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 - 퇴색된 마음에 빛을 더하는 시간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자는 수십 년 꽤 책을 읽었다.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분야가 있다.

그러나 독자는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가 따로 없다. 때문에 한 분야의 책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다만 연령별로 되돌아보면 청소년 시기는 소설, 삼십대에는 자기계발이나 삶에 관한 에세이를 많이 읽은 것 같다.

지금은 '마음 치유' '힐링 에세이' 등으로 일컬어지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나이 탓인지, 학문으로서의 독서가 아니어서인지 그런 책이 좋다.

이 책 『나만의 쉼을 찾기로 했습니다』도 그런 차원에서 선택했다. 제목은 조금 길지만 작고 예쁘게 만든 책이다.

마음 치유의 책이 대체적으로 그렇듯 이 책도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책은 9년 동안 매일 글을 쓰고 있다는 김유영 작가 자신의 인생과 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독자로 하여금 사색을 하게끔 만드는 가벼운 잠언서 같은 느낌도 든다. 무턱대고 인생을 가르치려 하는 게 아니라 바람을 담은 조언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는 이들에게 조금은 천천히 때로는 느리게 가도 된다고 충고하는 점에서 동종의 다른 책에서 보이는 강권의 느낌이 아니어서 현실적 충언들을 부분도 거슬리진 않는다.





느린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내가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는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내 걸음대로 살라'는 이야기에서는 멈칫하며 유명한 스님의 책 제목도 떠오르긴 했다. 그리곤 생각했다.

과연 내 삶에서 어떤 보폭으로 걸어야 할까. 나는 무얼 찾아야 할까. 아직까지 못 찾았다면 내가 원하는 삶은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행복이란 걸 찾으면 이 삶의 행위가 완성되는 건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명상의 주제로 삼기도 했다.

생각을 거듭하다보니 이게 삶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사는 거...





책읽기도, 명상도 끝난 후 서평을 쓸 때쯤 불현듯 앞선 그 생각이 들었다. 삶을 끝없이 고민하는 것. 그리 생각하니 작가가 글을 쓴 의도가 거기에 있었나 싶기도 하다.

산다는 건 그런 걸까? 꼭 무얼 찾아야 하나? 인생이란 생각할수록 어렵다. 작가가 흔들릴 때마다 9년을 외웠다는 주문 같은 말은 생각할수록 어렵다.

좀 적게 얻어도 된다면 때론 여유를 부리는 게으름도, 죽을 만큼 애쓰지 않고도 작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을 텐데 저자는 그럴 때마다 자신을 다독였다니 수도승인가 하는 우스꽝스러운 생각도 했다. 저자는 그래서 쉼이 절실하고 독자의 고민은 수도승 같은 치열함이 없어서 깨달음도 없는지 모른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얻는다”라는 작가의 글처럼 우리는 사람 없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자신의 감정에까지 치인다. 그것이 보통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자신의 감정부터 잘 보살펴야 타인의 감정을 배려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세상은 점점 삭막해져 간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흐트러진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주는 차(茶)와 같은 글로 ‘나’를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예의와 격식을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글을 읽으며 깊숙한 내면의 무엇을 느끼는 것이 필요한 때가 왔다.

“천천히 느리게 가고 싶습니다. 나만의 속도로 말이지요. 내 삶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가는 동안,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음미하며 가고 싶습니다.” (p. 19 나만의 속도)





이 책은 오롯한 나만의 것인 '마음',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희망', 더 나은 성장을 위한 '반성',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관계', 미래를 향한 발돋움인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날들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며 쉼을 시작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김유영 작가의 글과 꽃담캘리 안경희 작가의 캘리그래피가 만나 탄생한 '캘리그래피 엽서'도 눈에 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효과가 있다.

"말에는 다짐이 있고, 다짐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p. 120)

그렇겠지. 지켜야 하는 말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닌데. 대화는 대부분 듣는 쪽이 아니라 하는 쪽이다 보니 가르치거나 주장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나는 결이 통하는 사람일까? 아니면 결이 통하는 사람을 찾기만 하는 사람일까?

그도 저도 아니고 미처 결을 만들지 못한 사람일까? 도대체 나는 여태 어떻게 살아온 걸까. 그게 궁금해졌다.





작가는 9년 동안 매일 글을 썼다고 한다. 지겹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노력이 없거나 적다면 얻는 것도 그만큼 적다."

"당신은 당신이 꿈꾸는 어떤 것이라도 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감을 가져라! (pp. 78~79 자신감의 주문)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3일 똑같은 일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작가는 자신이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자신감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끈기있는 사람이고, 어찌 보면 독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9년간, 그것도 매일 지속했다니.(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물론 저자의 말을 반박하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데 자신감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살아 있는 게 아니니까.





믿고 신뢰했던 친구나 직장 동료 또는 함께하는 모임에서의 일원 등에게 진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다. (p. .164 진심이 약점이 되는 순간)

때로는 이러한 진심이 잊을 수 없는 상처, 약점이 되는 순간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즉, 나의 맨 얼굴로 다가가야 할 때와 사회적 역할로 다가가고 대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회사라는 사회 생활을 해보지 않더라도 처음 만나는 상대방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 시기인 유치원생들도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 동의할 것 같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독자 또한 마찬가지다.

굳이 주변인에게 내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고 그저 주변인으로 남는 게 이득일 때가 많다. 친해지면 친해진 대로 애매한 상황이 많이 생긴다.





추임새는 가정과 직장, 사회의 구성원과 사람들과의 관계 사이에도 꼭 필요하다. 남을 위하고 나를 위해서라도 추임새를 듬뿍 넣어주자.

칭찬과 격려의 말 추임새는 상대를 신뢰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는 마음이다. (p. 179 일상의 추임새)

그랬구나, 화났구나, 속상했구나, 나라면 못했을 거야.

여성들이 대화를 길게 이어나가고 좋은 대화를 이끌어 가는 이유는 이런 추임새라고 본다.

남성들은 선천적으로 추임새에 약한 듯 싶지만 노력으로 승화할 수 있는 문제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택시를 탈 때면 기사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질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겸손이다. 겸손의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질문하면 알고자 하는 것, 몰랐던 정보도 얻게 된다.겸손 없는 질문은 벽에 대고 질문하는 것과 같고 겸손한 질문은 상대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나오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p. 197 겸손의 질문)

그러나 요즘은 목적지 이외에는 말을 잘 섞지 않는다. 무심히 창밖을 보거나 휴대폰만 쳐다본다. 말 걸지 않으면 어색하기도 하고... 독자도 그렇다.





가끔 좋지 않은 생각이 들어오면 억누르는 것이 아니고 붙잡으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 '이 느낌과 이 감정은 뭐지?'라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내버려두고 내 마음속에 들어온 것을 의식하지 않고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홀가분해집니다. (p. 254 의식하지 않고 흘러가도록)

책의 뒷 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가장 공감이 가고 중요한 부분이다.

생각을 의식하지 않고 흘려보내라는 말, 쉽고도 어려운 말이다. 명상을 하는 독자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마치 현자들에게나 나올 법한 말이다.

이 외에도 좋은 조언이 많다. 분명한 건 제목과 같이 상당히 느릿느릿한 느낌이 든다.

임팩트도 없다. 임팩트는 없지만 점점 빨라지고 있는 시대에 조금은 나만의 속도로 맞춰나가기 위해

저자가 의도적으로 속도 조절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글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도록.

저자 : 김유영

한때 염세주의자였지만 삶과 사람 그리고 자연이 알려주는 사랑의 본질적 의미를 깨달으며 긍정주의자로 탈바꿈 하였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긍정의 희망을 전파하려 노력하는 자칭 ‘긍정 마법사’이며 가슴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친 아쉬움으로 서점에 8년간 몸담았고, 책이 좋아 서점을 창업하기도 했을 정도로 마냥 책을 좋아한다. 시간이 흘러 현재는 세상을 읽고, 보고, 듣고, 느끼고, 돌아보고, 생각하며 10여 년 동안 습작을 해오고 있다.(이미 책을 냈으니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훗날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상담과 강연을 하며 지금까지 해온 선한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자 한다. 또한 한부모 가정이나 어려운 아이들이 자라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일념으로 그들을 위한 재단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작가와 강연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매칭 서비스 플랫폼인 숨고(숨은고수)에서 심리 상담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쉼, 하세요』, 『마음이 향하는 시선을 쓰다』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스타 브레인 -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아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컴퓨터의 발달은 우리 인간을 놀라울 정도로 변화시켰다. 시간, 기억, 글씨를 없애고 망가뜨리는 데 최악의 역할을 했다.

처음 수 계산부터 시작해 AI(인공지능)은 각종 게임은 물론 스포츠 영역을 장악했고, 이젠 인간 고유의 영역인 창의력까지 위협한다. 더욱이 스마트폰은 손에 작은 개인컴퓨터를 들고 다닌다고 표현할 정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스마트폰은 개인 생활 모든 영역으로 확대해가며 이젠 인간은 스마트폰의 포로로 된 듯하다.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10대 자녀들의 태블릿PC 사용 시간을 엄격히 통제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14세 전까지 아이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고 말한 바 있다.

모바일·디지털·인터넷 세상의 ‘황제’들은 그들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왜 그랬을까.





『인스타 브레인』 저자인 스웨덴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 안데르스 한센은 “우리(스웨덴인)는 하루에 2600번 이상 휴대전화를 만지며 깨어 있는 동안에는 평균 10분에 한 번씩은 들여다본다”며 “만약 휴대전화를 없애 버리면 우리 세상도 함께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잡스나 게이츠도 물론 다른 전문가들처럼 디지털기기의 중독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았기 때문에 자녀들의 접근을 제한했을 것이다.

한센은 막연히 그 부작용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신경의학자답게 뇌 과학 이론을 접목해 증명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 결과와 설문조사, 심리실험 결과 등을 인용해 설득력을 높였다.





지금 우리의 뇌는 진화의 결과물이다. 오랜 인류의 역사에 비하면 디지털, 모바일이 지배하는 최근의 수십 년은 찰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문화가 짧은 시간에 급격히 바뀌더라도 우리의 뇌는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압도적으로 길었던 수렵 채집 시대처럼 대응한다.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은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고 어떤 일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물질이다.

도파민은 휴대전화와도 관계가 깊다. 문자메시지나 푸시 알림 같은 새로운 정보가 뜰 경우 이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같은 SNS는 도파민을 분비시켜 우리의 관심을 온통 모바일기기로 유혹하는 강력한 무기다.

SNS를 필두로 하는 디지털 생활방식은 멀티태스킹을 강요하는데 이는 우리의 집중력을 흩트리고 장기 기억력을 망치는 주범이 되고 있다. 휴대전화를 더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가 더 많아지고 이는 수면장애 같은 여러 부작용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몇 가지 비법 아닌 비법을 제시한다. 똑똑한 뇌 활용법을 담았다.





하루 평균 2600번의 터치, 스크린 타임은 3시간 이상. 아침에 눈뜰 때부터 밤에 잠들기 전까지 옆에 없으면 패닉 상태에 빠질 정도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물건. 스마트폰이다. 20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이 TV였다면 21세기에는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휴대가 가능하고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스마트폰은 TV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발명품이 우리 몸에 그리고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정신과 의사, 안데르스 한센은 바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어느 날 좀처럼 책에 몰두하지 못하고, 자꾸만 별 이유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이 문제에 대해 뇌 과학적인 분석을 하기 시작했고, 이 책 『인스타 브레인(원제: SK?RMHJ?RNAN; SCREEN BRAIN)』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은 우리가 과거보다 덜 자게 만들고, 덜 움직이게 만들었으며, 직접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그런데 아직도 수렵 채집인의 뇌를 갖고 있는 우리는 ‘충분히 자고 싶은 욕구,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를 고스란히 갖고 있기에 불면증과 우울증의 폭발적 증가, 청소년들의 집중력 감퇴와 학력 저하 현상, 디지털 치매 등등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 주제에 대한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 결과와 설문 조사, 심리 실험 결과 등이 집대성돼 있다.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의학자답게 뇌 과학 이론을 접목시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저자는 주목할 만한 연구 내용을 책에 실었다.

심리 실험 1

8~11세 아동 4,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억력, 집중력, 언어 능력을 조사한 결과, 하루에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2시간 미만인 아동들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또 휴대전화 외에도 영향을 미친 요인이 한 가지 더 있었는데, 밤에 9~11시간 잔 아이들의 성적이 더 좋았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활발했다.

- p. 207





심리 실험 2


20대 약 4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 습관을 조사한 이후 1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이 실험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더 빈번하게 사용할수록 스트레스가 높고 우울증 증상을 보였다. 미국심리학회에서도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미국의 스트레스(Stress in America)’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자주 휴대전화를 본 사람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pp. 126~127


심리 실험 3


불안 민감도가 높은 대학생 그룹을 둘로 나누어, 한 그룹은 고강도 운동(20분 동안 달리기)을 시키고, 다른 그룹은 저강도 운동(20분 동안 산책)을 시켰다. 2주 동안 일주일에 세 번, 총 6회의 운동 이후 이들의 불안 민감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결과는 놀라웠다. 두 그룹 모두 불안 수준이 낮아졌는데, 특히 산책보다 달리기를 한 그룹의 불안 수준이 훨씬 더 낮아졌다.

- p. 235





저자는 우선 우리가 왜 이토록 스마트폰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부터 분석한다.

이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인데 음식을 먹을 때나 섹스를 할 때 분비되는 이 호르몬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즉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을 때도 분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99.9%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수렵 채집인으로 살았는데, 새로운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기에 아직도 우리 뇌가 수렵 채집인 때의 기능과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가 우리 가족보다, 친구보다, 그 어떤 물건보다 더 애지중지하며 거의 24시간을 함께하는 스마트폰이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스마트폰은 우리가 과거보다 덜 자게 만들고, 덜 움직이게 만들었으며, 직접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수렵 채집인의 뇌를 갖고 있는 우리는 ‘충분히 자고 싶은 욕구,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를 고스란히 갖고 있기에 불면증과 우울증의 폭발적 증가, 청소년들의 집중력 감퇴와 학력 저하 현상, 디지털 치매 등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이 주제에 대한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 결과와 설문 조사, 심리 실험 결과 등등이 집대성돼 있는데,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의학자답게 뇌 과학 이론을 접목시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문제 제기와 이론으로만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 할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뇌 과학 건강서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현재 스웨덴에서만 8만 부가량 판매되었고 12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국민 건강에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인 2019 헬스 어워드를 비롯하여 6개가 넘는 각종 상을 수상했다.

작가 안데르스 한센은 이 인기에 힙입어 공중파 TV인 SVT에서 〈당신의 뇌(Dinhj?rna)〉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는데 스티븐 핑커, 로버트 새폴스키, 수전 그린필드, 리처드 도킨스 등 세계적인 석학들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스마트폰과 SNS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울증과 불면증이 생기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지금 이 현상은 사실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인터넷이 발명된 이후 미래학자 니컬러스 카(Nicholas G. Carr)를 비롯해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현실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가 교통사고 때문에 자동차를 포기할 수 없듯이 스마트폰의 부작용과 폐해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작가 안데르스 한센은 뇌 과학 이론과 함께 해결책에 집중한다.

그는 인간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잠을 잘 자야 하고, 적당하게 몸을 움직여야 하며, 타인과 유대관계를 통해 친밀감을 느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어떻게 하면 이를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한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세 가지 조건이 왜 우리 뇌에 이다지도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평소 우리가 알던 통념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등장해서 주위를 환기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잠을 자야 하는 이유는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잠자는 동안 우리 뇌가 하루 동안 쌓인 단백질 노폐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또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집중력과 기억력에 훨씬 더 큰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도 새롭다. 공부하는 것보다 운동하는 것이 우리 뇌를 더 똑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SNS에서 만난 인간관계가 실제로 만나는 인간관계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뇌의 거울신경세포 때문이다. 이 세포는 사람을 직접 대면했을 때 가장 활발하게 발달하는데, 공감 능력과 지적 능력을 주관하는 전두엽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

사람을 직접 만나서 부대끼지 않으면 공감 능력과 지적 능력 또한 발달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작가는 이렇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 이야기를 뇌 과학 이론으로 설명하며 우리를 설득시키고, 집중하게 만든다.

그가 제시하는 ‘디지털 시대의 안전 수칙’을 따라 실천해본다면 더 똑똑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IT 강국으로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이 책은 매우 시사성이 높다.

뇌의 거울신경세포가 최대한 잘 기능하게 하려면 실생활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한다. 과학자들이 다른 사람과 직접 만날 때와 연극을 볼 때, 영화를 볼 때 거울신경세포의 활동성을 비교했는데, 실제로 사람을 만날 때 거울신경세포가 가장 많이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그다음은 연극을 볼 때였고, 마지막은 영화를 볼 때였다. (중략) 이는 그림이나 디스플레이로 뭔가를 볼 때,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 p.170~171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늘날 10명 중 1명이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불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운동이 불안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운가? 다음을 보자. 7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50여 건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움직임과 운동은 불안 장애로 진단을 받았거나 ‘일상적인 수준’의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에 모두 불안을 막아주는 효과를 보였다.

- p.235~236


저자 : 안데르스 한센(ANDERS HANSEN)


그는 운동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밝히는 전작 『뇌는 달리고 싶다』가 스웨덴에서 51만 7500부 판매되고 세계 15개국에 수출되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저명한 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성을 얻게 되었고

전 세계의 수많은 신경정신과 관련 어젠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인기에 힘입어 2017년 7월에는 TEDX TALKS에 출연하여 ‘뇌는 왜 운동을 위해 설계되었나?(WHY THE BRAIN IS BUILT FOR MOVEMENT)’라는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2019년에는 공중파 TV인 SVT에서 〈당신의 뇌(DINHJ?RNA)〉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는데 스티븐 핑커, 로버트 새폴스키, 수전 그린필드, 리처드 도킨스 등 세계적인 석학들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더욱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스웨덴의 라디오 프로그램 〈P1의 여름(SOMMAR I P1〉에 그가 출연한 회차의 조회수가 스웨덴 인구의 4분의 1이 넘는 270만이 넘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그는 지금은 동료 의사와 함께 〈정신과 의사들(PSYCHIATRISTS)〉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최신작인 이 책 『인스타 브레인(SK?RMHJ?RNAN)』은 스마트폰과 SNS라는 전혀 새로운 환경이 우리 뇌와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심층 분석한 책으로 현재 8만부가량 판매되었고 2019 헬스 어워드(국민 건강에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를 비롯하여 6개가 넘는 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과 구름과 비 1 - TV조선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의 원작소설!
이병주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V조선에서 <바람과 구름과 비>라는 제목의 드라마를 지난 5월부터 방영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다.

이병주 작가의 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碑》는 1977년 2월 12일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소설로, 이후 10권의 단행본으로 엮었다.

KBS-TV에서 1989년 10월 9일부터 1990년 3월 29일까지 50회에 걸쳐 극화 방영됐다.

소설과 드라마는 모두 정식으로 역사서에 기록되지 않은 인물, 허구의 인물인 최천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최천중은 "조선 말 허위 장군에게서 구하였으며 특히, 10권 이후에서는 허위를 삼전도장 출신의 인물로 등장시켜 의병활동의 중심을 삼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모델로 삼았던 허위에 대해 살펴본다.





이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신용하 교수가 쓴 '허위와 의병활동'(「한국 근대사와 사회변동」)에 나와 있다.

이에 따르면 허위는 구한국 때의 의병장으로 호는 왕산이며 경북 선산 출생이다.

유가 명문에서 태어나 7세 때 시를 지을 줄 알았고 16세 때 제자백가에 통달하였으며 '육도삼락', '손자병법' 등도 탐독했다고 한다.

1899년 관직에 나아가 영희전 참봉, 소경원 봉사, 성균관 박사, 중추원 의관 등을 거쳐 1904년 오늘날의 대법원장 서리에 해당하는 평리원 서리 재판장이 되었다.

그는 특히 이 기간에 장지연 등과 친교를 맺으면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수구를 해서는 안되고 자주적 개화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신학문을 공부하였다. 요즘 말로 하면 양반집 자식이며 지식인이고 개혁진보적 인물이다.





작가 이병주는 일제강점기인 192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마흔네 살의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선 이래 한 달 평균 200자 원고지 1천 장, 총 10만여 장의 원고에 단행본 80여 권의 작품을 남긴 그는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일관한, 프로페셔널리즘이 철저하게 몸에 밴 작가였다.

진주중학교에서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는 식민지 교육에 반발하고 저항하는 학풍 속에서 정신을 키운 이병주는 일본 유학을 떠나 메이지대학 문과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 불문과에 다니던 1944년 학병으로 소집되어 중국 쑤저우蘇州의 일본군 수송대에 배치되었다가 일제 패망 뒤인 1946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1948년 진주농과대학과 해인대학(현 경남대학)에서 영어, 불어, 철학을 강의했다.

1965년 중편 〈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함으로써 등단했다. 대표작으로는 《관부연락선》

《지리산》 《산하》 《행복어 사전》 《소설 남로당》 등이 있다. 1977년 중편 〈낙엽〉 〈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1984년엔 장편 《비창》 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했다.

1992년 《소설 제5공화국》 집필 중 지병으로 타계했다.





"이병주 문학은 '역사가 생명을 얻자면 소설의 힘, 문학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작가적 신념의 소산이다. 대표작《바람과 구름과 비碑》《지리산》《산하》《그 해 5월》등이 그런 신념하에 씌어졌다. 그 가운데 특히 《바람과 구름과 비碑》는 민족의 앞날이 어두웠던 한말을 배경으로, 난세를 사는 시민들의 '기막힌 공화국에의 꿈'과 희망을 탁월하게 형상화함으로써, 회한의 민족사에 뜨거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의 《바람과 구름과 비碑》 작품론이다.






철종 14년 권문호족은 춘흥에 취하고 백성은 춘궁에 곯아 졸고만 있는 을씨년스런 봄. 훗날 대원군이 되는 이하응이 야심을 감춘 채 장동 김문 일가의 문전을 전전하며 유랑걸식을 하고 있던 시기다.

소설의 주인공 관상사 최천중은 곧 망하게 될 조선 왕조의 왕권을 이어 시대의 모순을 혁파하고 새로운 왕국을 세울 자식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관상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던 그는 주류의 시각으로 보면 세상으로부터 일탈한 존재이다. 화려한 언사로 권문호족의 마음을 홀려 재산을 훑어내고, 천하를 도모하고자 ‘삼전도장’이라는 근거지를 마련하여 전국의 각양각색 인재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 첫 걸음은 자신의 사주를 바탕으로 절호의 상대를 만나 왕재(王才)를 만드는 일이다.

어느 날 여주 신륵사에 불공을 드리러 온 부인을 보고 그 여인이 바로 왕재를 품을 사람임을 알아보면서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최천중은 왕씨 부인에게 반하여 그 뒤를 밟는다.





부인의 남편인 왕덕수는 호학하는 선비로 입신 대신 책 읽는 일을 즐기는 덕 있는 사람이나 자식을 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천중은 왕덕수의 상에서 자식운을 읽지 못하지만 그에게 곧 후사를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면서 왕덕수의 마음을 산 후 술에 최면제를 섞어 먹인 후 부인의 방으로 들어간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최천중은 기생 여란과 대비의 사촌인 정씨 집에 들러 정계와 세간의 이야기를 모은다. 이렇게 얻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세도가 김홍근과 흥선군 이하응을 찾아 관상을 보아주며 돈을 벌기도 한다.

그러나 이하응은 자신의 아들을 두고, 야심을 품고 있음을 최천중이 읽고 말해주자 그를 제거하려 한다.

최천중은 장안의 인심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점쟁이들이란 사정을 파악하고 여러 점쟁이를 찾아다니던 중 황봉련과 만나게 된다.

황봉련은 억울하게 죽은 어미의 한으로 합을 행할 경우 남자를 죽이는 운명을 타고난 여인이나, 이하응에게서 화를 입고 구철룡의 집으로 숨어들어 스스로 왕이 되기보다 목숨을 건진 최천중을 보살펴주다 정을 통하게 된다.

역사에 조연은 없다. 모두가 저마다 인생의 주연이다.





이병주의 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碑》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 중 최천중 휘하에 모여드는 이들은 하나같이 혁명가 기질을 품고 태어났다.

하룻밤 자고 나면 권력의 풍향이 뒤바뀌는 난세에 역모나 사화에 연루되어 일문이 떼죽음을 당하면서 천재일우로 혼자 살아 남았거나, 천주학 혹은 동학에 연루되어 다른 식구들은 죽고 혼자만 목숨을 부지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천중은 조실부모했으나, 천행으로 외가에 살면서 서당에 나가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분사회인 조선에서 는 결코 출사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그 길로 공부를 접는다. 18세 되던 해에 산수도인을 따라가 10년간 명산승지를 돌아다니며 관상술과 점술을 익힌다. 그 후 속세로 나온 최천중은 나라의 기운이 쇠하고 있음을 명찰하고, 이상국가를 세울 계획으로 재물을 모으는 동시에 천하의 인재와 기재들을 품어 안는다.





최천중과 기이하고도 절박한 남녀의 인연을 맺은 뒤 그의 절대적인 조언자 겸 조력자가 된 황봉련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한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여인이다. 그 외에 등장하는 소설 속 수많은 인물들은 다들 저마다의 기구한 사연을 지닌 채로 최천중의 대의에 합류되어 간다. 이렇게 주변의 인물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려는 한마음으로 일어서는 것이 《바람과 구름과 비碑》의 중심 서사이다.


나의 운명은 내가 지배하리라


“덩굴나무가 아무리 컸기로소니 정자나무가 될 순 없으나, 덩굴이 정자나무를 만나기만 하면 그 정자나무를 타고 그 크기만큼은 올라갈 수 있을 것 아니겠소. 덩굴나무가 정자나무를 타고오르듯 나는 내가 만든 용의 꼬리를 잡고 하늘에 오를 작정이오.”





2권에는 다른 지역을 돌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담겨 있다. 최천중이 큰 그림을 머리에 꿈꾸며 그리고 있다.

1권에서는 왕재를 가질 수 있는 마땅한 여자를 골라서 임신하게 만들고, 왕재를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니 여기저기에서 관상사로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번다.

땅을 여러 군데에 많이 사놓는데, 2권에서는 그 토지의 주인으로서 여러 군데를 다니면서 살펴본다. 그러면서 생기는 일을 풀어나간다.

사실 1권이 재미있어서 몰아치듯이 순식간에 읽어나갔기에, 2권에서는 약간의 숨고르기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2권 또한 속도를 내어 몰아치기를 해서 읽었다. 그만큼 재미있고 몰입도가 뛰어나다. 그런 소설이기에 오랜 기간 살아남으며 출간되고 드라마로도 제작되는 것 아니겠는가. 저자의 박식하고 풍부한 표현력 앞에서 감탄한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문장들이 나오지만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이병주만의 글솜씨라는 생각이 든다.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든 그렇지 못한 사람이든 상관없이 이 책이 주는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특히 옛글이 조미료처럼 가미되어 읽는 맛을 깊게하는 묘미가 있다.

스토리도, 등장 인물도 매력적이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작가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소설 속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서 소설 읽는 맛을 제대로 누리기를 바란다.


일을 꾸미는 게 문제가 아니라 성사시키는 것이 문제다


“세상 온갖 꽃이 다 다르지 않은가. 모란꽃이 재상의 꽃이라면 호박꽃은 서민의 꽃이 아닌가. 하나의 집을 꾸려나가는 데에도, 위에서 두령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측간을 치우는 천업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은가.”





2권에서는 본격적인 인물들의 특성이나 심리, 이를 바라보는 또 다른 안목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본격적인 사건의 전말, 사회의 한계,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이 시작된다. 조선왕조는 철저한 유교국가였다. 기본적으로 양반의 권위가 상당했으며, 신분과 계급에 따른 차이가 확실하게 존재했던 국가였다. 물론 조선말로 갈수록 예전과 다르게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상업이나 예술, 기능인에 대한 차별대우가 계속됐다. 사회를 어지럽히거나 왕조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순간 그들에 대한 응징은 가혹할 수준이었다.

책을 통해서도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데 권위와 의식, 예의와 사대 등 보수적인 모습으로 볼 수도 있고 왕족을 비롯해 권력의 최상층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국가였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여전히 예전의 방식을 고수하는 모습에서 아쉬운 감정이 든다. 이 때문에 뛰어난 인재들이 떠났고, 새로운 형태로 국가와 사람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조직의 발전이 엿보인다. 결국 사람들을 하나로 규합해 큰뜻을 펼치기 위한 방법으로 왕재를 고르는 인물들의 심리나 생각들을 통해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복잡한 사회 구조로 얽히고설켜 있음을 알게 된다.





뛰어난 인물들의 모임, 이들을 하나로 규합해 리드해야 하는 리더십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다. 모임 등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고 믿었지만 기존의 질서나 사회규범을 수호하기 위한 세력과의 갈등에서 결국 조선왕조는 한계치를 넘어선다. 이제는 사라져야 할 예전의 왕조로 인식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생각 차이는 존재함으로써 결국 우리는 좋은 시기를 놓치며 주변국이나 열강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뒤처지게 된 것이다. 책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한계에 대해 공감한다. 소설적 기법을 통해 만약 이들이 원했던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났다면 전혀 다른 역사적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소설이나 사극에서 작가가 말하는 약간의 변화, 추상적 의미에 열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책이라 드라마와 책을 함께 본다면 인물들의 긴장감이나 뛰어난 심리 묘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시대상과 사회모습에 대한 비판 속에서 뛰어난 인재는 시기를 불문하고 존재하며, 이를 알아보는 안목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왜 중요한지 책을 통해 종합적인 관점으로 지켜볼 수 있다. 바람과 구름과 비, 2권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사건과 역사에 대한 인식도 함께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들 도키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9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문승준 옮김 / 비채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의 작품을 많이 읽지 못한 상태에서 그의 작품의 평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독자로서 그의 작품을 논하려면 전(全) 작품은 아니더라도 열 권은 읽어햐 하리라. 그는 워낙 많은 작품을 발표했기 때문에 열 권이라야 삼분의 일도 안 될 것 같다.

특히 그는 한국의 독자들 사이에서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수긍이 간다.

그의 소설의 특징을 보면 추리소설이긴 한데 읽고 나면 가슴 깊숙한 곳에 따뜻함이 남아 있음을 늘 느끼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을 읽는 밤이면 긴장되고 책 속에서 헤매는 듯한 느낌을 갖다가 어느 순간 맑은 머릿속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의 독자들 대부분도 같은 느낌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의 작품의 특성이기도 하니까.

일본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얘기다. 일본은 우리에 비해 추리소설 작가들이 많다.

아마 일본 국민의 정서에 맞는 장르인 것 같다. 우리도 유명한 작가(예를 들면 '여명의 눈동자' 김성종)를 배출해왔지만 독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할 정도의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작품의 질을 말하는 게 아니고, 순전히 인기의 면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그가 이번에 『아들 도키오』를 펴냈다.





가족 간의 사랑, 예상치 못한 타임슬립, 그 안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까지 담은 『아들 도키오』는 작품 곳곳에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특징을 보여준다. 속도감 있는 전개, 마음 한구석을 톡 건드리는 여운 등이 그것이다. 속도감 있는 전개는 추리소설 독자를 사로잡는 요소이다.

거기에 작품 과정 내내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따뜻한 느낌의 감정은 몰입에 효과적이다. 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작가의 비결일 것이다. 문장도 그리 길지 않아 빠른 전개를 도와주고 극적 느낌도 몰아칠 수 있다.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필력을 자랑하는 작가답게 『아들 도키오』는 여러 장르의 장점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아들 도키오』는 식물인간이 된 아들 ‘도키오’의 영혼이 과거로 날아가,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임슬립이라는 SF적 발상부터, 실종과 추적을 넘나드는 스릴과 미스터리, 삶에 대한 긍정과 부자간의 사랑이라는 뭉클한 감동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든 매력이 한 권에 압축된 작품이라 평가받는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만남이 이어진다는 SF적 설정은 시종 호기심을 자아내고, 다쿠미의 여자친구를 뒤쫓는 과정은 한 편의 추적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는 한바탕 추리가 펼쳐지기도 하고, 한 남자의 순애보가 담긴 연애소설이자 한 인간이 생각을 깨치고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소설의 느낌도 풍긴다. 작가가 그간 선보여온 자신의 장기를 완벽하게 융합한 ‘히가시노 게이고 월드의 집대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조각이 모여 완성된 퍼즐을 보듯, 작가가 어떤 요소를 어떻게 배치하고 조합했는지 짚어가는 것 또한 이 소설을 즐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세대 불문, 성별 불문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가 어느 부자(父子)의 감동적 시간 여행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다시 한국 독자를 찾았다. 『아들 도키오』는 타임슬립이라는 SF적 발상을 기반으로, 추리소설부터 가족소설까지 히가시노 게이고가 데뷔 이후 선보인 각종 장르의 강점을 고루 융합해 담은 ‘집대성’격 작품이라 평가받는다.

특히 이 작품 출간 후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인터뷰에서 “가장 즐겁게 써내려간 소설이며, 주인공 다쿠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말한 바 있다고 출판사 측은 밝혀 더욱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사실 십여 년 전 한국에 한 차례 선보인 적 있다. 이번 출간된 책은 한층 더 원문에 가까운 새 번역, 2020년에 걸맞은 감각적인 디자인, 작가와의 면밀한 상의를 통한 새 제목 등 전면적으로 새롭게 단장했다는 것이 출판사 측 설명이다.

2000년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해외 작가이자 이제는 그 이름 자체가 장르라 칭해지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성실성과 천재성이라는 양 극단의 장점을 겸비했다. 『아들 도키오』는 희귀병으로 죽음을 앞둔 한 자식의 시간 여행 이야기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이라는 감동적 소재를 ‘타임슬립’이라는 SF적 기반 위에 매끄럽게 펼쳐냄으로써, 히가시노의 백여 편 가까운 소설 중에서도 스토리텔러로서의 감각이 특히 빛을 발한 작품이라 평가받는다.

현지에서는 출간 이후 두 차례나 TV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등 끝없는 관심 속에 밀리언셀러로 등극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 월드 입문을 위한 최고의 작품이자 필독 작품으로 늘 첫손에 꼽히고 있다.





‘큰 거 한 방’으로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생각뿐,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제멋대로 살아가는 미야모토 다쿠미.

소설은 그가 또 홧김에 일을 그만둬버리는 데서 시작된다. 공원에 앉아 시간을 때우던 그의 앞에 불현듯 ‘미야모토 도키오’라는 청년이 나타난다.

출생의 비밀부터 음식 취향까지, 어째서인지 다쿠미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는 도키오.

도키오는 자연스럽게 다쿠미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다쿠미의 여자친구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자 둘은 무작정 그녀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데…

발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다쿠미는 그를 돌아보았다.

“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

“말했잖아. 나는 당신을 잘 안다고. 그래서 찾았어.”

“너, 정체가 뭐야?”

“도키오. 미야모토 도키오.”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미야모토? 장난치는 거냐?”

- p.41





“그러니까 거짓말을 한 거지. 진짜 의미를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포스터에 봄버의 스펠링이 적혀 있는데, ‘BOMBA’라고 되어 있었어.

폭격기는 ‘BOMBER’야. BOMBA라는 영어 단어는 없어.”

“그래서?”

“BOMBA에서 ‘O’와 ‘A’의 위치를 바꾼 다음 맨 끝에 다시 ‘O’를 붙여봐.”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BAMBOO. 뱀부.” 도키오가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영어로 대나무라는 뜻이야.”

- p.211

“앞으로 어쩔 생각이야?”

“모르겠어. 당분간 날 놓아줄 것 같지 않고, 좋은 기회이니 이참에 푹 쉬어볼까 해. 갈 곳도 없고. 일이 다 해결되면 본가로 돌아갈까.”

다쿠미는 어깨가 축 늘어진 지즈루의 옆얼굴을 보면서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라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 말을 그녀가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또 자신들이 진정 가야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 p.423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1958년 2월 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소설은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를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빙의나 의료 사고 등 녹록치 않은 소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당대 첨예한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추리소설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소설을 쓰고 있다. 늘 새로운 소재와 치밀한 구성, 생생한 문장으로 매번 높은 평가를 받는 저력 있는 작가인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답게 작품 중 19편이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독자들과 관객들을 만났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로 꼽히며, 전세계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소설만 쓰시는 분인 줄 알았다.

소설《연금술사》를 읽을 때 독서의 깊이가 충분치 못했음을 이 책을 보는 순간 느낀다.

매우 동심적이고 순수한 인간 탐구에 대단한 작가라는 점을 간과한 탓이리라.

이미 에세이를 펴냈지만 독자가 몰랐던 건 그의 소설만 읽었기 때문이다.

소설 한 권 읽고 '잘 쓰는 소설가'로 알고 넘어간 단순함이 그의 전작이나 에세이를 찾아볼 생각에 장애가 되었던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는 이미 에세이 《마법의 순간》 《마크툽》을 통해 사랑, 용기, 인생 등 우리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삶의 의문과 문제들에 관한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었다.





《내가 빛나는 순간》 역시 수많은 실패의 경험 속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신한테 너그러워지세요. 당신은 지금 아주 잘하고 있으니까요”라는 코엘료의 응원의 말처럼 이 책은 내면의 불안과 우울을 떨치고 진정으로 ‘나’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안내자가 되어준다.

디지털 시대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리기 쉽다.

너무 많은 비교 대상과 넘어야 할 산을 보며 때로는 우울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이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파울로 코엘료가 ‘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신작 에세이를 출간한 데 대해 독자 자신을 반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내가 빛나는 순간》은 스스로를 믿고, 가치 있는 존재로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일 《마당을 나온 암탉》과 정지돈 작가의 짧은 소설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에 그림을 그렸으며,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 작가 윤예지의 그림이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림도 글 못지 않은 감동과 긍정의 느낌을 준다. 이런 느낌은 어떤 독자에게는 영감을 주기도 할 것이다.

출판사에 따르면 파울로 코엘료는 SNS 팔로워가 가장 많은 작가다. 그의 트위터에는 매일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짧은 글이 올라온다. 그중 전 세계의 팔로워를 열광시킨 글을 선별해 엮은 《마법의 순간》이 국내 독자뿐만 아니라 해외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마법의 순간》 두 번째 이야기로, 나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세상이 놀랄 만큼 달라질 수 있다는 자기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장 ‘나를 믿고 한 걸음 앞으로’와 2장 ‘오늘의 마음을 소중하게 돌보며’에는 스스로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해주는 글들을 담았다. 1장에서는 “나를 알면 알수록 멀리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나를 알면 알수록〉)라는 코엘료의 말처럼 자신을 믿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라고 용기를 주고 있고, 2장에서는 “분명 행복해질 겁니다. 살아 있으므로 인생은 근사한 축제입니다”(〈현재형 인간〉)라고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에 위로를 전한다.





“달걀은 외부의 힘으로 깨지면 삶이 끝납니다. 반면 내부의 힘으로 깨지면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요. 언제나 그렇듯 모든 위대함은 내부에서 비롯됩니다.”(〈내부의 힘〉) 파울로 코엘료는 세상의 모든 일은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여기에 실린 짧지만 오래 기억될 그의 문장을 통해 진정으로 ‘내가 빛나는 순간’과 만나게 될 것이다.

여전히 울고 싶다면 눈물은 닦지 마세요. 여전히 알고 싶다면 해답에 만족하지 마세요. ‘아니요’라고 하고 싶은데 ‘네’라고 하지 마세요.

‘가자’라고 하고 싶은데 ‘있자’라고 하지 마세요.

-「감정에 충실하기」중에서





겁먹지 마세요. 외로움은 때로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살아가는 이유를 찾게 해줍니다.

-「슬픔도 힘이 된다」중에서

불의를 위해 여럿과 함께 있는 것보다 정의로운 혼자가 훨씬 낫습니다.

-「혼자라도 좋아」중에서

정말 성공하고 싶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규칙 하나.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마세요.

-「나에게 진실되게」중에서





딴사람이 되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여행은 진짜 나를 찾아가는 것이니까요.

-「나를 찾아가는 것」중에서

폭풍이 꼭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말끔히 치워놓기도 합니다.

-「맑은 하늘처럼」중에서

파울로 코엘료는 북극성이다. 가야 할 길을 알려주니까. 그리고 손 씻기다. 스스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도록 만드니까. 그리고 마스크다. 세상은 공동운명체로 묶여 있으니까. 그러니까 우리한테 필요한 건 그의 말처럼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과 어떤 상황에도 물러서지 않는 투지. ‘단순해 보이지만 속은 지혜로 꽉 찬’ 파울로 코엘료의 위대한 글쓰기에 경의를!

-「옮긴이의 말」중에서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코엘료의 문장이 훅 하고 가슴으로 들어온 순간은 소설 『연금술사』가 아니고 뜻밖에도 『내가 빛나는 순간』을 통해서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코엘료 작가에 대한 나의 무지다. 독자가 빛나는 것을 깎아 먹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서평도 조심스러워진다.

독자는 빛이 날 시기는 꽤 지나버려 이젠 스러져가는 남은 빛마저 잃지 않으려 움켜쥐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더 이상 나를 깎아내리지 말아야 할 텐데 가능할는지 모를 일이다. 얇고, 예쁜 책 속에서 코엘료는 독자의 인생에서 위로가 되고 큰 힘이 될 문장들을 기꺼이 전해주고 있다. 독자의 '내가 빛나는 순간'을 언어의 연금술사다운 간결한 문장으로 이끌어간다. 거기에 감성을 풍성하게 더해주는 일러스트는 환상의 조화를 이뤄 독자의 가슴을 울린다. 이 책 한 권으로 코로나도, 닥쳐올 시련도, 죽음까지도 두렵지 않은 까닭은 왜 그럴까.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전 세계 170여 나라에서 82개 언어로 번역돼, 2억2천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영혼을 뒤흔드는 문장력으로 ‘언어의 연금술사’라고도 불린다. 1947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나 저널리스트·록스타·극작가·음반회사 중역 등 다양한 일을 하다, 1986년 돌연 떠난 순례로 삶에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작품 《순례자》를 썼고, 이듬해 출간한 《연금술사》는 85만 부 판매를 기록하며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이후 《브리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악마와 미스 프랭》 《오 자히르》 《포르토벨로의 마녀》 《알레프》 《승자는 혼자다》 《마법의 순간》 《아크라 문서》 《불륜》 《마크툽》 《스파이》 《히피》 등 약 30권의 책을 출간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2002년 브라질 문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2007년부터 UN 평화대사로 활동 중이며, 2009년 《연금술사》로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코엘료 인스티튜트’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빈민층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자선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훈하는 등 여러 차례 국제적인 상을 받았다.

그림 : 윤예지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그림 이외의 직업은 상상해본 적이 없기에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으로 돈을 벌고,

그것으로 또 시간과 공간을 확장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출판, 포스터,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국적의 클라이언트들과 작업하고 있다. 오래된 작업으로는 MBC 〈라디오스타〉 로고 작업이 있고, 최근에는 광고회사 WIEDEN+KENNEDY AMSTERDAM과 함께 덴마크 에너지 회사 ØRSTED의 그린에너지 캠페인을 위한 《IS THIS MY HOME?》이라는 그림책을 만들었다. 그 외에는 《땅콩나라 오이제국》 《12LANDS》 등의 그림책을 작업했고, 《당신은 나를 열어 바닥까지 휘젓고》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책들에 그림을 그렸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