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지 마세요." 내가 말했다. "잠깐만 더 저한테 시간을 내주세요. 도시에서 약속했던 일을 해내지 못했으니 더 부탁드릴 자격이 없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커피잔 아주머니와 레인코트 아저씨가 만난 날 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기억해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죠. 그래서 저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라도 다시 만나는 걸 해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요. 그들이 잘되길바라고 어쩌면 서로 만날 수 있게 돕기도 한다는 걸요. 그러니까 제발 조시와 릭을 생각해 주세요. 이 아이들은 아직 어려요. 조시가 세상을 뜬다면 둘은 영영 헤어지게 돼요. 해가 거지 아저씨와 개에게 주었던 것 같은 특별한 자양분을 조시에게 주기만 하면 조시와 릭은 친절한 그림에서처럼 같이 어른이 될 수 있어요. 둘의 사랑이 단단하고 영원하다는 걸 제가 보증할 수 있어요. 커피잔 아주머니와 레인코트 아저씨처럼요." - P398

"그러니까 물어볼게. 릭, 네가 승자가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조시는 도박을 했어. 그래, 내가 주사위를 던졌지. 이기거나 질 사람은 내가 아니라 조시였지만, 조시는 크게 걸었는데 라이언 박사 말이 맞는다면 곧 지게 될 모양이다. 하지만 너는 안전하게 갔지. 그래서 너한테 묻는 거야, 지금 넌 기분이 어떠니? 네가 정말 승자라고 생각해?"
어머니는 이 말을 하는 동안 계속 어두운 하늘을 보고있다가 이제는 고개를 돌려 릭을 마주 보았다.
"네가 이겼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이거 한번 생각해 보라고 첫째, 네가 이겨서 얻은 게 정확히 뭐지? 왜냐하면 조시는 내가 처음 그 애를 안은 순간부터, 나는 조시가 온몸으로 삶을 갈구하고 있다는 걸 알았거든. 조시에게는 온 세상이 경탄의 대상이었지.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조시에게 기회를 안 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 조시가 자기 정신에 걸맞은 미래를 요구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크게 걸었다고 하는 거야. 그런데 넌 어떠니, 릭? 네가 정말 그렇게 똑똑하다고 생각해? 너희 둘 중에서 승자는 너라고 생각해? 만약 그렇다면 너 자신한테 이렇게 물어봐라. 네가 뭘 얻었는지. 한번 봐 네 미래를 보라고." 어머니는 창문 쪽으로 한 손을 흔들었다. "너는 안전하게 갔고, 그래서 네가 얻어 낸 건 작고 보잘것없어. 지금은 꽤 우쭐한 기분이겠지. 하지만 네가 그렇게 느낄 이유는 없다고 내가 말해 주마. 우쭐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 P406

어머니의 눈이 커지고 두려움으로 가득 찼지만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시의 메시지는 이런 거였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어떻게 되든 간에, 조시는 엄마를 사랑한다고, 영원히 사랑할 거라고 했어요. 엄마가 자기 엄마여서 정말 고맙고 단 한순간도 아니길 바란 적이 없었다고. 이렇게 말했어요.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요. 향상을 택한 것에 대해서요.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걸 어머니가 아셨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다시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이번에는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머니가 했던것하고 똑같이 할 거라고 했고 어머니는 자기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엄마라고 했어요. 그런 말이었어요. 말씀드렸듯이 조시가 알맞은 때가 되기 전에는 전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 말씀드리기로 한 것이 옳은 판단이었으면 좋겠네요." - P407

해가 조시를 침대 전체를, 격렬한 주황색 반원으로 비추어서 침대에 가장 가까이 있던 어머니는 손을 들어 얼굴을가려야 했다. 릭은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린 것같았고, 또 신기하게도 어머니와 가정부 멜라니아도 핵심을파악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우리 모두 꿈쩍하지 않고 그렇게 서 있었고, 해는 조시에게 더욱 눈부신 빛을 집중했다.
우리는 지켜보면서 기다렸다. 한순간 주황색 반원이 마치불이 붙을 것처럼 타올랐는데도 아무도 아무 조치도 하지않았다. 그때 조시가 부스스 깨어나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손 하나를 허공에 들어 올렸다.
"와. 왜 이렇게 눈부셔?" 조시가 말했다.
해는 계속 빛을 가차 없이 조시에게 쏟아부었다. 조시는뒤척거리더니 몸을 돌려 베개와 침대 머리판에 머리를 기댔다.
"무슨 일이야?"
"좀 어떠니, 아가?" 어머니가 두려움이 어린 눈빛으로 조시를 보며 조용히 물었다.
조시는 베개에 다시 머리를 대고 거의 천장을 바라보며누웠다. 하지만 조시의 몸놀림에서 새로 솟은 기운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 P411

"릭 말이 맞아요. 릭과 조시가 각각의 계획을 세운 걸 보니 불안해져요."
릭은 발끝으로 자기 앞쪽 자갈을 살살 찼다. 그러더니 말했다. "클라라. 네가 조시의 건강을 위험하게 할 말을 할 필요는 없고, 이 말만 할게. 네가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한다고 전했을 때는 그게 진실이었어. 네가 속였다거나 오해를 일으켰다고 할 사람은 없어. 하지만 이제 우리는 어린애가 아니니까. 서로 잘되길 빌어 주고 각자의 길을 가야 해.
내가 대학에 가서 향상된 애들하고 경쟁한다는 건 애초에말이 안 되는 일이었어. 지금은 나도 나름의 계획이 있고 그게 최선이야. 그래도 그건 거짓말이 아니었어. 그리고 이상한 이야기지만 지금도 거짓이 아니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요."
"그러니까 내 말은, 조시와 내가 각자 세상에 나가서 서로안 만나고 산다 해도 어떤 부분은,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늘 같이 있을 거라는 거야. 조시는 어떨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세상에 나가면 항상 꼭 조시 같은 누구를 찾으려고 할거야. 그러니까 절대로 속임수가 아니었어, 거기에서 네가 누구랑 거래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도 내 마음속, 조시 마음속을 들여다본다면 네가 속이려고 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겠지." - P421

"내가 다시 왔을 때는 네가 여기 없겠지. 넌 정말 최고였어, 클라라, 정말로."
"고마워요." 내가 말했다. "나를 선택해 줘서 고마워요."
"당연한 선택이었지." 그러더니 조시는 다시 나를 안았다.
이번에는 짧게 안았다가 다시 몸을 세웠다. "잘 있어, 클라라. 잘 지내."
"잘가요, 조시."
조시는 차에 올라타면서 다시 명랑하게 손을 흔들었다.
새 가정부 쪽보다는 나를 향한 손짓이었다. 차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지나쳐 언덕을•넘어갔다. 조시와 내가 전에 수도 없이 같이 지켜보았던 것처럼, 차는 그렇게 사라졌다. - P434

매니저는 한동안 말없이 웃음 띤 얼굴로 보고만 있었다.
그래서 내가 계속 말을 했다.
"조시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요. 지금까지그 일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봤어요. 만약 그래야만 했다면 제가 조시를 계속 이어 갈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렇게 되어서 훨씬 잘되었어요. 릭과 조시가 함께하지는 않지만."
"네 말이 틀림없이 맞을 거야. 클라라. 그런데 ‘조시를 계속 이어 간다‘라는 게 무슨 뜻이야? 무슨 소리지?"
"저는 조시를 배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그래야만 했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잘되었을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정확하게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머니, 릭, 가정부 멜라니아, 아버지. 그 사람들이 가슴속에서 조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는 다가갈 수가없었을 거예요. 지금은 그걸 확실하게 알아요."
"그래, 클라라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니 다행이다."
"카팔디 씨는 조시 안에 제가 계속 이어 갈 수 없는 특별한 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에게 계속 찾고 찾아봤지만 그런 것은 없더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저는 카팔디 씨가잘못된 곳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카팔디 씨가 틀렸고제가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결정한 대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 P441

"안녕히 가세요, 매니저님. 고맙습니다."
매니저는 의자로 썼던 철제 상자를 다시 시끄러운 소리를내며 원래 위치로 끌어다 놓았다. 그러더니 쌓인 물건들 사이 긴 통로를 따라 걸어갔다. 나는 매니저가 가게에서와 다른 걸음걸이로 걷는다는 것을 알았다. 두 번째 걸음을 디딜때마다 몸이 왼쪽으로 기울어서 긴 코트 자락이 흙바닥에닿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중간쯤 갔을 때 매니저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나는 매니저가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매니저는 저 먼 곳, 지평선 근처 건설용 크레인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다시 가던 길을 갔다. - P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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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는 K시 한 파출소의 의자에 앉아 보호자를 기다렸다.
공사장 숙소에서 나와 서둘러 뛰다가 오토바이 배달 기사와 부딪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을 치른 뒤였다. 경찰은 지우에게 부모의 연락처를 물었다. 지우는 ‘엄마는 최근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오래전 소식이 끊겼다‘고 했다. 경찰이 혹시 다른 어른은 없는지 묻자 지우는 할 수 없이 선호 아저씨에게 연락했다. 그러곤 유리문 밖, 바람에 휘청이는 2월의 겨울나무를 바라보다 그대로 잠이 들었다. - P7

지우는 잠자코 그 소리에 집중했다.
-신은 밤을 만들었어요. 그러곤 뭔가 허전해 고민하다 자신의 엄지 끝에 침을 묻혔습니다. 그런 뒤 그 엄지로 하늘한 곳을 문질렀어요. 그러자 마침내 그 안에서………-안에서?
지우에게 응답하듯 저쪽에서 밝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빛이 새어나왔습니다.

당시 피로와 허무에 절어 살던 지연도 이 대목을 읽을 때만큼은 힘을 주어 연극적인 효과를 냈다. 그러곤 어린 지우의 눈썹에 엄지를 댄 뒤 장난치듯 꾹 눌러댔다. "빛이 나왔습니다" 하고. "낮이 생겼습니다" 하고. 그래서 지우는 훌쩍자란 후에도 학교 운동장에 땅거미가 질 때면, 지겨움과 무서울이 분간되지 않고 최근 세상을 떠난 엄마가 몹시 그리워질 때면, 저도 모르게 한 손으로 제 눈썹을 꾹 눌러보는아이가 되었다. 어느 때는 그것만으로는 마음이 달래지지않아 스스로 이야기를 짓는 아이가.

이를테면 이런 식의.

옛날 옛날에
세상에 자비도 없고 희망도 없고 노래도 없던 때
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첫날 자신이 만든 밤이 너무 좋아서.
그 밤을 덮고 자느라
세상에 인간은 있되
구원도 없고 기적도 없고 선의도 없다는 걸 잊었습니다.
첫날 자신이 만든 밤이 너무 좋아서.
자신이 만든 밤이 너무 편해서. - P11

-너희는 이미 해봐서 알지?
아이들이 활달한 듯 무성의한 "네" 소리를 냈다.
-규칙은 간단해.
담임이 여유로운 태도로 주위를 둘러봤다.
-다섯 문장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되는데, 그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 소개가 끝나면 다른 친구들이 어떤 게 거짓인지 알아맞힐 거고. 그럼 나머지 네 개는자연스레 참이 되겠지? 선생님 말 이해했어?
전입생이 난처한 미소를 짓자 담임은 그럴 줄 알았다는듯 노트북을 열고는 허리 숙여 마우스를 딸각였다. 곧이어칠판 옆 대형 모니터에 단정한 문구가 떴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 P14

이윽고 집중력을 잃은 아이들이 마구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더이상 누군가의 이야기가 참이든 거짓이든 궁금하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소리는 꿈속에서도 큰슬픔과 초조를 느꼈다.
-마지막으로?
소리가 깊은 숨을 내쉰 뒤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곧 죽을 사람을 알아본다. 
다음순간 교실 안이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동시에 와아아 웃었다. 그래서 소리도 따라 웃었다. 그러다 딱 한 명 웃지 않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데, 바로 그 전입생이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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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강국으로 불리는 국가들은 애국심 고취와 국민 단합, 대내외 선물용도로 우주개발을 활용했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속해서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비용 문제로 NASA마저 예산 확보가 어려웠던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중반, 스페이스X를 앞세운 민간 우주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재사용 발사체‘를 통해 발사 비용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NASA의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1kg의 물체를 우주 공간에 내려놓는데 드는 비용은 무려 7,800만 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체인 팔콘의 경우 kg당 비용은 1,500달러(18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격 차이로 현재 NASA는 민간 발사체를 활용해 우주정거장(ISS)에 사람과 물자를 보내고 있다. - P14

우주항공청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개청 이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우주항공청의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으로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먼저 NASA는 백악관의 직속기관인데, 우주항공청은 ‘부‘ 아래 조직인 ‘청‘으로 설계된부분, 두 번째로 NASA와 미국 국방부의 장벽이 크지 않은 반면, 우주항공청에는 국방부가 그동안 담당해왔던 국방 위성 부문이 제외된 점, 마지막으로 국제협력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외교 업무가 배제된 점이다. - P22

신경과학에서 인간의 행동이 촉발되는 동기를 두 종류로 구분한다.
물, 음식, 잠과 같이 생존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것이 하나의 동기이며, 나머지 하나가 바로 보상이다. 보상 시스템 (reward system)은 보상이나 강화를 통한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뇌의 구조물이다. 복측피개영역,
중격측자핵, 전전두엽 피질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영역은 서로 연결돼 있어 보상과 쾌감, 동기 부여를 조절한다. 특히 복측피개영역은 보상회로(reward pathway)를 통해 중격측자핵과 전전두엽피질과 연결되는데, 이때 복측피개영역이 자극되면 뉴런에서 도파민이 합성돼 중격측자핵과 전전두엽피질로 분비된다. 이로 인해인간은 기쁨과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도파민만 보상, 동기부여,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세로토닌은 안정감과 행복감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잘 알려져 있으며, 엔도르핀은 방출되면 기분을 좋게 만들어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엑스터시 같은 일부 마약은 세로토닌 방출을 시켜 강한 행복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세로토닌은 도파민만큼 직접적으로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히로뽕‘으로 알려진 헤로인과 모르핀같은 물질은 엔도르핀 수용체에 작용해 강한 쾌감과 진통 효과를 유도하지만, 엔도르핀은 그 자체로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엔도르핀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은 도파민 방출을 유도함으로써 보상 체계를 활성화해 중독성을 갖게 된다. 즉 도파민과 이들 신경전달물질 간의 차이는 보상 시스템을 자극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중독성 유도에 있다. - P29

마약과 같은 물질이나 도박과 같은 행위가 인간을 중독 상태로 이끄는과정에서 핵심은 보상 시스템의 민감화와 내성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선 마약과 같은 물질로 얻는 인위적인 보상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과 같은 자연 보상보다 2~10배나 많은 도파민을 분비한다. 이런 보상 경험은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기억을 형성하는 해마가 관련되는데, 강한도파민 분비를 경험한 사람은 당시 느꼈던 쾌감을 기억하게 된다. 또한 과도하게 분비된 도파민은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경험을 만들어 준 물질과 행위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져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일으키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뇌는 ‘민감화(sensitization)‘를 겪는다. 뇌가 특정 자극에 더욱 민감해지면서, 동일한 자극에도 더 강하게 반응하는 현상이다. 쉽게 말해 뇌의 과민반응이다. 민감화가 발생하면 특정 자극에 대한 도파민 방출이 더강해지고 또 빈번해진다. 다시 말해 다른 자극이 들어왔을 때의 반응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민감화는 특정 자극에 대한 갈망과 심리적 의존성을 강화해중독성 물질이나 행위에 대한 강한 심리적 집착을 유도한다.
한편, 행동의 반복은 ‘내성‘을 만든다. 내성은 반복적인 행동 혹은 사용으로 효과가 점차 감소하는 현상이다. 보상 시스템의 내성은 도파민 수용체가 둔감해지면서 만들어진다. 도파민 수용체는 반복적으로 자극될 때 과활성화되는데, 뇌는 과도한 자극에 적응하기 위해 수용체의 민감도를 낮추는 조절 메커니즘을 가동한다. 수용체의 신호 전달 강도를 약화시키거나 뉴런 표면의 도파민 수용체의 개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렇게 수용체가 둔감해지면 같은 양의 도파민을 분비하기 위해서 더 강하고 큰 자극이 필요해진다.
상반된 메커니즘처럼 보이는 민감화와 내성은 중독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각 발생하기도 하고 또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 P30

뇌의 기능적인 요소도 청소년 시기 자극에 예민하게 만든다. 청소년의뇌는 뉴런이 쉽게 발화돼 작은 자극에도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발화란 자극에 대한 신호가 뉴런을 타고 전달되는 현상을 뜻한다. 뉴런에서 발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정 세기 이상의 자극이 필요한데, 청소년의 뇌는 성인의 뇌에 비해 발화에 필요한 자극의 역치가 낮다.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반응한다는 뜻이다.
도파민 수용체의 양도 청소년기에 가장 많다. 도파민 수용체 밀도는유아기와 어린이 시기를 거치면서 꾸준히 증가하다가 청소년기에 가장 많아지고, 이후 성인이 되어선 완만하게 감소한다. 1995년 미국 하버드의대정신과 마틴 타이셔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청소년기 도파민 수용체 밀도는 성인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높다. 같은 양의 도파민이 나오더라도 도파민 수용체가 많으면, 보상과 쾌락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이 때문에 청소년 뇌는 도파민 보상 시스템이 매우 활성화돼 있다. 쉽게 발화 상태가 돼도파민이 더 많이, 더 자주 분비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중독 상태에 이르는 핵심 물질이므로 청소년 시기는 중독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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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중학교 교육에는 ‘드라마(연극)‘라는 교과목이 어엿하게 존재한다. 연극이 중학교 교육의 일환으로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으며 잉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에서 중패등교육을 제대로 수료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치르는 전국험 GCSE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수험 과목 중에 연극이 있다.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보통 8~10과목을 험 본다.) 딱히 영국이 배우를 대량으로 육성하려고 학교에서연극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언어를 활용한 자기표현능력, 창조성, 소통능력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능력을 기르는 과목이다. - P32

내가 일했던 어린이집은 실업률과 빈곤율이 매우 높은 지역의 지원센터 안에 있었다. 그래서 가정 내 폭력이나 알코올 및 약물 의존증 등 문제를 안고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많이 다녔다. 표정이 풍부하지 않거나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타인에게 감정을 전달할 줄모르는 아이는 타인의 감정을 읽어내지도 못한다. 다른 아이가 괴로운 표정을 짓거나 싫어하며 울어도, 그것이 나를 그만좀 괴롭히라는 ‘스톱‘ 사인임을 알지 못한다. 그 때문에 내가 ‘밑바닥 어린이집‘이라고 불렀던 곳에서는 연극적 요소를 도입한 게임과 놀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P34

"선생님이 시켰어?"
돌아가는 길에 배우자가 묻자 아들이 말했다.
"아니, 내가 선생님한테 물어보고 마이크를 달라고 했어."
"그런데 알라딘 자식은 춘권으로 막힌 목소리가 싫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 건 상관없어. 두 달 넘게 연습했는데 하이라이트가엉망이 되면 다들 노력한 게 쓸모없어지잖아."
아들은 그렇게 말하며 우리 앞을 걸어갔다.
"다니엘은 이제 춘권이고 뭐고 신경 안 쓸걸? 나한테 고맙다고 했으니까. 아주 상쾌하게 ‘내일도 잘 부탁해‘ 하던데."
아들은 호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만지작거리기시작했다.
"옷 갈아입은 다음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내 전화번호도 물어봤어."
"알려줬어?"
"응, 안 알려줄 이유는 없으니까. 그리고 무지한 사람한테가르쳐야 할 게 잔뜩 있거든."
"뭐?"
배우자가 되물었지만 아들은 답하지 않았다.
사춘기를 앞둔 아이의 흡수력이란 스펀지나 다름없어서 때로는 두려울 정도다.
"다니엘이랑 나는 최악의 적 아니면 최고의 친구가 될 것같아. 특기가 비슷하기도 하고."
제법 어른스럽게 말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나는 밤길을 걸었다.
"잘하더라, 꼬맹이!"
악기를 짊어진 상급생이 아들에게 말을 걸며 자전거를 타고 지나쳐 갔다. 아들은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대수롭지 않은 길 위의 풍경 사이로 곧 다가올 완전히 새로운 세계 whole new world가 얼핏 엿보인 것 같았다. - P46

하층 계급의 꼬맹이들이 모두 반항적이고 공격적일 거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아무리 험악한 환경에서 자랐다 해도 공격적이지 않은겁 많은 아이들도 있다.
아직도 내가 열 받는 사실은 그렇게 심약해 보이는 팀의형을 괴롭힌 아이들이 우리 동네의 아이들, 심지어 호화롭게리모델링한 집에 사는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아들의 말에 따르면, 애초에 팀의 형이 괴롭힘을 당하게된 이유는 학생식당에서 훔쳐 먹던 버릇 때문이라고 한다. 도1둑질은 범죄야, 네 도벽은 병이야, 이 도둑놈, 범죄자는 벌을 받아야 해. 동급생들이 이런 말을 하며 팀의 형을 괴롭히기시작했고 점차 물리적으로 강도가 세졌다고 한다. 정의가 폭주한 것이다.
추측건대, 교사들이 여느 괴롭힘처럼 엄격하게 대응하지않은 것도 도둑질이 확실히 잘못이기 때문 아니었을까. 학교밖 상점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한창 자라나는 10대가 무료급식 제도로 쓸 수 있는 급식비를 고려하면 동정의 여지가있긴 하다. 게다가 샌드위치 같은 건 유통기한이 지나면 어차피 폐기해야 하지 않는가. 교사들도 가해 학생들의 부모를 호출했다가 우리 아이가 잘못하긴 했는데, 도둑질은 범죄 아닙니까?" 하는 말을 들어 귀찮아지기는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팀의 형을 5분 일찍 하교시켜 해결하겠다는 미적지근한 태도를 취한 것 같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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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건 크리시, 조시 엄마였어. 크리시가 풀밭에서,
바로 저기에서 팔로 누군가를 붙들고 나오는 걸 봤어. 잘 설명이 안 되는데, 내 말은, 마치 애가 도망치려고 해서 크리시가 붙잡은 것처럼 보였다는 거야. 붙들기는 했는데 완전히 제압하지는 못한 것 같았지. 그래서 둘이서 구르듯이 나왔어. 바로 저기에, 풀밭에서 우리 마당으로"
"엄마가 그날 몸이 안 좋아서 잘못 봤을 수도 있어."
"아주 또렷하게 봤어. 릭은 이 이야기를 싫어해서 어떻게든 부인하려고 하지."
"그러니까 조시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풀밭에서 나오는걸 봤다는 말씀인가요? 조시 말고 다른 아이를요?" 내가 물었다.
"크리시가 애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힘을 썼고 그래서 어느 정도 억누른 상태였어. 바로 저기에서 크리시가 두팔로 여자아이를 꼭 안았지. 릭이 그때 내려와서 봤어. 그다음에 두 사람이 풀밭으로 다시 사라졌어."
"다른 사람이었을 수도 있어." 럭이 이제 좀 긴장이 풀린모습으로 어머니 옆에 앉아 내 뒤쪽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래, 한 명은 조시 엄마였어. 그건 인정해. 하지만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은 샐처럼 보였어." 헬렌 씨가 말했다. "조시 언니. 그래서 내가 릭을 부른 거야. 그때가 샐이 죽은 지 2년은 지났을 때였거든." - P221

나는 해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알았다. 손님을 맞을 때처럼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앉아있어야 프라이버시를 덜 침해하고 분노를 유발할 가능성이적을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내 몸의 모양을 최대한 접는의자의 형상에 맞추어 앉아 가만히 기다렸다. 햇살이 점점선명하고 진한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눈앞에 떠다니는 건초 조각수가 훨씬 더 늘어서, 빛살이 건초 더미에서 건초 조각을 잘라 내어 공중에 띄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 내 생각이 옳다면, 해가 지금 이 순간 맥베인 씨의 헛간을 통과해 진짜 휴식 장소로 가고 있으니 계속 예의만차리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를 대담하게잡지 않으면 내 노력 전부와 릭의 도움마저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가다듬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 입 밖에 내어 말하지는 않았다. 해에게는 그런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대한 확실하게 하고 싶어서 머릿속에서 단어를 조용히 빠르게 떠올렸다.
"조시가 좋아지게 해 주세요. 거지 아저씨한테 한 것처럼요." - P244

모퉁이를 돌자 거기에, 조시가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조시의 발이 내 어깨 높이 정도에 있었으니 아주 높이 있지는않았지만, 손과 손가락을 죽 뻗고 몸을 앞으로 숙이고 있어서 마치 떨어지는 도중에 얼어 버린 것처럼 보였다. 불빛이 여러 각도에서 조시를 비추고 있어 어디로도 숨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얼굴은 진짜 조시하고 매우 비슷했지만,
입꼬리는 치켜 올라갔는데 눈가에 친절한 웃음이 없는,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이었다. 실망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듯한 얼굴이었다. 조시가 입은 옷은 진짜 옷이 아니라 박엽지로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 입힌 것이었다. 종이가 연노란색이고 반투명해서 환한 불빛 속에서 조시의 팔다리가 더더욱 연약하게 보였다. 머리카락은 진짜 조시가 아플 때 잘 그러듯이 뒤로 묶었는데, 이 부분만은 별로 그럴듯하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다른 어떤 에이에프에게서도 보지 못한 재질로 되어 있었는데, 여기 이 조시는 틀림없이 머리카락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할 것 같았다. - P298

"크리시, 믿음을 잃으면 안 돼요."
어머니는 고개를 들었고 이제는 눈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믿음의 문제가 아녜요. 내가 저 위에 있는 에이에프를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요? 아무리당신이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샐 때는 실패했잖아요. 그런데 왜 조시는 될 거라는 거예요?"
"샐의 경우하고는 비교할 수가 없죠. 전에 다 이야기했잖아요. 샐을 가지고 만든 것은 인형이었어요. 애도 인형이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 이후로 아주 많은 발전이 있었어요. 이걸 알아야 해요. 새로운 조시는 모조품이 아니에요. 진짜 조시가 될 거예요. 조시가 계속 이어지는 거라고요." - P304

"아직도 잘 이해를 못 하고 있어." 카팔디 씨가 말했다. 카팔디 씨가 내 앞에 서 있는데도 내 시야 가장자리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여전히 나에게는 어머니의 눈밖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리시, 내가 설명할게요.
그 편이 쉬울 것 같아. 클라라, 너한테 새 조시를 훈련하라는 게 아니야. 조시가 되라고 하는 거야. 저 위에 있는 조시는, 너도 알아차렸겠지만 속이 비어 있어. 그날이 오면,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네가 조시에 대한 모든 지식을 지닌 채로 저 위에 있는 조시 안에 들어가기를바라."
"안에 들어가길 바란다고요?"
"크리시가 너를 고를 때도 그걸 염두에 두고 있었어. 크리시는 네가 조시를 배우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지. 외형뿐 아니라 내면까지 전체를. 첫 번째 조시와 두 번째 조시사이에 아무 다른 점이 없어질 정도로 배울 수 있다고."
"헨리는 지금." 어머니가 말했고 이제는 더 이상 어머니는나뉘어 보이지 않았다. "모든 걸 다 사전에 계획한 것처럼 말하는데, 그런 건 절대 아니었어. 이게 과연 될 거라고 내가 믿었는지조차 몰랐으니까. 어쩌면 잠깐 믿었던 것도 같다. 하지만 저 위에서 그 초상화를 보고 나니까 이제는 모르겠어."
"이제 너한테 뭘 기대하는지 알겠지, 클라라." 카팔디 씨가 말했다. "조시의 외적 행동만 흉내 낸다고 되는 게 아니야. 크리시를 위해 조시로서 계속 살아야 해. 또 조시를 사랑하는 다른 모든 사람을 위해서"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요? 쟤가 정말 나에게 조시가 될수 있을까요?" 어머니가 말했다. - P306

"그래 어떻게 생각하니? 네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 조시를 면밀하게 관찰하면 제 능력으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다른 것도 좀 물어보자. 이런 걸 묻고 싶어. 너는인간의 마음이라는 걸 믿니? 신체 기관을 말하는 건 아냐.
시적인 의미에서 하는 말이야. 인간의 마음. 그런 게 존재한다고 생각해? 사람을 특별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 만약에 정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야. 그렇다면 조시를 제대로 배우려면 조시의 습관이나 특징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걸 알아야 하지 않겠어? 조시의 마음을 배워야 하지 않아?"
"네, 그럼요."
"그게 어렵지 않겠니? 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건 능력 밖일 거야. 아무리 신통하게 해낸다 해도 흉내 내는것만으로는 턱도 없을 테니까. 조시의 마음을 배워야, 그걸 완전히 알아야 하지, 아니면 너는 절대로 조시가 될 수 없어."
"그게 어렵지 않겠니? 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건 능력 밖일 거야. 아무리 신통하게 해낸다 해도 흉내 내는것만으로는 턱도 없을 테니까. 조시의 마음을 배워야, 그걸완전히 알아야 하지, 아니면 너는 절대로 조시가 될 수 없어."
시내버스가 버려진 과일 상자 옆에 멈춰 섰다. 아버지가멈춘 버스를 돌아서 가려 하자 뒤에 있던 차가 화난 듯 빵빵거렸다. 그러고 또 다른 빵빵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우리한테 화를 내는 건 아니고 멀리에서 나는 소리였다.
"말씀하신 마음이요." 내가 말했다. "그게 가장 배우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이 아주 많은 집하고비슷할 것 같아요. 그렇긴 하지만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에이에프가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 방들을 전부 돌아다니면서 차례로 신중하게 연구해서 자기 집처럼 익숙하게 만들수 있을 겁니다."
아버지도 옆길에서 끼어들려고 하는 차에 경적을 울렸다.
"하지만 네가 그 방 중 하나에 들어갔는데, 그 안에 또 다른 방이 있다고 해 봐. 그리고 그 방 안에는 또 다른 방이있고, 방 안에 방이 있고 그 안에 또 있고 또 있고, 조시의마음을 안다는 게 그런 식 아닐까? 아무리 오래 돌아다녀도 아직 들어가 보지 않은 방이 또 있지 않겠어?" - P320

나는 이 말을 잠시 생각해 본 다음 대답했다. "물론 인간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딘가에 한계가 있을 거예요. 폴 씨가 시적인 의미로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배워야 할 것에는 끝이 있을 겁니다. 조시의 마음은 방안에 또 방이 있는 이상한 집을 닮았을 수 있지요. 하지만이게 조시를 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저는 최선을 다하겠어요. 제가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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