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모른다 - 에리히 프롬에게 배우는 사랑의 심리학
스즈키 쇼 지음, 이지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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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우리는 사랑을 모른다』는 사회심리학의 개척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원제 : The Art of Love, 1956)을 텍스트로 일본의 인문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스즈키 쇼가 번역, 해석하고 설명을 더했다.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켜 온 원동력은 '사랑'이라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 삶에 대한 깊은 사유를 시작한 고대 철학자들부터 현대 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사랑'은 인간을 인간이게 한 가장 기본적인 개념으로 여긴다. 물론 인간의 감정이나 마음, 또는 정신에 사랑이라는 개념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반대쪽 개념인 증오나 분노의 감정도 있고, 슬픔과 기쁨 등 동양에서 말하는 '오욕칠정'을 모두 갖고 있다. 이는 이성과 감정으로 나뉘기도 하고,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사랑'의 힘이 가장 강력하다는 데 대해 반론을 내세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근대 이후 의학이나 과학계는 인간의 뇌 구조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인공지능을 발명하며 오히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기계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뇌구조와 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해석함으로써 인간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적 결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인간은 수백만 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삶을 위해 뇌를 많이 사용하면서 오늘날의 복잡하고 뛰어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축적해 왔다. 이 가운데 사랑은 인간 문명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뇌는 진화 중에 있다고 많은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뇌를 아직 완전히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사랑이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은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오늘날까지 주요 테마로 떠올라 있다. 긴 역사 속에서 수많은 대문호와 철학자, 심리학자 등 수많은 학자들이 인류에게 감동을 전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이 주제에 천착했다. 그런데도 사랑의 본질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며 그 대답은 간단치가 않다. 현대인들 역시 행복한 사랑을 하는 것이 인생 목표라고 생각하며 애를 쓰지만, 오히려 끊임없이 갈등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일쑤다. 왜 나는 진심으로 사랑하는데도 실제로 행복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 건 이토록 힘이 들까? 갈수록 사랑을 잃어가는 사회에서 우리는 고독한 섬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간단한 질문에 왜 수많은 학자들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할까?



이에 대해 사회심리학의 개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 1900~1980)은 사랑은 태어날 때부터 지닌 능력이 아니라 배우고 수련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프롬은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을 진지하게 배우는 사람만이 삶의 질을 높이고 진정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랑의 기술』에서 프롬이 분석해 놓은 사랑의 네 가지 구성 요소를 먼저 살펴본다. 첫 번째 요소는 '보호'다. 사랑이 ‘보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에서 가장 명백해진다. 어머니가 아기를 보호하고 돌보지 않는다면, 어머니가 아기에게 젖을 주지 않고 목욕도 시키지 않고 편안하게 돌봐 주지 않는다면,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어떠한 보증도 우리를 감동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기를 섬세하게 돌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사랑을 느끼고 깊은 인상을 받는다. 사랑은 사랑하고 있는 자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라는 말이 공감되고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프롬은 이처럼 상대를 위해 그 사람을 보호하고 노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 사랑의 본질이라는 점을 첫 번째 요소로 꼽았다. 

두 번째 요소로 프롬은 '책임'을 말한다. ‘책임진다’는 것은 응답할 수 있고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항상 상대와 연결시켜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적인 요구에 대해 기꺼이 도와 줄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 요소는 '존경'이다. 사랑의 요소에 존경이 빠진다면 책임은 손쉽게 지배와 소유로 타락할 것이라는 게 프롬의 견해다. 또 네 번째 요소로는 '지식'을 지적한다. 어떤 사람을 존경한다는 것은 그를 ‘알지’ 못하고는 불가능하다. 지식에 의해 인도되지 않는 보호와 책임은 맹목일 뿐이다. 관심에 의해 동기가 부여되지 않은 지식은 공허한 이유다. 이에 따라 사랑의 요소로서 지식은 상대에 대한 ‘바른 이해’의 의미가 크다. 예컨대 상대가 표면적으로 화를 냈다고 해도 그에게 관심을 갖고 그를 잘 알게 된다면 그의 분노나 노여움이 일어나는 근원을 알게 된다. 그가 비록 화를 내었다고 할지라도 그 분노가 불안과 근심과 죄책감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기 때문에, 그를 화낸 사람이라기보다 괴로워하는 사람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책 『우리는 사랑을 모른다』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30년 전에 번역 소개했던 일본의 인문학자이자 심리학자 스즈키 쇼가 쓴 '가이드북'이다. 저자 스즈키 쇼는 인생에서 반드시 깨달아야 할 통찰이 가득한 『사랑의 기술』을 읽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많아 안타까웠다고 집필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은 후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 다시 도전해보기를 독자들에게 권유한다. 에리히 프롬을 이해한다면 지금껏 자신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며 훨씬 더 심오하고 위대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리라 저자는 확신한다.



저자는 「지금은 사랑이 필요할 때」란 제목의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의 텍스트인 『사랑의 기술』을 읽어야 할 이유와 이 책 『우리는 사랑을 모른다』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있다. 저자는 먼저 『사랑의 기술』의 원제 'The Art of Love'에서 'Art'에 관심을 둔다. 'Art'라는 영어 단어는 '예술'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기술'로 사용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애인과 어디로 데이트 가면 좋은지, 어떤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연애 방법서'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에리히 프롬은 어디까지나 '사랑은 기술'이라고 단언한다. 이것이 다른 책과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이란 주장이다. 프롬이 사랑을 기술이라고 단정한 이유는 사랑하는 기술을 습득하지 않으면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프롬은 인간의 심리를 토대로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가?"라고 논한다. "인간에게서 점차 사랑이 사라진 이유는 현대 사회 구조에 있다."라는 관점에서 '사랑'과 '사회'를 파헤쳤으며 '사랑'을 깊게 분석하고 있다. 이것이 『사랑의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은 단순한 연애론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과 인간의 심리에서 출발하여 사랑의 본질을 분석한 철학서라고 설명한다.

프롬은 1956년에 『사랑의 기술』을 집필했다. 이후 6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니 오래되고 낡았다는 인상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 저자 스즈키 쇼의 평가다. 오히려 따돌림이나 비혼, 가정 폭력, 스토커, 은둔형 외톨이 같은 사회 문제가 끊이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그리고 '결혼하지 않겠다', '가족도 필요 없다'와 같은 삶의 형태가 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꼭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고 밝힌다.(이 대목에서 저자는 일본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똑같은 상황임을 깨닫고 독자는 깜짝 놀랐다) 저자는 『사랑의 기술』을 읽는다고 이성에게 인기가 많아지거나 '연애의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못 박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사랑에 대한 인식이 180도 바뀐다고 확신한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은 결코 단순히 정신적, 혹은 육체적 관계만으로 이루어진 개념이 아니며, 따라서 사랑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Art'라고 쓰인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모두 6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사랑도 기술이다〉, 2장 〈에리히 프롬의 사랑〉, 3장 〈사랑에 담긴 힘〉, 4장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5장 〈사랑이 필요한 시간〉, 6장 〈사랑을 위한 조건〉 등이다.



6개 장의 각 장에는 3~12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뉘어 각 장의 주제에 맞는 에피소드, 『사랑의 기술』 텍스트 해석, 저자 스즈키 쇼의 철학적 사유, 인문학적 연구 등의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저자는 첫 장에서 프롬 『사랑의 기술』의 첫 문장을 먼저 소개한다. "사랑의 기술에 대한 안이한 지침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분명 실망할 것이다. 이런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사랑이란 그 사람의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p.18) 『사랑의 기술』은 사랑의 방법론을 말한 책이 아니란 점을 확인하고 있다. 사랑의 역량을 키우는 지침서도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에리히 프롬이 시대를 읽어내는 거시적 사랑의 견해"라고 스즈키 쇼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각 층위에서 사랑을 조망하고 조심스럽게 개인이 품어야 할 사랑을 제시하고 있다는 저자의 설명이다. 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는 잘못된 사랑의 방식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사랑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사랑의 기술을 제시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프롬의 〈서문〉에 대해 저자는 사랑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감정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한다. 프롬은 사랑은 '성숙한 성인'만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풀이한다. 진정한 사랑을 체험하려면 '사랑이 무엇인지'를 깊이 배워야 하고 사랑하기 위한 이론을 익히고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사랑의 본질이 퇴색되어가는 사회'는 미국이나 선진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현재 대다수 국가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랑하지 않는(못 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제대로 사랑할 수 없는 살함'이 늘고 있다. 연애하고 싶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거나 단발적인 연애만 되풀이하는 경우이다. 서로 사랑해서 동거를 시작했지만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헤어진 후에도 집착한다. 반대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칩거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보면 현대 사회에서 점차 진정한 '사랑'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저자는 프롬이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사랑에 대한 오해'에 있다고 보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1장 여러 개 세부 항목에 걸쳐 프롬이 말하는 '사랑에 대한 오해가 무엇인지'를 현대인의 행동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1장 〈사랑도 기술이다〉에서 저자 스즈키 쇼는 7개의 세부 항목으로 나눠 해석·서술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모든 세부 항목의 내용을 기술할 수 없는 데다 서평에 세부 내용을 모두 기술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하며 저자가 쓴 제목만 열거해 본다. 프롬과 스즈키 쇼의 의도를 파악한 독자라면 무슨 내용의 글일지 짐작하는 바가 있으리라 독자는 기대한다. 「사랑의 기술은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서툴게 사랑을 시작하지 마라」, 「혼자서 만족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집착은 어긋난 사랑이다」, 「사랑받기보다 사랑하기 위해 사랑을 배워야 한다」, 「사랑할 대상에 눈독 들이지 마라」, 「사랑에 빠지는 건 환상에서나 가능하다」 등이다. 

이처럼 에리히 프롬의 '사랑 심리학'을 바탕으로 번역·해석·서술한 이 책 『우리는 사랑을 모른다』는 일상의 언어로 독자들로 하여금 에리히 프롬의 책을 읽어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저자는 에리히 프롬의 심리학에 근거해서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를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제공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나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배워야 하고, 반복해서 훈련해야 하고, 더 발전시켜야 할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프롬이 사랑에 몇 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고 지적한 점도 앞서 언급한 대로다. 즉 배려, 책임, 존경, 지혜가 포함되며, 이 네 가지 요소가 결합함으로써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랑은 상대방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만큼 소중히 여기는 것에서 생겨나며, 이를 자기희생이 아니라 자기실현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데 독자들도 쉽게 동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프롬은 사랑을 종류별로 분류하여 설명고며, 여기에는 형제애, 모성애, 이성애, 자기애, 하나님에 대한 사랑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프롬은 사랑이란 특정한 인간에 대한 감정이나 관계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와 자신이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결정하는 태도, 성격의 방향성이라고 정의한다. 또 사랑은 단순히 느끼기만 하는 감정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끊임없는 학습과 자기 성장의 과정이며 타인과 깊은 연결을 구축하는 기초인 것이다.

저자 스즈키 쇼는 철학적 용어를 최소화하고, 우리들이 이해하기 쉬운 일상의 언어로 전환해 알려주며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인의 실생활을 사례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독자들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 성숙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누구나 이해하고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말하는 프롬의 속뜻에 접근했다고 생각될 경우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프롬의 일생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시대 상황, 그의 또 다른 저서 『소유냐, 삶이냐』, 『자유로부터의 도피』(1941), 『선(禪)과 정신분석』(1960), 『혁명적 인간』(1963) 등의 저서를 통해 안목을 확대하면 좋을 듯하다. 『사랑의 기술』은 사랑의 본질을 깨닫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돌아볼 수 있고, 『소유냐, 삶이냐』에서는 현대 사회가 권위주의적, 시장-소유 지향적, 사이버적, 자기 만족적, 집단 과대망상적, 죽음 지향적 등의 비창조적인 성격이 바로 모든 현대인의 사회적 성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반대의 창조적 성격, 즉 휴머니즘적, 존재 지향적, 현실 지향적, 생명 지향적인 사회적 성격을 갖자고 주장한다. 에리히 프롬이 소유가 아닌 삶의 존재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우리 대한민국도 경제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어보면 ‘현대 사회를 사는 인간의 행동이 인간의 본질이나 사랑의 기쁨과 괴리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현대 사회를 근본부터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 조그마한 깨달음이 생겨나고 이것이 언젠가 사회 변화를 낳으리라 생각하는 프롬의 철학 사상이 필요한 오늘날의 우리 사회 현상을 바로 잡기 위해서다.


저자 : 스즈키 쇼(すずき しょう, 鈴木 晶)


1952년 도쿄에서 출생했다. 호세대학(法政大?)에서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도쿄대학(東京大?) 문학부 러시아 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인문과학 연구과 박사과정을 만기 수료했다. 전공 분야는 정신분석학, 문학비평, 무용학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프로이트 이후》, 《프로이트에서 융으로》, 《니진스키 신의 도화》 등이 있다. 역서로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큐브라 로스의 《죽는 순간》, 피터 게이의 《프로이트》, 《니진스키 수기》 외 다수가 있다.


역자 : 이지현


이화여자대학교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여자대학교로 교환 유학을 다녀왔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일번역과를 졸업했다. 현재 엔터스코리아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영업의 신 100법칙』, 『세상의 이치를 터놓고 말하다 : 괴짜 부자 사이토 히토리』, 『흘러넘치도록 사랑하라』, 『채소를 말리면 맛이 깊어진다』, 『Win의 거듭제곱』, 『칭찬이 아이를 망친다』, 『세계의 법교육』,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서점에 있다』, 『사람은 들키지만 않으면 악마도 된다』, 『스틸』, 『예수의 언어』, 『미루기 습관은 한 권의 노트로 없앤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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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않는 마음 - 더 강한 나를 만드는 마음 혁명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이진원 옮김, 박용철 감수 / 유노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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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약해지지 않는 마음』은 「더 강한 나를 만드는 마음 혁명」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부제에 쓰인 문구 가운데 '강한 나', '마음 혁명'이란 단어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가리킨다. 현대 사회는 디지털 사회로 변화하면서 더욱 빨라지고 훨씬 복잡해졌다. 이같은 사회 현상은 결코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 최근 우리 사회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난제 중의 하나가 대학을 마쳐도 일자리가 없어 이른바 '백수' 생활을 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들 청년 세대 대부분은 대학 졸업자들이다. 이들은 힘든 일 하기를 꺼려한다. 대학까지 나와서 막노동을 한다는 것은 체면을 구기는 일이거니와 안 해본 일이라서 잘할 것 같지도 않다. 예전 우리 산업화 시대 우리 부모님 세대는 돈이 없어 자식을 대학까지 보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은 힘든 일을 하지만 자녀에게 힘든 일까지 물려줄 수는 없다는 일념으로 헐벗고, 굶어가며 대학을 보냈다. 이른바 사회에서 말하는 화이트 칼라로 자식을 키우는 것이 사명이자 목표였다. 그렇게 대학 가서 어렵게 졸업한 세대는 자식들을 "최소한 대학은 보내야 사람 노릇 한다"는 게 신념처럼 굳어졌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이 지금 청년 세대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힘든 일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대학을 나왔는데 지금 막일을 하라고?" 말이 안 되는 일을 사회가 자신에게 강요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사회가 이들의 일자리를 다 마련해준다면 문제는 없을 터, "일자리 마련을 못한 사회나 국가가 문제다"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사회는 큰 변화 속에 있다. 디지털화 되면서 청년들이 바라는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뿐이다. 더욱이 사회가 예전처럼 초고속 성장을 이룬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는 단계로 우리나라는 이미 들어섰다.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나라는 저개발국가들 외에는 없다. 사회나 국가가 나서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제한적이라는 말이다. 우린 이미 선진국으로 진입한 상태이고, 실업률이 높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산업화 때처럼 한 기업에서 매년 수천 명씩 일자리를 마련할 수 없다. 오히려 해가 갈수록 선발 숫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기만 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생길 가능성은 없다. 

우리 청년들은 이에 따라 취업 재수, 삼수를 거쳐 점점 '취업 포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군대, 대학원 진학 등도 뜻이 있어 간다기보다 오히려 '백수' 생활을 우선 면하고자 해서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적체 현상은 일자리가 대폭 늘어나기 전에는 해결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취업 포기는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집 포기 등 '삼포' '오포'를 지나 이젠 'N포 시대'라고 한다.



청년들의 앞날이 이렇다면 당연히 나라의 장래도 암운이 드리운다. 정규 직장을 얻지 못하니 당장 자신의 용돈을 벌어 쓰는 사람은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몰린다. 시간이 갈수록 취업의 문은 점점 좁아진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는 원하는 우선 백수 생활 면하고 기회를 봐서 좋은 직장으로 옮겨야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인구 절벽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우리나라 장래를 위해서는 장기 정책, 중단기 정책을 마련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지금의 정치나 정책으로 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독자는 판단한다. 독자가 최근 우리나라 상황을 빗대어 청년 문제, 인구 문제 등 우려할 만한 일이 많아 서두에 썼다. 

이 책 『약해지지 않는 마음』은 직접적으로 우리나라 청년 문제나 인구 문제 등에 대해 개인적인 변화로 맞서 나갈 것을 다루는 자기계발서다. 우리가 흔히 듣는 부정적 마음을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으로 바꾸는 방법을 다뤘다. 일본인 저자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운송 관련 대기업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렇듯 지쳐 갔고,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자 심리학을 공부했다. 그 계기로 뒤늦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심리 상담사가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 스스로 경험하고 체험한 이야기를 담았다.(p.6) 저자의 경력에 관한 이 문장은 책의 서두에 〈감수 및 추천의 글〉을 쓴 박용철 정신과 전문의가 쓴 내용이다. 

박용철 전문의는 사실 저자가 쓴 책의 내용을 자신의 선배 의사 이야기로 비유해서 썼다. "별로 깊이가 없어 보이는 이야기였는데, 그 선배에게 듣고 있으니 어느덧 묘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느껴졌다. 나부터 선배의 말대로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서야 알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하고 가벼워 보이는 것 안에도 있다.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다!" 

저자 고코로야 진노스케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는 힘이 있다고 정신과 전문의 박용철은 말한다. 마음이 점점 치치고 마모되어 갈 때, 약해지지 않는 마음을 만들기 위해 그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책을 통해 읽었다. 자신이 어떻게 했었는지, 어떤 면이 문제가 있었는지, 어떤 해결책을 찾았는지 등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고 전한다. 이 책에는 진노스케라는 개인의 마음고생을 들여다보는 진솔함이 있다. 그리고 그가 겪은 어려움들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만한, 우리의 것들이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회사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지낼 것인가?'

'싫은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신과 전문의 박용철은 이 책에서 우리 사회, 우리 청년들이 닥친 문제에 대해 개인적 해결의 단초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왜 하필 일본인 저자가 쓴 것이어야 하느냐는 반문을 하는 독자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지금 우리 사회가 처했던, 우리 청년들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을 20년 전에 일본 사회에서 보고 겪었다. 이에 따라 저자는 어쩔 수 없이 운수직을 택했고, 그곳에서 20년을 성실하게 일했다.(아마 성격이 꼼꼼하고 성실한 분인 것 같다) 그리고 결국 몸과 마음이 망가진 후 직업을 바꾸었다. 20년을 해온 직업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자신이 하려던 일은 아니었고, 때마침 건강상의 문제도 겹친 듯하다. 과감하게 전환하는 선택은 힘든 과정을 거쳤다. 저자는 이를 '혁명'적 마음의 변화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과 상황의 반전을 했다는 말이다. 

역자 이진원도 한마디 거들었다. 「전쟁터 같은 현실을 꿈의 현장으로 만드는 법」이라는 제목의 〈옮긴이의 글〉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늘 초조하고 긴장된 환경에서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소진하며 힘겨워하는 현대인을 위해 마음이 쉽게 약해지는 원인과 개선 방법을 조목조목 소개한다. 그 조언들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번역하는 동안 어느새 그가 제시하는 기적의 말과 실천 방법을 따라 하고 있는 내 모습에 놀랐다."고 밝힌다. 역자의 말처럼 이 책은 곳곳에 격언처럼 새겨들을 말이 수두룩하지만 역자에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꿈에 대한 말이라고 지목한다. "꿈을 찾아 해매는 사람 중에는 이미 꿈을 마주한 적이 있었음에도 그것을 외면하고 지나쳐 버리고는 다른 곳에서 꿈을 찾으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저자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서문(시작하며)〉에서 자신의 마음이 무너졌는데도,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처해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그닥 호의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음이 약해지자 저자의 머릿속에는 "나는 이를 악물고 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라는 말만 떠올랐다고 회고한다. 그때 자기 마음을 돌보지 않고 무작정 내달리는 사람들은 '~했는데'라는 말을 곧잘 내뱉는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허무와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이런 심정으로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고갈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체험으로 깨달은 바를 고백하고 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변명이나 넉두리가 아니다. 하지만 20년의 직장 생활에 대해 털어놓는 과정에서 성실히 혼자 많은 일을 도맡아 처리했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제 살을 깎아 먹으며 일했다는 것. 또 숫자에 대한 집착이 심했고,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지나치게 했다고 밝힌다. 당연히 늘 피로감을 떨치지 못했고, 인간관계로 애도 많이 먹었다는 점을 설명한다. 마음이 금방 약해지는 사람은 타인을 우선한 나머지 자신을 희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도 강조한다. 한마디로 노력가이자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자신을 돌아본 것이다. 이에 따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고갈되어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기 전에 휴식을 취하고 수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가장 좋은 것은 약해지지 않는 강한 마음을 갖추라는 조언을 빼놓지 않는다. 약해지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방법은 마음이 약해져 소모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상에서 마음이 소모되지 않는 구조를 갖추어야 하고, 만약 소모되었다면 다시 채워 나가는 세심한 작업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내 마음은 왜 쉽게 지칠까?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법〉, 2장 〈나는 왜 사람들 대하기가 힘들까? / 인간관계가 편안해지는 법〉, 3장 〈나는 왜 자꾸만 화가 날까? / 내 감정을 소모하지 않는 법〉, 4장 〈내 성격은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 마모된 자존감을 회복하는 법〉, 5장 〈나는 왜 무엇을 해도 잘 안될까? / 깊은 좌절감에서 벗어나는 법〉, 6장 〈어떻게 지금 바로 상황을 바꿀까? / 내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법〉, 7장 〈어떻게 지치지 않고 행복하게 살까? / 언제나 빛나게 살아가는 법〉 등이다. 각 장에는 4~12개의 세부 항목을 두어 여러 가지 방법과 사례 과정을 세밀하게 정리했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더 강한 나를 만드는 마음 혁명」 7면을 따로 마련해 책의 내용을 다시 요약 정리해준다. 

1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나?」에서 저자는 마음이 완전히 소모되고 약해지고 나서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면 때는 이미 늦었다고 지적한다. 벌써 지쳐 버렸거나, 심한 경우에는 재기할 수조차 없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더 이상 손쓸 수조차 없는 상태가 되기 전에 웬만해서는 약해지지 않는 건강한 마음을 만드는 습관을 길러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독자는 일본인들의 화법(話法)이나 문장 기법(技法)은 우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자주 느낀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투 등을 그대로 문장으로 옮기는 기법이다. 이 책에서도 자주 눈에 띈다. 5장의 「왜 나는 모두 아는데도 바뀌지 않을까?」에서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시시하다'거나 '당연하다', '그건 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든다 해도 오히려 자신의 사고방식 쪽을 부정해 보세요. 왜냐하면 '그' 사고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서 다양한 방법을 찾아 순례를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새로운 것을 배워도 그 '알고 있어 증후군'과 사고방식을 고치지 않는 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고 기술하고 있다. 독자의 느낌이니까 정확한 판단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독자의 생각이라는 점은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저자는 특히 6장 〈어떻게 지금 바로 상황을 바꿀까? / 내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법〉에서 “아, 그렇군요” “오, 그래?” “해도 괜찮아” “뭐, 어때” “나는 행복하다” 등 5가지 말을 잘 기억해 뒀다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테면 후배가 중요한 회의에 지각하더라도 '어제 과음한 탓도 있겠지. 일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도 생길 수 있는 법이지'라는 의미로 "아, 그렇군" 하고 한마디 해볼 것을 권유한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관을 기준으로 눈앞의 일과 사람이 좋은지 나쁜지 판단한다. 하지만 그 사람도 '그렇게' 할 때는 '그렇게' 할 만한 '사정'이 있다. 모두가 잘되라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모든 의미를 하나로 뭉뚱그려서 "아, 그렇군요" 하고 받아들이면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앞서 언급한 책의 〈감수 및 추천의 글〉에서 박용철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과 의사인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으로 이 장(章)을 꼽고 있다. "단순하지만, 저자가 체험을 통해 알아낸 기적적인 말들은 생각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해 줄 것이다. 특히나 "아 그렇군요"는 정신과 의사들이 참 자주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정신과 의사의 영업 비밀인 이 말을 추임새처럼 자꾸만 사용해 보시라. 많은 것이 변화됨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하고 빛나게 살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기만 하면 된다고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남들의 잣대에 끼워 맞추려 애쓰지 않는 것,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고,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 무엇보다 자기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럴 때 스스로 빛이 나고, 그러면 그 자신이 주위를 비출 수 있다고 저자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내용을 이 책에서 선보인다. 특히 단순한 심리 상담을 넘어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서게 한다는 점이 더욱 공감과 신뢰를 자아낸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기, 주변 분위기에 휩쓸린다면 자신의 불안부터 살펴보기, 손해를 봐도 좋다는 생각으로 행동하기, 남의 ‘정답’을 훔쳐보려 애쓰지 않기, 자신의 마음을 소중하게 다루기 등 이 책을 통해 마음이 건강해지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고 독자는 기대한다.


저자 : 고코로야 진노스케(こころや じんのすけ, 心屋 仁之助)

청년 심리 전문 카운슬러. 누계 판매 450만 부의 밀리언셀러 작가이며, 한 달에 1,000만 명이 방문하는 심리 상담 분야의 인기 블로거. ‘성격은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모토로 수많은 사람의 성격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것으로 유명해 ‘성격 리폼 카운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에 대해 공감하며 진솔하게 조언해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때 대기업에서 현장 영업과 영업 기획 업무를 했다. 꿈과 현실의 괴리, 매일같이 부딪히는 인간관계의 피곤함, 성과를 중시하는 과도한 업무 압박 등으로 마음이 지칠대로 지쳤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자 심리학을 공부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변해 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처럼 쉽게 지치고 마음이 약해지는 사람들을 위해 심리 상담사가 되었다.

저서로는 ‘약해지지 않는 마음’ 신드롬을 일으킨 이 책과 『돈이 따르는 엄마 돈에 쫓기는 엄마』, 『기다려주는 육아』 등이 있다.


역자 : 이진원

경희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졸업하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 『최강왕 공룡 배틀』, 『365일 앵무새 키우기』, 『공복 최고의 약(공역)』, 『도면이 친절한 리얼 종이접기(공룡과 고생물편)』, 『생각하는 인간은 기억하지 않는다』, 『최강왕 오싹한 요괴 대백과』, 『정원수 가지치기』, 『초강력! 세계 UMA 미확인 생물 대백과』, 『어디에서 왔을까? 시리즈 전4권』 등 다수가 있다.


감수 : 박용철

박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나의 행동은 내가 모르는 무의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이끌려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경희의료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진료실에서 많은 환자를 만나며 마음을 위로하는 책도 좋지만 심리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알아야 할 보다 깊이 있는 내용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따라 하기 쉽게 책으로 엮어 보자 마음먹었고, 그 결과물이 《당신의 감정에는 당신만의 사연이 있다》이다. 그밖에 지은 책으로는 습관이 되어 버린 우울, 걱정, 불안, 슬픔을 벗어나는 감정 조절법을 담은 《감정은 습관이다》가 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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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
히스이 고타로 지음, 이맑음 옮김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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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긴 표제어지만 삶과 죽음에 관한 책이라는 사실을 넌지시 암시한다. 저자는 히스이 고타로, 일본 심리상담사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대체로 설명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던진 질문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만약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이 지금 하려던 일을 계속할 것인가?" 저자는 말한다. 독자들이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아니라는 대답이 몇 번이고 이어진다면 삶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하고 싶지 않은 일만 하며 살아가는 삶에는 필연적으로 후회가 따라온다고 말을 꺼낸다. 이 질문이 시작되면 이미 답은 나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유한하기에 언제까지나 삶의 질문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이제 답을 내리고 당신의 삶을 바꿔야 할 때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 90세 이상 노인의 90%가 죽음을 앞두고 ‘더 모험을 해봤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무모하게 살아가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이다. 어차피 저세상에는 돈도, 집도, 차도 가져갈 수 없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서 물질적인 자산을 잃는 건 진짜 불행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일은 바로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할 일투성이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여는 말)〉에서 이처럼 미국의 한 설문조사 결과로 책의 말머리를 잡는다. 이 조사 결과는 저자의 평소 인생관이나 삶의 방식에 딱 들어맞아서 인용했을 것이다. 저자의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불행"이라는 주장은 의미가 깊다. 그걸 피하는 단 하나의 방법, 책을 읽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죽는 순간을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죽음을 진지하게 마주하는 순간 누구나 자신의 '본심'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고, 삶의 진리다. 여기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두려워서 피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혹시는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죽음을 생각하는 동안 차라리 일을 하라고 독려하기도 한다.



저자는 한 단계 질문을 올린다. 언젠가 우리 모두 어차피 죽는다면 이 삶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가? 눈을 가린 채 죽음 같은 건 잊어버리고 눈앞에 놓인 삶을 살아가면 안 될까? 이에 대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위대한 삶을 살다 간 위인들을 예로 들어 답한다. 그들은 죽음을 바라보면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빠지지 않았기에 열정적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찰스 다윈이나 스티브 잡스는 단호하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죽음의 두려움에 빠지지 않았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언젠가 죽음이 닥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매일 고민했다고 설명한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찰스 다윈의 경우 진화론에 대해 이야기하며 죽음의 필연성에 대해 언급했고,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고 강연을 통해 밝혔다. 이처럼 이들은 죽음을 맹목적으로 두려워하는 대신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걸 받아들인 사람들은 내면의 진정한 감정을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다시 한 번 더 조언한다. 

"삶의 마지막 날,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꼈으면 하십니까?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만약 불가능하다면 언제부터 삶을 바꿔야 할까요?

인생은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p.9)

자신이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면 이미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세계」로 초대된 것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그럼, 당신을 지금부터 '죽음의 세계'로 초대하겠습니다."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한다. 독자들과 함께 이 여정을 함께하며 '죽음의 세계'를 탐구하겠다는 다짐이다.



이 책은 모두 4부 2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죽음이 물었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냐고〉, 2부 〈끝을 정하는 건 운명인 줄 알았는데, 모든 건 내 선택이었다〉, 3부 〈내 삶에 잠들어 있던 빛나는 모든 것〉, 4부 〈인생의 파도에 휩쓸렸다고 생각했을 때 저 멀리 등대가 보였다〉 등이다. 책은 이제 죽음의 세계(본문)로 들어간다. 첫 장(章)에는 「불현듯 다가온 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첫 문장이 보인다. "생의 마지막 날,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오늘은 당신 인생의 마지막 날이며,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여기서부터는 누워서, 등을 바닥에 대고 읽어주세요'란 말이 조그만 활자로 쓰여 있다) 이제 조금 더 상상의 시간을 갖는다. 당신은 잠옷을 입고, 지금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습니다. 창문 밖으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병실에는 당신 혼자뿐입니다. 천장의 형광등 불빛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살을 살아왔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후회가 없습니까?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인생이었습니까? 

상상해 보십시오. 당신의 영혼은 이제 곧 육체를 떠날 겁니다. 30초 후, 몸이 마치 사라질 것처럼 가벼워집니다. 20초 후, 당신은 죽음을 직감합니다. 시야가 흐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몸의 모든 감각이 서서히 사라집니다. 공간에 녹아들어 나와 세상에 경계가 없어집니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 박동이 잦아들고 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의식이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습니다.(여기까지는 독자들이 누워서 체험한다) 

이후 빛이 사라지고 깜깜한 암흑 속이다. 정신을 차린 독자가 깨알처럼 작은 흰 글씨를 발견한다. 글씨를 천천히 읽어본다. 

"정말 죽은 것처럼, 이제부터 5분 동안 움직이지 말고 눈을 감고 죽음을 느껴보십시오. 머릿속 5분이 지나면 다음 페이지를 펼쳐주십시오."



저자는 몇 가지 조언을 곁들여 질문한다. "해야 할 일이나 이루고 싶었던 꿈이 남아 있습니까? 후회하거나 아쉬운 일은 없으십니까? 이대로 삶을 마감한다니 아쉽지 않으십니까? 단 한 번뿐인 인생이 이대로 끝난다니······. 소리쳐 울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5분의 시간을 더 준다. 5분 동안 후회되는 일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크게 소리내 울어도 좋다. 후회는 독자들을 구석까지 몰아붙일 것이라고 예고한다. 하지만 후회는 새로운 삶의 세계로 향하는 입구이다. 후회하는 마음을 날개로 만들어 하늘로 날아오르면 된다. 저자의 조언은 마치 패러글라이딩을 입문하는 동승자에게 조언하듯 조심과 집중을 주문한다. 이제 날아오름으로써 독자들은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아직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p.23) 

3장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에서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곁들인다. 도스토옙스키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방황한 적이 있다고 한다. 빚은 빚대로 늘어나고, 사람들에게는 따돌림당하고 무시를 당하기까지 했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살아가던 어느 날, 도스토옙스키는 농노 해방 운동에 참여했다가 러시아 황제의 군데에게 체포된다. 8개월의 감옥 생활 끝에 총살형을 선고받는다. 형 집행 직전, 도스토옙스키가 생각한 내용을 저자가 전한다. 

"만약 내가 죽지 않는다면, 계속 살아갈 수만 있다면 나의 삶은 끝없는 영원처럼 느껴지며 1분이 100년 같으리라. 만약 내가 살 수만 있다면 인생의 1초도 소홀히 흘려보내지 않으리라······."

사형 집행 직전 도착한 황제 특사로 감형된 도스토옙스키는 이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고 저자는 기록하고 있다. 마음을 고쳐먹고 방황하지 않게 된 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꼽히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썼다. 그의 삶에서 대체 무엇이 달라졌던 걸까? 저자는 말한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마주보고, 후회에 사로잡혔다. 정말 죽음이 눈앞까지 찾아오고서야 도스토옙스키는 온전히 '죽음'의 존재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덕분에 삶의 소중함을 받아들였다. 만약 이런 사건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써지는 대로 글을 썼다면 우리는 그의 이름을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p.38~39)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삶에는 수많은 역경과 좌절이 있다. 그것들은 당신의 노력 여부와 무관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모이고 모여 값진 깨달음을 주는 순간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포착해,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쓰나미에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었지만 오늘도 바다로 나가는 어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다 보니 방글라데시의 교육 혁명을 일으키게 된 일본의 낙제생, 하룻밤 사이에 10억 원의 빚을 지고 목숨을 위협당했지만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극복한 혁명가 등 수많은 사례를 통해 당신이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정말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다만 우리가 그걸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죽음 앞에 서고서야 비로소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독자들에게 이 책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말한다. 너무 늦게 깨닫지 말고, 너무 늦게 후회하지 말라고.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로 이미 수많은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히스이 고타로가 던지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다 보면 자신만의 찬란한 삶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27개 장(章)은 각각 1개의 질문이 들어 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저자의 질문이다. 이 질문은 독자들 스스로 답해야 할 것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독자들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숙고해본 경험이 없을 터, 이를 위해 저자가 직접 「죽음의 초대」에 들어온 독자들에게 생각과 삶의 경계에 이르는 체험을 하도록 유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중요한 것들을 숙지해 희망하는 것부터 실천한다면 남은 생을 헛되이 살지 않을 거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 독자들이라도 저자의 질문을 읽고 답하기에는 쉽지 않다. 저자는 죽음 앞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이 책에 실은 이유가 그때서야 제대로 후회가 되고, 남은 삶이 있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사유하고 실제 실천해 남은 삶을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장 「담담하게 흐르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에서 저자는 "담담하게 흐르는 평범한 일상이 행복의 본질이다"고 말한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말하는 것, 걷는 것, 친구가 있는 것, 오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것····· 이미 우리는 행복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 저자는 이어 "인생의 목적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시작점이다. 행복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다."고 말한다.



23장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적게 느낀다」에서는 쓸데없는 생각만 하다 보면 이 순간, 나를 스쳐지나가는 바람을 놓치게 된다고 경계한다. 인생은 이곳에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불교 수행법 중 하나인 선(禪) 또한 동일한 발상에서 시작된다고 밝힌다. 의식을 흩트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선의 극치란 설명이다. 독자도 이와 관련, 들은 바가 있다.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수행(修行)'이라고 한다. 스님들이 식당에 모여 밥을 먹으러 갈 때 신발을 벗고 차례차례 가지런히 거꾸로 놓아두고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는다. 이때 역시 수행중이라는 것이다. 만일 배가 고프다고 밥을 빨리 먹으려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빨리 들어간다면, 밥을 먹고 나올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같은 색, 같은 모양의 신발들이 어지러히 흩어져 있다면 자신이 신던 신발을 제대로 찾아들고 올 수 있을까. 신발 벗고 가지런히 되돌려 놓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수행이라는 것이다. 부처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꿈꾸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

25장 「복잡하지만 단순한 인생의 진리」에서는 살아가는 동안 왜 내가 지금 꾸고 있는 꿈을 이루고 싶은 건지, 무엇을 위해서 이루고 싶은 건지 다시 한 번 목적과 동기를 되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말한다. 같은 일을 하더라고 목적에 따라 눈앞의 현실이 변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제 남의 시선에 휘둘리는 대신 본인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질문을 제시한다. 

"만약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정말로 쫒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p.217)

가슴 깊숙이 있는 나 자신에게 부드럽게 물어볼 것을 조언한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진정한 자기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자신이 마음을 깨달으면 그 후에는 마음의 목소리를 따라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만 하면 된다. 삶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어떤 부분에서는 간단하고, 간단하지만 그 안에 깊은 의미가 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강조한다.


저자 : 히스이 고타로(ひすい こたろう)


출간 도서 누적 판매 200만 부를 넘긴 일본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카피라이터이자 심리 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매일 3만 명이 메일을 통해 그의 테라피 매거진을 받아보고 있다. 히스이 고타로의 첫 출간작인 ?명언 테라피? 시리즈는 6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일본 출간 이후 40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저서로는 《마음이 꺾일 때 나를 구한 한마디》(공저), 《10% 행복 사과》, 《하루 한 줄 행복》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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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지적인 산책 -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라이온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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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see)'와 '알다(know)'는 우리 일상에서 어느 정도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영어도 혼용해 이를 혼용해 쓰기도 한다. 다만 영어에서는 처음 보고 이제 '앎'(see)과 기존에 '알고 있음'(know)으로 구별하는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인간은 모두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을 통해 주변을 파악하고 식별하는 것을 수행한다. 육감이란 인체에 구체적 감각 기관이 없이 분위기나 관련 상황을 인지하면서 받는 '느낌'이란 뜻이다. 이 감각 기관은 신체적 안전과 지능 발달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눈으로 보는 일은 가장 먼저 주위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신체 안전을 위한 방어에 가장 유용한 감각기관이다. 뿐만 아니라 대뇌에 확실한 정보를 가장 빨리 전달한다. 인간은 직립하면서 눈은 더 멀리 볼 수 있게 됐고,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발달되어 왔다. 우리의 인지 능력을 담당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대뇌의 전두엽이 눈에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일상에서도 시각 정보에 대한 말이나 관용어 등이 많이 쓰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주마간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책 『이토록 지적인 산책』은 '집중력'의 놀라운 힘과 '관찰력'의 차이에 대해 정교하고 위트 있는 언어로 설명한다. 저자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이 책에서 우리가 지식과 정보를 오감을 활용해 얻고 쌓아감으로써 얼마나 많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산책'을 함으로써 그들이 보는 것과 저자 자신이 본 것을 비교함으로써 지식의 차이가 어떻게 벌어지는지에 대해 비교 설명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자신의 집 근처의 자신이 수십 년 간 살면서 봐왔던 주변에서 이들 전문가들과 함께 산책해 그들에게 보이는 지식을 알려줌으로써 자신과의 차이를 드러내 보인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산책'을 택한다. 

저자가 산책을 수단으로 선택한 것도 이유가 있다. 걷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걷기란 단순히 이곳에서 저곳으로 물리적 공간을 옮기는 행위만은 아니다. 생소한 두 사람이 함께 걷다가 친밀함과 호감을 갖게 되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산책을 통한 명상으로 해답을 얻는 경우도 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누구나 두 다리가 있다면 걸을 수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걷기란 곧 그 사람 자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맨해튼의 활기 넘치는 생활방식에 매료된 저자는, 평범한 동네 길을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걸으며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주목해 보기로 한다. 저자는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스스로를 선정하고 혼자 걷기에 나선다. 충분히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다고 생각했지만, 11명의 ‘관찰 전문가’들과 함께 걷고 난 후에야 자신이 거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질학자, 일러스트레이터, 의사, 시각장애인, 아기, 음향 엔지니어, 곤충 박사, 타이포그라퍼,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반려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낯익은 일상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아기와 함께 나선 길은 호기심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군중들은 모두 잠재적 환자들이었으며, 시각장애인과 걷는 일은 오감을 열어주었다. 음향 엔지니어와 함께 한 산책은 한 편의 교향악과 같았고, 타이포그라퍼의 시선은 흔해빠진 간판 속에서 정교한 미학을 발견해낸다.

책에 따르면 시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의사라는 직업처럼 교육을 통해 단련된 시각이 있고, 곤충을 찾아다니거나 글씨체를 연구하는 등 취미와 개인적인 열정으로 예민하게 다듬어진 시각도 있다. 또 어린아이와 시각장애인, 개처럼 존재 자체의 특성에서 비롯된 독특한 시각도 있다.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어째서 우리 대부분이 그들과 같은 것을 보지 못하는지 호로비츠 박사는 묻고 또 묻는다. 저자의 풍부한 유머와 놀라운 통찰력은 가벼운 변화에서 시작해 삶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발터 벤야민은 눈으로 관찰하고 머리로 사고하는 사람을 가리켜 ‘산책자’라 칭했다. 저자 역시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일상적인 풍경 뒤의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한다.

길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들이 각자의 루트로 전진하고, 앞을 보지 못해도 소리만으로 그늘의 위치를 찾고, 자세만 바꿔도 지나가는 이의 겸손함을 알아챌 수 있고, 나뭇잎 뒷면에 소인국의 우주가 펼쳐지는 세계. 세상 안에 또 다른 세상이 있고 그 안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우리는 그것을 ‘관찰’이라 부른다.



이 책은 맨해튼의 특별할 것 없는 동네, 저자가 사는 동네 주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저자의 디테일한 묘사 속 도시 풍경은 뉴욕이지만 서울 같기도 하고, 낯설지만 친근하기도 하다. ‘동네’란 모든 역사와 건축과 자연과 생활이 한데 뒤섞인 마법 같은 공간이다. 하나의 환경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서 언급한 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눈으로 자신이 사는 동네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비교 설명한다.

이 책에서는 해부학자들이 뼈 하나를 보고도 어떤 동물의 것인지 맞추고, 심지어는 그 동물을 복원해 내는 것처럼 도시라는 동물도 작은 단서 하나만 있으면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저자는 평범한 동네를 관찰한다는 것은, 보이는 모든 것의 역사를 깨닫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누군가 깎거나 벼려서, 또는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언젠가 지금의 그 위치에 놓았을지 모른다. 눈앞의 모든 것은 한때 누군가에게 발견되었고 지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을지 모른다. 그것이 바로 도시의 단서다. 저자는 이 단서들을 모아서 하나의 동네 역사를 지구 전체의 동식물, 생명체, 인간의 활동뿐만 아니라 지질과 지형의 변화까지도 역추적해 들어감으로써 2024년 오늘의 뉴욕 맨해튼의 한 지역의 역사를 고스란히 되살려 낸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읽기 전과 눈의 활용에 있어 많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은 물론, 동네, 나라, 세계, 지구 등으로 범위를 확대시켜 자신이 원하는 부분까지 살려낼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관찰력과 집중력을 높인다면 말이다. 이유 없이 답답하고 우울할 때, 해결이 필요한 고민거리가 있을 때, 생활에 크고 작은 변화가 필요할 때, 거창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단 동네부터 산책해 보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된다는 사실을 저자는 말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산책 후에 바라본 세상은, 그전과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선택하고 집중하여 생각하고 관찰하며 걷는다는 것 자체가 성찰의 행위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는 말에 독자의 추정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풀어내는 정교하고 지적인 모험의 세계는, 가상의 것들에 쉴 새 없이 몰두해 있는 현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과제를 남긴다. "혼자 걸으며 나 자신과 대화할 것.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서로가 ‘관찰’한 세상을 공유할 것."이라 선언이다.

이 책은 11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서 말한 열한 명(강아지 포함)의 전문가들과 함께했다.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란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다"라고 〈프롤로그〉의 제목으로 썼다. 자신의 감각을 깨우고자 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로 인해 동네를 걷는다는, 누구나 매일같이 하는 흔한 행위를 열두 번이나 되풀이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전문적 시각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각각 다르게 걸어봄으로써 우리가 평소에 쉽게 놓치고 사는 일상적인 요소들을 포착하려 했다고 말한다. 동네 골목 골목과 그 안의 모든 것을 살아 움직이는 관찰 대상으로 삼아 일상의 세계를 탐사했다고 강조한다.

이런 탐사에서 익숙했던 것들은 낯선 면을 드러내고, 지겨웠던 것들은 신선하게 다시 다가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두 가지 요소를 활용해 탐사에 나섰다고 밝히고 있다. 첫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고난 것으로, 바로 앞에 있는 것을 보는 능력이다. 예컨대 이사를 한다면 처음에는 누구나 새 동네가 전에 살던 곳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려고 눈을 크게 뜨고 모든 감각을 열어둔다. 나무 그늘이 더 넓게 퍼진다거나, 차가 더 많이 지나다닌다거나 하는 사실들이다. 두 번째 요소는 개개인의 전문 분야를 활용한 것이다. 모든 사람의 시간에는 프랑스인들이 '직업적 왜곡'이라고 이름 붙인 특정한 편향성이 존재한다. 바로 모든 상황을 자신의 직업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다. 정신과 의사는 슈퍼마켓 계산대 점원에서부터 배우자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서 병적 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는 증상들을 읽어낸다. 경제학자는 커피 한 잔을 사는 단순한 행위에서도 거시경제 현상의 한 사례로 본다.



저자는 대도시 뉴욕에서 살고 근무하며 자연스레 도시의 활기 넘치는 생활방식에 매료되었다. 그래서 뉴욕을 비롯한 몇몇 도시의 평범한 동네 길을 탐사 지역으로 선택했다. 이 산책의 동반자들은 자신만의 분명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다. 시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령 의사라는 직업처럼 교육을 통해 단련된 시각이 있고, 곤충을 찾아다니거나 글씨체를 연구하는 등 취미와 개인적인 열정으로 예민하게 다듬어진 시각도 있다. 마지막으로 어린아이와 시각장애인, 개처럼 존재 자체의 특성에서 비롯된 독특한 시각도 있다. 이들이 이번 산책에 동반한 전문가들이다. '관찰 전문가'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이들이 산책에서 보고 들려준 이야기를 자신이 함께 걸으면서 기록했다가 독자들에게 들려준다는 계획이다.

'가장 전형적인 동네 산책'을 하겠다는 목표를 의식한 나머지 평소보다 자의식이 충만한 상태로 현관을 나선 저자는 스스로 몰랐던 신비로운 관찰력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천진난만하게 들떴다고 털어놓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에게 그리고 이번 산책에 퍽 만족했다고 한다. 그러나 "알고 보니 나는 거의모든 것을 놓치고 있었다. 다른 열한 명과의 산책들을 마친 뒤 나는 기분 좋은 탄성을 지르는 한편, 나의 평범한 시각의 한계를 깨닫고 코가 납작해지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나의 이런 부족함이 지극히 인간적인 특성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다. 우리는 눈을 사용하지만, 시선이 닿는 대상을 경박하게 판단하고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기호를 보지만 그 의미는 보지 못한다. 남이 우리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즉, 내게 부족한 것은 집중력이었다. 그저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그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아이들이라면 모두 선생님 또는 부모님으로부터 집중하라는 타이름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집중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p.19~20)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독자들에게 '집중력'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또 집중력 향상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학자들이 제시하는 많은 방법이 대체로 효과가 없다는 점을 우선 인식해야 한다. 또 집중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겠지만, 심리학자들도 이런 궁금증에 정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선택적 집중'이란 말을 사용한다고 귀띔한다. "지각에서 어떤 분야를 강화시키고 나머지를 억누르는" 방법이다.



이 책에는 열한 번의 산책, 열한 명의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들 전문가와 함께 동행해 그들의 시각으로 보고, 알아내고, 찾아낸 것을 저자가 기록해 글로 설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1장 「아들 오그던과 함께-새로운 것을 사랑하는 병」, 2장 「지질학자 시드니 호렌슈타인과 함께-아주 오래된 낙서」, 3장 「타이포그라퍼 폴 쇼와 함께-완벽한 글자가 주는 희열」, 4장 「일러스트레이터 마이라 칼만과 함께-시선, 조용한 눈맞춤의 의미」, 5장 「곤충 박사 찰리 아이즈먼과 함께-섬세하고 유혹적인 벌레들」, 6장 「야생동물 연구가 존 해디디언과 함께-그 녀석의 은밀한 도시 살이」, 7장 「도시사회학자 프레드 켄트와 함께-느릿느릿 춤추며 걷기」, 8장 「의사 베넷 로버 & 물리치료사 에번 존슨과 함께-몹시 효율적인 걸음걸이」, 9장 「시각장애인 알렌 고든과 함께-우리가 듣지 못하는 주파수의 진동들」, 10장 「음향 엔지니어 스콧 레러와 함께-콘크리트 위의 교향악」, 11장 「」「반려견 피니건과 함께-촉촉한 코로 탐색하는 세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진정으로, 본다는 것」에 대해 썼다. 


이 산책들이 내 머릿속에 미친 영향은 손에 잡힐 정도로 또렷하다. 내 시야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내 머리는 나뭇잎에서 벌레혹을 찾아보고, 에어컨이 윙윙대는 소리를 듣고, 도시 골목에 버려진 쓰레기의 역겹도록 달콤한 냄새 또는 내 얼굴에 남은 비누 냄새를 맡을 수 있게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나는 이제 나 자신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고, 심장고동을 느낄 수 있고, 길을 걷다가 보도의 다른 행인들과 공간을 협상할 때 몸무게가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감지할 수 있다. 나는 걸을 때마다 팔이 다리의 박자에 맞춰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뒤에 있는 행인들이나 지나가는 차 안의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 소리, 내 옆에서 걷는 피니건의 개 목걸이가 짤랑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제 내게 있어 걷기는 단지 육체를 수송하는 수단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양을 가능케 하는 도구이자 몹시 매력적인 행위다. 유감이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 때나 걸음을 늦추고 사방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산책의 동반자로 삼기에는 껄끄러운 사람이 된 듯하다. 원한다면 이런 습관을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새롭게 얻은 이 습관이 몹시 마음에 든다. 나는 우리 모두가 한때 지녔으나 느끼는 법을 잊고 있었던 것, 바로 경이감을 되찾았다.(p.371~372)


저자 : 알렉산드라 호로비츠(Alexandra Horowitz)

UC샌디에이고에서 인지과학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바너드 칼리지의 심리학 부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개의 인지능력’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다양한 연구를 하는 중이다. 『Being a Dog』, 『Our Dogs, Ourselves』 등 개의 행동을 분석하는 책을 꾸준히 집필했고, 특히 이 책의 원저인 『Inside of a Dog』은 ‘흠잡을 데 없는 개 행동학의 바이블’로 평가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냄새 맡기를 좋아하는 큰 개 두 마리, 고양이 한 마리, 강아지 한 마리와 뉴욕에 살고 있다


역자 : 박다솜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책 『멍든 아동기, 평생건강을 결정한다』, 『만만찮은 여자들』, 『불안에 대하여』,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관찰의 인문학』, 『죽은 숙녀들의 사회』, 『여자다운 게 어딨어』, 『스피닝』 등을 번역했다. 배우자와 아이, 고양이와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부지런히 찾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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