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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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걱정을 안고 사는 당신에게 보내는 마음 처방전'이라는 책소개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다섯 달 이상 지속되는 데다 언제 이 상황을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소식이 매일 뉴스에 나오는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많다.

더욱이 외출을 자제하고 가족끼리 있는 시간이 늘어남으로써 예전에 겪지 않았던 가족간의 불화가 일어나기도 한단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가 일반화되고 있다. 즉, 크든 작든 가족간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이 주어지다보니 그동안 소통하고 원활한 가족간의 이해나 생각이 다른 부분에 서로 신경 안 쓰다가 막상 닥치니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할 것이다.

책 소개에 말하는 '불안'과 '걱정'이 쌓일 대로 쌓여가고 있는 셈이다. 가족간에도 상황이 이러니 타인과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다. 코로나 이후에도 완전한 예전으로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어, 이에 대한 몫은 오롯이 개인에게 지워질 터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에도 스트레스는 있었고,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의사나 전문가들은 물론 심리상담가, 시인, 에세이스트, 문화활동가 등이 나서서 많은 예방책과 해소 방법을 내놓았다. 스트레스 유형도 각양각색이고 해소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한 가지 공통적인 것은 평온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평온한 마음이 되고, 어떻게 해야 그 마음이 유지될까.





이 책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의 저자 남궁원은 작은 위로의 말과 함께 그저 가만히 있어도 좋다는 말을 건넨다.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사실 우리의 하루하루를 지배하는 작은 고민들. 더 나아가기 위해 혹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며, 우리의 마음은 오늘도 남몰래 무뎌지는 연습을 한다.

흔들리는 걸음과 흔들리는 마음. 그 때문에 일상 속 작은 행복을 알아채는 것조차 벅찬 하루를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는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한 당신을 치료해 줄 이 마음 처방전은 부드럽고 따뜻한 말로 당신을 보듬어주고, 때로는 오랜 친구처럼 솔직하고 투명한 언어로 당신을 깨우며 위로를 건넨다. 오늘은 그저 가만히 앉아, 생채기 난 당신의 마음을 돌아봐도 괜찮다고,

당신의 길고 긴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작가는 1. 아마도 흔들리는 중인 독자에게 2. 오늘이라는 행복을 흘려보내는 독자에게 3.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4. 그래도 계속해 보겠다면 5. 사소하지만 진심어린 말 한마디 '한 번쯤 터놓고 시원하게 말해보라'고 조언한다.





1. 아마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시인은 '가만히 있어도 괜찮으니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라면서 '아직 찾지 못했을 뿐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 있'다고 위로한다. .

또 '내가 나한테 주는 애정만큼 값진 선물을 없다'며 자신감을 주고 '사람은 마음이 그린 그림대로 인생이 흘러간다'고 마음을 다잡으라고 주문한다.

비교하면 열등감이 생기고 분노하게 되고 불행해진다. 그러나 자신을 믿고 사랑하면 행복해진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는 엄연히 다르니 과거의 실패에 붙잡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소중한 시간을 분노로 망칠 수는 없기에 순도 100%인 내 마음과 더 좋은 감정들이 내게 스며들게 끔 마음의 공간을 비워주란다.

"내 안에 있는 나의 본 모습을 찾고 들여다보자. 집중하자. 나는 나고 지금 나의 삶을 살고 있으니까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 자존감을 가지고 나를 사랑하면 행복해진다."





2. 오늘이라는 행복을 흘려 보내려는 당신에게


시인은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오늘 하루를 보내지 말자. 현재의 삶을 살자고 주장한다.

이른바 소확행(小確幸)을 누리란다. 소확행은 '일상에서의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말하는 것'으로 덴마크의 ‘휘게(hygge)’나 스웨덴의 ‘라곰(lagom)’, 프랑스의 ‘오캄(au calme)’과 비슷한 의미의 신조어다.

긍정의 말이 습관이 되면 삶은 또 자연스레 그쪽으로 흘러 인생도 같은 방향으로 갈 것이란 확신을 얘기해 준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그것을 '오늘' 하자. 모든 것은 마음이 결정짓는다. 오늘 행복해야 한다.

1년 전에 걱정하고 고민하던 일 중 아직 걱정거리로 남아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기분 좋은 느낌들은 소중한 것이다. 너 자신으로서 행복한 거니까.

우리는 오늘을 살아야 한다. 오늘의 행복을 바라면서 행복을 주는 일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자.

"이런 하루들이 모이면 인생이 행복해진다." 시인은 모든 것을 독자들을 향해 외친다.





3.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말할게


쓸데없는 걱정에 빠지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 정도만 걱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한다.

어떤 게 진짜 고민거리 4%에 속하고 96%에 어떤 게 속하는지 모르니까 또 고민하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바꿀 수 있는 것만 고민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걸 선택하라는 것.

시인은 또 습관적인 비판은 내게 독이 되니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나의 힐링이 무엇인가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언제나 마음에 새겨둬야 할 일이다.





4. 그래도 계속 해보겠다면


시인은 제안한다. 잠시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어보자. 조금씩 안정된다.

여기에 시인은 명쾌한 말을 한다. 유연한 생각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어차피 해야 할 거라면 미루지 말고 빨리하고 마음 편해지자.

반대로 하지 않았으면 없는 일인 거야. 계속 미련두지 마. 이 말을 마음에 새기란다. 이제 없는 일로 치자.

무기력이란 행동으로 이겨내는 것이다. 꿈을 꾸고 준비하고 실천하자. 마음속 생각도 실천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좋은 말이 생각난다.

"몽상가가 되어 꿈을 꾸고 전략가가 되어 계획을 세우고 행동가가 되어 움직이자".

빨리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가자. 당연히 내 인생이니까 중간에 포기하는 건 싫다면 누구나 그렇게 할 것이다. 끝까지 가봐야 하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말은 인생에서도 친리로 적용된다.





5. 사소하지만 진심 어린 말 한마디


시인은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건 진심 어린 말 한마디.

인간관계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좋은 관계(?)로 유지된다. 관계를 맺고 유지하게 하는 건 타이밍이다.

사람은 무조건 양보다 질이야. 우린 빨리빨리 뭔가를 하고 있는 상태에 길들여져 왔다.

그래서 가만히 있는 것이 불편하다. 대화가 끊기는 걸 못 참고, 일을 잘하기 위해 휴식을 하는 슈퍼맨들이다.

힘들면 쉬어라. 쉬고 싶으면 쉬어라. 힐링의 기본이다. 소확행의 철칙이다.

여행을 좋아하면 한 번쯤 무작정 떠나 그냥 편하게 시간을 보내본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은 연습을 해서라도 나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그것이 적자생존의 법칙이기도 하다.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고 타인이 말해 주길 바라지 말자. 내가 괜찮으면 되는 거고, 그 말이 내 맘에서 나오는 말이면 된다. 시인의 말인 줄 알았는데 어느 새 내 말이 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크게 받은 경험이 있으면 그 후부터는 사람을 못 믿고 인간관계 자체를 의심부터 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어요.

충분히 그럴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게 살기에는 자신이 너무나 외로워질 거예요. 아무에게나 진심을 주는 것도 문제지만 누구에게도 진심을 줄 수 없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이 있는 만큼 내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러므로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 해도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 아무도 못 믿겠다면」중에서


혼자가 될까봐. 외로움에 부딪혀 힘들어질까봐. 별로 좋지도 않은 사람에게 거짓 웃음을 지으며 비위를 맞추고 이리저리 눈치 보면서 살 필요 없어요.

그렇게 눈치 보면서 관계를 유지하느니 본래의 내 모습을 보여줘도 괜찮은 인연을 찾으려 노력하는 게 훨씬 좋은 일이에요. 찾고자하면 더 좋은 인연은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에요.

-「혼자를 두려워하지 말아요」중에서





저자 : 남궁원


시인이신 외할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글쓰기와 읽기를 좋아했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거나 힘든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에게 글을 통해 위로를 건네며 소소하게나마 읽고 쓰는 일을 멈춘 적 없었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던 경험과 내가 쓴 글로 남을 위로해준 경험이 쌓여가면서, 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기를 바랐다.

그러한 마음들이 모여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 말해주길』이 되었다. 이 책을 읽어줄 누군가를 생각하며, 단 한 줄이라도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당신의 마음에 내 글이 남아있기를 바라며 한 글자 한 글자 정성들여 새겼다. 내 글이 당신께 도음이 될 힘을 가졌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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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설명력 - 똑 부러지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사소한 말습관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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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는 어디든지 부서나 팀, 혹은 더 작은 조직의 회의를 한다.

회의에서는 대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낸다. 제출된 의견은 전체 계획과 비교해 채택되기도 하고, 묵살되기도 한다.

채택되면 인사에 반영되기도 하고, 성공할 시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게 보통이다.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제출한 사람은 회의에서 그 의견이 채택될 수 있도록 설명(프리젠테이션)을 잘해야 된다. 그렇지만 설명이 말로는 쉽지만 막상 회의석상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의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담아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은 쉽지 않다.

꽤 좋은 계획도 프리젠테이션에 실패해 직장 인사에서 밀리기도 하고, 거듭된다면 낙오할 수도 있다. 그때 직장 상사들은 대부분 이런 말을 한다.

"자신이 팔고 싶은 상품에 대해 상대방에게 섦명을 제대로 못하면 물건 팔 수 있겠어?"

회식이나 사석 등에서는 분위기를 주도하며 활발한 사람이 회의 때만 되면 주눅들어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든 비즈니스에서든 내가 아는 지식이나 이야기를 상대가 이해하기 쉽도록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는 상황은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단번에 상대를 이해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설명했는데 상대가 멍한 표정으로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요?”라고 반응하거나 머릿속으로는 알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니 “음.. 어.. 그게 그러니까”만 반복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생각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낙담하기 일쑤다. 반면 회의에서의 프레젠테이션이나 수업에서의 난해한 수학 공식 풀이는 물론, 어제 본 영화나 책의 줄거리 설명마저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이 있다.

간결한 요약과 찰떡같은 예시로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의 이해를 쉽게 이끌어내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무심코 ‘저 사람은 머리가 좋아!’, ‘저 사람이랑 일하면 명쾌해!’라고 감탄하게 된다.

남들보다 짧은 시간에 더 효과적인 설명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의 사람들과 어떤 점이 다른가.





오랜 세월 '설명의 기술'을 학생들에게 지도해온 일본의 사이토 다카시 교수가 공적인 자리부터 일상생활 속 대화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단순하고 명쾌하며 센스까지 겸비한 설명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1분 안에(시간 감각)' '3가지 핵심으로(요약 능력)'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한다(예시 능력)' 이 3가지의 핵심 기술을 알고 잘 활용할 수 있다면, 아무리 복잡한 내용이라도 상대방에게 논리정연하게 단 1분 안에 설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적인 사람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에 따르면 준비해 온 내용을 회의에서 열심히 설명했는데 상대가 이해를 못한 것 같다. 그때 옆자리의 누군가가 단 몇 마디로 내가 한참동안 설명한 내용을 단번에 정리해버린다면?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분명 같은 이야기를 해도 간결한 요약과 찰떡같은 예시로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의 이해를 쉽게 이끌어내는 사람은 따로 있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머릿속으로는 잘 아는 내용도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횡설수설하며 의도치 않은 투머치토커가 된다는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는 이를 위해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 『1분 설명력』을 펴냈다.

책에 따르면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말해도 상대가 끝까지 들어주고 요점을 알아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듣는 사람이 최적의 설명이라고 느끼는 시간 길이는 최대 1분이다. 1분 안에 상대를 사로잡지 못하면 그 이상 설명해도 핵심을 전달할 수 없다.

반대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결하게 1분 내에 정리하여 말할 수 있다면 상대가 집중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나 예고편, SNS의 글 등을 듣고 읽는데 1분을 넘지 않도록 구성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든 일에서든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기 위해서는 1분 안에 중요한 핵심만 뽑아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 즉 ‘1분 설명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설명력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중요한 능력이지만, 실제로 ‘설명을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는 우리가 국어, 수학과 같은 기초지식을 배우듯, 설명하는 능력 역시 기본 구조를 익히고 연습해야만 언제 어디서나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설명력은 설명을 잘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연습을 따로 하지 않는 한, 저절로 몸에 배지 않는다. 설명력을 구성하는 3가지 핵심 능력을 일상의 가벼운 대화에서부터 트레이닝하고, 머릿속으로 구조화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설명하든지 막힘없이 술술 설명할 수 있다.


1. 시간 감각: 설명은 1분 안에 끝나야 한다.


좋은 설명은 1분 안에 끝난다. 듣는 사람이 가장 간결하고 잘 정리된 설명이라고 느끼는 시간 길이가 딱 1분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길어지면 아무리 유익한 이야기라도 듣는 사람은 지루하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스톱워치를 활용하여

5초, 15초, 1분 단위로 어떤 주제에 관해 얼마만큼의 설명을 할 수 있는지 체크하고 연습하다 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도 짧은 시간 안에 알찬 설명을 할 수 있게 된다.





2. 요약 능력: 핵심은 최대 3가지만 말한다.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들으면 머리만 복잡할 뿐 이해하기도 어렵고, 뒤로 갈수록 초반에 들은 것은 대부분 잊어버리게 된다. 듣는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최대 3가지 포인트다. 3가지라는 명확한 기준을 정해두면 어떤 것이 군더더기고 어떤 것이 핵심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3. 예시 능력: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예시로 바꾼다.


상대가 아예 모르는 것은 몇 번을 설명해도 완전하게 이해시키기 어렵다. 추상적이거나 일반화하기 어려운 복잡한 내용을 설명할 때는 꼼꼼하게 오래 설명하기보다 ‘예를 들면 이렇다’라고 하는 방식이 시간도 절약하면서 상대를 바로 이해시킬 수 있다.





사회에 나가 직장생활을 할 때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복잡한 것을 잘 정리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면 ‘똑 부러지는 사람’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핵심을 콕 집어 간결하게 말할 뿐 아니라 정확한 예시와 비유로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므로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을 필요 없이 필요한 정보만 귀에 쏙쏙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두서없이 이야기하면 ‘말주변이 없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는다. 당연하게도, 그런 꼬리표가 달린 사람은 같은 일을 해도 더 낮은 평가를 받기 쉽고 신뢰 받지 못하는 등 여러모로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꼬리표 달린 사람은 저자의 말에 더 귀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말하는 사람의 설명이 서툴면 계속해서 시간을 빼앗기지만, 설명을 잘하면 정보가 효율적으로 전달되므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좋은 설명은 신뢰를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셈이다.

현대는 비슷하면서도 수많은 정보가 물밀듯이 쏟아지는 시대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긴 설명에 집중하지 않고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얻기를 원한다.

상대를 내 말에 집중시키고 싶다면 더 간결하고 더 인상적이면서도 핵심을 명확히 전달하는 설명 전략이 필요하다.

설명만 시작하면 횡설수설하고 요령이 없어 답답한 사람들에게 『1분 설명력』은 일과 관계, 인생까지 훨씬 수월해지는 설명력을 키울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





지금까지 내용도 조금은 장황하게 들릴 수 있다. 저자의 방법을 응용 실천해 이 책의 핵심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한 마디로 말하자면 OO 이다.

- 본질을 요약해 한 마디로 표현한다.

2. 핵심은 OO 이다.

- 핵심은 최대 세 가지로 요약하고 중요도나 상대가 원하는 우선순위를 반영하여 제시한다.

3.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OO 이다.

- 예시, 에피소드, 자신의 체험 등으로 보충한다.

4. 정리하면 OO 이다.

-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최종적으로 정리한다.

이 구조를 토대로 하여 시간 안에, 핵심을 요약하여 설명하는 연습을 한다면 설명력은 금세 향상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 한 권을 요햑하는 것도 이 책의 내용을 실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저자 : 사이토 다카시(齋藤孝)


1960년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났으며 교육학자이자 작가, 방송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도쿄대학교 법학부 및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육학연구과 박사과정을 거쳐 현재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교육학, 신체론, 커뮤니케이션론을 바탕으로 지식과 실용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글과 강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공부법 롤모델로, CEO들에게는 멘토로 지지받고 있다. 2001년 출간된 《신체 감각을 되찾다》로 ‘신초 학예상’을 수상했으며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일본어》는 260만 부가 판매되면서 ‘마이니치 출판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국내에 출간된 저서로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인생 절반은 나답게》 《곁에 두고 읽는 니체》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내가 공부하는 이유》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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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를 1% 명문대생으로 만든 기적의 독서법
니시오카 잇세이 지음, 이아랑 옮김 / 비씽크(BeThin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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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꼴찌를 1% 명문대생으로 만든 기적의 독서법』은 늘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니시오카 잇세이 저자가 삼수 끝에 도쿄대에 입학하면서 그 비결을 쓴 책이다. 발명왕 에디슨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저자에 따르면 도쿄대 입시문제를 철저히 분석 한 결과, 지식의 양보다는 최소한의 지식을 잘 활용하는 '공부머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독서에 집중한 결과 도쿄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저자는 입학 후 도쿄대에서 만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독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과 도쿄대 학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적의 독서법 5단계'를 만들었다.

이 책의 절반 이상을 독서법 5단계로 설명한다. 각 단계별로 요약하면 '준비운동-흐름잡기-정리하며 읽기-검증하며 읽기-토론하며 읽기'로 말할 수 있다.

독자의 학창시절을 비교하면 5단계를 제외하곤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대학에 가서야 겨우 토론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정도로 고교 때까지는 토론문화가 없었다. 주입식이나 기껏해야 작문 정도가 전부였으니까.





저자 니시오카 잇세이는 도쿄대에 들어가겠다는 목표 설정 후 30년간 출제된 도쿄대 출제 문제를 분석해보고 중요한 건 지식의 양이 아니라 최소한의 지식을 잘 활용하는 '공부머리'라고 확신했다. 그 후 '기적의 독서법'을 만들어 실천 후 공부 목표를 이뤘다는 것. 이를 5단계로 나누어 놓은 그의 독서법은 얼마나 오랫동안 많이 읽었느냐보다 우선은 책의 전체 모습에서 나만의 질문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그 안에 들어가서도 '취재하며 읽기'로 논리의 흐름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검증하며 읽기'도 알려준다. 의외로 여러 권을 동시에 읽으며 효과를 올릴 수도 있다는데, 독자는 아직 그런 방법은 해본 적도 없고 오히려 독서에 방해될 것 같은 느낌이어서 쉽게 납득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같은 주제의 다른 책들에서 각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 적어가며 읽다보면 깊이가 한권씩 읽을 때와는 달라질 거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읽다보면 5가지 능력, 즉 독해력, 논리적 사고력, 요약력, 객관적 사고력, 응용력이 훨씬 좋아진다는 것. 독서에 필요한 순간적인 집중력과 읽은 후의 요약력, 전체 책에 관한 기억력에 역시나 도움이 될 것도 같다.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매년 도쿄대에 입학하는 1학년은 3000여 명. 이들에게 공통된 공부법을 물어보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능동적 책 읽기’를 한다는 것. 어떤 책을 읽든 지식을 습득하는 데서 끝내는 것(수동적 책읽기)이 아니라 마치 책과 끝장 토론을 하듯 능동적 책 읽기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렇지?’, ‘정말일까?’, ‘나라면 어떤 결론을 도출했을까?’를 묻고 답을 도출해내며 공부머리를 단련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실제 도쿄대에 다니는 학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적의 독서법 5단계’를 만들었다.

1단계는 ‘가설 세우기’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독해력을 키우는 것이다.

2단계는 ‘취재하며 읽기’로 논리적 사고력을, 3단계는 ‘정리하며 읽기’로 요약력을 다진다.

4단계 ‘검증하며 읽기’는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 객관적 사고력을 높여주고, 마지막 5단계 ‘토론하며 읽기’는 응용력을 다져,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다른 곳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해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들어준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1% 명문대생들의 구체적인 독서법과 책 고르는 방법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두 권을 읽는 ‘평행 읽기’는 많은 도쿄대생들이 직접 실천하고 있는 독서법이다. 관련성 있는 두 권의 책을 교차하여 읽으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사고의 범주를 넓히는 것이다.

또 그냥 지나치기 쉬운 표지를 보다 꼼꼼히 읽는 ‘표지 읽기’를 통해 좀 더 빠르게 내용을 파악한다. 책 표지에는 정보가 가득 담겨 있어서, 표지로 미리 내용을 예측하고 들어가면 내용 파악이 쉽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서는 반드시 ‘요약하기’와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는 ‘토론하기’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제대로 읽었는지, 이해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논리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다.

책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책 고르는 방법도 담았다. 베스트셀러는 약인지 독인지, 고전은 꼭 읽어야 하는지 등 독서에 관한 궁금증에도 답을 얻을 수 있다.





"만년 하위권이던 내가 그것에 익숙해지기까지는 꼬박 2년의 시간이 걸렸다.하지만 덕분에 나는 이 독서법을 어떻게 습득해야 하는지, 그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숨겨진 비법을 낱낱이 소개했다."

- 니시오카 잇세이


각 단계에서 길러지는 독해력, 논리적 사고력, 요약력, 객관적 사고력, 응용력을 익히면 어떤 내용의 글을 만나도 무섭지 않다. 만년 꼴찌가 1% 명문대생이 된 것처럼 어떤 공부도, 어떤 지식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끝마무리에 따라 독서에서 얻는 효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부디 토론하며 읽기를 실천해보길 바란다."

- p. 168


"지식과 정보는 다른다, 자각이 없으면 토론을 하더라도 정보는 정보인 채 끝난다. 의식적으로 토론해야 정보를 지식으로 만들 수 있다."

- p. 183




저자 : 니시오카 잇세이


일본판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도쿄대학교 경제학부 4학년. 공부법에 관한 다수의 책을 출간해 4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학창 시절 꼴찌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던 저자는 어느 날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히려 꿈을 크게 키워 일본의 명문 도쿄대에 가기로 결심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집중력을 압도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을 발견하고, 도쿄대 모의고사에서 전국 4등을 하며 당당하게 합격했다. 이후 유명 입시 만화 『드래곤 사쿠라 2(ドラゴンざくら 2)』의 책임편집자이자 도쿄대생의 학습법을 연구하는 ‘도류몽(東龍門)’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고효율 집중법’, ‘고득점 공부법’ 등을 웹매거진〈Study-Z〉에서 소개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방송, 집필, 강연, 상담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수험생과 학부모가 가장 신뢰하는 ‘공부 멘토’로 떠올랐다. 지은 책으로는 『1%의 글쓰기』, 『도쿄대생의 교활한 시험 기술』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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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 김현진 연작소설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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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열여덟 나이로 쓴 청소년 성장 에세이 『네 멋대로 해라』로 일약 스타 에세이스트 반열에 오른 작가 김현진이 첫 번째 소설집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그간 칼럼, 에세이, 소설 등 다방면에서 꾸준한 활동인 보인 작가 김현진의 신작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은 각기 다른 삶의 변곡점을 맞이한 여덟 명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식 연작소설집이다. 여덟 편의 소설이 서로 연관성은 없다.

「정아」의 주인공 정아, 「정정은 씨의 경우」의 주인공 정은, 「아웃파이터」의 주인공 영진, 그리고 정화, 지윤, 화정, 수연, 숙이.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한국’의 ‘여성’이라는 거대한 고리로 이어져 있는 인물들이다. 그 거대한 고리 속 이야기들을 면밀히 들여다보자면, 이들은 하나같이 어떤 대상에게 상처 받은 뒤 특별하거나 대단할 것은 없던, 그래도 소소한 행복 같은 것들이 가끔 놓여 있던 자신의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겨버린다. 그 대상은 대부분 그들이 사랑했던 ‘남자’였다.

그들의 삶은 여지없이 ‘불안’ 혹은 ‘불행’이라는 맥락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러나 여덟 명의 주인공들은 그 ‘불안’과 ‘불행’을 그저 받아들이는 수동적 인물들이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들을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





정아의 삶을 잠시 들여다보자. 정아는 재수를 포기한 후 고향을 등지고 상경한 여성이다. 서울에서 연락을 주고받던 고향 친구들은 모두 대학생이 된 탓에 정아는 자연스레 그들과 연락이 끊긴다. 외롭고 힘든 서울 생활 속에서 우연히 만난 중학교 동창 은미의 꾐에 넘어가 다단계 회사에 발을 들이게 된 정아는 부모와 동생에게까지 급전을 끌어다 쓰게 되고, 가족과도 연락을 두절한 채 지낼 곳 없이 방황한다.

정아는 그때 건호를 만나게 된다.

세차장에서 일하는 건호는 “자판기 커피 한 잔도 백 원 더 싼 곳을 찾아냈다며” 환하게 웃는 구두쇠지만 건호는 “정아를 먹여 살리고, 가끔은 집에 보내는 돈에 자기 돈을 보태기도” 하는 고마운 애인이자 동거인이다. 그러나 그날 정아의 입에서는 자신도 원치 않는 말이 튀어나온다.

“깡통깡통깡통.” 고마운 건호를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정아의 그 말은 제멋대로 입에서 튀어나온다.

그날은 임신테스터에 두 줄 선이 그어진 날이었고, 그것이 자신의 아이가 아님을 알지도 못하는 건호가 “정아의 뺨에 뽀뽀까지 쪽 해주고 기운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 일터로” 떠난 날이었다.

정아는 생각한다. 그때 은미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은미에게 그날 커피만 얻어먹지 않았더라면, 그리하여 건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건호가 소개해준 백화점에서 일하지만 않았더라면…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을 거라고.





「아웃파이터」영진의 삶은 어떨까. “대학 기간 내내 자신의 학비를 대느라 비는 시간을 온통 아르바이트로 보낸 덕분에 남자 친구는커녕 가까운 친구도 몇 되지 않”는 영진은 회사원이다. 어느 날 거래처 직원이 첫눈에 반했다며 다가왔지만 영진은 그게 싫지 않았다.

둘은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가 되고, 이후 고급 호텔에서 첫 경험을 치른 영진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금까지 간직해온 동정을 주었다는 생각에” 눈물까지 흘린다.

이후 영진은 “첫사랑과 첫 경험을 하고 결혼에 골인하는, 그런 행복한 여자”를 꿈꾼다. 그러나 애인과의 시간이 지나갈수록 영진의 “적금통장의 잔액은 차곡차곡 쌓여”가지만, 애인은 결혼의 ‘ㄱ’자도 꺼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영진은 주말에 애인을 만나본 적이 없다. 업무 관계가 얽혀 있으니 당분간 서로 회사에는 비밀로 하자는 그의 말도 영진은 어른스럽다고만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예약 잡기도 어려운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자는 거였다.

영진은 “어쩐지 그날이 특별한 날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저녁을 먹으며 영진은 어렵사리 애인에게 이야기를 꺼낸다.

“나랑 결혼하고 싶단 생각은 안 하세요?”

두 눈이 동그래진 애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나 유부인 거, 정말 몰랐어? 대충 눈치 챈 거 아니었어? 자기가 워낙 쿨하길래, 나는 아는 줄만 알았는데…. 나 페이스북에 기혼이라고 되어 있잖아. 그거 못 봤어?”





김병권이 의외로 간단했던 수리를 신속 정확하게 끝마치고 고작 1시 경에 집에 돌아올 줄 그녀는 정말로 몰랐다.

남자를 끌어들인 후 미처 문을 잠그지 않았던 것도 그녀는 정말로 몰랐다. 윤정화의 큰 몸집에 처음에는 움찔한 것 같았지만, 이내 택시비 본전은 찾아야 한다는 듯 다짜고짜 키스하며 윤정화의 혀뿌리까지 삼켜버릴 기세로 깊숙이 빨아대던 남자가 갑자기 혀 움직이기를 멈추자 그녀도 눈을 떴다. 그러자 ‘정화 방’이라고 쓴 김병권의 서툰 글씨가 붙어 있는 문 앞에 그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방금 전까지 윤정화의 혀를 뿌리부터 뽑아낼 만큼 강렬하게 쭉쭉 빨아 당기던 남자는 이런 상황에 매우 익숙한지 주변을 잠깐 두리번거리다가 점퍼를 집어 들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 「공동생활」 중에서


감동에 젖어 나는 한껏 가녀리고 연약한, 나는 당신의 여자예요, 라는 촉촉이 젖은 모기만 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저기 보라지, 눈에 핏발까지 서 있다. 아,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화내주다니. 나는 어쩌면 이 남자를 영원히 사랑할 거….

“고작 그따위 일에 밥벌이를 때려치워? 네가 지금 정신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으, 응?”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따위 일? 그따위라고? 이게 뭔 소리람?

“오, 오빠……?”

“땅을 파면 돈이 나와 쌀이 나와? 그래, 그놈이 좀 집적거렸다 쳐. 너 사회생활 한두 해 해? 네 말대로 대리 승진한 거 아깝지도 않아? 사회생활 하면서 그런 일 있을지도 몰랐어? 별의별 더러운 인간 다 있어! 그게 사회야! 나도 뭐 좋아서 회사 다니는 거 아니다.”

- 「누구세요?」 중에서





하필이면 남녀 공용이었다. 다행히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다. 서둘러 소변을 보고 손을 씻은 후 더러운 거울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마스카라가 뭉친 곳이 없는지 보고 있는데, 화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 중키에 비쩍 마른 체구, 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 들어왔다.

수연은 얼른 손에 묻은 물기를 털고 남자를 피해 나가려고 했다. 그때 남자가 문손잡이를 열려는 수연 앞을 가로막았다. 영문을 몰라 눈을 크게 뜨는데, 남자가 둘둘 만 신문지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냥 신문지 뭉치가 아니었다.

남자는 수연을 빤히 쳐다보며 신문지를 풀어 바닥에 버렸다. 어두침침한 화장실 조명을 받아 시퍼런 식칼의 날이 번들거렸다.

-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나요」 중에서


숙이는 뭘 몰랐고 바우는 너무 생각이 많았다. 숙이는 천진했고 바우는 생각이 욕망보다 앞서는 정말이지 드문 남자애였다. 입 한번 맞춘다 한들 맞추고 나서 잘 다물기만 하면 무슨 문제가 되랴마는 바우는 그런 일이 있었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꾸중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두 번 다시 숙이를 볼 수 없는 사태로 번져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집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만만치 않았다. 이렇게 될 거, 뽀뽀나 한번 해봤어야 한단 말인가. 바우는 숨을 한 번 깊이 들이쉬고는 말했다.

“너, 시집간다.”

- 「이숙이의 연애」 중에서





어느 설문조사 결과를 읽었다. 시간 여행을 하여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가장 해주고 싶으냐는 것이었다.

짧은 문장 하나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엄마, 결혼하지 마. 비교적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 슬하에 자란 딸들 역시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면 결혼을 반드시 만류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나를 낳지 않아도 되니까, 결혼하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인간이 낙원에서 추방당한 이후 제 몫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여남 공히 감당해야 할 짐이지만, 여성의 짐은 다소 지리멸렬하고 얼핏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여성의 고통은 흔히 ‘투정’으로 읽힌다. 그러나 정말로 그것이 유아적인 ‘투정’이었다면, 저토록 많은 성인 여성들이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좋으니 결혼이나 출산을 하지 않고 어머니가 독자적인 삶을 살기를 바랐을까.

-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 김현진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오래된 캐치프레이즈를 증명이라도 하듯 '88만 원 세대'이자 비주류인 자신의 계급과 사회구조적 모순과의 관계를 '특유의 삐딱한 건강함'으로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평가받으며 이십 대에서 칠십 대까지 폭넓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에세이스트. 스스로를 도시빈민이라 부르는 그녀는 대구 출생에 목회자인 부친의 모든 희망에 어긋나게 성장하였고 기어코 말 안 듣다가 고등학교를 두 달 만에 퇴학에 준하는 자퇴를 감행하였다.

냉소와 분노와 우울을 블랙 유머로 승화시키는 연금술을 몸 속에 장착한 그녀가 숨 막히는 고등학교를 용감히 박차고 나온 '불량소녀'로 세상에 알려진 지 이제 10년이 넘어간다. 그녀는 단편영화 [셧 앤 시 Shut And See](97년) 감독, 웹진 [네가넷](97년)의 최연소편집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최연소 합격 등의 화려한 타이틀을 가졌다. 그래서 한 시사주간지는 성공한 10대라는 제목으로 그를 표지인물로 내세웠다.

그가 고등학교 1학년 자퇴생이라는 사실이 언론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텔레비전의 관심도 남달랐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직시하면서 자기만의 삶을 꾸준히 살아왔다.

그녀를 주목받게 한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1999년)는 십대에 쓴 글들을 엮은 것으로, 글에서 밝히는 바와 같이

소위 일류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책과는 사뭇 다르다. 이 책은 공교육 공간에서 부대끼는 아이들 중 한 사람으로 아프게 혹은 당차게 살아낸 저자의 경험이 그대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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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에게 말 걸기 - 융 심리학이 말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만나는 시간 자기탐구 인문학 1
로버트 존슨.제리 룰 지음, 신선해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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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묻혀 있는 잠재력은 무엇일까?”

"내 안에 내가 모르는 잠재력이 있긴 있는 걸까?"

학교 다닐 때나 직장 생활할 때 가끔씩 생각나던 의문이다.

독자는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았고, 당연히 프로이드나 카를 구스타프 융은 교과서에서 배운 이후 관련 책을 따로 구해 읽은 적도 없다. 다만 대학 때 '꿈의 해석'으로 기억되는 프로이트의 책을 읽은 기억은 있다. 책이 두꺼운 데다 너무 어려웠고, 인내심을 발휘해 절반 이상 읽었다.

이후 프로이트나 칼 융에 관한 내용은 다른 책을 읽다 인용한 부분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알 뿐이었다. 그리고 잊었다. 그런데 최근 심리학이나 칼 융의 이론에 관한 책이 서점가에 많이 나와 있다.

아마 현대인들은 스트레스가 많고, 정신력 싸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찾을 거라고 단순히 생각했다. 그러다 이 책 『내 그림자에게 말 걸기』를 보고 꼭 읽겠다는 생각을 다졌다. 요즘 서점에 쏟아져 나오는 에세이 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였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정여울 작가 강력 추천>이라는 점도 책 선택에 큰 몫을 했음을 고백한다. 무척 좋아하는 작가니까.





“나는 선한 사람이 되기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다.”

- 카를 구스타프 융


이 말은 융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됐고, 머릿속에 깊이 남아 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니 선한 사람과 온전한 사람은 완전히 구분된다. 특히 독자는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리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많은 것을 잃은 적이 있다. 또 누구에게도 착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할 일을 팽개친 채 의도적으로 함께 있어주기도 해서 손해를 오롯이 감수한 적도 있다. 이른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빠져 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스위스의 정신분석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온전한 존재가 되기 위해,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자신의 그림자를 자각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성인이 되면 누구나 ‘그림자 대면하기’를 실천해야 하며, 이는 인생에서 수행할 가장 가치 있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만약 자신의 그림자를 돌보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융과 연구를 함께했던 몇 안 되는 융 학파 연구자이자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융 심리학 해석자인 로버트 존슨은 이 책을 통해 융 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그림자’의 의미와 그것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내면에 억눌린 채 울고 있는 그림자와 용감하게 대면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그림자를 방치하는 삶’보다는 ‘그림자를 소중히 보살피는 삶’이 더욱 슬기로운 마음챙김의 비법임을 일깨워준다.

로버트 존슨 덕분에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던 자신의 그림자와 다정한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정여울 작가는 이 책을 “융 심리학의 훌륭한 입문서이자 우리의 잠재력과 창조력을 이끌어낼 수 있게 만드는 가이드북”이라고 소개한다. 저자의 조언에 따라 용기를 내어 그림자의 목소리를 소중하게 경청한다면 내면의 그림자는 더 이상 두려운 존재, 나를 아프게 하는 고통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가능성과 잠재력이라는 보물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융은 프로이트, 아들러와 더불어 세계 3대 심리학자로 불리지만, 그의 이론은 그 개념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인기가 덜한 편이었다. 하지만 2019년 세계적인 보이밴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이 융 심리학을 모티브로 하고 있음이 알려지면서 팬클럽 아미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융의 이론에 주목했고, 〈MAP OF THE SOUL〉 앨범 시리즈에 담긴 방탄소년단의 여러 노래를 통해 융 심리학의 핵심 개념들이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융 심리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그림자(shadow)’를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이 책은 그림자를 이해하고 이를 현명하게 다룸으로써, 그 어두운 에너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잠재력과 창의력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우리는 모두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존재로서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자라는 동안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어른들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 남들에게 반응하는 방식 등을 배우면서 사회가 허용하는 일과 허용하지 않는 일, 자신의 상황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일과 포기해야 하는 일을 끊임없이 구분하고 선택한다. 이는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문제는 이렇게 선택하지 못한 삶은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림자가 되어 무의식의 어딘가에 쌓이며, 어느 순간 무의식을 뚫고 나와 우리 삶을 이리저리 휘두르려 한다는 데 있다.





성인이 되어 일자리를 구하고 수입을 늘리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사회생활의 예의범절을 익히고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데 전념하며 지내다 보면 어느 순간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가면, 즉 페르소나를 벗겨낸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과연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거나, 그동안 믿어왔던 신념과 가치관, 삶의 원칙들이 갑자기 미심쩍어지기도 한다.

일이 재미없어지기도 하고, 그동안 이룬 것들이 다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무기력이나 허무함, 우울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낯선 의심과 분노, 불안감이 커지기도 하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사표를 내던지거나 결혼을 깨거나 갑자기 엉뚱한 상대와 사랑에 빠져들거나 부적절한 욕망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는 그동안 살지 못한 삶이 만들어낸 그림자의 반격이 시작된 것으로, 이때가 바로 자신의 그림자들 들여다보고 그 목소리에 경청해야 할 때이다.


페르소나 : (독자註)) 본래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것이 점차 인간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철학용어로는 이성적인 본성(本性)을 가진 개별적 존재자를 가리키며, 인간, 천사, 신 등을 페르소나로 부른다.





선택에서 제외된 ‘살지 못한 삶’이 그림자가 되는 것이기에 그림자는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그림자가 가장 흔하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투사와 콤플렉스가 있다.

혹시 늘 똑같은 현실에 부딪히는가? 애인이 바뀌어도 연애의 주기나 패턴은 항상 비슷한가? 직장이 바뀌어도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한가?

평소의 방식을 너무 고집해서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버릇이 있지는 않은가? 만약 자기 삶에 이런 식의 반사적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면 콤플렉스에 휘둘리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또한 그림자는 투사의 형태로 나타나 우리의 인간관계와 감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융은 “자녀가 짊어져야 하는 가장 큰 짐은 부모 내면의 살지 못한 삶”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부모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자녀가 이어받는 건 너무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랑하니까 혹은 자녀를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자녀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들의 진로나 삶의 방향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부모의 그림자를 자녀에게 떠넘기는 투사 행위로 볼 수 있다. 연인에게 끌리는 것이나 영웅을 숭배하는 것 또한 자기 안에서 무르익게 될 잠재력을 상대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 또한 투사인데 자기 안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면모를 상대에게 덧씌우는 것이다.

사랑도 미움도 모두 투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이는 결과적으로 관계에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더 나아가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그림자를 자각하고 돌보는 것은 단지 개인의 삶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중년기에는 융이 절묘하게 표현했듯 “품위 있게 무의식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언제나 의식의 긴장과 부담에 매여 살아가는 현실에서 대안을 찾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품위 있게 무의식으로 간다는 것은 내면으로 쏟아지는 온갖 정보의 잡음을 의도적으로 멎게 함을 의미한다. 단, 과도하고 무감각하게 일하거나 먹거나 취하거나 소비하거나 섹스에 몰두하거나 텔레비전에 빠지는 등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의식을 몰아내려 해서는 안 된다. 주의력을 발휘하면 습관적 패턴에서 벗어나 더 위대하고 완전한 무엇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4장.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중에서


삶을 조정하여 잠재력을 표출하면서 ‘살지 못한 삶’을 현실화하는 방법이 유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현실성이 없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지금껏 열심히 만들어놓은 삶을 뒤엎을 필요는 없다. 가지 않은 길을 향한 허기는 상징적 경험을 통해 채울 수 있다. 많은 경우 ‘살지 못한 삶’이 현재의 삶보다 딱히 멋지거나 굉장하지도 않고 그저 다를 뿐임을 깨달게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징을 통해 ‘경험’한다는 것이다. 참된 존재함에 꼭 필요한 에너지는 어떤 식으로든 표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5장. ‘상징’을 통해 편향된 삶을 바로잡다」중에서





꿈은 콤플렉스로 인한 삶의 매듭을 푸는 데 굉장히 유용하고, 창의력과 혁신, 힘과 지혜의 풍부한 원천이며, 의식의 성숙으로 직행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꿈에 주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마 꿈이 의식의 위세를 누르고 상대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꿈은 자아가 지닌 관점의 틀을 바꾼다. 즉, 자신이 전능하다는 자아의 환상을 부정하고 가능성을 보는 우리의 시야를 확장한다. 다양한 가능성이 넘치는 무의식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꿈은 우리로 하여금 약동하는 생의 신비에 눈뜨게 한다.

-「7장. 꿈 작업을 통해 무의식과 교감하다」중에서


‘영원한 아이’는 기운을 북돋고, 기발하고, 실험적이고, 낙관적이며, 이상주의적이고, 장난기 많고, 창의성이 넘친다.

어떤 이들은 젊음의 열정을 소위 책임감이라는 것과 맞바꾸어 보수적이고 방어적이며 경직된 삶, 다시 말해 ‘영원한 아이’의 창의력을 저버린 삶으로 자진해 들어간다. 나이가 지긋해지면서 과도하게 건강에 신경 쓰거나 좀스러워지거나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게 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영원한 아이’가 활동을 멈춰버리면, 우리는 완고하고 독단적이며 비판적이고 권위적인 사람, 법과 틀과 안전에 매인 이른바 ‘꼰대’가 돼버리고 만다.

-「8장. 내 안에 존재하는 ‘영원한 아이’ 깨우기」중에서





인간 의식이 경험하는 모든 것은 대극의 형태를 띤다. 선과 악은 모순적인 대극이 아니다. 서로 상대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들며 둘 다 필요하다. 깨달음의 길로 들어서려면, 삶을 모순의 연속으로 보고 의무적으로 싸우는 대신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운명으로 껴안아야 한다. 자아를 어딘가로 보내라는 얘기다. 자신의 권한과 자유를 운명에 쏟으면 분열된 세상의 끊임없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불안을 없애려면 그저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면 된다.

-「9장. 분리된 삶을 하나로 통합하라」중에서


지금 시작해야 한다.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에서, 온전한 존재로 향하는 첫발을 내디뎌라. 무의식을 의식으로 끌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그림자를 의식 차원의 세상으로 데려와야 한다. 대극을 인지하고 통합해야 한다. 통합을 이루기 전에는 자신이 만든 문제를 해치우려 애써봤자 더 많은 문제만 낳을 뿐이다. 끈끈이 덫에 걸린 파리는 벗어나려 몸부림칠수록 덫에 더 달라붙는 법이다. 각자 삶의 특수성을 외면하거나 초연해지려 애쓰기보다 그것을 꿰뚫어 보게 될 때 우리는 온전한 존재로 한 걸음 더 다가선다.

-「10장. 온전한 존재가 된다는 것」중에서





추천의 글을 쓴 정여울 작가는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존슨을 “융 심리학을 가장 쉽고 재밌게 안내하는 학자, 융 심리학의 다정한 안내자이자 고통받는 사람들의 따스한 멘토”라고 소개한다.

그 소개말에 걸맞게 저자는 융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신화 중 쌍둥이별의 전설인 카스토로와 폴룩스 신화를 차용해 흥미를 돋우기도 하고, 그림자 때문에 고군분투했던 저자 자신의 경험담과 다양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림자와 대면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융이 그림자로 고통받고 있는 내담자들을 위해 개발한 상징 의식, 적극적 상상 기법, 꿈 분석법 등도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융 심리학 책과 달리 굉장히 실용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책의 도입부에 있는 검사지를 통해 독자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편향된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 내팽개쳤거나 장벽에 가로막혀 있는 가능성이나 잠재력이 무엇인지를 확인해볼 수 있게 하고, 매 장이 끝나는 부분에 혼자서 시도해볼 수 있는 열 가지 그림자 대면 훈련법을 정리해 넣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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