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택단지에서 누구라도 죽으면 애도를 올렸지만 그 정도는 달랐다. 마약과 거리 갱단의 삶을 택한 젊은 남녀는 당연히 오래지 않아 죽을 운명이었다. 그런 사람이 죽으면 확실히 애도를 하기는 하지만 큰 충격은 없었고 사람은 언제든 죽기 십상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런 길을 거부한 캐트리너 같은 사람의 죽음은 충격과 더불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캐트리너는 사회사업가나 경찰 같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많은 젊은이들 중 하나였다. 이 주택단지의 어른들은 캐트리너같이 교육과 일, 자기향상에 진지한 관심을 지닌 젊은 남녀들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다. 나 또한 그러했다고 생각한다. 캐트리너의 죽음은 결코 가시지 않는 아픔으로 마음 한편에 남았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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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고, 자넨 흑인들이 이 주택단지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해. 왜 가난한가. 왜 이렇게 범죄가 많을까. 왜 가족을 부양하지 못할까. 왜 아이들은자라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을까. 그럼 이제는 백인을 연구하겠나?"
"예." 그제야 나는 베일리 부인이, 이곳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결정하고 있는 로버트 테일러 홈스 바깥쪽 사람들에게도 초점을 맞추기를바란다는 것을 이해했다.
"하지만 우릴 희생자로 만들진 마, 우린 우리가 어찌해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거니까. 모든 게 우리가 어찌해볼 수 있는 건 아니거든." - P204

베일리 부인 같은 주민 대표가 권력을 휘두르는 걸 보고 나는 낙담하고 말았다. 이 동네 사람들은 새 현관문을 얻으려고 일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었다. 구급차나 경찰이 귀찮아서 오지 않을 거라고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대부분 미국인들이 별 걱정 없이 받고 있는 서비스를 위해 베일리 부인 같은 중개인에게 돈을 쥐여줘야 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자란 교외 지역에서는 아무도 그런 불편함과 무시를 묵인하지 않았다.
이 주택단지에서의 생활은 교외 지역과는 사뭇 달랐다. 이곳의 삶은 더 힘겨울 뿐 아니라 전혀 예측이 불가능했다. 이를 모면하려면 다른 종류의 규칙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주민 대표의 힘이 센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은, 더 이상 가혹할 수 없는 극빈층보다는 형편이 조금 나았다. 필요한 걸 얻으려면 좀 더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적어도 그럴 기회는 있었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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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삶의 수많은 진실들은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소설의 방식으로 이를 표현하기로 하자. 어떤 진실한 삶의 모습은 허구라는 교량을 통해서만 비로소 확실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면 이는 소설 속의 사건이기도 하고 삶속의 사건이기도 하다. 혹자는 삶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라는 소설 속의 사건을 재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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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의 삶을 들여다본어느 아웃사이더의 하루

7시 30분, 코카인 소굴에서 나는 잠이 깨었다. 로버트 테일러 홈스2301번지 아파트 건물에 있는 1603 호였다. 이 1603호는 아주 높아서꼭대기‘ 라고 불렸다. 보통 우리가 보는 빌딩들의 꼭대기층보다 훨씬 더높았다.
- P13

한번은 제이티가 사회학자들이 갱단과 도심의 빈곤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나는 일부 사회학자들은 ‘빈곤 문화‘를 인정한다고 말해주었다. 즉, 가난한 흑인은 다른 인종 집단만큼 직업을 갖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일하지 않으며, 이런 태도가 세대에 걸쳐 전해 진다는 것이었다.
"그럼, 넌 내가 직업에 자부심을 갖길 바라는 거야? 최저 임금만 받으면서? 너야말로 직업에 대해 별로 생각 안 해본 것 같은데." 제이티의어조는 변명을 한다기보다는 진심인 듯했다. 사실 제이티의 대답은 일부 사회학자들이 ‘빈곤 문화‘라는 관점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그대로반영하고 있었다.
- P49

언젠가는 메이 부인에게 음식 값으로 얼마를 주려고 했다. "젊은이, 다신 그러지 마우" 메이 부인은 내 쪽으로 지폐를 도로 밀어내며 꾸짖었다. "자네, 우리 얘기 좀 들어보게, 우리가 가난할지 몰라도 여기 오면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말게. 우리를 더 관대하게 봐주지 말란 소리네. 그리고 우리에게, 자네가 자네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보다 더 낮은 기준을 적용하지 말게나"
- P68

폭력을 목격한 적이 없었던 나는 혼자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소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순간, 나는 제이티가 휘두르는 권력의 어두운 이면, 훨씬 더 거친 면을 본 것이었다.
몇 주 후에는 더 많은 폭력, 어쩌면 훨씬 더 치명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었다. 여전히 나는 제이티의 갱단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왠지 수치심이 느껴졌다. 나는 단지 사심없이 객관적인 사회학 관찰자일 뿐이라는 내 확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부당하게 얻어맞고 있는 동안 나는 정말로 그저 서 있기만 했어야 했을까? 다른 학자들이 알려고 하지 않는 어두운 문화, 즉 폭력 세계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내 욕망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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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가의 삶을 들여다본어느 아웃사이더의 하루

7시 30분, 코카인 소굴에서 나는 잠이 깨었다. 로버트 테일러 홈스2301번지 아파트 건물에 있는 1603호였다. 이 1603호는 아주 높아서 ‘꼭대기‘ 라고 불렸다. 보통 우리가 보는 빌딩들의 꼭대기층보다 훨씬 더높았다.
- P13

한번은 제이티가 사회학자들이 갱단과 도심의 빈곤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나는 일부 사회학자들은 ‘빈곤 문화‘를 인정한다고 말해주었다. 즉, 가난한 흑인은 다른 인종 집단만큼 직업을 갖는 것을 높이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일하지 않으며, 이런 태도가 세대에 걸쳐 전해 진다는 것이었다.
"그럼, 넌 내가 직업에 자부심을 갖길 바라는 거야? 최저 임금만 받으면서? 너야말로 직업에 대해 별로 생각 안 해본 것 같은데." 제이티의 어조는 변명을 한다기보다는 진심인 듯했다. 사실 제이티의 대답은 일부 사회학자들이 ‘빈곤문화‘라는 관점에 치우쳐있다는 비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 P49

 언젠가 메이 부인에게 음식 값으로얼마를 주려고 했다. "젊은이, 다신 그러지 마우. 메이 부인은 내 쪽으로 지폐를 도로 밀어내며 꾸짖었다. "자네, 우리 얘기 좀 들어보게. 우리가 가난할지 몰라도 여기 오면 우리를 불쌍히 여기지 말게. 우리를 더 관대하게 봐주지 말란 소리네. 그리고 우리에게, 자네가 자네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보다 더 낮은 기준을 적용하지 말게나."
- P68

 폭력을 목격한 적이 없었던 나는 혼자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소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순간, 나는 제이티가 휘두르는 권력의 어두운 이면, 훨씬 더 거친 면을 본 것이었다.
몇 주 후에는 더 많은 폭력, 어쩌면 훨씬 더 치명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었다. 여전히 나는 제이티의 갱단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왠지 수치심이 느껴졌다. 나는 단지 사심 없이 객관적인 사회학 관찰자일 뿐이라는 내 확신이 잘못되었다는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부당하게 얻어맞고 있는 동안 나는 정말로 그저서 있기만 했어야 했을까? 다른 학자들이 알려고 하지 않는 어두운 문화, 즉 폭력 세계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내 욕망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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