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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넌 도일 - 셜록 홈스를 창조한 추리소설의 선구자 ㅣ 클래식 클라우드 20
이다혜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평점 :
이름: 셜록 홈스
주소: 런던 베이커가 221B번지
직업: 사설 탐정
수사 스타일: 흙먼지, 발자국, 지문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지목하는 과학수사
연인: ‘보헤미안 사건’에서 만난 아이린 애들러
친구: 나 이외에 없음
배경지식: 문학-전혀 모름
천문학-전혀 모름
정치학-허약함
식물학-독초나 아편 등에는 해박하나 정원사로서는 실격
지리학-특정분야에 대해서 박식함. 런던 각 지역의 먼지를 구분함
의학, 화학-각종 약물에 해박함
법학-해박함
생물학-박식하나 체계적이지 않음
대중문화-세세한 것까지 통달함
음악-바이올린 연주를 잘하고 작곡도 함
운동-목검술, 권투, 검도에 능함
‘셜록 홈스’는 흡사 야생마 같은 통제불능의 거친 사나이이다. 몸 쓰는 것만큼 머리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건을 추리할 때는 예리한 관찰력과 번뜩이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천재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는 정말 뛰어나지만 언제나 사건에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와 있으면 언제나 사건, 사고. 하지만 모험 없는 삶은 지루하지 않은가?”
위 내용은 지난 2009년 <셜록 홈스>란 제목으로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 소개다.
이 사진은 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 스틸 컷을 독자 이해를 위해 임의로 선택 게재했음.
2009년 12월 국내에서 개봉한 '셜록 홈스' 영화에서 주인공 홈스에 대한 개인정보다. 이 정도면 개인정보가 아니라 완전한 신상명세서다. 요즘 우리나라 형사에도 이 정도의 수사 능력을 갖춘 인물은 많을 듯하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탐정으로서의 능력이 탁월한 인물로 묘사된다. 영국의 소설가 코넌 도일이 만든 주인공 캐릭터이다.
그가 셜록 홈스를 주인공으로 추리소설로 쓴 작품은 굉장히 많다. 그의 소설을 한 번쯤 읽어본 독자라면 잘 알겠지만
코넌 도일이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이 탐정이나 형사였던 듯싶다. 런던에 형사 친구도 있었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사실 코넌 도일은 의학을 공부한 의사다. 조수로 나오는 왓슨 박사에게 자신의 본업을 맡기고, 자신은 하고 싶은 탐정역을 한 것으로 평론가들은 추정한다. 작가가 쓴 '셜록 홈즈'로 책 이름이 나오고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일부 독자는 셜록 홈스가 탐정인 주인공 이름이 아니라 작가 이름으로 혼동하기도 한다. 사실 독자도 그랬다.
영화 '셜록 홈스'가 우리 나라에서 상영되기 전까지는... 몇 편의 영화와 몇 편의 소설을 읽은 지금은 꽤 알긴 하지만.
그의 소설 몇 권 읽고 그에 대해 꽤 안다고 생각했던 독자를 부끄럽게 한 분이 바로 이다혜 작가다.
이 책을 쓴 이다혜 작가가 코넌 도일에 매혹돼 책을 읽고 시리즈를 사 읽고 빠져든 과정을 설명한 부분에서 "책 읽기를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작가의 코넌 도일의 흔적을 찾아 런던에서 에든버러까지 직접 찾아다니고 쓴 글이 이 책이다. 코넌 도일을 의식해서인지 책 제목도 『코넌 도일』이다.
130년간 단 한 순간도 절판되어본 적이 없는 책, ‘미키마우스와 산타클로스 말고는 필적할 캐릭터가 없다’고 평가받는 주인공, 세상에서 가장 많이 영화화된 시리즈. 셜록 홈스 시리즈는 여전히 책을 펼치는 순간 단숨에 우리를 19세기 런던의 거리로 데려간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홈스와 왓슨을 사랑하지만 정작 불멸의 캐릭터를 창조한 코넌 도일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도 한다.
셜록 홈스 애호가이자 추리소설 탐독가인 《씨네21》 이다혜 작가는 클래식 클라우드 20번 『코넌도일 : 셜록 홈스를 창조한 추리소설의 선구자』에서 그의 삶과 작품이 어떻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 소개한다. 또 추리소설이 인기를 끌었던 시대적 배경과 왜 100년도 넘은 이야기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들로 우리를 사로잡는지 곱씹으며 작품보다 더 흥미진진한 도일의 삶을 따라간다.
이다혜 작가는 도일이 태어나고 문학적 영감을 얻은 에든버러에서부터, 명실상부 ‘홈스의 도시’이자 다양한 홈스 캐릭터 상품이 넘쳐나는 곳, 셜록 홈스 시리즈를 모티프로 한 여러 작품의 무대이기도 한 런던을 거쳐, 세계 최고의 악당 모리아티 교수를 등장시켜 홈스를 죽음에 이르게 한 스위스의 라이헨바흐폭포 등을 여행하며 도일의 삶과 작품의 궤적을 하나로 엮어낸다.
때로는 특유의 유머로, 때로는 냉정한 비평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팬심’으로, 현지에서 느낀 생생한 감상을 펼쳐내며 독자들을 그 현장으로 데려간다. 저자는 도일의 발자취를 따라 생애의 중요한 대목들을 되짚어보면서, 그의 개인적 삶과 당시 유럽 사회의 풍경을 함께 그려 다채롭고 풍성한 관점에서 그의 생애를 조망하고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거장”이라고 상찬했으며, 존 르 카레가 “이야기의 완벽함”이라고 치켜세운 셜록 홈스 시리즈의 창조자 도일.
하지만 처음부터 그가 추리작가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1859년 에든버러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도일은
술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 때문에 젊은 시절부터 돈이 되는 일이라면 모조리 해야 했다.
의사가 되기 위해 에든버러대학에 입학한 것도, 포경선 희망호의 의사가 되어 북극으로 떠난 것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렇게 쌓은 경험들은 도일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에든버러대학에서 도일은 셜록 홈스 캐릭터에 영감을 불어넣은 조지프 벨 박사와 『잃어버린 세계』의 주인공 챌린저 교수의 모델이 되는 러더퍼드 교수를 만났으며, 세상과 단절된 채 지낸 북극에서는 백야와 적막이라는 극적이고도 드문 체험을 하게 된다. 도일이 어디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변치 않는 단 하나는 늘 그의 곁에는 책이 함께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토머스 배빙턴 매콜리, 에드거 앨런 포 등 당대 거장들의 작품을 읽으며 창작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갔다.
코넌 도일은 에든버러 의대를 졸업한 후 많은 돈을 제안한 친구의 병원에서 일을 한다. 하지만 곧 그곳을 떠나 포츠머스로 건너가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 의사로서도 작가로서도 새로운 분기점을 맞는다.
포츠머스에서 도일은 말년에 심취하게 되는 심령술을 처음 접했고, 루이자를 만나 결혼했으며, 무엇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인 셜록 홈스를 창조했다. 도일의 병원은 손님이 없어 한가했고 소설을 쓸 시간은 충분했던 것이다.
이다혜 작가는 도일이 의사로서 성공가도를 달렸다면 셜록 홈스 시리즈는 “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거나 더 늦게 세상에 나왔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도일이 작가로서 성공함으로써 부와 명성을 거머쥔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가 잘 모르는 도일의 작품들도 함께 소개한다.
또 심령술에 심취한 도일의 말년과 정치 도전기까지 드라마틱했던 그의 삶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한다.
작가에 따르면 도일은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꼽히는 에드거 앨런 포를 “강렬함, 참신함, 치밀함, 재미의 강도, 마음속에 남겨진 생생한 느낌을 모두 갖춘 거장”이라 했는데, 이 표현은 도일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1859년에 태어나 1930년에 생을 마감한 도일의 삶은 영국 역사상 가장 번영을 구가하던 빅토리아시대와 중첩된다.
그러나 당시 런던 인구의 3분의 1이 가난하게 살았을 만큼 제국의 영광에서 소외된 이들은 어디에나 존재했으며, 그들은 범죄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사들이 연일 보도되었으며,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작품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도일은 정치, 경제, 과학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내는 사회의 다양한 풍경을 날카로운 필치로 그려냈는데, 그 중심에 매부리코에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 사냥용 모자와 망토 달린 외투를 입은 탐정 셜록 홈스가 있었다.
셜록 홈스 시리즈의 대부분은 홈스와 왓슨의 하숙집인 베이커스트리트 221B번지에서 시작한다.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편지가 오거나 의뢰인이 그들을 찾아온다.
홈스가 다루는 사건은 대체로 대도시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사건 사고 면에서 볼 만한 것들로,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홈스는 왓슨이라는 해설자를 곁에 두고 의뢰인을 맞아들이고, 만나자마자 현란한 추리 실력을 선보인다. 그리고 홈스의 추리 실력에 놀란 의뢰인은 홀린 듯 사건을 진술하게 된다. 경찰들이 범인에 대한 단서조차 찾지 못할 때, 홈스는 냉철한 판단력과 추리력 그리고 유다른 관찰력으로 본성을 교묘하게 감추는 범죄자들의 심리를 꿰뚫어 본다.
그는 모두가 염두에 두지 않은 사건 현장을 살피고, 홀로 숙고하며, 남들이 읽지 못하는 단서에 의미를 부여해 사건을 해결한다. 도일의 시대만 하더라도 과학수사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경찰들이 사건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은 탓에 증거들은 오염되거나 유실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도일은 홈스를 통해 지문, 발자국, 혈흔 등이 실제 사건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현장에 남겨진 자그마한 단서를 가지고 범인을 밝히는 방식은 1887년 도일이 셜록 홈스 시리즈의 첫 장편소설 『주홍색 연구』에서 처음 선보인 것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1890년에 발표한 『네 사람의 서명』에서는 지문으로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을 그렸는데, 현실에서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나고 나서야 경찰청이 그 같은 방식을 수사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도일이 작품에 선보인 추리법과 관찰은 실세계에 영향을 주며 현대적인 수사법을 탄생시켰다.
셜록 홈스 시리즈는 문학사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선정적이고 문학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며 경시되던 추리소설이 이 시리즈를 기점으로 엄연한 문학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또한 도일은 작품을 통해 당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범죄를 하나의 오락거리로 치부하던 사람들의 인식을 뒤바꾸는 등 추리소설이 가진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다혜 작가의 코넌 도일 탐구는 계속된다. 셜록 홈스 시리즈는 대부분 《스트랜드》라는 잡지를 통해 발표되었는데, 작품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사람들은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존한다고 여기고는 홈스와 왓슨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사건을 해결해달라는 의뢰서를 보내왔다.
누구도, 코넌 도일 본인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선풍적인 인기였다. 셜록 홈스 시리즈 때문에 삶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느낀 도일은 결국 단편소설 「마지막 사건」에서 홈스를 죽임으로써 시리즈의 중단을 선언한다. 모리아티 교수라는 희대의 악당을 급조해 라이헨바흐폭포에서 대결하게 만들어 존재를 없애버린 것이다. 이 작품이 발표되자 홈스의 팬들은 충격을 넘어 분노에 휩싸였다. 홈스의 죽음 이후 《스트랜드》의 구독을 취소한 독자는 2만 명이 넘었으며, 사람들의 항의와 매출 하락은 잡지사를 휘청이게 하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홈스는 사라졌다. 하지만 도일은 홈스를 죽인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를 다시 부활시켰다. 창조주가 죽이고 나서 되살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강력했던 주인공. 셜록 홈스는 이후로도 온전히 도일에게만 속하지 않게 되었다.
저자는 셜록 홈스 시리즈의 인기 비결로 이 시리즈만의 고유성을 꼽았다. 드라마 〈엘리멘트리〉, 〈셜록〉을 비롯하여 영향받은 후대 작품들의 성공을 통해 알 수 있듯 시리즈의 핵심적인 요소만 유지하면 배경을 달리하더라도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셜록 홈스 시리즈가 드라마, 패스티시 소설, 영화, 연극, 뮤지컬, 만화 등 다양한 문화 장르에서 차용되고 변주되는 등 불멸의 생명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까닭도 탁월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어느 곳, 어느 시대에도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캐릭터들에 있을 것이다.
모리아티 교수는 홈스처럼 도일의 피조물이었고, 강렬하지만 왜곡된 형태로 홈스의 능력을 똑같이 지닌 어둠의 쌍둥이 같은 캐릭터였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말이다. 다시 말해, 모리아티 교수는 홈스의 거울상이다. 영국 드라마 〈셜록〉이 해석한 홈스 캐릭터를 보더라도 그 자체로 사이코패스 같은 면이 있는데, 홈스가 범죄 세계에 투신했다면 모리아티 교수처럼 되었을지도 모른다. 거울 속 남자를 없애려면 거울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거울 밖 남자를 없애야 한다.
-「1장 셜록 홈스를 죽인 사나이」중에서
런던에서 이런 순간을 자주 겪는다. 거리를 걷다가 문득 거리 이름이 낯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리젠트스트리트를 걷다가, 홈스가 이륜마차 안의 수염이 텁수룩한 사내를 발견하고 마차를 쫓아 달리기 시작하는 순간의 장면이 오버랩된다.
이러한 기시감은 홈스 기행을 위해 런던을 찾을 때마다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마 앞으로 100년이 더 지난 뒤에도.
-「1장 셜록 홈스를 죽인 사나이」중에서
북극의 아름다움은 극한의 고립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공포로도 느껴질 수 있다.
도일은 포경선에 탔던 경험을 바탕으로 「북극성호의 선장」을 썼다. 도입부에 “의학도인 존 맬리스터 레이의 일기에서 발췌한 내용임을 밝힌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주인공이 처한 상황부터 도일을 연상시킨다. 그 자신이 자서전에서 언급했던, 백야가 끝날 무렵 북쪽으로 항해했던 시간의 기록을 소설 속에서 되살려 그려냈기 때문이다.
도일은 첫 문장뿐 아니라 논픽션에 가까운 사실주의에 입각해 초반을 진행시킨다. 그는 자신이 알게 된 사람들과 공간의 특징을 꾸준히 소설에 등장시켰다. 소설은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작업이 아니기에, 그는 자신이 깊은 인상을 갖게 된 사람이나 풍경으로부터 흥미로운 요소들을 끊임없이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장르, 하나의 심상에 머물지 않게 되었다.
-「2장 도일의 세계 속으로」중에서
무엇보다도 홈스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굳히게 만드는 패짓의 삽화가 이때 등장했다. 사실은 『주홍색 연구』에도 홈스 삽화가 있었다.
하지만 패짓의 삽화와 비교하면 인상적이지 않다. 날카로운 인상이라기보다는 평범하고 어수선하다고 해야 하나.
패짓은 매부리코와 마른 몸, 세련된 옷차림을 홈스의 특징으로 부여했다. 홈스 스타일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다면(홈스의 이름을 듣자마자 당신이 떠올릴 수 있는 옷차림부터 얼굴 생김새, 몸의 뉘앙스까지) 그것은 도일만큼이나 패짓의 것이었다.
도일의 상상 속 홈스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었던 패짓의 그림에는 모델이 있었는데, 그의 동생이었다고 한다. 패짓의 삽화와 더불어 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이후 드라마나 영화, 연극으로 재탄생될 때마다 홈스의 외양은 패짓의 해석에 더욱 가깝게 강화되었다.
그렇게 홈스는 성공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 대중의 주목을 받는 새로운 스타일의 잡지와 그에 어울리는 이야기, 캐릭터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삽화. 소문은 즉시 퍼졌다. 도일의 이름이면 《스트랜드》는 10만 부는 거뜬히 더 찍을 수 있었다. 1891년, 홈스의 인기는 즉각적이었다.
-「3장 영국을 휩쓴 셜록 홈스 신드롬」중에서
도일이 1859년에 태어나 1930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40여 년을 빅토리아 여왕의 치세 아래에서 보낸 셈이다.
셜록 홈스 시리즈 대부분은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기가 끝나가던 18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데, 소설 속 시대와 달리 20세기 초에 쓰인 작품들도 많아 후기 소설들은 본의 아니게 복고풍석에 마부가 앉았는데, 가격이 저렴했고 런던 시내에서 찾기가 쉬웠다. 이런 이륜마차는 1830년대에 처음 특허를 받아 런던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20세기 초 자동차 택시가 등장할 때까지 주요한 이동 수단이었다. 런던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였다. 같은 인상을 당대에도 풍겼을 것이다.
현대 독자들에게는 말할 나위도 없다. 빅토리아시대 런던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소설처럼 느껴지는 셜록 홈스 시리즈는 가스등이 켜진 거리, 말이 끄는 이륜마차, 산업화와 제국주의의 수혜를 입은 의뢰인들과 영국 신사 차림의 탐정을 보여준다.
-「4장 시대의 산물, 홈스」중에서
도일이 어떤 일에 도전하는 이유는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궁금하면 해보는 것이다. 돈이나 명예도 중요했지만, 성사 가능성이 높은 일을 골라 도전하지는 않았다. 도일은 자서전에서 이 시기에 대해 쓰기를, 인간으로부터 최상의 것을 끌어내려는 신의 뜻에 기대는 일이 나쁘지는 않으나 누구나 최선의 자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도일은 믿었는데, 기회를 주는 방식은 기다리기가 아니라 덤벼들기 쪽이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해버리기.
-「5장 홈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중에서
저자 : 이다혜
작가. 해가 갈수록 아침이 똑바로 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만 큰 변화 없이 살고 있다. 아직은 회사원. 주요 활동 분야는 글쓰기와 말하기다. 「한겨레」 공채 입사. 주간 영화전문지 「씨네21」, 주간 생활정보지 「세븐데이즈」, 월간 장르문화전문지 「판타스틱」의 편집, 취재기자를 거쳐 현재 「씨네21」에서 팀원 없는 편집팀장으로 일한다.「코스모폴리탄」 「바자」 「보그」를 비롯한 라이센스 잡지의 영어 번역 일을 몇 년간 했다.
글 읽기를 좋아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편집기자로 시작해 취재기자를 하다가 현재 편집팀장을 하다 보니, 내 글을 쓰는 만큼이나 남의 글을 읽고 고치고 수정을 요구하며 글쓰기를 배웠다. 모든 경우에 통하는 정답 같은 글이나 말은 없다고 생각하며, 쉬운 문장이 언제나 옳다고도 믿지 않는다.
쓴 책으로는 『출근길의 주문』,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교토의 밤 산책자』, 『책읽기 좋은날』,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아무튼, 스릴러』가 있다. 영화와 책에 대해 오십여 곳이 넘는 간행물에 글을 썼고, 서른 곳이 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주연의 영화음악]을 비롯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영화와 책을 소개했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출연했다. 현재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 팟캐스트 [이다혜의 21세기 씨네픽스]를 진행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