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과 오해
E, Crystal 지음 / 시코(C Co.)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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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작가인 줄 알았다. 제목은 조금 식상할 정도로 밋밋하지만 혹시 스릴러 소설인가 해서 주목했다.

그리고 더 속마음은 표지와 본문 곳곳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고 포르노그라피 성향의 소설을 점치며 읽기 시작했다.

표지 안쪽 작가 소개를 보지 않고 본문(차례도 없다-날짜인 것 같다는 느낌만 있었다)부터 읽으며 헷갈리기 시작했다.

등장 인물이 모두 한국인 이름이다. 분위기도 우리 사회 분위기 그대로다.

다시 표지 안쪽을 보고 나서 E, Crystal이 필명임을 알았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는 아니지만 제법 속도감과 흡인력이 있어 단숨에 읽힌다.

소설 『비밀과 오해』를 쓴 이수정이 단, 중, 장편 등 모두 20편을 쓴 중진작가임을 비로소 알게 됐다.

책깨나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수정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게 오히려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약혼자의 죽음에 관한 비밀과 오해로 서로 엉망진창으로 얽혀버린 세 자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하나쯤은 알고 있는 자신과 타인의 비밀에 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미리 언급했지만 중간중간에 삽입된 작가가 직접 그린 디지털 삽화도 볼거리다.

『비밀과 오해』는 약혼자의 죽음을 둘러싼 세 자매 이야기로 세주 · 유주 · 비주에게 얽히고설킨 5년 전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다. 첫째 세주의 결혼식을 앞둔 4월 5일 새벽, 세주의 약혼자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하며 그가 죽는 바로 그 순간, 현장에서 세 자매는 서로 마주친다. 세주의 약혼자가죽은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세 자매는 각자의 비밀은 감춘 채로 상대를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그 의심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까 봐 두려운 나머지 서로에게 아무엇도 묻지 않고 살아가다가 결국 비밀과 오해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우리 주변에서 숱하게 생기는 오해와 비밀은 존재한다. 하지만 세 자매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미움, 외로움을 자신들의 마음에 품고 있을 뿐 그 누구도 먼저 말하지 못해 더욱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였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세 자매의 남자를 통해 어쩜 지난 과거인 세주의 약혼자 형석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에서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 세 자매의 이야기는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인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그저 그런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세 자매의 그저 그런 평범한 삶 속에서 어떠한 사건 하나로 이야기의 전개는 더더욱 흥미진진해진다.

누군가의 비밀에 관해 질문할 때 우리는 그저 쉽게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 소설에서는 세 자매 각자의 비밀과 의심이 진실로 밝혀질까 두려운 나머지 서로에게 아무것도 묻지 못하게 되면서 더욱 오해가 커진다. 독자들도 역시 세 자매의 상황이였다면 묵인하고 공감했으리라.





중간중간 삽입된 삽화가 더욱 이 비밀스러운 소설의 흥미를 극대화한다. 글을 쓴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읽는 이들에게 다정한 감성 길잡이 역학을 하며, 이 소설에 더욱 집중을 하게 한다. 더불어 세 자매가 가지고 있는 비밀과 오해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막바지에 다가갈수록 세 자매가 그토록 밝히고 싶지 않았던 사실이 결국 형석의 엄마의 등장으로 밝혀진다. 세 자매가 그저그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형석 엄마의 느닺없는 등장에 이야기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나한테 제발 이야기를 해줘.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응? 제발." (p.225)이라고 형석 엄마가 내뱉은 그 말 한마디에 그날 밤 그 사건의 장소로 가게 되며, 세 자매는 서로가 그토록 궁금해하고 숨기고 싶어했던 그날 밤의 이야기를 서로가 서로에게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동안 품어왔던 숱한 의구심과 오해에서 해방되는 장면에서 어쩌면 이들이 숨기지 않고 미리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작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 소설처럼 우리 일상에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거나 묵인하는 경우는 발생한다. 이때 서로가 서로에게 가지는 숱한 비밀과 오해 때문에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그저 그런 소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내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훌륭한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은 이 소설을 읽은 보람 중의 하나다.

"일단 비밀이 생기면 그 위에 오해가 쌓이고 결국 상대를 이해하는 게 힘들어져요.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 너무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세상에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할까, 유주는 의심했다. 아마도 이전이었으면 어렴풋이 진우를 떠올렸겠지. 그에게 받은 과분한 애정에 감사와 가책을 느끼면서. 그런 이유로 그의 곁을 떠날 수 없음을 변명하고 안도하며. 그 얼마나 달콤한 자기기만이었는지.

- p.178

‘세주야, 난 가끔 구덩이를 생각해.’ 그 이야기를 할 때 형석의 목소리는 묘하게 비틀려 있었다.

그래서 세주는 아마도 익살스러운 이야기일 거로 생각했다.

‘처음엔 그저 장난같이 시작하는 거야. 뭔가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딱히 꼭 잡으려는 것도 아니야.

그저 그런 기분으로 열심히 구덩이를 파. 그리고 그 입구를 나뭇가지와

잎을 얹어 그럴싸하게 감추는 거야. 그리고 나선 제법 잘 만들었다고 스스로 대견해하지.’

‘그리곤?’ 세주는 아무 생각 없이 이야기에 맞장구를 쳤었다.

‘그런데 그만 잊고 말아. 내가 만들고도 어디에 만들어놓았는지. 어쩌면 만들었다는 것까지도.’

‘저런.’

‘어느 날 결국, 피융, 그 구덩이에 빠지는 거야. 내가 파놓은 구덩이에.’

‘맙소사.’

어찌 보면 내용의 전개상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형석의 목소리에 배인 자조적인 웃음은 간파하지 못한 채, 그 뒤가 자못 궁금했다.

‘빠지고 나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이를테면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거야.

내가 만든 구덩이에 스스로 빠지는 건 너무 어처구니없으니까. 그런데 상황은 그렇지 않아. 훨씬 심각해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지.’

그땐 그 구덩이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그러면서도 세주는 형석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부부도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내 마음속에 그런 구덩이가 있어. 빠졌는데 나오는 방법을 모르겠어.’

- p.233





"관계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특히 관계를 나누는 법에 관해서요.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타인의 비밀은 궁금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알고 싶지 않을 때가 훨씬 많아요. 그래서 비밀인데,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그런데 가까운 사이인데도 묻지 않고, 말하지 않아서 비밀이 되어버린 것들은 어떨까요? 서로를 짐작하는 동안 의심과 오해가 계속 커져간다면요. 일단 비밀이 생기면 그 위에 오해가 쌓이고 결국 상대를 이해하는 게 힘들어져요.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까지 너무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올 가을쯤 한 권의 책을 더 펴낼 작가 E, Crystal의 말은 이 소설의 주제이기도 하다.

E, Crystal

2010년 단편소설 ‘길 잃은 도로시’를 출간한 이래 스무여 편의 소설을 썼다. 직접 그린 삽화와 함께 젊은 남녀의 현대적 사랑이야기를 다룬 첫 단편 ‘길 잃은 도로시’는 앱스토어 출간과 동시에 북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카테고리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단숨에 20만 명이 넘는 독자를 확보했다.

이후 발표한 소설들 역시 수차례 앱스토어 북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만을 넘어섰으며, iPad TV 광고영상에 ‘외계 은하 공주’, ‘우슬라의 꿈’두 편이 사용된 바 있다.

현재 출판디자인 전문회사 [C Co.]의 대표이자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잡지의 아트디렉터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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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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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영적인 존재'입니다. 의미치료에서 말하는 '영'이란 인간 '내면의 밝은 빛'입니다. (중략) 불행과 고통밖에 없어 보이는 인생에도 반드시 숨어 있는 행복이 있고, 고통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우리는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의 <여는 글>에서 두 저자(이시형 박상미)는 밝히고 있다.

어디까지나 치료자의 입장에서 한 말이다. 아직은 환자가 아니지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반 사람들도 '잠재적 환자'는 될 것이다.

잠재적 환자 입장에서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두 분은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정신과 의사이고 심리 상담가가 아닌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에게 되물은 적이 여러 번 있다.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최근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 세계가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오래 지속됨에 따라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생겨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큰 피해를 입은 그들은 단순한 우울증을 넘어 삶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혼란을 겪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의 두 저자는 '의미치료'를 이야기한다. 의미치료는 명확하다. 삶의 의미를 자신에게 묻고 그 가치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행위이다.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자신에게 계속해서 물으라고 말한다. 쉬운 일이 아닐 터다. 더욱이 매일 매일을?

"운명이 레몬을 주거든 레모네이드를 만들도록 해라."

의미치료의 창시자라 할 빅터 프랭클 박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요, 정신과의사이다.

위에서 인용한 대화의 한 부분은 프랭클과 카네기와의 일화에서 나온 얘기다. 빅터 프랭클이 중요시하는 것은 '초월'이다.

초월은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하고 다듬어서 더 나은 나를 만드는 행위라고 철학자 니체는 설명했다.

프랭클은 그 가치가 내재돼 있고,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 구름을 걷고 가치를 찾는 일이 '로고 힌트'다.

'로고 테라피'의 주된 의미다. 한마디로 이 책은 '셀프 치유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천천히 깊은 생각을 하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의학이나 심리학을 모르는 입장에서 책의 내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독자와 미래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인용하고 정리한다.





요즘 전 세계 사람들이 너무나도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당장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사람들의 마음 치유와 회복은 앞으로도 큰 과제로 남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과 심리상담가 박상미, 두 마음치유 전문가는 그동안 공부한 ‘의미치료(로고테라피)’ 이론과 임상 자료를 토대로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삶의 의미’를 찾는 책을 출간했다.

한국인들에게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이 가장 잘 알려져 있으나 해외에서는 빅터 프랭클이 창시하였으며 세계 정신요법 제3학파로 불리는 ‘의미치료(로고테라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실제로 의미치료는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지친 영혼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데 가장 적합한 치료법이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는 독자들이 자신과 가족, 타인의 마음 관리에 의미치료를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 ‘셀프 치유 안내서’이다. 우울증을 극복하는 최고의 처방전으로서, 1장은 이시형 박사가, 2장은 박상미 박사가, 그리고 3장은 두 사람의 대화로 의미치료를 전하고 있다.





이시형 박사는 한국전쟁 중에 『죽음의 수용소에서』 책을 만났다. 아무리 힘든 현실이어도 죽음뿐인 그곳보다야 낫지 않은가, 위로받은 그는 예일대로 유학 가서 의미치료를 공부하고 환자들을 치료해왔다.

한국어판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번역했으며, 1990년대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빅터 프랭클을 만났다. 이 책 1장에서 빅터 프랭클을 소환,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의 깨달음과 의미치료를 한국의 정서에 맞게 설명하며 우리가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이시형 박사가 번역한 빅터 프랭클의 책을 읽고 공부한 박상미 박사 역시, 죽음의 문 앞까지 이르게 했던 우울증을 극복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때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독일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그는 이 책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치유한 의미치료 상담과 실천 사항들을 자세하게 담았다.

신간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에는 살아가는 이유를 찾지 못해 공허한 사람들을 위한 의미치료의 이론과 임상, 치유의 대화 등이 실렸다.

이시형, 박상미 두 전문가에게 의미치료를 받은 치유자,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 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의미가 있다. 생명이 있는 모든 사람에겐 충족시켜야 할 의미, 실현해야 할 사명이 반드시 주어져 있다. 삶의 의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며 손상되지 않는다.

내 삶에는 나에게 발견되어 실현되길 기다리고 있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했고, 빅터 프랭클은 “삶에 어떤 목적이 있다면 시련과 죽음에도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시련과 죽음 앞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고 강해질 수 있으며 행복해질 수 있다. 외면적으로는 앓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인간의 본질은 완전하고 건강하다. 자신의 내면에 잠든 그 힘을 자각하는 게 치료상의 열쇠요, 의미치료의 ‘기본 원리’이다. 인간의 본질은 육체가 아니고 생사를 초월한 정신이다.

빅터 프랭클은 고통과 시련을 경험한 자만이 의미치료(로고테라피)의 진수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생살이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통을 자기 존재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면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우울증과 공격성, 중독증의 원인을 알려고 하면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실존적 공허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 공허를 채워줄 수 있는 게 의미치료이다. 진실로 의미 있는 행위에 몰두함으로써 얻어지는 즐거움만이 공허감을 채워준다.

프랭클의 의미치료는 창의가치, 체험가치, 태도가치,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하며 의미 발견을 위해 질문한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국내 사정이 너무 복잡해 오스트리아 빈을 찾아볼 엄두를 못 내다가 1990년대 초 세계정신의학회가 빈에서 열렸을 때 처음으로 프랭클을 뵐 수 있었습니다. 나는 특별 연사로 초청된 강사 대기실에 염치 불고하고 쳐들어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으로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 그리고 바로 시작된 대강연장은 초만원이었습니다.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 내내 그 지옥 같은 포로수용소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의 마음속은 이미 관용이라는 따뜻한 인간미에 젖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아아, 이게 대가의 최후 강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7년 20세기를 대표하는 대학자는 심장병으로 영면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 p.15

제 인생의 중요한 멘토 두 사람은 빅터 프랭클과 이시형 박사님입니다. 빅터 프랭클의 저서들, 이시형 박사님의 번역서를 읽으며 의미치료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사님과 함께 의미치료에 대해 공부하고 슈퍼비전을 받으면서 의미치료가 생명을 살리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 있게 답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p.23





만일 내적인 양심의 소리, 즉 로고스가 그 고뇌를 받아들일 것을 바라고, 그리고 그런 확신을 얻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용기를 내어 그 힘든 길을 택합니다.

그것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행복의 땅으로 이끌 게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해도 괜히 괴로울 필요는 없습니다.

의미 없는 고통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가령 수술을 하면 나을 병인데 이를 거부해서 괴롭거나 모르핀을 거부해서 너무 아픈 경우 등은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고뇌는 어디까지나 성장의 기회이며 수단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고통을 목적으로 한다면 가학성(Masochism)이 됩니다.

이것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인간이 의미도 없는 고통을 앓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피할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온 경우에 한해서만 고뇌는 비약에의 도약대가 되어, 주어진 과제는 비로소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 p.75~76





이 여성은 유부남과 연애중입니다. 그러나 걸핏하면 남성이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남자를 떠나지 못합니다. 남성의 지배성, 폭력성으로 괴로워하면서도 그렇게 속박된 자기에게 만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 남자를 이대로 사랑해봐야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으면서 못 헤어지는 건 어딘가 그런 관계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자기는 행복해질 수 없는 여자’라는 확고한 인생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본적 철학이 고쳐지지 않는 한 이 여성의 불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행복할 가치가 없다에서 행복할 가치가 있는 인간으로 인생철학을 갖게 하는 게 치료의 전부입니다.

- p.79





우리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 즐거운 일뿐만 아니라 괴로운 일들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내 삶에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탄식하면서 ‘내 인생은 불행하다’고 판단하고 실망하지 말아요. 이 기본적인 인생철학을 받아들일 때,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빅터 프랭클의 인생철학입니다. 우리는 빅터 프랭클의 철학을 배움으로써, 삶에 대한 질문을 바꿀 수 있습니다.

- p.137

제가 만난 김지민 씨(가명, 33세, 회사원)는 불안과 불면증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자신이 워킹맘으로서 너무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며 어린 딸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죠.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진실로 그녀가 추구하는 가치는 딸에게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 p.148





내가 겪은 고통을 가치 없게 만들지 마십시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사람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시련은 내 인생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시련에서 의미를 찾읍시다.

고통에서 빠져나와 다시 태어나는 거예요. 다시 태어나 내 생명의 의미를 깨닫고 나면, 나처럼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모든 고통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의문에 대한 해답도 있습니다. 내일은 어제와 오늘보다 희망적입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행복을 창조합니다.

좋은 일이 일어나는 날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살아야 하고, 그런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보기 위해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 p.244






여는 글과 마치는 글 _이시형·박상미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는 신경정신과 의사인 이시형과 심리 상담가인 박상미가 한국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가장 효과적 상담기법인 ‘의미치료’를 실생활에서 매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입니다.

‘의미치료’는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으로, 우리 두 사람은 ‘의미치료’라는 한국어로 통일하여 쓰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내 삶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갑시다.

내 속에 잠재되어 있는 삶의 의미를 매일 구체적으로 찾아갑시다. 우리가 겪은 고통은 반드시 내 미래의 거름이 됩니다. 과거에 나를 힘들게 했던 시련은 분명히 나의 성장에 가장 영양가 있는 거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과거의 고통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당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 방황했던 당신, 주변의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이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나 개인을 넘어서 타인과 더불어서 의미를 창조하는 자아실현과 자기 초월을 통해서, 의미치료의 궁극적인 목표인 나와 타인 모두의 행복에 이르기를!

당신의 미래를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나를 살리고 타인을 살리는 ‘의미치료사’가 되어주십시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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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사계절
박경자 지음, 손병두 엮음 / 행복에너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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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위해(물론 책 속에 나와 있지만) 'ME운동'이 뭔지부터 아는 게 좋다.

영문 이니셜 'ME' 때문에 '미투'를 말하는 것인지 질문이 있어 굳이 설명하는 것이다.

매리지 엔카운터(Marriage Encounter)로 ‘부부 일치 운동’을 말한다.

부부가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 지금까지 결혼 생활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생각하고 검토하면서, 앞으로의 생활을 보다 뜻 있게 하고자 하는 운동이다.(종교및 교파 초월)

이는 1958년 스페인 칼보 가브리엘 신부와 몇몇 부부에 의해, 참된 부부의 만남에서 기쁨을 찾아보려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이 모임은 1968년경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우리 나라는 1976년에 시작되었다.

월드와이드매리지엔카운터 (WORLD WIDE MARRAGE ENCOUNTER)를 줄여서 ME라고 한다.

한국ME는 미국 메리놀회 마진학 도널드 신부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저자와 남편은 ‘한국ME’의 초기 가입자로, 이 교육을 통해 결혼생활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많은 깨달음을 얻고 ME가족들 카톡방에 에세이 식으로 생각과 느낌을 적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책의 토대이다.

결혼 52주년을 맞이하여 설득 끝에 나오게 된 책에 정성스러움이 묻어난다.

‘결혼’에 대하여 생길 수 있는 모든 물음에 대하여 답변하는 문장 하나하나에 깊은 사유와 솔직한 심정이 담겨 있다.

결혼에 대해 답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결혼이란 단순히 두 남녀의 결합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완성을 향한 구도의 길을 걷게 하는 통과의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남편이 못마땅한 모습을 보여 상처 입었을 때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관조하지 못하고 고정된 피해의식을 부린 것이 아닌가,

순수한 현실에 깨어 있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한 것은 아닌가 속상하다’는 말에는 그만큼의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깃들어 있다.





또 ‘이대로 젊기를, 변하지 않는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변화에 저항하는, 시간과 함께 더불어 흘러가는 것을 거부하는 삶이 아닌가.

불만을 누르고 있었거나 섭섭했던 것, 돌아서 있는 남편 때문에 외로웠던 것을 표현할 때, 싸워서 끝장냈을 때보다 기쁘더라’는 말 속에는 오랜 세월을 통해 인생과 관계의 상호작용을 깨달은 내공이 엿보인다.

‘나와 다른 사고를 하는 남편과 물론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의미가 만들어지고 생명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낯선 충돌이 생기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 그렇게 말하며 결혼한 배우자를 통해서 넓은 의미로 세상의 이치와 대면하여 깨달음을 얻는 저자의 말투에도 진리가 깃들어 있다.





이 외에도 ‘내가 배우자와 결혼한 이유는 무엇인지’, ‘진실한 동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좁혀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배우자가 나의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등,

전체적으로 결혼과 인생, 자아에 관하여 통찰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여러 질문 속에서 저자가 이리저리 풀어내는 진솔한 글들이 마음을 움직인다.

때로는 배우자에게 실망도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사랑에 감싸이며 행복함을 느낀다는 거짓 없는 저자의 말투가 정겹다.

결혼과 삶에 대한 진실한 이해를 바라며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 이 도서를 통해 많은 이들이 그녀의 말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결혼이란 이름의 약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부부가 사계절을 함께하며 손을 잡고 걸어갈 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50년 이상의 긴 결혼기간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인데 이 책을 읽고 느끼는 점과 배울 점이 꽤 많다.

'좋은 부부관계의 시작은 겸손'이라는 글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소망을 표현하고 있다.

"낫또를 자꾸 저으면 끈기가 더 생기듯이 서로 밀어 주고 끌고 가면서 예쁜 정분이 나는 거 아닐까요? 첫눈만큼 기쁨이 충만해지는 듯해요. 저는 차곡차곡 쌓아 갈 사랑의 저금통장을 가지고 살고 싶어요." 저자의 소망처럼 독자들도 살아가면 좋으리라.

'결혼생활의 만족도는 대화시간에 비례'라는 글을 읽을 땐 되돌아볼 점이 많았다. 평소에 나는 퇴근 후 아내와 함께 시간을 가진 적이 손에 꼽을 만큼 없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난 방에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 중 미진한 부분을 살펴보는 시간을 많이 보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나서는 이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을 텐데 남은 삶이라도 아내와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라는 글에서는 결혼하기 전 거의 30년 가까운 시간을 서로 다른 가정과 지역문화 속에서 살아온 부부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옳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 점은 부부가 서로 같은 생각을 공유할 때 가능할 것 같아서 배우자에게도 이 책을 읽어보도록 권유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책을 별로 안 좋아해 걱정이지만)

'부부의 갈등해결 능력'이라는 글에서는 시사하는 점이 많다.

"정해진 공간에 헌 거울의 설치를 위해서 한 가지 한 가지 차근차근 풀어 나가 마땅하게 설치하듯이, 돈보스코(남편)와 저와의 사이가 부스러지지 않게, 고장 난 기계를 열심히 살피듯이, 남편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살펴보고, 받아 주고 이해하는 폭을 늘려보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것은 결심하는 것이니까요."

부부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 소중한 기회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가장 큰 부분은 '제왕적 가장'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가진 것 같다.

아내의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문제가 오히려 더 꼬였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문제 해결이 더 어렵게 된 적이 많았다. 내가 고쳐야 할 부분을 오히려 아내에게 개선을 강요했던 일도 부끄러웠다.

아내를 부양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삶을 향상시키는 동반자란 의식을 가져야겠다는 결심이다.

이 결심은 이 책을 읽은 보람이자 내 삶의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돈보스코는 낙천적인 사람입니다. 분수를 아는 겸손한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경련 부회장 때였습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돈보스코가 그들의 눈에는 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느 3류 신문에서 하지도 않은 ‘손병두 부회장 사임’이란 기사를 써 놓고 언론 플레이를 하며 기정사실화하려고 조여 올 때, 두말없이 걸어 나왔지만 달리던 기차가 끼익 급정거하듯이 어이없어했습니다. 성당 미사 중에 힘들어해서 겨우 영성체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죠. 진땀을 흘리며 한숨 자고 평온을 찾았지만 쾌청하지는 않았습니다.남편 주위를 돌면서 주의를 기울였지요. 불편하지 않게 헛소리 같겠지만 위로를 했죠. 캄캄하고 난감한 마음을 이불로 덮어 버리고, 오로지 돈보스코에게만 집중했죠.

꿈을 조율하고 허들을 낮추고는 오로지 남편 쪽으로 생각을 모으고 보살폈습니다. 제 마음도 천 길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는 듯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돈보스코를 우선으로 했죠. 마치 돈키호테의 사랑이 알돈자를 델시네아로 변화시켰듯이 최선의 노력을 다 했지요.

저는 돈보스코가 회사에 있을 때 신임을 받았던 것을 압니다. 당신이 먼젓번 회사에서 어려움을 당했을 때도, 꿈에도 가고 싶었던 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지 않았느냐며, 이번에도 무엇이든 마련되어 있지 않겠느냐며 위로했습니다.솜사탕이 녹아내리듯, 별 의미를 남편에게 주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위로해 보려고 애썼습니다.이때 롤러코스터를 타듯, 또다시 덮친 굴곡에 짓눌려 부서져 버렸다면, 지금의 삶이 더 어려웠을 텐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둘이 서로 위로하며 쳐내려오는 날벼락을 용케 피한 것 같습니다. 정말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버릴 것이 없고, 없어도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때 그만두고 잘 견디었기에 서강대학교 총장도, 국무총리 후보도 되어 본 것 아닐까요?”

- 본문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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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
은애숙 지음 / 상상마당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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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는 나의 체험과 환상이 녹아 있다. (중략) 오래전 <약혼자들>을 쓴 작가 알레산드로 만초니처럼 생생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우리가 망각한 지나간 역사와 오래 전 대지와 성벽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목소리와 갈망을 작품으로 살려내고 싶다."

"여성 작가로서 역사가 지나친 기록들, 곧 역사의 흐름에서 소외된 채 자녀 양육과 가사 노동을 전담해 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 소설집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힌 은애숙 작가의 집필 취지다.

여성 중심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처럼 이 책에 수록된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여성 화자들은 묘한 통쾌감을 준다.

<떼소로 미오>에서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어머니의 무례함을 겪고 결별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든지, <기다림>에서 아내가 사라진 후 후회하고 기다리는 가부장적인 남편의 모습이라든지, <아득한 꿈>에 나오는 여학생이 교수를 유혹한 뒤 뒷담화로 개털이라고 말하는 등의 모습에서 왠지 희열감이 느껴진다.





2편의 중편과 5편의 단편소설 끝에 안휘 소설가이자 평론가의 작품해설은 독자들이 읽고 느낀 점을 문학적 관점에서 정리해 독자의 소설 감상의 질을 높여준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에는 은애숙 작가의 체험과 환상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저자가 추구하는 문학은 내재된 슬픔과 이 슬픔을 응시하는 체험, 달랠 수 없고 위로되지 않는 슬픔의 체험,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의 체험이 여과되고 정돈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 은애숙 작가만의 문학적 상상력, 작품을 끌어나가는 힘, 작가적 관조 등이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아르헨티나 출신의 시인이자 소설가·수필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로부터 문학적 깨우침을 얻은 탓에 은애숙의 작풍은 지성의 심연을 유영하는 ‘환상적 사실주의’ 형식을 많이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은 지난 첫 번째 소설집 『마리아 환상 사용법』에 이어 두 번째 소설집에도 꾸준히 이어집니다."





"그러나 은애숙의 소설들은 리얼리즘의 영역도 허투루 흘려넘기지 않고 섭렵하고 있습니다. 작가 알레산드로 만초니처럼 생생한 이야기를, 우리가 망각한 지나간 역사와 오래전 대지와 성벽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목소리와 갈망을 작품으로 살려내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은 그대로 작품 안에 투영되어 하나하나의 중편, 단편들이 각자의 빛을 지닌 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하나의 이야깃거리, 혹은 주제가 어느 작가만의 독특한 문학적 상상력과 합쳐질 때 이토록 찬란하고 생생한 이야기들로 탄생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을 통해 은애숙 작가가 지닌 작가로서의 힘, 경험과 사색, 지적 탐험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은애숙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 작품마다 색다른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다. 왕성한 창작열에 지적 탐험 욕망을 함께 지닌 작가가 실험정신이라는 필수 덕목까지 장착했으니 미더운 소설가로서 날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듯하다.

『애닯구나, 잊혀진다는 것은』에 나오는 소설들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메세지는 저자가 서두에 밝혔듯 늘 남성들의 주변적인 존재에 불과한 여성들, 그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즉 페미니즘의 성격을 띄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꿈을 소재로 많이 사용했고(3편) 종교와 관련된 인물(3편)과, 이탈리아의 배경(2편)도 하나 이상의 소설에서 쓰인다.





<기다림>에서는 판수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아내에게 욕설은 기본이고 폭력을 쉽게 행하는 인물이다. 그의 아내는 인내심이 강하고 가족을 위해 모진 희생을 다하는 전형적인 가부장시대의 아내다.

사람은 잘해주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더 잘해줘야 할텐데 어찌된 것인지 잘해주는 사람에게 더 모질게하는 성향이 있다.

판수의 성질과 폭력에 못이겨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간다. 가부장적이고 남을 잘 의심해서 주변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판수는 아내가 없어지자 당장 밥도 제대로 차려먹지 못한다. 주변 이웃도 마음을 트고 지는 이들이 없어 외롭기까지하다.

그러다 술에 취해 객사할 뻔한 일이 생기는데 지나가던 천주교 신부에 의해 목숨을 구하고 그 인연으로 종교에 귀의한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내가 돌아온다면 정말 잘해주리라 다짐하지만 자식들도 아내가 어딨는지 모르고 아내의 행방은 묘연하다.

어느날 쓰러지는데 암판정을 받는다. 다행히 종교의 힘으로 마음은 평화롭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아내는 마지막까지 돌아오지 않고 소설은 끝난다. 아내한테 있을 때 잘하라는 이야기다.

남성의 권위와 돈의 힘 앞에서 무참히 짓밟히는 여성의 모습을 통해 늘 희생하고 참아야만 했던 여성의 삶을 작가는 조명하고 있다.





<낙원의 새마음운동>도 판타지 소설이다. 루저같이 살고 있는 주인공 이도궁에게 어느날 꿈에 신이 나타나서 일주일에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린다면 정치를 할 수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약속을 한 이도궁은 정말로 하나씩 물건을 버리게 되고 무소유을 실천하게 된다.

그런 행위를 통해 얼마나 불필요 한 것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으며 절제를 배우게 된다. 절제로 탐욕이 힘을 잃게 되자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낙원은 군 이름이다.

이도궁은 낙원군의 군수 후보로 출마하게 되는데 아무것도 없는 그에게 마법같이 후원금이며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리고는 결국 군수가 된다. 그가 필요없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이 여러 사람들에게 미담으로 알려지고 사람들도 그에 감동받고 동조하여 필요없는 물건들을 나누는 운동에 동참한다. 이렇게 나온 물건들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팔아 수익을 얻고 다시 그 돈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이런 긍정적 시너지가 선순환을 이루며 사람들의 마음도 따뜻해지고 어려운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낙원군은 이름대로 낙원이 되어간다.

하지만 이도궁도 명성이 점점 높아지면서 교만의 싹이 트고 권력욕이 솟구친다. 그러다 사고로 한 소녀가 죽게 되고 이도궁은 생명보다는 권력을 선택하게 된다. 결국 신이 나타나 이도궁의 모든 것을 빼앗아갈 운명에 처한다.

<낙원의 새마음운동>에서도 작가의 아이디어가 참 돋보인다. 신이 필요없는 물건들을 버리라고 하자 주인공은 처음에는 어색해 한다. 하지만 정치인이 되기위해 비자발적이지만 불필요한 물건 나누기를 실천하면서 점점 비움에서 오는 긍정적인 영향들을 체험하게 되자 점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된다. 작가는 만약 모든 사람이 그렇게 꼭 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많은 자원을 아낄 수 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하는 것이다.






<내 안의 호수> 주인공은 일찍 엄마를 잃는다. 다행이 엄마에 대한 마음의 빈 자리를 채워준 사람이 있었으니 엄마와 잘 알고 지내던 권사 아줌마였다. <기다림>에서 신부님이 나왔다면 여기서는 권사 아줌마가 주인공을 도와준다.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새엄마를 구한다.

주인공은 새엄마에게는 정이 가질 않는다. 그래서 계속 권사 아줌마를 엄마처럼 따르고 있었는데, 새엄마가 권사 아줌마에게 어떤 이야기를 한 이후부터 아줌마는 주인공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사회적기업에 다니던 주인공은 새로 직원으로 사람이 그때 권사 아줌마인 것을 알게 되고 둘은 오랜만에 재회한다. 성인이 되었지만 어려서 엄마 없이 자라 생긴 마음의 공허함이 그 무엇으로 채워지지 않았던 주인공은 아줌마와 함께 있을 때면 그것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둘의 나이는 30세 이상 차이나지만 점차 엄마뻘 되는 여인에게 사랑을 느끼고 급기야 고백을 생각하는 단계에 이른다. 그러나 결국엔 아줌마의 둘째 딸과 사귀어 장모, 사위 관계로 인연을 이어가기로 한다.

<내 안의 호수>를 읽으며 서른 살 위의 여성에게서 이성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상상해보게 된다.

사위와 장모의 관계 정도로 소설에서는 마무리 되지만 작가는 그 이후 이야기를 독자의 상상력에 여지를 열어두었다.





<떼소로 미오>는 로마를 배경으로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 두 여성의 이야기다.

<떼소로 미오>에서는 가부장적인 주인공의 남자친구와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남자친구의 어머니가 나온다. 거기서 나오는 한국 남자의 모습은 다소 부정적이지만, 이탈리아 남자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나와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떼소로 미오>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어머니는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자기 없는 삶을 살아오다 자식들이 모두 성장해서 자리를 잡자 기다렸다는 듯이 황혼 이혼을 선언한다. 늘 희생하고 억눌려 살아온 여성의 삶을 조명한다.

주인공이 엄마가 한국인인 이탈리아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저돌적이고 뜨겁게 들이대는 이탈리아식 사랑법에 많은 여성독자들이 설레일 것 같다. 떼소로 미오는 '내 사랑'이라는 뜻이다.




<진혼의 노래>는 13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데 지체높은 부잣집 딸에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여성이 그 많은 고관대작의 자식들이 구애해와도 거들떠 보질 않다가 한 거렁뱅이 수도승에게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따라 나섰다가 이단으로 몰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다.

교황청의 폐단이 극에 달하고 가톨릭이 썩을대로 썩어버려 이에 많은 개혁적인 성직자들이 일어나는 시기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이단으로 몰려 처형당하게 된다. <진혼의 노래>에서는 돈에 눈이 먼 기득권 종교가 면죄세라는 것을 만들어 돈을 주면 모든 죄가 용서된다며 신을 팔아넘기는 장사치로 전락하는 장면도 나온다.

작가의 다른 소설에서도 종교는 등장하지만 주류가 아니라면 <진혼의 노래>는 종교를 중심 주제로 삼은 소설이다. 거렁뱅이 수도승의 이름은 돌치노(Dolcino)인데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이단으로 나온다. 하지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기득권인 가톨릭의 입장에서 보면 혁명가인 돌치노는 나쁜 놈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돌치노에 대한 부정적 기록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 이단으로 기록되는 돌치노에 대해 작가는 상상력을 발휘해 긍정적인 모습을 그려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일본의 역사에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로 기록되었다고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 처럼 돌치노에 대한 정사의 설명만으로는 그를 평가 할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 점을 염두하여 <진혼의 노래>를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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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관상 - 내 인생에 돈, 성공, 사람, 운이 따르는
나남임 지음 / SISO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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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사주팔자' '관상' 등의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때는 사주팔자는 결혼을 위해서, 관상은 자신의 앞날이나 운세를 보기 위해서 '점집'이라는 곳을 다닌 것으로 안다.

학교를 끝내고 취업을 해야 할 때부터 사주팔자나 관상에 대한 얘기가 더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선거에 나선 유명 정치인도 선거철마다 점집에 들러 당락을 미리 예견하는 말을 듣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유명 역술인이 TV에 나와 밝힌 얘기라 반신반의하면서도 '왜 그런가' 하는 생각은 들었다.

얼마 전 영화 '관상'을 보면서 이런 것들에 조금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도 조선시대나 가능한 일이다라고 치부했고, '과학이 없어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린아이들도 컴퓨터에 능숙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왜 아직도 역학은 우리 생활에 큰 무게감을 갖는 걸까.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을 역학이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치기도 했다.

과학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과학이 미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교육도 어릴 때부터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옛날에는 믿었던 것을 지금은 믿지 않게 됐다.

확실한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내지 못하면 믿지 않게 된 것이다.

과학은 종교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국민들의 종교는 인정하되 국가의 운영이나 경제 활동 등에는 간섭하면 안 되게 바뀐 것이다.

과학이 '의심'에서 출발해 '증명'으로 끝내는 학문이다. '믿음'에서 출발해 신이 가르치는 내용에 '의심하지 말라'는 종교와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과학이 이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찰나의 시간 동안 우리는 무엇을 보고 상대방을 판단하게 되는 것일까?

역학을 하는 분들은 외모의 밸런스와 기운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얼굴의 조화와 사람의 기운을 보는 것’이 바로 관상(觀相)이다.

유형의 상은 무형의 마음에 의해 투영되며 변화될 수 있기에 마음의 형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관상을 알면

그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부자의 관상』은 자신을 명확히 알고 계발해 나가는 것이 역학의 본질임을 전하며,

일반인들도 실생활에 적용하여 자신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관상’을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역학 전문가 나남임 저자는 25년 동안 7만 명의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에서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이 책을 통해 무엇이 지금 당신의 삶을 가로막고 있는지를 찾아내어 누구보다 멋진 부자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한동안 못 보던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얼굴 좋아졌네!” 혹은 “무슨 일 있어? 얼굴이 왜 이렇게 푸석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기운이 실제로 변화하여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이처럼 좋은 상(相)과 나쁜 상이 존재하며, 나쁜 상으로 변하기 전에 좋은 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노력해야 한다.

『부자의 관상』은 얼굴 밸런스로 살피는 좋은 관상과 나쁜 관상, 얼굴의 중심 부위로 보는 부자의 관상, 부자의 운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주팔자를 뛰어넘어 새로운 운을 만드는 얼굴 경영법, 내 인생의 운을 끌어오는 12가지 개운법 등을 담고 있다.

관상을 보는 영역은 눈, 코, 입, 귀 등 각 부위의 형태뿐만 아니라 얼굴의 모양, 에너지의 활력과 기운, 표정과 얼굴의 밝기까지를 포함한다.

이를 토대로 과거·현재·미래의 운세를 점치고 종합적인 운을 설명한다.

세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다 들어있는 얼굴을 통해 나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가진 많은 정보를 꿰뚫어 볼 수 있다.

지금 당장 거울 앞으로 달려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라. 관상은 얼마나 자신의 삶에 대해 노력과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다.

분명 당신의 인생에도 좋은 운이 찾아올 것이다.





이 책의 제목과 구성 내용을 보면 저자의 이 책을 쓴 이유과 왜 사람들이 역술가들을 찾는가까지 명백히 알 수 있다.

PROLOGUE_ 관상을 알면 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PART 01. 얼굴 밸런스로 살피는 좋은 관상과 나쁜 관상

- 초년운, 중년운, 노년운을 알려주는 삼정

- 얼굴의 균형으로 살피는 출세와 운명

- 운을 끌어들이는 얼굴은 밸런스가 조화롭다

- 성격과 운을 알 수 있는 9가지 얼굴형

PART 02. 얼굴의 중심 부위로 보는 부자의 관상

- 현재의 운과 건강을 나타내는 눈

- 인생의 행운과 불운을 알 수 있는 눈썹

- 재물운과 중년운을 보여주는 코

- 본능적인 욕구와 품격을 나타내는 입과 입술

-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운과 기질을 알 수 있는 귀

PART 03. 부자의 운은 어디에서 오는가

- 직업운과 윗사람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이마

- 사회성과 성공, 체력을 가늠하는 광대

- 노년운과 사회적 지위를 알 수 있는 턱

- 자식운을 알 수 있는 눈 밑

- 인생 전반운, 부하운, 가정운을 가늠하는 팔자주름

- 수명과 자식운을 나타내는 인중

- 현재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치아

- 종합적인 운세를 판단하는 갖가지 주름

- 유명인의 관상에서 읽는 부자의 얼굴

PART 04. 사주팔자를 뛰어넘어 새로운 운을 만드는 얼굴 경영법

- 좋은 인연을 내 인생에 끌어들이는 ‘연애운’을 상승시키는 법

-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안 돼!’ 여성의 결혼 상대를 고르는 법

- ‘이런 상은 위험해!’ 남성의 결혼 상대를 고르는 법!

- 관상의 원리로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법

- 얼굴의 품격을 갖추면 저절로 흘러들어오는 금전운

- 좋은 습관을 들여서 작은 운을 모아 평생 건강하게 사는 법

부록_ 내 인생에 운을 끌어오는 12가지 개운법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다. 관심을 두고 있었던 책들은 마인드컨트롤을 한다든지, 태도나 삶의 습관 등에 변화를 주는 책들이었다. 돈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한 태도나 돈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돈의 원리 등에 대해 쭈욱 나열한 책들은 많이 있었지만 관심이 별로 없었다. 마인드컨트롤을 내세우는 책들은 대개 자신의 마음이나 태도, 행동 등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관상학'으로 접근한 적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물론 내 독서 폭이 좁아서일 것이다.

이 책은 이 때문에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부자의 관상'. 내가 아는 몇 사람들의 사진을 구해다 이 책에 쓰인 얼굴을 들여다보며 비교해 보았다. 이 책이 그 사람들이 유명해진 이후에 쓰여서인지 크게 다른 점도, 틀린 부분도 찾아내기 어렵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빌 게이츠 등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다 편안해 보이고 여유로워 보였다. 반면, 가난한 힘들게 살아가는 지구촌 사람들의 표정과 얼굴은 어둡고 수심에 차 있고,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물론 TV나 미디어가 역경의 사람들을 더 실감나게 찍으려 했기 때문에 선택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표지만 보더라도 관상책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내 인생에 돈, 성공, 사람, 운이 따르는 부자의 관상'이라는 말에 관심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내가 내린 결론과 다를지 모르지만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한다.

'행복해서 웃을 수도 있지만, 웃을 수 있어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의 뜻처럼 삶을 행복으로 가꾸기 위한 수단으로서 족하다는 말을 대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들을 위해 관상에 대해 풀이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을 인용한다.

상을 보아 운명재수를 판단하여 미래에 닥쳐올 흉사를 예방하고 복을 부르려는 점법(占法)의 하나.

상에서는 얼굴의 골격·색택(色澤) 및 주요 부위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것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이 밖에 주름살·사마귀·점·모발 및 상처의 흔적, 손발의 형상, 신체거동의 특징과 음성 등도 함께 따진다.

그래서 신체의 상은 얼굴·뼈·손·눈썹·코·입·귀·가슴·발의 생김새에 따라 면상(面相)·골상(骨相)·수상(手相)·미상(眉相)·비상(鼻相)·구상(口相)·이상(耳相)·흉상(胸相)·족상(足相)으로 나누어진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사람 고포자경(姑布子卿)이 공자의 상을 보고 장차 대성인이 될 것을 예언하였으며, 전국시대 위나라의 당거(唐擧)도 상술로 이름이 높았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상법이 기록으로 후세에 전해온 것은 없다.

그 밖에 유방(劉邦)의 상을 보고 왕이 될 것을 예언한 여공(呂公)과 삼국시대의 관로(管輅)가 관상가로서 이름을 드날렸다.

중국의 관상학이 본격적으로 우리 나라에 수입된 것은 7세기 초 신라의 선덕여왕 때로 짐작된다.

당시 승려들이 달마의 상법을 받아 유명한 사람들의 상을 보고 미래의 일을 점쳤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고려 말 혜징(惠澄)이 이성계(李成桂)의 상을 보고 장차 군왕이 될 것을 예언한 일, 세조 때 영통사(靈通寺)의 한 도승이 한명회(韓明澮)를 보고 재상이 될 것을 예측했다는 이야기 등은 우리 나라 상학의 불교적인 전통을 잘 보여준다.

인상을 보는 것이 심상을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마음의 상태와 변화는 물론 인상에 다소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마음은 깨닫고 반성하고 느끼고 다듬을 수 있는 것이기에 평소 선한 마음을 일으키고 바로잡아 나간다면, 그 사람의 삶을 능히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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