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보다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 있을까? 구부슴한 테두리 선은 맵시좋게 다듬어져 있고, 몸매에 구현된 공기 역학의 원리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몸의 구석구석이 정교하게 고안된 차체와 같아서, 공기역학의 원리에 맞게 오목오목 들어간 자리에 다리 하나하나가 완벽하게 박혀 있다. 몸마디 하나하나가 경이로운 기계 장치이다. 몸마디를 감싸고 있는 판들은,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어떤 디자이너가 마름질한 것처럼 사개가 꼭 들어맞는다. 그것들은 삐걱거리는 일이 없고마찰을 일으키는 일도 없다. 세모진 머리는 공기를 헤쳐 나아가기에 알맞고, 구부러진 긴 다리가 땅바닥에 닿을 듯 말 듯한 몸을 사뿐하게받치고 있다. 마치 이탈리아의 스포츠카를 보는 듯하다.
발톱은 천장에서도 붙어 다닐 수 있게 되어 있고, 눈은 180도의 넓은시야를 가지고 있다. 더듬이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수천 가지의정보를 감지하며, 그 끄트머리는 망치 구실을 한다. 배에는 화학 물질을 저장할 수 있는 주머니나 자루나 샘들이 가득하다. 위턱으로는 물건을 자르고 구멍을 내며 붙잡을 수도 있다. 몸 안에 그물처럼 퍼져있는 관들을 통해 후각 정보를 방출한다.
- P153

개미 세 마리가 완전 소통을 실행하려고 세모꼴을 이루며앉아 있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자신들이 겪은 일들을 길게 늘어놓지 않고도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은 마치 조사 활동을 더 잘하기 위하여 한 몸뚱이가 셋으로 나뉜 것처럼 보였다.
그들이 더듬이를 결합하자 생각들이 순환하면서 융합하기시작한다. 아무 문제 없이 일이 잘되어 간다. 각각의 뇌수는하나의 트랜지스터가 되어, 자신이 받아들인 전기 신호를 증폭시켜 다른 뇌수에 전하고 있다. 그렇게 결합된 세 개미의 정신은 그들의 능력을 단순히 합쳐 놓은 것보다 뛰어나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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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오게, 아무나 오게."
나는 지금 외국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밖에서 접하는 나라안 소식이 하나같이 다 어둡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어린 자식 셋을 데리고 동반 자살한 어머니에 관한 기사다.
무정한 모정에 대한 비난이 혹독하지만, 아마도 두고 가는 자식들도 결국은 자신처럼 ‘안‘ 의 세계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절망감이 죽기 싫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를 밀치고 세 살짜리 어린아이까지 안고 뛰어내리게 했는지도 모른다.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끼리 모여 동그랗게 금 그어 놓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밀쳐내며 사는 이 세상에 자식들을 두고 가기가 너무나 무서웠는지도 모른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작품 중에서 유독 "아무나 오게, 아무나 오게" 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말이 주는 너그러움이,
따뜻함이,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낯선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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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불리한 처지에 놓인 곤충들> 중에서 가장 먼저 예로 들 수 있는것이 흰개미이다. 땅거죽 위에 모습을 드러낸 지 1억 5천만 년 가까이된 곤충으로서 나무를 쏟아 먹고 사는 이 종은 불운하게도 종의 영속성을 유지할 만한 수단을 찾아내지 못했다. 포식자는 너무나 많은데,
그들에게 저항하기 위한 천연적인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흰개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많은 흰개미들이 죽어 갔고, 살아남은 자들은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리다가 하나의 독창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부터는 혼자 싸우지 말고 똘똘 뭉쳐 집단을 만들자. 혼자 도망가려고 애쓸게 아니라 스무 마리가 모여 함께 맞서면 우리의 천적들이 우리를 공격하기가 한결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흰개미가 사회 조직이라고 하는 복잡성을 띤 생존 방법의 길을 열었던 것이다. 그 방법은 가장 확실한 생존 방법의 하나였다.
이 곤충은 작은 세포들이 모인 것처럼 살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족 단위의 사회를 이루었다. 알을 낳는 어머니 흰개미 주위에 모두가모여 살았다. 그러다가 가족이 촌락이 되고 촌락이 커져 도시가 되었다. 모래와 흙 반죽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도시가 곧 지구의 모든 표면에 솟아오르게 되었다.
- P100

인간과 마찬가지로 개미는 사회성을 타고난다. 새끼 개미는 너무 약해서 자신을 가두고 있는 고치를 혼자서 깨뜨릴 수가 없다. 사람의 아기도 혼자서 걷거나 영양을 섭취할 수 없다.
개미와 인간은 둘 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종이며, 살아가는 방법을 혼자서 터득할 줄도 모르고 터득할 수도 없다.
어른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의 약점이다. 그러나 그 의존성이 또 다른 진화를 가져온다. 지식 추구가 그것이다. 어린 개체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터에, 생존 능력을 지닌 성숙한개체들이 곁에 있으니, 어린 개체들이 처음부터 성숙한 개체들에게서 지식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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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와 닥터 왓슨이 캠핑 여행을 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함께 누워 잠을 잤다. 얼마 후 홈즈가 갑자기 왓슨박사를 깨웠다.
"왓슨, 하늘을 보고 뭘 알 수 있는지 말해 주게."
왓슨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수백만 개의 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천문학적으로 은하계가 수백만 개 있으며 항성이 수십 억이있다는 것, 측시학적으로는 시간이 새벽 3시쯤 되었다는 것, 신학적으로 신은 전능하고 인간은 미미한 존재라는 것, 기후학적으로는 내일 날씨가 청명하리라는 것. 자네는 무슨 사실을 알 수 있는가?"
한동안 말이 없던 홈즈가 이윽고 말을 꺼냈다.
"누군가 우리 텐트를 훔쳐갔다는 걸 알 수 있네."
- P79

이자벨, 삶이 더 좋은 거야. 왜냐하면 삶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죽음은 좋은 거지만 사랑이 없어. 고통은 결국 사라져, 그러나사랑은 남지, 그걸 모르고 왜 우리가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야하는지 모르겠다. 삶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있고, 그리고 너는 아직젊어……."

너무나 많은 것이 있는 삶, 사랑이 있는 삶을 나는 매일 쓸데없는 말, 마음이 담기지 않은 말, 진실이 아닌 말로 낭비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아무리 큰 고통이라 할지라도 고통은 결국 사라지지만,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내가 사라져 버린 후에도 이 지상에 남을 수 있는 사랑을 만들기 위해 오늘 무슨 말, 무슨 일을 할까.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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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다음 네 줄의 글을 읽는 몇 초 동안,
- 40명의 사람과 7억 마리의 개미가 지구 위에 태어나고 있다. -30명의 사람과 5억 마리의 개미가 지구 위에서죽어 가고 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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