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용병의 원칙은 높은 언덕에 있는 적을 향해 싸우지 말고,
언덕을 등지고 있는 적은 맞이해 싸우지 말아야 한다. 거짓으로 패한 척하는 적은 추격하지 말고, 날카로운 병사가 있는 적을 공격하지 말아야 하며, 미끼를 던지는 부대는 공격하지 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부대는 가로막지 말며, 적을 포위할 때는 한쪽을 터주어야하고, 궁지에 몰린 적은 추격하지 말아야 하니, 이것은 용병의 원칙이다.
- P206

적이 오지 않으리라 믿지 말고 자신을 강하게 하라

이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자의 생각은 반드시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해로움을 생각할 이로움을 함께 고려하면 더욱 믿을 수 있는 방향[전투 임무를 완성하는 것]으로 힘쓸 수 있으며, [이로움을 생각할 때] 해로움을 함께 고려하면 실로 근심을 풀 수 있다. 이런 까닭으로 [적국의] 제후를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은 해로움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을 알게 하기 때문이고, 적국의 군주를 부리는 것은 [그로 하여금 쓸데없는 일에] 힘을 쓰게 하기 때문이며, [적국의] 제후를 달려오게 하는 것은 이로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용병의 원칙은 적이 공격해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 않고 아군이 대적할 방책을 믿으며, 적이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지 않고 적이 나를 공격할 수 없게 하는 것을 믿는 것이다.
- P224

그러므로 장수에게는 다섯 가지의 위험한 일이 있으니, [장수가 용맹이 지나쳐] 반드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면] 죽을 수 있고, 반드시 살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사로잡히게 되며, 분을 이기지 못해 성급하게 행동하면 모욕을 당할 수 있고, 성품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치욕을 당할 수 있으며, 백성들을 지나치게 사랑하면 번민을 하게 된다.
무릇 이 다섯 가지는 장수의 허물이며, 용병의 재앙이다. 군대를 파멸시키고 장수를 죽게 하는 것은 반드시 다섯 가지 위험에서 비롯되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 P227

여기서 ‘반제 半濟‘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
이 말은 먼저 건너간 병사들은 뒤의 병사들을 돌보지 않고, 뒤에서 강을 건너는 병사들 중 반쯤 건넌 병사들은 먼저 건너간 병사들을 부러워할 뿐 뒤에 처진 병사들은 돌보지 않는다. 따라서 뒤에 있는 병사들 역시 앞선 병사들을 원망하며 전쟁을 쉽게 포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 군대가 이렇게 나뉘면 전의를 상실하게 되니 이때 공격하는 것이 이롭다는 의미이다.
손자는 어떤 경우에도 적에게 인의를 베푸는 것에 찬성하지 않았다. 적군이 전열을 가다듬지 않았을 때 가차 없이 공격해 승리를쟁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기지 않으면자신이 죽게 되는 것이 바로 전쟁의 속성이라고 보았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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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띠를 두른 아름다운 소녀가 수풀 사이에서 손짓을 한다.
컬러풀한 민속의상 차림이었다. 얼굴은 삿사를 닮았는데 훨씬 더 윤곽이 또렷했다. 눈은 상큼하고 입술은 도톰하고, 무엇보다 가슴이 불룩했다. "이쪽이야, 이쪽………." 하얀 이가 내보였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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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가쓰의 부하라고 생각한 채 이리오모테 섬인지 어딘지로 가버리는 건 진짜 신경질 나는 일이거든. 그래서 지로 네가 직접 보는 앞에서 가쓰와 결투를 해주려는 거야. 가쓰는 오른팔이 부러졌지? 이건 녀석과 똑같은 조건을 만들려는 거."
구로키가 묶어놓은 제 오른팔을 탁탁 쳤다. 거무스레한 얼굴에서 하얀 이가 내보였다.
"그런 거라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지!" 지로가 고함을내질렀다. 마음이 훌떡 바뀌어 새로운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신바람이 뭉클뭉클 피어오른 것이다.
"자, 가자!"
구로키의 재촉에 자전거에 올랐다. 구로키는 뒤에 타더니 지로에게 몸을 딱 붙여왔다. 헤어 무스 냄새가 났다. 이 망할 녀석,
이라고 생각했다. 지로는 자전거를 힘껏 밟아댔다.
- P387

"야, 제발 그만 좀 해." 가쓰가 불쑥 내뱉었다. "너희들, 정말 끈질기다. 끈질겨, 초딩들이 왜 이래, 진짜? 중학생이 큰소리를치면 좀 숙여주는 맛이 있어야지. 이건 뭐, 대들고 또 대들고, 어휴."
 "네가 먼저 만 엔을 가져오라, 자전거로 모시러 와라, 그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그렇지."
"야, 그까짓 만 엔, 다른 애들은 대개 군소리 없이 내주더라. 그러면 나도 잘 봐줬을 거라고."
"우리가 왜 그런 돈을 내줘?"
"그러니까 빨랑 꺼지라잖아! 너희 같은 놈들, 꼴도 보기 싫어."
가쓰는 얼굴이 시뻘게져 있었다. 컴컴한 어둠 속이었지만 눈에 핏발이 선 것까지 보였다. 굴욕감을 필사적으로 견디는 듯한눈치였다.
"그럼 내 농구 공 돌려줘." 뒤에서 준이 말했다.
가쓰가 눈을 치뜨고 발걸음을 돌렸다. 제 방으로 돌아가더니주의 농구공을 창문 밖으로 던져주었다. 자갈 위를 통통 튀어 공이 준 앞에까지 굴러왔다. 창문이 닫히고 커튼도 닫혔다.
- P393

따스한 기분이 되었다. 이별은 쓸쓸한 것이 아니다. 서로 만나함께 어울리다가 와 닿게 된 결승점이다.
- P396

지로는 도쿄의 밤하늘을 향해 키를 쭈욱 늘였다. 팔이 쭉쭉 늘어나 별에 닿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내일은 오키나와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는 것이다.
- P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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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끌어들여라

손자는 말한다.
무릇 먼저 전쟁터에 터를 잡고 적을 기다리는 자는 여유가 있고,
[적보다] 늦게 전쟁터에 터를 잡고 전투에 달려나가는 자는 피로하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끌어들이지, 적에게 끌려가지는 않는다.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 오게 하는 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것처럼보이기 때문이고, 적으로 하여금 [스스로]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적을 해롭게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이 편안하면 그들을 피로하게 만들고, 배부르면 그들을 굶주리게 만들며, 안정되어 있으면 그들을 동요시킬 수 있어야 하고, 적이 반드시 달려갈 곳을 향해 출동하고 적이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달려가야 한다.
- P161

오므라들게 하려면 반드시 잠시 그것을 펴주어야 하고,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잠시 그것을 강하게 해주어야 하며, 없애고자 하면 반드시 잠시 일으켜주어야 하고, 빼앗으려고 하면 반드시 잠시 주어야만 하니,
이것을 미명(微明, 보이지 않는 총명 혹은 은미한 밝음)‘이라고 한다. - P163

유형과 무형의 차이

그러므로 적을 드러나게 하고 아군을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은 아군은 집중하되 적은 분산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군이 집중해 하나가 되고 적은 분산되어 열(十)이 되니, 이는 열의 힘으로 하나의 힘을 공격하는 것이다. 즉 아군은 많아지고 적군은 적어지는 것이다. [이렇듯] 많은 병력이 적은 병력을 공격하면 아군과 싸워야 할 적은 줄어들게 된다. 아군이 공격할 곳이 어디인지 적이 모르게 하면 적은 수비할 곳이 많아지게 되고, 적이 수비할 곳이 많아지면 아군과 싸워야 할 적은 줄어들게 된다.
- P172

물의 이치를 따르라

용병의 형세는 물과 같은 형상[형태]을 띠어야만 한다. 물이 흘러감은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으로 달려간다. 용병의 형상은 충실한 곳을 피하고 허약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물은 땅의 형태에 따라흐름이 만들어진다. 용병은 적에 따라 승리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용병은 영원한 형세가 없고, 물은 영원한 형태가 없다. 적의 변화에 따라 승리를 취하는 것을 일컬어 ‘신神‘이라고 부른다. 따라서오행五行"에는 [상생상극해] 항상 이기는 것이 없고, 사계절은 영원한 위치가 없으며, 해에는 길고 짧음이 있고, 달에는 차고 기우는 것이 있다.
•••••
천하에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으나 단단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기로는 그것(물)보다 나은 것이 없으니, 그 무엇으로도 물을 바꿀수 있는 것은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은 천하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으나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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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리 힘이 쭉 빠졌다. 물에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았다.
"진짜 사람 놀라게 한다, 그 새끼."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왔다. "야, 우리 살인자 아니야, 이제." 구로키의 바지춤을 홱 잡아당겼다.
구로키도 엉덩방아를 찧었다. "응, 그렇다."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뭐야, 그 새끼, 눈을 허옇게 까뒤집더니."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감정이 몸속 깊은 곳에서 넘치도록 튀어나왔다.
구로키의 가슴팍에 뛰어들었다. 목을 붙잡고 힘 흔들었다.
"맞아, 사람이 그렇게 간단히 죽을 리가 있냐!"
그러고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빌떡 일어섰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닷물을 걷어차고 또 걷어찼다.
"야, 이제 집에 가자!" 밤의 바닷가를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지금 몇 시지? 핸드폰 보면 알 수 있잖아, 아직 돌아갈 수 있겠지?"

- P172

그날 밤, 어머니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우리 어머니에게는 대체 어떤 과거가 있는 걸까.
언젠가 누나가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가 "친아버지도 아닌 주제에....." 라고 저도 모르게 입 밖에 내버린 적이 있었다. 누나는 분명 어머니의 딸이다. 붕어빵처럼 닮았으니까 틀림없다. 그런 누나가 지로에게 열두 살이 되면 가르쳐줄 게 있다고 했다. 집안 내력에 대해서, 라는 뜻이다.
다음 달에 그 열두 살이 된다. 대체 우리 집안에는 어떤 비밀이있는 걸까.
왠지 순정 만화 같다. 여자애들이라면 이런 때 어떻게 할까.
지로는 한숨을 내쉬며 저녁밥으로 네 그릇을 먹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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