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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씽킹 - 우주를 이해하면 보이는 일상의 본질
천문물리학자 BossB 지음, 이정미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우주(universe)'란 행성, 별, 은하계 그리고 모든 형태의 물질과 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시공간과 그 내용물 모두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전체 우주의 크기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현재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지름이 930억 광년으로 추정된다고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우주를 표현하는 말로 다른 하나가 더 있다. 'kosmos(코스모스)'다. 이 단어는 정연한 '질서로서의 세계'를 나타내는 그리스어로 그 반대말은 세계 생성 이전의 혼돈을 나타내는 '카오스(chaos)'다. 코스모스라는 말은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가치적인 관점과 융합한, 또는 아직 거기에서 전면적으로는 탈락하지 않는 근대 이전의 세계상을 가리키는 데 이용된다. 이 말은 원래 정돈·장식·질서를 의미하는 말로, 뒤에 자연계의 질서있는 양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용되었다고 한다. 결국에는 '세계의 질서' 또는 질서가 관철된 '세계' 그 자체를 의미하는 말로 변모했다.
이 책 『코스모스 씽킹』의 표제어 '코스모스 씽킹'은 우주의 본질이 우리 존재의 본질이며 사물의 본질이라는 인식 아래 만들어진 개념어다. 이를 바탕으로 우주의 본질을 '보는' 방법이자, 자신과 타인, 관계와 감정, 나아가 사회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저자 BossB는 규정한다. 여기서 '본질을 보다'의 의미는 '알다'와 '해석하다'를 포괄한다고 저자는 책의 〈서문〉 「우리는 개별 우주입니다」란 글에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 시점은 착각과 기울어진 해석으로 제한되어 자신을 포함한 사물의 본질을 보지 못하게 한다고 밝힌다. 코스모스 씽킹은 한정된 시점을 이해하고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우주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한다. 모든 공간, 모든 시간, 모든 물체 그리고 모든 에너지가 우주라는 말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코스모스 씽킹'의 중요한 핵심을 세 가지로 나누고 의미를 정립하고 있다. ① 우주에서 무언가를 보는 행위와 아는 행위는 시점에 의존하며 시점의 제한을 받는다. 하나의 시점에서 보는 것들은 현실의 한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시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르고 보는 것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시점에서 대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전체가 보이기 시작하고 본질에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② 우주의 본질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그러므로 보이지 않는 것, 본 적 없는 것을 보기 위해 새로운 시점이 필요하다. ③ 우주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그 모든 가능성을 알 수 없기에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무척 어려운 의미다. 저자는 코스모스 씽킹이란 다각적인 시점에서 생각하는 것임을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시점을 늘리기 위해 '일반적'과 '당연함'의 틀에서 벗어나 탐험하고 도전하며 다른 대상을 만나 대화할 필요가 있다. 시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이 품은 다양한 빛을 볼 수 있다. '나'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하며 주변 사람의 빛도 보인다. 학교, 조직, 타인의 잣대에 억지로 맞추지 않고 누구나 있는 그대로, 각자의 색채로 빛나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솟는다. "코스모스 씽킹은 시점을 선택해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다."(p.8)
저자 BossB는 천문물리학자다. 은하의 형성과 진화의 계산을 연구했으며 학문의 자유가 있는 대학교의 교단에 서고 있다고 자신을 스스로 밝힌다. 왜 필명(가명)을 쓰느냐는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라고 독자에게는 읽힌다. 사실 그는 SNS 팔로워가 70만 명이 넘는 천문물리학자이다. BossB는 ‘Boss Bitch’의 약자라고 한다. 이 책 『코스모스 씽킹』은 그가 펴낸 첫 번째 책이다. SNS에서 그는 황금빛 긴 머리를 찰랑거리면서 화려한 네일 장식을 한 손가락을 흔들며 우주의 수수께끼와 인생의 비밀을 알려주고, 마지막에는 브이 자를 그리며 “피스(peace)!”를 외치고 사라진다고 팔로워들이 말한다. 독자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말할 수 없지만 저자 BossB는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핫한 과학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그저 외모만 보면 화려한 연예인 같다고도 전해진다. 하지만 그녀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천문물리학을 전공하고 세계적 권위의 독일 막스플랑크천문학연구소에서 일한 이학박사다. 저자는 미국 인기 힙합 여가수 도자 캣이 부른 노래 제목이기도 한 ‘Boss Bitch’를 줄인 BossB를 자신에게 별명으로 붙였다고 말한다. 우리말로 하면 ‘대장 *년’ 정도의 비속어인데, ‘자신이 믿는 길을 가는 자신만만하고, 개성 있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립한 여성’이라는 뜻으로 사용한다고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를 담뿍 담아 밝힌다. 그만큼 이 책의 저자인 BossB는 독특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외모와 행동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전 세계 MZ세대들이 그녀에게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은 우주의 원리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인식하는 코스모스 씽킹, 즉 저자의 '우주 생각법'을 설명하고 알려준다. 책에 따르면 모든 공간, 시간, 사물, 에너지가 우주에 속하므로 우주 생각법이란 결국 ‘우주의 본질’을 보는 방법이다. 나 자신, 타인, 인간관계, 감정, 사회 등 세상 모든 것의 본래 모습을 인식하고 내면화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우주 생각법을 통해 세상 그 누구와도 다른 독특한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결정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놓는다. 개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인류 공동체를 위해서도 우주의 원리에 대한 이해는 꼭 필요하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색깔로 빛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우주 생각법을 통해 주변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의 우주 생각법은 우주와 물리학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 ‘우리 존재와 세상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코스모스 씽킹을 소개해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저자가 우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내가 왜 태어났으며 왜 살아가고 있는지, 나의 존재 의의와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서문〉을 통해 이미 밝힌 바 있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태어났다. 이에 따라 『코스모스 씽킹』은 단순한 과학책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법을 통해 인생론을 이야기하는 독특한 과학 에세이에 속한다. 우주의 역사는 138억 년 전에 시작됐다. 우리에게는 숫자로만 존재할 뿐 실제 적용 가능한 범위가 아니다. 우리 수명을 100년이라 늘려 잡아도 쉽게 계산할 수 없는 규모의 시간이다. 이렇게 기나긴 우주의 역사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차지하고 있을까? 저자는 독자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우주의 역사 138억 년을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인 1년이라는 시간으로 압축한 달력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1월 1일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했다면 9월 2일에 태양계와 지구가 생겨난다. 그리고 12월 31일 오후 9시 12분쯤에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유인원 아르디(Ardi)가 태어난다. 인간이 이집트에 피라미드를 건설한 건 오후 11시 59분 49초다.
저자가 설정한 이 우주 달력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가 자정 12시 정각이므로 겨우 11초 전이다. 과학 기술이 발전한 현대 문명은 우주 달력에서는 불과 1초 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인간의 생명은 0.2초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인간은 지구의 생태계를 그 1초 만에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파괴하고 있다. 공룡은 나흘 동안 지구와 조화롭게 공생했는데 인간은 태어난 지 겨우 3시간이 지나지 않아 공생은커녕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는 셈이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단 1초 동안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 어떤 생명체보다 더 많은 우주의 원리와 생명 현상을 규명했다. 그리고 지구와 화해할 길을 찾으려는 노력 역시 계속하고 있다.
우주 속의 우리를 새로운 시점으로 보게 하는 이 책은 질문과 답,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시작하여 각 주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그런 다음 코스모스 씽킹에서 도출한 인생의 이치를 이야기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과학적 설명은 예시와 그림으로 표현하여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우주 속의 우리〉, 2장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3장 〈공간, 시간, 시공, 중력〉, 4장 〈블랙홀은 무섭지 않다〉, 5장 〈우주는 어디로 갈까?〉, 6장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우주의 바깥에는 무엇이 있을까?〉, 7장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면?〉 등이다. 우리가 말하는 '우주란 무엇일까?'가 이 책의 첫 번째 질문이 될 것이다. 저자는 "끝없이 펼쳐진 공간으로 압도적 위력을 가진 우주는 그저 그곳에 존재할 뿐"이라고 전제한 뒤 "우주는 우리를 판단하지 않고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나의 가치'도 우주나 사회, 학교가 아닌 나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란 말로써 우주에의 접근을 유도한다.
"우주를 알면 아주 작고 아주 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면에 숨어 있는 엄청난 에너지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무한 가능성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주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내가 볼 수 있는 것과 해석할 수 있는 것은 내 시점에 의존하며, 그 시점은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시점은 한정되어 있지만 우주(현실)를 탐구하고 새로운 발견을 해나갈 때마다 다양하게 빛나는 자기 모습을 보게 된다. 주변의 빛남도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각자 빛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 우주를 알고 시점이 늘어나면 자신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존재의 본질이 보인다. 이것이 '코스모스 씽킹'이다."(p.15)
이 책은 차근차근 읽어가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우주에 접근하고, 우주를 아주 일부지만 이해하면 할수록 우리 '인간은 소우주'라는 생각이 굳어간다. 우리는 우주의 일부이며 우주의 일부로서 우주의 원리에 따라 살아가면서 우주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주로 보면 지구 역시 우주의 아주 극미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인간의 능력과 힘은? 이런 데로 생각이 흘러간다면 인간의 삶이 보잘 것 없는 것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지구와 같은 항성이 수천 억 개에 달한다니 하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지구 환경 파괴 시간의 경우 1년의 0.2초에 불과한 '인간의 시간'이 다섯 배의 시간인 1초로도 회복할 수 없는 지구 환경 파괴를 저질렀다. 이는 인간의 시간을 1만년으로 산정할 경우 5만년의 시간이 지나야 환경 회복이 가능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것도 다른 많은 조건을 배제한 채 오로지 지구 환경 복구에 들어가는 순수한 시간을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뿐이다. 지구 환경 회복 인식이 아직은 미미하고 실천은 그보다 더 미약하다는 점을 전제한다면 10만 년, 100만 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이 밖에 독자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시간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최근 SF판타지 소설 등이 많이 출간돼 흥미를 돋구지만 아직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탓인지 SF에 빠지지 못해서 관심이 간 부분이다. 책은 7장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면?〉에서 비교적 상세히 시간 여행을 다룬다. 책은 시간 여행이 필요하기 위해 많은 점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설명을 1장부터 6장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는 설명을 주욱 해온 터다. 물론 이 7장에 들어서 읽고 깨닫게 된 사실이다. 블랙홀, 시간, 공간, 차원 등 복잡한 이야기도 시간 여행과 관련이 깊다. 이 책은 각 장(章)의 요약글인 「COSMOS THINKING」이란 별도의 지면을 각 장의 뒤에 따로 할애하고 있다. 요약은 물론 별도의 설명도 있다. 7장의 「COSMOS THINKING」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일부만 발췌해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과거로 가는 일은 불가능할 듯하다. 세계가 분기함으로써 과거의 특정 좌표로 돌아갈 수 있다 해도 인생을 다시 살 수는 없다. 그래도 우리의 인생을 1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1년 후 우리는 지금과 똑같은 사람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경험한 기쁨, 행복, 흥분, 그리고 슬픔, 괴로움, 잘못까지 포함해 모든 과거가 존재하기에 우리는 우리가 된 것이다. 그중 하나라도 빠지면 지금의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역시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과거 기억의 '이야기'는 바꿀 수 있다. 기억의 이야기는 뇌의 가정이며 착각이므로 이야기가 달라지면 미래를 바꿀 수 있다."(p.347)
우주에는 중심도 없고 특별한 곳도 없다. 또 우주에는 의지도 없고 의도도 없으며 의미도 없다. 우리 인간은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왜 태어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계속 의문을 가진다.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옛날이나 지금이나 계속 질문한다.(p.224)
우주는 과거나 지금이나 계속 팽창하고 있다. 그 팽창을 되감기 해 보면 과거의 우주는 지금보다 작고 밀도와 온도가 모두 높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온 고밀도 상태에서 우주가 팽창하고, 냉각되고, 별과 은하가 생겨났다는 것이 빅뱅 우주론이다. 빅뱅이라는 말의 유래도 이 우주론에서 나왔다. 그리고 빅뱅 우주론의 추정대로 고온 고밀도 상태의 우주에서 온 열복사가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다.(p.269)
저자 : BossB
본명은 후지타 아키미(藤田あき美)이며 두 아들을 우주보다 사랑하는 엄마다. 현재 신슈대학 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학박사.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독일 막스플랑크천문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하다가 10년간 육아를 한 후 2014년 학계에 복귀했다. BossB는 ‘Boss Bitch’의 약자다. ‘자신이 믿는 길을 가는, 자신만만하고 개성 있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립한 여성’이라는 의미로 저자가 자신에게 붙인 이름이다.
역자 : 이정미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테니스 전술 교과서』,『배드민턴 전술 교과서』,『하버드 스탠퍼드 생각수업』,『7일 마스터 주식 차트 : 이해가 잘되고 재미있는 책!』,『자산이 늘어나는 주식투자』,『가격 경제학』,『주식 데이트레이딩의 신 100법칙』,『나의 첫 경제 공부』,『주식투자 1년차 교과서』,『줄서는 미술관의 SNS 마케팅 비법』,『사운드 파워』,『패권의 법칙』,『성공하는 말투 실패하는 말투』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