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는데 - 소중한 이와 나누고픈 따뜻한 이야기
이창수 지음 / 행복에너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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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편하게 풀어가는 것이 마치 저녁 식탁에서 이야기하는 듯하다.

“당신 생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당신은 위로받을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창수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된다.

이 책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는데』는 '힐링', '치유'의 에세이다.

표지의 책의 배경색에도 녹색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일상생활은 물론, 교육, 경제, 문화, 사회, 정치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감염병의 특성이 그렇지만 전 세계로 대유행되는 감염병은 인간의 지금까지의 질서를 뒤엎어버린다. 특히 감염병은 전 지구 인류에게 현재도 어렵지만, 이런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예측하기 어렵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삶 자체에 위협적이다.

이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작가가 꺼낸 따뜻한 이야기는 잠시나마 불안을 지우고 위로를 받는다.





정치권에서 자주 이용하는 '프레임을 짠다'는 말이 있다. 새로 생긴 신조어가 아니라 최근 비공영 방송이나 팟케스트, 유튜브를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도 프레임이라는 용어에 익숙해져 있다. 원래 영화나 경제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말로, 이 책에서는 '틀'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프레임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인식의 틀'이라고 규정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프레임을 통해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더욱이 프레임 밖에 있는 것은 모르거나 프레임을 거치며 왜곡된 상태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렇게 항상 영향을 주는 프레임을 벗어나는 경험을 통해 지적인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프레임을 깨는 즐거움과 함께 지쳐있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글을 썼다.





이 책은 풀잎과 함께하는 바람, 햇살, 노래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진실한 위로는 귀로 듣는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사람의 말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설픈 말로 위로하는 것보다 차분히 귀 기울여 주는 것이 더 위로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된다.




요즘 "나 때는 말야" 하면 '꼰대' 소리를 듣는다. 독자가 학교 다닐 때는 우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여서 함부로 내뱉기 힘들었다.

선생님 중에서도 '앞뒤 막힌' 공자 왈, 맹자 왈 하며 훈육하는 교사를 뒤에서 험담할 때 쓰는 학생들 은어였다. 그래서 어원도 모른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일본말에서 유래됐나 하는 정도였고, 자주 쓰이지 않다 잊어버린 말이 요즘 다시 유행한다.

말 안 듣고 바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면 훈육 차원에서 타이르던 선생님이 그리울 정도다. 그러던 독자도 이젠 세월이 흘러 '꼰대 세대'가 됐다.

그래서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아주 포근하고 정이 있었음을 회고하면 그 순간 '꼰대' 소리를 듣기에 아예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독자로서는 이래저래 꼰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너스레로 위기를 넘길 뿐이다.





그때는 그런 대로 '낭만'이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도 돈독했다. 개인보다 집단이 앞서던 시절이었지만, 먹을 것이 항상 부족하던 시절이었지만 정과 낭만이 넘쳐나던 시절이다. 데모가 일상적일 때도 지금처럼 살벌하지 않았다.

저자의 예전의 추억을 빌미로 그때의 추억을 맘껏 해보니 속이 후련하다. 그만큼 주눅들고, 눈치 보는 세대가 됐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이 책에 유독 공감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다.

환경이 달라지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야 하고, 접하는 사람이 달라지면 달라진 대로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깊이 있는 관계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소중해지는 것 같다.





비둘기호(완행열자, 독자 주석)나 통일호(특급 열차)와 같은 기차를 타고 여행하면 이동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이동하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여행 재미를 주었다. 지금은 비행기나 고속철도와 같이 이동은 빠르지만, 열차 안팎의 세상 풍경을 볼 기회가 사라졌다. 저자의 글처럼 새로운 풍광과 사람을 만남으로 인해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여행의 재미인데 그것을 느낄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이같이 무엇이든지 천천히, 자세히 보면 다른 게 보이는 것 같다는 저자의 주장에 크게 공감한다.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 발전과 함께해온 '빨리빨리' 문화도 그때 만들어진 부작용(?)이다. 빨리 일을 끝내야 돈을 더 벌고 식구들이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빠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자연스레 들인 습관이 '빨리빨리' 문화다.

지금 와 생각하면 얻는 것 못지않게 진정한 가치 있는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을까 하는 반성이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못하는 것이다.

"말에 베인 상처는 칼에 베인 상처보다 더 아프다."

말이 칼보다 무섭다는 말은 종종 들어봐서 조심하려고 노력은 한다.

하지만 '진정한 위로는 귀로'. 크게 동의하고 정말 잘 지었다 생각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을 수 있지만, 말 하지 않음으로써는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물질보다 마음이 가치가 높을 때도 많다.





여백의 미


채우는 것 보다 비우는 것이 더 어렵다.

이는 조기 교육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색칠 공부나 글자 연습을 할 때 보면 항상 칸에 다 색칠해야 했고, 칸에 꽉 차게 써야 했다.

빈 공간을 허용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습관이 계속 이어지면서, 채우는 것에는 익숙해도 비우는 것에는 의심이 드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분명히 괜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채움과 비움이 균형을 이룰 때 '행복'을 가장 선명하게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쉼표를 찍을 수 있다는 건 스스로 멈출 수 있으며, 또 언제든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생각했던 것 만큼 따뜻하고, 생각지 못했지만 술술 잘 읽혀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다행히 어려운 단어도 없고, 친구와 대화 나누듯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따뜻함이 있다는 것은, 그리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 기분이 좋다.





이 책 제목이기도 한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는데』는 정호승 시인의 시 제목에서 영감을 받은 표현이다.

저자는 들녘에 서서 바람을 몸으로 받으며 상처 입는 것은 바로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나무들뿐만이 아니라 자세히 바라보지 않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풀잎들도 있다고 말한다.

영화 속 엑스트라도 그들 인생에서는 주인공이다. 그들도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고 있으며, 수많은 사연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땅덩어리에는 사연 없는 이가 없다는 말처럼.

'최후통첩 게임'이라는 심리실험과 그 결과를 통해서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알려주는 '감정이 상하면 논리는 없다'도 우리 사회를 되돌아봐야 하는 의무감을 갖게 한다. '승자 독식'의 사회를 누구든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행복한 환상 로또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해부할 경우 환상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러나 환상이 주는 행복을 즐기는 인간성이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드는 '로또 연작' 등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았을 듯한 삶에서의 고민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일상 속에서 프레임을 깨는 발상을 통해 지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권하기도 한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긍정과 배려, 선한 영향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


저자 : 이창수


생활인으로서 말하고 싶은 풀잎.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1986년부터 교직에 몸담고 있으며 현재 중학교 교감으로 근무 중이다. 선생님과 꼰대라는 사회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생활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편안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서로는 오랜 교직 생활의 경험에서 얻게 된 노하우를 정리한 『공부가 쉽다구요?』, 소설 『The 공부』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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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
샤를 와그너 지음, 이정은 옮김 / 크레파스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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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또는 '단순하게'를 실천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는 단순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다시 대두된 '미니멀 라이프' '심플 라이프'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복잡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와도 같을 수 있다. 그래서 외적인 조건의 풍족함은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인 삶은 가난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정신적인 삶을 부유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단순하게 말해야 한다.

자기자신을 단속하고 말을 조심하고 자기가 쓰는 글을 살피는 것도 '단순하게'를 실천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뜻을 곡해하지 않고 장황한 완곡어법 대신 직설적 표현을 해야 한다. 직설적 표현은 막말과는 의미가 다르다. 절제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고의적인 침묵도 그만두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단순해진다는 것은 '생각이 맑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생각이 맑으면 삶도 가벼워진다. 장황한 미사여구는 될수록 사용을 피하고 자신의 느낌과 신념을 진실하고 간소하고 말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에서는 물질적인 풍요에서 행복을 구하는 것은 몰상식하다고 일갈한다.

인간의 욕구라는 것은 절대 만족할 만큼 채워질 수 없는 것이다. 100을 가진 사람도 100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는 것. 돈을 많이 가진 사람도 여전히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안락하고 부유한 사람들 중에도 자기가 가진 것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도 잘 쓰기보다 더 부족하다고만 생각한다. 단순함이 우리에게 건네는 삶이란 어쩌면 욕구를 제한하는 삶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욕구를 조금이라도 조절할 수 있다면 많은 것들이 간단해지고 단순해지기 때문이다.

'심플라이프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샤를 와그너의 책 《LA VIE SIMPLE》을 크레파스북에서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란 제목으로 새롭게 펴냈다. 이 책은 미국 백화점의 왕 존 워너메이커가 “성경 다음으로 가장 큰 감동을 안겨준 책‘이라고 격찬했으며, 이 책을 읽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저자를 백악관에 초청하기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저자는 우리가 부수적인 것에 매달려 정작 그보다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단순함과 간결함을 되찾아야 한다. 부수적인 것에 정신을 빼앗겨 본질을 잃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현실은 결코 이 책이 처음 나온 때만의 일은 아니다.

지금 역시 이 책이 이야기하는 시대와 결코 다르지 않다. 그래서 120년 전의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충분히 공감하고,

그래서 여전히 절실하게 읽힌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단순함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단순함은 어떤 특정한 경제 사회적 조건에 달린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여러 부류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무기력하게 아쉬워하면서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삶에 에너지를 쏟아 부을 수 있다. 우리가 지닌 수단을 가지고 단순함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야말로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심플 라이프와 미니멀리즘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복잡하고 어수선한 일상에서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던 사람들이 이를 통해 여유를 누리고 인생의 가치를 되찾으려는 사회 현상은 단순하게 살기, 정리습관 관련 신간들의 출간에서도 알 수 있다.

미니멀리즘과 심플 라이프는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구조와 정보의 홍수 속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단순함과 간결함의 의미를 새롭게 알려준다. 특히 심플라이프는 경제 성장과 함께 물질적 풍요의 시대가 열렸지만

그럴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복잡해진 사회관계 속에서 자신을 추스르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샤를 와그너의 책 《LA VIE SIMPLE》에서 처음 등장한 심플라이프는 이후 인간다운 삶의 중요한 주제가 되었고, 특히 최근 보편적인 문화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는 우리가 많은 것을 풍족하게 누리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 단순한 삶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단순함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밝히는 한편, 그로써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양한 영역에서 짚어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단순함은 복잡한 것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을 지키고 누리기 위한 마음가짐이다.

저자는 삶을 변화시키려면 무엇이 우리를 복잡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는지, 그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아야 하며, 지금이라도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것을 단순한 삶으로 규정했으며, 그로써 더 가볍고 가치 있는 삶으로 나아가는 길을 안내해준다.

단순한 삶은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이자 방향을 잃은 우리에게 절실한 목적지다.

그동안 우리는 거추장스러운 것들 때문에 열정과 활력을 찾지 못했고 진실함으로부터 멀어져버렸다.

지금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에서 한 발 벗어나 나다운 삶, 단순한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진정 살아가는 힘은 복잡하고 요란스러운 것이 아니라 단순함에서 비롯한다. 가장 소중한 것은 결코 복잡하지 않고 진정한 삶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온전하게 살고 싶다면, 가치 있는 삶을 꿈꾼다면 지금, 단순함으로 나를 새롭게 하라. 원한다면 이 책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로 시작하라. 저자가 온전한 삶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충언이다.





이 한 권의 책이 복잡한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줄 순 없지만, 당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만들어 줄 수는 있다. 독자의 하루가, 독자의 고민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만들었다.

약 120여년 전 샤를 와그너가 점점 복잡해져만 가는 세상에서 삶의 지표를 잃은 사람을 위해 〈단순한 삶〉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책을 펴냈다.

출판사에 따르면 십수 년 전의 책을 다시 출간한 이유는 여전히 삶은 복잡하고 그 속에 사는 우리는 여러 문제에 짓눌려 종종 길을 잃기 때문이다. 부수적인 것에 신경 쓰느라 우리는 본질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그렇게 부수적인 것에 신경 쓰다 보면 그저 주어진 삶을 살아내느라 급급해진다. 결정해야 할 것도 많고, 생각해야 할 것도 많지만 우리가 그 모든 것을 알아야 올바르게 사는 것은 아니다. 버릴 것은 무엇이고,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더 멀리 올바르게 나아지기 위해서 이제부터라도 짐을 줄여야 한다. 세상이 제아무리 복잡하다 해도 단순함 앞에서는 그마저도 사그라든다.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를 통해 그동안 복잡함에 내몰려 잊고 있던 삶의 행복과 살아가는 힘을 되찾을 수 있다.





이제는 무엇 하나 단순하지 않다. 생각하고, 행동하고, 즐기고 심지어 죽는 것마저도. 우리는 우리 손으로 삶에 무수한 어려움을 더했고 몇몇 즐거움을 없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허울뿐인 삶을 계속 살아가며 고통받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 p.22

정돈해야 하는 것은 실제로 드러나는 삶의 모습뿐 아니라 생각의 영역이다. 우리는 온통 혼란에 빠져 있다. 우리는 가시덤불로 무성한 곳 한복판을 헤쳐 가면서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로 가고 있는 모른 채 잡다한 것들에 정신을 빼앗긴다. - p.47

말은 정신을 드러내는 위대한 도구이며, 정신이 겉으로 드러나는 최초의 형태다. 당신의 말은 당신의 생각을 따른다.

단순하게 살도록 삶을 혁신하려면 당신의 말과 글을 잘 살펴야 한다. 말은 생각과 마찬가지로 단순해야 하며, 진실하고 분명해야 한다. - p.69





단순하게 살수록 미래가 보장된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나 불운이 닥칠 위험이 더욱 적을 것이다. 질병이나 실직이 닥쳐도 거리로 내쫒기는 일은 없을 테고, 상황이 크게 변해도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필요한 것이 적기 때문에 불행한 상황에 적응하는 일이 덜 괴로울 테니까. 이런 사람은 지위나 연금을 잃는다고 해도 똑같은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 p.121

자기 내면에서 선함을 구해야 한다. 아무런 제약도, 허식도, 구경꾼도 없이, 삶이 마땅히 띠어야 할 좋은 삶을 추구한다는 단순한 사실만 생각하면서, 다른 것은 신경쓰지 않고서. - p.173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불건전한 욕망에 굴복해 단순함과 관계를 끊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영예로운 자리를 떠났고, 어머니는 고독하게 아궁이 곁을 지키며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은 자기도 각자 집을 떠날 수 있기를 기다리며 서로 다툰다. - p.203





진정으로 자신을 구별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더 큰 가치를 띠는 것이다. 그토록 필요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구별이 실제로 지켜지기를 원한다면, 당신이 먼저 그 원칙을 따르고 그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 p.244

저자 : 샤를 와그너 CHARLES WAGNER(1852~1918)

루터 교회의 목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후 14살에 파리로 유학을 떠나 1869년 소르본대학에서 역사와 심리학을 전공한 데 이어 스트라스부르와 괴팅겐에서 신학 공부를 이어 갔다. 1878년 독일로 이주해 프랑스 개신교 교회의 자유주의 분파에서 사역했으며, 작은 교구의 목사로 활동했다. 1882년 파리로 돌아온 후 아내와 함께 파리 바스티유 근처의 빈민가에서 살면서 신앙 활동과 자선사업을 하는 한편 노동자들을 위한 대학을 세우고 위원회 위원으로 일했다.

그는 평생 동안 자연을 사랑하고 단순한 삶을 실천했으며, 교리를 내세우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을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사상과 철학은 《정의》, 《젊음》, 《벽난로 옆에서》와 본서를 비롯해 많은 작품에 담겨 있다. 특히 그는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살아왔다》에서 우리가 많은 것을 풍족하게 누리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들여다보고

단순한 삶이 곧 인간적인 삶이라고 말한다. 단순함의 의미와 가치를 밝히는 한편, 그로써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양한 영역에서 알려준 이 책은 ‘심플라이프’라는 개념을 최초로 전파한 것으로 유명하다.1895년 프랑스에서 출간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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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
존 셀라스 지음, 송민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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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리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코로나19의 직접적 위험도 아직 남아 불안감을 넘어 공포감마저 들 정도다.

2월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불과 5개월도 안 된 시점이지만 사망자 수는 물론 확산 위험이 더 커진 듯하다. 방역 당국도 무척 조심스러운 예측을 할 수밖에 없어 강도 낮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 방역을 연일 당부하고 있다.

이런 불안감은 아직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파력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고, 선진 외국이라는 미국과 서유럽에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아직도 국경폐쇄 등의 불접촉 방역에 의존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더욱 그렇다. 언제든 쉽게 옮겨다닐 수 있는 호흡기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피로감이 겹치고 일부 안전 불감증 환자(?)들의 성급한 '나는 괜찮겠지' 하는 의식도 감염 차단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변화 때문에 '코로나 블루'라는 이름의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급증하는 것 같다.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데는 치료제와 백신이겠지만 아직 개발되기 전에는 이른바 '자가면역'이 최선일 듯하다.

사람과의 접촉이 줄어들고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자연히 가족 갈등도 심해지는 경우가 빈번하는 듯한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공포로 해방될 때까지 짧지 않은 시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나도 중요한 문제로 등장했다.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할 때까지 어떻게 견뎌야 할까.





『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은 이런 의미에서 매우 권장할 만한 책이다. 요즘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와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철학이나 심리학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불안, 좌절, 공포, 실망, 분노 등 인간이 느끼는 감정들이 과연 왜 생기는지 생각해볼 좋은 기회가 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상황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건 다 당신 안에 있다. 좋은 삶에 굳이 대단한 장비가 필요치 않다. 가능한한 자기 자신을 믿고 내면에서 모든 기쁨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철학은 어렵고 따분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결국은 철학 속에서 답을 찾고, 철학적 사고들이 현실에서 답을 찾기 쉬운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

내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감정이라는 것이 왜 생겨나는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할 것인지, 얼마나 통제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자신에게 닥친 삶의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 깊은 생각을 해야겠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 존 셀라스에 따르면 『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은 이러한 스토아철학에서 많은 현대인이 고민하는 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는 핵심만 골라 풀어냈다. 역경에 대처하는 방법, 감정을 다스리는 기술, 타인과 관계를 잘 맺는 법, 인간으로서 바르게 사는 법 등 100여 쪽 안에 짧고 쉽게 풀어낸 삶의 기술은 왜 스토아철학이 우리 시대의 철학으로 손색이 없는지 훌륭하게 보여준다. 불안 속에서 삶을 지키려고 분투한 스토아 철학자들의 이야기에서 세계 명사들이 삶의 방향을 되찾은 것처럼 독자들도 이 책에서 인생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실패는 삶의 단단한 초석이 됩니다. 실패를 겪고 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의 하버드대학교 졸업식 축사이다. 농구의 신 마이클 조던,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도 추구했던 이 '실패의 미덕'은 2500년 전 고대 철학자들, 특히 스토아 철학자들이 지향한 삶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스토아철학은 오늘날과 신기할 정도로 닮아 있는 고대 로마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에서 “죽음은 인생 최고의 발명품,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라는 말을 남겨 큰 울림을 전했는데, 이 또한 스토아 철학자들의 성찰과 일맥상통하다. 이밖에 〈토르〉의 로키를 연기한 톰 히들스턴, <캡틴 마블>의 브리 라슨, 《인간 본성의 법칙》을 쓴 로버트 그린 등이 모두 스토아철학에 의지하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수업』은 세 명의 스토아 철학자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노예 출신이었지만 그리스에 철학 학교를 세운 뒤 황제를 비롯한 명망 높은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진 에픽테토스, 유배 생활과 아버지의 죽음, 황제의 시기와 질투 같은 역경을 겪었지만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기는 하지만) 황제의 스승이자 고문관이라는 엄청난 기회를 누렸던 세네카, 마지막으로 아주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었지만 로마 제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시대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황제 아우렐리우스이다.

우리는 이 스토아 철학자 세 명의 이야기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역경을 대처하는 방법, 감정을 다스리는 기술, 좋은 관계를 맺는 법, 인간으로서 바르게 사는 법 등은 모두 오늘날에도 유효한 잘 사는 방법이다.

특히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불안, 좌절, 공포, 실망, 분노와 대체로 불쾌함을 자아내는 모든 정신적 괴로움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다시 시작할 수도 마음대로 끝낼 수도 없는, 정말 뜻대로 되는 게 하나 없는 이 세상에서 초연하게 그리고 삶의 의미를 찾고 자신을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이다.





철학자의 처방을 따르면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그 지식에 비추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권했듯, 신념과 판단력, 가치관 같은 우리 영혼의 상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이를 향한 첫걸음이죠.

-「Ⅰ. 영혼을 돌보는 의사, 철학자」중에서

우리는 마음속 모든 것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기억할지 선택할 수도 없고, 감정을 껐다 켰다 하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판단, 즉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표현하는 것만큼은 완전히 통제할 수 있습니다.

-「Ⅱ. 당신의 판단이 당신을 결정짓는다」중에서





우리는 최선을 다하려 분투할 수 있지만 결과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그러니 만약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데 행복을 결부한다면 더 많이 좌절할 것이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데 목표를 둔다면 그 무엇도 우리의 행복을 방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Ⅱ. 당신의 판단이 당신을 결정짓는다」중에서

현대 영어에서 스토아주의자(stoic)라는 단어는 냉정하고 무감각하다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이는 대개 부정적인 특성으로 받아들여져요. 하지만 요즘처럼 감정이라는 것이 꼭 좋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때라면 이 단어는 다르게 들립니다.

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이 차단하라고 권한 것은 사랑, 연민, 호감, 공감 등 세상에 많은 가능성을 주는 감정들이 아니었거든요. 분노, 원한, 초조함 등 주로 매력적이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들이었지요.

-「Ⅲ. 부정적인 감정에 가속도를 붙이지 마라」중에서





크리시포스는 감정이 생기는 것을 너무 빨리 달리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빠르게 달리다가 가속도가 붙으면 쉽게 멈출 수 없고, 이때부터는 움직임을 제어하기 힘듭니다.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도 이와 매우 비슷합니다. 원하지 않는 감정을 마음대로 없애버릴 수는 없지만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될 때까지 가속도가 붙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Ⅲ. 부정적인 감정에 가속도를 붙이지 마라」중에서

세네카는 강한 상대를 만나면 힘을 키울 수 있지만 약한 상대를 만나면 자신의 기량을 잃게 되는 레슬링 선수에 삶을 비유했죠. 레슬링 선수는 진정한 적수와 맞붙을 때만 실력을 증명할 수 있으며, 힘든 경기는 선수의 실력을 더 키워주는 훈련이 됩니다.

삶의 역경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어납니다. 역경은 우리가 미덕을 드러낼 기회를 제공하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그 미덕들을 훈련시키죠. 만약 우리가 이 점을 알고 있다면, 역경이 닥쳤을 때 기꺼이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Ⅳ. 불행을 마주하는 최고의 방법 ‘사전 준비’」중에서





과도한 행운은 사실 우리에게 좋지 않습니다. 어떤 시련도 겪지 않는다면 도대체 언제 시험대에 오를 수 있을까요?

모든 일이 늘 잘 풀린다면 인내와 용기, 회복력 등의 미덕들을 도대체 어떻게 발전시킬까요?

세네카는 우리를 게으르고 현실에 안주하며 감사할 줄 모르고 탐욕스러운 사람으로 만드는 끝없는 사치와 부보다

더 끔찍한 운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불운이라고 했죠!

-「Ⅳ.불행을 마주하는 최고의 방법 ‘사전 준비’」중에서

스토아 철학자에게 운명을 생각하는 것은 역경을 해결하는 핵심적인 방법입니다. 불쾌한 일을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는 일어나야만 헀음을 수용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어떤 일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깨닫고 나면, 무의미한 탄식은 더 큰 괴로움만 낳고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드러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Ⅴ. 역경은 운명의 신이 엮어주는 기회」중에서





죽음이 반드시 다가온다는 잔인한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고 시간의 상당 부분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이 앞으로 얼마만큼 남아 있는지도 전혀 모릅니다. 사실 오늘이 마지막 날일 수도 있죠. 어쩌면 내일이 마지막 날일지도 모릅니다. 몇 주, 몇 달, 몇 년이 남았을 수도 있겠지만, 유일한 진실은 우리 중 누구도 그날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Ⅵ. 죽음을 기억해야 오늘이 빛난다」중에서

세네카는 모든 계획과 꿈을 은퇴할 때까지 미뤄두는 사람을 비웃었습니다. 당신은 그때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정말 확신합니까? 그렇다면 오랫동안 미뤄둔 일을 거뜬히 해낼 만큼 미래에도 건강하리라 확신합니까? 모든 게 잘 풀리다손 치더라도, 왜 당신 인생의 대부분이 지나버릴 때까지 삶을 사는 것을 미루려고 하나요?

-「Ⅵ. 죽음을 기억해야 오늘이 빛난다」중에서





당신이 새로이 긍정적인 습관을 익히려고 한다면 벗어나고 싶은 것을 지닌 사람과는 교제를 피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릅니다. 그 대신 가치관이 같거나 존경할 만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 어울려보세요. 고대 철학자들이 학교로 모여들곤 했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Ⅶ.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옆 사람부터 돌아봐라」중에서

저자 : 존 셀라스

로열홀러웨이런던대학교 철학과 교수. 킹스칼리지런던대학교의 객원연구원이자,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의 고대 해설가 그룹에 소속해 있다. 또 옥스퍼드대학교 울프슨컬리지의 일원으로서 인재양성프로그램(Junior Research Fellowship)을 진행했다. 저서로는 《삶의 예술: 자연과 철학의 기능에 관한 스토아주의 The Art of Living: The Stoics on the Nature and Function of Philosophy》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 Hellenistic Philosophy》 등이 있다.

존 셀라스는 ‘모던스토아주의(Modern Stoicism)’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모던 스토아주의에서 주관하는 ‘일주일 동안 스토아주의자로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2012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2만 명이 참여했으며 참여자들의 행복도는 매우 높아 BBC 라디오를 포함한 수많은 매체에서 소개됐다. 또한 매년 현대인의 삶에 스토아주의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강연하고 토론하는 스토이콘(Stoicon)도 열고 있는데, 존 셀라스는 이 자리에서 라이언 홀리데이, 줄스 에번스, 윌리엄 B. 어빈 등과 함께 스토아철학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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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삶과 죽음을 넘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설영환 옮김 / 작가와비평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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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독자들의 머릿속에 어떻게든 각인돼 있다. 책 제목만 들어도 누구의 작품인지 금세 안다. 어린 왕자라는 동화 속 인물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부터 별나라 여행, 사막, 바오밥나무, 허영쟁이, 술고래, 지구별 등 동심을 끌어내는 표현이 많다.

독자의 머릿속에도 책 내용과 함께 지구별, 바오밥나무 등에 대한 환상을 처음 심어준 책이다.책의 제목으로 쓰인 『어린 왕자』는 그렇게 책 제목이 작가 생텍쥐페리의 대명사가 됐다. 독자에게는 보통명사로 전환되고...

그러나 생텍쥐페리의 다른 저서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중에 다른 이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ECRITS DE GUERRE〉는 국내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생텍쥐페리, 삶과 죽음을 넘어』는 〈ECRITS DE GUERRE〉를 설영환 번역문필가가 번역한 책이다.

생텍쥐페리가 전쟁에 참여하면서 겪었던 일, 생각하고 있는 것, 다른 저서들에 대한 편지들을 엮어 만들었다. 생텍쥐페리를 마냥 동심어린 작가로 생각했던 독자로서는 이 책의 ‘민주주의’, ‘드골주의’, ‘막시즘’ 단어들을 보고 몹시 당황했다.

역설적으로 생텍쥐페리는 세계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이었고, 전쟁 중인 세상을 싫어했으며 그만큼 평화를 바랐던 인물이었다란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생텍쥐페리는 당시에도 유명한 작가여서 여러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당했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한 불쾌감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을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읽은 것에 대해 보람을 느꼈다.




이 책은 동화적이거나, 유쾌하다기보다는 철학적이다. 생텍쥐페리는 로봇이 아닌, ‘인간다움’을 간직한 ‘인간’을 찾으려 했다.

그가 사막에서 실신할 때까지 사람을 찾아 걸었던 것처럼... 비록, 어린왕자와 같은 문학적인 글은 아니지만 그가 어떤 마음으로 어린왕자를 썼는지 알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어쩌면 우리도 사막에서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1939년부터 1944년까지 생텍쥐페리가 쓴 편지를 다룬다. 그의 편지 안에는 그에게 긴박하거나 급했던 문제들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는 탐조등의 역할을 하는 예언자적인 명석함과 현인과도 같은 지혜가 담겨 있다.

'어디서나 우린 길을 잘못들었다. 우리는 더 많은 부유함과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본질적인 어떤 것을 잃어 버리고 있고 인간다움을 덜 느끼고 있다. 나는 죽음을 염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태로워진 영적 공동체에 대해서 걱정한다.






늙지도 젊지도 않은 생텍쥐페리는 반만 처녀인 X에게 연서를 보내며 이렇게 쓴다. '나는 당신을 마치치치....칠 듯이 사사....랑.....한....다.' 이 글귀 속에는 엉뚱한 것을 즐기는 즐거움과 농담을 하듯 툭 던지는 진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떻게든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남정네의 애틋한 간절함과, 그렇게 사랑할수 밖에 없는 자신에 대한 자조섞인 말투는 오히려 진심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바뀐 생활에 구역질이 나면서도 자신에게 부여된 어이없는 임무에 욕지기가 나오면서도 그는 여전히 X에게 편지를 쓴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자신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이런 생텍쥐페리에게 찾아 온 전우인 기요메의 죽음을 통해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한 본질적 고민에 들어 간다. 자신도 언젠가 죽을 것이며 더 이상 시인들이 떠드는 추상적인 개념의 죽음이 아니고, '인생에 회의를 느껴 죽겠다는' 사춘기적 죽음의 희망도 아니었다. 그것은 감정적 개념이었고 남자의 죽음, 즉 삶을 끝내는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개념이었다.

그는 자신을 결코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은 적도 없고 행복을 받아 쥘 능력도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행복하다면 그것은 마치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처럼 두렵다고 표현한다. 자신을 잔인하다고 말하지만 마음과 육체에 대해 잔인한 것이 아니라 영혼에게 잔인하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에 대해 그는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완전히 어리석고, 지독히 추악하고, 나는 신물이 났다.'

정신은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더듬어 찾고 있고, 심장은 얼어 붙었으며, 모든것은 평범하고 모든 것은 추악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이토록 쓸쓸했던 적이 없다고 말하는 셍텍쥐페리는 자신을 '위로할 수 없는 비룡과 같다'고 표현하는데 이마저도 슬프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슬픔이 나를 정신없이 놀래킨다'.





이렇게 자신만의 인생을 살았던 생텍쥐페리는 그의 친구인 피에르 다로즈에게 '나는 차라리 정원사가 되고 싶네'라는 편지를 남기고 1944년 7월 31일 아침 8시 45분 아네시 상공을 촬영하기 위해 비행했으나 그 이후로 돌아 오지 않았다.

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로 존재하나 생텍쥐페리는 그 이후 어디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나는 이 시대를 견딜 수가 없다.'고 절규했던 자신의 삶에 대해 철저히 자신을 불태우는 영원한 사라짐으로 그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 책은 그의 생에서 가장 정열적으로 인생을 불 태웠던 그 시절의 기록이다. 그는 언제나 모든 인간들을 책임지기라도 하는 듯이 외로운 싸움을 했고 자신의 삶을 밝히기 위해 글을 썼다. 어쩌면 '어린 왕자'는 자신이 꿈꿔온 자신이

아니었을까. '무엇이 삶의 요점인가? 무엇이 가장 본질적인 것인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와도 같은 질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 질문에 답을 구하려고 살아간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작은 여우'처럼...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1900년 6월29일 프랑스 리옹의 몰락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해군사관학교에 입학 시험에 실패한 뒤 생크루아 미술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1세 때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위에 입관 되었으나 비행사고를 내고 예편되었다. 1920년 공군으로 징병되었다. 1921년 4월에 공군에 입대하여 비행사가 되었는데, 이는 그의 삶과 문학 활동에 큰 시발점이 되었다.

제대 후에도 15년 동안이나 비행사로서의 길을 걸었다. 1926년에는 민간 항공회사 라테코에르사에 입사하여 우편비행 사업도 하였다. 1923년 파리의 회사에 회계사로 입사하면서 시와 소설을 습작하다가 트럭 회사의 외판원으로 다시 입사한 후 틈틈이 비행 연습을 한다.

1929년 장편소설 『남방우편기(Ourrier sub)』로 작가로 데뷔하였다. 두 번째 소설 『야간 비행』으로 페미나상을 수상, 이후 『인간의 대지』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하였다. 『인간의 대지』는 같은 해 미국에서 『바람, 모래와 별들』이라는 제목으로 영문판이 번역·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40년에 나치 독일에 의해 프랑스 북부가 점령되자 미국으로 망명했다.





“동화가 삶의 유일한 진실임을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던 생텍쥐페리는 이 시기에 『어린 왕자』를 집필해

1943년 미국 Reynal & Hitchcock 출판사에서 불문판과 영문판(캐서린 우즈 역)이 함께 출간되었다.

『어린 왕자』는 1946년 프랑스 Gallimard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어린 왕자』는 1935년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과정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높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생텍쥐페리는 1943년에 프랑스로 돌아가 공군 조종사로 활동했으며, 1944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군용기 조종사로 지냈다. 1944년 33비행정찰대가 이동하고 이미 5회의출격을 초과하여 8회 출격 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출격하기로 한 7월 31일 오전 8시 반, 정찰 비행에 출격한다. 대전 말기에 정찰비행중 행방불명이 됐었다. 1944년 7월 31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되어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회항하여 오는 길에 코르시카 수도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독일 전투기에 의해 격추당해 전사하였다고 한다. 유작 "성채I(tadelle)”는 이후에 친구들이 생텍쥐페리의 녹음본과 초벌 원고를 정리하여 1948년 발표되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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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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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민 작가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인 『차가운 숨결』의 원제는 『그날 밤 소녀는』이었다고 한다. 이 책 마지막 부분에 <작가의 말>을 통해 직접 밝혔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수아의 이야기를 메인 플롯으로 한 단막극 분량의 내용이었는데 원고를 본 편집 담당자가 새로운 플롯 두 가지와 충격적인 반전을 제안해 꽤 긴 분량의 장편 소설이 됐다는 얘기이다. 편집자의 '촉'이 소설의 내용이 장편 소설에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제안이 작년 12월의 일인데 불과 4개월 여만에 장편 소설로 탈바꿈한 것은 작가의 집필 능력의 내공을 보여준다.거기다가 '현직 의사'라니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냈을 생각을 하니 능력보다 작가에의 열정을 보는 것 같아 반갑다. '현직 의사가 쓴 감성 메디컬 미스터리'라는 점은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된 듯하다. 독자가 많다는 얘기다.

현직 의사의 프리미엄, 미스터리물, 독자들의 독서 취향 등이 잘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 기쁘다.





이 책은 진실을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스릴러, 의료계 내부의 문제를 폭로하는 사회물이다. 동시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뤄지는 휴먼 드라마, 어려운 환경 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퓨전 미스터리 소설이다.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여대생 수아. 그녀의 아버지는 작년에 이 병원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했다.

그 죽음의 배후에 어머니가 있다고 확신하는 수아. 주치의 현우는 수아의 간절한 부탁에 그날 밤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약속한다.

그렇게 시작된 외로운 싸움과 혹독한 시련. 진실을 아는 이들은 모두 침묵하고, 우정을 나누던 환자들은 차례로 사망한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 죽음의 손길이 뻗쳐 오는데… 이 병원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외과 1년 차 현우의 병원 생활은 만만치가 않다. 매일이 고난과 힘듦의 연속이던 날 그의 환자로 예쁜 대학생 한수아가 배정된다. 그녀는 일 년 전 그 병원에서 아빠를 잃었던 학생이다. 처음 수아가 엄마와의 관계가 이상한 것을 눈치챈 현우는 그녀를 돕고 싶어 한다.

그리고 수아에게서 자신의 아빠의 죽음에 뭔가의 음모가 있음을 듣게 되고 현우는 자신의 위치에서 조사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 시작한다.

믿었던 사람이 의심이 가며 설마 하는 마음이 들 때 현우의 믿음에 쐐기를 박아주는 사람이 있으니 더욱더 의심에 확신을 하게 된다. 친절하고 상냥했던 사람이 왜 그랬을까. 믿을 수 없는 상황 앞에 병원에 있는 환자를 구하기 위해 그는 행동을 해야겠다 마음먹기 시작하는데.

'병실에 누워 있는 환자들은 하나같이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들을 보며 아이는 생각했다. 저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가장 좋은 안식처라고' 후반부 나오는 저 문장으로 동기는 해결되지만 아직은 결말로 가기는 좀 개연성이 부족할 즈음이다. 작가는 준비해둔 놀라운 반전으로 또 한 번의 소름 돋는 충격을 준다. 마지막의 결론이 무엇인지 독자에게 판단을 던지는 마무리에 추리소설의 격을 높였다

책에 중간 부분 까만 양면에 한쪽은 물음표, 다른 한쪽은 느낌표를 해둔 것은? 마지막 책을 덮었을 때 독자의 느낌을 미리 작가는 예상했으리라. 꿈이더라도 우리가 보고 싶고, 듣고 싶으면 그것이 바로 현실이라는 점을...





『차가운 숨결』은 감성 메디컬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로빈 쿡과 테스 게리첸의 메디컬 스릴러, 가이도 다케루, 치넨 미키토의 메디컬 미스터리 등 기존의 메디컬물과 약간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메디컬 미스터리와 휴먼 드라마를 결합한 이 작품은 앞으로 한국 미스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 여대생의 비극적인 사연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극적인 사건 전개, 충격적인 결말, 의외의 범인 등 미스터리적 요소는 물론 사실적인 묘사를 통한 리얼리티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담고 있다. 소설은 두 가지의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준다.

한 가지는 어린아이가 병원에 입원한 아빠를 자신의 잘못으로 위험에 빠뜨려 죽게 되는 이야기와 주인공인 의사 이현우의 병원 생활. 둘 모두 배경은 역시 병원이다.





흥미롭고 재미난 요소가 많은 책이다. 특히 책을 덮을 무렵,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결말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메디컬 미스터리는 롤플레잉 게임의 스토리 전개처럼 중간 중간 실마리를 던져주는 체크포인트가 숨어 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몰랐던 일들이 책장을 덮을 때쯤 명확하게 밝혀진다. 때로는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는데,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는 경우다. 솟설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텍스트로 읽었던 장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작가가 숨겨 놓은 실마리를 풀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된다. 앞에서 봤던 장면이나 사람들과의 대화를 생각하다 보면 작품에 더 몰입하게 되고,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퍼즐 판에 맞추듯 안개가 걷히듯 미스터리한 상황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진다.





그동안 의학 소재 드라마는 빈번하게 만들어져 우리에게 친숙하다. 드라마로 가장 유명한 것은 <하얀 거탑>이다.

메디컬 드라마가 정착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의 <낭만 닥터 김사부>나 <슬기로운 의사생활>까지 메디컬 드라마는 소설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쓴 분들은 현직 의사는 아니다.

소설 부문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작가는 특별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앞에서 언급한 가장 이름이 알려진 외국 작가는 로빈 쿡인데 이 작가의 소설 『코마』는 오래 전에 나왔다. 또 테스 게리첸의 『외과의사』는 10여 년 전에 나왔다. 이 작품들은 의학적 디테일은 물론 사회적 소재, 스토리의 구성 등 텍스트를 읽는 즐거움을 독자들에게 주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 텍스트로 최근에 나온 것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에 가까운 이국종 교수의 『골든 아워』와 남궁인 교수의 『만약은 없다』이다.

이 작품들은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팩트야말로 그 어떤 픽션보다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던져주었다.

이번에 읽은 소설 『차가운 숨결』은 현직의사 박상민씨의 장편 데뷔작이다. 한국형 메디컬 스릴러를 표방한 이 소설은 작가가 의사이기 때문에 자신의 전문성을 충분히 살렸다. 주인공은 외과 레지던트 1년차인 이현우이고, 한수아가 충수염으로 혜성대학병원에 실려오면서 둘의 관계가 시작된다. 남녀간 애정관계의 시작은 아니었다.

수아 아빠가 몇 달 전 이 병원에서 사망했으며 그 죽음에 엄마와 의사 강나리 선생 사이에 모종의 음모가 있다고 수아가 의심을 하고 있다. 수아는 아빠의 사망에 대한 의문을 밝히고 싶어하고 이현우는 그것을 도와주겠다고 장담하고 나선다.





현우는 병원 진료기록에 접근하기 쉽기 때문에 간단하게 수아의 의심을 해결해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수아 아빠 한재훈의 차트에 접근하려고 하니 락이 걸려 있었고, 의뢰없이 CT기록을 들여다보는 것이 타과 담당의에 대한 모욕이란 것을 간과했고, 사망진단서와 사인검토 보고서가 다른 이유를 밝혀내야 했다. 수아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시작했고 쉽게 알아낼 수 있을거라 예상했으나 그건 착각이었고, 파면 팔수록 산 너머 산이었다.

한재훈 죽음의 원인을 밝히려고 조사하는 도중에 병원내 수상한 죽음이 자꾸 발생하는데 사인이 칼륨수치 증가로 인한 심정지였다. 현우는 의심가는 상황들을 확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수아는 엄마를 의심한 근거가 부족했다는 걸 깨달아가며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수아보다는 현우의 심적 변화가 두드러진다.





이 소설은 수아 아빠의 사망원인을 찾는 것이 주된 줄거리지만 대학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와 권력관계, 존엄사, 의사의 윤리관 등도 다루고 있다. 작가가 현직 의사이기 때문에 의학 용어와 전문 처치 방법등이 세밀하게 서술되어 현실감이 있다. 독자들에게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사망한 환자들의 공통 사인을 찾는 데에 집중하기 때문에 드라마적 요소는 그리 많지 않다. 마지막에 그 이유를 밝히긴 하지만 반전이 있고, 이중적인 혹은 ''열린 결말'이라 독자에 따라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런 결말이 김빠진다고 할 수도 있고, 그것이 상상할 여지를 준다고 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용 사이사이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아이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넣은 점은 좋았다.

그 아이가 등장인물중 누구일지를 예상해보는 재미가 있었으나 독자 예측은 틀렸다. 작가의 치밀한 구성 능력인 것 같다.





이 작품은 조금은 더 전문적 영역의 메디컬 스토리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이어나갔으면 하는 욕심이 든다, 독자의 지나친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소설 속에 구현된 인물적 연결고리와 의사로서 내부의 인간적 욕망, 딜레마를 조금 더 농밀하게 다루기를 희망한다. 작가의 문학적 열정이 이른 시간 내 충분히 독자에게 호소력 있는 메디컬 소설 작가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저자 : 박상민


한림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인턴을 수료했다. 의학과에 재학 중이던 2016년 단편 「은폐」로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리벤지 바이 블러드 - 2017 올해의 추리소설』『어른은 권력이다 - 2018 올해의 추리소설』 등의 단편집에 공저자로 참여했고, 단편 「잊을 수 없는 죽음」은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드라마로 방영되었다. 2020년 공중보건의사로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구의료원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의사로 활동하는 한편 틈틈이 추리소설을 집필하고 있으며, 메디컬 미스터리뿐 아니라 본격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구상 중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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