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끌어들여라

손자는 말한다.
무릇 먼저 전쟁터에 터를 잡고 적을 기다리는 자는 여유가 있고,
[적보다] 늦게 전쟁터에 터를 잡고 전투에 달려나가는 자는 피로하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끌어들이지, 적에게 끌려가지는 않는다.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 오게 하는 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것처럼보이기 때문이고,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적을 해롭게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이 편안하면 그들을 피로하게 만들고, 배부르면 그들을 굶주리게 만들며, 안정되어 있으면 그들을 동요시킬 수 있어야 하고, 적이 반드시 달려갈 곳을 향해 출동하고 적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달려가야 한다.
- P161

오므라들게 하려면 반드시 잠시 그것을 펴주어야 하고,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잠시 그것을 강하게 해주어야 하며, 없애고자 하면 반드시 잠시 일으켜주어야 하고, 빼앗으려고 하면 반드시 잠시 주어야만 하니,
이것을 미명(微明, 보이지 않는 총명 혹은 은미한 밝음)‘이라고 한다. - P163

유형과 무형의 차이

그러므로 적을 드러나게 하고 아군을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은 아군은 집중하되 적은 분산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군이 집중해 하나가 되고 적은 분산되어 열(十)이 되니, 이는 열의 힘으로 하나의 힘을 공격하는 것이다. 즉 아군은 많아지고 적군은 적어지는 것이다. [이렇듯] 많은 병력이 적은 병력을 공격하면 아군과 싸워야 할 적은 줄어들게 된다. 아군이 공격할 곳이 어디인지 적이 모르게 하면 적은 수비할 곳이 많아지게 되고, 적이 수비할 곳이 많아지면 아군과 싸워야 할 적은 줄어들게 된다.
- P172

물의 이치를 따르라

용병의 형세는 물과 같은 형상[형태]을 띠어야만 한다. 물이 흘러감은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으로 달려간다. 용병의 형상은 충실한 곳을 피하고 허약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물은 땅의 형태에 따라흐름이 만들어진다. 용병은 적에 따라 승리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용병은 영원한 형세가 없고, 물은 영원한 형태가 없다. 적의 변화에 따라 승리를 취하는 것을 일컬어 ‘신神‘이라고 부른다. 따라서오행五行"에는 [상생상극해] 항상 이기는 것이 없고, 사계절은 영원한 위치가 없으며, 해에는 길고 짧음이 있고, 달에는 차고 기우는 것이 있다.
•••••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으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기로는 그것(물)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그 무엇으로도 물을 바꿀수 있는 것은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은 천하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나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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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리 힘이 쭉 빠졌다. 물에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았다.
"진짜 사람 놀라게 한다, 그 새끼."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왔다. "야, 우리 살인자 아니야, 이제." 구로키의 바지춤을 홱 잡아당겼다.
구로키도 엉덩방아를 찧었다. "응, 그렇다."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뭐야, 그 새끼, 눈을 허옇게 까뒤집더니."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감정이 몸속 깊은 곳에서 넘치도록 튀어나왔다.
구로키의 가슴팍에 뛰어들었다. 목을 붙잡고 힘 흔들었다.
"맞아, 사람이 그렇게 간단히 죽을 리가 있냐!"
그러고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빌떡 일어섰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닷물을 걷어차고 또 걷어찼다.
"야, 이제 집에 가자!" 밤의 바닷가를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지금 몇 시지? 핸드폰 보면 알 수 있잖아, 아직 돌아갈 수 있겠지?"

- P172

그날 밤, 어머니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우리 어머니에게는 대체 어떤 과거가 있는 걸까.
언젠가 누나가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친아버지도 아닌 주제에....." 라고 저도 모르게 입 밖에 내버린 적이 있었다. 누나는 분명 어머니의 딸이다. 붕어빵처럼 닮았으니까 틀림없다. 그런 누나가 지로에게 열두 살이 되면 가르쳐줄 게 있다고 했다. 집안 내력에 대해서, 라는 뜻이다.
다음 달에 그 열두 살이 된다. 대체 우리 집안에는 어떤 비밀이있는 걸까.
왠지 순정 만화 같다. 여자애들이라면 이런 때 어떻게 할까.
지로는 한숨을 내쉬며 저녁밥으로 네 그릇을 먹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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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과 기습의 변증법

무릇 전쟁이란 정공법으로 적군과 맞서고 기습으로 승리한다. 따라서 기습을 잘하는 자는 끝이 없는 것이 하늘과 땅 같고, 마르지않는 것이 강과 바다 같다. [전술의 변화가] 끝났다가 다시 시작되는것은 해와 달이 차고 기우는 것과 같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사계절과 같다. 소리는 다섯 가지 [궁·상·각·치•우]에 지나지 않지만 다섯 가지 소리의 변화는 이루 다 들을 수 없다. 색깔은 다섯 가지[흑·백·황·적·청]에 지나지 않지만 다섯 색깔의 변화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맛은 다섯 가지 [달고, 맵고, 시고, 짜고, 쓴]에 지나지 않지만 다섯 가지 맛의 변화는 이루 다 맛볼 수 없다. 전쟁의 형세는 기정奇正에 지나지 않지만 기정의 변화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기정이 상생하는 것은 마치 순환하는 것이 끝이 없는 것과 같으니 누가 능히 이것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 P140

미끼로 유인하고 복병으로 공격하라

깃발이 바람에 어지럽게 휘날리고 서로 뒤엉켜 싸우는 전투가 혼란스러위도 [적군과 아군이] 뒤섞여서는 안 되고,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도 진용 陣容을 둥글게 배치하면 [결정적인] 패배를 당하지 않는다. 혼란스러움은 다스려지는 데에서 생겨나고, 겁은 용기에서 생겨나며, 나약함은 강함에서 생겨난다. 다스려지는 것과 혼란스러움은 분수分數에 속하는 것이고, 용기와 비겁은 ‘세‘에 속하는 것이며,
강함과 약합은 ‘형‘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을 잘 움직이는 장수는 적에게 형세를 만들어내어 적이 반드시 그를 따르게 되고, 적에게 [좋은 점]을 주면 적이 그것을 반드시 취하게 된다. [작은] 이익으로써 적을 움직이고 병사로써 적을 기다린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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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용병 원칙

그러므로 용병의 원칙은 [아군이] 열 배면 적을 포위하고, 다섯 배면 적을 공격하며, 두 배면 적을 분산시킨다. 대적할 만하면 적을 맞아싸우고, [적보다 병력이] 적으면 적으로부터 달아나며, [적의 병력과] 대적할 만하지 못하면 적을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작고 약한 군대가 적을 맞아 견고하게 수비한다면 강대한 적의 포로가 된다.
- P100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

그러므로 말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것이다. 적을 알지 못하고 나만 알면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지게될 것이며, 적을 알지 못하고 나도 알지 못하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게 될 것이다.
故曰 :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貞;不知後不知己, 每戰必殆. - P110

잘 싸웠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다.
이 단락의 핵심은 ‘선전‘의 개념이 무엇이냐 하는 점이다. 백성들의 입에 용병술이 오르내리며 떠들썩한 것은 그만큼 피해와 출혈이 크다는 뜻이다. 이것은 적도 나의 용병술을 알고 맞섰다는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뛰어난 용병술은 무너지기 직전의 건물받침돌을 빼는 것과 같아서 적재적소를 노려서 힘들이지 않고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다. 불특이란 단어 역시 예사로운 말이 아니다. 이는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분석해 실제 상황이 미리 판단한것과 거의 일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 P128

완전한 승리로 가는 다섯 가지 길
병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으니, 첫째는 ‘도(度, 적군과 아군 사이의 거리를 재는 것)‘라 하고, 둘째는 ‘양(量, 적군과 아군의 군 동원력을 재는 것)‘
이라고 하며, 셋째는 수(數, 동원 가능한 병력의 수를 계산하는 것)‘라 하고, 넷째는 ‘칭(稱, 적군과 아군의 전력을 저울질하는 것)‘이라고 하며, 다섯째는 ‘승(勝, 승리의 가능성)‘이라고 한다. 영토가 있기에 [거리의 넓고좁은] 척도가 생겨나고, 척도가 있기에 양을 산정하며, 양을 산정하기에 출병하는 수를 결정하고, 수가 있기에 [우리의 전력]을 저울질하며, 저울질하기에 승리를 얻는 것이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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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전쟁이란] 다섯 가지(五事)에 따라 경영되어야 하고, [일곱가지] 항목을 비교해 그 정황‘을 탐색해야 한다. 첫째를 도(道, 도덕)라 하고, 둘째를 천(天, 천시天時)이라고 하며, 셋째를 지(地, 지리地利)라 하고, 넷째를 장(將, 장수)이라고 하며, 다섯째를 법(法, 법도) 이라고한다.
- P42

전쟁이란 속이는 도道이다. 따라서 능력이 있는데 적에게는 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대를 쓰되 적에게는 군대를 쓰지않는 것처럼 보이게 하며, 가까운 곳을 노리면서 적에게는 먼 곳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먼 곳을 노리면서 적에게는 가까운 곳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롭게 하면서 적을 꾀어내고 [내부를 어지럽게 하여 적을 습격한다. [적이] 충실하면 적을 방비하고, 적이 강하면 적을 피하고, [적이] 분노하면 그들을 소란스럽게 하고, [적이] 낮추려 들면 적을 교만에 빠지게 하고, [적이 편안해하면 그들을 수고롭게 만들고, [적이] 친하게 지내면 그들을 이간질하라. 그들이 방비하지 않은 곳을공격하고,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출격하라. 이것은 병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이니, 정말로 미리 전수해져서는 안 된다. 討利以聽, 乃爲之勢, 以佐其外. 勢者, 因利而制權也, 兵者, 道也, 故能而示之不能,
用而示之不用, 而示之遠, 遠而示之近, 利之,而取之, 而情之, 强而避之, 怒捷之, 中而語之, 伏而勞之, 親而之, 攻其無備, 出其不意, 此兵家之勝, 不可先掉也.
- P55

전쟁을 하는 데에는 승리를 귀히 여긴다. 질질 끌면 무기는 둔해지고 사기는 꺾여 성을 공격해도 힘만 소진된다. 오랜 기간 군대를 했빛에 노출시키면 나라의 비용이 부족해진다. 무기가 무더지고 사기가 꺾이고 힘만 소진되고 재정이 바닥나면 다른 제후들이 그 피폐함을 틈타 일어난다. 비록 지혜로운 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뒤를잘 수습할 수 없게 된다. 고로 용병법에서 "어설프지만 속전속결해야 한다(拙速)"는 말은 들어보았지만 교묘하게 질질 끄는 경우는 본적이 없다. 전쟁을 오래 끌어서 나라에 이로운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그러므로 용병의 해로움을 이루 다 알지 못하는 자는 용병의 이로움도 이루 다 알 수 없는 것이다.
- P79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책이다.

손자는 말한다.
대체로 용병의 원칙에는 [적의] 국가를 온전히 하는 것을 상책으로 삼으며, 적국을 쳐부수는 것을 차선책으로 삼는다. [적국의] 군軍을 온전히 한 채 이기는 것이 상책이며, 군을 무찌르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여旅를 온전히 한 채 이기는 것이 상책이며, 적의 여를 무찌르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졸卒을 온전히 한 채 이기는 것이 상책이며, [적의] 졸을 무찌르는 것은 차선책이다. [적의] 오伍를 온전히 한 채 이기는 것이 상책이며, [적의] 오를 쳐부수는 것은 차선책이다. 그러므로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잘된 것 중에 잘된 용병이 아니며,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용병이 잘된 것 중의 잘된 용병이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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