요성을 띠지 못한다면 이 계획은 적이 자신의 계획을 포기할만큼 강제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한 편에서 얻는 것보다다른 한 편에서 더 많이 잃지 않도록 충분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양측의 지역이 갖는 가치가 동등할지라도 일반적으로 적 지역을 정복하여 얻는 것보다는 적에 의해 정복되어 잃는 것이 더욱 많다.  - P421

최소한 시간적으로 전투력의 집중이 가능하려면 공격이 적절한 모든 장소에서 동시에 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공격으로 인해 다른이익, 즉 훨씬 약한 전투력으로 개별 장소의 방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이익은 상실된다. 제한된 목표를 지향할 경우 모든 것은 이러한 방식으로 다음과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된다. 즉 모든 군사적 행동이 더 이상하나의 주력작전에 집중될 수 없으므로, 이 주력작전은 주요이익에 따라 실시될 수 없다. 모든 군사적 행동은 더욱 분산되고 전반적으로 마찰이 증대되며, 우연의 영역이 확대된다.
이러한 현상은 전쟁의 자연적 경향으로서 야전사령관을 쇠락시키고 점점 더 좌절시킨다. 그가 자신의 힘을 많이 느끼고 내적 수단(자기신뢰)과 외적 폭력(전투력)을 더욱 많이 보유할수록 이러한 현상에서벗어나려는 시도는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결정적 장소에 전투력을 집중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 P422

지금까지 이 주제에 관해 논급한 모든 것에 따르면 전체 전쟁 계획의 기초가 되며 모든 다른 원칙들을 지배하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을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 원칙은 적 전투력의 본질이 가능한 소수의 중심으로 환원되어야 하며, 하나의 중심으로 환원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는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러한 중심에 대한 타격은 가능한 소수의 주요작전으로 집약되어야 하며, 하나의 주요 작전으로 집약된다면 최선일것이다. 결국 모든 부수적 작전들을 가능한 종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요컨대 첫번째 원칙은 최대한 집중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최대한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충분한 이유 없는 정체나 우회는 허용되지 않는다.
- P429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은 독일제국 내에서 공격의 양대 중심이고,
진동의 중심과 강력한 칼날을 형성한다. 양국은 전쟁에 익숙한 왕국이다. 양국의 이익은 명백하게 규정되어 있다. 양국은 독립적 군사력을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의 군사력보다 우월하다. 그러므로 독일의 군사조직은 통일이라는 그릇된 관념이 아닌 자연적 노선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통일은 결코 불가능하며,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 가능한 것을 희생시키는 사람은 바보이다.
- P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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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이 되면 하늘은 심술궂은 아이처럼 붉은 기운을 단숨에 걷어가버렸다. 사방 어디에도 산이 없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유카탄의 석양은 느지막이 엉덩이를 붙이고 있다가 일순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평생 지평선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조선인들에게 이벌판의 황막함은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 그제야 사람들은 자신들이 산과 산 사이에서 태어나 산을 바라보고 자랐으며 산등성이로 지는 해를 보고 잠자리에 들었음을 깨달았다. 넘어갈 아리랑고개가 없는 끝없는 평원은 그야말로 낯선 풍경이어서 사람들은 딱히 바닥이 딱딱해서라기보다 지평선이 주는 막막함과 공허로 뒤척였다. - P109

이종도는 바깥이 소란스러워지자 문을 열고 내다보았다. 글을 쓸 줄 모르는 자들이 눈으로 호소하고 있었다. 편지를 쓰시는 게지요? 방해하지 않을 테니 어서 편지를 쓰십시오. 우리는 다만 기다릴 뿐입니다. 폐하께, 그리고 정부에 우리의 이 실상을 알려주시오. 돈도 밭도 필요 없으니 제발 우리를 데려가달라고, 그리고 그 편지를 다 쓰시거든, 일가친척 피붙이께도 다 쓰시거든, 우리 것도 한 번만 써주시오. 무사하지는 않으나 잘 있다고,
내 형제, 내 가족에게 전해주시오. 그들의 눈빛은 그렇게 말하고있었다. 그것은 황족이자 사대부인 이종도에겐 새삼 충격이었다.
서울에선 단 한 번도 자신을 향한 이런 애절한 눈빛을 마주한 적이 없었다. - P200

1956년이 되어서야 밀림으로 뒤덮인 띠깔의 마야 유적지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탐사가 시작됐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과테말라 정부는 고고학적 연구와 복원작업을 시작하였다. 1991년 과테말라와 스페인 정부는 흙과 나무뿌리로 뒤덮인 제1신전과 제4신전을 원래의 형태대로 재현하기로 결정하였다. 연구팀들은 신전의 정상과 주변에서 몇 구의 해골을 발견하였고 이를 박물관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곳을 거쳐간 일단의 용병들과 그들이 세운 작고 초라한 나라의 흔적은 발굴되지 않았다.
-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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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배가 고프고 속이 울렁대다가도 또 참을 수 없는 요의에 시달리는 존재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의 육체가 아무런 장막도 없이 뭇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된다는 데 있었다. 시선은 말을 걸어오지도, 친절하게 웃어주지도 않았다. 아니 웃음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것이었다. 무수한 시선이 제 몸에 와서 꽂힐 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육체라는 작은 감옥안에 갇혀 있는 약하고 무력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게우고 싸고 자고 먹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그녀의 괴로움은 조금씩 덜해지기 시작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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